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괴로운 항암치료의 KEY '한의원!' -
원광대 한방병원, ‘2024 대한민국통합의학박람회’ 참여[한의신문] 제13회 2024 대한민국 통합의학박람회가 전라남도 장흥 국제 통합의학박람회(통합의학박람회추진위원장 이정한)장에서 지난달 18일부터 5일간 진행된 가운데 이번 박람회에는 22만여명의 관람객이 몰리면서 통합의학의 미래 가능성을 제시하며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100세 시대, 통합의학’을 주제로 열린 이번 박람회는 110여 개 기관과 단체가 참여했으며, 원광대 한방병원·병원·치과병원이 함께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특히 원광대 한방병원은 침 시술 및 한의약 체험, 건강상담 등 다양한 프로그램과 체험 부스를 운영해 방문객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이번 행사에는 원광대학교 박성태 총장, 윤성찬 대한한의사협회장을 비롯한 많은 관계자들이 참석해 통합의료의 중요성과 가능성을 강조했다. 원광대 한방병원 하원배 교수는 “이번 박람회를 통해 많은 관람객들에게 우리의 한의치료와 통합의료의 장점을 알릴 수 있어 기쁘다”고 전했다. 한편 원광대 한방병원과 장흥통합의료병원은 앞으로도 통합의료의 발전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예정이다. -
원광대 ‘심장질환 통합의료 모델 구축’ 다학제 접근[한의신문] 원광대학교 한의과대학 임정태 교수가 주관한 지역사회 심장질환 관리의 발전을 위한 다학제 간담회가 25일 원광대학교 한방병원 일원홀에서 성공적으로 개최됐다. 이번 행사는 심장질환의 통합의학적 접근 방안을 논의하고, 한의치료와 의과 치료의 상호보완을 통해 지역사회 기반의 심장질환에 대한 건강 관리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간담회에는 원광대학교병원 순환기내과 정형기 교수, 한방심신증후군연구센터 김혜윰 박사, 원광대학교 의예과 한요한 교수, 익산시 보건소 이진윤 소장 등 임상과 기초, 정책과 관련된 다양한 분야 전문가들이 발제자로 참석하여 온오프라인 병행으로 진행됐다. 이번 간담회에서는 한의의료기술 최적화 임상연구 (근거합성) 분야의 ‘심장질환에서 한의치료 효과에 대한 건보자료를 활용한 코호트연구 및 침치료 Responder 예측연구’ 과제의 성과를 확산하고 다학제적 토의와 정책적 제언을 이어나갔다. 임정태 교수는 “심장질환에 대한 지역사회의 필요를 기반으로 의료비 절감과 환자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통합의료적 접근이 필수적”이라며 이번 간담회의 의미를 설명했다. 정형기 교수는 최신 심장내 전자기기(CIED)를 사용한 부정맥 치료의 발전을 강조하며, 환자 맞춤형 페이스메이커 등 심장내 전자기기의 발전 및 시술 현황에 대해 소개했다. 임정태 교수는 한의학적 치료와 의과적 접근이 통합적으로 이루어져 심장질환 환자들이 더 큰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원광대학교의 통합의료센터에 대해서 제안했다. 특히 심부전 및 심방세동 환자들이 한약과 침 치료를 통해 증상을 완화한 사례를 중심으로, 건보자료를 활용한 연구가 이러한 치료의 효과를 입증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김혜윰 박사는 심신증후군 개념을 바탕으로 한약에 기반한 체액 조절 치료를 통해 심장과 신장의 상호작용 및 심장과 신장의 질환을 동시에 완화할 수 있는 한약 기전 연구를 소개했다. 이어 한요한 교수는 심혈관질환 예방과 관련하여 노화로 인해 심혈관질환의 발병률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한약이 예방적 치료 역할을 할 수 있음을 강조했다. 그는 심혈관질환이 노화와 관련해 더 주목받아야 할 문제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이진윤 익산시 보건소장은 지역사회 심뇌혈관질환 관리 프로그램과 권역 심뇌혈관센터와의 협력 사례를 공유했다. 이 소장은 통합의료적 접근을 통해 고혈압과 당뇨 같은 만성질환의 예방·관리를 강화함으로써 지역사회의 심혈관질환 환자들에게 효과적인 의료 지원을 제공할 수 있는 방안을 제안했다. 통합의료적 심장질환 관리와 향후 계획 이번 간담회에서는 통합의학적 접근을 통한 환자 맞춤형 심장질환 치료를 실현하는 동시에, 다학제적 진료와 연구 프로그램을 통한 지역사회 기반의 통합의료 심장질환 관리 모델 구축 가능성을 탐색했다. 아울러 장기적인 통합의료 관리 모델의 성공을 위해 환자등록연구를 통한 임상연구 및 정책적 제안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임 교수는 “통합의료 모델을 통해 고령화와 심장질환 증가에 대비하고, 지역사회에서 한의과·의과의 협력으로 환자의 건강한 삶을 지원하는 체계를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원광대학교는 통합의료를 주제로 한 글로컬대학30 과제에 선정된 상태로, 향후 통합의료센터에 대한 지역사회 기반의 모델을 제시하여 노령화에 대비한 국가의 보건의료 체계 개선에 기여할 예정이다. -
한의약 임상진료 표준 용어체계 구축 위해 SNOMED CT ‘적극 활용’[한의신문] 19일부터 25일까지 콘래드 서울 호텔에서 진행된 ‘2024 SNOMED CT 비즈니스 미팅 및 엑스포’에서 한국한의약진흥원 임상정보빅데이터추진단(이하 추진단) 서병관 단장이 23·24일 이틀간 ‘SNOMED CT를 활용한 한의약 임상진료 표준 용어체계 구축’을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SNOMED CT란 전 세계 80여 개국에서 활용하는 국제표준용어체계로, 의료정보 기록에서 임상 콘텐츠를 일관성 있게 표현할 수 있도록 도와주며, 의료전문가의 향상된 의료 기록을 가능하게 하고, 임상 결정 및 분석을 통해 환자에게 안정성 높고 일관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데에 기여한다. 23일 진행된 행사에서 서병관 단장은 ‘한의약 임상 용어를 SNOMED CT에 매핑하기 위한 전략 제안(Proposed Strategy for Mapping Traditional Korean Medical Clinical Terminology to SNOMED CT)’을 주제로 발표했다. 이번 발표는 SNOMED CT 분류체계에 전통의약 분야를 추가하는 것을 논의하기 위한 것으로, 추진단은 한의 CPG를 기반으로 한 임상진료 용어의 국제표준용어체계와의 연계를 추진하고 있다. 먼저 서병관 단장은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CPG) 기반의 SNOMED CT-KM의 개발 현황에 대해 소개하면서 “‘23년에는 32개 질환의 CPG에서 기본용어 9175개를 선정해 그 중 6459개의 용어는 기존의 SNOMED CT 체계를 적용해 매핑했고, 2716개의 용어는 적절한 분류가 없어 매핑하지 못했다”면서 “올해는 총 41개 질환의 CPG를 기반으로 한 SNOMED CT-KM v.2024를 개발 중인 상태”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서 단장은 매핑되지 못한 용어를 한의학적 개념에 부합하도록 적절히 분류시키기 위한 SNOMED CT의 하위 카테고리 15개도 제시해 해외에서 참여한 청중들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신규 제안 카테고리는 처방명, 한약재명, 생리학 용어명, 병리학 용어명(병사, 병적 상태), 변증 증상, 변증 설상, 변증 맥상, 변증명, 병증명, 치료 종류, 부위, 치료 방법, 검사기기 관련, 한의 설문지명 등으로 이뤄졌다. 이어 24일 진행된 발표에서 서병관 단장은 ‘SNOMED CT를 활용한 표준 EMR 연계 한의 표준 임상진료 용어 체계의 구축(Establishment of the Korean Standard Medical Terminology System in conjunction with Korean Standard EMR using SNOMED CT)’을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서병관 단장은 이번 프로젝트의 배경을 설명하면서 “의료정보 분야의 정부 정책은 보건의료 빅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하고자 하는 것”이라며 “국민건강 향상을 위한 빅데이터 플랫폼 구축 프로젝트의 목적은 보건의료 분야 정부 및 공공기관에서 보유하고 있는 의료데이터를 보건의료 정책연구, 의학연구, 의료기술 연구 등의 활용에 지원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서 단장은 이어 한의약 임상 빅데이터가 질적으로 향상될 수 있었던 배경으로 △전자의무기록 확산으로 인한 임상적 환경 변화 △보건의료 시스템의 패러다임 변화 △CPG 개발 등 근거에 기반한 한의학 △제4차 한의약육성발전종합계획을 꼽았다. 또한 서 단장은 “이번 프로젝트의 목표는 실제임상자료(RWD; real-world data)에 기반한 질 높은 한의약 임상 근거의 확보이며, 추진단은 한의약 임상정보 등을 취합해 안전성·유효성 비교연구 등을 지원할 수 있는 한의약 임상정보 빅데이터 허브를 구축하고자 한다”며 “3단계로 진행되는 프로젝트로, 오는 ‘25년부터 한의 진단 및 치료의 효과와 안전성 그리고 비용-효과성 평가를 위한 연구자 지원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서 단장은 “올해 프로젝트의 결과로 45개 질환의 한의CPG와 CP를 기반으로 표준 EMR 개발을 완료할 것이며, 41개 질환의 기본 용어를 도출해 한의 임상진료 용어의 표준 분류체계를 제시할 것”이라며 “한의약 EMR의 인증을 위한 기준 및 절차 등이 수립 완료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추진단에서는 한의약 진료정보 교류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의료정보 표준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있으며, 표준 EMR 데이터베이스의 확산을 위한 한의의료기관 적용성 확대 연구 또한 진행 중이다. 특히 서 단장은 한의약 임상정보 빅데이터 구축 사업으로 △한의약 임상정보 빅데이터 거버넌스 구축(자문위원회, 한방병원 협의체 등) △표준 전자의무기록 수집 근거 마련(EMR 인증 기준, 치료 및 시술 DB 구축 등) △보건의료 정보 교류 시스템 기반 마련(용어 및 전송 표준 개발 및 인증) △의료기관 확산(한방 의료기관에서의 임상적 적용) 등의 성과를 창출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추진단에서는 한의약 임상정보 빅데이터 허브를 통해 한의약 연구에 활용하고, 데이터 기반 정책 개발을 지원하며, 관련 통계 제공을 통해 한의약 산업의 부흥에 기여할 것이라고 예상하는 한편 질병관리청,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립암센터 등의 보건의료 빅데이터 플랫폼과의 연계를 통한 데이터 분석 시스템 구축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
심사평가원, ‘교육 연수원’ 착공[한의신문] 건강보험심사평가원(원장 강중구·이하 심평원)은 28일 강원특별자치도 평창군 대관령면 차항리 26번지 일대 연수원 건립부지에서 착공식을 개최했다. 연수원은 부지면적 123,788㎡, 연면적 19,792㎡, 지하 1층·지상 4층 규모로 건립된다. 이날 착공식에는 강중구 원장, 심재국 평창군수, 신동아건설 우수영 대표이사, 해안건축 윤세한 대표이사, 아이티엠 이기환 전무를 비롯해 유관기관 관계자 및 심평원 임직원 등 1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내·외빈 기념사·축사, 기념촬영 및 안전기원제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심평원은 진료비의 적합성을 심사하고 의료서비스의 수준을 평가하는 국민의료관리 전문기관으로, 업무 특성상 직원들은 고난도의 보건의료 전문지식을 매순간 요구받고 있다. 심평원은 그동안 외부시설을 임차해 교육을 진행해 왔지만, 확대된 조직규모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내·외부 교육 수요를 감당하는데 한계에 이르러, 즉시성 있고 체계적인 교육 제공을 위한 자체 시설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었다. 이에 심평원은 지난 2020년 유치조건이 가장 좋았던 평창을 부지로 선정하며 본격적으로 연수원 건립사업을 추진했다. 강원특별자치도-평창군-심평원간 MOU 체결을 통해 긴밀한 협조관계를 구축해 온 심평원은 건립부지가 동계올림픽 특별구역에 위치함에 따라 인·허가 의제처리 및 진입도로 개설 등 적극적인 업무지원을 받고 있다. 연수원 건립사업이 순탄하지 만은 않아 설계과정에서는 건설비 폭등으로 인한 사업비 부족으로 설계가 6개월간 중단됐고, 공사입찰 과정에서는 악화된 국내건설경기에 직격탄을 맞으며 두 차례 유찰되는 위기도 겪었다. 마침내 3차 공고에서 신동아건설 컨소시엄이 선정되면서 오는 2026년 12월 준공을 목표로 마침내 착공을 할 수 있게 됐다. 심평원은 연수원을 통해 직원들이 보건의료전문가로 성장하는데 필요한 관련 교육을 체계적으로 운영하고, 외부 보건의료 종사자에게도 정책교육과 전문교육을 제공하며, 학회·협회 등과 정보교류와 협력의 장으로도 활용할 계획이다. 또한 우리나라 건강보험제도를 벤치마킹하고자 하는 해외 관계자 대상 연수과정도 내실있게 운영할 예정이다. 강중구 원장은 “연수원 건립을 통해 그간의 교육운영 문제를 해소하고, 직원들이 보건의료전문가로서 우리나라 보건의료 발전에 기여하는 인재로 키워내겠다”며 “심평원 연수원은 우리나라 보건의료시스템의 국제적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하는 밑거름이 될 것이다”고 전했다. 강 원장은 이어 “동계올림픽 이후 평창군의 재도약을 심평원이 함께하겠다”면서 “지역민 채용, 농특산물 홍보 등 적극적인 협력으로 지역 발전을 위해 함께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
경희대 한의대 이수연 학생, ICMART 국제학술대회서 ‘포스터상’ 수상[한의신문]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본과 4학년 이수연 학생이 최근 제주에서 개최된 ‘제37회 ICMART(International Council of Medical Acupuncture and Related Techniques) 국제학술대회’에서 학부생으로는 최초로 포스터상을 수상했다고 밝혔다. ICMART는 1983년 오스트리아 빈에서 설립된 비영리 국제학술단체로, 약 80여 개 회원 단체와 3만5000여 명의 의료인들이 활동하는 통합의학 분야의 주요 학술단체다. 이번 학술대회에는 ‘통합의학 헬스케어의 미래’를 주제로 36개국에서 1100여 명의 의사들이 참가해 침술과 최신 한의 의료기술을 공유하는 장이 됐다. 이번 대회에서는 약 300편의 포스터 발표가 진행됐으며, 최종 심사를 통해 14명이 포스터상을 수상했다. 이수연 학생은 경희대학교의 대학혁신사업 중 하나인 ‘대학원 연계 전공 심화 학부 연구생 프로그램’에 참여해 이병철 교수의 지도 아래 연구를 진행해왔다. 이번에 포스터상을 수상한 연구의 제목은 ‘The Therapeutic Potential of Daeshiho-tang (DSHT) for Dyslipidemia: A Multi-dimensional Approach from Meta-analysis, In Silico, and In Vivo Analysis’로, 대시호탕이 고지혈증에 미치는 임상적 치료 효과와 작용 기전을 다룬 연구다. 이 연구는 크게 세 단계로 진행됐는데, 먼저 체계적인 문헌고찰과 메타분석을 통해 대시호탕의 임상적 치료 효능을 입증했으며, 두 번째로 컴퓨터 기반 분석 기법을 활용해 대시호탕의 작용 기전을 규명했다. 이와 함께 동물실험을 통해 이러한 기전을 확인했다. 이 연구는 전통 한의학 처방의 현대적 응용 가능성을 제시하며, 빅데이터 분석 기법을 접목한 점에서 과학적 우수성을 인정받았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 이병철 교수는 “이번 수상은 경희대 대학혁신사업이 거둔 중요한 결실”이라며 “앞으로 학부생의 국제학술대회 참여를 장려하고 연구 동기를 부여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또한 이수연 학생은 “연구를 진행하며 다양한 접근법을 통해 한의학 연구가 발전할 수 있다는 점을 느꼈으며, 대학혁신사업을 통해 교수님, 대학원생 선배님들의 많은 도움을 받아 포스터상도 받을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한의학을 더욱 과학화하고, 현대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
2024 전국한의학학술대회 영남권역, 주요 발표내용은? <3>[한의신문] 2024전국한의학학술대회 영남권역 행사가 오는 11월3일 부산 BEXCO 컨벤션홀에서 개최된다. 이번 학술대회는 대한한방신경정신과학회, 대한침도의학회, 한방재활의학과학회, 대한약침학회의 정규세션 외에도 기초한의학학술대회, 초음파 핸즈온 실습, 피부미용 레이저 핸즈온 실습 등의 특별세션이 준비됐다. 본란에서는 특별세션인 기초한의학학술대회의 주요 내용을 소개한다. <편집자 주> △임상가를 위한 한약재 감별과 응용(최고야·한국한의학연구원) 최고야 센터장은 한의 임상가들이 알아야 할 한약재 감별 및 활용 방법을 소개한다. 특히 한의사가 한약재를 감별해야 하는 이유, 백부자·독활·통초·방기·전호·후박 등의 유통 실태와 감별·활용 방법, 감초·육계·녹용 등의 등급에 대해 논의하고, 아울러 한약재 감별에 도움이 되는 웹사이트를 소개한다. 최 센터장은 “한의사는 한약의 처방 및 조제권자로 누구보다 큰 권한을 가지고 있다”면서 “권한에 걸맞은 전문성과 한약 처방의 자신감을 확보하기 위해 한약재의 실태를 알고 감별 역량을 길러야 한다”고 밝혔다. △갯기름나물 약재명(植防風)의 연원에 대한 고찰(김정훈·부산대학교) 김정훈 교수는 문헌을 조사해 갯기름나물에 ‘植防風’이라는 명칭이 부여된 연원을 알아보고, 본초학적 활용방안을 소개한다. 김 교수는 “일본의 식물학 정보 및 약재 사용 지식이 일제강점기동안 영향을 미쳐 갯기름나물에 ‘防風’명칭이 부여된 것으로 볼 수 있었으나, 植防風의 사용 이유는 확인되지 않았다”라며 “현재 植防風은 防風의 위품으로 취급되고 있으나, 한국의 공정서에 수록되어 있고 同屬의 식물이 前胡로 사용되고 있기 때문에 植防風을 본초학적으로 前胡의 일종으로 활용하는 방향도 생각해 볼 수 있다”라고 전했다. △Systemic approaches to determine the effect of herbal medicine with chemical drugs(김영우‧동국대학교) 김영우 교수는 항산화 작용이 있는 한약의 분자적 기전에 대해 소개한다. 김 교수는 “한의원을 내원하는 많은 환자들이 이미 합성의약품을 복용하고 있거나, 한약 복용 중에 병의원 진료를 통하여 합성의약품을 복용할 가능성이 높다”며 “한약과 합성의약품을 함께 먹어도 되는지 대답할 때, 어느 누구도 쉽게 대답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이번 연구는 의료진 및 환자에게 한약의 안전한 사용을 위한 정보와 근거를 제공하여 한약의 신뢰도를 높이고, 더 나아가 한약의 사용 확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거대언어모델(LLMs) 기반 의료진단 AI 개발(김창업‧가천대학교) 김창업 교수는 거대언어모델(LLMs)을 활용한 의료진단 AI 개발의 원리와 이를 한의학에 적용하는 방안을 소개한다. 특히 한의학의 고유한 진단 체계를 이해하고, 효율적인 진단을 지원하는 AI 시스템을 구축하는 방안과 그 가능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김 교수는 “거대언어모델 기반 생성형 AI가 의료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며 “한의학 또한 기술적 혁신에 적극적으로 동참해야 하며, 이를 위해 한의학 전문가들이 AI 기술에 대한 깊은 이해와 리터러시를 갖추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다중 분광 영상 기법의 한의진단 적용(김기왕‧부산대학교) 김기왕 교수는 인간의 눈으로 식별 불가능한 피사체의 다양한 색상 정보를 한의 진단에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다중 분광 영상 또는 초분광 영상의 활용 방안을 소개한다. 김 교수는 “인간은 가시광선 영역에 관한 한 피사체의 모든 색상 정보를 육안으로 얻어낼 수 있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망막 색 수용체의 한계로 가시광선 영역에서도 많은 정보를 놓치고 있다”며 “다중 분광 영상이 의료 영역에서 왜 필요하며, 활용 시 이점은 무엇인지 설명하고, 주요 연구 성과를 소개하고자 한다”라고 설명했다. △기계학습을 이용한 설질 색상분류 알고리즘의 개발(남동현‧상지대학교) 남동현 교수는 설진기에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해 만성 피로 환자의 혀 색깔에 대한 분류 모델을 개발하고, 모델의 타당성을 평가한 연구를 발표할 예정이다. 남 교수는 “설진의 과학화, 객관화, 정량화를 위해서는 혀를 촬영하는 설진기와 촬영된 혀를 분석해 주는 혀 영상 분석기가 필요하다”라며 “본 연구진은 기계학습을 통해 혀를 색상에 따라 분류하는 것에 성공했으며, 이 기술이 설진기에 도입되면 전문분석가가 아니라 한의사라면 누구나 쉽고 정확하게 설진을 수행하는 것도 가까운 미래에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내경과 난경의 오맥진법(김태국‧요산한의원) 김태국 원장은 역대 주석가들이 이해하지 못해 오랫동안 방치돼 온 內經의 五脈診法을 강의한다. 김 원장은 “다행히 1904년에 석곡 이규준 선생의 저서 황제내경소문대요가 세상에 나오며 맥을 제대로 짚는 방법을 알 수 있게 됐다. 소문학회는 오맥진법을 이해하고 이를 일지맥으로 짚어 환자 생기 파악에 도움을 받고 있다”며 “맥은 생기를 관찰할 수 있는 매우 효율적인 수단으로, 四診에서 체격, 얼굴색, 표정, 말씨, 성격 등등을 살피는 게 望聞問이라면 診脈은 앞서의 관찰에서 나온 짐작을 확인하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현대철학의 인식론과 한의진단(김태우‧경희대학교) 김태우 교수는 강의 주제에 대해 “한의학 임상은 동아시아 사유의 방식을 바탕으로 하는데, 그 생각의 방식은 한의학의 진단, 처방, 효능에 꿰뚫어져 있다는 것을 말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한의학의 임상이 의지하는 생각의 방식은 동아시아에서 단련되고 발전했지만, 양자역학에서 말하는 자연과 몸의 이해의 방식과 닮아 있다”며 “이번 강연에서는 한의학 임상에 내재한 생각의 방식이 뉴턴물리학과는 다르지만, 양자역학과 같이 보편적이고 공유 가능한 생각의 방식임을 논의한다”라고 전했다. -
신미숙 여의도 책방-57신미숙 국회사무처 부속한의원 원장 (前 부산대 한의학전문대학원 교수) [편집자주] 『신미숙의 여의도 책방』은 각 회마다 1개의 키워드에 5권의 도서를 추천하는 형식으로 이어갑니다. 런던에 거주 중인 언니네 시댁 도련님은 매년 요맘때 한국에 들어온다. 건강검진과 1년간 검색해 둔 핫플 순례가 중요한 목표다. 맛집에 진심인 데다가 최근 『흑백요리사』까지 정주행해서 식당 리스트를 엄선 중이라고 들었다. 세계에서 가장 부지런하고 눈치 빠른 한국 사람들 성격 모르냐고, 웨이팅 등록 그 시작부터가 아예 불가능할 수도 있으니 덜 유명한 집들로 목록을 꾸려보거나 찐 맛집들은 내후년에나 시도해 보라고 말해두었다. 한국 떠나기 전 저녁을 한 번 사드려야 할 것 같은데 콧대 높은 파인다이닝 그런 거 다 필요 없고 여의도 직장인들이 최고로 손꼽는 순대국집이 국회 코앞에 있으니 그리로 모시면 따봉을 외칠 것이 분명하다. 연말모임 날짜를 잡기 시작하는 10월 말이 되니 친구들은 “올해도 다 갔네!” “여기저기 아픈 거 보니 진짜 나이드는 게 뭔지 알 것 같아!”라고 하고, 가까운 선배님들은 “내년에 드디어 내가 환갑이란다!!” “2년 후에 퇴직한다. 그리고 긴 여행 떠날거다” 등등 각자의 나이와 환경과 건강 상태에 따라 연말을 맞이하는 마음도, 기분도, 약속의 개수도 다른 것 같다. 건강 주제가 대화의 토픽이 되는 순간부터가 노년이라고 하더니 가족들이나 지인들에게서 질병 관련 이슈가 많았던 한 해였다. 해가 갈수록 더하면 더했지 덜해지지는 않겠지. 나도 그들처럼!! 10월 국정감사의 달…한의진료실도 ‘문전성시’ 10월은 국정감사의 달이다. 지난주 월요일 진료를 마치고 이런저런 밀린 업무를 보고 조금 늦게 퇴근을 하는데 도시의 야경이 아름다운 이유는 야근하는 자들 때문이라는 우리 모두가 아는 그 사실을 증명하듯 본청은 물론이고 국회의원회관, 소통관까지 불이 다 켜져 있었다. 야근이 없는 부서 직원들은 오후 6시면 퇴근이 가능하지만 국감과 관련된, 특히 의원실 보좌진들의 10월 한 달은 라꾸라꾸에 새우잠을 청하며 집에 갈 생각은 잠시 접어야 하는 시간이다. 다들 이토록 야근에 몸과 마음을 갈아넣고 있으니 어디 안 아픈 데가 없는 것도 당연하다. 오전 9시 진료실 문을 열자마자 머리에서 발끝까지 다종다양한 증상을 호소하며 직원들이 줄지어 들어온다. 만덕산 칩거로 유명했던 한 원로 정치인의 “저녁이 있는 삶”이라는 슬로건과 18대 민주당 대선후보로 나선 분의 “사람이 먼저다”라는 슬로건이 등장했던 때가 2012년이다. 그로부터 12년이 지난 지금도 많은 이들에게 저녁은 없고 야근만 남았다. 또한 사람을 귀하게 여기는 그런 사회가 된 건지 아직 아닌건지도 잘 모르겠다. 소수지만 묻지마 범죄 가해자들이나 안전불감증으로 귀결되는 산재 사고 뉴스들을 들여다보면 ‘사람 목숨을 도대체 얼마나 가볍게 여기면 아직도 이 지경이란 말인가?!’하는 탄식이 절로 나온다. 한 시절의 유행어 같았던 정치인들의 구호는 숱한 성대모사만 양산한 채, 돌무덤에 핀 이끼같은 존재가 되어 버렸다. “내 몸은 내가 제일 잘 알아…자신이 건강 챙겨야” 내년이면 팔순이 되시는 친정 어머니, 별무질환 이시지만 가끔 오른쪽 무릎 내측 통증을 호소하신다. 컨디션이 좋으신 날엔 하루 2만보도 거뜬하셨다가 하루 전 무리한 일정으로 상태가 좀 안 좋으시면 자주 하시는 말씀이 있으시다. “팔십년을 썼으니 아픈 건 당연하다이, 내 몸이 아파봐라, 너희들이 어디 나가자고 해도 내가 못 나간다고 할텡께. 대신, 내가 어디 간다고 하믄 말리지 말고 냅둬라이, 무릎이 버팅께 다니제, 지 몸 아픈 건 지가 젤 잘 앙께, 느들 엄니 어디 댕겨온다 그러면 걱정부텀 하지 말라 이 말이여!”라고 다부지게도 당부하신다. 요는 내 몸 내가 잘 알고 상태 봐 가면서 외출할테니 내 앞에서 가라 소리도 가지 말아라 소리도 하지 말라는 명령이다. 맞는 말씀이다. 내 몸 내가 알아서 잘 챙길 것이고 도움이 필요하면 다섯이나 있는 딸들 중 한두명에게 말할테니 본인에게 더 많은 자유를 허락해 달라는 어머니의 어명. “각자의 건강, 알아서 잘 챙겨야 일차로 가족들에게, 이차로 직장에 피해 안 주는 것이니, 내 몸이 제일 중한 줄 알고 아껴감서 일하라”는 엄니의 멈추지 않는 사랑의 잔소리에 갑자기 눈물이 핑 돈다. 『몸은 알고 있다』(뤼디거 달케, 토르발트 데트레프센, 이지앤, 2006년 4월) 독일의 의사이자 심리치료사인 뤼디거 달케의 주요 연구 분야는 심신상관 의학이다. 공저자인 토르발트도 심리학자이자 심리치료사이다. 책의 주제는 질병과 증상의 의미를 깨닫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환자들의 절대 숫자를 줄이지 못하고 있는 현대의학에 대한 비판과 진정한 치유와 깨달음에 이르는 길에 대한 조언도 담겨 있다. 염증 질환부터 호흡, 소화, 감각기관, 심장, 신장, 피부 질환에 이르기까지 개별적인 증상에 대한 근본적인 인식과 각 증상의 심리학적 해석이 포함돼 있다. - 죽음이 삶의 일부이듯이 병에 걸리는 것은 건강함의 일부다. 인생이란 결국 잘못된 생각에서 벗어나는 과정이다. 질병은 인간에게 치유가 가능하도록 해준다. 질병은 불행이 행복으로 바뀌도록 해주는 전환점이다. 환자가 질병이 전하는 말을 이해하려면 그는 자신의 내면에 귀를 기울이고 그 증상과 의사소통을 해야 한다. 그 증상이 자신에게 신체를 통해 깨우쳐주려고 애쓰는 것을 주의 깊게 받아들이려고 노력해야 한다. 환자는 자신에게 부족한 것을 의식 속으로 들여보냄으로써 증상이 나타날 필요가 없도록 만들어야 한다. - 치유하는 것은 항상 의식이 넓어지고 성숙되는 것과 결부되어 있다. 우리는 질병을 예방하거나 근절할 수 있다는 환상에서 벗어나야 한다. 인간은 모순적인 존재이며 따라서 병에 걸린다. 자연은 인간이 살아가는 동안 점점 더 심한 질병에 빠져들고 결국 죽음으로 그 절정을 이루도록 관장한다. 몸의 각 부위는 최종적으로 무기질로 돌아간다. 자연은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인간이 인생의 각 단계를 지나 점차로 이 종착지에 다가가도록 해놓았다. 질병과 죽음은 인간의 넘쳐나는 과대망상을 깨뜨리고 모든 편협한 행동을 바로잡아 준다. 『몸과 인문학』(고미숙, 북드라망, 2013년 1월) 고전평론가 고미숙이 『동의보감』의 시선에서 우리 사회의 문화, 정치, 경제 등에 대해 진단한 인문비평 에세이로 동양의학과 역학에 대한 입문서 격의 책이다. 몸과 관련된 여성, 사랑, 가족, 교육, 정치, 사회, 경제를 논하면서 『동의보감』이라는 확대경을 사용한다면 이 인문학적 표제어들은 어떤 내용들로 보여질까? - 질병은 생명의 능동적 전략이기도 하다. 아픔을 통해서만이 삶의 새로운 질서가 창조되기 때문이다. 삶과 질병, 삶과 죽음은 서로 대립하지 않는다. 오히려 질병과 죽음이야말로 살아 있음의 표징이자 생이 선사하는 최고의 선물이다. 자본의 관점에서 보면 생명도 질병도 죽음도 다 상품에 불과하다. 그래서 어떻게든 병을 몰아내고 죽음을 지연시키고자 한다. - 사주명리학은 타고난 명(命)을 말하고 인생의 길을 말한다. 여기서 핵심은 ‘앎’이다. 아는 만큼 걷고, 걷는 만큼 열린다! 신비와 미신의 그림자를 벗어나는 길 또한 거기에 있다. - 양생술의 핵심인 수승화강이란 지혜와 열정의 활발한 순환에 다름 아니다. 지혜와 열정은 선택사항이 아니라 모든 존재의 특권이자 소명이다. 그러니 물은 흐르게 하고 불은 타오르게 하라! 『우리 몸이 세계라면』(김승섭, 동아시아, 2018년 12월) 1120편의 논문과 300여 편의 문헌을 근거로 20년 동안 의학과 보건학을 통해 공부해온 몸과 질병에 관한 주제들을 ‘지식’에 방점을 찍고 집필한 김승섭 교수의 저서이다. “조선, 당대의 한계에서 최선의 과학을 한다는 것” “자신의 경험을 믿지 않는 일-데이터 근거 중심 의학에 관하여” “상식과 싸우는 과학” 등의 챕터는 한의학 전공자들에게 또 다른 의미로 다가올 것이다. - 당대 여러 역량의 한계 속에서 조선 땅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무엇이 최선인가를 고민하고, 그 합리적인 개선 방안을 생각해내고 현실을 바꾸어나간 과정이 저는 놀랍습니다. 그래서 저는 『향약집성방』이 훌륭한 과학 서적이라고 생각합니다. - “홍역이나 수두는 자연적으로 치유되므로 예방접종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안아키를 만든 한의사 A씨의 주장은 사회적으로 큰 논란이 되었습니다. 안아키의 권고사항을 두고서 대한한의사협회는 “안아키의 방법은 한의학적 치료와 무관하다“라며 사이트 폐쇄를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 얼마 전 어깨가 아파 병원을 찾아간 적이 있습니다. 그 병원 벽에는 노화를 방지하는 효과가 있다며 약을 홍보하는 전단지가 붙어 있었습니다. 근거가 없는 치료법이지만 병원에서는 버젓이 치료가 행해지고 있었습니다. 저는 자연주의 치료법, 기 치료, 마늘주사 모두 다음의 질문에 답할 수 있는 충분한 근거가 있다면 병원에서 치료로 사용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치료자가 주장한 그 효과가 진짜로 있는가?’입니다. 치료 효과에 대한 통계적 검증을 이야기할 때 이러한 접근을 동양 과학을 비롯한 다양한 학제에 대한 서양 과학의 폭력이라고 말하는 분도 있습니다. 저는 이 말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허준이나 정약용이 21세기에 살고 있다면 당연히 동양의학의 여러 치료법에 대한 투명한 역학적 검증에 찬성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그것이 환자를 위하는 길이니까요. 『은밀한 몸』(옐 아들러, 북레시피, 2019년 11월) 저자인 옐 아들러는 독일의 피부, 비뇨기과 전문의이다. 일상에서 말하기 꺼려하고 민망해서 실제 병원을 찾아가는 것도 쉽지 않은 비밀스런 증상을 주로 모아놓은 책이다. 무좀, 입냄새, 생식기 피부병, 항문 질환, 남성과 여성의 탈모, 폐경 및 갱년기, 심한 발냄새, 지독한 방귀, 몸에 생기는 큰 점, 노화로 인한 호르몬의 변화 등등.. 감각기관 별로 구분하여 “몸에 관한 한 못할 말은 없다!“는 마인드로 터부시된 내용들을 정리했다. - 장환경이 건강하면 좋은 박테리아가 에스트로겐 생산을 돕는다. 중요한 것은 식습관이다. 아무리 최고의 식품이라도 대충 씹어 삼켜버리면 장환경에 별로 유용하지 않다. 시간을 갖고 느긋하게 먹고 천천히 충분히 씹고 모든 장기적인 스트레스를 피하라. - 후성유전학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물질을 우리는 이미 가지고 있다. 바로 시트루인 효소인데, 이것은 건강을 돕고 수명을 연장한다. 이 시트루인 효소에 활기를 불어넣는 또 다른 방법이 있다. 칼로리를 줄이면 된다! 인간의 경우 간헐적 단식으로 칼로리를 줄일 수 있다. - 세포가 늙는다는 말은 결코 아름다운 말이 아니다. 세월과 함께 은퇴한 늙은 세포가 점점 늘어난다. 인생에서와 마찬가지로 늙은 세포는 종종 성마르고 괴팍하고 노망이 들린 듯 공격적이다. 그들은 염증 제작자와 단백질 파괴자를 파견한다. 그리하여 불행히도 젊고 신선한 세포들 역시 더 빨리 늙는다! - 정신이 아플 때 몸까지 아픈 건 당연하다. 위로와 조언으로 우울증 환자의 기운을 북돋우려 노력해봐야 소용없다. 우울증 환자는 깊은 늪에 단단히 붙잡혀 있어서 전문가의 도움 없이는 거기서 빠져나오지 못한다. 몸과 영혼은 서로 연결되어 있고 상호 영향을 미친다. 힘들 땐 그것을 말하고 도움을 찾아야 한다. 『삶은 몸 안에 있다』(조너선 라이스먼, 김영사, 2024년 1월) 내과 및 소아과 의사이자 작가, 탐험가인 저자는 세계에서 가장 외진 지역에서 주로 의료봉사활동을 펼쳤고 임상의로 근무하면서도 인도의 의료 및 교육을 향상시키기 위한 비영리 단체를 운영하고 있다. - 흐름이 중요하다는 개념은 기의 흐름이 막히는 것을 대다수 질병의 원인으로 보는 전통 중국 의학의 원리와 비슷하다. 알고 보면 서양 의학에도 같은 원리가 깔려 있다. 병을 치료하기 위해 의사가 할 일은 막힌 곳을 풀어주고 체액이 다시 제대로 돌게 해주는 것이다. 다시 말해, 의료 행위의 대부분은 배관 수리다. 심근 경색은 배관의 문제다. 반면 심정지는 전기적인 문제다. - 생체 항상성은 한마디로 여러 박동을 정교하게 아우르는 활동이다. 그 속에서 각각의 멜로디가 돌고 돌면서 템포가 변하곤 한다. 의술을 배운다는 것은 곧 몸의 음악을 배운다는 것이었고 그러려면 리듬에 친숙해지고 리듬을 바로 파악할 수 있어야 했다. - 의사로서 의학적 지식과 경험을 쌓으면 다른 사람의 삶을 더 깊이 들여다보고 눈에 보이는 것 이상을 파악할 수 있다. 과거에 무슨 일을 저질렀든, 의사 앞에서는 누구나 보살핌이 필요한 약자다. 공감이 항상 쉽지는 않지만 늘 중요하다. - 의대에서 혈액에 관해 배우고 나니, 혈액이 우리 몸 구석구석에 나르는 모든 영양소 중에서도 온기는 가장 중요한 성분에 속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518을 오쉿팔이라고 명명하며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폄훼하는 한 소설가의 악플에 가까운 페북글을 다 읽기도 전에 일부 보수단체들이 주한 스웨덴 대사관 앞에서 한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비판하는 시위를 벌였다는 기사가 시선을 잡아끈다. 축하나 감동의 강도 차이는 있겠지만 이런 경사스런 일에 똥물 먼저 뿌릴 생각을 하는 자들의 심리는 무엇일까? 이과생들은 쪼잔할 정도로 디테일에 매달려야 겨우 뭐 하나 세상에 내어놓을까 말까 하는 테크니션들이다. 역시 대중들의 마음에 크고 깊은 울림을 주는 일은 문과생들이 해내는 것 같다. 문과에 법대만 있는게 아니라 국문학과가 살아숨쉬고 있음을 알려준 한작가님께 진심의 축하를 보내고 싶다. 사두고 읽지 못했던 많은 책들이 여기저기서 나를 재촉한다. 특히나 손이 잘 가지 않았던 소설이라는 장르에 뒤늦게 애정의 눈길도 추가해 본다. 몇 주 전 수퍼문을 올려다보며 slow! soft! steady! 세 개의 단어를 읊조려 보았다. 천천히 말하고, 부드럽게 생각하고, 꾸준히 실천하기. 성급한 초겨울 바람에 어깨도 마음도 움츠러들기 쉬운 요즘 같은 시기를 건너가는 지혜로은 덕목임을 깨달으며 이렇게 10월을 떠나보낸다. -
論으로 풀어보는 한국 한의학(283)김남일 교수 경희대 한의대 의사학교실 盧正祐(1918〜2008)는 동양의약대학 교수, 경희대 한의대 교수, 경희대 부속한방병원 원장 등을 역임하면서 수많은 학문적 업적을 쌓은 한의학자이다. 1994년 『東洋醫學』 9월호에 노정우 교수는 「哲學과 醫科學의 만남」(東西醫學 架橋의 試論)이라는 제목의 논문을 발표해 한의학과 서양의학의 융합적 만남을 시론적으로 검토했다. 이 시기 그는 미국으로 이민을 가서 활동하는 시기로, 그의 소속을 ‘동서의학연구교육재단(미국하와이)’로 표기하고 있다. 그는 서두에서 한의학을 현대의학의 공백과 문제점을 채워줄 대안적 의학으로서 의미가 크다고 주장했다. 그가 주장한 현대의학의 공백과 문제점의 실례로서 중풍의 예방에 체질과 증상에 큰 구별이 없어 특정 약물을 거리낌 없이 장기 투여하는 것, 92년부터 93년까지 전세계적으로 유행했던 유행성 감기에 대한 해열진통제의 남용에 의한 부작용 등을 들었다. 이러한 미해결의 분야에는 연구방법의 바꿈, 인체의 질병을 보는 인식 방법의 교체 등의 과감한 개혁사상의 도입이 요청된다고 주장한다. 그는 ‘병명 + 투약 = 치료’인 서의요법과 ‘처방의 적응조건 + 처방에 맞는 증후군’인 동의요법을 구분하고 동일한 병명이지만, 환자에 따라 증상이 천차만별하기 때문에 적합한 특수처방으로 병에 대응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주장하고 유행성 감기의 한방처방을 △KATARSIS형(가미이진탕, 삼소음, 형방패독산) △호흡기형(삼소음, 마행감석탕, 소청룡탕) △위장형(곽향정기산, 육화탕, 불환금정기산, 인삼양위탕) △간장형(형방패독산, 소시호탕, 시호사물탕) △과로형(쌍화탕, 보중익기탕) △노인형(태음조위탕, 조위승청탕, 보중익기탕) △류머티스형(구미강활탕, 가미사물탕)으로 구분하여 제시했다. 노정우 교수는 한약의 약물요법의 특징으로 소화, 흡수에 부담을 주지 않고 흡수됨, 물에 잘 용해되는 성분을 가진 자연물이기 때문에 식물과 같이 쉽게 소화흡수되는 장점이 있음, 한약을 사용하면 인체가 필요한 성분만을 받아들이고 필요치 않은 것은 배설해버리고 받지 않음을 꼽았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한의사가 쓰고 있는 대부분의 처방은 300여년 내지 6∼700년의 장기간에 걸쳐 생체실험 내지 임상경험을 거친, 가장 안전하고 약효가 보장된, 부작용이 수반되지 않는 처방인 것이다.” 미국에서 사상체질의학 위주로 치료한 7개의 치험례를 제시하면서 동서의학의 장단점을 체크할 수 있는 기회로서 그는 동서의학의 융합적 시각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21세기의 새로운 의학은 과학을 능가하고 초월한 곳에서 새로운 철학적 인식으로 생명을 이해하고 질병을 규명할 수 있는 높은 차원의 의학사상이 모색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첫째, 생체와 질병을 보는 인식의 전환으로서 ①현미경적 시각에서 망원경적 시각으로의 전화 ②연구방법에 있어서 수직적 사고에서 수평적 사고로의 전환 ③질병과 생명현상에 대한 분석-종합-총합적 관찰(부분과 전체와의 관계) ④각 장기 상호간의 연관성에 관한 인식을, 또한 둘째 동양고유의 사상체질의학 사상의 도입으로서 ①날로 불어나고 있는 화학약물의 해독으로 오는 醫原病, 체질별로 약을 구별하여 쓸 때 일체의 부작용없는 사상체질의학의 특장 도입 ②오늘날 의학의 추세가 분과에서 점차 종합적인 방향으로 지향하고 있는 추세의 반영 ③체질의학을 주축으로 하여 동서의 의학이 제휴와 합작을 통해 새로운 국가기간산업의 하나인 보건의약산업을 도모할 것 등을 주장했다. -
한의학 교육의 현재와 미래Ⅱ ⑦한상윤 대전대 한의과대학 교수 한의학교육학회 회장 [편집자주] 본란에서는 대전대 한의과대학 한상윤 교수(한의학교육학회 회장)로부터 한의학 교육의 질적 향상과 함께 우수한 인재 양성을 위해 ‘한의학 교육의 현재와 미래Ⅱ’ 코너를 통해 한의학 교육의 발전 방향을 소개하고자 한다. 한의과대학 교수로 임용된지 3년이 지나고 있는 시점에서 교육에 대해 개인적으로 많은 생각이 오가는 요즈음이다. 처음 학교에 들어섰을 때의 그 마음을 잊은 적은 없다고 생각하지만 실제 교육 현실에 부딪친 결과 한의학교육에 대한 생각이 더 강화된 부분도 있고, 그에 반해 상당히 변화된 부분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변화된 생각이 자괴감이나 자존감 하락, 좌절이나 실망으로 귀결되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있다. 한의학교육학회를 창립하여 여러 교수님들과 논의하고 서로의 생각을 공유해 봐도 상황은 비슷하다. 더 나은 한의학교육을 위해서는 아직 더 노력하면서 참고 기다려야 한다는 현실 인식을 공유하며 한 걸음씩 움직여보자는 계획을 세우는 것이다. 학내 구성원들의 무관심과 미참여가 문제 재직 중인 학교에서 교육과정 개편 작업을 진행하는 와중에 모 교수님이 “혁명은 쉬우나 개혁은 어렵다”는 말씀을 하신 기억이 난다. 익히 잘 알고 있는 사실이었지만 그 의미가 그날따라 색다르게 다가왔던 것 같다. 한의학교육의 개혁을 가로막는 이유는 참 다양할 수 있겠지만 몇 가지 추려볼 수 있겠다. 먼저, 학내 구성원들의 무관심과 미참여 문제이다. 의과대학이나 한의과대학은 보수적이고 폐쇄적인 분위기를 가지고 있어서 기본적으로 변화에 민감하게 대응하는 부분이 있다. 특별한 문제가 발견되지 않는다면 기존의 익숙한 방식을 고수하고자 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일 것이다. 그러나 시대가 변하고, 환자도 변하고, 의료인에 대한 기대가 변하고, 학생들이 변하고, 학문은 발전하고 있으므로 한의학교육 역시 적절한 시점에 변화를 추구해야 학문이 오래 지속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많은 교수님들의 교육에 대한 관심과 적극적인 참여 태도가 절실히 요구된다고 할 수 있다. 독일에서 최초의 발도르프 학교를 창시했던 루돌프 슈타이너는 ‘교육의 질은 결코 교수자의 질을 뛰어넘을 수 없다’는 명언을 남겼다. 교육에 있어 교수자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역설하는 이 말은 한의대에도 당연히 적용될 수 있다. 한의학교육의 개선을 위한 교수자의 노력과 참여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교육의 주체는 교수만 있는 것이 아니다. 한의대 학생들의 문제는 본인들이 교육 수요자로서 목소리를 내는 중심적인 역할을 하려고 들지 않는다는 것이다. 주어진 과제와 시험에 매몰되어 여유가 없는 현실도 한 몫 하겠으나, 언젠가부터 한의대는 한의사 면허를 따기 위한 통과 의례이자 학원처럼 여겨져 교육은 어떻게 되든 졸업만 잘하면 그만이라는 태도가 보여 안타까울 때가 많다.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와 ‘어떻게 학습할 것인가’라는 두 질문에 대한 답변이 상호작용을 하면서 한의대의 건강한 학풍을 조성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교육 연구 성과와 사례 등 최신지견 공유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의학교육과 한의학교육에 대한 연구 성과와 사례 등을 통해 최신지견을 공유할 필요가 있다. 어떻게 하면 더 나은 가르침과 배움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의 결과를 공유하면서 더 넓게 사고를 확장해야 한의학교육의 개선이 이루어질 수 있다. 그런데 한의계는 교수자이든 학생이든 이러한 고민에 대해 그동안 너무 무지했고 무관심했던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새로운 지식을 업데이트하고, 우수 교육사례를 공유하며 한의학교육에 대한 연구 성과를 내어놓는 작업이 필요하다. 이에 대한 한의학교육학회의 역할과 책임이 새삼 무겁게 느껴지기도 한다. 한의대 교수와 학생들의 무관심과 미참여를 방지하기 위한 장치도 있긴 하다. 한국한의학교육평가원의 한의학교육 인증평가 기준이 그것이다. 역량을 설정하고 각 교과에서 다양한 학습법을 활용한 강의를 구성하고, 학생들이 능동적으로 학습에 참여하도록 규정하였다. 모든 한의대가 교육에 대한 인증평가를 받아야 하고, 지키지 않으면 안 되는 필수 조건을 제시한 것은 한의학교육의 양적, 질적 성장에 일정 정도 기여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인증 기준이 본래의 목적대로 잘 수행되고 있는가를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한의대에서 현실적으로 교육에 있어서 주객이 전도되어 오히려 인증평가를 준비하다 마음먹은 대로 교육이 안 되어 결과적으로 교육의 질이 하락하는 경우는 없는지 확인해야 할 것이다. 강한 인증 기준에 부합하려는 노력이 교육 현장의 실질적인 변화와 개선을 가져오기 보다는 기준만 충족하면 된다는 식의 사고방식으로 흘러 교육의 내실이 흔들리거나 특정 몇몇의 교원 이외에는 오히려 교육에 대한 무관심을 부추기게 되는 계기로 작동하고 있지는 않은지 반성해야 한다. 한의학교육 개혁을 어렵게 하는 또 다른 이유는 학교와 학과의 의지와 지원에 대한 문제를 들 수 있다. 앞서 기술한 한의학교육 인증평가 기준에 따라 각 한의대에서는 한의학교육실을 설치하고 담당 전임교원을 채용하고 있다. 하지만 한의학교육실이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역할 분담이 안 되어 있는 경우가 많고 사람마다 생각이 달라 논의가 필요하다고 보인다. 그리고 현실적으로 전임교원 1인 체제의 한의학교육실이라는 기구는 그 역할에 한계가 올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한의학교육실 운영 방침이나 규정을 신설한다 해도 추가 인력이 배정되지 않는다면 교육 현장에서는 실질적으로 효용이 없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한의학교육실, 제대로 된 역할 수행 필요 한의학교육실은 한의대에서 시행하고 있는 기초와 임상 교육을 모두 아우르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야 하는데, 그 역할이 매우 막중함에도 불구하고 그 운영 방법이나 인력 활용 면에서는 각 한의대가 안이한 태도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 교육과정 개편 작업 이외에는 한의학교육실이 무슨 일을 하는지 모르겠다는 피상적인 인식, 혹은 한평원의 인증평가 작업과 관련된 보고서 작성과 같은 행정문서작업을 하면 된다고 믿는 분위기 속에서는 한의학교육실이 뿌리내리고 제대로 된 역할을 수행하는 것을 기대하기 어렵다. 현재는 한의학교육실의 운영 초기이기 때문에 여러 문제가 드러날 수 있는 과도기에 있다고 생각한다. 한의학교육실에 대해서는 추후 따로 지면을 할애하여 자세히 설명하고자 한다. 한의학교육실에 대한 지원도 필요하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교원 충원, 교육 환경 개선, 학생 지원에 대한 여러 제도 마련과 시행 등 한의학교육 전반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 특히 임상 역량이 강화되며 임상실습 시간이 크게 증가하였음에도 실습 환경이나 기자재가 제대로 확충되지 못한 측면이 있다. 임상술기 교육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관련 기자재가 필수이므로 학교와 학과가 교육에 적극적으로 투자하여 좋은 환경에서 양질의 한의학교육이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우수한 인재들이 한의학을 선택하여 임상에서 환자를 치료하고 있고 우수한 성과를 내고 있으며, 한편으로는 교육과 연구에 헌신하고 있다. 현재까지 잘 이어져 온 한의학을 앞으로도 훌륭하게 계승하고 발전시킨다는 마음으로 한의학교육이 변화하고 개선되기를 희망한다. 쉽지 않은 그 길을 묵묵히 걸어가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