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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으로 보는 한약 이야기 ❾김호철 교수 경희대 한의과대학 본초학교실 [편집자주] 본란에서는 김호철 교수(경희대 한의대 본초학교실)의 ‘과학으로 보는 한약 이야기’를 통해 임상 현장에서 자주 제기되는 한약의 궁금증과 문제들을 하나씩 짚어가며, 최신 연구 결과와 한의학적 해석을 결합해 쉽게 설명할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독자들이 기존의 한약 지식을 새롭게 바라보고, 실제 진료 현장에서 유용하게 활용할 만한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인삼의 효능 가운데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은 ‘대보원기(大補元氣)’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말을 “인삼은 원기를 크게 보한다”는 뜻으로 이해한다. 보기약 중에서도 으뜸이니 피로를 풀고, 식욕을 돋우며, 기운을 북돋운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 해석은 고전적 의미와는 거리가 있다. 한의학에서 효능은 글자의 뜻으로 풀이되는 것이 아니라, 그 약이 실제로 어떤 병증을 치료했는가에 따라 정의된다. 다시 말해, 효능은 언어가 아니라 주치(主治)의 축적에서 형성된 개념이다. 고전의 약물학은 처음부터 지금처럼 효능으로 분류되어 있지 않았다. 《신농본초경》이나 《황제내경》에는 ‘보기(補氣)’라는 효능명조차 없었다. 인삼의 효능도 ‘보오장(補五臟)’, ‘안정신(安精神)’, ‘정혼백(定魂魄)’, ‘명목(明目)’, ‘개심익지(開心益智)’ 등으로 기록되었을 뿐이다. ‘기허를 치료한다’는 말은 명나라 시기 《본초몽전(本草蒙筌)》에서 처음 등장한다. 효능이라는 분류 체계는 금원사대가를 거쳐 명청대에 이르러 비로소 확립됐다. 따라서 오늘날 본초학에서 사용하는 100여 개의 효능명은 본래의 주치에서 파생된 후대의 용어라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기초이론은 청대의 용어체계를 따르고, 임상은 명대의 《동의보감》 전통을 잇고 있기 때문에 두 체계가 어긋나 보이는 것도 이러한 역사적 맥락에서 비롯된다. 대보원기의 주치는 보기와 다르다 효능이 주치에서 생긴 개념이라면, 인삼의 대보원기가 실제로 어떤 병을 치료하는지를 봐야 한다. 만약 대보원기가 단순히 보기(補氣)의 강화형이라면 그 주치는 식욕부진, 피로, 권태감 같은 기허증이어야 한다. 그러나 고전의 기록은 전혀 다르다. 무엇보다 주목할 점은 ‘대보원기’라는 효능명이 인삼에만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황기(黃芪), 백출(白朮), 인삼과 함께 대표적인 보기약들 중에서도 ‘대보원기’라는 효능은 오직 인삼에서만 쓰였다. 본래의 의미에서 대보원기는 단순히 ‘보기를 크게 한다’는 뜻이 아니라, 생명이 꺼져가는 위기의 순간에 원기(元氣)를 회복시키는 작용, 즉 회양(回陽)의 범주에 속한다. 따라서 황기나 백출을 많이 사용한다고 해서 ‘대보원기’의 효능이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명나라 이천(李梴)의 《의학입문(醫學入門)》에는 “氣脫者,汗出肢冷,脈微欲絶也(기탈한 자는 식은땀이 나고, 사지가 차며, 맥이 끊어지려 한다)”라고 하여, 인삼이 이러한 기탈 상태에서 사용된다고 기록되어 있다. 청대 왕앙(王昂)의 《본초비요(本草備要)》 역시 “人蔘,回陽救脫,補脾肺二經,生津止渴”라 하였고, 같은 시대의 《증치준승(證治準繩)》에서도 “人蔘治氣脫欲絶,汗多面白,四肢厥冷者”라 하여 인삼을 기탈·허탈의 응급 상태에서 쓰는 약으로 명시했다. 《동의보감》은 한 걸음 더 나아가 “附子與人蔘相伍,內外兼固(부자와 인삼을 함께 쓰면 안팎의 양기가 모두 견고해진다)”고 하였다. 이 문장은 인삼과 부자가 서로 다른 방향에서 같은 생명 회복 작용을 한다는 의미다. 부자는 외부 순환을 돌려 양기를 밖으로 펴고, 인삼은 내부의 중심을 붙들어 기운이 새어나가지 않게 한다. 다시 말해, 인삼의 대보원기 효능은 피로를 푸는 보약의 차원이 아니라 생명의 중심이 꺼져가는 순간에 내부의 불씨를 붙잡는 회양 작용이다. 문헌에 보이는 인삼의 회양 작용 중국 명청대 의가들은 인삼을 회양의 약으로 기술한 사례를 남겼다. 청대 오당(吳塘)의 《의학심오(醫學心悟)》에는 “氣脫欲絶,汗出如珠,四肢冷厥,急用人蔘救之,可回陽復命(기탈로 죽음이 임박한 자에게 인삼을 급히 쓰면 양기를 회복시켜 생명을 구한다)”고 기록되어 있다. 《본초강목(本草綱目)》의 인삼 조문에도 “久病元氣將脫,宜獨蔘湯(오래 앓아 원기가 탈락할 때는 독삼탕을 써야 한다)”고 하였다. 이러한 기록들은 인삼이 회양구역의 상황, 즉 맥이 끊어지고 체온이 떨어지는 상태에서 응급약으로 쓰였음을 분명히 보여준다. 독삼탕(獨蔘湯)은 인삼만 단독으로 대량 사용하여 기탈을 회복시키는 대표 처방이다. 또한 부자(附子)와 병용하여 내외의 양기를 함께 돋우는 삼부탕(蔘附湯)은 《의학입문》과 《동의보감》 모두에 기록돼 있다. 부자가 외양을 돌리고 인삼이 내양을 붙든다는 인식은 조선시대 의가들도 공유한 바 있으며, 조선 후기 《동의수세보원》에서도 인삼의 작용을 “益元氣而救脫(원기를 돕고 탈락을 구한다)”이라 하여 회양의 개념과 동일하게 설명했다. 이러한 문헌적 전통은 인삼의 대보원기가 단순히 ‘보(補)’의 개념이 아니라, 생명 기능이 정지될 위기에서 양기를 되살리는 응급성 보제(補劑)임을 의미한다. 실제로 《경악전서(景岳全書)》의 장경악은 “元氣者,生命之根本也。人蔘最能回復其脫(원기는 생명의 근본이며, 인삼은 그 탈락을 가장 잘 회복시킨다)”이라 하여 인삼이 원기의 소멸을 회복시키는 최고의 약이라고 칭했다. 대보원기와 회양구역은 같은 작용이다 그렇다면 왜 같은 작용을 하면서 부자는 ‘회양구역(回陽救逆)’이라 하고, 인삼은 ‘대보원기(大補元氣)’라 불렀을까. 이는 생리적 차이보다 한의학의 철학적 언어 체계에서 비롯된 구별이다. 부자는 불의 약이다. 강렬하고 외향적이며, 즉각적인 회복을 이끈다. 인삼은 생명의 근원으로서, 내향적이고 지속적인 회복을 담당한다. 같은 불이라도 부자의 불은 밖으로 타오르는 불이고, 인삼의 불은 안으로 오래 타는 불이다. 그래서 하나는 불을 붙이는 작용으로 ‘회양’, 다른 하나는 그 불을 지키는 작용으로 ‘대보원기’라 표현된 것이다. 그러나 두 현상은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 부자의 회양이든 인삼의 대보원기든 결국 혈류가 회복되고, 체온이 오르고, 심장이 다시 박동하며, 생명 에너지가 재가동되는 현상이다. 현대 생리학으로 보면 이는 순환성 쇼크(circulatory shock) 상태에서 교감신경계가 활성화되고, 심박출량이 증가하며, 말초 혈류가 회복되는 과정에 해당한다. 부자의 주요 성분인 하이게나민(higenamine) 은 β-아드레날린 수용체를 자극하여 심근 수축력을 높이고, 말초 혈관을 확장시켜 순환 회복을 돕는다. 한의학적으로 말하면 부자가 외부의 순환망을 급히 열어 양기를 밖으로 퍼지게 한다면, 인삼은 내부의 중심 에너지망을 붙잡아 기운이 내부에서 회복되도록 한다. 인삼의 대표적 성분인 진세노사이드(ginsenoside Rg1, Rb1 등) 은 미토콘드리아 내 ATP 생산을 촉진하고 AMPK 경로를 활성화하여 전신 세포 대사를 재가동시킨다. 효능은 글자가 아니라 반응이다 한의학에서 효능은 문자의 뜻이 아니라 인체의 반응이다. 효능은 주치의 집합이며, 같은 병을 치료하면 같은 효능이고, 주치가 같으면 효능도 같다. 인삼의 대보원기와 부자의 회양구역은 주치가 동일하다. 사지궐랭, 맥미욕절, 한출기탈, 허탈 등이 그것이다. 표현만 다를 뿐 작용은 같은 생리적 현상이다. 결국 인삼의 대보원기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원기를 북돋는 보기약’이 아니라, 생명이 끊어지기 직전의 위기에서 내면의 불씨를 다시 살려내는 회양구역의 한 형태다. 다시 말해, 인삼의 대보원기는 강도의 표현이 아니라 작용의 방향을 나타내는 언어다. 부자의 불이 외부 순환을 돌린다면 인삼의 불은 내부의 중심을 붙든다. 두 약은 안과 밖에서 하나의 생명을 완성하는 짝이며, 고전의 언어는 그 차이를 구분해 두었다. 이제 효능을 다시 볼 때다. 효능은 문자가 아니라 생리의 기록이다. 인체의 반응과 시대의 임상 속에서 살아 움직여 온 언어다. 인삼의 대보원기와 부자의 회양구역은 같은 생명의 불을 바라보는 두 개의 이름일 뿐이다. 우리가 그 본뜻을 다시 이해할 때, 한의학의 효능은 추상적 수사가 아니라 구체적이고 재현 가능한 인체 반응으로 되살아날 것이다. -
환자안전 환류정보 활용 우수사례 공모전 ‘성료’[한의신문] 의료기관평가인증원(원장 오태윤·이하 인증원)은 지난달 30일 ‘2025년 환자안전 환류정보 활용 우수사례 공모전(이하 공모전)’ 시상식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환자안전 보고학습시스템을 통해 제공된 환류정보를 활용해 예방 활동을 수행한 우수사례를 발굴 및 공유하기 위해 2023년부터 시작한 이번 공모전은 ‘환류정보, 실천으로 완성하는 환자안전’을 주제로 지난 7월부터 진행했으며, 총 83편의 우수사례가 접수됐다. 보건의료기관의 우수사례들은 두 차례의 심사를 통해 △적합성 △효과성 △적용 가능성 △참신성 등의 기준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총 21편(대상 1편, 최우수상 1편, 우수상 5편, 특별상 14편)을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대상에는 ‘자기공명영상(MRI) 검사 중 환자안전사고 발생’ 주의경보를 활용한 사고 예방 활동을 수행한 내용이 선정됐다. 또한 수상작 중 일부는 현장의 환자안전 실천 경험 공유를 위해 대한환자안전학회 정기학술대회에서 수상 기관이 직접 사례를 발표함으로써, 환자안전 환류정보의 실제 적용 성과를 현장 중심으로 확산하는 계기를 마련키도 했다. 서주현 중앙환자안전센터장은 “환자안전문화 확산의 가장 큰 원동력은 개별 보건의료기관의 관심과 노력이며, 이번 공모전은 현장에서 환자안전활동을 실천하는 의료진을 독려할 수 있는 귀한 시간이었다”면서 “환자안전 환류정보 우수사례 공모전에 참여해 주신 모든 보건의료기관에 다시 한번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환류정보가 의료기관의 자율적 개선 활동으로 이어지도록 현장 중심의 지원체계 강화를 위해 계속해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공모전에 대한 보다 자세한 결과는 환자안전 보고학습시스템(www.kops.or.kr)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수상작은 환자안전사고의 예방 및 재발방지 대책 수립과 공유를 위해 정보제공지 및 우수사례집으로 제작하여 게시할 예정이다. -
호스피스·완화의료는 cure인가 care인가?김은혜 가천대 한의과대학 조교수 <선생님, 이제 그만 저 좀 포기해 주세요> 저자 [편집자주] 본란에서는 한의사로서의 직분 수행과 더불어 한의약의 선한 영향력을 넓히고자 꾸준히 저술 활동을 하고 있는 김은혜 교수의 글을 소개한다. 내용에 앞서 ‘의료는 cure와 care로 나뉜다고 생각한다.’의 문장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으며 시작하고 싶다. 두 번째 질문도 있다. ‘cure와 care 모두 치료이다.’의 문장에 대해서는 어떤 생각이 드는가? cure와 care에 대한 각자의 상이한 정의가 대답에 영향을 미칠 수 있겠지만, 일반적으로 cure는 완치 또는 질병의 소실일 것이고, care는 질병의 관리로 해석될 것이다. 오랜 시간 임상 현장에 몸을 담고 있다 보면 이 두 문장에 의문이 들 수 있다. ‘관리를, 의료 행위라고 생각한다고?’ 더 나아가면 보다 근본적인 결론에 도달한다. ‘의료인이라면 질병의 소실을 목표로 치료를 행해야 진정한 의료 행위지.’ 의미 없는 치료라고 말할 수 없는 것 이야기를 잠시 미뤄두고, 몇 가지의 예시 상황을 말해보려고 한다. 공식적으로 발표되지는 않았으나 한국에서 췌장암이 확인된 약 2만 명의 환자 중 80%가 수술이 불가능한 3기 또는 4기로 진단된다. 통계에 따르면 항암치료를 받지 않는 3기 췌장암 환자의 중앙 생존기간은 약 1년이며, 4기 췌장암 환자의 생존기간은 약 6개월이다. 항암치료를 받게 되면 3기 췌장암 환자는 2년으로, 4기 췌장암 환자는 1년으로 생존기간이 늘어나게 된다. 다르게 말하자면, 항암치료를 받은 4기 췌장암 환자의 50%가 1년 내로 임종하신다는 뜻이며, 다시 한 번 바꿔 말하면, 4기 췌장암 환자에게 항암제를 처방하는 의사 역시 이 사실을 알고서도 치료를 진행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 누구도 이 의사들을 비판할 수 없으며, 이들이 처방하는 항암제를 ‘치료’로 정의하는 것에 반기를 들 수 없다. 같은 맥락으로 이 환자들의 항암치료를 ‘의미 없는 치료’라고 말할 수 없으며, 감히 말해서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 의료인이 감당해야 하는 역할은? 췌장암은 워낙 힘든 암으로 알려져 있음을 감안하고, 다른 암종을 조사해 봐도 비슷한 맥락이다. 표준암치료를 받는 4기 폐암 환자의 중앙 생존기간은 약 1.5년으로 알려져 있다. 4기라고 하면 전신에 이미 암이 다 퍼져있는 중환자의 이미지가 떠올라 1.5년이라는 기간이 크게 이질적으로 안 느껴질 수 있지만, 폐암에서는 그저 폐 양쪽 모두에 암이 확인만 되면 자동적으로 4기로 진단되게 됨을 고려했을 때 4기 폐암 환자의 외형은 건강해 보이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우리는 말할 수 있을까? 이들에게 처방되는 항암치료는 ‘진정한’ 의료 행위가 아니라고. 그렇다면 마지막 상황을 살펴보자. 항암치료를 받았지만 끝내 말기 선고와 동시에 6개월 정도의 여명을 들은 4기 췌장암, 4기 폐암 환자가 있다. 환자 스스로 6개월이라는 시간을 받아들이지 못한 것은 당연하며, 그 와중에 점점 빠지는 체중과 점점 가빠오는 숨 때문에 좌절감, 두려움, 걱정 등등이 오만가지로 섞인 감정을 가지고 있다. 이제는 몸도 쇠약해질 대로 쇠약해졌다. 하지만 대학병원에서는 더 이상 표준암치료를 받지 않으니 이전처럼 적극적인 추적관찰은 어려우며 컨디션을 보면서 일단 6개월 뒤에 예약은 잡고 가라고 말한다. 이 말을 들은 환자는 자연스럽게 이런 생각이 들게 될 것이다. “그래, 6개월 남았다 치자. 그럼, 이 6개월 동안은 누가 나를 돌봐주는 거지? 내가 점점 더 밥을 못 먹게 되면? 언젠가 내가 집에 있다가 갑자기 숨이 턱 막히게 되면? 아니, 집에만 있어도 되는 상황이기는 하나? 집에 있는 게 무서워지면 어디로 가야 하는 거지?” 환자가 이런 생각을 가지게 되더라도 그것이 의료인이 감당해야 하는 역할은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의료인의 책임은 환자가 건강할 수 있도록 의료 행위를 제공하는 것에 있으며, 건강이란 신체적·정신적·사회적 안녕으로 정의되고 있다. 그렇다면 이들의 정신적·사회적 안녕에 대한 의료는 누가 담당하게 되는 것일까. “진정한 의료 행위가 아니라면” 말기 암을 포함해서 임종을 앞둔 환자까지 모시는 의료 행위를 호스피스·완화의료라고 정의한다. 호스피스·완화의료는 이들이 소위 웰다잉(well-dying)을 맞이하실 수 있도록, 직역해서 좋은 죽음을 맞이하실 수 있도록, 잘 돌아가실 수 있도록 행하는 것이 아니다. 죽음이 좋고 싫음은 개개인의 사유와 철학에 달려 있기 때문에 감히 그것을 의료인이 의료 행위를 통해 쥐어주겠다고 단언할 수 없다. 호스피스·완화의료는 신체적·정신적·사회적 안녕감이 이전 대비 나아지도록, 그것이 조금이라도 완화되는 것을 목표로 행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마지막 질문을 던지며 글을 마치려 한다. 호스피스·완화의료는 cure인가 care인가. care라면, 이것은 진정한 의료 행위인가 아닌가. 진정한 의료 행위가 아니라면, 임종을 앞둔 환자의 건강은 누가 책임져 줄 것인가. -
- '필요한 건, 어쩌면 말 한마디' 편 - -
인천 서구, 어르신 건강돌봄 실현 위한 ‘장수누리터’ 개소[한의신문] 인천광역시 서구(구청장 강범석)는 지난달 22일 지역주민, 유관기관 관계자 등 1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어르신 건강돌봄 건강관리사업 ‘장수누리터’ 개소식을 성황리에 개최했다. ‘장수누리터’는 내년 3월 시행 예정인 ‘의료·요양 등 지역돌봄의 통합지원에 관한 법률(돌봄통합지원법)’에 앞서 서구가 인천에서 최초로 시도하는 선도 사업으로, 건강취약계층 어르신이 현재 거주지에서 건강한 노후를 보낼 수 있도록 돕는 방문형 통합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보건소 내 ‘장수누리팀’은 한의사, 간호사, 영양사, 물리치료사, 치위생사 등 분야별 전문인력으로 구성돼 있으며, 대상자의 건강상태에 따른 맞춤형 방문건강서비스를 수행한다. 관할 동 행정복지센터, 일차의료기관이나 병원, 복지관 등에서 서비스 의뢰가 접수되면, ‘장수누리팀’이 직접 가정을 방문해 △건강상담 △방문재활 △영양관리 △복약지도 등 통합건강서비스를 제공한다. 서비스 후에는 각 전문인력이 참여하는 평가회의를 통해 돌봄플랜 수립, 경과보고, 서비스 종료 여부 등을 검토하며, 대상자는 약 3개월간 총 8회의 집중 건강관리서비스를 받게 된다. 또한 정신·치매·복지상담 등 지역의 다양한 자원을 연계해 민·관 협력 기반의 통합돌봄체계를 마련하고, 대상자별 맞춤형 건강·복지서비스가 누락되지 않도록 관리체계를 강화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권역별 건강생활지원센터에서는 활동이 가능한 어르신을 대상으로 만성질환 예방·관리, 노쇠 예방 등을 위한 건강강좌, 영양교육, 근력강화 및 스트레칭 운동교실, 심폐소생술 실습 등 웰니스(Wellness) 건강관리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장수누리학교’ 운영과 더불어 지역주민 중 건강에 관심 있는 주민을 대상으로 ‘건강돌봄 헬퍼(자원봉사자)’를 양성해 어르신 일상 건강활동을 지원하는 등 지역주민 참여형 건강돌봄 안전망 구축에 나선다. 이와 관련 강범석 서구청장은 “초고령사회에서는 단순히 오래 사는 것을 넘어 건강하고 활력 있게 사는 웰에이징(Well-Aging)이 중요하다”면서 “장수누리터는 의료·건강·복지를 통합적으로 지원하는 지역거점으로, 어르신들이 지금 사는 곳에서 건강하고 행복하게 노후를 보낼 수 있도록 맞춤형 통합 건강증진사업을 지속적으로 펼치겠다”고 전했다. -
심평원 부산본부, 소식지 통해 지역의료 현장과의 소통 강화[한의신문]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부산본부(본부장 박정혜·이하 부산본부)는 의료현장에서 실질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주요 정보를 담은 ‘2025년도 하반기 소식지’를 4일 부산지역 요양기관과 유관 단체에 배포한다고 밝혔다. 이번 소식지는 의약단체 의견수렴을 통해 급여기준 및 심사 청구 시 주의사항 등 의료 현장에 필요한 내용을 중심으로 구성했으며, 특히 인플루엔자(독감) 유행주의보 발령에 따른 유의사항과 겨울철 감염 예방·안내 등 현장 대응에 도움이 되는 정보를 담았다. 주요 내용으로는 △최근 제·개정된 급여기준 △심사참고자료 제출목록 △급여 인정횟수 정보 조회시스템 활용법 등 실무 중심의 유용한 정보를 수록했다. 또한 주요 항목에는 QR코드를 적용해 모바일로 바로 확인할 수 있는 편의 기능을 추가함으로써 실용성을 높였다. 부산본부는 이번 소식지를 통해 그동안 추진해 온 지역사회와의 연계 및 협력 기반 사업의 성과도 함께 공유했다. 대표적으로 △폐의약품 안심수거 캠페인 △노인 일자리 창출 협력사업 △지역 밀착형 공공보건 캠페인 등을 소개하며, 공공기관으로서의 사회적 책임과 지역사회 동반 성장 의지를 재확인했다. 한편 이번 소식지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누리집(www.hira.or.kr)의 공지사항에 게시하고, 부산시 6개 의약단체 등에 책자와 관련 파일을 배포해 회원 대상 홍보를 추진하도록 안내했다. 박정혜 본부장은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필요한 정보를 적시에 공유하는 양방향 의사소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앞으로도 소통을 통해 현장에서 필요한 정보를 적극적으로 교류하고, 심평원의 주요 활동을 소개하는 등 현장 중심의 신뢰받는 기관으로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
심평원 경기북부본부, 대국민 안전·탄소중립 캠페인 전개[한의신문]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경기북부본부(본부장 신소연·이하 경기북부본부)는 1일 도봉산국립공원에서 북한산국립공원 도봉사무소와 함께 시민들을 대상으로 생활 안전 인식 제고 및 탄소중립 실천을 위한 캠페인을 실시했다. 이번 캠페인을 통해 △손쉬운 병원·약국 찾기 △내가 먹는 약! 한 눈에 △비급여 진료비 확인 △병원평가정보 등 생활 속 건강정보를 소개하며 심평원의 ‘건강e음’ 모바일 앱을 홍보했다. 또한 등산객을 대상으로 장시간 산행과 큰 일교차로 발생할 수 있는 근육 뭉침, 급성심근경색, 저체온증 등 응급상황 대처요령을 안내하며 산을 찾은 시민들이 더욱 안전하고 즐겁게 산행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이와 함께 온난화 극복과 탄소중립(일회용품 줄이기) 실천 확산을 위해 장바구니와 친환경 티슈 등을 배포하고, 시민들의 친환경 생활 실천을 독려하며 쾌적하고 깨끗한 지역사회 환경 조성에 앞장섰다. 신소연 본부장은 “앞으로도 국민이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건강정보와 모바일 앱(건강e음)의 사용방법을 온·오프라인을 통해 적극 홍보하고, 국민 안전 캠페인을 확대해 나가겠다”며 “이를 통해 건강하고 안전한 지역사회를 만드는데 적극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
“돌봄통합지원법을 돌봄 차별법·좌절법으로 만들지 말라!”[한의신문] (재)돌봄과 미래 등 53개 돌봄 관련 단체는 3일 공동성명서를 통해 ‘돌봄통합지원법’ 시행 첫해 예산안 777억원은 사업 추진 포기를 선언하는 것이라고 지적하며, 예산을 즉각 증액할 것을 촉구했다. 성명서에서는 “지난 8월13일 새 정부의 국정기획위원회가 ‘지금 사는 곳에서 누리는 통합돌봄’을 국정과제 중 하나로 채택했을 때, 새 정부에서는 통합돌봄이 진일보할 것이라는 희망을 품게 됐다”면서 “그러나 정부가 내년도 통합돌봄 확충 예산을 국비 777억원으로 책정했다는 발표를 보고 품었던 기대와 희망은 깊은 우려와 걱정으로 바뀌고 있다”고 운을 뗐다. 돌봄 예산의 명세는 △229개 지자체에 지역 의료·돌봄 연계 체계 구축 지원 27.1억원 △재정자립도가 좋은 상위 20%를 제외한 183개 지자체에 사업 확충 예산 528.7억원 △지자체 공무원 인건비 191.5억원 지원 △기타 30.1억원 등으로 구성돼 있지만, 이들 단체는 이같은 예산안은 심각한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먼저 재정자립도 상위 20%에 해당하는 지방자치단체 46곳을 지원 대상에서 제외하고, 재정자립도 하위 80% 지역 183곳으로 제한하고 있는 문제를 지적하는 한편 돌봄 사업비 예산이 배당된 183개 지자체당 평균 2억9000만원(국고 기준 최대 3억7500만원에서 최저 1억5000만원)으로, 이는 시범사업 지역 사업비의 절반 정도이며, 시범사업은 노인사업만을 수행했지만, 내년에는 이 사업비로 노인과 장애인 사업을 모두 수행해야 하는 만큼 실제로는 사업을 진행하기 어려운 수준이라는 것이다. 또한 시군구와 읍면동에서 돌봄전담조직을 구성할 인건비 지원 또한 183개 지자체로 제한되고 46개는 제외된 부분도 함께 지적되는 한편 현재 보건복지부가 가내시한 국고지원 비율은 서울 30%, 그 외 지역 50%으로, 이는 현재의 지방 재정자립도 등을 고려할 때 지나치게 부담스러운 비율이라는 것. 이같은 문제점을 들어 이들 단체는 대통령실, 국회, 기획재정부, 행정안전부, 보건복지부에 △전국의 모든 지자체에 사업비와 인건비 예산을 지원할 것 △노인과 장애인 통합돌봄의 기본적인 예산으로 지자체당 9억원(국고 기준)을 지원할 것 △지자체의 돌봄 사업을 운영할 기본 인력으로 3250명을 늘릴 것 △국고지원 부담률을 상향 조정할 것 등을 요구했다. 성명서에서는 “우리의 요구를 종합하면 내년의 통합돌봄 사업비는 현재의 777억원에서 1354.75억원을 증액해 2131.75억원을 책정해야 한다”면서 “777억원의 예산안은 통합돌봄의 기초를 놓아야 할 ‘돌봄통합지원법’ 시행 첫해에 정상적인 사업 추진 포기를 선언한 것과 다름 없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들 단체들은 “이러한 예산안으로는 통합돌봄이 출발에 큰 혼란과 주민 불만을 일으킬 것이고, 이어서 있을 지방선거에서 이재명 정부의 실책으로 쟁점화될 것이 분명하다”면서 “돌봄통합지원법을 ‘돌봄차별법’으로, ‘돌봄좌절법’으로 만들지 말아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
경북한의사회·재독한인간호협회 파독 60주년 업무협약[한의신문] 경상북도한의사회(김봉현 회장)와 재독한인간호협회(박소향 대표)가 1일 업무협약을 체결, 양단체간 지속적인 상호 교류와 우호 증진에 나서기로 했다. 이번 협약은 대한민국 경제 발전의 초석을 다지는 데 헌신한 파독 간호사들의 노고와 희생에 깊은 존경과 감사를 표하기 위해 진행됐다. 특히 2026년 간호사 파독 60주년을 기념하여 고국에서의 건강하고 의미 있는 치유의 기회를 제공하며, 나아가 경북한의사회와 재독한인간호협회간의 지속적인 상호 교류 및 우호 증진을 목적으로 마련됐다. 이날 경북한의사회와 재독한인간호협회 간 업무협약을 통해 △재독한인간호사 초청 및 예우 △무료 한방 진료 및 웰니스 체험 제공 △상호 홍보 및 교류 증진 등 기타 사항에 대한 협력을 도모키로 했다. 김봉현 회장은 “파독 간호사분들은 대한민국 근대화의 숨은 주역으로, 그 헌신과 희생에 깊은 존경과 감사를 드린다”며 “이번 협약을 계기로 경북한의사회가 건강한 치유의 여정을 함께하며 한의학을 통한 따뜻한 나눔을 실천하겠다”고 말했다. 박소향 대표는 “한국에서 이렇게 따뜻한 환영과 관심을 받게 되어 감회가 깊다”며 “이번 협약을 통해 파독 간호사들이 몸과 마음을 치유하고, 한의학을 통해 건강한 삶의 활력을 되찾는 소중한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협약식에는 경북한의사회 김봉현 회장을 비롯해 조희창 수석부회장이 참석했다. -
선진화된 한의약 기술 ‘Good∼’부산광역시한의사회(회장 송상화)는 중화민국 중의사공회 전국연합회 관계자들이 동의대 한의대 및 부속한방병원, 체담한방병원 등 부산 지역 한의학 교육기관 및 한의의료기관을 방문해 선진화된 한의약 기술을 공유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31일 부산을 방문한 첨영조 중화민국 중의사공회 전국연합회 이사장, 송문영 타이베이시 중의사공회 부이사장 등으로 구성된 방문단은 먼저 체담한방병원(병원장 조병제)을 방문해 일선 한의의료기관의 시설 및 진료 등을 참관한 데 이어 일선 한의의료기관의 운영 현황 등에 대한 질의응답을 가졌다. 이후 방문단은 동의대 한의과대학(학장 이해웅)을 방문해 손변우 교수(교육수련처장)로부터 한의과대학의 교육 과정 등을 공유하는 한편 부속 한방병원(병원장 윤현민)을 둘러보며 현대 의료기기를 적극 활용해 발전하고 있는 현대 한의약을 직접 체험해 보며 한의치료의 우수성을 거듭 확인했다. 또한 김범회 부학장, 진명호 한의예과장, 김동구 교수(본초학교실) 등 관계자들과의 간담회를 통해 향후 양 기관의 실질적인 교류협력 방안을 논의키도 했다. 특히 이날 윤현민 병원장은 인사말을 통해 “중화민국 중의사공회 전국연합회의 방문을 환영하며, 이 자리를 통해 현대 한의학의 우수성을 몸소 확인해보는 뜻깊은 시간이 되길 바란다”면서 “이번 방문을 계기로 앞으로 지속적인 교류와 협력을 기대하며, 더욱이 최근 한의약에 대한 관심이 전 세계적으로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대만의 의료관광 환자들이 한국을 찾는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한국 한의약의 우수성을 널리 알려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또한 윤 병원장은 약침의 종류와 시술 방법 등을 설명하는 한편 직접 시연을 통해 약침에 대한 우수성을 직접 알리기도 했다. 이와 함께 손변우 교수는 교육과정의 공유와 더불어 중풍 급성기 환자를 한약으로 치료한 사례 등 효율적인 한·양방 협진사례를 공유하면서 환자들에게 최선의 한의 의료서비스를 제공코자 최선을 다하고 있는 한국 한의사들의 노력을 공유했다. 이같은 한국 한의학을 직접 체험한 첨영조 이사장은 “한국과 지속적인 교류와 협력을 이어오고 있는 가운데 매번 발전되고 있는 한국 한의약의 현황을 보면서 늘 많은 부분을 느끼고 돌아가고 있다”면서 “더불어 오늘 약침 시술을 직접 봤는데, 앞으로 자국에서도 선진화된 약침 술기가 도입될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또한 송문영 부이사장은 질의를 통해 “중풍과 안면마비 급성기 환자에 대한 치료 사례를 듣고 한의약 치료에 더욱 관심을 갖게 됐다”면서 “한·양방 협진 체제 또한 환자들에게 보다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부분도 알게 됐으며, 앞으로 이 부분에 대해서도 많은 협력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밝혔다. 한편 송상화 회장은 “한국과 대만은 유사한 의료체계를 가지고 있는 만큼 향후 지속적인 교류와 협력을 이어간다면 양국 전통의학이 보다 발절할 수 있는 다양한 정책적·임상적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며 “부산시한의사회는 앞으로도 실질적인 정책으로 이어질 수 있는 다양한 협력 사업 발굴을 위해 최선을 다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