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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전국한의학학술대회 중부권역, 이렇게 진행된다Ⅱ<편집자주> 2024전국한의학학술대회 중부권역 행사가 오는 7월21일 대전 컨벤션센터에서 ‘통합의학 헬스케어의 미래 - 침술, 의과학 및 기술의 융합’이라는 주제로 개최된다. 본란에서는 이번 학술대회를 추진 중인 대한한의학회 최도영 회장, 이의주 학술부회장으로부터 학술대회의 주요 내용 및 준비 상황 등에 대해 들어본다. “한의 의료 트렌드를 경험해보시길 바란다” 최도영 회장 Q. 참가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방안은? 코로나 이후 온라인 교육이 확대되면서 한의학 학술대회의 트렌드가 변하고 있다고 본다. 오프라인 학술대회에서는 단순한 지식 전달이 아닌 시연 강의가 결합된 형태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에 대한한의학회에서도 전국한의학학술대회 내 초음파영상진단기기, 뇌파계, 미용의료기기 등의 다양한 시술을 회원들이 직접 보고 경험해 볼 수 있는 세션들을 많이 마련했다. 특히 초음파 실습 세션은 사전에 동영상 강의를 통해 지식을 충분히 숙지한 상태에서 진행하기 때문에 짧은 시간에 만족도 높은 실습을 제공할 수 있었다. 또한 매년 한 가지 주제를 선정해서 해당 분야의 회원학회에서 최고의 전문가들을 모시고 심도 높은 강의를 준비했다. 근골격계 질환처럼 다학제적인 접근과 치료가 중요한 분야에서는 각각의 영역에서 전문성이 있는 강사들의 강의가 필수적인데, 아마 대한한의학회이기 때문에 가능하지 않나 싶다. 작년에는 어깨 질환을 대상으로 진행해서 큰 호응을 얻었다. 이에 올해는 무릎 질환을 주제로 삼아 이학적 검진, 초음파 진단, 침도, 약침, 추나 치료 및 운동 요법까지 한의계 최고의 전문가 분들을 모시고 강의를 준비했다. Q. 학술대회를 위해 계획한 파트너십이 있다면? 지난 6월7일 2024 전국한의학학술대회, 제37회 ICMART 국제학술대회 공식 후원사 협력 약정식을 가졌다. 동방메디컬, 파인드메드, KM몰, 대중메디팜, 안진팜메디, 한의나라, 한의사몰, 한의몰, 알피니언메디칼시스템 등 여러 기관 담당자들이 참가해 학술대회 참가 및 홍보에 대해 논의했다. 그동안 전국한의학학술대회를 개최할 때마다 산업체에 있는 분들이 많은 도움을 주셔서 학술대회가 잘 치러졌는데, 올해는 9월 제주에서 ICMART 2024 국제학술대회가 개최되는 만큼 산업체 종사자 분들의 관심과 참여가 어느 때 보다 중요한 것 같다. Q. 참석자들이 놓치지 말아야 할 프로그램은? 우선 무릎 질환에 대해 진단부터 치료까지 하루에 학습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있으니 관심을 가지시면 좋다. 그리고 무릎 관절 초음파 핸즈온 실습도 준비했으니 신청하셔서 실제로 초음파 강사님들의 도움하에 초음파를 활용해보는 기회를 가지셔도 좋을 것 같다. 또한 최근 들어 레이저나 초음파를 활용한 미용의료기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런 의료기기는 실제 오프라인 학술대회에서 다양한 기기를 접해보고 사용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전국한의학학술대회에 참가하셔서 다양한 종류의 의료기기를 경험해 보시고, 시연 강의 등을 통해 임상 활용법을 학습하시면 많은 도움이 되실 것이다. Q. 회원분들께 환영의 메세지 부탁드린다. 대한한의학회에서는 매년 네 개 권역으로 나누어 전국한의학학술대회를 개최한다. 단순히 지식 전달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제 한의 의료 트렌드를 경험해 보시고 임상에 바로 활용할 수 있는 정보를 얻어가시길 바란다. 특히 올해는 9월 제주에서 개최되는 ICMART 2024에서 전세계 통합의학 전문가들에게 한의 의료 기술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는 기회가 될 것으로 많은 한의사 회원분들의 관심과 참여 부탁드린다. “맞춤형 비스포크(Bespoke) 학술프로그램으로 기획” 이의주 학술부회장 Q. 성공적인 학술대회 운영을 위해 맡은 역할은? 학술위원회 위원장으로서 매년 전국한의학학술대회를 기획하고 총괄하고 있다. 참여할 주관학회를 선정하는 기준에 따라, 각 분과학회가 고루 참여할 수 있도록 강사의 우수성 등 학회의 역량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서 선정한다. Q. 학술대회를 더 발전시키기 위한 계획이 있다면? 한의학학술대회의 1차 목표는 ‘졸업 후 재교육’에 있다. 한의사의 초음파 진단기기 사용이 합법하다는 대법원의 판결로 의료진단기기의 활용범위가 넓어지고, 제도적으로 자유로워지고 있다. 의료진단기기 영역이 확장되면서 학부 커리큘럼에는 반영이 되고 있고, 기졸업자들은 전문학회를 통해 의료기기에 대한 지식이나 술기를 공부하고 있다. 이에 작년하고 올해에 걸쳐 초음파 진단기기의 활용을 주제로 삼고, 임상에서 잘 활용할 수 있도록 기획했다. 작년에는 ‘어깨’를 주제로 진행했으며, 회원 대상 수요조사 결과 무릎질환도 많이 연구하고 계셔서 올해는 ‘무릎’을 주제로 진행한다. 메인 프로그램은 대한한의학회에서 주관을 하고, 초음파와 연계된 세션들을 각 분과학회가 맡았다. 덧붙여 한의사들이 사용할 수 있는 의료기기를 적극적으로 주제로 삼아 의료기기와 매칭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작년과 올해는 외래 다빈도 질환인 근골격계를 주제로 삼았다면, 다음에는 초음파를 활용한 내과 질환도 다룰 예정이다. 초음파 진단기기 외에도 현재 시대상에 맞는 피부 미용 레이저 기기 등 다양한 시도를 꾀하고 있으며, 트렌드에 맞춘 주제를 선보일 계획이다. Q. 학술대회를 준비하며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제가 학술 부회장을 맡은지 5년차가 되어가는데, 가장 큰 변화는 ‘시연강의’다. 단순 이론 강의를 지양하고 강사의 시연 위주 교육으로 패턴을 바꾸었다. 메인세션에서는 강사가 시연을 하고, 특별세션에서는 핸즈온 실습을 진행한다. 분과학회에도 적극적으로 시연 강의를 권장하고 있으며, 환경이나 조건이 제한적일 때는 동영상 재생을 하게끔 유도했다. 회원들의 임상 역량 강화를 위해서는, 지식보다는 술기능력이라고 생각한다. 술기 능력 향상에 좋은 방법 중 하나가 시연과 실습이라고 생각해 ‘시연’에 중점을 두고 있다. Q. 회원분들께 환영의 메세지 부탁드린다. 학술대회는 프로그램도 중요하지만, 강사들의 내용 전달력은 물론 청중이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어야 한다. 대한한의학회가 분과학회를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는 만큼 각 학회에서 굉장히 우수한 강사진을 초빙했다. 이번 중부권역 학술대회는 ‘무릎질환’을 주제로 교수뿐만 아니라 일반 임상의도 있으며, 그 분야에서 최고인 전문강사들을 모셔 다학제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비스포크(Bespoke) 학술프로그램으로 진단 및 치료 전략부터 초음파 스캔, 초음파 유도 약침 치료, 매선, 침도요법, 테이핑 요법, 추나치료, 재활치료까지 알차게 준비했다. 프로그램 내 강의별로 학습목표를 정해 고도로 정밀한 프로세스를 디자인했다. 매번 학술대회가 끝난 이후에는 회원들의 건의를 검토해 프로그램에 반영하고 있다. ‘정말 잘 왔다, 내년에도 꼭 와야겠다’ 생각하실 수 있게 만족도 높은 프로그램을 야심차게 준비했으니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 회원분들께서 전문지식을 지닌 강사진을 통해 지식을 습득하고, 임상에서 잘 활용하셔서 한의계의 지경이 넓어지길 바란다. -
한의원에서의 인건비 신고는?김조겸 세무사/공인중개사 (세무법인 엑스퍼트 본점) 한의원을 운영하고 있는 원장님들은 처음에 혼자서 한의원을 운영하는 경우도 있고, 환자수가 늘어나다 보면 규모에 따라 직원 채용을 고민하게 된다. 이와 관련 어떤 형태로 직원을 채용하는 것이 유리한지, 직원을 채용할 때 세금 처리는 어떻게 되는지 등에 대해 많은 질문을 하곤 한다. 이번호에서는 인건비 신고의 3가지 유형과 유형별로 장·단점, 4대보험 처리는 어떻게 다른지에 대해 설명해 보고자 한다. 인건비 신고 유형에 따라서도 절세혜택이 크게 차이나는 만큼 절세 혜택 꼼꼼히 챙기고 싶은 원장님이라면 숙지하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본론으로 들어가기 앞서 인건비 신고의 중요성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다. 종합소득세 신고를 할 때 매출에서 비용을 차감한 순이익이 적을수록 납부할 소득세가 줄어든다는 건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이때 비용 처리되는 대표적인 항목 중 하나가 바로 인건비다. 인건비는 상대방한테 지급을 했다고만 해서 비용 처리가 되는 것은 아니다. 인건비를 지출하고 소득 유형에 맞게 세무 신고를 해야만 종합소득세 신고 때 비용 처리가 가능하다. 특히 나중에라도 인건비 수정 신고를 하게 되면 원천징수를 하지 않은 것에 대한 가산세가 무려 무납부세액의 3%에, 납부지연일수에 따라 가산세가 추가되고 지급명세서 관련 가산세도 부담하게 되기 때문에 경비처리하려고 한다면 처음부터 적법하게 세금 신고를 하는 것이 좋다는 점을 꼭 알아둬야 한다. 본론으로 들어가서 인건비 신고의 3가지 유형에 대해 알아보겠다. 인건비 신고의 3가지 종류에는 4대보험을 가입하는 상용직 근로자와 3.3% 세금을 원천징수하는 프리랜서, 그리고 일용직 근로자로 나뉜다. 첫번째 상용직 근로자는 가장 일반적인 형태의 근로자다. 원장님이 매월 급여를 지급할 때 원천세라는 세금을 공제하고 직원에게 지급하게 되는데, 공제된 원천세는 사업주가 지급일의 다음달 10일까지 국세청에 신고 납부하게 된다. 그리고 상용직 근로자는 기본적으로 국민연금, 건강보험, 고용보험, 산재보험 등 4대보험에 가입하게 된다. 4대보험에 가입하는 경우 국민연금은 9%의 보험료를 회사가 4.5%, 근로자가 4.5%씩 부담하게 되고, 건강보험은 장기요양보험료를 포함해 약 8%를 부담하게 되는데 이중 절반인 4% 회사가, 그리고 나머지 4% 근로자가 부담하게 된다. 또한 고용보험은 총 2.05% 부담하게 되는데, 이중 1.15%를 회사가 부담하게 되고 0.9%를 근로자가 부담하게 된다. 산재보험료율은 업종에 따라 다른데 평균 1% 정도이고 회사가 전체 금액을 부담하게 된다. 이렇게 4대보험료를 전부 합치면 약 20% 정도가 되고, 근로자 부담분이 약 9%, 회사 부담분이 약 11%선 정도가 된다. 상용직 직원의 경우 매월 급여 지급에 대한 원천세 신고를 해야 되며, 6개월 단위로 근로소득에 대한 간이지급 명세서를 국세청에 제출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직원에 대한 근로소득 연말정산, 4대보험 취득이나 상시적으로 입퇴사 신고, 매년 4대보험에 대한 보수총액 신고를 해야 되기 때문에 회사 입장에서는 행정 처리가 번거롭다는 단점이 있을 수 있어 이 부분을 직접 처리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직원을 채용하게 되면 인건비 처리를 위해 세무 대리인을 이용하게 된다. 한편 상용직 근로자 신고가 직원이나 회사 양쪽의 입장에서도 무조건 불리한 것은 아니다. 먼저 회사의 입장에서는 4대보험을 가입하는 상용직 근로자 채용시 ‘24년 현재 통합고용세액공제라는 혜택을 통해 만으로 34살 이하 청년 1명을 채용할 때마다 1450만원의 세금공제 혜택을 주고, 청년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850만원의 혜택을 주기 때문에 직원 채용에 따른 보험료 부담 이상으로 세금혜택을 받을 수 있다. 2024년 현재 두루누리 지원제도는 월평균보수가 270만원 미만인 직원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데, 국민연금과 고용보험료를 80% 지원받을 수 있어 200만원 급여를 기준으로 원래 약 9만원씩 나오는 국민연금보험료가 1만8000원씩만 납부할 수 있으니 한달에 7만2000원씩 1년에 거의 100만원 정도의 절감효과가 있다. 두번째 인건비 신고의 형태는 프리랜서다. 프리랜서는 파트로 일하는 봉직한의료인을 신고하는 형태를 말한다. 세금 측면에서 프리랜서 신고의 경우 3.3%만 공제하고, 근로자인 경우와 비교하면 세금 신고가 정말 간단하다. 지급일이 속하는 다음달 말까지 매월 사업 소득에 대한 간이 지급명세서를 국세청에 제출해야 하고, 다음해 2월 말까지 사업소득에 대한 지급명세서를 국세청에 제출해야 된다는 세금일정은 지켜야 한다. 마지막 신고 유형은 일용직 근로자다. 일용직 근로자는 주로 파출 형태나 일당제 형태의 근로자인 경우가 대표적인 경우인데, 세법상으로는 3개월 이상 동일한 고용주에게 고용되어 있지 않아야 하고, 4대보험 측면에서는 1개월 미만의 기간 동안 근로 제공이 돼야 한다. 일용근로자는 일당에서 15만원 공제한 금액에 6% 세율을 곱해서 산출세액을 계산하는데, 만약 일당이 15만원이 넘지 않으면 납부할 세금이 없다. 일용직에 대한 원천세 신고는 상용직 근로자와 마찬가지로 다음달 10일까지 신고 납부를 하게 된다. 상용직 근로자의 차이점은 일용직 급여는 종합소득세 합산하지 않는 분리과세 소득으로서 연말 정산을 하지 않아도 되고, 급여 지급일에 다음달 말까지 일용직 간이 지급명세서만 국세청에 제출하면 된다. 지금까지 인건비 신고의 3가지 유형과 유형별 특징 및 장·단점에 대해 설명했다. 인건비 신고를 잘 챙겨 빠짐없이 절세 혜택을 받으면 좋겠다. [세무법인 엑스퍼트 본점 김조겸 세무사 카카오톡 채널] http://pf.kakao.com/_bxngtxl, E-mail: startax@taxexpert.kr, 연락처: 010-9851-0907 -
어? 이건 뭐지?- 사진으로 보는 이비인후 질환 <35>정현아 교수 대전대 한의과대학 대한한방안이비인후피부과학회 학술이사 이번호에서는 메르에르병의 청력 저하에 대해 살펴보려고 한다. 메니에르병은 이명, 귀가 꽉 차는 느낌의 충만감과 같은 전조증상이 있다가 회전하는 어지러움이 생기고 한 번 발생할 때마다 저주파 난청이 진행되는 질환이다. 한 번에 끝나는 질환이 아니라 여러 차례 재발을 거치면서 증상도 심해지는 경향이 있어, 발생이 있을 때마다 잘 치료해 증상을 없애고 다음 재발 가능성을 최대한 낮춰야 하는 어려운 질환이다. 어지러움의 대표적인 질환이지만 이번호에서는 청력 증상을 중점적으로 설명하고자 한다. 저주파 난청이란 저음을 듣는 청각영역(125, 250, 500Hz) 위주로 청력 저하가 있는 것을 말하며, 메니에르병의 청력 저하는 초기에 주로 저음 위주로 저하가 발생하고 호전과 악화의 변동성이 있으면서 말기에는 전주파수가 떨어지는 양상을 보인다. 지난달 26일 25세 여성 환자가 좌측 귀가 잘 안들리고, 먹먹하며 답답하면서 물이 꽉 차는 느낌이 심하고 웅웅거리는 낮은 이명을 호소하며 내원했다. 모든 소리가 예민하게 들리는데 특히 높은 음은 더 신경이 쓰이는 청각과민 증상도 동반돼 있었다. 증상이 시작된 것은 24일 아침부터였으며, 25일 타 병원에서 저주파 난청이 있고 메니에르 의증이라는 소견을 들은 상태로 스테로이드와 항현훈제 처방을 받아 복용 중인데, 약 복용으로 속이 불편하고 더 머리가 아픈 듯해 한의의료기관으로 왔다고 했다. 어지러움은 첫 날 심하게 있다가 발생 3일차인 내원 당시는 없었다. 19살에 급성 저주파성 감각신경성 난청이 동일한 좌측 귀로 3달 간격으로 2회 발생했다가 호전된 적이 있어 이번 메니에르병으로 다시 좌측 귀가 안들릴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심했다. 타 지역에서 자취를 하면서 직장에 다니고 있고 올해 1월부터 야근이 잦아 주로 저녁식사는 인스턴트 식품을 먹고 주말에는 자취집에서 자극적인 배달음식을 먹으면서 스트레스를 푸는 일상이 반복되다 최근 한달 전부터는 피곤함을 자주 느꼈다고 한다. 메니에르병은 기혈순환이 약해지면서 체액의 대사가 저하돼 수습이 정체되는 질환으로 본다. 이에 반하백출천마탕과 오령산 과립제를 투여하면서 여러 증상들을 하나씩 치료해 나가도록 했다. 일단 일주일은 휴가를 내어 쉬면서 치료받기로 하고, 문제가 되는 식습관도 치료기간 동안 교정하는 것으로 약속했다. 이 환자의 경우 청력검사에서 나타나는 저주파 난청은 경도난청이지만 환자가 실제로 느끼는 것은 귀가 꽉 차서 물 속에서 듣는 것처럼 먹먹하고 안들린다는 자각적인 느낌이 심했다. 하루 종일 낮은 음으로 웅하는 이명과 조금만 큰 소리를 들어도 신경이 예민해지는 청각과민 증상도 심한 상태여서 라벤다 유칼립투스 파인을 이용한 아로마 오일을 풍지혈 주변으로 자극하도록 했다. 또한 귀가 꽉 차있는 증상으로 귀 주변 부항 치료를 했다. 예풍혈 주변과 대추혈을 중심으로 습식부항을 하고 이문 천궁 청회혈 침 치료 후 훈청구에 소염 약침치료를 하고 한약재 훈증치료를 병행해 귀 주변의 순환을 도와주고 극도로 예민해진 감정이 가라앉도록 했다. 메니에르병의 특성상 소화기 증상과 불안함, 불면 등의 증상이 함께 있어 보험약인 향사평위산과 반하사심탕, 야간에는 천심환 등을 투약했다. 27일 환자는 26일과 비교해 vas 6점 정도로 답답한 증상이 줄고 소리도 더 맑게 들리기 시작했다. 이후 2일간 매일 치료를 하면서 증상은 더 호전돼 29일 시행한 청력검사에서 청력은 회복된 상태를 보였고, 심하게 답답하던 느낌도 vas 2점 정도로 줄어들었다. 다행히 어지러운 증상도 초기 3일간만 항현훈제를 복용하고 중단했으나 이후 증상발현은 없었다. 30일부터 5일까지 직장이 있는 타 지역으로 가서 병원에 못나오다 7월6일 내원한 환자는 일주일간 기존 증상은 소실되고 현재 높은 소리를 들으면 약간 귀가 예민해지는 느낌만 남아있었다고 말했다. 더불어 잘못된 식습관은 모두 고치고, 되도록 담백하게 먹고 물처럼 마시던 커피도 중단했으며, 야근이 있지만 집에 오면 되도록 수면을 취하려 노력하는 중이라고 했다. 다행히 이번의 증상 발생은 호전이 있었지만 저주파 난청을 두 차례 겪고 이번 메니에르병을 한 번 거친 병력으로 앞으로도 지속적인 체력 관리와 식습관 교정은 반드시 필요하다. 메니에르병은 결과적으로는 내림프 수종이라는 현상을 가지지만 그 과정에는 체력저하, 순환장애, 스트레스, 수면부족, 자극적인 식습관 등이 복합적이고 지속적인 상태가 이어지면서 결국 내림프 항상성이 무너지는 상태를 말하는 것으로 현대인들에게 잘 나타나기 쉬울 수밖에 없다. 특히 최근에는 젊은 여성들에게는 급성 감각신경성 저주파성 난청이 반복적으로 재발하면 메니에르병으로 이행하는 질환도 크게 늘고 있어 더욱 주의와 관리가 필요하고 여기에 한의치료가 큰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임상사례라고 할 수 있다. -
[시선나누기-35] 나의 연주자문저온 보리한의원장 [편집자주] 본란에서는 공연 현장에서 느낀 바를 에세이 형태로 쓴 ‘시선나누기’ 연재를 싣습니다. 문저온 보리한의원장은 자신의 시집 ‘치병소요록’ (治病逍遙錄)을 연극으로 표현한 ‘생존신고요’, ‘모든 사람은 아프다’ 등의 공연에서 한의사가 자침하는 역할로 무대에 올랐습니다. 어느 날 그가 아코디언을 메고 나타났다. 양쪽 어깨에 끈을 걸었으니 멘 것이 맞지만 가슴 앞쪽에 악기가 있으니 안은 것 같기도 하다. 작은 몸에 걸친 아코디언 무게가 10킬로쯤 나간다고 했다. 마치 찰싹 달라붙은 아이를 안고 있는 사람 같다. 그러다가 두 손으로 아코디언을 어르듯 달래듯 연주할 때 그는 마치 연인을 안은 사람 같기도 하다. 풀무처럼 바람통의 주름을 접었다 펼친다. 오른손이 피아노 건반을 누르고 왼손이 수십 개의 둥근 버튼을 누르며 가늘고 슬픈 음색의 소리를 뽑아낸다. 눈을 내리감은 그가 주름진 바람통을 은근히 누르다가 마지막에 살짝살짝 흔들 듯이 할 때는 그의 작은 어깨도 흔들린다. 눈썹이 일그러진다. 입꼬리가 아주 살짝 올라간다. 그는 온몸으로 음률을 타고 있는 것 같다. ‘장르 상관없는’ 지역 예술가들과 함께 <신유배기행> 공연 연락을 받고 맨 처음 떠올린 사람이 그였다. 신유미, 유진규, 배일동 세 사람의 예술 기행. 무대에 목마른 그들이 뜻을 합쳐서 전국의 소극장들을 누비겠다고 작심하고 판을 짰을 때, 큰 그림은 이런 것이었다. 한 지역을 방문한다. 그 지역의 예술가들을 만난다(장르는 어떤 것이든 상관없다). 한판 난장을 펼치고 논다. 날이 밝으면 다시 다른 소극장을 찾아 떠난다. ‘장르는 어떤 것이든 상관없는’ 지역 예술가를 추천해 달라는 연락이 왔다. 실은 난감했다. <신유배기행>이라는 무대의 그림이 머릿속에 그려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내가 아는 건 마임이스트 한 분뿐. 다른 한 사람은 공연 영상만 본 적 있는 판소리 명창. 거기다가 수묵화로 퍼포먼스를 한다는 낯선 사람까지. 그 조합만 해도 낯선데 ‘장르 상관없는’ 지역 예술가들까지 함께한다고 한다. 나도 그 ‘지역 예술가’ 중 한 사람이었다. 거 참... 마임, 판소리, 수묵화에 시(詩)와 시침(施鍼)까지. 거기에 무엇을 더해야 어울릴까. 아니, 무엇을 더해야 덜 안 어울릴까. 누가 이 이색적인 무대를 기꺼이 함께할까. 그는 120명 사물놀이의 상쇠였다. 예술회관 무대가 견뎌야 할 하중을 걱정해서 180명이 하던 것을 그나마 축소한 게 ‘120명 집단 사물놀이’였다. 굉장했다. 그야말로 압도적이었다. 북, 장구, 꽹과리, 징을 잡은 사람들이 줄지어 앉고, 받침대에 올린 북을 선 채로 두드리는 모듬북들이 뒤쪽에 정렬하고, 맨 뒤 중앙에는 대북이 늠름하게 중심을 잡고 섰다. 앉고 서고 빼곡한 그 무대를 진두지휘하는 역할이 상쇠에게 있는데, 흰 소매에 푸른 비단 허리띠, 비단 머리띠를 나풀거리면서 그는 꽹과리를 치고 무대를 휘저었다. 해사하게 웃으면서. 마치 나비 한 마리가 날아다니는 것 같았다. 무언가에 흠뻑 빠져 좋아하는 사람의 말 그런 그가 제 몸만 한 아코디언을 메고 나타난 것이다. 아코디언 주름 같은 검은 주름치마를 입은 그가 무대로 나온다. 아마추어의 긴장과 풋풋한 기쁨이 얼굴에 묻어 있다. 모인 사람들이 편안하게 들을 만한 곡을 연주하겠노라 말한 그의 손에서 귀에 익은 곡들이 흘러나온다. ‘장밋빛 인생’, ‘파리 하늘 아래’ 같은 외국 곡에 이어 ‘봄날은 간다’, ‘낭만에 대하여’, ‘백만 송이 장미’가 흐르고, ‘그때 그 사람’이 나오자 청중의 환호가 커진다. 나는 눈을 감고 듣는다. 발끝으로 리듬을 탄다. 가늘게 떨리는 아코디언 음색은 특유의 쓸쓸함으로 사람을 휘감는다. 바람통의 주름을 누르고 당길 때 새어 나오는 바람 소리가 애달픈 곡조에 붙어 다니면서, 먼 곳으로 흘러가 버리려는 마음을 여기 이곳으로 당겨 놓는다. “처음 아코디언을 배워 보겠다고 혼자서 이걸 연습했어요. 그런데 방법을 모르니까, 이 무거운 걸 메고 서서 연습을 한 거예요. 한참 뒤에 선생님을 찾아갔더니 앉아서 하는 거라고 하시더라고요, 하하하. 어쩐지 허리가 너무 아팠어요.” 손을 서로 맞잡고 내 앞에서 그가 해맑게 웃었다. 혼자서 피나도록 연습하고 처음 초청을 받아 무대에 섰을 때는 그렇게 떨릴 수가 없더라고 했다. 사람들에게 풍물을 가르치고 120명을 지휘하던 그 상쇠가 떨었다고 했다. 그는 이제 연주 4년 차에 접어든다. “아코디언이 너무 좋아요. 공연을 하면 ‘내가 즐거움을 주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첫 번째는 내가 너무 좋아요. 연습하는 것도 좋고, 연주하는 것도 좋고. 이 마음을 뿌릴 수 있잖아요, 공연하면. 그게 좋아요.” 그는 연신 좋다는 말을 반복했다. 재밌어요, 되게 좋아요, 너무 좋아요. 무언가에 흠뻑 빠져 좋아하는 사람의 이런 말을 듣는 일이 살면서 얼마나 될까. 좋다는 사람의 말을 연달아 듣는 동안 내 마음이 따라서 흐뭇하고 좋아졌다. 그는 나에게도 ‘이 마음’을 뿌렸다. 그의 연주를 귀하게 대접하고 싶었다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는 아코디언 연주자 심성락 선생의 음반이다. 평생을 아코디언에 바친 선생을 위해 후배들과 외국 연주자들이 제작을 도왔다고 한다. 새것을 구할 수가 없어서 내가 가진 CD를 그에게 보냈다. 연주가 너무 멋졌다고, 더 멋진 연주자가 되기를 응원한다고 엽서를 썼다. 그에게 가서 그 음반은 더욱 빛날 것이다. <신유배기행>에서 그가 저 검은 주름치마를 입고 나와서 아코디언의 주름을 펼쳤다 접으며 연주하기를 바랐다. 시와 마임과 아코디언이 쓸쓸하고도 격정적으로 어우러지는 무대를 바랐지만, 결국 그를 초대하지 못했다. 그는 아마추어 연주자였지만 내가 사랑한 그의 연주를 귀하게 대접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열악한 사정이라 공연료를 지급할 수 없으리라는 이야기에 그를 부르려던 마음을 접었다. 그는 초보 연주자이지만 나는 초보인 그를, 그의 연주를 더욱 소중히 여겼다. 새로 돋은 연둣빛 싹 앞에서 손 모아 인사하는 마음이었다고 해 두자. -
지역·필수의료 위기…“공공병원 확대·주치의제 도입하라!”[한의신문=강현구 기자]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윤·김남희 의원(더불어민주당)과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전종덕 의원(진보당)이 12일 국회의원회관 제3간담회의실에서 개최한 ‘의료시스템의 질적 변화-시장에서 공공의료’ 토론회에서 지역·필수의료를 살리기 위해선 의대 증원이 아닌 공공병원의 역할 확대와 ‘주치의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김남희 의원은 인사말을 통해 “이제 우리나라는 필수의료 약화, 지역의료 공백, 공공의료 붕괴라는 체계 위기에 직면하고 있는 만큼 그동안 누려왔던 보건의료 제도를 그대로 지속할 수 없음을 인정하고, 더 늦기 전에 새로운 길, 새로운 대안을 모색해야 할 때”라며 “공공의료 강화, 지역 간 의료격차 해소, 필수의료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의료시스템의 질적 변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전했다. 전종덕 의원은 “시장 중심 의료공급 체계를 공공의료 체계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경쟁이 아닌 협력으로 필수의료를 제공할 수 있도록 지역 완결적 의료체계와 의료전달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면서 “지역·필수·공공의료 지원대책과 의료 수익 경쟁 과열을 초래하는 무분별한 공급 통제 계획 등을 제대로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시장 중심의 한국 의료체계의 문제점과 의료민영화의 본질(정형준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위원장) △공공의료 중심의 의료시스템 질적 변화 방향(현정희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정책위원)을 주제로 발표가 진행됐다. 이날 정형준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위원장은 우리나라 의료체계가 시장의료가 된 이유로 △절대적 민간중심공급 △혼합진료 허용 및 낮은 건강보험 보장성 △의료산업복합체와 서비스산업화 △개업자율권에 기초한 식민지 잔재를 꼽았다. 정형준 위원장에 따르면 지난 1977년 직장 건강보험 도입 당시 급여와 급여 외 진료를 함께 할 수 있도록 한 혼합진료의 허용으로 인해 직장 건강보험 계약은 당연지정제로 실시됐으며, 민간병원 경영은 혼합진료에서 나오는 비급여 수익으로 벌충하도록 했다. 정 위원장은 “이 결과 1970년 10만명당 병상이 53개였던 민간병원 규모는 1979년 166병상으로 크게 증가했으며, 1988년 국민건강보험 도입 이후에도 되풀이돼 결국 공공병원이 전체 병원의 5.8%에 불과한 현재의 상황을 낳게 됐다“고 설명했다. 정 위원장은 “정부가 공적보험은 만들었지만 공적공급은 방치해 공적보험이 병원자본수단으로 이용되도록 했으며, 더욱이 현재에도 낮은 보장성을 개선하지 않고,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고 우려했다. 정 위원장은 이에 대안으로 △절대적인 공공의료공급의 확충 △건강보험 보장성강화와 혼합진료 금지 △의료체계를 복지기반으로 전환 △주치의제 등 의료전달체계 개편을 제시했다. 정 위원장은 특히 “공공의료기관 및 공공클리닉, 보건소, 보건의료원의 확충이 필요하다”면서 “현재 지방의료원 등의 설립에 가장 큰 저해요소는 기재부가 주도하는 ‘예비타당조사’로, 이를 복지부와 보사연이 다른 기준으로 평가하도록 조속히 입법이 개정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현정희 정책위원은 일차의료를 포함한 의료가 시장에서 공공으로 전환돼야 하고, 적정인력기준을 법제화한 ‘무상의료’가 도입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 정책위원은 정부의 무분별한 의대 증원으로 △지역 의료진 도시 유출(비대면진료 등) △건보 재정 퍼주기(상급종합병원 지원·수가 대폭 인상) △건강보험 빅데이터를 향한 민간보험사의 정보탈취 등 부작용만 촉발시켰다고 지적했다. 현 정책위원은 “진정한 의료개혁과 의료체제 전환을 위해 무상의료 운동을 다시 해야 할 때”라면서 “의료와 돌봄은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보편적 위험과 필요를 국가 재정과 사회보험으로 해결하는 것으로, 중환자에게는 경제적 능력과 상관없이 헌법에서 정한 대로 의료서비스를 이용할 권리를 보장하고, 평생 관리가 필요한 만성질환자에게도 적정한 진료비 상한을 정해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 정책위원은 특히 “일상적으로 건강상태를 점검하고, 건강관리와 질병 치료를 맡아주는 ‘주치의제’를 도입, 무상의료를 실시하고 있는 세계 복지국가에서도 이를 중요하게 고려하고 있는 만큼 필요한 의료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의료비에 대한 사회적 관리를 병행해 도입한다면 대안이 될 것”이라고 제언했다. 한성규 민주노총 부위원장이 좌장을 맡아 진행한 패널토론에서 홍석환 민주노총 정책국장은 “의사-간호사-사회복지사-요양보호사 등 의료인력뿐만 아니라 재활과 돌봄 영역의 인력이 함께 하는 지역사회 통합돌봄과 ‘전 국민 주치의제’를 연계한 일차의료제도 활성화가 필요하다”면서 “정책적으로는 비대면진료 금지, 디지털헬스케어법, 첨단재생의료법,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추진 중단과 보건의료기술진흥법 등 시장중심의 의료체계를 더욱 고착화 시키는 의료민영화 정책이 폐기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이서영 좋은공공병원만들기운동본부 사무국장은 “시군구마다 적정규모 종합병원이 운영되도록 중앙·지방정부와 국회의 공적 개입이 필요하다”면서 “병원이 없는 지역에는 공공병원을 확충하고, 경영위기 민간 2차병원은 지자체나 정부가 인수하는 방법도 고려해 볼 수 있는데 이에 재정을 위해 공공보건의료기금을 조성하고, 총액계약제를 확대 적용하는 등 지불제도 또한 개혁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화영 보건복지부 공공의료과 서기관은 “올해 보건복지부 공공의료과에서 지방비까지 1000억원 규모의 공공병원 경영혁신 인센티브 사업을 성사, 이를 시발점으로 공공병원을 위한 예산 지원을 확대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
내과 진료 톺아보기⑪이제원 원장 대구광역시 비엠한방내과한의원 [편집자주] 본란에서는 한방내과(순환신경내과) 전문의 이제원 원장으로부터 한의사의 내과 진료에 대해 들어본다. 이 원장은 내과학이란 질환의 내면을 탐구하는 분야이며, 한의학은 내과 진료에 큰 강점을 가지고 있다면서, 한의사의 내과 진료실에서 이뤄지는 임상추론과 치료 과정을 공유해 나갈 예정이다. 면역(免疫, immunity)이란 우리 몸을 손상하는 유기체나 독소에 저항하는 것 또는 그러한 능력을 의미한다. 즉, 인체 내부환경이 외부인자에 대해 스스로 방어하는 능력이다. "크론병 때문에 배가 한 번씩 엄청 아파요." 10대 여성 환자가 보호자와 함께 내원했다. 4개월 전 진단받은 크론병에 대해 양방 대학병원에서 약물치료를 받고 있지만, 한의학적인 치료도 함께 받고 싶다고 했다. 한의사의 내과적 관점으로 임상 추론을 시행했다. 증상은 약 3년 전 선홍색 혈변으로 시작되었다. 약 1년 전부터 증상이 심해져 의원급 양방의료기관에서 치료받았지만, 증상이 지속되었다. 내원 4개월 전 대장내시경 검사를 권고받아 시행했고, 그 결과 크론병이 의심된다고 들었다. 상급의료기관인 대학병원으로 전원하여 복부 전산화 단층촬영(abdomen CT) 검사를 시행했고 그렇게 크론병을 확진 받았다고 했다. 환자의 의무기록을 검토했다. CT 검사상 상행 결장의 부종성 변화와 함께 우측 복부에서 회장 말단과 소장을 따라 활동성 염증 소견이 관찰됐다(그림 1). 내원 2주 전 시행된 진단의학적 검사에서 CRP 11.4 ㎎/L, MCV 81.5 fL, ESR 33 mm/hr 등 이상 소견이 있었다(표 1). 식습관을 조사했다. 환자는 마라탕과 같은 맵고 자극적인 음식, 빵, 달콤한 디저트류를 주로 섭취하고 있었다. 반면 채소는 거의 섭취하지 않았고 편식이 매우 심했다. 크론병 진단 후 식사를 한식 위주로 하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마라탕만 겨우 중단한 정도였다. 가공식품, 정제된 당분, 화학첨가물 등 위험한 외부인자에 대한 통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었다. 내원 당시, 환자는 대학병원에서 아자티오프린, 메살라진, 트리메부틴 및 철분제제, 이렇게 네 종류의 약물을 처방받아 복용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2주에 한 번씩 복통이 심하게 발생했고, 그때마다 아세트아미노펜을 추가로 복용하면서 버티고 있다고 했다. 舌診상 榮•淡白한 舌質 및 白•薄한 舌苔, 脈診상 右側 寸•關脈이 沈•細•滑하고 左側脈이 전체적으로 滑•有力한 脈象이 관찰되었다. 본원에서 시행한 진단의학적 검사에서는 hs-CRP 1.96 ㎎/L, Hemoglobin 10.8 g/dL, Hematocrit 35.9 %, IgE, total 618.0 IU/mL, IgG 1323.2 mg/dL, ASCA IgG 44.5 U/mL, Calprotectin 277.55 mg/kg 등의 이상 소견이 관찰됐다(표 1). 임상 증상과 병력,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할 때, 충분히 크론병으로 진단할 수 있었다. 하지만, 환자와 보호자에게 질환명에 얽매여서는 안 된다고 이야기했다. 한방내과적 관점에서 증상의 원인은 '크론병'이라는 질환명이 아니기 때문이다. 증상의 가장 큰 원인은 식습관이며, 몸은 건강하지 않은 음식이라는 외부인자에 대해 반응하고 있는 것이었다. 따라서 질환명에만 집중하면 증상을 일으키는 진짜 원인을 간과하는 우를 범할 수 있었다. 특히, 우리 몸의 방어 능력과 회복 능력이라고 할 수 있는 면역반응, 염증반응이 아자티오프린, 메살라진과 같은 화학합성약물에 의해 억제되거나 차단되는 것은 오히려 건강 회복에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결론적으로 증상의 가장 큰 원인인 식습관에 대한 교정이 반드시 이뤄져야 하며, 이를 바탕으로 첩약 복용과 함께 화학합성약물을 조정하는 치료 계획을 제안했다. 그리고 환자와 보호자는 이러한 견해와 치료 계획에 적극 동의했다. 우선 환자의 체질과 증상을 고려한 식단을 구성하여 처방했다. 식단에서 가장 강조한 것은 환자가 거의 섭취하지 않았던 녹황색 채소였다. 그리고 脾氣虛 또는 氣虛濕痰의 辨證 진단을 고려하여 益氣健脾, 渗濕止瀉 작용이 있는 蔘苓白朮散을 기반으로 方劑를 구성했다. 첩약 복용과 함께 아자티오프린 외 다른 약물은 즉각 중단하고, 면역억제제인 아자티오프린은 점진적 감량하여 치료 2주 후부터 복용하지 않았다. 환자는 치료 계획을 잘 따라 주었다. 그 결과, 치료 8주 후 우측 하복부 압통이 크게 완화되었다. 복부 초음파 검사에서도 상행 결장 및 회장 말단의 부종성 변화 소견이 호전됨을 관찰할 수 있었다. 치료 16주 후 증상은 호전되어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 진단의학적 검사에서 철분제제를 복용 중임에도 낮았던 Hemoglobin, Hematocrit 수치가 치료 2주 후부터 정상 범위로 회복되었다. hs-CRP 수치도 치료 4주 후부터 정상으로 회복되어 잘 유지하였다. 치료 22주 후 Calprotectin 수치가 현저히 감소하였고, 대장내시경 검사에서 흉터로 변형된 회맹판막(ileocecal valve)이 관찰되었으나, 회장 말단 및 대장 점막 전체가 정상 상태에 있어 크론병은 비활동(quiescent) 상태에 있음이 확인되었다(그림 2). 면역 및 염증 반응은 생명 활동의 일부로서 몸을 손상하는 외부인자로부터 스스로를 지키고, 손상된 조직을 회복시키기 위한 신체의 노력일 수 있다. 이 노력이 때로는 불편한 증상을 유발하지만, 그렇다고 그 자체를 억제하거나 차단하는 것만이 유일한 치료 방법이라 생각해서는 안 된다. 한의사의 내과학은 질환명을 넘어 우리 몸이 조화로운 생명 활동을 회복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는 한방내과학이 가진 아주 큰 장점이다. -
“함께해요! 통일미래!!”[한의신문=강환웅 기자] 서울특별시한의사회(회장 박성우)는 삼천리의료봉사단(단장 박지나)과 함께 통일부와 서울특별시가 14일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 어울림 광장에서 공동 주최한 2024년 제1회 북한이탈주민의 날 ‘함께해요! 통일미래!’ 행사에 의료 지원으로 참여했다. 7월14일 ‘북한 이탈주민의 날’은 북한이탈주민의 포용과 정착 지원을 위해 올해부터 국가기념일로 지정됐으며, ‘북한이탈주민의 보호 및 정착 지원에 관한 법률’이 시행된 날(1997년 7월14일)을 기념하는 것이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박지나(단장·친한의원)·김한성(청양한의원)·한봉희(100년한의원) 원장 등 봉사단원들은 행사에 참여한 시민들의 건강을 돌보는 역할을 맡았다. 삼천리의료봉사단은 북한이탈주민의 건강 관리를 돕기 위해 북한 출신 의료인들이 주축이 되어 만들어진 봉사단으로, 현재 사단법인으로 전환을 준비하고 있다. 이와 관련 박지나 단장은 “오늘 행사를 위해 애써주신 많은 분들에게 감사드린다”면서 “우리 봉사단이 아직은 걸음마 단계지만, 앞으로 더 많은 분들이 봉사단에 참여하고 활동 범위도 더 늘려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봉사단 부스를 방문한 황건순 서울시한의사회 부회장은 “북한이탈주민들은 미래 통일 한국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실 분들로 생각된다”면서 “이분들의 건강 관리에 서울시한의사회에서도 꾸준히 관심을 가지고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해당 부스를 방문한 김관용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은 “봉사단의 헌신에 감사드리며, 지속적으로 관심가지고 응원하겠다”고 격려하는 한편 김영호 통일부 장관과 박충권 국회의원은 “탈북민들의 건강을 지켜주셔서 감사드립니다. 통일부도 항상 같이 하겠습니다. 통일부 장관 김영호”, “탈북민들의 건강을 지켜주시는 삼천리의료봉사단 선생님들께 깊은 감사와 큰 응원을 드립니다! 국민의힘 박충권”이라고 방명록에 격려 글을 남겼다. -
부산대 최준용 교수, 2024년 과학기술우수논문상 수상[한의신문=주혜지 기자] 최준용 부산대학교 한의학전문대학원 한방병원 한방내과 교수가 ‘2024년 과학기술우수논문상’을 수상했다. 11일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2024년도 제34회 과학기술우수논문상 시상식’에서 최준용 교수는 2023년 대한한의학회지에 게재된 논문인 “Bojungikgi-tang for Anorexia in Lung Cancer Patients with Treated with Chemotherapy: A Single-arm, Open-label, Single-center Trial”로 상장을 수여받았다. 이번 연구는 한국한의학연구원(총괄책임자 신현규 박사)의 지원으로 이루어졌으며, 부산대학교 한방병원과 양산부산대학교병원 호흡기 내과의 협진 연구를 통해 항암화학요법을 받는 폐암환자들에게 보중익기탕 액상 제제를 투여하여 부작용 없이 항암화학요법으로 생길 수 있는 식욕부진을 호전시킬 수 있음을 보고했다. 최준용 교수는 “이번 연구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 주신 한국한의학연구원과 양산부산대학교병원에 깊은 감사를 드리며, 폐암 환자들의 삶의 질을 개선시키고 보다 적극적으로 최적의 암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한의학이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을 지속적으로 연구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과학기술우수논문상’은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관하는 국내 과학기술계에서 권위 있는 학술상 중 하나로, 1991년부터 매년 과총 회원 학회의 추천을 받은 논문들을 심사, 선정하여 수상해 오고 있으며 이번 시상식에서는 2023년도 발표된 과학기술 전 분야의 논문 243편이 선정되어 상장이 수여됐다. -
심평원 전북본부, 군산시 의약단체와 의료봉사 실시[한의신문=강환웅 기자]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전북본부(본부장 문경아·이하 전북본부)는 13일부터 14일까지 이틀간 전북 군산시 옥도면 오청도 주민을 대상으로 의료봉사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이번 의료봉사는 전북본부와 군산시 4개 의약단체가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의료 접근성이 낮은 도서벽지 주민들에게 필요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됐다. 전북본부와 군산시 4개 의약단체 의료봉사단 37명은 어청도 마을회관 및 보건지소에서 지역주민 200여 명을 대상으로 진료서비스와 더불어 △혈압·당뇨 체크 등 건강검진 △상비의약품 무료제공 △해안정화 활동 등을 펼쳤다. 문경아 전북본부장은 “앞으로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전북본부는 의료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의약단체와 지속적으로 협력해 의료봉사를 실시할 계획이며, 지역주민들의 건강한 삶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한의협 “보험사기 한방병원, 일벌백계 강력 징계”[한의신문=강환웅 기자] 대한한의사협회(회장 윤성찬·이하 한의협)가 환자와 보호자에 보험사기를 권유하고 진료기록부를 위조해 10억원대의 부당이득을 취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한의사 회원에게 윤리위원회 제소를 통한 강력한 징계를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언론보도에 따르면 모한방병원장인 한의사 A는 고령의 양방전문의를 형식적으로 채용하고, 간호사를 통해 허위로 처방·진료 기록을 작성케 하는 방식으로 보험금 10억원을 편취해 부산경찰청에 검거됐다. 이와 관련 한의협은 “이번 사건은 환자들을 상대로 의료인이 윤리적·도덕적으로 결코 해서는 안되는 중차대한 잘못”이라고 지적하면서, “사리사욕을 위해 국민건강을 위해하고 한의사 회원의 명예와 신뢰를 실추시키는 이 같은 행태에 연구와 진료에 묵묵히 매진하고 있는 대부분의 한의사들이 크게 분노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한의협은 “대한한의사협회에서는 한의사 회원과 한의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지속적인 자정활동을 펼치고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의 건강과 생명에 직결된 사안에 명백한 범법행위를 저지를 경우 가장 강력한 조치를 취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이러한 기조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