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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감염여부, 현장서 15분 내외 육안 식별 가능해진다[한의신문=김대영 기자] 코로나19 분자진단, 항체 신속진단 기술에 이어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전처리 없이 현장에서 15분 내외에 육안으로 진단할 수 있는 항원 신속진단기술이 개발돼 주목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최기영, 이하 과기정통부)와 행정안전부(장관 진영, 이하 행안부)는 한국화학연구원 김홍기 박사 연구팀이 코로나19 바이러스 항원에 특이적으로 결합하는 다양한 항체들을 제작하고 이를 활용해 항원 신속진단기술을 개발했다고 지난 30일 밝혔다. 항원 신속진단기술이란 항원-항체 결합반응을 활용해 임신진단키트 처럼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여부를 15분 내외에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기술로 현재 수행 중인 분자진단(PCR)과 병행 시 코로나19 감염환자를 현장에서 보다 쉽고 빠르게 진단이 가능해 현장 의료진의 업무부담을 덜 수 있다는 것으로 기대된다. 항원 신속진단키트는 채취한 검체 시료를 샘플패드에 흡수시키면 시료가 이동하면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존재하는 경우 발색 나노입자를 포함한 항체와 바이러스 항원이 결합해 육안으로 감염여부를 판단하는 원리로 작동된다. 신속진단키트 개발을 위해서는 코로나19 바이러스에 특이적으로 결합하는 우수한 항체를 확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데 신종 바이러스(CEVI) 융합연구단에 참여하고 있는 한국화학연구원(김홍기 박사팀, 긴급대응연구 주관연구기관)과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김승일 박사팀), 안전성평가연구소(박대의 박사팀)를 중심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염기서열을 분석, 항원성을 나타내는 뉴클레오캡시드 단백질(NP) 등을 찾아내 항원으로 제작했으며 제작된 항원은 동물에 주입해 항체를 획득하는 면역화 과정을 통해 항체를 생산한 후, 기존 항체 대비 항원 단백질에 특이적으로 결합하는 항체를 선별해 우수한 결합을 갖는 10종 이상의 항체를 발굴했다. 신종 바이러스(CEVI) 융합연구단은 MERS(중동호흡기 증후군) 유행을 계기로 ’16년부터 총 8개 출연(연)(한국화학연구원, 한국건설기술연구원,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한국식품연구원,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한국표준과학연구원, 한국한의학연구원, 안전성평가연구소)이 함께 힘을 모아 신종 바이러스 진단, 백신, 치료제 및 확산방지 기술 개발 연구를 수행해 오고 있으며 코로나19가 국내에 유행하자 질병관리본부로부터 코로나19 바이러스 분리주를 2월 17일에 분양 받아 신속진단기술 개발 및 성능테스트에 활용해 조기에 성과를 창출할 수 있었다. 이번에 개발된 항체 및 신속진단기술은 지난 27일 기술이전 계약체결을 완료해 연내 개발완료를 목표로 신속한 제품화가 추진된다. 한국화학연구원 CEVI 융합연구단 김범태 단장은 “그동안 융합연구를 통해 축적된 역량을 바탕으로 조기에 성과를 낼 수 있었다”며 “기술이전 기업과 함께 코로나19 항원 고감도 신속진단제 제작을 위해 필요한 기술들을 조기 상용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과기정통부와 행안부는 “코로나19로부터 국민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이번 항원 신속진단기술 뿐 아니라 필요한 기술들을 우리나라 과학기술 역량을 총체적으로 활용해 신속히 개발하는 동시에 개발된 기술이 신속히 현장에도 적용될 수 있도록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관련 기관들과도 적극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
[FACT Sheet] 미국에서의 침술과 카이로프랙틱 건강보험 급여 현황■ 건강보험에서의 보완대체의학 침술 •2020년 1월 21일 메디케어 및 메디케이드 서비스센터(Center for Medicare and Medicaid Services, CMS)에서는 침술을 메디케어(Medicare)에 포함시키는 규정을 확정하였고, 현재 세부 가이드 마련 중 •메디케이드(Medicaid)에서는 캘리포니아, 매사츄세츠, 미네소타, 뉴저지, 오하이오, 오레곤, 워싱턴 등 총 7개주에서 급여적용 * 메인과 버몬트에서는 정확한 근거를 위해 침술 시범사업 프로그램을 시행하였으며, 메디케이드에 침술 포함 여부에 대해 논의 진행 중 •트라이케어(Tricare)에서는 보험적용이 되지 않으며, 재향군인 의료보장(Veterans affairs)에 한해 2014년에 재향군인 선택 프로그램(Veteran Choice Program)이 추가되어 이 프로그램을 등록 시 군병원의 담당의가 의뢰를 하면 외부 의료기관 에서 치료를 받을 시 침술 보험혜택 가능 카이로프랙틱 •메디케어에서는 개인이 추가비용을 부담하면(Part B) 카이로프랙틱 케어 보장 •메디케이드에서는 24개 주에서 보험적용 되며, 재향군인보험에서는 60개 이상 재향군인 병원에서 케어 가능 ■ 미국과 한국의 건강보험내 침술과 카이로프랙틱 비교 - 침술의 경우 미국은 침구사 시술기준 수가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보다 급여수가가 높으나 질환, 청구횟수, 시술방식 등에 있어 규제가 많은 편 - 카이로프랙틱은 급여 적용에 있어 상병에 따른 표준화 행위에 한정된 것은 우리나라와 비슷하나, 의사가 아닌 카이로프랙터가 시술하여 수가에 있어 비교 판단 어려움 ※ 본란에서는 2018년 한의학정책연구원에서 수행한 ‘해외 전통의약 정책 통계조사’ 일부 내용을 발췌하여 소개 -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의 변천<3>한창호 교수 동국대학교 한의과대학 1994년 제2차 개정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한의)는 통계청고시 제1993-3호(1993. 11. 20) 제3차 개정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1995. 1. 1 시행)의 한의분류이다. 개정안 연구의 책임자는 이형구 대한한의학회 이사장이었으며, 연구주무는 송병기 당시 경희대학교 한방병원장이 맡았고, 총 39명의 경희의료원 한방병원 임상교수와 강사가 참여했다. 한의 한국질병사인분류(개정)는 1992년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의 개정에 맞춰 1979년도판 한의분류를 기초로 하여 각 항목의 질병분류를 확대 보완했다. 질병사인의 코드부호는 모두 전면 개정됐다. 한의분류에 해당되는 기본분류(서의분류)의 질병사인명을 연계해 예시했다. □ 1994년 제2차 개정 한의분류의 특징 본 분류내용은 12개 질병군으로 설정해 각 질병군을 가, 나, 다 등으로 코드부호를 부여했고, 소분류는 가01, 나01, 다01 등 3단위분류 했으며, 다시 세분되는 질병명을 세분류 다01.1, 다01.2 등으로 세분류했다. 분류표에서 괄호( )는 질병명 중에서 한자로 표기할 수 있는 것을 삽입한 것이다. (1) 한의분류와 기본분류를 다대다 연계 한의분류와 기본분류(서의분류)의 질병개념이 일치하지 않아 코드를 일대일 연계하기 어려웠으며 다대다 비교로 연계했다. 예1) 즉, 한의분류 감모와 세분류의 여러 감모에 해당되는 기본분류를 선택해 명시하도록 했다. 예2) 감모 마06/J10, 풍한감모 마06.1/J01, 시행감모 마06.5/J10 (2) 1장은 한의분류 명칭을 기본분류와 동일하게 사용 1장 감염성 및 기생충성 질환은 별도의 한의분류가 불가능하여 기본분류 중 소분류를 그대로 한의분류에 인용했다. 즉, 가00-콜레라-콜레라-A00부터 가199-기타 상세불명의 감염성질환-기타 및 상세불명의 감염성 질환-B99까지는 기본분류(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와 동일한 질병명을 사용하고 코드는 일대일 연계했다. (3) 기본분류와 연계하지 않은 장은 기본분류를 그대로 사용 기본분류 중 17장 선천기형, 변형 및 염색체이상, 19장 손상, 중독 및 외인의 기타결과, 20장 질병이환 및 사망의 외인, 21장 보건상태 및 보건종사자와의 접촉에 영향을 주는 각종 요인 등은 한의항목과 기본항목의 비교를 하지 않았으며, 이는 기본분류를 그대로 사용하도록 했다. (4) 한의항목 분류코드 용어 중복의 문제 1979년 한의분류에서와 같이 동일한 용어가 중복된 부분이 있는데 이는 기본분류(서의분류)와 비교함에 있어서 불가피하게 한의항목을 분산시킨 것이다. 예를 들면 심계질환-다11.4-결흉과 폐계질환-마20-결흉은 같은 한의질병명이지만 기본분류가 서의적으로 되어있어 순환기계질환의 결흉은 심계질환으로, 호흡기계질환의 결흉은 폐계질환으로 분산시켜 분류했다. 따라서 진단서 작성시 한의진단명은 결흉인데 서의진단명이 순환기질환(예, 협심증)일 경우 다11.4/I20으로 하고, 호흡기질환(흉막삼출액)일 경우 마20/J90 등으로 명기하도록 했다. 즉, 1979년과 동일한 문제가 발생했으나 1995년부터는 한의분류 코드를 명시하도록 하여 오히려 중복용어-중복코드 사용의 문제점이 커지게 됐다. 이 문제점은 향후 3차 개정의 필요를 내재하게 되었다. □ 한의분류 코드 사용 제2차 개정 한의분류에서는 특별히 강조하지는 않았으나 한의항목의 분류 코드를 진단서 작성 등에서 기록하도록 했다. 이는 역사상 커다란 의미의 변화였고, 이후 한의 분야의 진단분류의 향배를 결정하는 중요한 변화였다. 한의분류가 표준분류로 사용되는데 더 큰 문제점이 되었으나 반면에 비로소 한의분류의 분류코드가 의미를 가지기 시작한 것이다. 한의사들은 이때부터 한의분류코드를 사용하기 시작했고, 다대다 연계를 하여 기본분류 코드를 좀 더 다양하게 확장하여 질병사인분류의 세분류를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이 변화는 더 커다란 문제점을 낳았고, 이는 더 큰 변화의 동력이 되었다 1995년 제2차 개정 한의분류 사용하게 되면서 한의분류코드와 기본분류코드의 병기의 문제나 진단서 작성시 한의분류코드만을 기록하는 불완전한 코드사용의 문제 및 한의진단용어의 중복코드사용의 문제점 등이 더 도드라지게 되었다. 그러나 임상의사의 입장에서 보면 한의사들이 질병사인분류를 더욱 세밀하고 정확하게 인식하는데 커다란 기여를 하였다고 본다. 또 한 번 한의사를 포함한 한의의료관련 종사자들의 질병인식에는 획기적으로 발전하게 만든 셈이다. 새로운 시도는 새로운 문제점을 만들고, 이는 새로운 변화의 동력이 되는 게 아니겠는가? -
신미숙 여의도책방-7신미숙 국회사무처 부속한의원 원장 (前 부산대 한의학전문대학원 교수) 한겨레신문을 넘기다가 가장 반가운 마음으로 읽게 되는, 그래서 가장 오래 시선과 마음이 머무는 페이지는 단언컨대 김종철 선생님의 칼럼이다. 『김종철 칼럼』의 말미에 따라오는 ‘녹색평론 발행인’이라는 소박한 일곱 글자가 선생님의 소속을 알려주었고, 선생님 덕분에 처음 접하기 시작한 『녹색평론』은 감히 ‘잡지(雜誌)’라 부르기에도 송구스러운 그래서 내게는 사상지의 느낌을 주는 ‘순지(純誌)’로 자리잡았다. 국회도서관에 들를 때면 『녹색평론』을 챙겨 읽었다. 신문이나 주간지, 월간지에서 접할 수 있는 많은 기고글보다 깊이나 길이 면에서 압도적인 까닭에 그 자리에서 다 읽기에는 버거웠지만 가끔 인상깊은 글들은 오히려 쉽고 빠르게 읽히기도 했었다. 그렇게 알게 된 저자와 그 저자들의 전작들을 따로 찾아 다시 읽는 방식으로 그렇게 『녹색평론』은 내게 여러 분야로의 시야를 틔워주는 고마운 존재였다. 2020년 1∼2월호부터는 정기구독을 신청해 2개월에 한번씩 집에서 받아보니 간만에 정기구독의 반가움과 기다림을 동시에 만끽할 수 있었다. 이번 기회에 <월간 디자인>이나 <BBC 사이언스> 같은 잡지도 구독을 시작해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지름신의 강림 여부에 따라 아직은 열린 결말이다. 김종철 ‘녹색평론’ 발행인…역병의 근본적 대책, 정신적·육체적 면역력 증강에서 방향 찾아야 ‘강조’ 6월 말에 미리 배송이 된 『녹색평론』 7, 8월호의 목차를 보니 김종철 선생님의 『코로나 시즌, 12개의 단상』이 실려있었다. 그에 앞서 2020년 4월16일자 한겨레신문의 『김종철 칼럼』 “코로나 환란, 기로에 선 문명”에 다 못 쓰신 내용을 『녹색평론』으로 보완하셨겠다 싶은 반가운 마음에 칼럼과 평론집 글을 번갈아 읽게 되었다. “역병이 창궐할 때마다 백신과 치료제를 찾느라고 허둥댈 것인가. 물론 당장은 기술적 해법을 찾아야 하겠지만 보다 근본적인 대책은 우리 모두의 정신적, 육체적 면역력을 증강하는 방향이라야 한다. 따라서 우리는 더 이상의 생태계 훼손을 막고 맑은 대기와 물, 건강한 먹을거리를 위한 토양의 보존과 생태적 농법, 그리고 무엇보다 단순, 소박한 삶을 적극 껴안지 않으면 안 된다. 우리를 구제하는 것은 사회적 거리두기도 마스크, 손씻기도 아니다. 또 장기적인 고립생활이 면역력의 약화를 초래한다는 것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이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것은 공생의 윤리를 부정하는 그리하여 우리 모두의 면역력을 체계적으로 파괴하는 탐욕이라는 바이러스다.” 선생님 칼럼의 마지막 문단이 너무 좋아서 이 부분만 따로 프린트를 한 후 진료실 게시판에 걸어두기도 했었다. 대기실에서 기다리시는 국회 직원분들과 같이 공유하고 싶은, 코로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를 위한 향기로운 교훈처럼 여겨졌기 때문이다. 그렇게 며칠이 지났나 바로 그 다음 날이었나 기억이 분명하진 않지만 “한국 생태주의 지평 연 『녹색평론』 김종철 발행인 별세”… 선생님의 부고 기사를 읽었다. 6월25일이었다. 선생님은 『녹색평론』 7, 8월호에 마지막 글을 게재하시고 그렇게 영면에 들어가셨다. 직접 뵌 적은 없지만 칼럼이나 평론집의 글을 통해 선생님께서 지속적으로 설파하셨던 생태사상, 환경과 평화에 대한 의식을 미약하게나마 내 안에 유지시킬 수 있었다 생각했는데 갑작스런 선생님의 비보를 접하니 다시 한 번 ‘우리 모두 노인이 되고, 언젠가 우리 모두 고인이 된다’는 자연의 섭리가 무겁고 또한 무섭게 다가온다. 현실 세상에선 한의학을 친생태적으로 간주할까? 녹색, 생태, 친생태적, 친환경적…. 이런 류(!)의 단어들은 한의학적인 그 무엇과 맞닿아있을 것 같은 가치를 지닌 단어들이다. 우리는 자주 한의학은 자연의학이고 자연은 안전하며 심신의 이완을 함께 도우며 등등의 불라불라를 보태 우리 내외의 이미지를 구축해왔고 지금도 열심히 광고 중이다. 그러나 현실은, 세상은 한의학을 그리 친생태적인 분야로 간주해주지는 않는 것 같다. 최근의 웅담 관련 뉴스를 접하며 “한의학은 과연 친생태적인가?”라는 묵직한 질문을 던지지 않을 수가 없었다. 물론 웅담과 한의학은 엄연히 다르다. 2020년 6월22일자 『한국일보』에 실린 기사제목은 “웅담 먹겠다고…반달가슴곰 불법 도축부터 취식까지”였다. 경기도 용인의 한 사육곰 농가에서 반달가슴곰을 불법으로 도살하고 곰고기를 먹은 사실이 한 동물보호단체에 의해 확인됐으며 특히 도살 과정이 새끼곰들을 포함해 다른 곰들이 보는 앞에서 이뤄졌다는 것이었다. 동물자유연대에 따르면 해당 농가는 코로나19 등 다양한 바이러스를 이겨내고 건강한 삶을 위해 반달곰 웅담 특별할인 판매를 진행한다는 광고 문자를 뿌렸다고 한다. 도살 당일 농가 주인은 뜬장(동물들의 배설물을 쉽게 처리하기 위해 밑면에 구멍을 뚫은 장) 안 곰에게 마취총으로 진정제를 주사했고 5분 정도 시간이 지난 뒤 올가미로 곰을 잡아당겨 혀를 자르고 피를 빼냈다는데 새끼곰을 포함해 다른 곰들은 곰이 포획될 때부터 해체되는 순간까지 지켜봐야 했다고 한다. 이는 같은 종류의 다른 동물이 보는 앞에서 죽음에 이르게 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동물보호법을 위반한 것이기도 하고 또한 재수출 용도로 기르는 열 살 넘은 사육곰은 도축하는 순간 약용 등의 ‘가공품’으로 곰의 용도는 변경되는데 이 때도 웅담은 채취할 수 있지만 고기를 먹는 건 야생생물법 위반이다. 하지만 이 농가는 상차림을 준비했고 곰의 발까지 잘라냈다고 한다. 곰 한 마리에서 채취되는 웅담은 시중에서 5∼700만원 정도에 거래된다고 알려져 있다. 연이어 2020년 6월29일자 『연합뉴스』는 “웅담 불법거래 방지를 위해 영산강환경청, 곰 사육시설 특별점검”을 보도했다. 웅담이 코로나19 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낭설의 확산에 따른 불법 도축을 예방하기 위한 조처로 개인이 운영하고 개체 수가 많은 곰농장 5곳을 특별점검하기로 했다는 내용이었다. 출생, 용도변경, 폐사, 양도, 양수 등 신고사항을 제대로 이행했는지와 사육시설의 관리 상황을 살펴보고 불법 도축 여부를 확인하고자 곰 사육 두수를 면밀하게 조사할 방침인데 기사 마지막에는 영산강유역환경청장의 “웅담이 코로나19 예방에 좋다는 낭설에 현혹되지 말라”는 당부를 인터뷰로 첨부하였다. 다시 2020년 7월1일 『한국일보』는 “웅담용으로 길러지던 사육곰 22마리, 미국으로 갈 수밖에 없는 사연”이라는 제목으로 웅담 판매를 위해 사육되던 국내 사육곰 22마리가 미국의 보호구역(생츄어리;sanctuary)으로 가게 되었다는 소식을 전했다. 동물보호단체 동물자유연대는 지난 1일 서울 광화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육곰 농가를 설득해 22마리의 사육곰 구조와 폐업에 대해 합의했다”며 “구조한 곰들은 내년 미국 콜로라도주에 위치한 와일드 애니멀 생츄어리(TWAS; The Wild Animal Sanctuary)로 이주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동물성 한약재에 대한 음습한 보도…“씁쓸한 마음” 위와 같은 웅담 관련 보도기사의 자료화면으로 실린 “웅담의 효능” 다섯 글자를 읽는 내 얼굴은 설명할 수 없는 감정으로 화끈거리기 시작했다. 물론 웅담을 채취하고 곰고기 밥상을 세트상품으로 프로모션까지 진행해가며 곰에 환장한 사람들을 직접 상대하는 곰농장 주인들과 한의사들이 어찌 동급이랴마는 이런 동물성 한약재에 관한 음습한 보도들을 접할 때마다 가슴 속을 파고드는 씁쓸함은 감출 도리가 없다. 동신대학교 목동병원 시절에 물리적인 거리가 가깝다는 이유로 SBS 방송작가들이 급하게 SOS를 보내와서 “아구찜의 효능”, “노루궁뎅이버섯의 효능”, “김치의 효능” 등의 방송영상을 위해 1∼2분짜리 허접한 내용을 급하게 읊조렸을 때와 비슷한 기분이었다. 그렇다. 이 기분의 다른 이름은 수치심이다. 미국 제약사 모더나(Moderna)가 COVID-19 백신 개발을 위한 초기 임상시험에서 시험 대상자 45명 전원이 항체를 형성하는 데 성공했다는 7월14일자 로이터통신의 보도를 접하며 이와 동시에 전국민 앞에서 한의사의 명예를 걸고 면역에 도움이 되는 검은콩, 검은깨, 버섯의 효능을 프로페셔널하게 발표 중이신 멋진 선후배님들을 목격하고 있노라니 ‘나도 저럴 때가 있었지…’ 하며 SBS의 추억을 떠올리기에는 그 맛은 너무도 썼다. 코로나19에 대처하는 백신 개발을 위한 임상시험과 잔혹하기 짝이 없는 곰농장의 웅담 채취현장. 이 극명한 차이는 한의계에 20년째 몸담고 있는 내게 다른 몇 가지 카테고리로의 확장을 그리고 웅담의 맛을 상상하게 만들었다. 그 맛은 아무래도 “쌉 쏘 오 름!!!” 정도로 표현해 볼 수 있으려나?! 반다나 시바, 전통적 건강관리와 지식체계 ‘강조’ 내용이 많아서 못다 읽고 덮어두었던 <녹색평론> 5~6월호(p.41~47)에는 인도의 물리학자이자 생태운동가인 반다나 시바(Vandana Shiva)의 블로그 글이 번역되어 실려있었는데 그 중 일부를 아래에 옮겨보고자 한다. “세계의 전통적인 건강관리체계들은 토착사회가 식민지로 전락하면서, 그리고 제약산업의 압력에 의해 불법화되었다. 우리는 지구와 지구의 생물들과 우리의 신체를 분리하고 식민화하는데 기초를 두고 있는 환원주의적, 기계적, 군사적 패러다임을 버리고, 아유르베다와 같은 전통적 지혜로 돌아가야 한다. 아유르베다의 관점에 의하면 인간은 지구 생물체들로 구성된 그물망의 일부이며, 우리의 신체는 복잡하고 자기조직화된 살아있는 시스템이다. 즉 우리의 건강이 주변 환경과 우리가 재배하여 먹는 식품에 달려 있다는 것을 가르쳐준다. 건강은 조화와 균형을 뜻한다. 건강은 연속체이다. 토양으로부터 식물로 그리고 인체 내의 미생물 생태계로 연결되어 있다. 세계적 보건 비상사태에 직면한 지금이야말로 상호 연결성에 기반을 둔 전통적 건강관리와 지식체계를 재인식하고 부활시켜야 할 때이다.” 반다나 시바의 지적처럼 제약산업의 압력과 자본 앞에 인도의 아유르베다가 겪고 있는 어려움과 거의 비슷한 강도로 대한민국의 한의학 또한 한의사 제도만 면허로 살아있을 뿐 부당한 취급을 감내하고 버텨온 지 꽤 오랜 시간이 흐르고 있다. 조화와 균형, 전통적 지혜, 상호 연결성, 전통적 건강관리의 재인식과 부활. 얼마나 아름다운 말들의 잔치인가. 그럴 듯한 언어 속에 담긴 철학은 고매해 보이지만 이러한 사상들의 실용적 실천과 보편적 의료로의 적용은 오히려 그 한계의 발톱을 예리하게 드러내고 있는 것만 같다. 아직도 진행 중인 코로나19의 비상사태 속에서 한의학은 “면역력에 도움을 주는 00의 효능” 수준을 뛰어넘는 그 어떤 친생태적 지혜를 인류 보편에게 공유시킬 수 있을지 보다 진지한 탐색이 필요해 보인다. ‘나혼자 산다’를 뛰어넘어 ‘다같이 잘살자’라는 공생공락(共生共樂)의 포용력만이 우리 모두의 면역력을 파괴시키는 탐욕이라는 바이러스를 퇴치시킬 수 있다는 김종철 선생님의 큰 뜻을 되새기며 선생님의 영면에 다시 한 번 머리를 숙인다. -
통합의학에 대한 기대와 우려김기옥 겸임교수 한양대학교 정책대학원 의료행정과 전 한국한의학연구원장 우리나라에서 의사가 부족하다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이번 ‘코비드19’ 사태를 겪으면서 더 이상 의대 정원을 묶어 둘 어떤 명분도 없어졌다. 특히 이번에 이탈리아나 이란처럼 의사 양성을 소홀히 했던 정책이 의료체계를 붕괴시킬 수도 있다는 게 코로나 바이러스의 교훈이다. 더 이상 우리나라도 남의 일이 아니다. OECD 국가의 대부분이 인구 천 명 당 의사수가 평균 3.5명이나 우리나라는 의료선진국임을 자처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2.4명 정도의 낮은 수준을 유지하며 ‘2시간 대기에 3분 진료’의 의료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다. 그렇다 보니 의대 정원을 늘리자고 하면 우리나라에는 한의사가 있다며 그럴 때만 한의사를 끌어다 붙이곤 했다. 그러면서 WHO에서 중국의 중의사는 닥터(Dr.) 지위를 인정하도록 중국 의사들이 승인하고 있는데, 한국의 의사는 한의사를 의사(Dr.)로 승인 해주지 않고 전통의사(Tradional Dr.)일 뿐이라고 주장하는 이율배반적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현대의학적 치료서 과감히 ‘통합의학’으로 채택되어야 3차 대전은 바이러스와의 전쟁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현실이 되었다. 현재 전염병을 차단하고만 있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보면 ‘코비드 19’가 끝나기도 전에 거의 이와 유사한 침공이 또 오지 않는다고 누가 장담하겠는가? 한의학에서는 5년을 주기로 풍(바이러스)이 강해 진다고 보아왔는데, 현대의학적으로도 이런 주기로 가고 있다. 비단 바이러스뿐만 아니라 암을 비롯한 각종 만성병과 공해, 스트레스로 갈수록 이환율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현대의학의 대부분 치료가 수술이 아니면 근본적인 치료에 접근하지 못하고 대증요법으로 끌고 가고 있다. 따라서 대체의학으로 여기던 여러 분야의 전통의학적 치료법도 현대의학적으로 규명되는 것들을 현대의학적 치료에서 과감히 ‘통합의학’으로 채택되어야 한다. 아울러 유기농적 농사법이 대부분 화학적 농법으로 보편화되어 나타나는 먹거리의 미네랄 부족에 따른 면역력이 저하되고 있어 자연의학적 치료가 지금보다 훨씬 더 절실하다. 현 시점서 우리가 배워야 할 것은 대만의 의사 양성제도 중국은 우리나라처럼 한방과 양방이 이원화되어 있으나 중국 헌법에 중의학을 의학이라기보다는 자국의 전통문화로 숭상하고 있다. 중의학이 전통의학으로 폄하되지 않고, 중국이 세상의 중심이라는 중화사상(中華思想)을 확충하려는 힘겨운 노력의 일환이었다. 이번 ‘코비드 19’ 사태에서도 중의약으로 바이러스를 치료할 수 있다고 호언장담하였으나 수포로 돌아가서 오늘날 전 세계적인 확산으로 번지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이 시점에서 우리가 배워야 할 것은 대만의 의사 양성제도다. 대만은 의대를 기본으로 7년 과정으로 만들어 교과과정에서 필수적인 양방과목과 한방과목을 가르쳐 의사나 한의사, 한 가지 자격을 주고 최종 1년간 수련을 더 거치면 2가지인 ‘2종 복수 면허’를 준다. 지금 우리나라에서 이러한 고려가 없이 한의대가 의대로 통합이 된다면 대부분의 의료수가가 양방에 절대 유리하도록 편성되어 있는 현 체계아래서는 한의학적 치료는 헌신짝처럼 버려질 것이 불 보듯 뻔하다. 그렇지 않아도 현대의학에서 공부해야 할 내용이 많아지는데, 물리적으로 통합만 하려고 하지 말고, 보다 더 양·한방에 충실히 무장된 의사나 한의사를 1년이라도 더 배우게 7년 제도로 하고, 또 1년 더 수련을 시킨 2가지 복수 면허자를 많이 양성시키는 게 전통의학을 깊이 이해하고 임상에서도 폭 넓게 응용할 수 있는 기회도 부여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의 한의학은 『동의보감』을 계기로 중국보다 더 진보된 한의학적 이론과 기술을 가지고 있으며, 또 허준 선생님이 저술하신 『벽역신방』은 과거 중국 의학에서는 바이러스성 질환에 대하여 연구가 되어 있지 않고 그저 감기로만 치료하였다. 전 세계에 없는 통합의학적 의료혜택으로 국민에게 더 많은 공헌 1300년대에 나타난 바이러스 질환을 1500년대에 ‘독역(毒疫)’이라고 병명을 정하여 바이러스 치료를 한 기록이 남아 있다는 것이 차별화된다. 특히 우리나라만 가지고 있는 사상체질의학 이론은 현대의학이 나가려고 하는 맞춤의학의 콘셉트 보다 더 앞선 의학 이론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다. 이처럼 훌륭한 우리의 의학적 문화유산을 지닌 한의학을 더 발전시킬 수 있도록 지원해주어 국민에게 전 세계에도 없는 통합의학적 의료혜택을 더 많이 베푼다면 한국의 현 정부가 국민에게 더 많은 공헌을 할 수 있으며, 세계에 한국의 의학을 새 브랜드로 산업화시킬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 생각한다. -
한의사 이윤석 부친과 함께 가평3.1항일 운동 선구적으로 전개이윤석((李胤錫, 1894~ 1953·사진)은 가평군 북면 목동리 출신으로 호는 자운(紫雲)이다. 어릴적부터 조부 이교영(李敎英)과 부친에게서 한학을 수학하고 가평의 가릉보성학교(嘉陵普成學校)를 졸업했다. 또 양주의 양잠강습소를 수료하고 이곳의 교사로 있다가 1913년 양평육영의숙의 교사가 됐다. 이윤석의 삶에 그의 부친의 영향이 상당했기에 그에 대해 언급하기전 그의 부친 이규봉을 짚고 넘어가려 한다. 이윤석의 아버지 이규봉(李圭鳳)은 (1873.2.18~ 1961)은 1890년 서당을 차려 후학을 양성하다가 1895년 을미사변(명성황후 시해사건)이 발발하자 의병장 이충응(李忠應)과 더불어 봉기하여 의병항쟁을 전개했다. 1910년 경술국치 이후에는 국권회복을 위한 애국사상 함양교육을 위하여 가평에 가능보성학교(嘉陵普成學敎)를 설립하여 이윤석, 정한교, 신숙, 민영순, 나기호(연세대 학장, 경신고등학교 이사장 역임) 등 많은 애국청년을 배출했다. 항일 투쟁 전개, 서대문형무소서 2년간 옥고 가평독립운동사와 가평3.1항일운동사에 보면 다음과 같은 이윤석 가족의 내용이 나온다. 1919년 고종황제 인산(因山, 장례식)일에 상경하여 3.1 만세운동에 참가했다. 3월 2일, 3.1운동의 천도교측의 간사인 가평 출신의 세제자 정한교 신숙 민영순을 만나 독립선언서와 독립신문을 전달 받은 뒤 가평에 내려와 거사준비를 했다. 거사일을 3월 15일로 정하고, 비밀유지를 위해 가족과 제자들을 주축으로 지휘부를 조직했다. 총지휘를 이규봉이 맡았고 선봉대장에 아들 이윤석(李胤錫)을 앞세웠고 참모진으로 사위 최인화(崔仁和, 8개월 옥고), 조카 이만석(李萬錫, 1년 6월 옥고), 제자 정흥교(鄭興敎)으로 임명하고 본부 연락원은 동생 이규붕(李圭鵬)으로 정했다. 3.1만세운동이 지역적으로 절정을 이룬 시기는 3월 30~4월 3일인 반면, 가평만세운동은 3월 15-16일로 경기도의 첫 대규모 만세운동이 이규봉-윤석 부자 집안의 주도로 선구적으로 전개됐다. 1948년 한의사국시에 합격 후 한의원 운영 구체적 내용은 다음과 같다. 3월 14일 이윤석은 정흥교와 만나 독립선언서를 보여주고, 3월 15일 오전 9시에 독립만세시위를 가평읍에서 전개하니 참여하라는 격문을 정흥교가 1통, 이윤석이 2통 등 3통을 작성하여 정흥교가 적목리·단녕리·과대리·백비리의 연락을 담당키로 하고, 이윤석은 이곡리·화악리·소법리 일대를 담당키로 하였다. 이에 1통을 이만석(李萬錫)에게 주고 나머지 1통을 정재명(鄭在明)에게 주었다. 그 후 수백 명의 시위군중과 함께, 자신이 제작한 10여 개의 태극기를 앞세우고 군청으로 행진하여 독립만세를 외치고, 학교와 면사무소로 시위 행진했다. 이에 긴급 출동한 일본 헌병에게 정흥교 등 10여 명의 동지와 함께 체포돼 헌병대 분견소로 끌려갔다. 다음날 장기영(張基榮) 장호리(張浩利) 등이 이들의 석방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지만 결국 구속돼 이해 9월 25일 고등법원에서 보안법위반과 소요혐의로 징역 2년형을 선고받고 서대문 형무소에서 2년간의 옥고를 치렀다. 출옥 후 이윤석은 기독교인으로 세례를 받고 1926년 감리교 협성신학교(協成神學校, 감리교 신학대 전신)를 졸업한 뒤, 독립협회를 조직하고 황성신문을 창간한 남궁억(南宮檍) 장로와 함께 독립운동에 헌신했다. 그러나 1933년 조선역사사건, 무궁화사건, 십자가당사건의 핵심인물로 일경에 체포돼 서대문형무소에서 1년간 옥고를 다시 한번 치렀다. 이후부터 이윤석은 장단교회와 가평교회에서 목사로 재직하며 어릴 적 익힌 의생 공부를 다시 시작한 거로 보인다. 1945년 해방이 되자 건국준비위원회 강원도위원회 총무를 지내며 다른 독립운동가들과 함께 국가를 위해 일했고 1948년 결국 한의사 국가고시에 합격, 한의원을 개업했다. 자료 소실로 가족들 독립운동가로 불인정 이윤석은 1977년 12월 13일 독립유공자 대통령표창, 1990년 건국훈장 애족장이 추서됐고 국립대전현충원 애국지사 제1묘역에 안장됐다. 그러나 안타까운 점은 6.25 때 법정 판결문 등 자료가 소실돼 이윤석을 제외한 다른 가족은 모두 대한민국 정부로부터 독립운동가 서훈을 받지 못했다. 실로 안타까운 일이다. 독립운동가의 기준은 독립운동에 참여한 배경, 집안, 그리고 실제 독립운동 관련 기록이다. 그 외 반민족행위의 기록이 발견된 사람은 서훈이 취소되어야 맞기는 하지만 현재 독립유공자 서훈법에서 독립운동 혹은 광복 이후 행적이 불분명하면 서훈을 주지 않는다. 즉 독립운동가로 인정하지 않는 것이다. 국가유공자의 경우 국가유공과 관련된 업적 하나만 평가하여 서훈을 주는데 그에 비해 독립운동가의 기준은 인생 전체를 평가하는 느낌이어서 참으로 야박하다 느껴진다. 그렇다고 독립유공자와 국가유공자의 혜택이 별반 차이도 나지 않는다. 필자만 해도 이러한데 실제 독립유공자 가족들의 마음은 오죽할까. * 정상규 작가는 지난 6년간 역사에 가려지고 숨겨진 위인들을 발굴하여 다양한 역사 콘텐츠로 알려왔다. 최근까지 514명의 독립운동가 후손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기록하고, 그들의 보건 및 복지문제를 도왔으며, 오랜 시간 미 서훈(나라를 위하여 세운 공로의 등급에 따라 훈장을 받지 못한)된 유공자를 돕는 일을 맡아왔다. 대통령직속 3·1운동 및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 위원으로도 활동했다. -
論으로 풀어보는 한국 한의학 (187)김남일 교수 경희대 한의대 의사학교실 申卿熙 先生(1919∼2000)은 뛰어난 書體로 수차례 韓國美術大展에서 입선하는 등 의료인으로서, 예술인으로서 이름을 떨친 한의사다. 號가 無如인 그는 1963년부터 國展에 3회 入選受賞했고, 國展에 특선으로 4회에 걸쳐 受賞했다. 이러한 예술가적 업적으로 1969년 文化公報部長官賞과 京畿道文化賞 등을 받았고, 1974년에는 國展推薦作家賞(書藝部)을 受賞했다. 申卿熙 先生의 저술로는 『蒼濟證方』이 유명하다. 이 책은 병증별로 특효한 처방들을 모아 놓은 임상경험집으로서 그를 대표하는 의서이다. 인천시한의사회장, 1971년에는 경기도한의사회장, 1972년에는 東西醫學會 理事, 대한한의사협회 중앙회 이사 등을 역임하면서 한의계의 중심 인물로 활약했다. 종교계에서의 활동도 빛난다. 1950년 大韓佛敎達磨會를 창립해 인천지회장을 맡았고, 1976년 대한불교조계종 전국신도회 부회장을 맡은 것이다. 1966년 간행된 학술잡지 『醫林』 제54호에는 「治驗處方七種」이라는 제목의 肺系疾患을 치료하는 경험방을 소개하고 있다. 이 잡지에서는 신경희 선생을 “인천시 내동 120번지 창제한의원 원장, 신경희 선생은 매일 평균 환자를 50명을 보는 유명한 임상가로써 만 20년 이상을 줄곧 성황을 이루고 있는 임상대가이며 서도에도 국전에 입선한 분이다”라고 소개하고 있다. 7개 경험방의 내용은 아래와 같다. 처방의 내용들은 대부분 그의 創方으로서 해당 질환에 대한 다년간의 경험을 집약한 것이다. 신경희 선생이 재야에서 처방을 강의해 많은 제자들을 양성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실제로 필자가 만난 한의사 가운데 신경희 선생의 제자임을 밝히는 한의사들이 다수 있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① 感風傷寒症에 發熱, 咳嗽, 百日咳, 疫咳 等에 止嗽散이 좋다. 感氣咳嗽에는 防風, 蘇子 各一錢을 加하여 一日二貼. 水煎食間服. 處方은 桔梗, 荊芥, 紫苑, 百部根, 白前, 白芨 各二錢, 陳皮一錢二分, 甘草一錢. ② 咳嗽, 聲嘶失音, 喉痺, 腹痛, 虛勞咳嗽 等症에 去咳散이 좋다. 處方은 熟地黃 二錢, 蘇葉 一錢五分, 貝母, 當歸, 川芎, 白芍藥, 地骨皮, 天門冬 各一錢, 枳殼 七分, 山梔子, 甘草 各 五分, 銀杏 二個. 以上水煎服, 一日二貼 食間服. ③ 慢性氣管支炎, 百日咳, 疫咳 等에 止咳散이 神效하게 듣는다. 단 喘息症에는 사용하지 못한다. 處方은 芳香散 八五錢, 土根末六錢, 甘草末一二錢. 以上混合細末하여 一日三回 每回에 五分五里 食間溫水呑下. ④ 喉痺와 腫痛, 聲嘶音不出, 結核性喉頭炎, 惡性喉頭病으로 인하여 失音 등에 引火湯이 좋다. 處方은 熟地黃, 玄蔘 各十錢, 白茯苓 五錢, 山茱萸, 山藥 各四錢, 白芥子 三錢, 肉桂二錢, 五味子 一錢. 以上水煎服 一日二貼食間服. ⑤ 肺出血及咳血에는 淸咳湯이 좋다. 潮熱에는 柴胡, 赤茯苓 各一錢 加하여 사용함이 좋다. 處方은 當歸, 白芍藥, 桃仁, 貝母 各一錢, 白朮 八分, 靑皮, 桔梗 各五分, 牧丹皮, 黃芩, 梔子, 白芨 各八分, 甘草五分. 以上水煎服. 一日二貼食間服. ⑥ 肺結核, 左側肋間炎, 혹은 肺結核과 肋間炎合倂者, 肋膜癒着等에 加味逍遙散이 神效하다. 處方은 柴胡, 白芍藥, 白茯苓, 當歸, 白朮, 白芨, 百部根 各一錢五分. 以上水煎服. 一日二貼食間服. ⑦ 右側肋膜炎及肺結核症에는 右病左治湯이 좋다. 處方은 白芍藥, 當歸, 柴胡, 白茯苓 各二錢, 白芥子, 枳殼, 麥芽, 半夏, 甘草 各一錢. 以上水煎服, 一日二貼食間服. -
한의원의 새로운 성장동력 만들기 上이정택후후한의원 원장 (㈜이강푸드대표) 최근 한의계가 많이 어렵습니다. 한방 진료에 대한 수요는 물리적 처치를 근간으로 하는 근골격계 질환에 비중이 지나치게 치우쳐 있고, 한약물 치료가 요구되는 대사성 질환을 비롯한 내과 치료 영역에서는 양방진료와 건강식품산업의 틈바구니에서 제 역할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쉽게도 한의학은 반쪽 짜리 의학으로 전락하는게 아닌가 하는 위기감 마저 있습니다. 당연한 얘기겠지만 의약산업 중에 가장 저조한 성장을 보이고 있으며 실제 한의원 운영에 재정적 어려움을 호소하는 선생님들도 많아지고 있습니다. 저는 올해로 임상 23년차(경희한의 90)로 남성 성기능질환과 당뇨,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비만과 같은 대사질환을 전문적으로 치료하고 있습니다. 지난 세월 동안 약물치료 중심으로 진료를 해오면서 한의약 시장이 위축되어가는 상황을 몸소 체험하였고 나름대로 그 원인을 분석하고 대안을 찾아보려고 노력을 해왔습니다. 본 글에서는 그간의 고민을 기초로 한의계의 성장이 정체된 원인과 이를 극복할 방법을 모색해 볼까 합니다. 한방의료는 침,뜸,부항,추나 등으로 대표되는 물리적 치료와 탕제, 환제, 산제, 고제 등의 약물 치료라는 두 개의 바퀴로 굴러간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학문적으로는 균형있게 발달해온 두 치료 수단의 흐름은 의료산업 차원에서는 극단적이리 만큼 다른 길을 걸어왔습니다. 물리적 치료 영역에서는 그나마 꾸준한 성장을 해왔으나 약물치료 시장은 역성장이나 답보 상태였습니다. 같은 의료공간에서 발생하는 서비스이니 공급은 동일한 수준이다고 볼 수 있고 결국은 수요 창출에서 차이가 크다는 뜻이죠. 물리적 치료 시장은 대중적 지지를 받는 반면 약물치료 시장은 철저하게 외면받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한의약과 방향성이 비슷한 건강식품시장은 시간이 갈수록 그 성장폭이 커가는데 한의약만이 외면 받는 현상은 왜 발생하는 걸까요? 여러 가지 원인이 있을 수 있겠지만 제가 생각하는 이유는 ‘가치가 충분치 않거나 모호하다’는 점입니다. 상품이나 서비스의 가치는 비용대비 편익으로 결정이 되는데 1.한약치료는 비용이 높은 반면 2.편익이 분명하지 않다. 즉 효용성의 측정이 환자가 호소하는 주관적 증상에만 의존하다 보니 객관성이 결여된 모호한 평가가 이뤄지는 한계가 있습니다. 편익의 평가에서 한의사가 주도권을 갖지 못하다 보니 증상의 개선 이전에 나타나는 이화학적 변화를 가지고 환자를 설득하고 진료를 이어가는게 어렵습니다. 즉 원샷 원킬처럼 첫 처방에 일말의 증상개선을 보여 주지 못하면 환자를 잃게 된다는 것이죠. 만성 질환의 경우는 증상의 개선이 일정한 대사 환경 변화가 생긴 후에 비로소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의원을 찾는 환자의 대부분은 만성적인 경과를 겪는 분 들입니다. 이 분들에게 당신들이 나아지고 있다는 신뢰할 만한 증거를 제시하지 못하니 편익이 모호하거나 충분치 않다고 받아들여 지는 것입니다. 흔히 ‘가성비의 시대’로 불리는 이 시기에 높은 비용에 편익이 분명치 않은 서비스를 선택할 사람은 없습니다. 한의약이 살 길은 1.비용을 낮추고 2.효용을 객관성 있게 제시해서 경쟁력을 갖추는 일입니다. 한의약의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2가지 노력, 어떻게 해야할까요? 1. 한약수가를 낮추는 일. 한약 수가를 낮추는 가장 이상적인 방법은 보험제도 안으로의 편입입니다. 공공보험의 재정을 통해 환자의 체감 비용은 줄이고, 한방의료기관의 수입은 그대로 유지할 수 있으니 가장 이상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제 시범실시라는 첫 발을 떼게 되었으니 기대감을 갖고 지켜볼 일입니다만 아무래도 보험재정지출의 한계 때문에 적용 진료의 범위나 기간이 제한적일 수 밖에 없으리라 봅니다. 그리고 이 부분은 정부의 정책의지에 달려 있기 때문에 개인의 노력으로는 분명한 한계가 있습니다. 또 한가지는 한의계 자체에서 저가형 한약물 치료 영역을 발굴하고 개발하는 방법입니다. 기존 한의계는 첩약을 기반으로 하는 탕제 형태의 약물 치료가 대부분입니다. 한의약이 현대화 되면서 많은 제형들이 개발되고 있습니다. 마음만 먹으면 탕제 외에도 환제, 캡슐제, 정제 등 다양한 간편 제형이 가능해졌지요. 상대적으로 비용이 적은 간편 제형을 활용해서 휴대와 복용도 용이하게 하면서 환자의 비용 부담도 줄여 가는 겁니다. 현재 보편 수가의 50% 이하가 된다면 경쟁력은 커질 수 밖에 없습니다. 한약도 수가의 다양성을 꾀할 필요가 있습니다. 공진단 같이 수 백만원씩 하는 처방도 필요하고, 십 수만원하는 처방도 있어야 합니다. 저가형 한약치료를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 보는 분들도 있겠지만 저가형 한약치료이어야만 접근이 가능한 치료 영역도 있습니다. 치료기간의 장단(長短)에 따라서도 비용대비 편익의 체감정도는 달라지게 됩니다. 단기 치료로 마무리가 가능한 질환은 고가일지라도 편익이 크다면 소비자의 선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장기치료가 필요하고 종료시점을 기약하기 어려운 관리 중심의 질환이라면 매 달 비용부담이 적어야 합니다. 고가의 장기치료는 증상이 개선되기 전에 환자가 포기하게 되고 한약 치료가 효과없이 가격만 비싸다는 좋지 않은 프레임에 한의계가 시달릴 수 있습니다. -
“나를 뛰어넘는 연구인력 양성 위해 33년 간 교육에 매진”[편집자주] 산청한방약초축제위원회(위원장 임종식)는 최근 제16회 동의보감상 학술부문 수상자로 이혜정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교수를 선정했다. 그는 침구경락학 기초연구를 위한 실험실을 처음으로 만들고, 한의학 연구인력 양성을 위해 평생 노력해 온 인물로 제8대 한국한의학연구원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이 교수의 수상 소감과 함께 미래 한의학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 들어보았다. Q. <제16회 동의보감상> 수상자로 선정된 소감은? 젊은 시절 한 때 써클 선후배들과 함께 모여, 향후 인류의 새로운 시대가 오면 미래첨단의학의 선봉에 우리 한의학이 동참하려면 뭐가 가장 시급할까 대화했던 적이 많았다. 머지않아 교수가 되면서 한의학의 과학성 규명과 한의치료기술 발전에 이바지할 미래인재 양성 및 과학적 연구역량 제고가 큰 숙제구나 생각하게 됐다. 이를 유념하면서 평생 연구와 교육 현장을 지켜왔다. 이번 동의보감상 학술부문 수상자로 선정됨이 그러한 작은 노력에 대한 격려의 박수인 듯싶다. 용기와 함께 큰 위로와 감사를 느낀다. 동의보감상을 통해 일선의 많은 연구자들에게 커다란 동기부여를 해주신 주최 측에 무한한 감사를 드린다. Q. 지난 33년간 교육자로서의 삶에 점수를 매긴다면? 교수가 되면 ‘맨 처음 해야겠다’고 생각한 것이 있었다. ‘침구경락학 기초연구 실험실을 만들자’였다. 한의학 석박사 논문을 비롯한 대부분의 실험논문작업을 의과대학에 의뢰하고 있었던 시절이었으니까. 그러자 대학원과정도 만들어지고, 연구하겠다고 조교로 남는 제자들도 생기기 시작했다. 더 세월이 흘러 국내외 중대형연구과제(한국 BK, SRC, 미국 NIH 등)들을 운영할 기회도 갖게 됐다. 하지만 제일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 중 하나는 ‘청출어람(靑出於藍)’적 연구인력 양성이었다. 그래서 제자들이 박사학위를 취득하면 포닥 과정을 위해 국내외 유명 연구실로 내쫓아 보내곤 했다. 그 결과 현재 많은 제자들이 전 세계 학자들과 어깨를 겨루며 전국 각 대학 및 연구소 등에서 강의 및 학술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침구경락분야 연구업적에 있어서도 세계 탑 랭킹수준에 들어와 있는 제자가 여럿 있다. 척박한 연구환경 시절부터 내가 열심히 가르친다는 생각보다 더 열심히 잘 할 제자 양성에 치중을 했다. “그동안 모두들 수고했다”며 “앞으로 더 노력하자”는 격려와 다짐의 의미로 내 자신과 제자들을 한데 묶어 최고의 점수를 주고 싶다. Q. 한국한의학연구원장을 비롯한 여러 중책들도 역임했다. 그 중 보람찼던 점과 아쉬웠던 점을 꼽아 달라. 지난 2006년부터 현재까지 대한민국과학기술한림원 정회원으로 활동하고 있고, 2014년부터 3년간은 한국한의학연구원장을 역임했다. 이를 전후해 정부의 크고 작은 위원회에서 서양 의과학 및 과학기술 정책 분야의 많은 전문가들과 함께 정책수립·토론·심의·평가 업무에 한의학 대표로서 참여한 경험도 많다. 어디에서 무슨 일을 하던 대학 연구현장 경험과 지혜를 살려, 국내외 의료계 분야의 리더십 반열에 우뚝 서는 한의학이 되도록 후배들의 한의치료기술개발 및 연구 역량을 제고시킴에 무게 중심을 두려 노력했다. 여러 활동을 통해 개인적으로는 한의학 울타리 바깥 세계를 조명해보며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는 혜안이 생겼다는 점에 보람을 느꼈다. 한의학이 제도권 안의 어엿한 성년으로 자리매김하면서 우리 후배 연구자들이 타 분야 전문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면서 과학기술계에 꼭 필요한 역할과 위치를 점하며 도전해나가고 있음을 확인하는 일도 보람이었다. 또한 여러 대외활동들을 통해 만들어진 인맥, 조직, 경험들이 미래 융합시대를 맞아 든든한 협력의 동지로 발전해 또 다른 꿈을 꾸어볼 수 있음도 큰 보람으로 여기고 있다. 하지만 어느 큰 목표를 향해 나아가기 위해서는 지속가능한 청사진을 만들고 실행에 옮기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 그러기에는 제반 시공간적·물질적 여건들이 너무 제한적인 경우가 많았다. 때때로 좋은 기획과 열정들이 미처 열매를 보지 못한 채 시간과 에너지의 큰 소모로 이어지거나, 장기간의 안목을 가지고 깊고 넓게 파고 들어가기보다 ‘이런 일을 시도해봤다!’는 식의 변죽만 울리고 끝낼 수밖에 없던 점은 아쉽다. Q. 한의학이 국민에게 더욱 사랑받기 위해 보완해야 할 점은? 한의학은 기본적으로 이미 대중적으로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이론 배경을 모두 갖추고 있다. 육체의 질병만을 바라보는 게 아니고 마음도 함께 다스리며, 삶 전체를 대상으로 섭생, 예방, 진단 및 치료의 원리가 함께 다뤄지는 장점이 있다. 또 자연과 영합하며 조화로운 삶을 살아가도록 유도해주는 점, 바로 이것이 서양의학과 차별화되는 한의학의 장점이기도 하다. 서양의학이 추구하고자 하는 첨단정밀의학, 개인맞춤의학도 바로 이와 유사하다. 하지만 한의학은 이미 이론적으로나 임상적으로 오랫동안 다져온 경험과 과학적 데이터를 기반을 가지고 있다. 이를 가지고 미래시대에 맞는 국민의학으로서의 패러다임 전환을 과감하게 시도해야 할 때다. 특히 전 세계 어느 나라보다 우리나라 국민들은 한의학의 우수성을 이미 잘 알고 체험해왔다. 삶 전체에 기반한 ‘보살핌의 논리가 보다 더 확장된 진료영역’을 통해 더욱 큰 친밀감과 신뢰를 형성해야 한다. 동시에 급물결처럼 도래될 AI 시대에 대비하고 감염병 등과 같은 새로운 질병모형에 신속히 대처할 수 있는 새로운 한의학적 해석과 방법론 구축을 서두름으로써 ‘100세 시대 치료의학’으로서의 위치를 더욱 굳건히 해야 한다. Q. 한의 교육계의 ‘대모(代母)’로서 한의학 교육이 나아갈 방향을 짚는다면? 나에게도 존경하는 은사님들이 많이 계시는 만큼 대모는 아니다, 현재의 제 주소가 원로정도의 수준은 되겠다. ‘교육’이라 함은 당장의 눈앞에 펼쳐진 현실만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닌 미래의 삶을 담보로 관련 지식을 가르치고 키워줘 해당분야의 전문가로 만들어 줌을 전제로 해야 한다. 따라서 교육 종사자게는 타임머신을 탄 듯 미래시대를 제대로 점칠 수 있는 혜안이 필요하다. 지금 각 대학들이 한의학교육의 개혁과 변화를 위한 몸살을 겪고 있다. 세계화라는 주제 하에 많은 한의사들, 연구자들이 다양한 영역에서 국제적 활동을 펼치면서 우리 한의학의 현주소를 여실히 체험하고 있다. 한의학 교육 내용과 방향에 대한 변화의 필요성은 누구나 공감한다. 한의학이 시대적·학문적 변화와 발전의 물결에 얼마나 잘 영합해왔는지, 지구환경이나 질병 양상의 변화 등에 얼마나 재빠르게 대처했는지에 대해 빗대 본다면 바로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짐작컨대 변화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누구나 거의 99% 찬성 동의할 거라 본다. 이제 남은 일은 교육을 담당한 모두가 이타적인 열린 마음, 기존의 내 것을 내려놓는 마음으로 변화와 개혁의 현장에 임해야한다. 결국 한의학교육 개혁의 주체는 대학현장에서 교육을 받고 있는 학생들이다. 충실하고 수준 높은 교육 내용으로 미래의 한의사 및 한의학자들을 제대로 양성시켜 줌으로써 이들이 향후 미래 한의학 임상과 교육현장을 지켜내도록 개혁의 최종 목표로 삼아야 한다. -
“PDO 매선시술, 학문적으로 정확히 규명”[편집자 주] 본란에서는 최근 『토털 매선의학』을 출간한 하세현 강남라인한의원 원장에게 PDO 매선시술을 개발한 배경과 PDO 매선시술의 장점 등을 들어봤다. Q. 자기소개 부탁드린다. 2007년부터 PDO매선 강의를 해온 복수면허 한의사 하세현이라고 한다. 현재 강남역에서 개원해 있고, 특히 한의신문은 2007년도에 자주 강의 공고를 실었던 인연이 있어 더욱 반갑다. Q. 『토털 매선의학』을 출간했다. 매선 제조회사에 따르면 최근 양방 PDO 매선 소비량이 한의계의 소비량보다 훨씬 많다. 이에 양방 의원에선 한 번에 수십, 수백 개의 PDO매선을 쓰는 시술이 늘어나고 있고, 제조사도 양방에서 원하는 제품의 개발과 공급에 더 치중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확실한 건 녹는 실을 멸균 주사침으로 인체에 삽입하는 ‘PDO 모노매선’ 방식은 한의계에서 2007년에 처음으로 공식 발표됐다는 점이다. 한·양방의 싸움을 떠나 이런 점은 학문적으로 정확히 규명해야 한다고 생각해 책을 쓰게 됐다. Q. PDO 모노매선 방식을 추구하게 된 배경은? 한의사 중에선 다소 이색적으로 의료봉합사와 외과수술에 대한 높은 관심과 지식이 있었다. 돌이켜보면 2006년 초기부터 몇 년간 부족한 필자의 강의를 들어주고, 매선시술 연구모임을 함께하고 한의피부성형학회에서 같이 해준 동료 한의사 원장님들이 있었기에 지금 형태의 PDO모노매선이 자리 잡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Q. PDO 모노매선의 개발 과정은? 2006년 비침습 한방성형 세미나를 준비하면서 SMAS 거상 개념과 한방매선의 경락, 혈위 개념을 결합하면 어떨까 생각하게 됐다. 한의계에서 알려진 ‘양장사매선’은 유사한 효과를 낼 수 있어도 염증과 이물반응이 강한 상태였다. 당시 함께 세미나를 준비하던 성형외과 원장님과 녹는 실에 대한 토론과 대화를 나눴고, 모노실이면서 이물반응이 적은 ‘PDS(poly dioxanone suture)’가 가장 적합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예상대로 PDS 매선은 수십 개, 수백 개를 자입해도 부작용이 발생하지 않았다. 그렇게 2007년 한의계 최초로 PDS 매선의 제작법과 시술법이 나오게 됐다. 저는 당시 한의계 피부미용 분야에서 유명하신 한의사 20여 분께 PDO 매선 시술을 강의했으며, 그 때부터 한방미용성형이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2010년에는 서양의학계에서도 한방 PDO매선 시술이 퍼지기 시작했고, 현재는 매선시술을 시작한 중국에까지 퍼져 한의계에서 시작된 PDO 매선시술을 역수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Q. 한의사가 매선시술 과정에서 보일 수 있는 강점은? 한의사는 경혈과 경락의 전문가다. 올바른 경락, 경혈의 진단과 처방에 따른 매선시술은 만족도가 높다. 특히 추나요법과 결합해 안면과 체형의 비대칭에 매선이 큰 효과를 나타내기도 한다. 앞으로는 얼굴미용뿐만 아니라 내과질환 등 여러 질환에서 한의학 지식에 기반한 매선 연구가 이뤄져야 할 것이다. Q. 복수면허자로서 매선시술을 하면서 느낀 점은? 임상에서는 효과가 없거나 시술 방법이 위험하거나, 최근에는 거의 사용되지 않는 매선시술법은 피해야 한다. 그리고 임상에서 환영받는 매선시술 방법의 최신지견을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해부·생리·조직학적으로 매선이 피부에 미치는 영향, 지방조직과 매선, 근육조직과 매선 등이 환자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Q. 한의원에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은? 먼저 매선실만큼 ‘니들’도 중요하다. 개인적으로 PDO실의 캐리어로서 기존의 스파이널 니들대신 26게이지 멸균 소독된 주사침을 처음으로 사용했다. 이후에는 30게이지 매선침을 만든 뒤 그 장점을 강의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안전하고 부작용 없이 시술하기 위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은 PDO 매선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비뇨생식기 분야에 대한 매선시술의 부작용 보고가 많으므로 매선침을 놓을 때 방광이나 내부장기를 손상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Q. 남기고 싶은 말은? 임상실력으로는 동통 매선 분야에서 이병직 선배님, 통증매선학회 최병일 회장님, 이탁진 선배님 등 저보다 뛰어나신 쟁쟁한분들이 많다. 미용매선에 있어서도 김현갑 원장님, 하지훈 원장님, 서지영 원장님 등 훌륭한 분들이 많다. 그리고 정확한 사실을 중요시하는 의학이라는 학문의 특성상, 의료인 최초로 PDO실을 이용해 PDO매선을 한의사들에게 발표한 시기가 2007년이라는 사실을 분명히 하는 것은 학문의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