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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강씨의 중의병원 탐방기’ 편 - -
論으로 풀어보는 한국 한의학(289)김남일 교수 경희대 한의대 의사학교실 벌써 13년 전 필자는 『한의학에 미친 조선의 지식인들(부제: 儒醫列傳)』이라는 제목의 책을 펴낸 기억이 있다. 한국 한의학을 인문학적 연구로 시행하는데 있어서 인물에 대한 연구는 중요한 구성요소이다. 조선시대에 국한해 본다면, 의학 종사자들은 일반적으로 △儒醫 △業醫 △藥種商의 세 부류로 나뉜다. ‘儒醫’는 儒學을 연구하는 학자가 의학을 공부하여 의사가 된 경우이고, ‘業醫’는 대대로 醫業을 가업으로 하는 중인층에 속하는 의사들을 말하며, 藥種商은 단순히 약물을 사고파는 약물판매업자들을 말한다. 조선 전 시대를 통틀어 의학에 조예가 깊었던 유의들은 헤아리기 어려울 만큼 많다. 儒醫란 일반적으로 儒敎的 사상을 바탕으로 醫學의 理致를 연구하는 사람들을 말한다. 넓은 의미에서는 당시 지식인들 중에서 의학의 이치에 통달하여 의학 연구에 일가견이 있는 사람들을 말하기도 한다. 이 중에는 의학적 지식이나 의료기술에도 정통한 학자가 있었는가 하면, 학자라고는 하나 실제로는 의학을 전업으로 삼는 사람도 있었고, 학자였지만 개인적인 필요에 의하여 의학을 연구한 사람 등 여러 가지 형태가 있었다. 우리의 전통의료가 민간의료의 수준을 탈피해 이론적 근거를 가지게 된 것은 이러한 유의들의 노력에 힘입은 바가 크다. 유의들은 문자에 대한 이해가 높으며 사물에 대해서도 체계적으로 이해하고자 하는 욕구도 강하기 때문에 단순한 치료경험이나 전래되어 오던 秘方들을 체계적으로 이해하고 정리하고자 하였다. 또한 이들은 자신의 생각을 저술할 수 있는 능력이 있었으므로 의서의 편찬은 대부분 이들에 의해 이뤄졌다. 우리나라에서는 의학이 시초부터 지식인들인 儒子가 중심이 되어 연구되었기에 유의는 일찍부터 존재하였다. 三國時代의 고구려에는 侍醫, 백제에는 醫博士, 採藥師, 呪噤師 등 높은 職任을 가진 의사들이 존재하였다. 이들은 교육자이며 어의들이었기에 지식 수준이 높았을 것이라는 것은 분명하여 유의의 초기적 형태를 지닌 의사들이었을 것이다. 南北國時代의 신라에는 ‘醫學’이라는 교육기관이 존재하였다. 특히 신라의 ‘醫學’에서 교육한 교육내용이 『本草經』, 『甲乙經』, 『素問經』, 『鍼經』, 『脈經』, 『明堂經』, 『難經』 등 醫經이 중심이었기에 수준이 높은 의사들이 계속해서 배출되어 유의가 나올 수 있는 기본적인 토양은 이 시기에 이미 만들어져 있었음을 알 수 있다. 高麗時代에는 과거제도가 정비되어 과거시험을 거친 자들이 의사로 활동하게 됨에 따라 학문적 소양이 뛰어난 의사들이 많아지게 되었다. 이러한 분위기는 지식인 가운데 의학에 조예가 깊은 인물들을 많이 만들어내어 유의가 지속적으로 많아지게 되었다. 金永錫(1079-1166)과 같은 인물이 그 전형이라 할 것이다. 朝鮮時代에는 전시기에 걸쳐 수많은 유의들이 출현하게 되는데, 이것은 백성들을 편안하게 돌봐 주어야 한다는 治者의 원리를 표방하는 儒學의 학문적 지향점과 궤를 같이 하기 때문이다. 특히 민간에는 유학자이면서 의학에 조예가 깊었던 수많은 의가들이 활동하면서 儒醫는 하나의 醫師의 종류로 확실히 각인되게 되었다. 許浚(1539∼1615), 柳成龍(1542∼1607), 丁若鏞(1762∼1836), 李圭晙(1855∼1923), 金宇善, 曺倬(1552∼1621), 李昌庭(1573∼1625), 尹東里(1705∼1784), 李濟馬(1837∼1900) 등이 이러한 儒醫에 속하는 인물들로 이들에 대한 조사연구는 한국 한의학의 역사적 전통에 대한 새로운 각도의 접근방식이라고 할 것이다. -
날선 사회 속 한 줌의 사랑김은혜 치휴한방병원 진료원장 <선생님, 이제 그만 저 좀 포기해 주세요> 저자 [편집자주] 본란에서는 한의사로서의 직분 수행과 더불어 한의약의 선한 영향력을 넓히고자 꾸준히 저술 활동을 하고 있는 김은혜 원장의 글을 소개한다. 환자 한 분을 또 떠나보냈다. 임종 전까지, 감히 이해한다고 말하기도 조심스러운 당신의 고통을 버텨내기엔 억겁과도 같았던 긴 시간이었고, 그와 동시에, 아들을 먼저 떠나보낼 준비를 해내야만 하는 부모가 버티기엔 터무니없이 짧았던, 6개월이었다. 그리고 나는 그 시간 동안 이 가족들의 곁을 지켰다. “진짜로 할 게 더 없나.”, “제발 뭐라도 해주세요. 살고 싶어요.”라고 울부짖던 사람들이, “그저 편하게만 해주소.”, “제발, 이제 그만 좀 보내주세요.” 라고 말하기까지에도 고작 6개월의 시간이 흘렀을 뿐이었다. 사망 선고를 하고, 배, 등, 코, 옆구리를 포함한 뚫을 수 있는 거의 모든 부위에 꼽혀져 있는 관을 하나씩 직접 빼는 와중의 나도, “어찌 네가, 아들 된 도리가 있는데, 이렇게 허망하게 먼저 가버리노.”라는 말에 울컥 눈물이 차오르는데, 고작 심연의 찰나뿐인 그 말을 내뱉는 당신들의 마음은 어떤 심경일지는, 어쩌면 죽을 때까지 알 수 없을지도 모른다. 타인의 비극을 삶의 동기로 승화 장례를 마치고 인사 차 다시 병원을 들른 어머니, 아버지는 나를 꼭 끌어안으며 말씀하셨다. “그래도 걔가 잘 살았나 보더라. 참 사랑을 많이 받고 있었대... 나도 그렇게 살아야지. 엄마 된 도리로, 아들이 그런 자취를 남기고 떠났는데 내가 그것보다 못 하면 되겠나.” 며칠 뒤에는 병원에서 친해졌다는 다른 내 환자로부터 말을 들었다. “인사는 벌써 했었고, 서로 다른 곳에서 잘 살다가 다시 만나기로 약속 했어요.” 같이 일을 마무리 했던 간호사 선생님과도 짧은 대화를 나눴다. “원장님. 세상엔 영원한 게 절대 없다 잖아요. 그러니까, 영원한 이별도 없는 거예요. 언제나 그랬듯이, 각자의 자리에서 잘 살다가, 다시 만날 날이 오겠죠.” 언젠가 이러한 환자와 남은 이들의 이야기를 나누면서 들었던 비판이, 타인의 비극을 누군가의 삶의 동기로 승화하려는 행위를 하고 있는 것 아니냐라는 말이었다. 말기 환자를 볼 때마다 나 또한 거듭 조심스럽게 생각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누군가의 따뜻함을 느끼는 큰 감동 하지만 인생이라는 것 자체가 평생토록 앞으로 걸어 나가기 위해 단련하는 과정임을 생각하면, 그들에게 ‘비(悲)극’이라는 프레임을 씌우는 것 자체가 상처가 될 수 있을뿐더러, 타인으로서 우리는 그들의 다짐에 그저 응원만 해주는 것이 최선의 위로일 수 있음을 생각해야 한다. 그들이 말 하는 ‘잘 살아보겠다.’라는 표현이, 잠깐 넘어졌지만 엉덩이를 툭툭 털고 벌떡 일어날 수 있는 정도의 다짐으로 충분한 건지, 혹은 깊은 물에 빠져 허우적거리다 저 멀리 보이는 얇은 줄 하나를 붙잡으려 안간힘을 써야만 하는 노력이 필요한 건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다만, 사회적으로 비극이라 불릴 법한 상황이, 언젠가는 남은 이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줬다고 느끼는 날이 도래할 수 있도록 바랄 뿐이다. 나라가 어수선해지면서, ‘내 살길은 내가 찾아야 된다’라는 절박함이 강해지는 와중에 아이러니하게도, 한 사람의 행동이 한 집단에 또는 사회에 영향을 미치는 정도도 훨씬 크게 느껴지는 요즘인 것 같다. 간절하고 치열하게, 그리고 혹자가 평가하기에는 더 이기적으로 보일 정도로 살면서도, 어딘가의 폐해로 인한 희생에 더 크게 분노하며, 누군가의 따뜻함에 더 큰 감동의 눈물을 흘리는 요즘이다. 한 사람의 영향력이 정신적으로, 감정적으로, 육체적으로 이토록 실감 되는 건 최근 중에서는 요즘이 가장 큰 것 같다. 타인에게 베풂으로써 받게 되는 위로 어떤 사람들은 말한다. ‘곳간에서 인심 난다’고, 영향력이 선하고 아니고 따질 것도 일단 깜냥이 되고서 말하라고. 하지만 소위 돈을 포함한 모든 것이 의미가 없어지는 순간이라는 죽음을 앞둔 상황을 보면, 고작 말 한 마디가, 눈 마주침 한 번이, 짧은 포옹 한 번이, 그리고 관심 어린 질문 하나가 정말로 형언하기 힘든 큰 위로가 된다. 그 위로로 누군가는 장례식장 뒤에서 하염없이 울다가도, 또 영차 일어나서 조문객들을 맞이하러 갈 힘을 얻고, 누군가는 내일도 눈을 떠보자는 의지를 다지며, 나도 저런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인생의 목표를 세운다. 나 혼자 먹고 살기에도 너무 버거운 세상임도 불구하고, 때로는 인간이라는 존재 차제가 타인에게 베풂으로써 도리어 내가 위로 받는 사회적 동물일 때가 있다는 사실을 마음에 되새겼으면 한다. 날선 사회 속에서 한 줌의 사랑이 따뜻한 봄바람을 몰고 올 수 있기를 바라며 글을 마친다. -
한약처방 본초학적 해설-完주영승 교수 (전 우석대한의대) #편저자주 : 이번 기고를 끝으로 2020년 7월부터 60회에 걸쳐 게재한 처방해설 게재를 마무리하고자 한다. 특히 첩약건강보험 시범사업 6개 대상질환(월경통∼요추추간판탈출증)에 대한 각각의 5개 처방을 모두 정리했는데(한의신문 2274호∼현재), 이중 기능성 소화불량에 활용되는 5개의 대표 약물처방(한의신문 2464호∼2479호) 정리내용이다. 본 투고는 본초학적 분석을 통해 한약처방에 대한 치료가치를 재확인시키는 목적으로 기획됐다. 이러한 취지에 적합한 도움이 되었기를 바라며, 한의학이 치료의학의 주체로서 자리매김하기를 기원한다. 그동안의 관심과 성원에 깊이 감사드린다. 기능성 소화불량은 특별한 원인 없이 여러 가지 다양한 위장관 장애 증상이 3개월 이상 지속되는 만성질환에 속한다. 기질적인(organic) 특별한 원인 없이 기능적인(functional) 결함으로 나타나는 위장장애는 소화불량을 주증상으로 속쓰림, 더부룩함과 嘔吐 등의 증상이 반복적으로 나타난다. 실제적으로 짐작되는 원인이 있을 수도 있지만, 대개 다양한 조건이 복합돼 나타나므로 그 원인을 특정할 수 없다는 특징도 가지고 있다. 한의학의 질병 원인의 大綱인 外因과 內因 그리고 不內外因에서, 飮食傷은 勞倦傷 房勞傷과 더불어 외적인 요인과 내적인 요인이 相合하는 不內外因에 속한다. 즉 외부에서 유입되는 음식의 소화흡수 과정에서의 인체내부 기능 부족을 지칭하는 것으로서, 장기적으로는 각종의 기질적 소화기질환으로의 진행 이전상태를 말한다고 볼 수 있다. 1.香砂平胃散(초기 기능성 소화불량)(한의신문 2464호 참조) 香砂平胃散은 1587년 明나라의 龔廷賢이 저술한 萬病回春의 卷二에 처음 기재됐으며, 여기에 1611년 東醫寶鑑에서 厚朴 1품목을 추가한 처방이다. 기본적으로 燥濕健脾 行氣和胃의 처방으로 ‘胃腸의 병증을 스스로 낫게 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는 平胃散에 몇 가지 약물이 추가돼 化食消導의 효력을 강화하고 있는데, 추가된 약물을 대표하는 木香 혹은 香附子와 砂仁에 연유하여 香砂平胃散이라고 명명하고 있다. 1) 君藥(4종): 平胃散(蒼朮 陳皮 厚朴 甘草)- 濕의 종류 중 內濕에 적용할 수 있는 처방으로, 구성약물 중 芳香化濕藥(蒼朮 厚朴)이 宜化(和)의 주된 역할을 담당한다. 2) 臣藥(2종): 理氣藥으로써 주로 君藥의 芳香化濕을 보좌한다. 腸胃의 氣滯를 순행시키는 木香과 肝氣鬱結을 없애주는 香附子가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3) 佐藥(3종): 化濕 行氣 溫中시키는데 常用하는 要藥인 砂仁, 化濕和中하고 醒脾開胃의 작용이 비교적 양호하며 소화기계통 특히 脾의 기능을 조절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藿香, 通氣消積하는 寒性의 理氣藥으로 전체적으로 反佐의 역할을 담당하는 枳實이 해당된다. 4) 使藥(1종): 和中溫胃의 작용을 이용하여 健脾劑로서의 보조기능을 담당하고 있는 生薑이 해당된다. 여기에 炙甘草에서의 炙를 통한 溫性 및 약간의 補性 추가로 益氣和中한다. 이상을 종합하면 香砂平胃散은 傷食과 食鬱로 인한 초기의 기능성 소화불량에 이용할 수 있는 芳香化濕劑이다. 2. 正傳加味二陳湯(痰飮性 소화불량)(한의신문 2467호 참조) 正傳加味二陳湯은 明나라의 우단(虞摶)이 1515년에 편찬한 醫學正傳에 기재된 처방으로, 痰飮의 기본처방으로 燥濕化痰 理氣和中하는 二陳湯의 變方에 속한다. 二陳湯의 경우 대표적인 처방집인 方藥合編에서도 20개 부분 33개 질병에서 매우 넓게 응용된 것을 볼 수 있는데, 이중 소화불량과 관계된 부분으로 內傷[噫氣], 嘔吐[乾嘔, 惡心], 氣[氣鬱], 痰飮[寒痰, 濕痰, 痰飮通治], 腰[食痛] 등이 있다. 1) 君藥(4종): 二陳湯(半夏 橘紅 茯苓 甘草炙)- 脾胃의 寒痰을 溫化할 수 있는 처방으로, 구성약물 각각 주요 역할(半夏-溫化寒痰, 橘紅-順氣, 茯苓-排泄, 甘草炙-調和 및 溫中)을 담당하고 있다. 2) 臣藥(3종): 飮食不消로 인한 실제적인 증상에 직접적으로 작용하는 약물이다. 山査는 油膩肉積을, 神麴은 麵類消化劑로서 穀食을 잘 소화시키고 健脾和中, 麥芽는 米麯 澱粉類의 食積을 잘 소화시키는(消化一切米麵諸果食積) 역할을 담당한다. 3) 佐藥(5종): 芳香性化濕藥 3종(蒼朮 砂仁 白朮), 解鬱藥 2종(香附子 川芎)이 이에 해당된다. 4) 佐使藥(2종): 대부분의 補益藥에 中氣를 補益하는 보조 약물로서 배합(生薑 3片, 大棗 2枚)되는 것이 이에 해당된다. 이상을 종합하면 正傳加味二陳湯은 祛痰의 二陳湯에 消食 化濕 解鬱의 약물을 추가한 變方으로, 痰飮으로 인한 초기의 기능성 소화불량에 이용할 수 있는 芳香化濕劑이다. 이를 통해 食積及痰에 導痰 消食 行氣의 효능을 나타낸다. 3. 人蔘養胃湯(濕寒性 소화불량)(한의신문 2472호 참조) 중국의 송나라 때의 太平惠民和劑局方에 기재된 처방으로, 傷寒의 陰症 및 風寒에 外傷하고 生冷에 內傷하여 憎寒壯熱하며 頭痛 身痛한 증상에 적용되었다. 1) 君藥(6종): 不換金正氣散(蒼朮 陳皮 厚朴 甘草 藿香 半夏)- 대표적인 芳香性化濕처방으로 內濕에 적용하는 平胃散에 消泄食痰을 위해서 化濕약물인 藿香과 祛痰약물인 半夏가 추가되어 있다. 2) 臣藥(1종): 君藥으로 사용된 半夏 陳皮 甘草의 2중역할로 二陳湯(半夏 橘紅 茯苓 甘草炙)의 기능을 발휘한다. 祛痰 및 순환 촉진의 조합으로 대표적으로 脾胃의 寒痰을 溫化하며, 주된 약물인 半夏는 辛味로써 胃腸을 깨우치는 역할로 표현된다(可使醒脾). 3) 佐藥(2종): 人蔘은 養胃기능으로 補脾氣함으로써 平胃散∼不換金正氣散∼二陳湯 등이 가지고 있는 消剋의 우려를 방지하는 역할, 草果는 주된 化濕약물(平胃散 藿香)을 보조하여 溫中燥濕을 통한 祛痰효능을 담당한다. 4) 使藥(3종): 전체적으로 健脾劑로서 보조기능을 담당하는데, 특히 生薑 3片과 大棗 2枚는 和中溫胃의 역할, 烏梅 1枚는 酸味로 陰을 거두어 들이는 역할로 표현된다(可使收陰). 이상을 종합하면 人蔘養胃湯은 平胃散→不換金正氣散과 祛痰의 二陳湯→四君子湯 등이 조합된 複方에 草果 烏梅를 추가한 처방으로, 寒濕으로 인한 중기의 기능성 소화불량에 이용할 수 있는 芳香化濕祛痰劑이다. 전체적으로는 급만성위장염 夏節食傷 등의 脾胃不和에 의한 여러 증상이 虛證으로 진입하는 시기에 응용될 수 있다. 4.香砂養胃湯(無力性 소화불량)(한의신문 2476호 참조) 많은 香砂養胃湯 이름의 처방이 있는데, 특히 明나라의 龔廷賢은 자신의 古今醫鑑과 萬病回春에서 香附子약물의 포함 혹은 불포함 처방을 모두 동일한 이름으로 소개하고 있기도 하다. 1) 君藥(7종): 香砂平胃散- 대표적인 芳香性化濕 처방인 平胃散에 消泄食滯를 위한 順脾氣의 砂仁과 順肝氣의 香附子 혹은 順三焦氣滯의 木香을 추가한 기본구조를 가지고 있다. 2) 臣藥(3종): 君藥으로 사용된 甘草의 2중역할로 四君子湯의 기능을 발휘한다. 補脾藥인 人蔘 白朮과 滲濕을 통한 간접적인 補脾작용을 하는 白茯苓의 조합으로 健脾養胃運化飮食한다. 3) 佐藥(1종): 性溫으로 暖土하며 氣가 淸芳한 것으로 行氣暖脾化濕하는 白豆蔲가 해당된다. 한편 白豆蔲와 砂仁은 性味가 서로 같고 효능 또한 유사하여 化濕醒脾시키고 行氣寬中시키는 要藥이 된다. 4) 使藥(2종): (生薑 大棗)- 전체적으로 健脾劑로서 煖胃 益氣 和中의 보조기능을 담당하고 있다. 이상을 종합하면 香砂養胃湯은 燥濕健脾 行氣和胃의 香砂平胃散과 益氣升陽 脾胃調補의 四君子湯에 白豆蔲가 추가된 처방으로, 胃無力性 및 신경성으로 인한 중기의 脾胃困弱(胃無力症) 식욕부진 氣滯 胃下垂 등에 이용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는 상당기간 진행된 脾胃虛寒으로 인하여 음식생각이 없거나 먹어도 그 맛을 모르며 설혹 식욕이 있더라도 부담스러운 痞悶단계에 적용될 수 있을 것이다. 5.蔘朮健脾湯(脾胃 허약성 소화불량)(한의신문 2479호 참조) 蔘朮健脾湯은 저자명이 없는 明시대의 간행물인 醫方集略에 최초로 수록되었으며, 동의보감 內傷에서는 ‘食傷胃弱’에 응용하는 食傷補益之劑로서 소개하고 있다. 이와 유사한 내용으로 방약합편의 上統에서도 ‘脾를 健壯하게 하고 胃를 기르고 음식을 運化’한다는 常用되는 처방으로 등록되어 있다. 1) 君藥(4종): 四君子湯(人蔘 白朮 白茯苓 甘草)- 補脾氣를 통한 소화기능보강으로 補中益氣 健脾養胃한다. 전체적으로 甘味와 溫性으로써 소화기능의 부족을 보충해주는 역할을 한다(補胃之不足, 甘溫之品以補氣 氣盛則能充實於肌肉矣). 2) 臣藥(4종): 濕의 종류 중 內濕에 적용할 수 있는 대표적인 芳香性化濕처방인 平胃散(君藥의 白朮포함)에 消積除痞의 枳實과 順脾氣의 砂仁을 추가하여 消食化滯 行氣祛痰하고 理氣降逆하여 복부창만을 해소한다, 3) 佐藥(3종): (山査 神麴 麥芽)- 消食藥으로 消食健胃하여 소화력을 촉진하고자 함이다. 4) 使藥(3종): (白芍藥 生薑 大棗)- 補血藥에 속하는 白芍藥은 甘草와 배오되어 위장장애에 의한 腹痛을 완화하며(芍藥甘草湯), 그 성질이 微寒한 것은 “補中有散 散中有收”으로 설명된다. 추가약물인 生薑과 大棗는 煖胃 益氣 和中의 보조기능을 담당하고 있다. 이상을 종합하면 蔘朮健脾湯은 補益과 消導를 겸한 처방으로, 전체적으로 보면 기본적으로 補脾氣의 대표처방인 四君子湯에 消導之劑를 가한 처방이며, 무력성 소화불량에 응용되는 처방으로 소개하였던 香砂養胃湯의 가감방에 속한다. -
“한의학 관점서 여성 ADHD의 임상적 특징 새롭게 바라보게 돼”서주희 과장(국립중앙의료원 한방신경정신과) 필자는 지난달 16일부터 19일까지 샌디에고에서 개최된 ‘ASPARD(American Professional Society of ADHD and Related Disorders) 컨퍼런스’에 참석했다. 이 학회는 ADHD(주의력결핍 과다행동장애) 및 관련 장애의 연구, 치료, 교육, 그리고 지원을 목적으로 하는 전문 학회로, 다학제적 접근을 통해 ADHD 환자들의 삶의 질을 개선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특히 올해 컨퍼런스에서는 여성 ADHD, 미국 성인 ADHD 가이드라인, ADHD와 트라우마 등 필자의 임상 및 연구와 밀접하게 관련된 주제들이 다뤄졌기에, 바쁜 일정에도 불구하고 참석을 결심하게 됐다. 미국에서 ADHD에 대한 컨퍼런스로는 CHADD와 ASPARD 두 가지가 양대 산맥처럼 있는데, 지난해 11월 참석했던 ‘Chadd 컨퍼런스’는 좀 더 열려있고 전문가뿐만 아니라 코치, 환자 등 일반인도 참석이 가능한 좀 더 텐션이 느껴지는 뜨거운 열기의 현장이었다면, ‘APSARD 컨퍼런스’는 고도로 밀집된 전문적인 정보와 일정으로 연구자 및 임상의들이 집중적으로 정보를 교환하는, 냉철한 연구자적 접근과 열정적인 교류의 균형을 함께 경험할 수 있는 자리였다. 특히 필자에게 가장 인상 깊었던 세션은 ‘Head, Heat, and Hormones are connected in women with ADHD during peri-menopause’라는 주제로, 카리스마 넘치는 여성 ADHD 연구의 세계적인 권위자인 Prof. J.J. Sandra Kooij의 강연이었다. 그녀는 여성 ADHD 환자들이 호르몬 변동에 따른 심리적·생리적 증상 변화에 대해 언급하며, 월경 전 심한 감정적 불안정성, 산후 및 폐경기에 증폭되는 ADHD 증상들, 그리고 이러한 변화를 도파민 작용과 관련된 에스트로겐의 영향으로 설명했다. 그녀는 ADHD 여성 환자들 중 폐경기를 겪는 환자들이 심혈관질환(CVD) 위험이 더 높다는 연구 결과를 공유하며, ADHD와 호르몬, 심혈관 건강 간의 다학제적 접근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실제로 네덜란드에서 확산 중인 Head-Heart-Hormone, 3H 네트워크를 통해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함께 하면서 연대와 협력하는 모습을 보여주어 많은 영감을 주었다. 흥미로웠던 점은, 아침과 점심식사 시간에 이뤄진 세션들은 주로 제약회사의 스폰서를 받는 연구자들이 발표하는 자리로, 새로운 제형과 효능을 가진 약을 발표하곤 했다. 팬데믹 이후 급증한 ADHD로 인해 현재 미국에서는 ADHD 약물 shortage로 인해 환자들이 제때 처방받지 못하는 상황도 종종 일어나는 지라, 더욱 제약회사들이 ADHD 약물에 대한 공격적인 마케팅을 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올해에 발표가 예정된 성인 ADHD 가이드라인 진행상황을 다룬 세션에서는 가이드라인에 대해 다양한 전문가들이 기대와 우려를 공유하며 활발한 논의가 이뤄졌는데, 다소 격정적으로 논의를 하다가도 자리에 돌아가서는 나란히 앉아 웃으며 대화하는 등 이런 열린 토론문화가 무척 부럽게 느껴지기도 했다. 수년간의 데이터를 수집해 분석한 CDC의 ADHD 세션에서는 그동안 임상적으로, 경험적으로 짐작하고 있던 위험 요인들을 장기간의 연구를 통해 근거기반으로 밝여주었다는 연구진들의 노고가 느껴진 자리였다. ADHD 증상 및 장애와 위험 요인 간의 연관성에 대한 다중 경로와, 공중 보건 접근에 대한 논의가 있었는데, ADHD 위험 요인 연구를 통해 임신 중 항우울제 복용, 스트레스, 알코올 및 담배 노출이 ADHD 발병과 유의미한 상관관계를 보인다는 결과가 발표됐다. 모유수유의 부재, 두부 손상, 납과 유기인산염 같은 환경적 요인도 ADHD 위험 증가에 기여한다는 점이 논의되며, 공중보건 차원에서 조기 발견과 예방의 중요성이 재확인되었다. 이외에도 Genetics of ADHD, ADHD and Trauma, Neurodiversity in ADHD across the lifespan, Advancing ADHD therapy 등 유용한 정보가 많고 임상적으로 도움이 많이 되는 내용들이 많아 시간이 너무나 빠르게 지나갔다. 이번 컨퍼런스를 통해 필자는 ADHD와 호르몬, 특히 월경과 폐경기에 따른 여성 ADHD의 임상적 특징을 한의학적 관점에서 새롭게 바라보게 됐다. 월경통이나 갱년기 증상으로 내원하는 여성 환자들에게 ADHD 스크리닝을 병행한다면 진단 및 치료의 새로운 장을 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ADHD 환자들이 흔히 호소하는 만성 통증(섬유근통, 편두통, IBS 등)을 고려할 때, 일차진료의 영역에서 이러한 환자군들에게 ADHD 여부를 확인하고 한의학적 치료를 적용하는 다학제적 접근이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모유수유를 하지 않는 것이 ADHD 위험요인의 유의미한 요인이 된다는 연구 결과는 이를 바탕으로, 모유수유를 장려하는 정책과 교육이 ADHD 예방 및 공중보건 증진에 실질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ADHD와 여성 호르몬, 그리고 통증에 대한 연구가 한의학의 전인적 접근과 결합해 새로운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데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
미세플라스틱에 의한 노화 촉진 과정 ‘규명’[한의신문] 새로운 환경오염원으로 플라스틱의 인체 유해성에 대한 경고가 증가하고 있다. 플라스틱 조각은 미세먼지처럼 크기가 작을수록 우리 몸 깊숙이 침투해 각종 병리적 현상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왔지만, 아직까지 그 원인에 관한 연구는 미비한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동의대학교 한의과대학 최영현 교수(동의대 항노화연구소장·사진) 연구팀은 근육에서 미세플라스틱이 세포 노화를 유도한다는 현상을 규명한 바 있다. 그동안 미세플라스틱이 인체의 다양한 기관에 축적돼 노화를 유도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은 다수의 논문에서 언급된 바 있지만, 근육에서의 노화 현상을 구체적으로 규명한 예는 이번 연구가 처음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근육은 신체의 움직임과 운동을 위한 에너지의 생성을 끊임없이 요구하는 기관으로, 활성산소의 축적에 따른 산화 스트레스에 노출되기 쉬우며 이러한 현상은 노화가 진행될수록 더욱 증가한다. 연구에 의하면 미세플라스틱에 노출된 미분화 골격근 세포는 세포 내로 미세플라스틱의 유입 증가에 따라 근육으로의 분화가 억제되면서, 노화가 유발되었음을 나타내는 바이오 마커 및 염증 유도 인자를 포함한 노화 관련 분비 표현형의 발현과 생성을 증가시켰다. 또한 미세플라스틱에 의한 이같은 근육세포 노화의 유도는 미토콘드리아의 손상에 따른 과도한 활성산소의 생성에 의한 소포체 스트레스 유도와 연관된 자가포식의 증가에 의한 것이었다. 이 연구를 기반으로 최영현 교수팀에서는 미토콘드리아 활성산소의 생성을 차단하거나, 미세플라스틱의 세포 내 유입의 억제 또는 세포 내 유입된 미세플라스틱의 세포 외 배출을 촉진할 수 있는 한의학 기반 천연 소재들을 수종 발굴했으며, 이에 대한 분자생물학적 기전 연구를 진행 중이다. 이에 앞서 최영현 교수팀은 미세먼지에 의한 눈의 노화 유도 기전과 이를 억제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연구를 수행키도 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기초실험실 지원사업으로 수행된 결과로, 독성학 분야 전문학술지인 ‘Toxicology’ 1월호에 게재됐다. -
인천 남동구, 한의약 난임 치료 지원사업 실시[한의신문] 인천 남동구는 이달부터 난임을 겪고 있는 부부들을 위해 한의약 난임 치료 지원사업을 실시한다고 3일 밝혔다. 지원 대상은 부부 중 한 사람이 신청일 현재 남동구에 주민등록을 둔 난임 진단 부부로, 한약 복용·침구 치료 등에 알레르기 반응 및 심리적 거부감이 없어야 하며, 치료시 주 1회 이상 지정된 한의원에 내원해야 한다. 신청은 보건소에 직접 방문해서 해야 하며, 부부 동시 신청시에는 부부 중 한 사람이 일괄 신청하면 된다. 지원 대상자는 선착순으로 선정되며, 예산 소진시 사업이 종료된다. 지원 대상자는 연 1회(3개월간) 1인당 150만원 범위 내 한약을 지원받을 수 있으며, 시술 종료 후에도 3개월간 임신 여부 확인 등 관리가 진행된다. 남동구는 지난해 대비 1인당 지원 금액이 30만원 확대돼 개인별 체질과 건강 상태에 맞는 맞춤형 치료를 지원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종효 남동구청장은 “이번 맞춤형 한의약 난임 치료가 난임으로 고민하는 부부들을 돕고, 나아가 저출산 극복과 출산율 증가에 도움이 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보다 자세한 사항은 남동구보건소 건강증진과로 문의하면 안내받을 수 있다. -
한방병의원의 외국인환자 유치 등록과 실적보고이승환·이세린·김정현 원장(통인한의원)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2023 외국인환자 유치실적 통계분석보고서에 따르면, 한방병의원이 차지하는 외국인 환자 비율은 실환자 기준 3.0%, 연환자 기준 2.8%에 불과하다. 이는 한의약의 잠재력을 고려할 때 저조한 수치로, 보다 적극적인 외국인 환자 유치 활성화가 필요하다. 하지만 단순히 의료기관의 노력이 부족해서라기보다, 외국인 환자 기준의 모호함과 유치 의료기관 등록 및 실적 보고 과정의 비효율성 등 구조적 문제가 작용하고 있다. 이 글에서는 외국인 환자 유치 실적 부진의 원인을 분석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제안하고자 한다. 외국인 환자 유치 현황과 문제점 1. 외국인 환자 기준의 모호성 현재 외국인 환자의 기준은 내국인과의 구분에서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 국내 거주 외국인이 건강보험에 가입한 경우, 실적 통계에서 제외되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예를 들어, 한 방글라데시 환자는 꾸준한 한방 치료를 통해 증상이 크게 개선되었으며, 이 경험을 통해 여러 동남아 환자들을 소개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환자는 건강보험에 가입되어 있어 외국인 환자 실적으로 포함되지 않는다. 이와 같은 기준은 외국인 환자 유치 실적을 축소하고, 정책 수립의 근거 자료로서 통계의 신뢰성을 저해한다. 따라서 국내 건강보험 가입 외국인도 실적에 포함하는 방향으로 기준을 수정할 필요가 있다. 2. 유치 의료기관 등록 및 실적 보고 동기 부족 외국인 환자 유치 의료기관으로 등록하면 매년 실적 보고 의무가 부과되지만, 보고에 대한 명확한 동기 부여가 없다. 보고 절차가 번거롭고, 보고 결과에 따른 보상이 없는 상황에서 많은 한의원이 등록을 포기하거나 실적 보고를 하지 않는 실정이다. 이는 한방 의료기관이 외국인 환자 유치 시장에서 주도적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게 하는 요인 중 하나다. 3. 실적 보고 과정의 비효율성 소규모 한의원의 경우, 외국인 환자 명단 정리와 보고 작업은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요구된다. 대부분 전자 차트를 사용하지만, 환자 데이터를 정리·추출하는 시스템이 효율적이지 않아 보고 과정에서 누락이 발생할 가능성도 크다. 문제 해결을 위한 구체적 방안 1. 외국인 환자 기준 수정 국내 거주 외국인 중 건강보험 가입자를 외국인 환자로 인정하는 기준을 추가해야 한다. 이를 통해 정확한 유치 통계 산출이 가능해지며, 외국인 환자 유치 정책의 실효성을 높일 수 있다. 2. 유치 의료기관 등록 및 실적 보고 활성화 방안 정보 제공: 등록 의료기관에 외국인환자 유치관련 보고서, 논문 등을 무료로 제공하여 의료진의 정보 접근성을 높인다. 세미나 및 네트워크 기회: 소규모 한의원 원장이 참여할 수 있도록 주말 세미나를 개최하고, 국책사업을 통한 공동 프로젝트 기회를 마련한다. 경제적 인센티브: 실적 보고 건수에 비례한 경제적 보상체계를 도입해 보고율을 높인다. 3. 실적 보고 과정 개선 전자 차트 시스템과 연계하여 외국인 환자 실적 데이터를 자동으로 정리·추출할 수 있는 기능을 개발해야 한다. 이를 위해 한국한의약진흥원이 주요 전자 차트 회사와 협력하여 의료기관의 실적 보고 부담을 경감할 수 있다. 기대효과 이러한 개선책을 통해 다음과 같은 긍정적인 변화를 기대할 수 있다: 1. 외국인 환자 기준의 명확화로 실적 통계의 신뢰도가 향상되고, 국내 거주 외국인 환자 대상 홍보와 진료 기회가 확대된다. 2. 실적 보고 동기 부여와 지원책을 통해 더 많은 한의원이 외국인 환자 유치에 적극 참여하게 된다. 3. 실적 보고의 자동화로 의료기관의 행정 부담이 줄어들고, 한국한의약진흥원의 정책 수립에 필요한 자료 확보가 원활해진다. 결론적으로, 외국인 환자 유치 활성화를 위해서는 외국인 환자 기준 수정, 유치 의료기관 등록 장려, 실적 보고 시스템 개선이 필수적이다. 이를 통해 한방 의료의 세계화와 외국인 환자 유치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
“누군가에게 필요한 존재가 된다는 경험을 값으로 매길 수 있을까”김상균 원장 (자양한방병원) 학생 때, 공중보건의 때, 여행 많이 다녀둬. 한의대생이나 한의사라면 한 번쯤은 들어봤을 말이다. 아마 여행이 주는 청량감을 소중히 여기고, 한의사로 살게 되면 시간 내는 것이 여의치 않으니 이런 말을 하셨던 것 같다. 현재 나는 한의사로 일하고 있다. 여행은 언제나 즐겁지만, 일 년에 몇 안 되는 여행만 기다리면서 살게 되면 나의 아름다울 수 있던 일상들이 무가치하게 느껴지는 것 아닐까 하는 어렴풋한 생각을 하던 중에 콤스타 해외봉사가 나에게 찾아왔다. 낯선 이국땅을 여행하러 가는 것이 아니라 봉사를 하러 가게 되면 어떨까. 그것도 내 몇 안 되는 재주인 의술을 통해서 말이다. 마침 차인표 씨의 인터뷰 영상을 보고 크게 감명을 받았던 때라 시간을 빼는 것이 쉽진 않았지만 호기롭게 176차 라오스 한의약 봉사단에 지원했다. 의료봉사를 하게 될 라오스 비엔티안 미타팝 국립병원에 도착하기까지 타지로 떠나는 설렘과 막중한 부담감이 뒤섞여 가슴이 싸르르 해지는 낯선 심경의 변화가 생겼다. 도착하자마자 쉴 새 없이 의료용품과 준비해 간 약품을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되는 곳에 배치했다. 다음날 준비를 마치고 밖을 바라보니 5일장이 열린 읍내 같았다. 백여 명이 대기하고 계셨고, 구석에서 간식거리를 파는 분도 계셨다. 드디어 진료 시작, 한 명. 두 명. 어느새 숫자를 세는 것도 잊게 됐고, 환수(患數)보다 시간이라는 단위를 사용하게 됐다. 2시간만 더 힘내자! 그렇게 총 3일간 4개 진료부에서, 1일 차에는 265명, 2일 차에 314명, 3일 차에 361명의 환자를 진료했다. 라오스는 최빈국이고, 부의 분배가 편중된 나라다. 우리는 진료를 한 번도 받아본 적 없는 분부터 고위층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의 환자들을 볼 수 있었다. 당뇨와 고혈압 환자가 매우 많았고, 기본적인 생활 티칭조차 들은 적이 없는 분이 많아 일일이 알려드리느라 통역해 주시는 선생님께서도 고생이 많으셨을 것 같다. 또 고된 노동으로 근골격계 환자가 많았고, 목, 허리 디스크 증상을 호소하시는 환자분들은 X-ray나 MRI 사진을 들고 오셔서 본인 상태에 대해 진료를 보고 싶어 하셨다. 개인적으로 기억에 남는 환자가 몇 분이 있는데, 구안와사(벨 마비) 후유증으로 고생하는 젊은 남자 학생은 매일 와서 치료받으라는 말을 듣고 첫날에 이어 이튿날에도 첫 번째로 줄을 서서 치료를 받으러 왔는데, 셋째 날 오전 진료 시간에 나타나지 않아 마음이 쓰였다. 그런데 오후 느지막한 시간에 수줍게 와서는 많이 좋아졌다며 아직 어색하지만 휘파람도 들려주었다. 한 분은 왼손이 한 달째 퉁퉁 부었다며 찾아온 중년 여성분이었는데, 문진을 해보니 상해를 입은 적도 없고, 류마티스 검사, 요산 수치도 정상이라고 하셨다. 자가면역질환이라기에는 다른 증상은 보이지 않아 막연하던 찰나에 사암침을 써서 치료해 보았다. 그리고 다음날 재진으로 오셨을 때 증상이 너무 좋아져서 통역 선생님도 나도 놀랐던 기억이 난다. 이번 기회를 주신 콤스타와 관련된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 의료봉사를 이끌어주신 강동철 명예단장님과 김주영 팀장님을 보며 폭넓은 의료지식과 지치지 않는 열정과 체력에 큰 감명을 받았다. 또한, 같이 동고동락했던 이승하 주임님, 한의대 학생들에게도 무한한 감사를 보낸다. 부끄럽지만, 전 대학 시절에 학생 여러분들처럼 해외봉사를 가야겠다고 생각하지 못했다. 잔잔한 제 일상에 파란이 일고, 침전되는 것들을 들여다보니 이번 봉사활동은 나눈 것보다 받은 것이 더 많았던 시간이었다. -
서울시 출생아 수 8년 만에 반등…자치구별 격차는 ‘여전’지난해 서울시 출생아 수가 전년과 비교해 3132명(7.9%) 증가한 4만2588명으로 집계되며, 8년만에 상승 반전했다. 이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저출산 대응 정책이 본격적인 효과를 내기 시작한 결과로 풀이된다. 서울특별시의회 윤영희 의원(국민의힘·사진)이 서울시와 행정안전부 자료를 분석한 결과, 25개 자치구 중 22곳에서 출생아 수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강남구(17.1%) △서초구(13.3%) △송파구(11.7%) 등 이른바 ‘강남 3구’가 모두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하며 서울시 출생아 수 증가를 견인했다. 이외에도 △중구(14.6%) △성동구(14.1%) △양천구(13.2%) △마포구(13.2%) △종로구(12.9%) △도봉구(11.1%) 등 다수의 자치구가 뚜렷한 상승세를 보였다. 반면 △금천구(-8.9%) △강북구(-5.9%) △노원구(-0.1%) 등 3개 구는 출생아 수가 감소해 지역간 격차가 여전히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앞서 서울시는 저출산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 1조8000억원의 예산을 투입했다. 이는 전년도(1조5600억원) 대비 약 15.4% 증가한 수치로, 최근 3년간 약 28.6%의 예산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 예산은 △출산지원금 확대 △보육시설 확충 및 개선 △육아휴직 활성화 △양육비 지원 강화 등 다양한 정책에 활용되고 있으며, 이번 출생아 수 증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평가된다. 이와 관련 윤영희 서울시의원은 “이번 통계를 통해 오세훈 시장의 저출산 대응 정책이 가시적인 성과를 나타내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면서 “다만 자치구별 출생아 수 증가 폭의 격차가 큰 만큼 양육 및 교육 환경 개선을 위한 장기적이고 지역 맞춤형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