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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다 안전한 진료환경 구축에 도움되도록 최선”[한의신문=강환웅 기자] 서울특별시한의사회가 오는 6월23일 서울 코엑스C홀에서 ‘제1회 한의학 및 통합의약 국제산업박람회(Korean Medicine & Integrative Medicine International Industry Exposition·K-MEX)’를 지부 보수교육과 함께 개최한다. 특히 이번 박람회는 ‘한의약’을 주제로 2011년 이후 처음으로 개최되는 만큼 한의계 및 관련 산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또한 K-MEX는 한의사 회원들에게 다양한 정보 제공은 물론 한의약 산업의 발전을 도모해 한의계의 영역 확장의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에 본란에서는 K-MEX 참여를 확정한 업체들에 대한 정보 및 향후 사업방향 등에 대한 소개를 통해 향후 한의약 산업의 발전모습을 전망코자 한다.<편집자 주> 안진팜메디(대표 김봉수)는 1984년 설립된 이래 40년 동안 한의사 회원들을 위한 한의약 관련 전문 의료용품을 공급하는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해 오고 있다. 현재 안진팜메디에서 취급하고 있는 물품은 침을 비롯해 한약 탕전용품, 약제실 용품, 뜸, 부항, 의약품, 의료기기, 치료실 비품, 의약외품 등을 공급하고 있으며, 40년의 역사만큼이나 탄탄한 한의사 수요층을 확보하고 있는 것은 물론 다년간 한의 의료계와 함께 지속적인 성장과 발전으로 높은 브랜드 파워를 구축하고 있다. 안진팜메디는 이번 K-MEX에 참여해 ‘명인본침’ 제품을 전시 및 홍보할 계획이다. ‘안전한 시술의 시작, 한방 명인의 기본이 되는 침’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우고 있는 ‘명인본침’은 제품의 안전성에 철저히 집중해 생산되는 제품이라는 자부심 아래 한의사 회원들에게 공급하고 있다. 김봉수 대표는 “명인본침은 △한국GMP △미국FDA △EU CE △ISO13485 △MDSAP 인증을 획득함으로써 제품 안전성을 입증했다”면서 “이에 따라 국제표준 품질경영시스템의 규정과 절차를 준수하며 엄격한 위생 관리를 거쳐 고품질로 생산된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명인본침은 ‘레이저 공법(Fully Automatic Laser Welding)’ 공정을 한번 더 추가, △침병과 침선의 높은 결합 강도 △침 본체 수직성 향상 △견고성 향상 △일정한 품질 △침 끝 각도에 의한 환자 통증 최소화 등을 통해 한의사의 안전한 시술을 돕고 있다. 한편 안진팜메디는 앞으로도 한의약과 관련된 제품 개발 및 사업 방향 등을 제시, 변화되고 성장해가는 한의 의료산업의 발전에 더욱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계획이다. 김봉수 대표는 “전문성 있는 우수한 제품 공급으로 브랜드 파워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며 “더불어 한의약 전문 의료기기와 의약품을 공급하는 최적의 유통망과 시스템 구축을 통해 한의사 회원들이 보다 안전하게 진료하고 시술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김 대표는 “현재 국내외에서 개최되고 있는 의료산업 관련 박람회에서는 한의 관련 정보를 얻기 쉽지 않은 현실에서, 13년만에 한의약 국제박람회인 K-MEX가 개최되는 것은 한의 산업계에서도 반가운 소식”이라며 “앞으로 K-MEX가 한의약 관련 산업을 대표하는 국제박람회로 굳건히 자리매김해 한의사 의권 확장 및 한의 산업계의 발전에 크게 기여할 수 있길 기원하며, 안진팜메디도 한의 산업계의 구성원으로서 한의산업의 발전과 상생을 위해 적극 협력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
論으로 풀어보는 한국 한의학(271)김남일 교수 경희대 한의대 의사학교실 姜大校 先生은 제주도 출신으로 1941년 日本 東京의 明治鍼灸學院에서 4년간 공부하고 이 곳을 졸업했다. 1944년에는 日本X線專門學校를 졸업하고 日本 厚生省 遞信病院에 X線技師로 취업했다. 그러나 이 무렵 東京에 폭격이 격심해 해방되기 2달 전에 귀국했다. 해방 후 체신부 국민보험의원에 기사로 근무했고, 한국전쟁 기간에는 해군에 입대해 전쟁에 참전하였다. 이후에 그는 한의학의 뜻을 버리지 못하여 경희대 한의대에 다시 입학해 1968년에 졸업하였다. 그는 이후로 경희대 한의대 동창회 부회장, 한국동양의학회 감사 등을 역임했다. 그는 서울시 용산구 후암동에서 홍덕한의원 원장으로 활동했다. 1975년 9월 간행된 『靑醫』 제3호에는 강대교 선생의 「침구치료에 있어서이 우수치험방」이라는 제목의 논문이 게재돼 있다. 그는 이 논문에서 소아들에게 잘 발생하는 증상들에 보편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침구경험처방을 아래와 같이 소개하고 있다. 이 증상과 처방들은 강대교 자신이 경험적으로 많이 접한 소아과 질병들의 증상들이며 이 때마다 통치방으로 활용한 침구경험방이다. 침구경험처방으로서 한의사들이 널리 사용하면 유용한 정보가 될 것이라는 판단에 논문으로 소개한 것이다. 그 내용을 그의 목소리로 아래에 옮긴다. ①급성위장염: 돌연 구토, 설사, 발열, 복통을 호소하고 안절부절하는 증상. ②만성장염: 설사로 각 치료법으로도 치유가 안되고 좋은 듯하면서 구일하여 월여로 수개월이 경과하며 혹은 청변 혹은 황색변 혹은 포말변으로 완전탈수상태로 무력아. ③뇌신경흥분증: 신경과민상으로 안정감이 없고 소식, 편식, 짜증을 잘 부리는 증. ④肝氣: 조갑 끝을 수시로 빨거나 이빨로 깨문다든지 잠을 무한정 잔다든지 잘 놀라는 증. ⑤驚氣: 관격 혹은 발열로 전신경련증과 인사불성을 발하는 증. ⑥夜啼症: 야중 갑자기 놀란 것 같이 깨어서 울거나 사방을 돌아다니다 다시 잠에 드는 증. 또한 생후 백일 전후해서 낮엔 잠만 자고 밤에는 잠을 안자고 울기만 하여 그치지 않고 후에 산모가 피로로 쓰러지는 증. ⑦충격으로 인한 不言症: 높은 데서 낙상 또는 놀라서 갑자기 말이 막혀서 안되는 증. ⑧虛弱症: 특별히 이상은 없는데 식사도 잘 안하고 면창백하고 식은 땀이나고 살이 안 오르고 보기에도 아주 나약하게 보이는 증. ⑨發育不全: 적기에 상당한 발육상이 안되고 발음이 불확실하고 지능이 지한 상이고 근육발육이 역시 부전한 증 등등. 이에 대한 치료점을 다음과 같이 제시하였다. 先治로 兩商陽(대장경), 兩隱白(비경), 百會, 印堂(鼻根部)에 小兒鍼으로 切皮 정도로 자침자극을 하고 背部及腰部에 小兒鍼尖을 右示指端에 접하여 上에서 下로 싹싹 긁어 내리길 2∼3회 하고(이 때는 患兒가 기분 좋아함), 次로 身柱穴, 肺兪, 心兪, 肝兪, 胃兪, 腎兪, 大腸兪穴에 앞과 같이 자극하고 다음에 腹部를 역시 背部와 같이 긁어주고서 中脘穴에 자극을 시하고 난 후 隨症 輔助穴에 치료한다. 이 治法은 患兒가 동요해도 折鍼 등의 위험성도 없고 痛覺도 극단시간이기 때문에 침이 무섭다는 선입감도 없고 출혈됨도 없고 치료시간도 짧고 일반적으로 鍼治도 아주 간단하고 치료효과가 좋다는 호평과 보편화시킬 수 있는 길이 아닌가 한다. -
생활습관병 치료 전략 7제강우 원장 경북 구미시 구미수한의원 [편집자주] 본란에서는 경북 구미시 구미수한의원 제강우 원장으로부터 잘못된 생활습관으로 인해 발생되는 당뇨,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등 각종 질환의 치료 전략을 실제 임상 사례를 바탕으로 소개하고자 합니다. 척추신경추나의학회 중앙교육위원인 제강우 원장은 <모르면 나만 고생하는 교통사고 후유증>의 저자이자, 유튜브 채널 <한의사의 속마음>을 운영하며 올바른 한의약 정보를 전파하고 있습니다. 자, 이제 정리해봅시다. 지금까지 우리가 알고 있던 당뇨병 환자의 식단은 당뇨약을 끊게 하는 식단이 아니라 혈당강하제를 투약하면서 혈당이 더는 급격하게 안 올라가도록 하는, 치료가 아닌 관리 위주의 식단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다보면 계속 인슐린 저항성이 올라가면서 당뇨약 용량이 올라가고 서서히 당뇨병 합병증이 올 수 있습니다. 그게 아닌, 이제는 당뇨약을 끊도록 하는 당뇨병 치료 식단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당질제한이 들어가야 하죠. 그리고 그 당질제한이 앳킨스 방식이 있고 번스타인 방식이 있는데 케톤체 생성 없이 부담없이 하려면 번스타인 방식(탄수화물 하루 섭취량 130g 이하)이 적절하다고 했습니다. 일본에서 당뇨병 치료에 선풍적인 인기를 끈 에베 코지의 방식을 보면, 하루 3끼 가운데 저녁과 다른 한 끼는 주식을 먹지 않고 아침이나 점심 한 끼만 주식을 먹기 때문에, 하루 섭취 당질량은 110g 정도로 번스타인의 정의를 만족합니다. 그러나 에베 코지가 가장 효과가 있다고 생각하는 방법은 하루 3끼 모두 주식을 먹지 않는 것으로, 이 경우는 한 끼의 당질량이 20g 이내가 되므로 앳킨스 식사요법에 가깝습니다. 제가 진료하면서 하는 방식으로 하면 앳킨스와 번스타인 방식 사이 정도로 볼 수 있습니다. 이제부터는 제가 진료하면서 환자들에게 제안한 예시 중심으로 더 구체적인 식단 관리에 대해 알려드리겠습니다. 에베 코지, 야마다 사토루, 미즈노 마사토, 무네타 테츠오 등 일본에도 실제 환자들에게 당질제한식을 하도록 하면서 당뇨병을 치료한 사례가 많고 미국에서는 제이슨 펑을 중심으로 사례가 많지만 국내 음식에 맞게 당뇨병을 치료한 사례를 찾아보았습니다. 대원칙은 ‘큰 요인부터 줄인다’ 국내에는 신동진 한의사의 <당뇨약 끊기 3개월 프로그램>이라는 책이 있었습니다. 이 책에서는 신동진 원장님이 자신이 당뇨병을 진단받고 본인을 실험대상으로 해서 식단 관리를 했고 이를 통해 당뇨병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당뇨병 치료에는 식단 관리가 중요하다면서 실제 환자를 치료한 사례 중심으로 책을 쓰셨습니다. 이를 참고해서 저도 환자에게 당질제한식을 적용해보았습니다. 대원칙은 ‘큰 요인부터 줄인다’입니다. 우리가 하루 종일 먹는 음식 중에 혈당을 올리는데 제일 기여하는 음식이 무엇일까요? 밥이죠. 주식입니다. 우선 이 책에서는 곡류 중독과 육류 중독을 구별합니다. 유독 어떤 사람은 곡류를 섭취했을 때 혈당이 올라가고 어떤 사람은 육류 섭취로도 올라가는 사람을 구별하고, 이후에는 채소 테스트, 그리고 콩류 테스트, 양념 테스트를 합니다. 특정 음식을 먹기 전 혈당을 재고 식후 2시간 혈당을 재어 혈당차를 기록하고 그 음식에 따른 허기감과 신체 컨디션을 기록하면서 유독 혈당차가 많이 나는 음식을 제외합니다. 제가 환자를 관리할 때에는 위의 내용을 참고하지만 조금씩 변형시켰습니다. 우선 처음 당뇨병 치료를 하는 환자에게 모든 것을 완벽히 요구할 수는 없습니다. 거북목 증후군 치료를 하면서 침 치료, 물리치료와 더불어 추나요법을 시행하면서 상부승모근, 견갑거근, 소흉근 경직을 풀면서 약화된 중하부 승모근 강화 운동, 심부의 경추굴곡근 강화 운동 모두를 처음 치료하는 환자에게 다 설명한다고 환자는 다 알아 듣고 당장 그날부터 가정에서 실행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단계별로 하나하나 알려주고 치료 후에 제대로 자세를 잡고 했는지 복습하고 다시 자세를 교정하고 알려주고 체크하는 과정을 여러 번 거쳐야 함을 압니다. 당뇨병 치료도 마찬가지입니다. 우선 당뇨병은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치료하는 것이라고 이해시키는 것만 해도 상담 시간이 많이 걸립니다. 그리고 이후 치료에 동의하고 하나하나 혈당을 올리는 음식을 체크하고 이 것 저 것 먹지마라 하면 따라올 환자 없습니다. “큰 것부터 차근차근 합니다” 큰 것부터 차근차근 합니다. 그리고 혈당 재는 것도 이론적으로 하루 4회 혈당 못 잽니다. 처음 당뇨병 상담을 하려고 내원하는 환자 중에는 많은 수가 하루 1회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공복혈당 조차도 재지 않습니다. 우선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공복혈당을 매일 1회 재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이것 하나만 제대로 해도 환자에게는 지금까지와 다른 식습관을 가지도록 할 수 있습니다. 더불어 자신이 하루동안 먹은 음식을 모두 사진으로 찍어 공유하게 합니다. 먼저 주식 중의 탄수화물 제한부터 들어갑니다. 온가족과 식사하고 회사에서 동료들과 식사를 하면서 하나하나 음식 제한을 하도록 처음부터 하지 않습니다. 식사를 그대로 하되 매 끼니 마다의 밥 량을 줄이라고 합니다. 그것부터 하면서 매일 공복혈당을 재면 그 자체로도 공복혈당이 조금씩 떨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원장님. 그러면 현미밥 먹을까요?’ 하면서 여기서 토를 다는 환자가 있습니다. 안됩니다. 현미밥은 그냥 백미밥에 비해 GI지수가 좀 낮은 경우고 그 역시 당질 덩어리입니다. 우선 식사 중 밥부터 줄입니다. 물론 여기서 크게 혈당을 올리는 다른 음식을 이야기 하죠. 식사 이외에 마시는 음료수, 빵, 과자 같은 군것질꺼리, 과일, 특히 탄산음료는 정말 당질 덩어리죠. 과일은 무조건 좋은지 아는 분도 상당히 많습니다. 과일 중에는 특히 과육이 없고 식이섬유도 거의 없는 말린 과일은 정말 안 되지요. 그나마 과일 중에는 딸기나 블루베리 같은 베리 종류가 당질이 덜하지요. “세부적인 것으로 당질 제한” 지금까지 식생활에서 가능한 간식은 멈추고, (대부분의 간식은 당질 덩어리인 경우가 많습니다. ) 평소 드시던 하루 2~3끼 위주의 식사부터 하게하고 밥 량을 줄입니다. 그러면서 매일 아침 일어나 공복혈당을 잽니다. 자, 이렇게 하면 웬만하면 혈당이 조금 안정되나 이렇게 해도 안정이 잘 안 되면 그 다음 분석 들어갑니다. 드시고 있는 채소, 과일이죠. 잎채소가 뿌리채소 보다는 상대적으로 당질이 덜하죠. 그 다음에는 양념 종류를 봅니다. 밥 대신 고기와 채소를 먹으라 했는데 알고 보니 고추장에 설탕 가득 넣어 양념한 고기나 간장에 설탕 가득한 고기 구워 먹고 있으면 혈당 안 잡히죠. 혹은 식사 중에 드시는 반찬에서 당질이 많은 것이 있는지 조미료 종류를 살펴봅니다. 세부적으로 한 가지 음식을 찾으려면 더 자세히 그 음식을 먹기 전과 먹은 후 2시간 후의 혈당을 살펴보기도 합니다. 이렇게 큰 것에서부터 세부적인 것으로 당질 제한이 들어갑니다. 이것을 표로 정리해서 환자에게 알려드립니다. 이렇게 하다보면 공복혈당이 서서히 잡힙니다. 그러면서 중성지방(TG)이 150 이하로 떨어집니다. 하지만 아직 많은 이들이 총콜레스테롤과 HDL이 낮은 경우가 많습니다. 또 탄수화물 제한만 들어가면 오래 하려면 힘들어 하는 경우가 있어 그 다음 단계는 좋은 지방, 단백질을 섭취하도록 하는 단계입니다. -
“선진 교육 시스템을 경험하다”해외연수를 준비하면서 임상에 몸담고 있는 한의대 교수로써 의미 있는 연수 기간을 보내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찾아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Harvard 보건대학에서 석·박사 과정을 밟으신 상지대 김용주 교수님으로부터 연락을 받게 됐다. 해외연수를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으시고는 Harvard 보건대학 프로그램을 추천해 주시는 것이었다. PPCR(Principles and Practice of Clinical Research)이라는 교육 프로그램으로 이름 그대로 임상연구 전문가 양성 프로그램이었으며, Harvard의 선진 교육 시스템도 경험하고 임상연구 관련 최신 지견도 접할 수 있는 훌륭한 기회라 여겨졌다. 하버드 캠퍼스서 공부할 기회에 ‘설렘 가득’ 바로 원서를 넣기 위한 준비에 돌입했다. 이력서를 준비하고, 학업 계획 에세이를 쓰고, 학장님께 추천서도 받고, 졸업증명서, 성적증명서 등 오랜만에 서류 준비하려니 하나하나 시간이 좀 걸렸다. 그래도 오랜만에 느끼는 설렘이었다. 성공적으로 원서 제출을 마치고 기다림의 시간. ‘Accept’ 됐다는 합격통지서를 받기까지 얼마 안 되는 기간이 얼마나 길게 느껴지던지. 나에게도 Harvard 캠퍼스에서 공부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다니, 그때에서야 한숨 돌리고 정말 가긴 가는구나 실감이 났었던 것 같다. 수업을 듣게 될 보건대학은 John Harvard 동상이 있는 메인 캠퍼스와는 거리가 좀 떨어져 있었다. 트램(전차)이 지나는 멋스런 도로 건너편에 현대적인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벽면에 Harvard T.H. Chan School of Public Health이라고 새겨져 있었다. 현관을 들어서서 신분증과 학생 명부에 기재돼 있는 이름을 확인받고 출입증을 발급받아 교실로 향했다. 그런데 건물 중앙부에 어느 동양인의 거대한 초상화와 함께 학교 깃발이 전시돼 있었다. 동양인이라 설립자는 아닐 것 같고 누구일까 궁금한 마음에 자세히 살펴보게 됐다. 그 주인공은 바로 Chan Tseng-Hsi(T.H. Chan)라는 홍콩 부동산 재벌이었다. 아들이 Harvard에서 석·박사 과정 중에 장학금을 받게 됐다는 소식에 정말 필요한 다른 학생에게서 기회를 빼앗는 것 아니냐며 3500만불(현재 환율 기준 약 460억원)을 학교에 기부하면서 이름을 남기게 됐다고 한다. 기부금은 전염병, 비만, 암 등과 같은 질병, 환경오염, 폭력, 가난, 인권침해, 실패한 보건정책 시스템 등 인류의 보건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요인을 해결하기 위해 사용되고 있다고 했다. 그만한 기부금을 내고 싶게 만드는 Harvard라는 브랜드 파워도 부러웠고, 학교 이름에 기부자의 이름을 붙여주는 것은 물론 캠퍼스 중앙부에 그를 소개하는 자리를 마련해 이러한 스토리와 그의 업적, 사진 등을 전시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기부자에 대한 예우에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생방송 촬영장과 같았던 PPCR 강의장 처음 보는데도 악수를 청하면서 포옹해주는 등 과하게 반겨주는 미국인들에게 어색한 미소를 보이면서 슬금슬금 뒷걸음쳐 교실 뒤쪽에 자리를 잡아봤다. PPCR 프로그램은 온라인 강의와 대면 현장 강의가 병행되었다. 강의실 현장 분위기는 흡사 방송국의 생방송 촬영 현장과도 같았다. 교실의 모든 벽면에는 대형 모니터들이 두, 세 대씩 설치돼 있고 교실 모서리 곳곳에 카메라도 설치돼 있었다. 카메라들은 이따금씩 움직임을 보이면서 작동하고 있음을 알리는 빨간 불이 깜빡거리고 있었다. 각각의 모니터에는 강연장 현장을 실시간으로 송출해주는 화면, 강의하시는 교수님을 비추는 화면, 오늘 강의 패널로 참여하는 수강생들의 줌(Zoom) 화상회의 화면, 세계 각지에 위치한 원격 강의실 영상 등이 비춰지고 있었다. 교수님의 강의는 실시간으로 송출이 되고, 현장에 있는 학생들이나 원격으로 접속한 수강생들이나 모두 돌아가면서 질문도 하고 자기 의견을 이야기하고 토론이 활발히 이뤄졌다. 또한 실시간으로 줌(Zoom) 채팅창과 Ryver 실시간 토론방에 수많은 질문과 의견들이 올라왔고 그 답변은 조교를 비롯해 Teaching Fellow 1년차(TF-I), 2년차(TF-II), Senior TF로 구성된 졸업생들이 돕고 있었다. 교실에서 직접 수강하는 학생들과 원격으로 수강하는 학생들 모두 적극적으로 공부할 수 있도록 플랫폼, 멘토링 인력 및 교육 커리큘럼 등이 잘 구성되어 있었다. 먼저 강의 플랫폼은 크게 Google Classroom, Zoom, Ryver 등 3가지가 주되게 활용됐다. Google classroom에서는 오리엔테이션 자료부터 각 주별 강의자료, 참고논문, 과제물 공지 등의 자료가 공유됐다. 또한 수업 중간에 학생 참여를 위한 실시간 설문, 단원별 퀴즈 시험 등이 올라온다. Ryver에서는 강의가 이뤄지기 전까지 1주일간 그룹별, 주제별 사전 토론이 이뤄지고 수업 중에는 실시간 토론이 활발히 이뤄진다. Zoom을 활용해서는 실시간 강의가 송출되고, Q&A창을 통한 출석체크, 채팅창을 통한 실시간 질문 및 토론 등이 이뤄진다. 인력 구성은 1년 프로그램이 진행될 동안 학생 400여명을 상대로 멘토링해주고 학습에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약 300명 규모의 멘토링 그룹이 꾸려진다. 모두 PPCR을 이전에 수료한 사람들로 일정 점수 이상 획득해 우수한 성적으로 수료한 사람들 중 자원자들 위주로 구성된다. 멘토링 그룹은 크게 3부류로 나뉘어 1년차에 해당하는 Teachinf Fellow(TF-I), 2년차에 해당하는 TF-II, 그 이상 오랜 기간 멘토로 활동해온 Senior TF로 나뉜다. TF-I은 학생들의 출결 관리, 퀴즈 채점, 주간 과제물 지도 및 평가, TF-2는 학생들의 질문에 응답, 그룹 과제 지도, 논문 지도 등을 맡는다. Senior TF는 교수님 강연 외에 추가로 진행되는 보충 강연의 강연자로 활동하며, Office Hour라고 수강생들과 1주일에 2회 zoom 미팅을 통해 학습 진도 확인, 그룹 과제 진도 확인, TF-I, TF-II들이 멘토링하면서 생겼던 질문 사항 등에 답변해주는 등 전반적인 관리를 맡아서 지도해준다. 여기에 추가로 각국별 센터장이 있다. 각 국가별로 단체 수강하는 학생들을 모집하고 지도해주는 역할을 맡는다. PPCR 프로그램, 이렇게 진행된다 그리고 프로그램의 주인공인 학생들이 있다. 본인이 수강한 2023년도 과정에는 전 세계 각지에서 400여명이 수강했다. 학생들은 15개 그룹으로 나눠졌다. 그룹별로 Ryver에 토론방이 열리게 되며, 그룹별 과제로 임상연구 프로토콜을 개발하여 함께 학술지에 투고하는 작업을 하게 된다. 함께 학습내용 관련 동영상을 제작하거나 주제발표를 준비하는 과제가 주어지기도 한다. 배우는 과정은 강의가 이뤄지기 전부터 시작되도록 설계되어 있다. 1주일 단위로 학생들은 다음과 같은 과정을 밟아야 한다. 1. Google Classroom에 이전 강의에 다뤄줬던 내용을 잘 이해하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한 퀴즈가 올라온다. 지난주 강의 자료를 복습하면서 답변서를 작성해 제출하면 점수를 획득할 수 있다. 2. Google Classroom에 해당 주, 강의 전까지 읽어야할 논문 2편 정도가 올라온다. 해당 주에 다뤄질 주제와 관련된 실질적인 논문이 선정돼 제공되고 이 내용을 숙지하고 있어야 토론에 참여가 가능하다. 3. Case Study라고 해서 가상의 연구자가 주인공인 케이스 스토리가 올라오면서 이번 강의에서 소개될 내용들을 놓고 어떤 것이 가장 좋을지 선택하기 위한 고민에 빠지면서 이야기가 끝난다. 예를 들어서 이번주 주제가 다양한 임상연구 설계라고 한다면, Case report, Cross-sectional, Case-Control, Cohort, RCT 등에 대해 연구자가 본인의 가설을 증명하기 위하여 각각이 연구 설계가 어떠한 장점과 단점을 가지고 있는지 고민하다가 마지막에는 결정을 못하고 이야기가 끝나는 식이다. 그러면 수강생들은 이 내용을 기초로 본인이라면 어떠한 방법을 선택할지 설문조사에 응하고 이 결과는 수업 중에 공개가 된다. 그리고 본인이 해당 방법을 왜 선택했는지 근거를 들면서 자기주장을 정리해 제출하도록 되어 있어서 서로 다른 선택을 학생들끼리 수업 시간 중에 실시간 토의가 이뤄질 수 있도록 진행된다. 4. 해당 주에 다뤄지는 주제에 대한 5∼6가지 토론 주제가 제공되고 Ryver에서 그룹별 토론이 이뤄진다. 화요일 저녁까지 3편, 강의 시작 전까지 추가 2편 등 1주일에 총 5편씩 토론방에 유효한 게시물을 올려야 점수를 받을 수 있다. 5. 매주 본 강의 전 날 1가지 강의가 진행된다. 이전에 PPCR 프로그램을 수강했던 선배들이 PPCR 프로그램을 수료한 이후에 본인의 커리어가 어떻게 발전했는지 경험담을 이야기해 주기도 하고, 전 주에 다뤄졌던 주제가 통계라면 실제로 통계 프로그램 조작하는 시연을 통해서 과제물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6. 주 2회 office hour라고 각각 1시간씩 그룹별로 TF-1, TF-II, Senior TF와 함께 토론을 한다. 이 시간을 통해 수강생들이 어려워하는 내용에 대한 상담도 진행이 되며, 그룹별 과제로 임상연구 프로토콜 논문을 작성하는 프로젝트도 함께 지도 받으면서 진행하게 된다. 이렇다보니 단순히 수업만 출석한다고 끝이 아니라 매일 하루 적어도 2∼3시간씩 1주일에 3∼4일은 공부 시간을 빼두고 꾸준히 공부해야만 성공적으로 이수할 수 있도록 구성돼 있었다. 그리고 제일 중요한 본 강의는 매주 Harvard 의대 및 보건대학 소속 교수진들이 진행한다. 3시간으로 구성되며 1시간씩 3파트로 나뉘어 진행돼다. 첫 번째 파트는 해당 프로그램의 총 책임자인 Felipe Fregni 교수가 해당 주의 주제와 관련해 개념 설명을 하고 토론을 주재한다. 현장에 있는 학생들과 15개 그룹 중 해당 주의 패널 그룹으로 배정돼 있는 그룹 구성원들이 모두 화면에 얼굴을 비추고 실시간으로 의견을 주고 받는다. 학생 참여 설문 조사 결과를 가지고 토의하기도 하고, 그 중에 Ryverr 토론 주제에 대해서 토의를 하기도 하고, Case Study에 대해서 토의하기도 한다. 2번째 파트는 해당 분야 전문가 교수님을 모시고 상세한 강의를 듣게 된다. 개념 정리와 방법론 소개, 관련 연구 소개 등 실질적인 강의가 이뤄진다. 마지막 3번째 파트에서는 Felipe Fregni 교수가 보충 설명이나 전반적인 요약 및 정리를 해주신다. 그리고 실제 학계에서 관련 개념들이 어떻게 활용이 되고 있는지, 관련 이슈가 있었던 사건들이 있다면 그 내용 등을 소개해준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그 다음 주 주제와 관련하여 간단한 발제를 진행한다. 새로운 관점서 연구·교육·진료 바라볼 수 있는 계기 한국에서 온·오프라인 강의를 다 진행해본 경험에 비춰 보았을 때, 이렇게 많은 인원이 집중력 있게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유도하는 것은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너무도 잘 안다. Harvard라는 권위 있는 브랜드 때문에 그럴 수도 있고, 미국의 교육 분위기와 한국의 교육 분위기와는 다르게 토론식 수업에 더 익숙해서 그럴 수도 있고, 다양한 요인이 있을 수 있겠지만, 나 자신부터도 그동안의 익숙함에 젖어 기존의 방식만 너무 따라가지 않았나 반성해보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새로운 교육 플랫폼도 적용하고, 학생들이 흥미를 느끼고 보다 적극적으로 배움 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교육 컨텐츠와 새로운 방법 개발에 더 힘을 쏟아야겠다는 생각을 해봤다. 1년간의 해외 연수는 정말 순식간에 끝난 느낌이 든다. 새로운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연구, 교육, 진료 모든 영역에서 우리와는 다른 미국의 시스템을 직접 경험하고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우리만의 장점을 살리면서도 더 발전적으로 변화해 나갈 수 있는 아이디어를 많이 얻을 수 있는 시간들이었다. -
침금동인으로 복원한 내의원 표준경혈7박영환 시중한의원장(서울시 종로구) 현재 <WHO/WPRO 표준경혈위치>에서는 소상(LU11)의 위치를 “엄지손가락, 끝마디뼈의 노쪽, 엄지손톱 노쪽뿌리각에서 몸 가쪽으로 0.1지촌(指寸), 엄지손톱의 노쪽 모서리를 지나는 수직선과 엄지손톱뿌리를 지나는 수평선이 만나는 지점”이라고 주장하고 정의했다. 그런데 침구의학 서적의 원문에서는 0.1지촌(指寸)이라는 표현은 없고 “手大指端內側去爪甲如韭葉”라고 하여 손톱의 모서리에서 부추잎(韭葉) 크기만큼 떨어져 있다고 기록하고 있다. 부추잎의 중간 부분 넓이는 9∼10mm 정도이므로 <WHO/WPRO 표준경혈위치>에서 언급한 0.1지촌은 어림잡아도 부추잎 넓이의 ⅓정도 밖에 되질 않는다. 즉 과거 침구 의서의 기록과는 일치하지 않는다. 허임 선생은 소상(LU11)의 취혈법을 언급하면서 속인俗人들이 ‘부추잎의 크기가 넓은 것도 있지만 좁은 것도 있기 때문에 자신들의 취혈법도 역시 맞다’고 합리화 하면서 엄지손가락 안쪽 손톱모서리에서 실의 두께만큼 바짝 붙여서 소상(LU11)을 취혈하는 행태를 꾸짖고 있다. 이러한 잘못된 관행은 <WHO/WPRO 표준경혈위치>에도 그대로 반영됐다. 허임 선생에 따르면 소상(LU11)은 엄지손가락 안쪽 손톱모서리와 엄지손가락 첫마디 주름의 가쪽 끝과 서로 반듯이 연결하는 선(與第一節橫紋頭相直)에 있으며 엄지손가락 한쪽 손톱모서리에서 대략 부추잎 넓이만큼 떨어진 곳에 있다. 부추잎은 크기가 일정해서 당시에는 누구나 쉽게 구할 수 있는 표준자의 역할을 했다. 지금이라도 부추잎을 직접 손톱 모서리에 올려보면 누구나 소상(LU11)의 정확한 위치를 확인할 수 있다. 허임 선생은 모든 井穴의 취혈법은 이와 같다고 하였는데 손가락 발가락의 크기와 모양이 모두 다르므로 소상(LU11)의 취혈법을 기준으로 하여 나머지 井穴도 적절히 취혈하라는 뜻이다. 허임 선생이 와혈에서 언급한 소상(LU11)의 정확한 위치는 침금동인에서 확인 할 수 있다. -
좋은 한의사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한상윤 대전대 한의과대학 교수 한의학교육학회장 [편집자주] 본란에서는 대전대 한의과대학 한상윤 교수(한의학교육학회 회장)로부터 한의학 교육의 질적 향상과 함께 우수한 인재 양성을 위해 ‘한의학 교육의 현재와 미래Ⅱ’ 코너를 통해 한의학 교육의 발전 방향을 소개하고자 한다. 과거 한의신문에 ‘한의학 교육의 현재와 미래’라는 타이틀로 글을 연재했다. 정확히는 한의학 박사과정 중이던 2018년부터 박사를 마치고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의학교육학 교실에서 박사 후 연구원으로 있던 2020년까지였다. 글을 쓴다는 것은 때때로 매우 부담스런 작업이 되기도 하였으나, 직접적으로는 개인적 생활의 변동으로 인해 바쁘다는 현실적 이유로 연재를 멈추게 되었다. 그런데 최근 몇몇 경험과 계기로 인해 다시 글을 써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개인적으로는 학생으로 바라보았던 한의학 교육에 대한 관점과 비교하여 한의과대학 교원으로 근무하며 달라진 점은 무엇인지, 오히려 교육에 대한 초심을 잃어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점검해 보고 싶었다. 일정 시간을 주기로 찾아오는 정기적인 부담감 속으로 다시 나를 끌고 들어가기가 두렵긴 하였지만 글을 매개로 사람들을 만나고 교류하고 한층 더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장점을 보고 다시 연재를 시작할 결심을 했다. 역량 중심 교육이라는 용어 흔히 사용 지난 연재 시기와 현재를 비교한다면 불과 몇 년이 지나지 않았지만 한의학 교육에 대한 세간의 관심은 큰 변화가 있다고 생각한다. 처음 한의학 교육에 대한 글을 쓸 때만 해도 한의학 교육에 대해서 한의계는 별다른 관심이 없었다고 생각되는데, 지금은 각 한의과대학에 한의학교육실이라는 기구가 설치되었고, 역량 중심 교육이라는 용어가 흔하게 사용되고 있다. 각종 의료 기기의 사용에 대한 판례들이 나오면서 의료 기기 교육에 대한 수요와 관심이 많아졌으며, 코로나19를 지나면서 감염병에 대한 교육이 강화될 필요성을 느끼게 됐다. 현재 사회적 이슈로 부각되고 있는 의대 정원 증원 문제나 한의대 정원 감축 건 등의 주제는 한의학 교육을 둘러싼 많은 논쟁거리가 존재한다. 그러나 한의계에서는 아직도 한의학 교육에 대한 무지와 오해가 너무 많이 남아있음을 느낀다. 한의대에 가면 사주나 풍수를 배우는 거 아니냐며 묻는 일반인들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직접적으로 연관된 우리 한의계, 예컨대 로컬에서 활동하는 한의사들과 한의대 교수, 학생들과 이야기하다 보면 우리 스스로가 교육에 대해 무관심하고, 무관심은 무지함으로 이어지게 되며 교육에 대한 또 다른 오해를 하게 되는 악순환의 고리를 발견할 때가 많다. 한의학교육학회를 창립하여 1년 넘게 학술 활동을 하고 있지만, 그러한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내는 보람찬 순간은 아직 많지 않아 늘 무거운 마음을 가지고 있다. 길을 낸다는 심정으로 미래를 바라보며 묵묵히 다짐하고 하나씩 실천하는 것 밖에 다른 방도가 없다. 의사에게 요구되는 역량 다섯 가지 의학교육학이 의과대학에 그리고 의학계에 뿌리내릴 때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누군가의 노력과 희생이 고스란히 합쳐져 현재의 위상을 갖추게 되었으리라 생각한다. 의학교육학은 의학과 교육학의 하이브리드형 학문으로, 어떤 학생을 선발하여 어떻게 교육하여 어떤 역량을 갖춘 의료인을 양성하여 배출하는가를 연구하는 학문이라 할 수 있다. 서울의대 의학교육학 교실을 만든 장본인으로 교실의 주임교수를 역임한 故신좌섭 교수는 ‘좋은 의사는 어떻게 만들어 지는가’라는 강의에서 의사에게 요구되는 역량을 다섯 가지로 제시한 바 있다. 첫 번째로는 해부학, 생리학, 유전학 등 의학 기초에 관한 과학적 역량이다. 이 역량은 인체와 질병에 대한 과학적 지식을 습득하고 추론 능력을 함양하는 것과 관계가 있다. 둘째로는 질병의 예방, 진단, 치료, 재활을 다루는 진료 역량이다. 질병을 잘 고치는 실력 있는 의사가 갖추어야 할 역량이 될 것이다. 셋째로는 환자의 입장을 공감하고 소통할 수 있는 인문학적, 인간적 역량이다. 역지사지하며 환자의 입장을 이해하고 소통하는 역량이라 할 수 있다. 넷째는 환자를 우선시하고 윤리원칙을 준수하며 품위와 덕성을 유지하는 전문직 역량이다. 이 역량은 흔히 말하는 전문 직업성과 관련이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헬스시스템과학 역량인데, 사회, 경제, 정치, 제도, 환경, 테크놀로지 등이 건강과 질병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사회와 제도, 환경, 테크놀로지를 혁신할 수 있는 통합적 역량이라 할 수 있다. 그는 이 역량들을 ‘小醫治病, 中醫治人, 大醫治國’에 빗대어 과학적 역량과 진료 역량은 小醫에, 인문학적 역량과 전문직 역량은 中醫에, 헬스시스템과학 역량은 大醫에 해당한다고 하였다. 의학은 이제 사람을 고치는 것에서 벗어나 세상을 고치는 大醫를 지향하는 학문이 되었다고 본 것이다. 의과대학에서는 이러한 역량을 함양하기 위해 강의, 실험실습, 그룹 토론, 문제 중심 학습, 사례 학습, 시뮬레이션, 실제 환자 체험 등 다양한 교육 방법이 사용되고 있다. 의학이란 학문은 복잡성, 불확실성, 애매 모호성, 예측 불가능성, 역설 등을 특징으로 하는 불완전한 과학이기 때문에 교과서로만 학습할 수 없고 다양한 실제 환자를 진단하고 치료하는 반복적 경험을 통해 실천적 지혜를 습득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의학 역시 의학과 다르지 않다. 과거 의과대학에서 했던 것처럼 현재 각 한의과대학들은 커리큘럼을 역량 중심 교육과정으로 이행하고 실천하려 노력하고 있다. 한국한의학교육평가원의 인증 평가 기준에 맞추어 학교마다 사명과 졸업역량을 설정하고, 6년의 재학 기간을 각 시기로 나누어 시기성과를 만들고, 시기 안의 교과마다 과정 성과를 정하는 등 의과대학의 의학교육에 발맞춰 한의학 교육도 개선해 나가고 있다. 경험 학습과 실제적 학습을 지향 또한 과거의 일방적 강의식 수업이 아니라 다양한 교수법과 평가법으로 진일보한 교육을 시도하고 있다. 경험 학습과 실제적 학습을 지향하며 앞으로도 교육에 있어서 많은 변화와 개선이 이어질 것이다. 다만 그 변화와 개선의 과정에서 외부의 기준에 부합하려다 오히려 교육의 본질을 잃어버린다거나 성적순으로 그저 우수한 학생을 선발하기만 하면 좋은 것이라거나 시험 성적이 낮아 유급을 당한다면 공부 안 한 학생의 탓으로만 돌리는 문화 등은 우선적으로 반성하고 점검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또한 무조건적인 암기를 강조하여 빈 칸에 답안을 잘 채워 넣는 것이 의료인의 자질로 여겨지는 분위기와 진급만을 목표로 한 공부 끝에 면허를 취득한 이후에도 여전히 환자 앞에서 아무것도 잘 할 수 없을 것 같은 빈약한 자신감의 한의사를 배출하는 것은 아닌지에 대해서도 학과, 교수, 학생 등 교육 주체들이 자성해야 할 것이다. 개인적 진로를 한의학교육학으로 잡고 결심한 이후 지금껏 한 길을 걸어오며 힘들고 고단한 일이나 자랑스럽고 보람찬 일이 많았는데, 앞으로 펼쳐질 미래에 훨씬 더 큰 고단함과 희열이 찾아올 것이라 예상한다. 3주 전 연락도 없이 불쑥 찾아간 나를 반갑게 맞아주시면서 격려해 주셨던, 평생을 의학 교육에 헌신하며 고단한 삶을 사셨던 故신좌섭 교수님을 기억하며 다가올 미래를 담담하게 그려본다. -
수원시한의사회, 장애인 건강 증진 실질적 방안 모색[한의신문=이규철 기자] 수원시한의사회(회장 정진용)는 15일 수원시한의사회관에서 ‘장애인 한의진료와 장애인 주치의제도’를 주제로 수원시한의사회 1차 세미나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수원시한의사회는 분회 산하 나눔봉사단(단장 서만선) 주관으로 '2024 장애인 한의진료 후원사업'을 기획‧준비하고 있는 가운데 이와 관련하여 장애인 한의진료와 장애인 주치의 제도에 대한 전문성 있는 세미나를 마련하게 됐다. 이번 세미나는 척추신경추나의학회 학술이사로 장애인 한의 진료 및 근막 추나요법 강의를 전문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송윤경 교수(가천대학교 한의과대학 한방재활과)가 맡았다. 장애인 한의진료에 대한 강연과 더불어 추나요법 중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근막 추나요법의 개념과 임상에 바로 응용 가능한 치료 기법 강의 등이 소개됐다. 이와 관련 정진용 수원시한의사회장은 “장애인 주치의제도에 대한 한의사들의 적극적인 참여의지와 장애인들의 한의약 치료에 대한 높은 만족도가 충분히 확인됐음에도 불구하고 지원이 미흡한 부분이 많은 상황이다”며 문제점을 지적하고 “장애인들의 건강증진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다양한 한의의료서비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수원시한의사회는 오는 25일 ‘한 번에 끝내는 한의원 실손 보험’이라는 제목으로 2차 세미나를 추가로 진행, 그간 실손 보험에서 소외되면서 어려움을 겪어 온 회원들에게 실손 보험에 대한 정확한 지식과 활용을 알릴 계획이다. -
신미숙 여의도 책방-51신미숙 국회사무처 부속한의원 원장 (前 부산대 한의학전문대학원 교수) [편집자주] 향후 『신미숙의 여의도 책방』은 각 회마다 1개의 키워드에 5권의 도서를 추천하는 형식으로 이어갑니다 * 총선이 끝났다. 각 지역의 벚꽃축제 절정기와 거의 정확하게 스케쥴이 겹쳐서일까? 2024년 총선의 선거운동(election campaign)은 유난히 짧고 굵게 끝나버린 느낌이다. 최종 성적표를 받아든 당사자들은 승리에 잠깐 도취되어 있거나 혹은 패배로 인한 좌절감으로 괴로우시겠지만 이 굳건한 희비의 쌍곡선 또한 어느 시점에서는 반드시 교차되기 마련이므로 교만도, 절망도 그 농도를 빨리 희석시키는 분들에게만 향후 4년간의 심신 건강이 보장될 것이다. 주요 신문의 서너페이지에 실린 300명의 당선자들을 한분 한분 들여다본다. 나도 모르게 의사 출신 의원들의 숫자를 세어보고 있다. 총선 직전, 의대정원 2000명 증원에 따른 의정갈등 사태에 대한 반향 덕분일까? 22대 국회의원 중 의사 출신은 8명으로 20대 4명, 21대 3명에 비하더라도 역대급이다. 간호사 출신도 두 명이다(치과의사 1명, 약사 1명, 한의사 0명, 수의사 0명). 지지 정당을 떠나 사심을 듬뿍 담아 응원했던 몇 분이 아쉽게도 낙선하셨다. 대신, 수년간 얼굴을 봐 와서 많이 익숙해진 주요 정당의 당직자 몇 분들과 잠시 국회 파견을 나왔다가 진료실에 서너번 들르신 인연으로 인사는 하고 지냈었던 행정부 공무원 몇 분을 명단에서 확인하고 깜짝 놀랐다. 이제는 국장님, 실장님, 부원장님이 아닌 ‘의원님’이라고 불러드려야 한다. 아직은 호칭이 입에 찰싹 달라붙지 않지만 이내 익숙해질 것이다. 스포츠 손상으로 인한 급만성 통증환자 ‘급증’ 이 바쁜 선거운동 기간에도 큰 이벤트가 없는 평온한 시기에도 한의사들을 찾는 주요한 환자층은 뭐니뭐니해도 스포츠 손상으로 인한 급만성 통증 환자들이다. 일주일에 2∼3가지 종목을 번갈아 연습을 하고 하루라도 운동을 하지 않으면 스트레스가 풀리지 않아서 잠을 못 이룰 정도로 운동에 열심인 분들이 많다. 밖에서는 세상 편해보이는 정년 보장 땡보직 공무원일지 모르겠으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고충 없는 직급 없고 급여든 연금이든 공무원들의 기를 죽이는 여건은 차고 넘친다. 상대적 박탈감 혹은 지속적인 야근 때문인지 공무원들도 신체정신적 양방향으로 피곤한 직업이다. 그래서일까? 다양한 스포츠 동아리들이 낮밤을 가리지 않고 엄청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 출근 전, 퇴근 후 운동을 통해 진정한 스트레스의 치유 효과를 느끼신다고들 고백해 온다. 물론, 운동 부상도 잦다. 아픈 부위를 설명할 때도 근육명은 물론이고 정형외과 의사들에게서 들은 진단명을 술술 읊으며 이미 유투브나 블로그를 통해 본인의 통증에 대한 주요 병리에 재활방법까지 깔끔하게 공부를 마치고 진료실로 입장한다. 누가 공무원들 아니랄까봐 정리왕에 이론왕들이다. 그렇게 알잘딱깔쎈(알아서 잘 딱 깔끔하고 쎈스있게) 스타일의 환자들이 나에게까지 온 이유를 초진시 가장 집요하게 묻는다. 많이 아는 환자들을 제대로 치료해내야 한의학에 대한 의심의 여지를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치료과정과 종료시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비결은 꼼꼼한 초진에 있다. 물론, 운동을 너무 많이 하는 환자들만 오는 것은 아니다. 주로 숨쉬기 운동만 한다거나 차가 있는데 굳이 왜 걸어야 하냐고 반문하시는 운동 무관심파에 속해있는 분들도 진료실을 자주 찾는다. 이분들은 대개 아침에 일어나서 세면대에 고개를 숙이다가 목을 삐끗 했다거나 드라이어로 머리 말리려고 목을 뒤로 젖혔는데 갑자기 등에서 뻑 하는 소리와 함께 몸을 좌우로 움직이지 못하게 되었다며 오시는데, 이들은 아무리 바빠도 절대 뛰지 않을 것 같은 분위기를 풍기시는 분들로, 운동 욕구가 없으셔서인지 목소리도 발걸음도 조용하다. 운동 손상 관련 한의학에 관한 자료를 찾으면 대한스포츠한의학회의 다양한 뉴스들이 많이 검색된다. 한의 관련 소식들 중에 가장 반가운 분야가 바로 이 학회의 활동이다. 존경하는 후배 안산명의(이는 내가 붙여놓은 별명이고 실제 그의 실력은 안산을 뛰어넘어 이미 글로벌이다) 박 원장이 활발하게 활동하는 학회이기도 하고 그는 실제로 아마추어 복싱선수이자 여자프로배구팀의 팀닥터이다. 운동선수급의 기량을 갖춘 운동 잘 하는 한의사의 스포츠 손상 질환에 대한 식견과 치료내용은 탁월하지 않기가 어렵다. 운동이 무엇인지를 알고 본인이 직접 아파봤고 스스로 재활을 통해 회복을 해 보았기 때문에 관련 질환의 A to Z를 갖춘 박 원장이 나는 늘 자랑스럽고 부럽다. 압도적인 피지컬을 가진 박 원장에 비하여 체형적으로든 체험적으로든 절대적으로 열세인 내가 가지고 있는 건 50세라는 나이 대비 아직 꺾이지 않고 있는 체력 뿐인 듯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래도 운동 관련해서 환자들과 기본 이상의 대화는 나눠야 하기에 나 역시 ‘한번도 시도하지 않았던 종목에 도전하기’가 새해의 단골 결심이다. 새로운 운동을 시작할 때마다 느끼는 각기 다른 부위에의 숱한 근육통은 당연히 겪어야 하는 과정이기에 “야, 기분 좋다!!”라는 함성과 함께 즐거운 마음으로 극복 중이다. 『롤모델(The Roll Model)』(질 밀러, 2018년 1월, 대성의학사, 원저는 2014년 11월 출판) 원저의 제목이 Role Model이 아니라 Roll Model이다. 해부학 및 운동 분야 연구를 통해 피트니스, 요가, 마사지, 통증 관리 분야 간의 연결고리를 구축해낸 질 밀러(Jill Miller)는 자신의 테라피볼에 피트니스 접근법을 통합했다. 자세와 통증, 근막과 고유수용감각, 필수적인 볼 테크닉, 호흡리셋, 부위별 신체리셋을 위한 구체적인 시퀀스, 휴식의 역할과 소울 롤링이 주요 내용이고 특히 볼운동을 통한 통증 개선과 질병 극복의 구체적인 증례들은 수술과 재활을 통해서도 해결되지 않은 만성적인 불편감으로 한의사들을 찾아오는 많은 환자들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한의학적 치료방법을 병행하는 데 결정적인 아이디어를 줄 것이다. 『평생 써먹는 기적의 운동 20』(카르스텐 레쿠타트, 2023년 5월, FIKA) 독일의 가정의학과 의사이자 스포츠 의학 전문의인 Carsten Lekutat의 저서로 “의사의 관점에서 볼 때 삶의 방식을 변화시키는 게 핵심일 때는 특히 더 복잡하다”, “일상생활 속 우리의 삶의 방식들이 얼마나 많은 질병과 직결되고 있는지를 정확하게 알면서도 의사인 나조차 건강한 행동 방식으로 내 삶을 꾸준히 채워나가고 무엇보다 이를 유지하는 게 참 힘들다”, “우리의 삶은 위기와 기회로 마구 뒤섞여 있다” 등 공감 가는 내용이 많은 에세이다. 글 중간중간에 기적의 운동법으로 벽 운동(월 푸쉬업·다이아몬드 푸쉬업·월싯·월 사이드 플랭크), 의자운동(의자 스쿼트·의자 크런치·의자 삼두근 딥·의자 플랭크), 짧은 순간의 풀파워(점핑 잭·푸시업·크런치·의자 스텝업·스쿼트·플랭크·무릎 높여 달리기·런지·사이드 푸시업·사이드 플랭크) 등이 간단한 도해와 함께 운동방법과 운동효과가 요약되어 있다. 『등 한번 쫙 펴고 삽시다』(타카히라 나오노부, 2023년 6월, 리스컴) 굽은 등은 노화와 만병의 원인이다. 굽은 등의 3가지 유형 판별법(목-등-허리 굽음의 3유형)과 어떤 유형의 굽은 등도 고칠 수 있는 근막 라인 스트레칭(목-등-허리로 나눠서 소개), 굽은 등의 예방 수칙과 피할 수 없는 척추골절의 경우에도 예방이 가능하다는 사실, 식사와 보조약 그리고 어쩔 수 없는 수술에 있어서의 주의할 점 등이 잘 정리되어 있다. 진료실에서 흔히 만나는 등통증 환자들을 위해 보여주고 싶은 책이다. 『상체 밸런스 리셋』(네고로 히데유키, 2023년 9월, 포레스트 북스) 올바른 어깨뼈 운동과 호흡법을 개발하여 두통이나 오십견 등 근본 원인을 찾지 못해 각종 질환과 통증이 만성으로 이어진 케이스 또는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를 포함한 대표적 성인병을 앓는 전 세계 수많은 환자들의 고통을 해결해 준 것으로 알려진 일본 의사가 저자이다. “전체 혈관의 99%를 차지하는 모세혈관을 상하게 만드는 주된 요인이 뻣뻣해진 어깨뼈이다. 모세혈관의 중요한 역할중 하나는 노폐물의 회수이다. 어깨가 굳으면 림프계 기능까지 악화되므로 피로가 좀처럼 풀리지 않는 몸, 잘 붓는 몸이 된다. 어깨가 굳으면 당뇨 가능성이 높아진다. 어깨뼈가 무너지면 뇌도 위험해진다.” 이 책을 읽은 후, 진료실에서 흔하게 만나는 오십견 환자들이 달리 보인다. 그들에게 주의당부 시켜야 하는 몇 가지를 당장 추가했으며 당뇨를 가진 오십견 환자들이 일반 환자들보다 치료 시간이 오래 걸린 이유도 다시 한 번 설명해 드렸다. 『세상에서 가장 알기 쉬운 근육연결도감』(키마타 료, 2024년 3월, 중앙북스) 일본의 스트레칭 트레이너가 쓴 책으로 그야말로 근육과 연결 두 단어가 키워드이다. 근육끼리의 신체의 지탱을 위한 연결, 자세를 위한 연결, 동작을 위한 연결을 설명하고 있고 이 연결을 어떻게 자극할 것인가에 대한 방법이 심플한 도해와 함께 요약되어 있다. 전방연결, 후방연결, 외측연결, 나선연결, 심층연결, 운동연결의 큰 덩어리와 팔의 연결, 골반고관절의 연결, 배의 연결, 엉덩이의 연결, 발의 연결, 어깨팔의 연결, 체간의 연결 등 부위별 연결의 설명과 특정 연결의 개선에 중요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다양한 스포츠 손상으로 내원한 환자들의 영상진단 기반 위에 비수술적 치료를 하는 한의사로서 손상 경위와 회복 경위를 설명할 수 있는 도해들이 잘 되어 있다. 무리한 운동의 복합 손상에 대한 환자 교육용으로 최적이다. 보건행정직 관료로 30년 이상을 근무하시고 퇴직을 하신 의사 선배 한 분과 20년째 친분을 이어오고 있다. 최근 암요양 한방병원에 취직을 하셔서 근무를 시작하셨다고 근황을 전해오신다. 대학병원 암센터를 오가는 지방 암환자들을 위한 정거장 병원으로 수술받은 병원을 오가는 셔틀 서비스, 숙박 그리고 항암식사, 거기에 암 관련 몇 가지 치료를 제공하는데 이 모든 비용이 실비보험에서 처리되니 지방 환자들이 몰려들더라며 본인이 행정직에 있을 때는 이런 류의 병원이 문제가 많아보였는데 막상 봉직의로 이 병원의 멤버가 되고보니 과도한 허위 청구만 아니라면 이보다 더 좋은 암환자 맞춤형 서비스는 없을 것 같다고 덧붙이신다. 위 선배님의 개인적인 소견에도 불구하고 실비 보험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언론보도는 지속되고 있다. “보험사가 백내장 보험금을 통원치료 기준으로 지급하자 최대 보험금 지급 한도가 2000만∼3000만원에서 20만∼30만원으로 줄었다. 보험금 지급액이 줄자 백내장 수술이 90% 넘게 급감한 것이다.” <『백내장 수술 90% 이상 급감, 무슨 일 있었기에?』(경향신문, 2023년 6월 6일), 『보험금 줄자 백내장 수술 90% 급감, 관련 분쟁은 늘어』(YTN, 2023년 6월 19일)> “금감원 자료를 보면, 지난해 7월 보건복지부 고시를 통해 신의료기술로 승인된 무릎 주사의 보험금 청구 건수는 같은 달 38건에서 올해 1월 1800건으로 보험금 지급액은 같은 기간 1억2000만원에서 63억4000만원으로 급증했다. 보험금 청구 병원도 정형외과 및 재활의학과에서 안과, 한방병원으로 늘어나고 있다. 영양주사 등 비급여 주사제의 실손보험금 지급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실손 있죠?” 병원·환자 도수치료 1조 야합…건보까지 휘청인다』(중앙일보, 2024년 2월 7일), 『병원 갔더니 “실손 있으세요?”... 다른 병원 갈지 고민해야』(경향신문, 2024년 3월 24일)> 일차의료 전담의로서 한의사의 역할은? 비수술적 통증 치료 혹은 자세 재활 맞춤 운동 등의 특별한 이름으로 광고 되었지만 결국은 다 도수치료였고 이 명목으로 보험금을 챙겨가기 바쁜 병의원들의 과욕은 현재 진행형이다. 환자와 의사와 보험회사의 이해가 척척 맞아들어가며 형성되었던 이 실손보험의 생태계가 마지막에는 어떤 모습일지 아무도 알 수 없지만 아름답지 않은 결론에 도달할 것이라는 예상은 누구나 하고 있다. 실비 보험으로 도수치료를 너무 과하게 받은 환자군과 보험료를 꼬박꼬박 납부하고도 단 한 번도 도수치료 근처에도 가지 않은 환자군 사이에는 그들 스스로도 알 수 없는 강이 흐르고 있다. 과하거나 담 쌓거나, 뭐든 둘 중 하나이다. 최근 국회도서관에서 발간된 『THE현안』(4월15일)의 “주요국의 가치 기반 의료제도”에 대한 자료를 읽게 되었다. 의사의 진료행위 하나하나에 가격을 책정하는 현행 ‘행위별 의료수가제’를 개선한 대안적 모델로서의 ‘가치 기반 의료제도’에 대한 것으로 양보다 질적인 가치에 중점을 둔 의료시스템에 대한 모색에 관한 내용이다. 프랑스와 영미권 국가에서의 적용사례를 보면 환자의 건강이라는 성과목표를 달성할 경우 인센티브를 제공하여 의사, 환자, 보험자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제도로 인식되고 있다. ‘가치 기반의 의료제도에서 정신건강까지 챙길 수 있는 가족 주치의를 필수 의료기관으로 선정한다면 한의원이 최적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일차의료 전담의로서 한의사들이 그 역할을 제대로 해낼 수 있다면 실비보험 타먹기 경쟁에 불나방처럼 뛰어들고 있는 저 많은 개원가들의 삶이 보다 건전해질 수 있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최근 개봉한 영화 『쿵푸팬더 4』에서 영적 지도자가 되어 비로소 내적 평화(inner peace)를 찾은 포(寶;Po)는 새로운 성장보다 지금 상태에 머무르고 싶으나 그의 스승은 그를 대신할 후계자를 찾으라고 명령한다. 그 앞에 여태까지의 모든 쿵푸 마스터들의 능력을 그대로 복제하는 강력한 빌런 ‘카멜레온’이 나타나고 이를 막기 위해 포(Po)는 쿵푸 고수 젠(陳;Zhen)과 힘을 합쳐 결국 카멜레온을 제거한다. 모든 미션을 마무리한 젠(Zhen)이 “핫한 침술원(acupuncture clinic)이나 차릴까?”라고 말하자 포(Po)가 그러지 말고 본인 후계자가 되어보는 건 어떠냐며 영적 스승(spiritual leader)으로의 길을 제안하면서 영화는 마무리된다. 핫한 침술원(한의원, 통증관리)에 영적 스승(정신건강 도모)의 역할까지를 해낼 수 있는 의료직은 한의사들이 유일무이하다는 과도한 해석을 덧붙이며 영화관을 나섰다. 총선 때문에 지난 몇 주 동안에는 정치에 과몰입 했었다. 잠시 휴지기를 가져야 할 때가 온 것 같다. 당분간 내 유투브 키워드는 온통 운동과 관련된 용어들이다. 과하거나 담 쌓거나 운동의 양극단을 흐르는 환자분들과 더 잘 소통하기 위해서는 공부해야 한다. 아니 운동해야 한다. -
국민건강보험공단, 청년인턴 750명 모집[한의신문=강환웅 기자] 국민건강보험공단(이사장 정기석·이하 건보공단)은 청년층의 취업역량 강화 지원을 위해 2024년도 청년인턴 750명을 공개모집한다고 밝혔다. 채용규모는 일반공개경쟁 710명, 장애제한경쟁 40명이며, ‘청년고용촉진 특별법 시행령’ 제2조에 따라 계약일 기준 15세 이상 34세 이하(‘89.6.28.∼‘09.6.27. 출생자)인 사람에 한해 지원이 가능하다. 성별과 학력 등 편견요소를 배제하고, 서류·면접 등 전체 채용과정에서 국가직무능력표준(NCS) 기반의 직무능력중심 채용을 실시한다. 지원자는 18일부터 내달 2일 14시까지 온라인 채용사이트(https://nhis-intern.incruit.com)를 통해 지원서를 접수할 수 있다. 최종합격자는 6월27일부터 12월30일까지 건보공단 본부·지역본부·지사에 배치돼 건강보험 및 장기요양보험의 분야별 실무경험을 최대한 쌓을 수 있는 업무를 맡게 된다. 또한 건보공단은 실질적인 취업 연계를 위해 인턴 근무기간에 따라 건보공단 신규 채용에서 가점을 부여하는 등 우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채용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건보공단 누리집(www.nhis.or.kr)> 국민과함께> 뉴스/소식> 채용 게시판’ 내 채용 공고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
“살고, 일하고, 쉬고 싶은 농촌으로”…농촌왕진버스 ‘힘찬 출발’[한의신문=강환웅 기자] 농림축산식품부(장관 송미령·이하 농식품부)는 농촌의 의료접근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올해부터 농촌 마을로 찾아가는 ‘농촌 왕진버스 사업’을 도입하고, 18일 충북 단양군에서 ‘농촌 왕진버스 발대식’을 개최했다. 이날 행사는 농촌 왕진버스 사업의 필요성 등을 알리고, 단양군 매포읍 지역 관내 약 300여 명의 어르신과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양방 및 치과 진료, 구강관리검사, 검안, 건강관리 교육 등 보건·의료와 법률·세무상담, 농기계·차량 점검 등 다양한 서비스를 진행했다. 우선 상지대학교부속한방병원은 한방내과, 한방재활의학과, 한방신경정신과, 침구과 등 14명의 의료진이 침과 뜸 시술 등을 진행하고, 보건의료통합봉사회에서는 한의과, 소화기내과, 신경외과 등 약 30여 명의 보건의료인이 진료와 응급처치 교육을 진행했다. 또한 열린의사회에서는 충치치료, 레진, 틀니조정 등 치과진료를 지원하고, 아이오바이오는 주민들에게 구강 관리 검사 및 방법 등을 교육하는 한편 어르신들과 주민들에게 시력 측정과 돋보기를 제공하고, 대한법률구조공단·농협 등에서 참여해 무료법률·세무상담, 농기계와 차량 무상점검 서비스를 제공했다. 농식품부는 농촌 왕진버스 사업을 통해 연간 약 6만 여명 이상의 주민들이 의료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며, 보건복지부 등 관련 부처와의 협의를 통해 농촌 의료복지 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방침이다. 또한 인구 감소와 지역소멸 위기에 있는 농촌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도록 지자체, 농협 등과 농촌 왕진버스와 같은 현장 밀착형 생활서비스도 지속적으로 발굴·지원해 나갈 계획이다. 한편 송미령 장관은 이날 행사에 참석해 행사 개최에 도움을 준 충청북도와 단양군, 농협에 감사의 말을 전하고, 의료진과 봉사활동에 참여한 봉사자들의 노고를 격려하면서, “국민 모두에게 열린 ‘살고, 일하고, 쉬는 새로운 농촌’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관계부처, 지자체, 농협 등이 함께 노력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