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SSUE Briefing] “재활의료 전달체계 개편과정에 반드시 한의 참여해야”정부는 시기적절한 재활의료 제공 여건을 마련하기 위해 기능회복시기(회복기) 중심의 재활의료 전달체계 개편을 수행하였으며, 이를 위해 2017년 10월부터「재활의료기관 지정·운영 시범사업」을 시작으로 2020년 2월부터 본 사업을 확정하고 시행중이다.「재활의료기관 지정·운영 사업」은 재활치료가 필요한 환자들을 대상으로 재활치료와 더불어 기능평가, 치료계획, 퇴원계획, 타 기관 연계 등 환자의 사회 복귀를 위해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재활의료기관을 지정 및 운영하는 제도이다. 하지만, 해당 시범사업 및 본 사업 모두에서 한방병원의 참여가 배제됨에 따라, 재활의료 분야에서 그간 기여하여 온 한방병원 및 한의사의 역할 수행을 고려하여 「재활의료기관 지정·운영 사업」에 대한 한의 참여 타당성 및 그 방안을 논의해 보고자 한다. 1. 한의 재활의료 현황 1) 교육 및 학술 현황 전국 한의과대학(원)에서는 정규 교과과정을 통해 재활의학에 대한 일정 수준 이상의 교육을 수행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한의사는 재활의료 수행을 위한 전문인력으로 양성되고 있다. 또한, 재활의학 관련 교육의 내용, 자료, 시간 등은 의과대학에서 수행되는 재활의학 교육과 유사한 패턴을 보였으며, 한방재활의학과 전문수련의의 경우 의과의 재활의학과 레지던트와 유사한 수련 과정을 이수하고 있다. 또한 한의 재활에 대한 국내·외 연구도 꾸준히 수행되고 있으며 체계적 문헌고찰과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과 같은 선행연구들을 통해 재활의료에 대한 한의 치료의 임상적 유효성과 안전성에 대한 근거를 확인할 수 있다. 2) 이용 및 제공 현황 (1) 한의 재활의료의 이용 현황 2020년 수행된 연구에서 전국 11개 한방병원의 재활입원환자 330명을 대상으로 수행한 조사에서 결측 자료를 제외한 316명에 대한 주요 결과는 다음과 같았다. •한방병원에 입원하게 된 주요 원인 질환은 기타(42.8%), 기타 근골격계 질환(20.6%), 뇌졸중(14.1%)이 다수로 응답되었으며, 입원 원인 질환에 따라 중추신경계 질환과 근골격계 질환으로 나누어 한방병원에 내원한 경로를 비교하면, 중추신경계 질환은 현재 입원 중인 한방병원에 바로 내원한 비율(6.6%) 보다는 병원(30.3%) 등을 거쳐 내원한 경우가 많았으나, 근골격계 질환은 바로 내원(26.9%)한 경우가 다수로 보고되었다. (2) 한방병원의 재활 관련 상병 현황 2017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환자표본자료 분석에 의하면, 한방병원의 총 청구건 중 50.7%가 재활 관련 상병에 해당되었다. 한방병원은 한의원과 유사하게 기타 및 기타 근골격계 질환이 큰 비율을 차지하였지만, 근골격계 질환 이 외에도 뇌졸중, 비외상성 척수손상과 같은 중추신경계 질환도 상위로 집계되어 한의원과 차이를 보였다. (3) 중국의 중의 재활의료 현황 중국은 중·서의를 막론한 전국의 2급 이상 종합병원에 중의전통 재활치료를 포함하도록 하고 있으며, 건강보험 급여 규정의 경우 유지기를 제외한 급성기 및 회복기에 대해서는 중의와 서의에 관계없이 모두 급여로 인정하기 때문에 환자가 중의 재활의료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에 대한 추가적인 부담은 없었다. 중국의 경우 기관 차원에서도 중·서의 협진 또는 중의 단독 재활치료를 적극 활용하고 있었다. 2. 한의 참여 모형 재활의료 전달체계의 개편과 현 「재활의료기관 지정·운영 사업」을 토대로 구성하여 다음과 같이 한의 참여 모형을 3가지로 요약하여 제시하여 본다(표 1). 1) 모형Ⅰ– 현사업에 동일 조건으로 한방병원도 참여 모형 Ⅰ은 현 「재활의료기관 지정·운영 사업」의 참여기관으로 병원 및 종별 전환 예정인 요양병원 외에 한방병원도 동일한 조건으로 참여하는 형태로, 본 모형은 한방병원 참여에 대한 법적 타당성을 토대로, 담당부처에 대상 기관 범주에 관한 법률적 재해석을 요청하여 법적으로 한방병원의 참여타당성을 인정받아 진행하는 모형이다. 2) 모형 Ⅱ – 한방병원 운영 체계 별도 구축 모형Ⅱ는 현 「재활의료기관 지정·운영 사업」의 체계를 토대로, 한의사만으로 구성된 한방병원을 대상으로 수행 가능한 ‘한의 재활의료기관’의 지정 및 운영 체계를 따로 구축하는 방안이다. 그 안을 요약한 것은 아래의 표 2와 3에 요약되어 있다. (1) 대상 환자 (2) 기관 지정 요건 3) 모형 Ⅲ – 현사업 지정기관에 한의사가 의사인력으로 참여 모형Ⅲ은 한의사가 병원 및 종별 전환 예정인 요양병원으로 구성된 재활의료기관에 의사 인력으로서 포함되어 한의 치료를 비롯한 재활의료 서비스를 수행하는 안이다(표 4). 3. 정책 제언 한의 재활서비스는 한의 진료 영역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한의약 치료 및 관리의 장점이 명확히 살아있는 분야이다. 회복기 재활치료를 활성화하여, 사회복귀 환자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한의 재활서비스의 제도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현행 법령 상 한방병원도 현행 재활의료기관의 인력·시설·장비 요건 등을 만족할 수 있다. 이에, 일부 현실적 상황을 고려하여 유예 기간 등을 현행 기관요건을 동일하게 적용하여 한방병원의 순차적 포함을 제안한다. 또한 내부적으로도 한방병원의 재활관련 시설 및 장비, 운영 개선을 위한 제도의 신설 또는 개정이 필요하다. 그리고 재활의료에 대한 전문성을 갖춘 한의사 전문의에 대해서는 의과 전문의와 함께 직능 범위를 인정해 줄 것을 제안한다. 또한 한의사가 재활의료 전문가를 비롯하여 의료인으로서의 그 기능을 원활히 수행하기 위해서는 법적인 한계, 즉 의료기사 지휘권과 같은 개선과제들에 대한 고려도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현재 입원환자에 대해 적용되는 ‘협의진찰료’ 가 입원환자의 의·한 협진에 대한 적정한 보상 수가로써 활용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
COVID-19 진료봉사가 일깨운 ‘사회적 가치’정다운 한의정보협동조합 부이사장 한의정보협동조합 부이사장 정다운입니다. 저는 현재 미국에서 새로운 도전을 해보고자 워싱턴 DC로 이주하여 영어권에서 진료와 강연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인생의 큰 방향을 전환한 셈인데 하필 코로나바이러스가 전 세계를 뒤흔들어 놓는 바람에 아직도 미국에서의 삶이 안정되지 않고 있네요. 그럼에도 한의사인 저에게 주어진 사회적인 의무를 다하기로 마음먹고 미주한의사협회(AAKM, American Association of Korean Medicine) 소속 신분으로 코로나바이러스 환자들을 관리하는 의료봉사를 시작했습니다. 100여년 전 스페인 독감에 비견될 만큼 보기 드문 상황에서 제가 조금이나마 역할을 할 수 있었던 사실에 감사하며, 전화통화로나마 저와 인연을 맺었던 환자분들의 이야기를 공유하고자 합니다. 01. 이역만리서도 한의진료를 위한 노력 현재 미주한의사협회 회원이 50명 남짓인 것 같습니다. 미주한의사협회와 인연의 끈이 닿지 않아 파악이 안 된 분들까지 포함하더라도 한의사 전체에서는 1%도 안 되는 소수 집단입니다. 그래도 어느 집단이건 앞장서 일하는 핵심 인력이 존재하기에 바퀴는 계속 굴러갑니다. 이영빈·김홍순 공동 회장님, 진승희 부회장님, 나성수 학술위원장님의 열정으로 여러 가지 일들이 착착 진행되어 나갔는데 코로나에 대한 대응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대한한의사협회에서 ‘청폐배독탕(淸肺排毒湯)’을 공급하기로 한 기획 덕분에, 미국에서도 한국의 코로나19 한의진료센터를 모델 삼아 팀을 꾸릴 수 있었습니다. 봉사자를 모집하고, 화상회의 및 교육을 통해 코로나19 진료지침과 청폐배독탕 1, 2 및 청명(淸命) 처방에 대한 정보를 받았습니다. 구글 설문지, 구글 캘린더, 구글 스프레드시트를 통해 진행되는 실무적인 절차에 대해서도 꼼꼼하게 교육받았습니다. 이제 실제 환자에게 도움을 드리는 일만 남았는데, 의외의 문제들에 맞닥뜨리게 됩니다. 미국의 의료상황은 한국과 여러모로 다르기에 우선 혹시나 생길 수 있는 법적인 책임 문제를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했거든요. ‘진료’ 또는 ‘한약’이라는 용어 대신, ‘전화상담’, ‘건강기능보조제’라는 용어를 사용하기로 정했습니다. 또 마황(麻黃) 사용에 대한 문제를 고민해야 했습니다. FDA 규정상 미국에서는 기본적으로 마황(麻黃)이 들어간 약품 사용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일리노이주와 같은 특정 주에서 마황을 사용할 경우에는 처벌을 받을 수도 있지요. 단 법령에 한의사가 치료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명시해 둔 캘리포니아주와 뉴욕주에서는 마황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에도 한약이 주(state) 경계를 넘어 전달되어서는 안 되기에 동부에서는 결국 마황이 들어가지 않은 청폐(淸肺)2를 위주로 투약하는 것으로 지침을 결정했습니다. 먼저 항공편을 통해 한국에서 약을 배송받았습니다. 미국 동부에도 워싱턴 DC 근처의 환자에게 사용할 목적으로 제 앞으로 한 상자가 분배되었죠. 기본적으로 환자와의 접촉을 피해야 했기에 정해진 주소 앞에 정해진 시간에 약을 두면, 환자가 와서 픽업해가거나 자원봉사자가 배송하는 방식으로 약이 환자에게 전달되었습니다. 거리가 너무 먼 경우에는 택배를 이용하기로 하는 등 전반(全般)에 걸쳐서 만반의 준비를 갖추었죠. 회장단은 뉴스, 라디오 방송 출연 등 홍보활동으로 인해 분주했기에 말단 회원인 저와 같은 한의사들이 여러 환자분들과 인연을 맺을 수 있었습니다. 02. 전화상담 통해 만난 77세 파독광부 사전설문을 통해서 기본 증상, 생체징후, 간단한 병력을 확인했던 대로, 환자는 세탁소에서 일하시는 77세 남성분이었습니다. 일주일 전부터 발열, 식욕부진, 무기력 등의 증세를 보이셨는데, 타이레놀을 복용해 열이 조금 내려간 상태에서 최대한 버텨보라는 말을 들었다 합니다. 환자들은 열이 안 내려가거나, 호흡 곤란이 오면 응급실로 오라는 지시사항을 따르고 있었지만 이미 뉴저지주의 병원들은 환자들이 넘쳐나서 감당이 안 되는 상태였죠. 통화로 환자의 과거력, 현재 증상 등을 확인한 뒤, 청폐배독탕 2를 2일분 처방했습니다. 다행히 자원봉사로 약을 배송해주시는 봉사자께서 약을 댁까지 가져다드릴 수 있었기 때문에, 홀로 환자를 돌보아야 했던 보호자에게 한 번 더 큰 위안을 줄 수 있었습니다. 이틀 뒤인 4월 18일, 전화를 드려 보호자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힘없는 목소리로 어제 할아버지에게 호흡곤란 증세가 나타나고, 산소포화도가 떨어져 주치의 의견을 받고 입원하게 되었다고 전합니다. 코로나 선별검사를 시행했고, 현재 병원에서 산소호흡기를 착용한 덕에 호흡곤란 증상은 다소 호전을 보인다고 합니다. 위로의 말을 전한 뒤 일주일 후 경과 확인을 위해 다시 전화를 드리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전화를 끊고 나니 저절로 나오는 한숨이 제 방을 꽉 채웁니다. 재진 전화에서 상태가 괜찮으면 초록색, 상태가 안 좋으면 붉은색으로 표시하기로 미리 약속했었는데, 전화 상담일지에 붉은색으로 표시하면서, 혹시 내가 표시한 저 붉은색이 환자분의 미래에 복선(伏線)으로 작용하지는 않을까 괜히 마음이 무거웠기 때문입니다. 이제 연세가 다들 70대에 접어드신 고국의 부모님, 그리고 장인어른, 장모님 한 분 한 분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더군요. 코로나바이러스는 아무래도 고령층을 크게 위협하니까요. 부모님이 계시는 광주에서도 얼마 전 확진자 발생으로 인해 병원이나 마트가 폐쇄되는 일들이 있었습니다. 메시지와 통화의 작별 인사로 답답해도 집에 붙어계시라는 말을 남기는 것이 저에게는 일상이 되었습니다. 일주일이 지나 보호자와 다시 통화를 했습니다. 상태는 악화되었는데 병원에 가보지도 못하고 발만 동동 구르시는 상태였습니다. 병원에서 온 소식이라고는 호흡곤란 증세가 심해지고 컨디션이 안 좋다는 것뿐이어서 ‘어떡하죠, 선생님?’ 하고 걱정하는 보호자 분께 제가 드릴 수 있는 것이라곤 그저 의료진을 믿고, 기다려보자는 위로뿐이었습니다. 그 뒤로 몇 번의 통화를 더 나누었는데 답답한 상황은 지속되었습니다. 그러다가 증상이 호전되어 5월 초에 퇴원을 하실 수 있었고, 5월 13일 경부터는 청폐배독탕 2를 다시 복용하게 되었습니다. 집에서 산소 호흡기를 착용한 채 회복을 기다리고 있었죠. 5월 17일에는 3~4단어씩 끊어가면서라도 말씀을 하실 수 있는 상태가 되어 환자분과 직접 통화할 수 있었습니다. 다행히 산소호흡기 사용 시간도 조금씩 줄여가고 있다고 합니다. 한 달 여 만에 다시 듣는 환자분 목소리에 그렇게 반갑고 고마울 수가 없었습니다. 5월 21일에는 상태가 많이 좋아져서, 산소호흡기도 하루에 한 번 사용할까 말까이고, 운전도 할 수 있다고 하십니다. 전화통화로도 2~3문장을 연달아 말씀하실 정도가 되니 정말 놀라웠습니다. 그렇게 마음에 여유가 조금 생기자 환자분께서 본인 삶의 여정에 대해 말씀하기 시작하였습니다. 파독(派獨) 광부로 일 하셨고, 월남전도 참전하셨고, 1970년대에는 아르헨티나 이민, 그리고 그 이후로는 미국으로의 이민…… 어찌 보면 한국 현대사의 굵직한 사건들을 직접 겪으셨던 분이 이번에 코로나까지 이렇게 몸소 겪으신 셈인데, 한 인생에 그 많은 역사가 고스란히 아로새겨질 수 있는지 신기할 따름입니다. 이제 보너스로 받은 인생을 더 감사하며 의미 있게 살아가고 싶다고 말씀하시는 환자분 덕분에, 저 역시 주어진 사회적 의무를 더 충실하게 수행해야겠다고 다짐하게 되었습니다. 03. 투철한 직업정신의 히스패닉 간호사 뉴욕의 한 병원, 코로나 환자들이 있던 병동에서 일하던 히스패닉 계열의 59세 간호사와 2020년 5월 6일에 초진 전화상담을 시작했습니다. 같은 병동에 일하던 한인 간호사의 소개로 접수해서 저와 인연이 닿게 되었죠. 숨이 가쁘고, 기침이 연달아 나오는 바람에, 대화를 길게 이어나가기 어려웠습니다. 가슴도 답답하고, 두통이 있어서 병원에서 코로나 검사를 받았으나 검사결과는 음성이었습니다. 처방받은 항생제와 말라리아 약 모두 효과가 없었으나, 1주일 병가 후에 다시 복귀해야 해서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습니다. 주치의는 바이러스성 폐렴을 의심하지만 더 해줄 것이 없다고 했기에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청폐배독탕 2를 2팩씩 하루 3번 드시도록 처방했습니다. 5월 11일 오후부터 약을 하루 3번 복용하기 시작한 이후로 증상이 크게 개선되어 문장 단위로 대화가 가능했으며 기침이 눈에 띄게 감소했습니다. 일주일 후에는 가래도 거의 사라지고, 기침이나 호흡곤란 등이 많이 좋아져서 약을 1팩씩 하루 3번으로 줄여가며 조리하기로 했습니다. 매번 통화마다 감사하다는 말을 여러 차례 반복하면서 고마워했던 그녀는 이제 다시 뉴욕의 병원에서 코로나 환자들을 돌보는 일상에 복귀했습니다. 혹시나 병동에서도 한약이 필요한 사람이 있으면 연락을 달라는 말도 덧붙였죠. 힘든 상황에서도 투철한 직업의식으로 환자를 돌보고 있는 간호사를 비롯한 의료진 모두에게 감사함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04.한의사로서의 직업적 의무 다시 생각 이미 코로나19가 전세계의 일상을 바꿔놓았지만 앞으로의 미래 또한 어떻게 흘러갈지 알 수 없습니다. 언제 치료제나 백신이 개발될지, 백신에 의한 집단면역이 성공적일지, 변종이 출현하여 또 다른 유행을 만들지는 않을지 확실한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또한 격리로 인해서 나타나는 경제적인 위협이 오히려 건강상의 위협보다 더 파장이 클 것으로 예상되기도 합니다. 일상의 파괴가 야기하는 심리적인 문제들 역시 심각합니다. 불안과 공포로 인해서 사회적인 갈등이 커지고, 인종간의 갈등, 빈부격차 등은 감정의 골을 깊게 만들고 있습니다. 이번 봉사를 통해서 미국 땅에서 이민자로 살아가는 분들의 삶을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었습니다. 세탁소, 미용실, 건물 청소, 조경, 운전기사 등으로 고군분투하며 살아가시는 분들에게 코로나는 더 직접적으로, 잔인하게 영향을 주고 있었습니다. 그래도 하루하루를 살아가야 하는 것이 우리 인간입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일선의 의료인, 간호사, 응급구조대원들은 커다란 위험을 무릅쓰면서도 환자들을 돌보는 직업적 의무를 묵묵히 다하고 있었습니다. 한의사인 우리에게도 이러한 시기에 주어진 의무가 있음을 다시 떠올리게 됩니다. 나는 한의사로서 지금 여기에서 어떠한 역할을 해야 하는가? 돈을 벌고, 차를 사고, 집을 사고, 아이들을 교육시키는 가장으로서 뿐만 아니라, 이 땅에서 한의학을 실현하고 인류에 기여하는 한 명의 직업인으로서 저는 또 하루를 살아갑니다. 그러한 삶의 발자취들이 모여서 제 삶의 한 페이지를 장식해나가겠죠. 이번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어떻게 되든, 그리고 앞으로 또 다른 전염병이 유행하든, 기후변화로 인해 다른 형태의 재앙이 발생하든, 우리의 미래가 장밋빛이 아닌 것은 확실합니다. 그래도 가족들의 미소를 지키기 위해, 또 인류를 위해 스스로 할 수 있는 작은 일들을 꾸준히 행하며 우리의 하루하루를 채워갈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본 원고는 한의정보협동조합의 프리미엄 한의학 매거진 On Board(온보드) 15호에 기고하기 위해 쓴 글입니다. -
論으로 풀어보는 한국 한의학 (194)김남일 교수 경희대 한의대 의사학교실 金在誠 先生(1907∼1985)은 서울 출신으로서 대구광역시에서 星南한의원을 운영했다. 그는 1935년 日本大學 法文學部 法律學科를 졸업한 후 법학사로서 사회적 명성이 높았다. 일제강점기에 醫生試驗에 합격했고 그 이후에 다시 한의사검정고시를 보아 한의사면허증을 받았다. 1949년부터는 農林部 總務課張을 역임했다. 또한 1953년 대구동양의학전문학원을 운영했으며, 1955년에는 동방의학회 초대부회장을 역임키도 했다. 金在誠 先生의 저술로 『五峰靑囊訣』이 있다. 이 책의 제일 마지막 쪽에는 ‘回生艾火’라는 제목 아래에 다음과 같은 내용의 金在誠 先生 자신의 치료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만일 오랫동안 병을 앓아 몸이 허약해짐에 홀연히 精神이 潰亂하고 人事混沈하면 반드시 回生艾火法을 사용해서 挽回해야 한다. 무릇 이 火는 능히 散失된 元陽을 돌아오게 하여 氣海에 收斂시켜주어 그 根帶를 돌이켜 주어서 흩어지기 어렵게 해준다. 그 방법은 生薑을 잘라서 종이 두께로 손톱정도의 크기로 尾閭穴(脊骨盡處), 命門穴(在腰脊間前正對臍)에 艾絨을 착 달라 붙여서 菉豆大로 生薑 조각 위에 안치시키고 불로 뜸을 떠주는데 每穴마다 三炷를 한도로 삼는다. 뜸이 끝나면 다시 生薑 조각을 배꼽 아래 陰交穴에 앞에서처럼 붙여주고 뜸을 떠준다. 이 불은 小兒에게 쓸 수 있을 뿐 아니라 무릇 男子, 婦人 등 一切의 中風, 氣厥, 陰證, 虛寒, 渴脫 등 凶危한 症候에 모두 사용하면 起死回生의 功이 있을 것이니 소홀히 여기지 말라. ○ 무릇 小兒의 中惡, 客忤 및 痰閉, 火閉, 風閉로 갑자기 거의 죽은 것 같으면 大指로 그 人中穴을 눌러주면 가벼운 경우는 한번 눌러주면 곧바로 울면서 깨어난다. 만약 눌러줘도 반응이 없으면 合谷을 눌러준다. 또 반응이 없으면 中衝을 눌러주는데, 만약 반응이 없으면 그 병은 지극히 危重한 것이다. 즉 蘿葍子 크기의 艾丸을 中衝穴에 떠주는데, 불을 붙이면 곧바로 살아난다. 무릇 中衝穴은 厥陰心包絡의 脈에 있으니 그 經에서 나오는 것이 少陰心經과 相通하니 이 곳에 불이 한번 불타면 즉 心臟 가운데가 갑자기 깜짝 놀라는듯해지면서 깨어나게 된다. 만약 이 火法을 전연 알지 못한다면 백명 가운데 한명도 구해낼 수 없게 된다.”(필자의 번역) 『五峰靑囊訣』은 1963년 간행된 金在誠 先生의 대표저작으로서 中風, 寒, 犯房, 瘟疫, 頭腦, 腦膜炎, 精神病, 神經衰弱, 眼, 耳鼻, 口脣, 舌, 齒, 咽喉, 失音, 咳嗽 등의 순서로 구성돼 있으며, 해당 조문에 간결한 설명과 처방이 명기되어 있다. ‘五峰’은 金在誠의 호이며 ‘靑囊訣’의 ‘靑囊’은 “의원이 의서를 넣어 두는 주머니. 전의되어서 의술이나 의원”(『漢語大辭典』, 단국대학교 출판국)이며 ‘訣’은 비결을 뜻한다. 그러므로 ‘五峰靑囊訣’은 “김재성 본인이 저술한 의사들의 비결을 적은 의서”라는 뜻이 된다. 위의 ‘回生艾火’라는 제목의 글은 이 방법을 통해 두가지로 분류되는 질병을 치료하는 방법으로서 回生艾火法을 제시하고 있다. 첫째는 크게 병을 앓고 난 후에 몸이 허약해져 갑자기 정신의 무너지거나 인사가 혼침된 상태에 빠졌을 때 尾閭穴과 命門穴에 뜸을 떠주는 것이다. 둘째는 小兒의 中惡, 客忤 및 痰閉, 火閉, 風閉로 갑자기 거의 죽은 것 같아서 人中, 合谷, 中衝을 연달아 눌러주었지만 깨어나지 않을 때 中衝에 蘿葍子 크기의 艾丸을 떠주어 깨어나게 하는 방법이다. 이러한 방법을 김재성 선생이 ‘回生艾火’라는 제목의 글로 정리하여 후배 한의사들에게 치료방안으로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
“한의사 대표한다는 마음가짐으로 교민들 상담에 최선”<편집자 주>송영일 한의사는 지난 2016년 우즈베키스탄 글로벌협력의료진으로 파견된 이후 현지에 한국 한의학을 알리는 노력을 지속해고 있다. 특히 우즈벡에서도 코로나가 발생하면서 현지 교민들에게 전화상담을 진행하는 등 교민들의 건강지킴이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송영일 한의사로부터 그동안의 활동 및 우즈벡 현지의 코로나 상황 등에 대해 들어봤다. Q. 자신을 소개한다면. “한국국제협력단(KOICA) 소속으로 우즈베키스탄(이하 우즈벡)에서 글로벌협력의료진으로 근무하고 있는 송영일이다. 대전대학교 한의학과를 2003년에 졸업하고, 모교에서 한방재활의학과 전문의과정 수료 및 한방재활의학과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2016년 3월20일부터 우즈벡으로 파견된 이후 대한민국 한의학을 널리 알리는 일에 매진하고 있다.” Q. 우즈벡 현지의 코로나19 상황은? “지난 3월11일 첫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로 강력한 봉쇄정책을 시행됐고, 상황 진전을 위해 정부와 의학계 차원에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는 하루에 100〜200여명 정도의 확진자가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코로나 대응책으로 집회 불허, 다중이용시설 폐쇄, 사회적 거리두기 등을 시행 중에 있지만 아직도 많은 노력을 필요로 하고 있는 상황이며, 제 경우에는 5월 초부터 다시 한의진료를 재개해 근무하고 있다.” Q. 우즈벡 교민들을 대상으로 코로나 관련 상담을 한다고 들었다. “우즈벡에서도 코로나 의심증상이 있는 경우 정부에서 운영하는 의료기관에서 검사 및 치료를 받을 수 있지만, 교민들의 경우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못해 많은 불편을 겪는 경우가 종종 있다. 파견 초부터 비공식적으로 교민들과의 전화 진료상담이 있었지만, 진료시간에 전화가 오는 경우가 많아 장시간 동안 상담을 해드리지 못하는 경우가 더 많았다. 코로나가 시작된 3월부터는 전화상담을 우즈벡 한인회를 통해 공개적으로 알리고, 상담에 나서고 있다. 코로나가 의심되는 환자의 경우에는 우선 증상을 면밀히 청취하고 환자가 취해야할 행동수칙이나 치료방법 등에 관해 알려주고 있으며, 병원에서 검사를 받는 환자에 대해서는 진료기록을 사진메시지를 통해 확인하고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Q. 교민과의 전화상담을 하면서 아쉬웠던 점은? “대한한의사협회가 코로나 환자들에게 전화상담을 통해 한약을 처방했는데, 우즈벡 현지 교민에게는 치료한약을 따로 처방해주지 못한 점이 가장 아쉬운 부분이다. 전화상담과 더불어 치료한약 처방이 됐다면 교민들은 물론 우즈벡 현지인들에게도 한국 한의학을 홍보하는데 있어 큰 성과를 낼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지난 3월부터 우즈벡에서 한국어로 의료상담할 수 있는 유일한 대한민국 한의사였던 나에게 거는 교민분들의 신뢰와 지지는 매우 크고, 나 역시 대한민국 한의사 전체를 대표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지금 이 순간에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 Q. 감염병 치료·예방에서 한의학의 역할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한의협 주도로 진행된 전화상담과 치료한약 제공은 앞으로 더 많은 긍정적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즉 한의사는 국가적 비상사태에 적극적으로 나서서 국민들을 도와주는 의료인이라는 인식이 심어짐과 동시에 국민의 건강을 위해 더 많은 역할을 할 수 있게 해달라고 정부에 요청하는 유일한 의료인으로 평가될 것이다. 앞으로도 이런 자세를 잃지 말고 계속 전진해 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또한 감염병에 대한 한의학의 역할은 앞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2015년 노벨생리의학상을 수상한 투유유 교수의 경우만 봐도, 개똥쑥에서 말라리아 치료 성분인 ‘아르테미시닌’을 발견한 공로를 인정받아서 노벨상을 수상한 것이다. 이는 서양의학계에서 감염병에 대한 한의학(전통의학)의 힘을 인정한 것이라고 생각된다. 향후 감염병에 대한 한의학의 역할을 증대시키기 위해서는 좁은 소견이지만 한의과대학에서는 감염병 교육 강화를, 또 한방병원에서는 감염병 전문치료를 시행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Q. ‘18년 우즈벡 전통의학 발전 결의문 발표 이후 변화된 점은? “우즈벡 전통의학계는 ‘18년 대통령의 전통의학 발전 결의문 발표 이후에 급격하게 변화되고 있다. 의과대학에서는 전통의학 관련 교육이 필수가 됐고, 과거 전통의학을 통해 치료했던 사람들은 의과대학 전통의학 학과에서 4년 동안 교육을 받아야 정식 인가를 받게 됐다. 의과대학에서는 전통의학 관련 전문과정을 밟으려는 학생들이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며, 중국의 경우에는 거대한 자본을 투자해 큰 규모의 중의진료센터를 개설했다. 이처럼 우즈벡이 전통의학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지금 이순간 대한민국 한의학계가 정책적 지원이나 교육의 보강 등을 주도해 나간다면 한의학을 통해 양국간 협력사업에서 좋은 결실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Q. 우즈벡 현지에 한국 한의학 알리기를 지속하고 있는데. “우즈벡에서의 제 주된 업무는 한의 진료와 한의학 교육이며, 더불어 현지 한의학 교과서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파견 이후로 한국어 경혈명 위주로 된 한의학서적 4종을 발간한 바 있고, 현재는 허임의 ‘침구경험방’ 러시아어판 번역과 ‘사암침법’ 우즈벡어판 번역작업을 하고 있다. 또한 우즈벡의 철학자이자 의학자인 이븐시나 의학을 한국어로 알리는 일도 함께 준비 중이다. 양국 의학이 만나는 중간에서 보다 많은 소통이 이뤄질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와 함께 올해 상반기 계획했지만 진행하지 못했던 우즈벡 현지 의사들을 위한 한의학 강의를 지난 9월 말부터 시작했다. 코로나의 방해에도 현지 의사들이 한의학을 꼭 배워야겠다는 열의를 보여, 인터넷 및 오프라인을 병행해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다음달 종료식이 있을 에정인데, 벌써부터 내년 수업일정을 물어오는 현지 의사들의 문의가 많아 앞으로도 한의학 교육은 계속해서 진행해야 할 것 같다.” Q. 앞으로의 계획은? “올해는 코로나로 인해 그동안 진행해왔던 많은 일들이 무산되거나 변경되는 등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우즈벡-대한민국 한의학 진료센터를 찾는 환자들과 한의학 교육에 목말라하는 현지 의사들을 만나면서 다시 힘을 얻어 희망차게 내년을 준비하고 있다. 대한민국 한의학계도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더욱 더 발전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
문화 향기 가득한 한의학 ⑩안수기 원장 - 그린요양병원, 다린탕전원 대표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뜨거운 사람이었느냐 –너에게 묻는다. 안도현. 옥천(玉泉), 귀한 옥구슬이 나오는 샘이다. 그녀들의 공동 네이밍이다. 집안도 명문세도가 임이 분명하다. 온갖 진귀한 고량진미가 대문 앞에 문전성시다. 해외는 물론 전국 각지에서 올라온 육, 해, 공군의 산해진미들이 가득하다. 다들 잘 보이고 싶은가 보다. 의림구(醫林區)의 세도가 구(口)씨 집안의 진풍경이다. 두 공주가 있나니, 어여쁜 이름, ‘연’과 ‘타’이다. ‘연탄’이 아니다. 발음 잘못하면 뭐된다. 한자로 쓰자고? 다들 안 좋아한다. 너무 어렵다나? 좋다. 언니는 연(涎)이고, 동생은 타(唾)이다. 원래는 하나라 할 정도로 쌍둥이 자매다. 모두가 미모와 감각, 절세가인이다. 능력 뛰어나다. 거기다 살림까지, 특히 음식에는 가히 천부적 재능을 지녔다. 둘을 구분할 수 있을까? 그녀들을 가까이 하면 청춘을 연장하는 길 우선 농도와 분위기이다. 연은 순수하고 청초하다. 타는 진한 화장처럼 짙다. 연은 차라면 타는 걸죽한 죽을 연상된다. 감정의 깊이도 차이가 많다. 연은 포용력이 넓다. 비련의 주인공? 타는 직설적이고 급하다. 더러우면 더럽다고 반응한다. 돌직구이다. 그래서일까? 연은 드라마의 주인공, 타는 도발적이라 구설수의 대상이 될 때가 많다. 어찌되었던 그녀들은 당신 인생의 동반자이다. 어쩌면 까다로운 당신에게 최고의 연인이 될 지도 모르겠다. 거부한다고? ㅎㅎ 잘 알수록 거부 못할 것이다. 매력이 철철 넘치기 때문이다. 그녀들의 장점은 식사시간에 가장 빛난다. 만일 그녀들이 없이는 우아한 식사는 포기하시라. 음식을 삼키기도 힘들다. 비록 삼켰다 하더라도 음식들이 위에 도달하기도 힘들다. 무려 15초를 허비하고 말아서, 입맛이 싹 달아날 것이다. 하지만 그녀들이 함께하면 연하에 단 3초면 충분하다. 그녀들이 순수 길을 안내하고 기름칠까지 해준다. 순발력도 최고다. 맛있는 음식에 대한 감탄을 가장 먼저 보인다. 이를 신호로 소화기관 전부가 음식을 받아들일 준비를 한다. 한편 치료의 여신이다. 예로부터 ‘하늘에서 내린 물’ 이란 의미의 신수(神水)라 불린다. 만병통치약으로 통하는 것이다. 동물들은 상처가 나면 그녀들의 도움을 받는다. 사람들도 벌레나 뱀에 물렸을 때에는 응급처치의 하나로 그녀들의 키스에 의존한다. 독이 풀리는 효능이 있기 때문이다. 한편으로는 침의 독이 있다. 입술에 자기 혀로 침을 자주 묻혀보시라. 입술이 헐어서 헤어질 것이다. 종양에도 효과가 있다. 일본의 한 대학의 연구다. 발암물질과 섞어 놓으면 30분 후에는 그의 독성이 80%이상 사라진다는 보고다. 한편 천연의 식품 중에는 그녀와 꼭 닮은 ‘에라그산’ 이라는 것이 있다. 딸기나 포도 등에 존재하는 성분이다. 피부암 생쥐의 실험적인 연구에서 에라그산은 약 80%의 암 예방효과를 갖고 있다. 암세포의 억제 능력이 있음을 증명한 것이라 할 것이다. 어디 암 뿐일까, 이하선에서 분비하는 호르몬 파로틴은 노화를 방지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보고도 있다. 그러니 그녀들을 가까이 하면 청춘을 연장하는 길이 아니겠는가? 양생설에도 등장한다. 아침마다 옥천을 삼키면서 아래 치아와 윗니를 서로 부딪친다. 이는 ‘고치(扣齒)’란 것과 혀 밑에 옥천을 삼켰는데 이를 태식(胎息)이라 하여 수련의 한 방법으로 삼았었다. 퇴계 이황도 <활인심방>에서 그녀들을 이용한 건강 관리법을 소개한 바 있다. 선현들의 건강법은 하나같이 옥천을 입에 가득 채워 천천히 삼키라는 것이다. 식사와 관계없이 틈이 날 때 마다 늘 옥천을 삼키는 습관을 기르시라. 전신의 오장육부와 각 조직에 활력을 주고 불로장생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이다. 사랑을 잃어서 고통스러운 인생들이 많다 작금에 그녀들이 수난이다. 역병 때문이다. 마스크로 틀어막는 것은 약과다. 불시에 검문하고 그녀들을 체포해간다. 비말이라는 죄명아래 극도의 혐오와 테러가 자행된다. 마치 중세의 마녀사냥이다. 그녀들은 죄가 없다. 아니 오히려 역병을 차단해 준다. 그럼에도 모두가 피하는 기피대상이 되었다. 열애중인 그대, 키스까지 포기할 건가? 존재에 감사하시라. 특히 옥천의 연과 타, 두 자매와의 사랑에 행복하시라. 이들의 사랑을 잃어서 고통스러운 인생들이 많다. 구내염, 구건, 설염, 치주염 등의 대부분의 구(口)씨 집안의 문제들은 그녀들의 행복 여부와 관련이 많다. 이제 그녀들에 대한 거국적인 관심이 필요할 때이다. 하여 소설(小雪)지절에 옥천연가로 아쉬움을 달래볼까 하였다. 세상이 더럽다 함부로 침 뱉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번이라도/달콤한 옥천이었느냐? -
한의원 정보 제공부터 추천까지…내 손안의 한방 주치의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미국과 중국에서는 비대면 진료가 9배 이상 증가하는 등 글로벌 헬스케어 언택트 플랫폼 시장이 폭발적으로 커지고 있다. 이 가운데 ‘내 손안의 한방 주치의’를 모토로 한의 의료기관 검색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두한’ 플랫폼이 내달 초 IOS버전을 시작으로 정식 런칭을 앞두게 됐다. 모두한은 지난해 6월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테스트 버전만 공개해 왔는데 그간의 업그레이드를 거친 끝에 완성된 버전이 포털을 통해 최종 공개되는 셈이다. 최근에는 한의사를 포함한 의료진으로 구성된 적격엔젤로부터 약 1억원의 투자금을 지원받아 성장에 더욱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다. 한의사를 대신하는 플랫폼이 아닌 ‘한의사를 돕는 플랫폼’과 ‘환자를 위하는 플랫폼’의 최적화를 목표로 한다는 안준모 한의사로부터 스타트업 회사인 픽플스를 창업한 계기와 향후 목표에 대해 들어봤다. ◇한방 O2O 플랫폼이 생소할 독자들을 위한 소개를 부탁드린다. ㈜픽플스는 헬스케어 O2O 솔루션 스타트업 회사이고, 수용자가 직접 한의원을 검색할 수 있는 플랫폼인 ‘모두한’을 개발하고 있다. ‘내 손안의 한방주치의’를 모토로 GPS에 기반해 ‘all바른 한의원 찾기’ 콘텐츠를 비롯, 쉽고 재미있는 한의학 정보 검색 미디어 플랫폼을 최종 런칭하고자 한다. ◇사업을 시작한 계기가 궁금하다. 공동창업자이자 함께 운영하고 있는 최유진 공동대표를 봉사단체인 ‘아미스(AMIS)’에서 만난 게 시작이었다. 최 대표는 창업 전 8년간 엔터테인먼트사, 마케팅 대행사, 에이전시에서 예술경영 매니지먼트와 기획 마케팅 경험을 쌓았다. 직접 홍보 대행사를 운영하며 다양한 브랜드 및 분야의 전문가들과 소통하던 중 국내 의료 비급여시장에 한의학 통합 정보 관련 플랫폼이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한다. 시장조사를 하면서 모두한에 대한 구체화가 이뤄졌고 의기투합해 팀을 구성하게 됐다. 브랜딩과 마케팅, IT 및 테크 등 각 분야에서 전문성을 가진 스타트업 멤버들과 함께 한의학적 전문성을 보태고자 합류하게 됐다. 최유진 공동대표는 소비자와 유저의 입장에서 플랫폼의 기술 개발과 운영 방식을 고민하고 연구하기 때문에 한의사와 유저 모두가 소통하고 공존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 수 있을 거라 자부한다. ◇코로나 언택트 붐 이후, 헬스케어 O2O 시장의 성장이 가파르다. 틈바구니에서 살아남기 위한 모두한만의 차별점은? 가장 큰 차별점은 ‘한의학’에 포커스를 맞춘 플랫폼이라는 점이다. 비대면 온택트(Ontact) 진료 솔루션을 기반으로 한의학 대중화에 앞장서 한의원, 환자 간 정보 불균형을 해소해 한의학에 대한 아날로그적 인식을 개선하고 한의약 시장의 개방적 생태계를 구축하고자 한다. 1:1 맞춤형 자가진단 솔루션, QR코드 기반의 모바일 한약 처방전 솔루션, 원스톱 비대면 진료 및 한약 구독, 하이패스 결제시스템을 통해 일상생활에서 한의원 진료를 보다 원활하게 사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할 예정이다. 추후 영수증 후기 등을 통해 이용자가 참여하는 한의원 추천 서비스 등도 제공할 예정이다. 또 한의원 입장에서는 국내 한의학 관련 트래픽을 흡수해 추후 한의원들이 쉽게 마케팅 채널로써 활용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고자 한다. ◇사업에서의 애로 사항은? 대중들의 선입견이 사실 가장 큰 진입장벽이다. 국내 전통의학시장은 비과학적이라는 편견과 함께 신뢰도가 떨어진다는 인식이 강하다. 이러한 인식은 이원화된 의학계의 비판적인 대립구조로 인해 점점 더 심해지고 있는 추세다. 또 헬스케어 ICT, O2O 시장의 꾸준한 발전이 이루어지고 있는 타 의료분야와 달리 한의원, 한의학 관련 O2O플랫폼은 존재조차 찾기가 어렵다. 결국 공신력있는 정보가 부족해 전문가와 유저들 간 커뮤니케이션 부재로 인해 한의학에 대한 편견이 더 쌓여가고 있다. 이런 부분을 어떻게 극복해 나가야 할지 고민 중이다. ◇환자 외 한의사 입장에서는 모두한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 현재 모두한의 사업모델은 ALL바른 한의사, 한의원 서약을 약속하는 한의원 한의사를 대상으로 월 입점비의 형태로 진행되고 있으며 입점한 한의원, 한의사에겐 온·오프라인에서 자체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영상, 카드뉴스 등의 재가공된 콘텐츠 등을 제공하고 있다. 이외에도 환자가 직접 영수증을 인증한 뒤 가능한 ‘명의닥 추천’ 시스템을 통해 보다 다양한 한의원, 한의사에게 IT솔루션을 제공하고자 한다. 또 모두한은 이를 활용한 독자적인 통합 마케팅 채널을 한의사, 한의원에 제공해 자체적인 광고 경쟁 완화와 광고비 절감, 신규 환자 유입을 돕고 매출 증가까지 세 마리 토끼를 잡고자 한다. ◇향후 계획 및 최종 목표는? 추후 심평원의 의료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설문 큐레이션 데이터 마이닝을 활용, 사용자가 증상이 나타날 때 의심되는 질환명과 맞춤 건강정보를 제공해 내증상에 최적화된 전문 진료를 받을 수 있는 한의원, 한의사를 찾아 빠른 초기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돕는 1:1 맞춤형 자가 예상 진단 시스템을 제공할 예정이다. 이 외에도 자신이 처방받은 한약의 주 약재명과 각 약재의 기능, 부작용, 원산지 등의 정보를 제공하는 QR코드 기반 모바일 한약 처방전 솔루션, 마지막으로 이 두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원스톱 온택트(ontact) 진료 및 한약 구독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이러한 기술들을 기반으로 최종적으로 환자의 편의성은 높이고 오진의 가능성을 최소화하는데 플랫폼을 적극 상용화하고자 한다. 또 오프라인 운영을 지원할 수 있도록 한의원 비접촉 무인접수 및 대기현황 알림, 하이패스를 통한 수납시스템을 제공해 안전하고 쾌적한 의료기관 이용이 가능한 시스템을 개발할 계획이다. 감염병 시대 의료인과의 접촉을 최소화하면서 의료기관의 접근성과 진료의 질을 높일 수 있는 프로세스를 구축, 의료서비스에 드는 비용과 시간을 절감해 환자의 만족도를 향상시킬 것이다. -
백수오와 한속단 복합물이 아이들의 키 성장에 미치는 영향은?[편집자 주] 본란에서는 한의약융합연구정보센터(KMCRIC)의 ‘근거중심한의약 데이터베이스’ 논문 중 주목할 만한 임상논문을 소개한다. 이선행 경희대학교한방병원 한방소아과 ◇KMCRIC 제목 백수오와 한속단 복합물이 아이들의 키 성장에 미치는 영향은 불확실하다. ◇서지사항 하기찬, 백향임, 김혜미, 김영미, 정다영, 홍성제, 홍상근, 최창민. 백수오-한속단 추출 복합물의 어린이 키 성장에 관한 임상 연구. 한방재활의학과학회지. 2019;29(1):75-83. doi: 10.18325/jkmr.2019.29.1.75. ◇연구설계 다기관, 무작위배정, 대상자 및 평가자 눈가림, 위약 대조군 비교임상연구 ◇연구목적 백수오-한속단 추출물이 저신장 소아의 신장 증가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기 위해 ◇질환 및 연구대상 한국 소아 표준 성장 도표 5-25 백분위수에 해당하는 만 4~12세 90명 ◇시험군중재 백수오-한속단 추출물 20주간 복용 (n=45) ◇대조군중재 올리고당 20주간 복용 (n=45) ◇평가지표 일차평가변수: 복용 후 10주와 20주, 추적 조사 8주의 신장 변화, 성장 속도, 신장 표준 편차 이차평가변수: 복용 후 20주의 혈중 인슐린 유사 성장인자-1, 인슐린 유사 성장인자 결합 단백질-3, 성장 호르몬, 오스테오칼신 농도 변화, 골 연령 기타평가변수: 체중, 체질량 지수, 혈압, 맥박, 혈중 에스트로겐, 갑상선 자극 호르몬 농도, 일반 혈액 검사 지표 ◇주요결과 1. 10주 차 신장 변화 시험군 1.49±0.68 cm, 위약군 1.09±0.65 cm; 20주 차 신장 변화 시험군 2.85±0.98 cm, 위약군 2.40±0.67 cm; 28주 차 신장 변화 시험군 3.97±0.92 cm, 위약군 3.54±0.65 cm로 각각 유의한 증가 2. 10주 차 성장 속도 시험군에서 유의하게 증가했지만, 20주 차와 28주 차 성장 속도는 유의한 차이 없었음. 3. 신장 표준편차는 유의한 차이 없었음. 4. 20주 차 인슐린 유사 성장인자-1/인슐린 유사 성장인자 결합 단백질-3 비는 시험군에서 증가하고 위약군에서 감소하여 유의하게 차이가 나타났지만, 인슐린 유사 성장인자-1, 인슐린 유사 성장인자 결합 단백질-3, 성장 호르몬, 오스테오칼신 농도, 골 연령은 유의한 차이 없었음. 5. 혈중 에스트로겐 시험군 12.53±14.80 pg/mL에서 16.11±19.47 pg/mL, 대조군 6.48 pg/mL에서 6.17±3.53 pg/mL로 유의한 차이 없었음. 6. 혈액 요소 질소는 시험군에서 유의하게 개선되었으나 정상 범위 내 개선이라 임상적인 의미는 없었고, 기타 일반 혈액 검사 지표는 유의한 차이가 없었음. ◇저자결론 백수오-한속단 추출 복합물은 저신장 어린이의 키 성장에 도움을 줄 수 있음이 확인되었다. 그러나 측정된 모든 지표에서 일관된 결과를 보이지 않아 더 많은 표본의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임상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 ◇KMCRIC 비평 이 연구는 해외 학술지에 발표된 성장 관련 황기 추출물 등 복합물 연구 [1]과 달리 연구 대상자의 연령대가 넓다. 2017년 발표된 연구 [2]에 따르면 한국 여아의 초경은 만 11~18세에 일어나는데, 연구 대상이 4세에서 12세에 해당하므로 키가 작아도 사춘기 급성장이 시작된 아이가 대상자에 포함될 수 있고 사춘기 급성장이 시작된 아이가 많은 집단이 더 많은 성장을 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이 연구는 시험 전 시험군의 연령이 8.51±2.05세, 대조군의 연령이 7.53±2.42세로 1년 가까이 차이가 나며, 25백분위 수 미만의 소아를 대상으로 했음에도 시험 전 시험군의 키가 126.00±10.94 cm, 대조군의 키가 119.79±12.28 cm로 6 cm 가량 차이가 난다. 또한 시험 전 에스트로겐 수치도 시험군이 12.53±14.80 pg/mL, 대조군이 6.48±3.53 pg/mL로 나와 시험군에 사춘기 급성장이 시작된 아이가 더 많았을 가능성을 암시하고 있다. 반면 연령 요인을 배제한 성장 표준 편차는 두 군 사이에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무작위 대조군 임상시험으로 연구가 계획되고 실행되었지만 결과적으로 시험군과 대조군의 시험 전 차이가 나타난 만큼, 주요 결과로 제시된 신장 변화나 성장 속도의 개선을 온전한 백수오-한속단 추출물의 효과로 보는 것은 어렵다. 하지만 연구 결과 중 인슐린 유사 성장인자-1/인슐린 유사 성장인자 결합 단백질-3 비가 시험군에서 증가하고 대조군에서 감소한 부분은 눈여겨볼 만하다. 인슐린 유사 성장인자-1은 대개 인슐린 유사 성장인자 결합 단백질-3과 결합한 안정적인 복합체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에 인슐린 유사 성장인자-1/인슐린 유사 성장인자 결합 단백질-3 비가 증가하는 것은 분리된 활성 인슐린 유사 성장인자-1이 많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3]. 인슐린 유사 성장인자-1은 성장 호르몬을 매개하면서 인체의 성장을 촉진하기 때문에 백수오-한속단 추출물은 성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백수오-한속단 추출물은 시험군에서 대조군 대비 활성 IGF-1의 증가가 나타났기 때문에 성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생각되나, 연구에서 주요 결과 지표로 발표한 신장 변화나 성장 속도에 대한 영향은 연령대를 더 좁게 하거나 연령별 층화 무작위 방법을 써서 시험군과 대조군의 초기 차이를 없앤 무작위 대조군 임상연구로 재확인할 필요가 있겠다. ◇참고문헌 [1] Lee D, Lee SH, Song J, Jee HJ, Cha SH, Chang GT. Effects of Astragalus Extract Mixture HT042 on Height Growth in Children with Mild Short Stature: A Multicenter Randomized Controlled Trial. Phytother Res. 2018;32(1):49-57. doi: 10.1002/ptr.5886. https://pubmed.ncbi.nlm.nih.gov/29130588/ [2] Park HS, Yun I, Walsh A. Early Puberty, School Context, and Delinquency Among South Korean Girls. Int J Offender Ther Comp Criminol. 2017;61(7):795-818. doi: 10.1177/0306624X15611374. https://pubmed.ncbi.nlm.nih.gov/26510630/ [3] Juul A, Dalgaard P, Blum WF, Bang P, Hall K, Michaelsen KF, Müller J, Skakkebaek NE. Serum levels of insulin-like growth factor (IGF)-binding protein-3 (IGFBP-3) in healthy infants, children, and adolescents: the relation to IGF-I, IGF-II, IGFBP-1, IGFBP-2, age, sex, body mass index, and pubertal maturation. J Clin Endocrinol Metab. 1995;80(8):2534-42. doi: 10.1210/jcem.80.8.7543116. https://pubmed.ncbi.nlm.nih.gov/7543116/ ◇KMCRIC 링크 https://www.kmcric.com/database/ebm_result_detail?cat=RCT&access=R201901998 -
첩약 건보적용 시범사업 개시한의약의 보장성 강화를 위한 첩약 건보적용 시범사업이 지난 20일부터 전국에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이와 관련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지난 19일 발표한 보도자료를 통해 약 9,000여 개 한의원(전체 한의원의 60%)이 참여하여 안면신경마비, 뇌혈관질환후유증(65세 이상), 월경통 환자를 대상으로 첩약 건강보험 적용 시범사업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환자는 연간 1회 최대 10일까지(5일씩 복용하면 연간 2회) 시범 수가의 50%만 부담하고 첩약을 복용할 수 있어 본인 부담이 약 5~7만원으로 경감될 전망이다. 또한 10일 이후 동일기관에서 동일 질환으로 이어서 복용할 경우에도 비급여가 아닌 시범 수가(전액 본인 부담)로 복용할 수 있기 때문에 이전보다 훨씬 낮은 비용으로 첩약을 복용할 수 있게 된다. 참여 한의원은 한의사 1인당 1일 4건, 월 30건, 연 300건까지 첩약 시범 수가를 신청할 수 있다. 정부는 이번 시범사업 실시로 환자들의 의료비 부담이 대폭 경감되고 한의약 안전관리 체계를 구축하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무엇보다 첩약 급여화 시범사업에 대해 대한의사협회, 대한의학회, 대한약사회 등 양의약계 단체는 한약의 안전성, 유효성, 경제성 등을 이유로 줄기차게 발목잡기에 나선 바 있다. 의사협회 최대집 회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부의 첩약 급여화 시범사업 즉각 중단되어야’라는 제목의 글을 게시, 첩약 건보적용 시범사업의 중단을 촉구했다. 최 회장은 이 글을 통해 “한약 자체가 규격화와 표준화가 어려운 생약인데 안전성과 유효성 검증, 표준화와 규격화 작업 없이 급여화를 한다는 것 자체가 매우 잘못된 것”이라면서 “일방적으로 시범사업을 강행하면 9.4 의정합의를 파기하는 것이 된다. 의정합의가 파기되면 의협은 중대 결심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겁박까지 했다. 하지만 분명한 점은 첩약 급여화 시범사업은 한의사와 의사, 약사 등 보건의약인의 이익과 입장에서 접근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며, 오로지 국민의 질병 예방과 건강 증진에 초점을 맞춰 3년간의 시범사업을 진행한다는 것이다. 정부는 향후 첩약 급여화 시범사업의 평가 결과를 면밀히 검토하여 본 사업으로 진행시킬지, 말 것인지를 결정하게 될 것이다. 물론 이 과정에서 시범사업의 기간을 단축할지, 또는 더 연장할지를 비롯해 대상 질환의 범위 및 수가, 방식 등을 세부적으로 조율하게 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시범사업을 통해 국민들의 적극적인 성원을 이끌어 내 시범사업이 본 사업으로 안정적이며, 성공적으로 연착륙할 수 있도록 한의사 회원들의 열의를 기대한다. -
“‘강남구한의사회’의 열정과 헌신이 한의난임치료 조례 제정 이끌었죠”[편집자 주]본란에서는 최근 강남구 한의난임치료 조례안 제정을 이끈 강남구의회 박다미 의원에게 조례안 발의 배경과 논의 과정상의 어려움, 예상되는 변화 등에 대해 들어봤다. Q. 자기소개 바란다. 더불어민주당 강남 갑·병 지역위원회에서 여성위원장으로 활동해 오던 중 제8대 강남구의회 의원으로 당선됐다. 현재 대치1,4동 출신 강남구 의회 행정재경위원회 위원장으로 구민여러분들과 함께 하고 있다. ‘한 고을을 다스리는 것은 한 나라를 다스리는 것과 같다’는 목민심서의 한 구절처럼 제가 속한 강남구민을 대할 때 백성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의정생활에 임하고 있다. Q. 조례안을 발의한 배경은? 평소 증상치료 중심의 양방의학보다 근본적인 치료를 하는 중심의 한의학이 더 우리 몸에 맞다고 생각해 왔다. 집 근처에 있어 자주 내원하던 자연채 한의원의 조성래 원장님도 아이들의 콧물감기약에 자주 쓰이는 항히스타민제의 원리와 함께 감기에 걸리면 왜 콧물이 나오고 어떤 치료를 해야 하는지 자세히 설명해 주셨다. 원장님을 믿고 진료를 받다보니 가족건강도 지킬 수 있었다. 자연스럽게 이런 우수한 한의 치료가 우리 일상에 널리 보급되길 바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서울시에서 시행하는 한의난임사업이 좋은 결과치를 얻게 되자, 이 사업이 지속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강남구 한의난임치료 조례를 발의했다. 의회에서 출산장려정책에 대한 토론을 한 적이 있는데, 여기서 아이를 갖길 원하는 난임 부부에게 경제적 지원에 더 집중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낸 적이 있다. 여기에 강남구한의사회에서 보여준 열정과 헌신도 큰 몫을 차지했다. 한의난임치료의 우수성에 대해 자료를 준비해 주시고, 설명도 상세하게 해 주셔서 조례제정 과정에 많은 도움을 받았다. Q. 조례 논의 과정에서 전문위원들의 반응은? 한의난임치료는 양방 난임시술과 달리 눈에 보이는 수치를 얻기 어렵다. 이 점 때문에 결과 측정에 대한 신뢰도를 우려했지만, 증상보다 근본적인 부분을 치료하는 한의학에 대한 믿음으로 설득에 나서 의견의 간격을 줄여나갔다. Q. 구조적 병변에 대한 지원 제한 조항을 삭제했다. 정책사업 예산의 성격상 예산대비 최대한의 효과를 위해 제한적 조례가 상정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난임부부를 지원할 때 어떤 규제도 없어야 하겠지만, 조례발의자로서 강하게 주장하기 어려운 면이 있었는데 동료 의원의 의견에 힘입어 과감히 삭제할 수 있었다. Q. 발의와 제정과정에서 어려움은? 동료 의원이 한의난임치료를 반대할 때 가장 난관을 느꼈다. 한의난임치료와 양방시술을 병행해 임신에 성공한 분인데, 양방시술 때문에 임신했을 것이라면서 한의난임치료의 효과를 부정적으로 보고 있었다. 직접 난임 치료를 받은 입장이다보니, 치료 효과를 부정하는 주장이 더 설득력 있게 받아들여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임신에 성공한 이유를 한의난임치료의 효과가 작용했다고 봤고, 시일이 걸리더라도 한방난임치료는 분명히 효과가 있음을 강조해 조례를 통과시킬 수 있었다. Q. 조례 제정 후 예상되는 변화는? 환경적인 요인이나 식습관 탓에 난임으로 고통 받는 가정이 많다. 그리고 난임치료 후유증으로 고통 받거나 치료를 그만둔 사례도 있다. 한의난임치료로 더 많은 난임부부들이 건강을 회복하고 원하는 생명을 품에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Q. 자유롭게 남기고 싶은 말은? 한의난임치료 외에도 강남구민에게 필요한 조례 제정으로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도록 더욱 연구하고 발로 뛰겠다. -
‘한의학 미신 아닌가요?’…첫 단계부터 험난했던 한의난임치료 조례[편집자주] 본란에서는 강남구 한의난임치료 조례 제정에 기여한 맹유숙 강남구한의사회 부회장에게 조례 제정 소감과 강남구와의 협력 과정, 난임치료 사업 추진 현황 등에 대해 들어봤다. Q. 자기소개 부탁드린다. 청담여성한의원 원장 맹유숙이라고 한다. 현재 강남구한의사회에서 부회장직을 맡고, 있고 작년부터 강남구 난임위원회를 맡아 서울시 난임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Q. 강남구 한의약 난임치료 조례안이 최근 강남구 의회에서 통과됐다. 작년 서울시 난임사업이 성공적이었기에 강남구한의사회도 자신 있게 자치구 의회에 한의약 난임치료 조례를 제안할 수 있었다. 여러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조례안 통과로 강남구민에게 한의약 난임치료의 우수성을 알리고 혜택을 나눌 수 있게 돼서 기쁘다. Q. 제정에 이르기까지 강남구와 협력 과정은? 강남구한의사회는 조례가 제정되기 전부터 강남구청이나 보건소의 업무에 적극 협조하면서 활동해 왔다. 매해 가을에는 강남구에서 주최하는 국제마라톤 대회가 열리는데, 해마다 의료봉사단을 꾸려 참여하기도 했다. 그 외에도 의료봉사가 필요할 때마다 적극적으로 참여해온 경험이 강남구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또한 현재 보건소장이 산부인과 의사 출신인데, 한·양방 모두에 제한을 두지 않고 난임이나 보건의료에 도움이 되는 사항에는 적극적으로 지원해주겠다는 열린 태도를 가지고 있는 분이다. 일을 진행하기에는 좋은 환경이었다. Q. 협력 과정에서 어려움도 있을 것 같다. 첫 번째 어려움은 전문위원 검토 과정에서 발생했다. 조례는 구의원이 의견을 내면 전문위원이 검토한 뒤에 발의하게 되는데, 구의원의 의견을 들은 전문위원의 첫 반응이 ‘한의학은 미신 아닌가요?’였다. 이 전문위원 가족 중에 양의사 분이 이 말을 자주 해왔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이 위원을 설득하는 데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었다. 전문위원의 위치에 있는데도 한의학에 이런 편견을 갖고 있다는 사실이 실망스럽고 허탈감이 느껴지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이번 조례 제정은 국민들이 한의학을 올바로 이해할 수 있게 홍보에 힘써야겠다는 각오를 다지게 된 계기가 됐다. 두 번째 어려움은 조례 통과 과정에서 있었다. 구의원 중에 한명이 한·양방 난임치료를 병행했는데, 한의 치료로는 자연임신이 안 되고 이후 시험관시술을 통해 임신이 된 것 같다면서 조례 제정을 반대했다. 한의 치료는 전신 기능을 호전시키고 자궁과 난소의 기능을 개선시키기 때문에, 자연임신율과 시험관시술 성공률을 모두 높여준다. 하지만 환자 입장에서는 이런 인과관계를 생각하지 못할 수 있다. 자연임신이 안 되면 한의약 치료가 효과가 없이 시간만 보냈다는 불만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점을 발의해준 의원에게도 충분히 설명해서 결국 조례안을 통과시킬 수 있었다. 앞으로 이런 내용에 대한 데이터를 충분히 준비해 많은 논문이 나오면 좋을 것이다. Q. 조례안에 ‘남성 치료비 지원’의 의의는? 난임의 원인은 남성과 여성 모두에게 있다는 말을 해왔지만, 사회적으로 여성의 원인이 더 클 것이라는 인식이 남아 있다. 시험관 시술을 위해서는 부부가 모두 병원에 가지만 난임치료는 대체로 여성들만 치료를 받는 경우가 많다. 서울은 성북구에서 한의난임사업을 먼저 시작했는데, 부부가 함께 치료를 받으면서 난임성공률이 35%에 이르는 좋은 성과를 보였다. 여기에서 모티브를 얻어서 서울시 사업에서 부부가 함께 치료를 받도록 사업안을 만들게 됐다. 혜택이 남성에게도 주어지니 많은 부부들이 참여하게 됐고, 치료받는 남성의 건강이 좋아져서 임신을 위한 부부관계도 더 활발하게 하면서 실제 임신성공률도 높아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더불어 한의난임치료를 긍정적으로 인식하는 점도 장점으로 꼽을 수 있다. Q. 지난 8월부터 시작된 강남구 난임치료 사업의 추진 현황은? 올해는 코로나19로 서울시 사업이 늦게 시작되다보니 홍보도 부족했다. 현재 강남구는 10쌍의 부부, 3명의 여성단독치료, 1명의 남성단독치료를 진행하고 있고, 2건의 임신 성공이 이루어진 상태다. 치료는 한약·침·뜸·약침·전침·물리 치료 등으로 진행하고 있다. 환자들은 치료에 매우 만족하고 있고, 3개월 치료가 끝났지만 아직 임신을 못하신 대상자들은 몸의 증상이 호전돼 지속적으로 치료를 받고 싶다는 바람을 내비치기도 한다. Q. 조례 이후 강남구 난임사업이 달라지는 점은? 서울시 사업은 사업의 효율성을 위해 참여 한의원의 숫자를 제한하고 있다. 그러나 강남구 한의난임사업은 기본조건을 충족하는 관내 모든 한의원으로 참여 대상을 확대할 예정이다. 더 많은 한의원의 참여로 홍보 효과도 높아지고 구민들의 참여도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한다. Q. 앞으로의 난임사업 추진 계획은? 강남구한의사회 내에 난임소위원회를 구성해 사업 진행과 교육, 나아가 결과에 대한 논문들을 만들어갈 계획이다. Q. 자유롭게 하고 싶은 말은? 서울시한의사회와 은평구의 이현우 원장, 강서구의 이병삼 원장이 많은 도움을 줬다. 감사의 말을 꼭 전하고 싶다. 일을 진행하면서 가장 중요하다고 느낀 건 두 가지다. 첫 번째는 홍보다. 시민들이 사업을 잘 몰라서 한의난임치료를 받는 좋은 기회를 놓치는 것 같아 안타깝다. 서울시한의사회에서 적극적으로 홍보하려고 해도 서울시에서 제한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적극적이고 효과적인 홍보가 이뤄지면 좋겠다. 둘째, 관련 논문이 좀 더 많아지면 좋겠다. 공공사업에서 어려움에 부딪힐 때 관련 논문들이 있으면 관계자들을 훨씬 더 쉽게 설득할 수 있다. 한의사라면 당연하게 알고 있는 내용이지만 일반인들을 상대할 때는 데이터나 논문이 있어야 반대를 이겨나갈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논문 분야에 대한 투자가 많이 이뤄졌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