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論으로 풀어보는 한국 한의학(310)김남일 교수 경희대 한의대 의사학교실 경희대 蔡炳允 敎授(1936∼2016)는 한방안이비인후과를 개척한 한의학자이다. 그는 1973년 경희대에 교수로 취임한 이후로 이 분야의 권위자로서 연구와 교육에 매진하였다. 1977년 『월간 한의약』 1,2월 합권호에는 채병윤 교수의 「眼治療의 方法的 考察」이라는 제목의 논문이 게재되어 있다. 그는 이 논문의 서두 설명에 다음과 같이 전제를 깔고 있다. “眼科의 치료에 있어서는 內治와 外治의 두가지 방법이 있다. 內治란 약물요법을 말하고 外治란 침구와 수술 및 點眼의 방법을 말한다.” 이 전제에 따라 아래와 같이 나누어 서술하고 있다. 그의 목소리로 요약한다. ① 수술요법: 氣輪, 血輪, 肉輪 등에 있는 瞖膜은 割去할 수 있으나 大眥의 紅赤한 塊肉은 割去하기가 곤란하다. 烏珠에 瞖膜이 遮蔽되어 있는 것은 鉤割할 수 있고, 外邊에 있는 赤絲肉도 가볍게 제거할 수 있다. ② 點眼療法: 눈이 갑자기 赤腫으로 氣血이 정체된 것은 한꺼번에 3〜5찰 連點하는 것이 좋으나 氣血이 虛弱한 사람은 투약하여 원인을 방어하고 약물로 세척하는 것이 좋다. 瞖膜이 있는 경우는 點眼藥과 內服藥을 겸용하나 瞖膜이 없는 것은 약물로 세척하면서 내복약을 겸한다. ③ 點眼의 약물요법: 內症만 있고 外症이 없으면 點眼할 필요가 없고 밖으로는 약간의 紅絲赤脈이 있으나 초기증에 있어서는 점안약만으로도 消散된다. 만약 內症이 형성되었고 또 外症을 드러낸다면 內外를 동시에 치료하여야 한다. ④ 鍼療法: 鍼治는 기혈의 울체된 것을 開導하는 하나의 방법이다. 침혈은 주로 迎香, 上屋, 耳際, 좌우 兩太陽穴을 사용한다. 이것이 역시 기혈의 허실과 그 병증의 완급을 관찰하여야 하고 開導한 후에는 반드시 약물로 補해서 기혈의 손상을 방지해야 한다. ⑤ 경구요법, 약물요법: 안질환이 火症이라느 관념을 떠나 어느 臟, 어느 腑, 어느 經絡의 병적 원인인가를 구명하고, 증의 虛實輕重에 따라 寒溫藥劑의 선택을 결정해야 한다. 병증이 寒涼藥劑가 필요하나 脾胃가 허약한 체질에는 투여할 수 없다. 비위가 허약하면 약물 등의 장애로 효과를 발생치 못할 뿐 아니라 血이 손상되면 원기의 좌절로 변증이 속출된다. 外障은 芩連과 知栢을 사용하되 반드시 酒製하여 사용하는 것이 좋다. 병증을 관찰하고 장부나 경락을 감별하고 病歷의 久近으로 한열허실을 관찰하여 투약하는 것이 좋다. 眼의 병증은 肝腎의 근본이 허약하므로 발생하나 근본이 壯實하면 表病의 발생이 희소하다. 그러나 사람의 체질은 氣血의 허약과 陽性, 陰性이 있고, 병증에는 표리허실이 있고, 男女老幼의 차이가 있고, 급성만성과 病歷의 久近이 있으며 약물에는 寒熱溫涼과 상승하강, 발산 등의 차이가 있다. ⑥ 導引法: 마음을 맑게 가지고 과도한 망상을 없애고 분노를 삼가고 성생활을 절제하며 텔레비나 영화를 적게 보아야 한다. 마음을 맑히면 火가 消息되고 寡慾하면 水가 생기고 시력을 아끼면 眼의 피로가 감소되고 눈을 감고 있으면 神膏가 滋潤해진다. 두 손바닥을 함하여 문지른 후 熱이 있을 때 兩眼을 27회 정도 마사지하거나 혹은 손으로 兩眉後面의 조금들어가는 곳을 39번 누르거나 손가락으로 兩眼下를 마사지하고 손으로 귀를 40번 잡아당기고 微熱이 나도록 마사지한다. 또 손으로 眉中上에서 髮際까지 39번 문지르고 서서히 입에 침을 여러차례 목으로 넘기면 기분이 상쾌해지며 눈이 맑아진다. -
신미숙 여의도 책방-71신미숙 국회사무처 부속한의원 원장 (前 부산대 한의학전문대학원 교수) [편집자주] 『신미숙의 여의도 책방』은 각 회마다 1개의 키워드에 5권의 도서를 추천하는 형식으로 이어갑니다. 지난달에 출간된 현대의학의 문제점들을 지적하는 신간 두 권을 읽고 있었던 터라, 12월은 이 책들을 주제로 삼아도 되겠다 싶었다. 『허준이 죽어야 나라가 산다 VS 의대가 죽어야 나라가 산다』로 제목도 미리 정해 두었다. 『허준이 죽어야 나라가 산다』는 책이 나온 것도 벌써 2006년의 일이다. “아이들 감기, 한방으로 다스린다”는 한의계의 포스터를 문제 삼으며 한의학 폄훼운동의 시발점이 되었던 책으로 저자는 소아과 의사이다. 『의대가 죽어야 나라가 산다』(2023년)는 의대 중심의 엘리트, 면허 독점 구조가 의료를 왜곡하고 사회 전체의 생산성과 공정성을 해치고 있으므로 의대 특권을 해체하고 의료·교육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개혁해야 국가가 지속가능하다는 주장을 담은 책으로 저자는 성형외과 의사이다. 의대가 죽어야 나라가 산다는 의사 한 명의 외침은 설득력이 부족했는지 올해 대학입시에서도 최상위권 학생들은 거의 대부분 의대로 달려가고 있다. 나혼산 개그맨의 갑질 뉴스를 읽어가다가 미리 정해둔 제목을 바꾸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사 이모, 의대 교수 맞다! 박00 재차 강조”, “주사 이모, 의사면허 없고 조리사 자격증만 있어”, “주사 이모, 의사인 줄” 등 합법과 불법의 논박을 한번에 정리할 수 있는 것은 국내 의사면허 제시였을 것이다. 그 선명하고도 깔끔한 방법이 있음에도 위와 같은 하나마나한 시부렁거림이 난무하는 이유는 주사 이모가 의사면허가 없기 때문이다. 이토록 의사면허는 대단하고 무거우며 그리고 값비싼 것이다. 면허 없는 사람이 의료행위를 하면 의료법 상 불법이다. 무자격자의 의학적 시술은 형사처벌 대상이다. 단순 소비자는 일반적으로 처벌 대상은 아니지만 무자격자인 걸 알면서 지속적으로 이용하거나 소개를 하는 행위 혹은 이익 관계라도 존재한다면 공범 가능성도 의심해 볼 여지가 있다. 주사 이모, 부항 할매 같은 야매들을 선호하는 이유는? 주사 이모 뉴스가 봇물 터지던 날, 약간의 친분이 있는 보좌관으로부터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었다. ‘부항 할매’라고 불리우는 조선족 한 분이 동여의도 모 오피스텔에서 오랫동안 근무(?) 중이라는…. 새벽이든 야간이든 주말이든 공휴일이든 카톡으로 예약을 시도해서 할매가 오라고 하면 땡큐고 오늘은 안 된다고 하면 아쉬운 마음이 드는 곳. 내가 원하는 시간에 30분에서 1시간 사이 전신 불부항으로 시작하여 지압과 경락마사지의 중간 즈음에 해당하는 수기치료를 꼼꼼하게 병행함은 물론 태국 마사지에서나 가능한 아크로바틱 포지션을 취하게 한 후 급소를 딱딱 때리는 듯한 손기술이 더해지면 카이로프랙틱과 추나를 받을 때의 뼈 맞춰지는 소리까지 들을 수 있다는 실감 나는 경험담. 뻑적지근했던 온 몸의 근육들이 비로소 제 위치를 찾아가는 다시 태어나는 바로 그 느낌! 여의도역 금융맨들과 주말 야근이 잦은 국회 근무자들끼리 알음알음으로 찾아간다는 전설적인 부항 할매! 근무 시간 이내라면, 대기 없이 치료만 가능하다면 국회 내 의무실을 이용하겠지만 새벽이나 야간에 간절하게 치료가 받고 싶을 때 문 여는 의료기관이 없으니 이 할매만한 분이 없다는 하소연을 이해 못 할 바도 아니었다. 치료비는 현금, 게다가 할매가 부르는 게 값! 그때그때 달라요! 주사 이모나 부항 할매같은 야매들을 선호하는 가장 큰 이유는 편의성이다. 소비자가 치료받고 싶은 특정 시간과 장소를 최대한 맞춰주기 때문이다. 방문진료, 야간시술 그리고 차내 링거 등은 의료소비자의 시간을 아껴주는 섬세한 배려이다. 정식 의료기관을 방문할 경우 의무기록이 남고 대기실에서 일반인들과 섞여있다가 의사를 만나야 하는 번거로움은 얼굴 팔린 사람들에게는 꽤 불편한 일이다. “내가 젤 잘나가” 레벨의 유명인들도 병의원에서는 한 명의 환자일 뿐인데 기다리면 안 되고, 일반인들과 섞이면 안 되고, 특별대우를 받아야 한다는 선민의식은 위법성의 두려움마저 희석시켰을 것이고 야매 시술과 대리 처방의 편리함은 거부하기 힘든 유혹이었을 것이다. 야매든 면허 있는 의료인에게든 누릴 특혜가 거의 없는 일반인들은 오직 “과잉진료 없는 병원”, “사기 치지 않는 양심 병원”, “의료사고 없는 병원” 등을 키워드로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가고자 하는 과목의 병의원을 꼼꼼하게 검색한 후 방문을 결심하고도 영수증 리뷰에 올라온 유경험자들의 간증까지 몇 개 읽고나서야 병원에 도달하는 번거로움을 감내한다. 과한 의전으로 최근 여론의 도마에 오르신 여권 중진 의원님 한 분의 의전 리스트에 드디어 대학병원 특혜 이용까지 보도되었다. 일반인들은 과잉의료 주의, 의원님들은 과잉의전 주의! 한두 사람의 특별한 대우를 위해서는 안 특별한 많은 사람들의 보이지 않는 노동이 있어야만 가능하다는 사실을 특별하지 않은 대부분의 사람들은 잘 알고 있다. 『위험한 과잉의료』(피터 괴체, 공존, 2023년 11월) - 제약회사에 고용된 의사들은 약에 대해 비합리적인 견해를 가져서, 더 나을 것도 없는 고가의 약을 저렴한 대체약보다 선호하고 또 약물 치료를 다른 대체 치료법보다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 정기 건강검진은 더 많은 진단, 더 많은 투약, 더 많은 유해반응을 야기한다. 사람들은 자신이 생각만큼 건강하지 않다는 말을 들으면 심리적인 문제가 생긴다. - 수많은 비질환(non-disease)이 있다. 제약회사들은 아픈 사람들과 아플 위험이 있는 사람들, 즉 모든 사람들에게 약을 파는 것으로는 부족해 수많은 비질환을 만들어냈다. 정신의학은 온통 비질환으로 가득하다. - 의사들은 자신의 임상 경험을 강조한다. 임상 경험은 진실을 호도하기 쉽다. - 건강한 사람의 일상에서 통증은 모두가 겪는 현상이며 대개는 곧 사라진다. 그러므로 통증에 대한 태도가 매우 중요하다. - 만성 통증은 이야기가 다르다. 많은 사람들이 아편 제제에 의존하게 되며, 그 때문에 사망하는 사람도 많다. 만성 통증 환자는 의사가 치료하기에 매우 까다롭다. 어떤 것도 효과가 없는 것처럼 보일 때는 대체로 심리적 요인이 있다는 것을 아는 게 중요하다. - 많은 환자와 일부 의사들이 대체의학의 비합리성에 매료된다. 내가 보기에는 인간의 신앙적 성향과 관련된 현상인 것 같다. 『내가 의대에서 가르친 거짓말들』 (로버트 러프킨, 정말중요한, 2024년 12월) - 우리는 과학을 좇다가 병을 얻었다. - 모든 질병의 발병 여부는 개인의 유전적 특질과 더불어 독소, 결핍 상태 그리고 자신이 선택한 생활습관 등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 - 식품산업은 공중보건 분야를 구미에 맞게 뜯어고칠 수 있다. 이익을 위해서라면 쓰레기 음식도 건강한 먹을거리로 탈바꿈시킨다. - 그때나 지금이나 항암 선택지는 똑같다. 수술 아니면 방사선 치료 아니면 화학요법이다. 이 모든 연구에 집중했건만 여전히 우리는 베고, 태우고, 독을 쓰기만을 반복한다. - 의사가 여러분의 건강을 챙기지는 않는다. 영양사가 내 몸매를 날씬하게 가꾸지도 않는다. 트레이너가 탄탄한 몸을 책임지는 일도 없다. 결국 자신에게 달린 문제다. - 5년 전에 이 책을 쓰려고 관련 조사를 하다가 충격을 받았다. 흔한 질병들의 원인이 비슷비슷했다. 서방 세계에서 가장 흔한 사망 원인들의 뿌리가 결국에는 하나였다. - 노화와 결국에는 죽음 자체를 포함하는 주요 만성 질환의 뿌리는 대사 기능이상이다. 이 문제는 어떤 명의보다도 여러분 자신이 더 잘 해결할 수 있다. - 당신은 매일 그리고 매끼 더 나은 방식으로 더 오래 사는 삶을 선택할 수 있다. 복된 삶이 내 손에, 내 입에, 내 위장에, 내 혈류에 달렸다. 『의사를 반성한다』 (나카무라 진이치, 사이몬북스, 2025년 1월) - 가만히 놔두는 것, 이것이야말로 죽음을 앞둔 사람에게 가장 좋은 배려이다. - 미국의 노년 의학자 토마스 피누케인(Thomas E.Finucane)은 고령의 치매 환자에게 억압적으로 음식을 주입하는 일은 반드시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 항상성이 흐트러지거나 회복에 방해가 될만한 사태를 만나면 몸은 여러 방법으로 경고 신호를 보내도록 설계되어 있다. - 움직일 때마다 몸이 아프다는 것은 지금까지와는 다른 방식으로 몸을 움직이라는 몸의 신호이다. - 면역학의 권위자 야야마 도시히코(矢山利彦) 박사는 ‘암은 때릴수록 흉폭해진다’라고 주장한다. - 나이 들어서 탈이 나는 것은 몸과 마음이 조화를 이루지 못한 탓이다. - 병원 산업은 늘 유행을 몰고 다니는 것이 특징이다.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고 그때마다 한 차례씩 회오리바람이 분 다음 그 유행이 끝나야 바람이 잠잠해진다. 『중독을 파는 의사들』 (애나 렘키, 오월의 봄, 2025년 11월) - 현대 미국 문화에서는 통증을 철저히 피해야 할 저주로 여긴다. 이 새로운 인식은 통증이 영구적인 신경학적 손상을 일으켜 향후 또 다른 통증을 유발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는 믿음에서 비롯되었다. - 심리적 손상과 마찬가지로 신체 통증 역시 즉시 치료하지 않으면 향후 통증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를 중추 민감화(central sensitization)라고 한다. - 오늘날 우리는 참을 수 없는 통증의 기준이 전례 없이 낮아진 상태를 경험하고 있다. 이 새로운 기준 탓에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는 환자들의 중독성 처방약물 처방과 소비가 늘어났다. - 오늘날 의료계에서는 속임수와 기회주의가 만연한 구조 속에서 돈을 버는 일이 의료 행위를 결정하는 핵심 동력이 되었다. - 이 시대의 정신과 의사들이 스스로를 ‘정신약리학자’라고 부르며 정신과 약물 처방 외에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 비약물적인 방법으로 통증을 관리하는 프로그램의 핵심은 통증을 조절하는 새로운 방식을 찾기 위해 ‘신경계를 재훈련’하는 것이다. - 의사가 가진 가장 소중한 자산은 환자와의 관계이다. 이 핵심 진리를 지키기 위해 의료 제공 방식을 근본적으로 재검토해야 할 때다. 『진단의 시대』 (수잰 오설리번, 까치, 2025년 11월) - 질병 정의의 확장, 즉 더 많은 사람이 병이 있다고 여겨지는 집단에 포함되도록 기준점을 옮기는 추세는 많은 의학적 문제의 진단율에 극적인 효과를 일으켜왔다. - 진단에는 언제나 회색 지대가 있기 마련이다. 그런 상황에 놓이면 의사는 환자에게 최선이라고 느끼는 바에 따라서 과소진단이나 과잉진단 중 어느 한쪽을 택하는 판단을 내려야 한다. - 주류 의학에는 하나의 진단 범주에 산뜻하게 들어맞지 않는 여러 계통에 걸친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을 위한 자리가 없다. - 두려움은 과잉진단의 강력한 추진력이다. 암은 사람들에게 겁을 주어 어떤 행동을 하도록 압박하는 무엇인가이다. 두려움의 해독제는 지식, 신뢰, 지원이다. - 병력이 복잡한 환자를 만날 때면, 나는 마지막으로 완벽하게 건강했던 때가 언제였는지를 물으면서 대화를 시작하고는 한다. - 우리는 할 수 없는 것을 더욱 고착시키는 진단을 통해서가 아니라,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상기시키는 취미, 관심사, 열정, 사회망을 통해서 웰니스를 추구해야 한다. - 진단은 명백히 아픈 사람을 위해서 남겨두고, 차이와 불완전함을 더 관용적으로 봄으로써 사람들이 부담 없이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대한민국에 침구라고 하는 게 있었잖아요. 옛날에.. 그 다음 해방 이후에 그게 뭐 어찌어찌하다 사라진 거 같아요. 근데 침구는 한의학의 일부로 돼 있나요? 아니면 그냥 없어져 버린 건가요?” “한의사는 약을 달이는 것과 처방을 하지, 침 놓는 것은 잘 안 하죠?” “이 소위 단침이라 하나? 조그마한.. 보통 침구사는 긴 침 쓰는 그런 사람들이 있던데 과거에..” “침을 별도로 연구하는 뭐 그런 프로그램은 없어요?” “그 침구학이라든가 침술에 관한 연구나 이런 것들은 다 나름대로 하고 있어요?” 지난 12월16일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있었던 보건복지부 업무보고에서 대통령님의 한의계 관련 질문들의 목록이다. 위 영상을 내게 처음 공유해 주신 선배는 “이게 어찌 된 노릇이야?”로 시작했다가 “다 내 탓이오!”로 끝나는 문자를 함께 남겼다. 현 시대의 한의학 위상을 다시금 생각하면서… 침구치료를 해방 이후에 사라진 것으로, 그래서 한의사는 침치료보다는 약을 달이는 업무를 하는 사람들로 한의계를 인식하고 있는 사람이 잘못인가? 아니면 이런 대중의 인식 형성에 기여를 했을 것이 분명한 업계 당사자들 잘못인가? 대통령님 발언에 당혹감을 감출 수 없었던 마음을 위로해준 싯구절이 있었다. 추사 김정희 선생이 본인의 자화상을 보면서 쓴 시이다. “나라고 해도 좋고/ 나 아니라 해도 좋다/ 나라고 해도 나고/ 나 아니라 해도 나다/ 그 시비 속에 나는 없다/ 제석천 구슬 중중 무진하거늘/ 여의주 한 상(相)에 집착하는 자 누구인가, 하하” 현대의학의 문제점이 아무리 부각되어도 가장 확실한 대안으로 한의학이 제시되는 일은 대한민국 보건정책 혹은 주류 의료계에서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한의학 자체가 가진 시대적 그리고 내재적 한계 상황을 머리에 가슴에 짊어진 채, 임상한의사로서의 간당간당함을 감당하며 올해도 진료실을 바쁘게 그리고 즐겁게 뛰어다녔다. 다가오는 2026년, 큰 바람은 없다. 올해만큼 딱 올해만큼만 건강한 일상을 이어가는 것. 그 뿐이다. -
한의학 교육의 현재와 미래Ⅱ ⑳한상윤 원광대 한의과대학 교수 (한의학교육학회 회장) [편집자주] 본란에서는 원광대 한의과대학 한상윤 교수(한의학교육학회 회장)로부터 한의학 교육의 질적 향상과 함께 우수한 인재 양성을 위해 ‘한의학 교육의 현재와 미래Ⅱ’ 코너를 통해 한의학 교육의 발전 방향을 소개하고자 한다. 학기가 마무리되어가는 요즘 한의대의 풍경은 밤에도 환히 불이 켜져 있다. 기말고사 기간 정신없는 학생들이 왠지 안쓰럽게 생각되기도 하고, 과거에 나 자신도 다 겪은 과정이긴 하지만 새삼 한의대생들이 대단해 보이기도 한다. 한의대생의 하루는 언제 시작될까. 이른 아침 강의실로 향하는 발걸음일 수도 있고, 시험 기간 새벽까지 이어진 공부 끝에 겨우 눈을 붙였다가 다시 눈을 뜨는 순간일 수도 있다. 분명한 것은 한의대생의 하루 대부분이 ‘공부’로 채워져 있다는 사실이다. 기초의학과 한의학 이론, 임상 과목과 실습까지 배워야 할 내용은 방대하다. 한 과목이 끝나기도 전에 다음 시험 준비가 시작되는 잦은 시험 스케줄이 익숙해질수록 학생들은 늘 시간에 쫓긴다. 계획표를 세우지만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고, ‘이해하며 공부하고 싶다’는 바람은 점점 ‘이번 시험만 넘기자’는 마음으로 바뀌곤 한다. 공부의 시간은 쌓이지만, 그 시간이 곧바로 성장의 시간으로 이어지는지는 쉽게 말하기 어렵다. ‘배우는 사람’ vs ‘버티는 사람’ 교육은 흔히 ‘무엇을 가르칠 것인가’에 집중한다. 그러나 학생의 입장에서 교육은 결국 시간의 경험(time experience)이다. 하루 24시간 중 얼마나 몰입할 수 있었는지, 얼마나 고민할 여유가 있었는지, 얼마나 휴식할 수 있었는지가 학습의 질을 좌우한다. 여기서 한의대의 교육은 그동안 학생의 지식 수준과 성적은 관리해왔지만, 학생의 시간이 어떤 방식으로 흘러가고 있는지에는 상대적으로 무관심했던 것은 아닐까하는 반성을 하게 된다. 한의대 재학기간동안 학생이 진정한 ‘배움의 시간’으로 경험을 쌓고 의료인이 되어가는 지 교육자의 고민이 필요하다. 한의대생의 시간은 자주 분절된다. 강의가 끝나면 곧바로 예습과 복습, 과제와 시험 준비가 이어지고, 실습이 끝나면 보고서와 평가가 기다린다. 학생들은 늘 “이번 주만 넘기면 된다”고 말하지만, 그 ‘이번 주’는 학기 내내 반복된다. 하루하루는 바쁘게 흘러가지만, 정작 스스로 배움을 정리하고 성찰할 시간은 좀처럼 주어지지 않는다. 공부는 계속되는데, 학습 내용이 남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는 학생들이 적지 않은 이유다. 특히 요즘 같은 시험 기간이 다가오면 이해와 성찰의 시간은 줄어들고, 암기와 반복이 우선된다. 질문을 던질 여유는 사라지고, “왜 이 내용을 배우는지”보다는 “시험에 나올까”가 더 중요한 기준이 된다. 시험이 끝나면 안도감과 함께 허탈함이 찾아오고, 얼마 지나지 않아 또 다른 시험이 그 자리를 대신한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은 점점 ‘배우는 사람’이 아니라 ‘버티는 사람’이 되어간다. 어떤 학생은 “공부를 했다는 느낌보다, To Do List를 지웠다는 느낌이 더 강하다”고 말한다. 수업과 수업 사이, 시험과 시험 사이를 건너뛰듯 이동하다 보면, 지식은 축적되기보다 흩어지기 쉽다. 학생의 시간을 존중하는 교육 임상실습 시기의 시간 경험은 또 다르다. 학생들은 환자를 만나며 ‘의사가 된다는 감각’을 처음으로 느끼지만, 동시에 실습 평가와 기록, 지도교수의 기준에 신경 쓰느라 환자에게 온전히 집중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환자의 이야기를 충분히 듣고 싶어도 “지금 이 장면이 평가에 어떻게 반영될까”를 먼저 떠올리게 되는 것이다. 이때의 시간은 배움과 긴장이 뒤섞인, 매우 복합적인 경험으로 남는다. 이러한 시간의 축적은 학습 태도에도 영향을 미친다. 학습은 탐구가 아니라 생존 전략이 되고, 실패는 성찰의 기회가 아니라 피해야 할 위험이 된다. 질문하지 않는 학생, 안전한 답만 찾는 학생, 스스로 판단하기보다 기준을 기다리는 학생이 만들어지는 구조는 개인의 성향 문제가 아니라 교육이 학생의 시간을 어떻게 설계했는가의 결과일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한의대 교육이 쉬워져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의료인은 전문직이며, 충분한 학습과 훈련은 필수적이다. 다만 한의대 교육에 대해 질문을 던지고 싶다. 과연 학생의 시간을 ‘의미 있는 방향’으로 쓰이게 하고 있는지 말이다. 좋은 의료인으로 성장하기에 중요한 것은 학습 시간의 양이 아니라, 그 시간이 어떤 경험으로 남는가이기 때문이다. 의학교육 연구에서는 이미 학생의 ‘시간 경험’이 중요한 교육 지표로 논의되고 있다. 학생이 학습 과정에서 몰입하고, 실수하고,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 확보되는지가 교육의 질을 좌우한다는 것이다. 한의대 교육에서도 이러한 관점이 필요하다. 학생에게 생각할 시간, 질문할 시간, 회복할 시간이 충분히 주어지고 있는지 점검해야 한다. 한의학교육 역시 교육과정을 개편, 관리만 할 것이 아니라, 학생의 학습 경험과 시간을 바람직한 방향으로 설계하는 것이 필요하다. 교과목 간 과도한 중복을 조정하고, 평가 시점을 합리적으로 배치하며, 실습과 이론이 단절되지 않도록 구조를 정비하는 일은 모두 학생의 시간을 되돌려주는 작업이다. 이는 교육의 밀도를 낮추는 일이 아니라, 교육의 방향을 바로잡는 일이다. 학생의 시간을 존중하는 교육은 학생을 신뢰하는 교육이기도 하다. 모든 시간을 통제하려는 교육은 단기적 성과는 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자기주도성을 약화시킨다. 반대로 일정한 여백과 선택권을 허용하는 교육은 다소 불안감을 줄 수는 있지만, 책임 있는 학습자로 성장하게 만든다. 미래 한의사의 시간 한의대생의 시간은 곧 미래 한의사의 시간이다. 지금 어떤 방식으로 시간을 보내느냐에 따라, 앞으로 환자를 대하는 태도와 배움에 대한 자세도 달라질 수 있다. 바쁜 진료 현장에서도 환자의 이야기를 들을 여유를 가질 수 있는 한의사, 끊임없이 배우고 성찰하는 의료인은 학창 시절 ‘의미 있는 시간’을 경험한 사람일 가능성이 크다. 한의학교육의 미래를 이야기할 때, 거창한 제도나 새로운 과목을 떠올리기 전에 이런 질문을 먼저 던져보면 좋겠다. “지금, 한의대생의 시간은 어떻게 쓰이고 있는가.” 이 질문에 진지하게 답하려는 순간부터, 한의학교육의 변화는 이미 시작되고 있을지도 모른다. -
“난임에서 희귀질환까지 지원 확대…도내 공공한의의료 확대 앞장”[편집자주] 11일 열린 ‘2025 한의혜민대상 시상식’에서 경기도의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용성 의원(더불어민주당)이 한의약의 공공적 가치 확산과 제도적 기반 마련에 기여한 공로로 특별상을 수상했다. 김 의원은 경기도 저출생 문제를 해결하고자 2025년도 한의약 난임 지원사업 예산을 10억200만원으로 획기적으로 편성하는 등 공공의료 체계 안에서 한의약을 제도화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해왔다. 본란에서는 김용성 도의원으로부터 한의약에 대한 인식과 향후 보건복지 정책 방향을 들어봤다. Q. 한의혜민대상 특별상을 수상했다. 이번 한의혜민대상 특별상을 수여해준 대한한의사협회와 현장에서 경기도민의 건강 증진을 위해 헌신하고 있는 경기도한의사회를 비롯한 모든 한의계 여러분에게 깊은 감사의 말을 전한다. 한의약 발전을 위한 의정활동과 정책적 노력을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매우 뜻깊은 상이며, 대한민국 대통령 주치의를 맡고 있는 윤성찬 회장님이 이끄시는 대한한의사협회로부터 수여받았다는 점에서 그 의미를 더욱 크게 느끼고 있다. 이번 특별상은 한의약의 공공적 가치와 국민건강 증진을 위해 함께 고민하고 협력해 줬던 많은 분들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경기도의원으로서 한의약의 공공성을 확장하고, 경기도민의 삶의 질 향상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도록 더욱 책임감 있게 역할을 다하겠다. Q. 내가 생각하는 한의학은? 한의학은 수천년의 역사 속에서 축적된 우리 고유의 전통의학이자 오늘날에도 중요한 가치를 지닌 소중한 의료 자산으로, 특히 양의학만으로는 접근이 어려운 만성질환과 기능성 질환, 예방·관리 영역에서 한의약은 분명한 강점을 가지고 있다. 개인 맞춤형 자연 치료를 바탕으로, 고령화·만성질환 시대에 통합의학적 관점에서 예방과 건강관리를 담당하는 생활 의료의 한 축으로 자리하고 있다. 특히 한의사 회원들은 신체 증상뿐만 아니라 정서와 삶의 상태까지 함께 살피는 전인적 치료를 실천하고 있으며, 이러한 접근은 서양의학과 구별되는 한의학의 강점이라고 생각한다. Q. 그동안 도민 의정활동에서 한의약을 지지해왔다. 한의약은 현대의학과 대립하는 개념이 아닌 상호 보완을 통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통합의학의 중요한 한 축이라고 인식해 공공의료 체계 안에서 한의약 활용 확대의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제기해 왔고, 그 과정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 먼저 경기도 한의약 전담부서 신설이다. 중앙정부는 ‘한의약육성법’ 기반의 전담조직 운영에도 지방정부에는 한의약 전담부서가 없어 정책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으며, 경기도 역시 2019년 ‘경기도 한의약 육성 조례’ 제정에도 4년간 전담 조직이 설치되지 않았다. 이에 한의약팀 신설 필요성을 꾸준히 제기했고, 그 결과 2023년 12월 경기도 보건건강국 의료자원과 내에 ‘한의약팀’이 신설됐다. 이는 광역지자체 최초의 한의약 전담부서로, 현재 난임 지원 등 한의약 육성 정책을 체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또 경기도의료원 한의과 진료 확대다. 관련 조례의 한의과 설치 근거에도 불구하고 당시 6개 경기도의료원 중 운영 병원은 의정부병원 1곳에 불과했다. 이에 경기도한의사회와의 정담회와 2025년도 본예산 심사를 통해 한의과 추가 설치 필요성을 적극 제기한 결과 파주병원까지 진료가 확대될 수 있었다. 특히 주목할 성과는 한의약 난임 지원사업의 확대와 안정적 유지다. 난임이 사회적 과제로 부각되는 가운데 한의약이 실질적인 대안이 될 수 있음을 강조해 왔다. 이에 2025년도 한의약 난임 지원사업 예산을 10억200만원으로 편성하도록 주도했으며, 이후 추경 과정에서도 사업의 지속성과 안정성을 강조해 예산이 유지될 수 있도록 힘써왔다. 앞으로도 한의약이 공공의료와 지역보건 영역에서 제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제도와 예산, 행정체계를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보완해 나가겠다. ▲경기도한의사회와의 정책간담회 중 Q. 경기도의원으로서 바라본 한의계는? 경기도에선 난임부부와 어르신 대상 한의약 서비스 확대, 한의 의료관광 활성화 등 여러 분야에서 한의약의 역할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특히 경기도의료원 의정부·파주 병원에서 운영 중인 한의과는 양·한방 협진 시스템을 통해 뇌졸중, 치매, 관절 질환 등을 진료하고 있으며, 민간 한방병원과 동일한 치료 장비와 약재를 사용하면서도 비용 부담은 절반 수준이어서 환자 만족도가 높다. 특히 경기도한의사회는 도내 한의학 발전과 한의사 권익 보호는 물론 공공의료 확대를 위한 정책 협력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해오고 있다. 앞으로도 경기도한의사회와 긴밀히 협력해 도민에게 보다 체계적·효과적인 한의진료를 제공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을 이어가겠다. Q. 향후 보건복지위원으로서 중점 추진 사항은? 우선 희귀질환자와 가족을 위해 한의약 활용 가능성을 집행부와 적극 협의해 나가겠다. 기존 의료체계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도록 한의약 역할 확대를 위한 제도적 기반도 마련할 계획이다. 또한 경기도의료원 수원·이천·안성·포천 병원에 한의과 진료를 신설·확대해 도민의 의료 선택권을 실질적으로 높이고자 하며, 이를 위해 도 집행부와 경기도의료원과의 논의를 지속하겠다. 아울러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을 위한 한의방문진료, 경로당과 복지시설 중심의 건강관리 프로그램 등 생활 밀착형 한의약 활용 모델도 적극 검토해 나가겠다. ▲'경기도 난임부부 한의약 지원사업 결과발표회'에서 Q. 이외 하고 싶은 말은? 내년 3월27일 ‘돌봄통합지원법’ 시행으로 지역 중심 통합돌봄 체계 구축의 중요성이 커지는 가운데 한의약 건강돌봄 사업은 고령화·만성질환·돌봄 사각지대 등 지역사회 건강 문제에 의미 있는 대안이다. 특히 한의방문진료를 중심으로 보건·복지 서비스를 연계하는 한의약 건강돌봄은 통합돌봄 시대의 중요한 한 축이 될 것이라 확신하며, 그만큼 한의사 여러분의 역할과 책임도 더욱 커질 것으로 생각한다. 현장에서 축적된 임상 경험과 전문성이 제도와 정책으로 이어질 때 한의약의 역할과 위상도 한층 더 확장될 것이라 믿는다. 새해에는 한의약이 국민의 일상 속에 더욱 자연스럽게 자리 잡고, 공공의료 체계 안에서 신뢰받는 의료로서 보다 단단한 역할을 수행하길 기대한다. 경기도의회 역시 한의약이 안정적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다지고, 현장의 목소리가 정책에 충실히 반영될 수 있도록 책임 있는 역할을 해 나가겠다. -
건보공단, 윤리·인권경영 국제표준 인증 획득[한의신문] 국민건강보험공단(이사장 정기석·이하 건보공단)은 국제표준인 규범준수경영시스템(ISO37301) 갱신심사 및 부패방지경영시스템(ISO37001), 인권경영시스템 사후심사를 통과했다고 29일 밝혔다. 최초 인증 후 2년간 매년 사후 심사를 통과해야 인증을 유지할 수 있고, 3년차에는 갱신 심사를 받아야 한다. ISO 37001, 37301(인증심사기관, KSR인증원)은 기업의 윤리경영 체계가 국제표준에 부합하는지를 평가하는 프로세스로, 건보공단의 인증 획득은 준법경영과 반부패 정책이 글로벌 수준에 부합하다는 것을 의미하며, 인권경영시스템 인증은 전문기관(중소벤처기업인증원)을 통해 조직의 인권 존중 방침과 목표, 인권경영을 실행하기 위한 관리 체계를 객관적으로 살펴보고 심사하는 제도다. 이번 인증에서 건보공단은 2025년 기획재정부 윤리경영 표준모델 시행계획 우수사례 선정과 행동강령에 인공지능(AI) 활용 시 임직원이 지켜야할 올바른 가치 판단과 행동기준 반영은 우수한 실행사례로 인정받았다. 정기석 이사장은 “이번 인증을 바탕으로 2026년에는 예방중심 윤리·인권 위험 관리와 조직문화 실천을 통해 국민의 신뢰를 쌓고, 글로벌 수준으로 윤리·인권경영을 선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
한의치매 예방관리 사업 등 통합적 치매관리체계 구축[한의신문] 부산광역시 사하구의회(의장 채창섭)가 한의치매 예방관리 사업을 포함해 구 차원의 통합적 치매관리체계 강화를 위한 제도적 근거를 마련했다. 사하구의회는 8일 ‘제303회 사하구의회 제2차 정례회 제2차 본회의’에서 전영애 의원(국민의힘·사진)이 대표발의한 ‘부산광역시 사하구 치매 관리 및 치매환자 지원 조례’ 전부 개정안을 원안대로 의결했다. 이날 의결된 개정안은 26일부터 시행됐다. 이에 앞서 전영애 의원은 개정안의 대표발의와 관련 “2015년 제정된 현행 조례는 변화된 치매 정책과 상위법의 내용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어, 빠른 고령화 진행으로 치매 노인의 규모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현 사회의 고민거리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없었다”면서 “이에 최신 법령과 정책에 부합하도록 조례를 전부 개정해 치매 예방 및 조기 관리체계를 강화하고, 지원사업의 실효성을 높이고자 개정을 추진하게 됐다”고 밝혔다. 또한 전문의원실의 개정안 검토에서도 “이번 전부 개정안은 상위법의 위임사항을 충실히 반영하면서 구 차원의 치매 예방 및 관리체계 확립을 위한 행정적 근거를 명확히 한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특히 경도인지장애자 및 가족에 대한 지원사업을 포함함으로써 예방에서 치료, 관리까지 이어지는 포괄적 지역 치매 관리체계 구축을 위한 토대를 마련했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이번 개정안을 살펴보면 먼저 조례명을 ‘부산광역시 사하구 치매 관리 및 치매환자 지원 조례’에서 ‘부산광역시 사하구 치매 관리 및 지원 조례’로 변경했다. 제2조(정의)에서는 ‘한의치매예방관리’란 ‘한의약육성법’ 제2조제1호에 따른 한방의료를 통하여 치매 예방·관리를 위한 한약 투여 등을 하는 것으로, 또 그 밖에 용어는 ‘치매관리법’ 제2조에 따른다고 명시했다. 또 제4조(치매관리 시행계획의 수립 등)에선 치매관리법 제6조의 치매관리종합계획에 따라 매년 부산광역시 사하구 치매 관리에 관한 시행계획을 수립·시행한다고 밝히는 한편 제6조(치매안심센터 설치·운영)에서는 치매안심센터의 장은 보건소장으로 하고, 치매안심센터에서 수행할 업무들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특히 제7조(추진사업)에서는 한의치매예방관리사업을 비롯해 치매관리사업에 대한 교육·홍보, 경도인지장애진단자 발굴 및 지원 사업, 그밖에 구청장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치매 및 경도인지장애진단자 관리사업 등 치매 예방과 환자에 대한 보호·지원을 위한 사업을 명시했다. 이와 함께 제9조(지역사회협의체의 설치)와 제10조에서는 치매 관리에 관한 △지역계획 수립에 관한 사항 △공공·민간 보건복지기관·단체와의 협력 파트너십 구축에 관한 사항 △그밖에 지역사회 치매극복을 위한 공동협력에 관한 사항 등을 자문·지원하기 위한 ‘지역사회협의체’ 구성 및 운영 등에 사항을 제시했다. -
경북 산불 현장에서 웰니스 국제무대까지…헌신과 도약<편집자주> 본란에서는 ‘2025한의혜민대상 시상식’에서 특별상을 수상한 김봉현 경상북도한의사회 회장(안동 부부한의원)에게 수상 소감을 들어봤다. 김봉현 회장은 경북 대형 산불 이재민을 위한 의료봉사를 비롯 영덕 국제H웰니스페스타의 성공적인 운영과 경상북도 한의약 육성발전 조례 제정에 큰 역할을 하는 등 지역 보건 향상과 공공의료 실천에 앞장섰다. Q. ‘한의혜민대상 특별상’을 수상한 소감은? 한의혜민대상 특별상은 산불피해 이재민들을 위해 자원봉사를 해 주신 250여 명의 한의사분들을 대신하여 제가 받게 된 것 같다. 지난 3월 28일부터 2달 반 동안 함께 수고해 주신 경북지부 임원들과 지부 회원들을 비롯해 전국 각지에서 봉사를 하기 위해 수고해 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이번 혜민대상 특별상 수상은 함께 한 모든 분들을 대신하여 받게 된 것이기 때문에 그분들의 노고가 헛되지 않도록 경북지부에서 가지고 있는 데이터와 수고한 사진들을 모아 반드시 백서의 형태로 기록물을 만들도록 하려 한다. 또한 이번 산불 피해 이재민을 위한 한의진료의 내용을 바탕으로 하여 앞으로 있을지도 모를 또다른 재난상황에 대한 대응 메뉴얼 작성을 위해 노력할 예정이다. Q. 경북 산불 이재민 의료봉사 당시 어떤 마음가짐이었는지? 처음 산불 피해 이재민들의 대피소를 방문하였을 때 아무 생각이 나지 않았다. 대피소의 상황을 보면 이건 말이 산불 피해 이재민이지 전시상황의 대피소나 다름없다는 생각을 했다. 모든 노력을 모아서 이번 피해 이재민들에게 한의치료는 물론 위로를 해 드려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단순히 보여주기식 의료봉사가 아니라 마음속 깊숙한 곳까지 헤아려주고 마을회관이나 경로당과 같은 소규모 대피소로 분산되었을 때도 찾아다니며 치료를 해 드렸던 기억이 있다. 끝까지 찾아다니면서 진료를 한 덕분에이재민들이 힘을 내는 모습을 볼 수 있었고, 이재민을 위한 방문진료를 통해 우리 한의치료의 장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Q. 영덕 국제H웰니스페스타 준비하며 어려움은 없었는지? 전국에서 모인 열정을 가진 한의사와 자원봉사자들의 도움 덕분에 성황리에 치러질 수 있었다. 특히 올해는 4번째로 맞이하게 되는 행사였던 만큼 인도를 비롯 대만, 홍콩, 일본, 말레이시아 등 16개국 65명의 자연치유의사들이 참여하여 서로 간 교류 협력을 물론 우리 한의약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하지만, 마지막 날인 11월 2일 일요일에 강풍이 불어 오전 10시경에 야외 진료부스는 조기 철수를 하게 되어 마지막까지 많은 분들에게 진료체험을 하지 못한 점이 많이 아쉬웠다. Q. 웰니스페스타에서 한의진료 참여의 의미는? 영덕 H웰니스페스타는 웰니스를 통해 의료관광은 물론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는 웰니스센터나 웰니스 프로그램에서 한의진료 및 치료프로그램이 주도하게 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웰니스의 개념에는 예방의학적인 면과 면역력을 증진하는 측면이 강하기 때문에 한의진료 프로그램 중에서도 명상, 기공을 비롯하여 침, 뜸, 추나요법 등을 통해 우울증, 불면증,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 등을 치료함을 물론이며 뇌파, 맥진, 체열진단, 심박변이도 검사, 폼체커 등을 통한 진단을 통해 우리 한의약을 통한 객관적으로 건강상태를 평가할 수 있는 진단체계가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Q.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언제 인지? 산불피해 의료봉사를 하러 갔을 때 평소 저희 한의원에 자주 오시던 환자분인데 저를 보자마자 “원장님, 우리집이 전부 불에 타 버렸어요”라며 엉엉 우시던 환자분을뵙고 마음이 많이 아팠고, 그런 몇몇 분을 뵙고는 이분들이 완전히 치유될 때까지는 끝까지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또 하나의 기억에 남는 순간은 지난 5월 초부터는 대부분의 대피소가 소규모로 바뀌면서 면 단위 마을회관이나 경로당으로 분산배치가 되었다. 이때 안동시한의사회를 중심으로 경북지부 회원들은 각각의 마을회관과 경로당을 찾아다니며 방문진료의 형태로 의료봉사를 진행하였으며 그때는 대부분의 봉사들이 종료하였기 때문에 이재민들에게는 여기까지 찾아와서 진료를 해 주니 너무 감사하다며 눈물을 글썽이던 분들을 만났을 때 가슴이 찡했던 기억이 있다. 대부분의 봉사자들이 보여주기식으로 대규모 대피소에서 열심히 봉사를 했지만, 우리 한의사들은 그분들의 아픈 곳을 찾아다니며 끝까지 함께 하겠다는 마음을 전할 수 있어서 자부심이 느껴졌다. 이런 봉사를 통해 느낄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이런 것이 방문진료사업이며, 재택의료사업의 연장선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기에 저희 경북지부에서는 방문진료 수가시범사업, 재택의료 시범사업에 대해서 이번 봉사를 통해 그 가치를 더욱 크게 깨닫게 되었다. Q. 한의학 발전을 위해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전 세계적으로 불경기이기도 하지만 우리나라가 특히 경기가 많이 안 좋은 것 같다. 게다가 우리 한의계의 업황은 더욱 힘들게 느껴진다. 주변 한의원들의 상황이 어려운 것을 보면서 한의사들이 보다 힘을 내서 진료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저희 경북한의사회에서는 이번에 다시 시작된 방문진료 수가 시범사업과 재택 의료사업에 지부회원들의 참여를 독려했다. 또한 내년부터 실시되는 보훈부 위탁 한의원 시범사업에서 많은 한의원이 많이 지정 받을 수 있도록 중앙회와 연계하여 노력하고 있다. 권오을 보훈부 장관님이 저희 한의원이 소재한 안동 출신이기도 하지만 예전부터 뵈었던 인연이 있어서 조심스럽게 고령화된 보훈대상자들에게 한의 진료가 큰 장점이 있음을 강조하였으며, 장관님께서도 공감대를 형성하였기에 처음 시작 되는 보훈 위탁사업에 한의원의 참여가 확대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또한 무한 경쟁시대를 맞이하여 초음파, 뇌파, 엑스레이, 피부미용 등과 관련하여 한의사들의 역할이 더욱 증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실력을 통해 시장의 선택을 받을 수 있도록 지부 회원의 역량 강화를 위해 노력할 예정이 다. 그 노력의 일환으로 지부 차원에서는 회원들에게 각종 임상강좌를 실시하고 동영상으로 영상자료를 편집하여 회원들이 언제라도 볼 수 있는 자료실을 구축하고 있다. 지부 홈페이지 개편과 함께 내년부터는 동영상자료를 쉽게 볼 수 있을 예정이다. Q. 앞으로의 활동 계획은? 올해는 경북한의사회장을 처음 맡게 된 1년이라면 내년부터는 보다 지부 회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여러가지 행사들을 계획 중이며, 직접 분회를 찾아다니며 분회 회원들의 얘기를 많이 듣고 경북지부에서 전달해야할 내용들을 수시로 전달하고 소통할 예정이다. 또한, 더욱 확대되고 있는 영덕 국제 H웰니스페스타에서 우리 한의사들의 역할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며, 보다 체계적이고 전문성 있는 행사로 키워나갈 예정이다. -
한방병원 포함 100병상 이상 의료기관 간병인 관리감독 의무화[한의신문] 앞으로 한방병원을 포함한 100병상 이상 병원급 의료기관은 입원실에 상주하는 간병인에 대한 관리감독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보건복지부(이하 복지부)는 29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의료법 시행규칙’ 일부개정안을 공포했다. 개정안은 29일부터 바로 시행한다. 이번 개정안은 지난 2024년 12월20일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일정 규모 이상 병원급 의료기관은 입원서비스 및 간병의 질 향상을 위해 입원실 안에서 상주해 환자를 간병하는 사람이 제공하는 간병서비스에 대한 관리·감독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내용으로 의료법 47조3의 제1항을 개정됨에 따른 것이라고 복지부는 설명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100병상 이상의 한방병원, 병원, 요양병원, 정신병원, 종합병원, 재활의료기관 등은 간병서비스의 관리·감독 방안을 마련해야 하는 규모의 병원급 의료기관으로 정했다. 또 간호·간병통합서비스의 질을 높이기 위해 병원급 의료기관의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병동에 배치해야 하는 간호조무사의 인력 기준을 입원환자 40명당 1명 이상에서 30명당 1명 이상으로 강화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고령화, 만성질환 증가에 따라 간병수요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지만, 대부분의 간병 서비스가 사적 계약에 의존하고 있으며 관리체계가 부실하다”며 “파견업체나 개인계약에 의존해 환자 안전 저해, 비표준화된 계약 및 과도한 수수료, 간병인 근로여건 악화 등 구조적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관리·감독 필요성을 설명했다. -
2024·2025 의정갈등 20개월…보건의료체계에 남긴 구조적 과제[한의신문] 지난 2024년 2월 의대정원 2000명 증원 발표로 촉발된 의정갈등은 올해 10월 비상진료체계 해제까지 약 20개월간 이어지며 우리 보건의료체계 전반에 깊은 균열을 남겼다. 정부와 의료계의 정면 충돌, 전공의 집단이탈, 의대생 대규모 휴학은 단순한 정책 갈등을 넘어 ‘의료가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라는 근본적 질문을 사회에 던졌다. 국회입법조사처는 22일 ‘의정갈등 20개월이 보건의료체계에 남긴 과제-신뢰 회복부터 지역·필수의료 정상화까지(임사무엘 입법조사관)’ 보고서를 발간, 이 사태의 본질을 의사인력 ‘총량’ 논쟁이 아닌 지역·필수의료를 방치해 온 구조적 실패로 진단했다. ■ ‘전공의 중심 의료’의 한계가 드러나다 이번 갈등에서 가장 큰 충격은 전공의 집단이탈이 의료현장을 얼마나 쉽게 마비시킬 수 있는지를 확인했다는 점이다. 2024년 상반기 기준, 임용 대상 전공의 1만3000여 명 가운데 실제 근무·복귀 인원은 8.5%에 불과했고, 수련체계는 사실상 1년 반 이상 멈춰 섰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전공의가 ‘보호의 대상’이자 동시에 ‘체계 유지의 핵심 노동력’으로 기능해 왔다는 현실이 드러났다는 점으로, 고난도·고위험 필수의료는 오랫동안 전공의의 장시간·저임금 노동에 의존해 유지돼 왔고, 그 구조가 붕괴되자 곧바로 수술 지연, 응급실 뺑뺑이, 의료공백으로 이어졌다. 이 상황은 ‘전공의 우대가 곧 의료 정상화’라는 사고의 한계를 보여준 사건으로 평가된다. 실제로 갈등 이후에도 소아청소년과, 흉부외과, 산부인과 등 필수과목의 전공의 지원율은 회복되지 않았다. 전공의를 붙잡는 정책만으로는 지역·필수의료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사실이 수치로 확인된 셈이다 ■ 의사 수는 늘려도, 지역은 비어 있다 정부가 제시한 의대 증원 논리는 ‘의사 부족’이었으나, 보고서가 정리한 여러 수급추계 연구는 공통적으로 전국 총량 부족보다 ‘지역 불균형’이 핵심 문제임을 보여주고 있다. 서울의 인구 1000명당 의사 수는 4.97명인 반면 일부 비수도권 지역은 2명대에 머물러 있다 특히 주목되는 대목은 감사원 감사 결과로, 보건복지부 내부 재추계에서는 2035년 의사 부족 규모가 5800명 수준으로 낮아졌음에도 정책 결정 과정에서 이 결과가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이 확인됐다. 임 조사관은 “총량 확대가 지역 문제를 자동으로 해결해줄 것이라는 가정 자체가 과학적이지 않았다”면서 “결국 이번 갈등은 ‘의사를 얼마나 더 뽑을 것인가’가 아니라 ‘뽑힌 의사가 어디에서, 어떤 조건으로 일하게 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답하지 못한 정책 실패라는 평가로 귀결된다”고 분석했다. ■ 의료공백의 대가는 결국 국민이 치렀다 20개월간의 비상진료체계 유지를 위해 투입된 건강보험 재정은 약 1조9000억원에 달했다. 응급·중증 수가 인상, 수련병원 선지급 등 대부분의 재정 투입은 의료공급자 측 손실 보전에 집중됐고, 환자 피해에 대한 직접적 보상이나 지역의료 인프라 강화로는 충분히 연결되지 못했다. 의정갈등 기간 동안 고난도 수술은 감소했고, 일부 연구에서는 초과사망 가능성까지 제기됐다. 이에 대해 보고서는 “정확한 인과관계 논쟁을 떠나, 의료체계 불안정의 부담이 국민에게 전가됐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다”고 평가한다. ■ ‘지역의사제’는 시작일뿐 실효성과 유인책이 관건 보고서는 갈등의 재발을 막기 위한 최우선 과제로 사회적 대화를 전제로 한 과학적·체계적 의료정책 거버넌스 재편을 제시했다. 그동안 정부는 의료공급자·수요자에게 충분한 신뢰를 제공하지 못한 채 정책을 추진해 왔고, 의료공급자 집단이 일시적으로 결집할 경우 이를 조정·통제할 역량도 부족했다는 지적이다. 임 조사관은 “건강보험 재정 압박이 가시화되고,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 요구가 폭발하는 상황에서 더 이상 ‘낮은 비용-높은 접근성’이라는 기존 균형에 기대 갈등을 봉합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문제의식 속에서 국회는 지난 4월 ‘보건의료기본법’ 개정을 통해 의사·치과의사·한의사 등 보건의료인력의 중장기 수급을 과학적으로 추계·심의하는 ‘의료인력 수급추계위원회’를 신설토록 했으나 제도가 실효성을 갖기 위해선 추계 결과만 제시하는 수준을 넘어, 근거와 배경에 대한 공감대가 의료공급자와 의료수요자 모두에게 형성되는 과정이 병행돼야 한다고 보고서는 강조한다. 특히 지역·필수의료 인력 확보를 위한 중장기 대안으로 ‘지역의사제’를, 단기 대안으로 ‘계약형 지역필수의사’ 등을 제시하면서도 성패는 ‘의무복무’ 자체가 아닌 유인과 근무환경을 함께 바꾸는 구조개편에 달려 있다고 짚었다. 임 조사관은 “실제로 계약형 지역필수의사 시범사업은 일부 필수과에서 지원자가 거의 없었고, 기존 공중보건장학제도도 참여율이 낮았다”면서 “근무 여건 보장, 법적 부담 완화, 생활 지원을 포함한 복합적 유인 설계가 결론으로 이어진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그는 “향후 보건의료정책의 성패는 의사 수를 얼마나 늘리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과 필수의료 현장에서 의료인이 지속적으로 일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 수 있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고 덧붙였다. -
고스트레스 직군 한의사의 정신건강과 달리기의 역할의료인은 대표적인 고스트레스 직군으로 분류된다. 보건복지부와 국립정신건강센터가 2021년 전후 발표한 의료인 정신건강 관련 조사에서 국내 의료인의 50% 이상이 중등도 이상의 직무 스트레스를 경험했다. 또한 약 30~40%에서는 정서적 소진과 번아웃 증상이 관찰됐으며, 이는 일반인보다 유의하게 높은 수준이다. 여러 연구들에서도 의료인의 우울 증상과 불안 수준이 일반 사무직 근로자보다 높게 나타났고, 수면장애가 흔하게 동반됐다. 특히 장시간 진료와 행정 업무의 병행, 의료분쟁에 대한 부담, 감정노동은 직종과 진료과를 가리지 않고 의료인의 정신건강을 위협한다. 고스트레스 직군, 의료인의 일상과 번아웃의 그림자 한의사로 살아가는 일은 치열하다. 진료실에서는 매일 다른 삶의 무게가 밀려온다. 불경기에 환자가 적어 경영 고민이 깊어진다. 상처받은 이야기를 꺼내는 환자들의 감정을 맞닥뜨리기도 쉽지 않다. 충분한 설명을 해도 엉뚱한 대답으로 돌아오는 경우도 많다. 개원한의사는 진료가 끝나도 차트 정리와 행정업무, 직원 관리와 경영 고민이 이어진다. 학교 병원에 근무하는 필자도 진료뿐 아니라 수업과 연구 및 잡무까지 처리하고 퇴근 후 가사를 돕고 아이들까지 챙기다 보면 정작 자기 상태를 돌아볼 여유가 없다. 피로는 쌓이지만 쉬는 법은 잘 모르고, 스트레스는 익숙해지지만 해소되지 않는다. 번아웃이 찾아올 수 있다. 필자가 한 해를 보내면서 꾸준히 붙잡았던 것이 달리기였다. 돌아보니 한 해 꾸준히 달린 거리는 2716km, 총 획득 고도가 75866m였다. 한 해 동안 달리기는 어떻게 나의 정신건강을 돌봐줬던 것일까? 달리기가 나의 정신건강을 지켜준 이유 달리기가 정신건강에 대한 긍정적인 효과는 많은 연구들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으니까, n년차 러너로서 달리기가 정신건강에 주는 매력들을 되짚어본다. 첫째, 달리면 기분이 좋아지고 피로감이 개선된다. 다소 시간이 걸리긴 하지만 분명한 효과다. 석기시대 수렵채집인의 DNA를 가진 우리 몸의 달리고 싶은 자연스러운 욕구를 채워 주기 때문일까... 둘째, 스트레스를 줄여준다. 달린다고 문제가 해결되진 않지만 스트레스에 대한 반응(불안과 초조 등)이 줄어들어 감당할 수 있는 크기가 된다. 달리기는 몸을 움직여 스트레스를 당장 해결하려는 집착에서 벗어나도록 돕는다. 달리면서 진료실에서 맴돌던 판단과 후회, 걱정이 리듬 속에서 흩어진다. 셋째, 달리기는 삶의 리듬을 최적화시킨다. 아침 달리기는 우리 몸을 충분히 각성시키는 에너지를 주고 저녁 달리기는 하루를 정리하고 이완시키는 효과가 있다. 이런 리듬은 숙면으로 이어진다. 최적화된 삶의 리듬은 스트레스에 대한 면역력을 키워준다. 넷째, 달리기는 우리에게 절제를 가르친다. 내일의 달리기를 위해, 다음 달의 대회를 위해 충동적인 음주나 흡연은 자연스레 줄어들고 야식은 피하며 건강에 좋은 습관들을 실천하게 만든다. 다섯째, 달리기는 사회적 소통을 촉진한다. 사회적 고립은 정신건강의 대표적인 악화 요인이다. 경쟁하지 않고 비슷한 페이스로 나란히 달리며 대화하는 것은 친구를 사귀는 쉽고 유용한 방법이며 우정을 오래 유지하는데도 좋다. 함께 달리는 사람들과의 연대감은 한의사의 정신건강을 지켜주는 강력한 보호 방법이 될 수 있다. 여섯째, 달리기는 빈 공간을 채워준다. 내게 한 시간이 주어진다면 대답은 늘 한결같다. 달리기다. 한의사는 진료 바깥의 시간을 어떻게 보낼지 서툴 수 있다. 달리기는 빈공간을 든든하게 안전하게 붙잡아준다. 한의사를 위한 현실적인 자기돌봄으로서의 달리기 자가 관리법으로서 달리기를 적용하기 위해 고려해야 할 점들이 있다. 첫째, 달리기의 목표 설정이다. 잘 달리려는 목표를 버리는 것이 시작이다. 기록이나 마일리지(거리)에 대한 집착은 심신을 지치게 하고 대부분 부상으로 이어진다. 잘 뛰거나 많이 뛰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지속성이다. 달리기가 지속될 때 그 혜택을 누리기 쉽다. 둘째, 삶의 루틴으로 고정시키자. 필자는 방해받기가 쉬운 저녁시간보다는 아침 시간을 이용한다. 이는 본인의 생체리듬에 맞게 설정하면 되지만, 지속성을 확보하려면 아침이 저녁보다 더 장점을 가지고 있다. 또한 너무 늦은 시간의 운동은 숙면을 방해할 수 있다. 셋째, 계획에 집착하지 말자. 정해진 계획에 맞춰 엄격하게 운동하는 것보다는 자가 관리법으로서 달리기를 한다면 유연한 실천이 필요하다. 시계 속 숫자보다는 달리다가 멋진 풍경이나 예쁜 꽃을 만나면 멈춰 사진도 찍고, 컨디션이 좋지 않으면 쉬기도 하며 유연하게 달리기를 지속하길 바란다. 넷째, 적절한 네트워킹이 필요하다. 한의사들의 달리기 모임인 런하니(Runhani) 오픈채팅방을 추천한다. 전국의 300여 명 한의사 러너들과 함께 운동기록을 공유하고 생생한 달리기 노하우와 부상 방지법, 최적의 러닝용품 추천과 따뜻한 공감까지 전국의 한의사 고수분들에게 실시간으로 도움받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달리기가 모든 문제를 해결해 줄 순 없다. 심각한 스트레스에 압도당했거나 과거 정신과적 치료 경력이 있거나 죽음을 떠올릴 정도의 상태라면 달리기가 해답이 될 순 없다. 전문가를 찾아 직접 도움을 받는 용기가 필요하다. 달리기는 바쁜 한의사가 정신건강을 돌보기 위해 선택할 수 있는 가장 단순하고 현실적인 방법 중 하나다. 러닝화와 가벼운 복장만 준비하면 된다. 새해에는 더 많은 한의사가 달리기가 주는 위로를 경험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