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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차의료, 직능 간 갈등 넘어 환자·역량 중심으로”…‘VALUE 모델’ 제시[한의신문] 통합돌봄과 재택의료·일차의료 수요가 확대되고 있지만 정부 정책과 현장 수요 간 괴리와 보건의료 직능 간 역할 갈등이 심화되고 있으며, 한의의료 분야에서도 새로운 기술 도입 시 사법부 판단에 의존하는 한계가 지속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직능 간 업무범위를 합리적으로 조정하기 위한 새로운 판단 틀로 ‘VALUE 모델’이 제시됐다. 정혜인 경희대 한의대 예방의학교실 연구원과 김경한 우석대 한의대 예방의학교실 부교수가 수행,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지속가능한 일차의료를 위한 보건의료인 업무범위 조정 기준 연구: 의료인을 중심으로’라는 제하의 연구논문이 대한한의학회지 제47권 1호에 게재됐다. 논문에 따르면 오늘날의 보건의료 환경은 영상진단장비, 소프트웨어 기반 의료기기, 인공지능 보조진단 기술 등은 과거 특정 직역의 고유 영역으로 간주되던 진단·평가 기능을 재구성하고 있으나 이 같은 변화에 있어 기존 법적·행정적 해석의 한계를 드러내고 있으며, 전통적 면허 구분만으로 새로운 의료기술 활용 여부를 판단하는 방식은 의료현장의 기능적 변화와 괴리를 빚고 있다. 특히 고령화와 만성질환 증가 등으로 일차의료 수요가 확대되는 상황에서 직역 간 유연한 협력이 필수 과제로 부상했음에도 여전히 현장 수요와 규제 간 괴리가 지속되고 있으며, 특히 의사와 한의사 간 업무범위 갈등은 이러한 구조적 한계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지적돼오고 있다. ◎ 판례·국제 기준 통합…업무범위 판단 틀 ‘VALUE 모델’ 설계 연구팀은 국내외 법·정책 문헌과 판례를 대상으로 질적 내용분석을 수행했다. ‘의료법’과 대법원 판례를 중심으로 직역 간 업무 중첩 사례를 분석하고, 핵심 판례(2011도16649·2013도850·2016도21314·2023도10286)를 검토했으며, WHO, OECD, NAM, PSA, AHPRA 등의 외국 가이드라인과 정책보고서를 분석했다. 이후 업무범위 판단 요소를 통합한 ‘VALUE 모델’을 설계했다. VALUE는 △Validity(법적 타당성) △Academic Principle(학문적 원리) △Low Risk(저위험성) △Utility(사회적 효용) △Education/Expertise(교육·전문성)의 다섯 축으로 구성된다. ‘법적 타당성’은 해당 행위가 명시적으로 금지돼 있지 않고, 면허제도 도입 취지에 부합하는지 따지는 일차적 기준이며, ‘학문적 원리’는 행위의 기원을 특정 학문이 아닌 현대 과학기술에 따른 정당성이다. ‘저위험성’은 막연한 우려가 아닌 실증적 위해 가능성을 평가하는 요소이며, ‘사회적 효용’은 국민 건강, 접근성, 자원 배분 효율 등 체계 전체의 이익이 판단 기준이다. ‘교육·전문성’은 학부 교육뿐 아니라 졸업 후 심화교육, 임상 수련, 숙련도까지 포함한 실질 역량을 검증하는 요소다. ◎ 국내외 판례·정책, ‘직역 중심’ → ‘역량·위험 기반’으로 전환 연구 결과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국내 판례에서 의료인 업무범위 판단 기준이 점차 변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과거에는 직역의 고유성과 면허 체계의 이원적 구조를 강조하며 경계를 엄격히 구분하는 경향이 강했다면 최근 판결로 갈수록 명시적 금지 규정의 존재 여부, 실제 위해 가능성, 교육과 숙련을 통해 확보된 역량, 그리고 사회적 필요성까지 함께 고려하는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먼저 법적 타당성 측면에선 초기 판례가 직역 간 행위 이동을 제한하는 데 무게를 뒀다면 이후에는 명문 규정이 없는 중첩 영역에 대해 탄력적 해석이 확대됐다. 특히 2016도21314 판결은 대법원이 한의사의 초음파 진단기기 사용과 관련해 명시적 금지 규정이 없어 처벌이 어렵다고 판단했고, 2023도10286 판결 역시 전문간호사의 골수 검체 채취를 ‘진료의 보조’ 범위로 인정하는 등 현장 수요와 제도 취지를 반영하는 흐름을 보였다. 학문적 원리에 대한 판단도 변화해 특정 행위의 학문적 기원보다 목적과 활용 방식이 강조되는 방향으로 이동했다. 초음파 진단기기를 특정 학문체계의 전유물이 아닌 범용적 보조수단으로 본 판결은 이러한 전환을 보여준다. 또한 역량과 전문성 판단 역시 형식적 교육 여부를 넘어 임상 수련과 숙련도를 포함한 ‘실질적 역량’ 중심으로 확대되고 있으며, 업무범위 판단의 기준이 ‘직역’에서 ‘수행 능력’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환자 안전 기준 역시 추상적 위험에서 실질적 위해 가능성 중심으로 변화했다. 최근 판례는 의료행위의 위험성을 객관적 근거에 따라 판단하며, 실제 위해 개연성이 입증되지 않는 경우 업무범위를 제한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동시에 사회적 효용과 의료 현실도 중요한 판단 요소로 부상해, 의료 접근성 제고와 인력 부족 해소 등 공익적 가치가 업무범위 조정의 근거로 반영되고 있다. 국제 동향 역시 이러한 흐름과 궤를 같이한다. WHO, OECD, PSA, AHPRA 등은 업무범위를 고정된 경계가 아닌 환자 안전과 체계 효율을 위한 유연한 개념으로 보고, ‘위험 기반 규제’와 ‘역량 기반 접근’을 핵심 원칙으로 제시하고 있다. 특히 교육과 수련을 통해 입증된 역량에 따라 업무범위를 확장하는 구조와, 저위험·표준화된 업무를 다양한 직역에 재배분하는 정책이 확산되고 있다. ◎ VALUE 모델, 사법 판단 넘어 ‘사전적 업무범위 기준’ 필요성 제시 연구팀은 우리나라 역시 국제 기준에 맞춘 전환이 진행되고 있으나 여전히 변화의 속도와 범위는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의료법’의 포괄적 금지 구조로 인해 새로운 기술 도입 시 사법부 판단에 의존하는 한계가 지속되면서 현장의 역할 조정과 혁신을 제약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연구팀은 “이러한 VALUE 모델이 향후 직역 간 소모적 갈등을 줄이고, 사법부의 사후 판단에만 기대던 기존 구조를 넘어 보건당국과 전문가 단체가 사전적으로 합리적 업무 조정 기준을 설계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번 연구는 기술 발전과 사회적 요구가 이미 전통적 면허 경계를 넘어선 현 시점에서 환자 안전을 담보하면서도 보건의료인의 실제 역량과 공적 효용을 함께 고려하는 다차원적 판단 틀이 필요하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덧붙였다. -
범대위 구성, 의료제품 수급 대처 등 주요 현안 논의[한의신문] 대한한의사협회(회장 윤성찬·이하 한의협)는 16일 한의사회관 대강당에서 제39회 정기이사회를 개최해 범한의계 일차의료 총력대응위원회 구성, ‘보건의료인력 업무조정위원회’ 운영 방향, 중동전쟁에 따른 의료제품 수급 대처, 교통사고 환자 8주 초과 치료 제한 경과, 한의 보장성 강화, 2027년도 요양급여비용 계약 수가협상 등 한의계 주요 현안을 논의했다. 이날 윤성찬 회장은 “주말임에도 불구하고 회의 참석을 위해 먼 길에서 와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면서 “오늘 정기이사회에서는 이전의 회무 경과를 보고 받고, 의결해야 할 중요한 여러 현안들이 있는 만큼 활발한 의견 개진을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정유옹 수석부회장은 “6·3 지방자치선거를 앞두고 각 지부에서 분주히 활동하고 있는 것에 대해 감사드린다”라고 밝힌 뒤 “중앙회에서 각 지역별 맞춤형 한의약 정책 제안서를 제공하고 있는 만큼 이 부분을 효과적으로 활용해 주시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또한 석화준 대의원총회 의장은 “의장을 맡고 나서 가장 힘들었던 것이 어려운 일에 대해 자문 받을만한 선배님들이 많이 안 계신 것”이라면서 “오늘 회의에서는 한의계의 각종 논쟁이 될 수 있는 중요한 사안들을 집단지성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집중적인 토론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진 회의에서는 지난 4월27일부터 29일까지 실시된 전회원 투표 결과, ‘범한의계 일차의료 총력대응위원회’(이하 범대위) 출범의 건이 가결됨에 따라 이와 관련된 위원회 구성 방안이 보고됐다. 범대위는 위원장을 중심으로 부위원장단·전략기획팀·자문단 등으로 운영되며, 이와 더불어 4개의 TF가 함께하는 한의일차의료추진단이 가동된다. 범대위 위원장은 윤성찬 회장과 석화준 대의원총회 의장이 맡아 전 한의계 직역을 아울러 일차의료 분야에서 한의사 역할을 극대화하기로 했다. 유정규 부회장(정책)이 팀장을 맡은 ‘전략기획팀’은 일차의료 관련 연구용역 관리, 한의일차의료추진단 업무 지원, 정책 추진 경과 점검 및 대외 지원 등에 나설 예정이다. 한의일차의료추진단에는 △장애인주치의TF(팀장 유창길 부회장) △어르신주치의TF(팀장 서만선 부회장) △지역사업TF(팀장 김동환 의무이사) △한의재택의료TF(팀장 미정)가 구성돼 활동하게 되며, 추후 만성질환관리TF와 재활의료TF도 운영할 방침이다. 회의에서는 또 제70회 정기대의원총회에서 정관시행세칙 제16조 제2항이 개정됨에 따라 그 후속조치로 ‘부회장 및 이사 업무분장 규정’ 제5조(업무 변경 등)를 개정했다. 세부적으로는 ‘부회장 및 이사 업무분장 규정’ 제5조(업무 변경 등) ①항의 조문을 “··· 회장은 회무수행을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부회장 또는 이사의 업무를 신설·조정 등 변경할 수 있다. 이 경우에 회장은 변경된 사항을 중앙이사회 및 이사회에 보고하거나 그 구성원에게 통지하여야 한다.”로 개정했다. 이와 함께 ‘보건의료기본법’ 개정에 따라 보건의료인력 간 업무범위 조정과 직역 간 갈등 사안 등을 논의할 예정인 ‘보건의료인력 업무조정위원회’의 운영 방향도 보고됐다. 보건복지부 제2차관이 위원장을 맡게 될 이 위원회는 △보건의료인력을 대표하는 단체 및 의료기관단체의 추천인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노동자·시민·소비자단체의 추천인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중앙행정기관 소속 공무원·보건의료인력 면허·자격에 관한 학식과 경험이 풍부한 자 등 대략 100명 정도의 위원들로 구성된다. 특히 위원회 산하에는 △의료행위 제1분과 △의료행위 제2분과 △약무·의료기기 분과 △의료기술 분과 △보건관리 분과위원회 등이 설치, 운영될 예정이다. 이 가운데 의료행위 제1분과에서는 한의사‧의사‧치과의사‧간호사‧간호조무사와 연관된 직역별 의료행위 범위 등을 논의하고, 약사‧한약사‧의료기사 등 제1분과에 속하지 않는 보건의료인력과 연관된 직역별 의료행위 범위 등은 의료행위 제2분과에서 논의한다. 한의사 직역과 관련해서는 △의료기기 사용 허용 및 의료기사 지도권 부여 △국가 예방접종 시행 및 무의촌 한의사 처방권 확대 등 공공보건 참여 확대 △건강검진 예방 사업 참여 △RAT(신속항원검사) 및 감염병 진단 키트 사용 △감염병 재난·재유행 시 공공 대응 조직 내 역할 및 재난의료 참여 △정신건강 사업 및 치매 관리 사업 참여 △전문의약품 사용 및 천연물을 이용한 의약품 처방 등이 다뤄질 전망이다. 이에 한의협은 업무조정위원회 구성 과정에서 한의약 전문가의 참여 비중 확보 등 효과적인 대처와 더불어 전문가 인재풀을 구성해 각 사안별 대응 논리 개발에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다. 중동전쟁에 따른 원자재(나프타, PP 등) 수급 불안정으로 인해 일회용 부항컵, 파우치, 약침 주사기, 침(포장지) 등 한의 의료제품의 수급 차질을 해소하기 위한 그간의 대처 방안도 소개됐다. 중동전쟁 여파로 한의 의료제품의 제조사는 원료물품의 가격급등과 공급 부족으로 인해 제조를 중단하거나 소량 품목만 제조할 수밖에 없었으며, 유통회사 역시 관련 제품의 공급을 중단하거나 가격인상을 단행했고, 이 과정에서 의료기관은 공급을 제때 받지 못하거나 인상된 가격으로 제품을 구입하는 등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정부는 보건복지부 제2차관 주재로 매주 보건의료 관계기관 회의를 열어 대응 방안을 강구하고 있으며, 한의협은 ‘한의의료제품 수급 대응 TF’를 중심으로 제조사 및 유통회사 관계자들과 수시로 현장 간담회를 열어 의료제품의 공급량 확대와 공급 방식의 변경 등을 통해 수급 안정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회의에서는 또 국토교통부가 지난해 6월 입법예고한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 시행령’과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 시행규칙’의 철회를 위한 그간의 회무 경과도 보고됐다. 이와 관련 한의협은 상해등급 12∼14급 교통사고 환자의 치료받을 권리와 의료인의 진료권을 침해하는 관련 시행령과 시행규칙 일부개정안의 전면 철회를 위해 보건복지부, 국토교통부, 국회, 언론매체 등 각계에 개정안의 문제점을 전달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는 현황을 소개했다. 또한 국토교통부에서 염좌 등 경미한 상병의 경우 2년 이상 외래 진료를 제한하는 내용의 고시 신설을 위해 공식 논의 기구를 가동하고자 했으나, 의학적 근거 부족과 한의 진료의 자율성 및 환자 치료권 침해 등의 이유로 결코 수용 불가하다는 분명한 입장을 전달, 관련 고시가 신설되는 것을 막아낸 경과도 보고됐다. 회의에서는 또 수가체계 개선 및 건강보험 급여 확대를 통해 한의의료의 접근성 제고와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한의 보장성 강화에 따른 세부 방안이 소개된데 이어 현재 국민건강보험공단을 상대로 진행하고 있는 2027년도 요양급여비용 계약에 따른 수가협상의 상세한 과정도 보고됐다. ------------------------------------------------------------------------------------------------------------------------------------ ※정 정: 기 보도된 ‘회의에서는 특히 범한의계 일차의료 총력대응위원회의 운영 예산에 따른 예비비 사용도 승인했다.’는 ‘회의에서는 특히 교육등록비 특별회계의 예산 일부를 일차의료 범대위 운영 예산으로 활용하는 것을 승인했다’로 바로잡습니다. -
대전시한의사회, 허태정 시장 후보에 ‘대전형 한의건강돌봄 모델’ 제안[한의신문] 대전광역시한의사회(회장 이원구·이하 대전지부)가 6월 대전시장 선거를 앞두고 저출생·초고령화·지역 공공의료 수요 확대에 대응하기 위한 ‘대전형 한의건강돌봄 모델’ 구축에 나섰다. 대전지부는 14일 열린 ‘더불어민주당 전국직능대표자회의 순회 타운홀미팅(대전편)’에 참석해 허태정 대전시장 후보에게 예방·돌봄·재활 중심의 지역 건강관리 체계 속 한의약 역할 확대를 제안했다. 이번 정책 제안은 △한의난임치료 지원 강화 △지역사회 장애인 한의 건강주치의제 △산후 모성관리 한의의료 지원 △대전형 통합돌봄 모델 △우리동네 치매 안심 한의사 제도 △소방·경찰 대상 찾아가는 한의의료서비스 △대전형 시민건강돌봄 한의주치의제 등 7개 분야로 구성됐다. ■ 난임·산후회복까지 생애주기 한의건강관리 확대 제안 이날 이원구 회장은 기존 여성 중심 난임 지원정책의 한계를 지적하며 남성 난임까지 포함하는 ‘부부건강 회복 지원사업’으로의 확대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회장은 “실제 임상에서는 정자 수 감소와 운동성 저하, 정계정맥류, 비만, 수면 부족, 스트레스 등 남성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사례가 많다”며 “저출생 대응 차원에서도 남성 건강관리를 포함한 지원체계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산후 모성관리 공백 문제와 관련해선 “산후풍은 부종과 관절통, 손목통증, 우울감, 수족냉증, 피로감 등 다양한 증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출산 이후 건강회복 역시 저출생 대응과 공공 돌봄의 중요한 영역”이라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이에 따라 산모 1인당 일정액의 산후 한약 바우처를 지원하는 ‘대전형 산후 한의건강관리’ 사업 도입을 제안했다. ▲이날 대전지부 임원진은 7대 정책과제를 담은 피켓 퍼포먼스를 진행해 민주당 및 후보 캠프 관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 장애인 건강주치의·방문진료 확대…“지역 선도모델 구축 필요” 또한 정부 차원의 제도화 논의가 장기간 지연되고 있는 장애인 건강주치의와 관련해 지역 차원의 선도 모델 구축 필요성도 제기했다. 장애인 다빈도 질환 상위 20개 가운데 5개가 근골격계 질환이며 관절염 유병률 역시 41.2%에 달하는 만큼 한의약 수요가 높다는 설명이다. 또 한국한의학연구원 조사에선 참여 장애인의 91%가 한의 주치의제를, 48.8%가 방문진료 형태를 선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회장은 방문진료 기반의 한의통합건강관리 체계와 지역 연계 모델 등을 포괄한 장애인 한의 건강주치의 모델을 제안하며 “대전시 주도의 사업 추진을 통해 지역 장애인의 건강관리 서비스 선택권과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 “한의 방문진료 전국 1위”…통합돌봄 체계와 연계 추진 특히 이번 제안의 핵심 중 하나는 한의약 기반 통합돌봄 모델 구축이다. 지난 2023년 기준 대전시 한의방문진료 대상자 수는 전국 1위(782명)를 기록했다. 또 2024년에는 의과보다 한의과 방문진료 대상자가 더 많았으며 만족도 역시 약 95% 수준으로 나타났다. 대전지부는 이를 토대로 △중위소득 80% 기준 완화 △방문진료 예산 확대 △정보시스템 구축 △보건소·일차의료기관 연계 △다학제 협력체계 구축 △뇌병변·재활·통증·피부손상 등 한의 우위 분야 집중 지원 △진료횟수 확대 및 비급여 지원 등을 제안했다. 이 회장은 “현재 돌봄기관과 의료단체, 복지기관 간 소통체계가 부족하다”며 “동행정복지센터와 건보공단, 장기요양기관, 복지시설, 의료기관이 연결되는 지역 협력체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 회장은 한의사와 의사를 함께 주치의로 등록하는 ‘대전형 시민건강돌봄 한의주치의제’를 제안하며 “만성질환과 생활습관질환은 단일 진료영역만으로 관리하기 어려운 만큼 예방과 재활, 치료를 연속적으로 관리하는 한·양방 협진 구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한의약은 단순 치료를 넘어 돌봄과 예방, 재활, 생활건강관리까지 확장 가능한 지역 기반 의료자원인 만큼 대전이 지역 건강돌봄 체계의 선도모델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한의약 중심 정책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에 허태정 후보는 “대전시의 인구 문제 해소와 돌봄 수요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현장 전문가 단체가 매우 열정적인 대안을 제시해준 점이 인상적이었다”며 “시민 건강과 직결되는 과제인 만큼 향후 별도 간담회와 실무 협의를 통해 실행 가능성을 면밀히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
“동작구한의사회, 효의 가치를 ‘현대적 돌봄’으로 승화”[한의신문] 대한노인회 서울시연합회의 주최·주관으로 6일 개최된 ‘제54회 어버이날 기념식’에서 동작구한의사회는 어르신 복지 향상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서울특별시장 표창을 수상했다. 본란에서는 윤홍일 회장으로부터 수상소감과 더불어 어르신 방문 한의진료 돌봄사업의 진행 상황 및 성과, 향후 추진계획 등에 대해 들어봤다. Q. 효행실천 유공단체로 서울시장 표창을 수상한 소감은? “먼저 귀한 상을 주신 서울특별시에 깊은 감사를 전하고 싶다. 이번 수상은 개인이나 특정 임원진의 성과가 아니라, 효돌봄을 기치로 서울시 지자체 중 처음으로 ‘어르신 효돌봄 한방 방문사업’을 기획·추진해준 동작구청과 함께 지역사회 어르신들의 건강 증진을 위해 기꺼이 헌신해준 동작구한의사회 회원 모두의 마음이 모인 결과라고 생각한다. ‘효(孝)’라는 가치를 현대적인 ‘돌봄’으로 실천하려는 동작구한의사회의 노력을 인정받은 것 같아 매우 기쁘고 영광스러운 마음이다.” Q. 2023년부터 ‘어르신 방문 한의의료 돌봄사업’을 추진했다. “우선 시범사업으로 시작한 ’23년에는 15개 정도의 한의원이 참여해 취약계층 어르신 114명을 대상으로 한의의료 서비스를 제공했다. 주로 한의사의 방문진료(8+4회)와 첩약을 지원했으며, 참여 어르신의 77.3%가 신체적 통증 완화와 서비스 질에 대한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 이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이듬해인 ’24년부터 보건복지부와의 협의를 통해 본사업으로 진행, 전년도보다 연계건수가 82% 증가한 208명의 어르신에게 한의의료를 제공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24한의혜민대상’ 특별상(박일하 동작구청장 수상)을 수상키도 했다. 사업이 안정기로 접어든 ’25년에는 기본 예산과 추경을 합해 8600만원 예산으로 280여 명의 어르신을 대상으로 사업을 추진했으며, 올해에는 소폭 상향된 9000만원 예산으로 40여 곳의 한의원이 참여한 가운데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특히 올해부터는 3월부터 돌봄통합법이 전국적으로 시행됨에 따라 통합돌봄사업과 재택의료사업에서도 방문진료 필요성이 증가, 더 많은 어르신들을 진료할 예정이다. 더불어 올해 사업부터는 어르신 우울 진단을 추가해 소견이 보이는 어르신의 경우에는 보건소 마음건강센터와 연계하는 등 보다 다양한 서비스 제공에 나설 계획이다.” Q. 사업에 참여한 어르신들의 반응은? “통증 개선 등과 같은 기본적인 한의 진료 효과에 대한 감사는 물론 특히 홀로 지내시는 어르신의 마음 건강을 돌보는 일에도 참여 원장님들의 스킨쉽이 많은 도움이 되고 있는 것 같다. 실제로 많은 어르신들이 원장님이 방문해 진료하는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계시며,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자 모아놓은 과자나 과일들을 손에 꼭 쥐어주시는 등 어르신들의 몸과 마음의 건강을 함께 보듬어주는 사업의 긍정적인 효과들이 직접적으로 확인되고 있다.” Q. 통합돌봄 시행에 앞서 선제적으로 사업을 진행하게 된 이유는? “동작구는 ’25년 어르신 인구 비율이 20%에 달하는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두고 있어, 건강을 비롯해 어르신들의 생활 전반에 대한 선제적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었다. 이에 동작구한의사회에서는 지역사회 계속 거주를 통해 어르신들이 살던 곳에서 건강한 노후를 보낼 수 있는 ‘선도적 통합돌봄 모델’을 구현하고자 했으며, 이러한 고민의 일환으로 ‘어르신 방문 한의의료 돌봄사업’을 추진하게 된 것이다. 즉 효도도시 동작을 만들겠다는 지자체장의 강력한 의지와 동작구한의사회의 전문적인 역량이 결합해 타 지자체에 모범이 되는 거버넌스를 구축할 수 있었다.” Q. 사업을 진행하면서 어려운 점과 해결 방안은? “방문진료에 대한 적정한 수가체계와 행정적 지원이 더욱 강화돼야 하며, 한의약 돌봄 서비스가 공식적인 공공보건 정책 내에서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돼야 한다. 아울러 양방과 차별된 수가 개선도 풀어야 할 문제다. 실제 방문진료 현장에서는 한의사의 행위가 훨씬 많고 시간도 오래 걸리는 데도 불구, 양방보다 적은 수가에 양방에는 있는 비급여 수가가 적용되지 않는 등 상대적 차별이 심한 실정이다. 이 부분은 대한한의사협회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나서 문제에 대한 해결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Q. 안정적인 사업 추진을 위한 동작구한의사회만의 강점은? “체계적인 홍보 인프라와 강력한 민·관 협력 시스템이 동작구한의사회가 가진 핵심 경쟁력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관내 복지 인프라인 ‘효도콜센터(1899-2288)’를 통해 돌봄이 필요한 어르신들을 신속하게 발굴하고 안내하는 효율적인 주민 접근체계를 갖추고 있다. 아울러 동작구 관내 40여 개 지정 한의원이 자발적으로 지역사회 복지 증진을 위해 참여하고 있으며, 이들 기관들은 구청 어르신정책과와의 유기적인 소통을 통해 정책의 실행력을 높이고 있다.” Q. 향후 동작구한의사회의 중점 추진 계획은? “먼저 어르신 돌봄 사업뿐만 아니라 청소년 생리통 완화 지원사업 등과 같이 전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생애주기별 한의약 건강사업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또한 사회복지 및 상담 분야의 전문성을 한의 진료와 결합해 ‘심신(心身) 통합 케어’ 모델을 구축해 보다 특성화된 다양한 서비스 제공에 나서는 한편 사업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마케팅 및 데이터 분석 기법을 도입해 방문 진료 데이터의 체계적인 관리에도 나설 계획이다.” Q. 그 외 하고 싶은 말은? “한의약은 우리 민족의 지혜가 담긴 소중한 자산이자, 미래 돌봄 사회의 핵심 열쇠다. 동작구한의사회는 앞으로도 문턱 낮은 의료, 따뜻한 인술을 실천하며 지역사회 복지 증진을 위해 앞장서도록 하겠다. 동작구한의사회의 앞으로의 다양한 활동에 많은 성원과 관심을 부탁드린다.” -
보건복지부 1차관에 현수엽 전 한의약정책과장 위촉이재명 대통령이 보건복지부 제1차관에 현수엽 보건복지부 대변인(전 한의약정책과장·사진)을 임명하면서 한의약과 돌봄 정책 전반을 두루 경험한 ‘정책통 관료’가 복지부 핵심 축에 전면 배치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특히 현수엽 신임 차관은 한의약정책과장 재임 시절 한의약 과학화·표준화·제도화 기반 확장에 관여했던 인물로 알려져 향후 한의약 정책 방향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청와대 이규연 홍보소통수석은 15일 청와대 춘추관 브리핑을 통해 현수엽 복지부 대변인과 함께 △관세청장 이종욱 관세청 차장 △새만금개발청장 문성요 국토교통부 기획조정실장 △지속가능발전국가위원장 홍미영 전 국회의원 △국민생명안전위원회 부위원장 백종우 경희대 의대 정신건강의학교실 교수 △국가도서관위원장 김기영 연세대 문헌정보학과 교수를 각각 임명·위촉했다고 밝혔다. 현수엽 신임 1차관은 간호학 전공 후 행정고시에 합격해 공직에 입문한 인물로, 응급의료·보험·보육·인구정책 등 복지부 핵심 분야를 두루 거친 정통 보건복지 관료다. 복지부 내부에서는 기획력과 정책 조정 능력이 뛰어난 인사로 평가받아 왔다. 특히 2018년 한의약정책과장 재임 당시 한의약 정책 전반을 총괄하며 구조 개편과 현안 조정 역할을 수행했다. 당시 이태근 한의약정책관을 보좌하며 ‘근거중심 한의약’ 기조를 강화하고, 한의약의 과학화·표준화·제도화를 정책 방향으로 설정해 관련 연구·제도 기반 확대를 추진했다는 평가다. 또한 △한의약 육성발전 종합계획 △한의약 공공보건사업 △한의약 산업 육성 △한약 유통 및 안전관리 △국제협력 등 한의약 정책 전반을 총괄하며 정책 기반 확장에 관여했다. 보험약제과장 시절 약가 재평가와 선별급여 등 약제비 적정화 정책을 추진했으며, 응급의료과장, 보육정책과장, 보험정책과장, 홍보기획담당관, 장관 비서관, 대변인 등을 거치며 복지부 주요 보직을 폭넓게 경험했다. 지난해에는 이재명 정부 국정과제기획위원회에 파견되며 정책 기획 역량을 인정받기도 했다. 이날 이규연 수석은 “현수엽 신임 차관은 4명의 아이를 키우는 워킹맘으로 보육교사 처우 개선과 어린이집 연장보육 제도 도입에 크게 기여했다”며 “복지와 돌봄을 아우르며 촘촘한 사회안전망을 구축할 적임자”라고 소개했다. 한편 국민생명안전위원회 부위원장에 임명된 백종우는 중앙자살예방센터장을 역임한 정신건강의학 전문가다. 이 수석은 “자살 예방 시스템의 기초를 마련하고 트라우마 치유 현장을 지켜온 전문가”라고 평가했다. -
“조선의학 인식 구조는 판단 중심 AI 시대의 핵심 자산”[한의신문] 전북대 한국과학문명학연구소(소장 신동원·KRISTaC)와 중국과학원 자연과학사연구소(소장 관샤오우·IHNS)는 8일부터 9일까지 이틀간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서 ‘제2회 KRISTaC–IHNS 공동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한국연구재단과 한국학중앙연구원 후원 및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이 호스트 기관으로 참여해 진행된 이번 대회는 두 연구소가 2019년 학술교류 협정을 체결한 이후 양국을 번갈아 가며 2년 주기로 정례적으로 개최되는 학술행사로, 2024년 베이징에서 제1회 대회가 열린 바 있다. 한·중 양국을 대표하는 과학기술·문명사 연구 거점으로 평가되는 두 기관은 실제 IHNS의 경우 중국과학원(CAS) 산하 자연과학사 연구의 본산으로, 중국 과학기술사 연구의 표준을 정립해 온 국가 대표 연구기관이다. 또한 KRISTaC은 그동안 ‘한국의 과학과 문명’ 총서 시리즈를 30여 권 출간하며 한국 과학문명사 연구를 국제적 수준으로 끌어올린 거점 연구소다. 특히 양 기관의 첫 만남은 ‘한국의 과학과 문명’ 총서 발간 후 결과물을 공유한 것이 계기가 됐으며, 이후 대등한 파트너로 정례 학술 교류를 이어오면서 한국이 동아시아 과학기술·의학사 연구의 한 축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대회에는 양국에서 12명의 전문가가 발표자로 참여, △지식과 실천의 이동 △전통과 해석 △인간과 환경 등 세 개의 세션으로 나눠 진행하는 한편 종합토론에선 양국의 과학사 연구가 많은 접점을 공유하고 있음을 확인했으며, 향후 양 기관의 더욱 긴밀한 협력으로 데이터 공유, 공동연구 프로젝트 추진, 인력 교류 등을 지속 추진하고, 나아가 인문학적 통찰과 첨단 기술이 결합된 동아시아 과학문명 연구의 새 지평을 열어 가기로 했다. 조선의학 문헌, 판단의 구조 차원에서 실증 특히 ‘전통과 해석’ 세션에서 전종욱 KRISTaC 교수는 ‘조선의학 사유의 구조화: 인지 단위로서의 병문과 연구데이터로의 전환’을 주제로 한 발표를 통해 조선의학 인식 구조는 판단 중심 AI 시대의 핵심 자산이라고 강조해 큰 관심을 끌었다. 지난 1월 전 교수는 “200년 전 서유구가 4799개 처방을 106개 운자(韻字)에 따라 ‘탕액운휘(湯液韻彙)’로 정리한 데이터에서 보듯, 조선의학 문헌 자체가 이미 AI가 학습하기 좋은 구조화된 데이터의 원형을 갖고 있다”는 가설을 제시한 바 있으며, 이날 발표에서는 그 가설을 처방 색인의 차원을 넘어 ‘판단의 구조’ 차원에서 실증해 보이는 자리가 됐다. 전 교수는 “조선의학 문헌에서 우리는 보통 ‘병명·처방·증상’만 추출해 왔다”고 지적하며, “정작 놓치고 있는 것은 △인식의 순서 △원인의 배열 △개입의 타이밍 △절제의 논리이며, 이 네 가지가 사실상 조선의학 지식의 코어”라고 진단했다. 즉 병문(病門)은 단순히 질병 분류명이 아니라, 인식·판단·개입의 알고리즘을 압축적으로 담은 ‘인지 단위(cognitive unit)’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의방유취·동의보감·인제지에 ‘역시만필’ 더한 ‘3+1축’ 제시 전 교수는 이번 발표에서 분석 축을 △의방유취 △동의보감 △인제지 등 종합 문헌 3축에 18세기 이수귀의 임상실록 ‘역시만필(歷試漫筆)’을 추가한 ‘3+1축’으로 확장했다. 그는 “‘역시만필’은 노비부터 고관까지 130여 임상 장면을 담은, 동의보감 전통 위에 서 있는 실제 임상 기록”이라며 “종합 문헌의 판단 구조와 실제 임상 경험이 어떻게 만나는지를 추적할 수 있는 결정적 자료가 새로 더해진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지금까지의 조선의학 디지털화 작업은 대부분 ‘처방-증상-약재’ 관계망의 통계적 추적에 머물러 있었다고 지적한 전 교수는 이같은 단계를 넘어선 ‘판단 구조 RDM(Judgment Structure RDM)’을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판단 구조 RDM의 핵심은 3계층 스키마로, △L1 인식(現象認識): 증상·환경·계절·내력 등 진입 단계 △L2 판단(判斷構造): 원인 배열, 아형 감별, 전변, 예후 등 해석의 중심축 △L3 실행(治療實行): 처방뿐 아니라 금기·유보·타이밍 조율까지 포함된 행위 단계로 나뉜다. 전 교수는 “이 단순한 분리가 결정적”이라며 “종래 평면적으로 나열되던 증상·해석·치료를 별개의 층위로 분리해 두면 텍스트에 묻혀 있던 ‘판단의 경로’가 비로소 검증 가능한 형태로 드러나며, 다른 분야 지식 체계와의 호환성도 확보된다”고 밝혔다. 30병문이 보여주는 사유 패턴: 해수·소갈·습병 전 교수는 30병문 중 세 가지를 사례로 들어, 같은 형식의 RDM이 사실은 서로 다른 사유 경로를 담고 있음을 보여줬다. 즉 ‘해수(咳嗽)’는 풍한·풍열·조사·한음·내상·식적 등 6가지 원인이 폐에 어떻게 침입·잠복·울체되는지를 추적하는 ‘경계–침투’ 구조이고, ‘소갈(消渴)’은 음식·정서·체질이 어떤 순서로 누적되어 소모를 부르는지를 다루는 ‘고갈–순서’ 구조이며, ‘습병(濕病)’은 외습과 내생습이 기후·지형·수질·토질과 인체에 어떻게 분포·정체되는지를 보여주는 ‘생태–지형’ 구조라고 할 수 있으며, 이는 같은 그릇(RDM)에 담겨 상호 작용이 가능하지만, 그 안에 흐르는 사유 패턴은 또한 각 병문마다 고유성을 띠고 있다는 것이 핵심이라는 설명이다. 아울러 30병문을 가로질러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두 가지 특징을 △원인배열의학(原因配列醫學) △개입타이밍 조율의학(介入時點調律醫學)으로 제시한 전 교수는 “조선의학은 복합 원인을 단순히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일정 규칙으로 ‘배열’하고 있으며, 침입 및 고갈의 순서·환경적 배치 등 시퀀스 자체가 진단의 핵심을 이룬다”며 “또한 원인의 배열은 ‘언제 개입할 것인가’와 긴밀히 연결, 같은 처방도 시점에 따라 약이 되기도 독이 되기도 하는 등 적극적인 임상 지능으로 격상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두 가지를 함께 두고 보면, 조선의학은 처방의 의학이 아니라 판단의 의학이라는 점이 분명해진다”면서 “이것이 AI 시대에 조선의학 사유 구조가 가지는 귀중한 가치”라고 강조했다. RDM→지식 그래프→판단형 에이전트 AI로의 진화 이와 함께 전 교수는 ‘30병문 RDM’이 국가 연구데이터 플랫폼 DataON에 정식 승인된 상황에서 향후 전체 연구 로드맵을 제시했다. 전 교수가 그리는 ‘AI와 함께하는 한의학’의 구도는 단계적으로, 3+1축 문헌 속 문장이 RDM의 판단 단위로 구조화되고, 증상·판단·행위·금기·전거가 노드로 연결된 ‘지식 그래프’가 생성되며, 그 위에 텍스트 근거를 보존하는 검색증강생성(RAG) 시스템이 얹히는 과정을 거쳐 최종적으로 ‘인식·판단·절제·증거를 반드시 통과해야 답하는 에이전트 AI’가 작동하는 구조다. 그는 “오늘날 대형 언어모델(LLM)은 빠르게 답을 내는 데 최적화돼 있지만, ‘답하지 않을 줄 아는 능력’은 매우 취약하다”면서 “조선의학의 판단 구조는 성급한 답을 내려고 환각(hallucination)을 일으키기 쉬운 현재의 AI에 대해 강력한 보완 모델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전 교수는 글로벌 빅테크의 LLM이 의료 데이터를 빠르게 흡수해 가는 상황에서 한국이 독자적인 AI 생태계를 갖추려면 ‘대체 불가능한 한국 고유의 데이터 자산’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전 교수는 “3+1축 문헌은 동아시아 한의문명권 전체를 아우르는 종합자료이자, 현대 의학 데이터에도 결여된 ‘판단의 데이터(곧 meta-data)’를 풍부히 담고 있다”며 “한국형 소버린 AI는 토종 LLM을 만든다는 의미가 아니라, 빅테크가 만들기 어려운 깊이 있는 ‘판단의 데이터’를 우리가 먼저 구조화하고 표준화해 두는 것, 그것이 진짜 의미의 데이터 주권”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이날 발표된 전종욱 교수의 연구 내용을 담은 논문은 ‘한국디지털인문학회지’ 5월호에 게재될 예정이다. -
진주시한의사회, 교육취약계층 학생의 건강한 성장 지원[한의신문] 진주시한의사회(회장 류승민)와 진주교육지원청(교육감 신현인)은 14일 교육취약계층 학생의 건강한 성장을 지원하기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교육복지안전망 ‘온-동네 다모아’ 지역자원 연계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것으로, 진주시한의사회와의 협력을 통해 교육적으로 취약한 환경에 놓인 학생들에게 맞춤형 한의 의료서비스와 한약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됐다. 지원 대상은 관내 초·중·고등학교 학생 가운데 법정 저소득층, 소년소녀가장, 조손가정, 다문화가정, 교육비 지원 대상 학생 등 교육취약계층 학생 중 저성장 및 건강 취약 학생 140명으로, 학생 개개인의 건강 상태를 고려한 맞춤형 한약 지원을 통해 건강한 성장과 안정적인 학교생활을 돕게 된다. 진주시한의사회와 진주교육지원청은 지난 2012년부터 지속적으로 저성장 학생 지원사업을 이어오면서 아동·청소년기의 건강한 성장 지원에 힘써왔다. 특히 올해부터는 저성장 지원뿐만 아니라 다양한 건강상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학생들에게 맞춤형 의료 지원을 실시해 학생들의 신체·정서 발달과 건강한 학교생활을 지원할 계획이다. 신현인 교육장은 “이번 협약은 지역사회와 교육기관이 함께 학생들의 건강한 성장을 지원하는 뜻깊은 협력 모델”이라며 “경제적·환경적 어려움으로 의료 지원이 필요한 학생들이 건강하게 성장하고 자신의 꿈을 이어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류승민 회장은 “아동·청소년기의 건강은 미래 삶의 기반이 되는 만큼 학생들의 건강한 성장을 위해 지역 한의사회도 지속적으로 힘을 보태겠다”며 “학생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의료 지원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적극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진주시한의사회는 이 사업을 통해 2012년부터 2025년까지 약 2000여 명의 저성장학생에게 한약을 지원, 청소년기의 건강 지킴이로 학생들의 교육적 성장을 이끄는 마중물로 평가받고 있다. -
대구 이음한의원, 범물종합사회복지관에 후원금 200만원 전달[한의신문] 대구광역시 이음한의원 강태욱 원장은 13일 지역 내 어려운 어르신들을 위해 범물종합사회복지관(관장 김병극)에 후원금 200만원을 전달했다. 강태욱 장은 “지역사회에서 받은 사랑을 조금이나마 돌려드리고 싶은 마음으로 성금을 마련했다”며 “앞으로도 의료인으로서 지역사회와 함께하며 나눔을 실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병극 관장은 “지역 어르신들을 위한 뜻깊은 행사에 도움을 주셔서 감사하다”며 “지역사회에 따뜻한 나눔 문화가 확산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한편 이음한의원은 지난해에도 범물종합사회복지관에 성금 200만원을 전달하는 등 나눔 활동을 지속적으로 이어오고 있다. -
“외국인 유학생 지역 정착 지원 돕는다”[한의신문] 상지대학교 RISE사업단(단장 김소형)은 12일 상지대부속한방병원 원장실에서 상지대부속한방병원(병원장 선승호) 및 상지대부설상지푸른의원(원장 이동현)과 외국인 유학생들의 건강 증진과 안정적인 유학생활 지원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외국인 유학생들의 의료·건강 관리 수요에 대응하고, 예방 중심의 체계적인 건강관리 지원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마련됐으며, 이들을 위한 의료 지원체계 강화와 지역 정착 지원을 위한 상호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이에 따라 각 기관은 강원 RISE 사업의 취지에 맞춰 외국인 유학생들의 지역 적응과 안정적인 정주 환경 조성을 위해 △건강검진 △진료 및 치료 지원 △응급 의료 지원 △감염병 예방 및 보건교육 등 전반적인 건강관리 체계 구축에 협력할 예정이다. 김소형 단장은 “외국인 유학생들이 낯선 환경에서도 건강하고 안정적으로 학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며 “이번 협약을 계기로 유학생 맞춤형 건강관리 지원 체계를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선승호 병원장은 “외국인 유학생들의 건강 증진과 지역사회 적응 지원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적극 협력하겠다”고 밝혔으며, 이동현 원장도 “학생들이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는 의료지원 환경 조성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상지대는 지난달에도 (재)박기범재단과 ‘외국인 유학생 지원 위탁공모사업’ 협약식을 개최, 외국인 유학생들이 안정적인 환경에서 학업에 전념하고 학업 성취도를 높일 수 있도록 한 바 있다. -
“지역의료 해법은 증원 아닌 재배치”…‘K-PUD’ 기반 정책 설계 제시[한의신문] 지역의료 붕괴 해법은 단순 의사 수 확대가 아니라 의료인력 배치체계를 국가 차원에서 재설계하는 데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국회입법조사처(처장 이관후)는 △한국형 의사 편재 지수(K-PUD) 기반 지역별 의대·전공의 정원 배분 △수가·주거·교육 지원 연계 △지역의사 패키지 인센티브 △환자·의사 동시 배분체계 구축 등 구조개편 방향을 제시했다. 국회입법조사처 김은정 입법조사관(사회문화조사실 보건복지여성팀)은 최근 ‘지방에는 왜 의사가 없을까’를 주제로 한 현안분석 보고서를 통해 외국 의사인력 지역배치 정책을 분석하고 국내 적용 가능성을 제시했다. 김은정 조사관은 수도권·대형병원 중심으로 고착된 의료전달체계 속에서 지방 필수의료 공백이 심화되고 있다며 단순한 의대 정원 확대를 넘어 지역 배치와 전달체계, 공공의료를 함께 고려한 종합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공보의까지 급감…지역 필수의료 유지체계 붕괴 현재 우리나라 의료체계는 상급종합병원과 대형 수련병원이 수도권·광역시에 집중되면서 의사와 전공의 역시 특정 지역에 편중되는 구조를 보이는 반면 농어촌·중소도시는 분만·응급·소아진료 등 필수의료 유지에 필요한 최소 인력조차 확보하지 못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실제 우리나라 활동 의사 수는 인구 1000명당 2.6~2.7명 수준으로 OECD 평균(3.7~3.8명)보다 낮고, 서울은 인구 1000명당 의사 수가 4.67명에 달하는 반면 일부 비수도권 지역은 2.5명에도 미치지 못하는 등 지역 편차 역시 심각한 상황이다. 특히 지역 공공의료의 버팀목 역할을 해온 공중보건의사 제도 역시 한계에 직면했다. 2026년 신규 의과 공중보건의사 편입 인원은 98명으로 복무만료 예정자 450명의 22% 수준에 그쳐 지역 보건소·보건지소의 의료 공백 우려도 커지고 있다. ■ 대만 IDS 모델 주목…‘의사 배치’ 넘어 지역의료 생태계 구축 의료이원화 체계 국가인 대만의 경우 통합전달체계(Integrated Delivery System·IDS)를 통해 단순히 의사를 지방에 배치하는 방식이 아닌 지역 단위 통합 네트워크 중심으로 취약지 의료를 유지하고 있다. 대만은 단일 공보험 체계인 전민건강보험(NHI)을 기반으로 산간·도서지역 주민들에게 외래·입원·응급·이송·원격진료 서비스를 패키지 형태로 제공한다. IDS 참여 의료기관과 의료진에게는 운영비·사업비 보조와 보너스를 제공하고, 환자에게도 외래·재가진료 본인부담 경감 혜택을 부여한다. 동시에 원격진료·헬기이송·방문진료 비용까지 국가가 지원해 취약지 의료 제공의 지속 가능성을 유지하도록 설계했다. 또 특정 지역·전문과 의사 양성을 위해 장학금·등록금 지원과 장기 의무복무를 연계하고, 섬·오지 병원 운영비와 원격의료 인프라 투자까지 결합해 지역의료 생태계 자체를 유지하는 구조를 구축하고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 “의무복무만으론 한계…경력·수가 연계 없는 지역의사제” 우리나라 역시 최근 ‘지역의사의 양성법률’ 제정을 통해 지역의사제 도입에 나섰지만 현재 제도가 교육·의무복무·경력경로를 유기적으로 연결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행 제도는 비수도권 의대 정원의 일정 비율을 지역의사 전형으로 선발하고, 등록금·주거비 등을 지원하는 대신 졸업 후 10년간 지정 지역에서 복무하도록 설계돼 있다. 김 조사관은 “일본의 ‘지역쿼터제’와 유사한 방식이지만 일본처럼 지역별 의사 부족 정도를 계량화하는 체계적 지표나 전문의 자격과 연계된 강한 페널티 구조는 아직 미비하다”고 지적했다. 또 정부가 추진 중인 ‘계약형 지역필수의사제’ 역시 월 400만원 수준의 수당과 일부 정주지원에 의존하는 구조여서 장기적 경력 설계와의 연계성이 부족하다고 분석했다. 지역수가·공공정책수가 역시 개별 행위 가산 수준에 머물러 의사 개인이 지방 근무를 선택할 만큼의 구조적 유인으로 작동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 의대정원·수가·주거지원 연계…“‘지역의사 패키지’ 필요” 김 조사관은 “‘의사가 지방에 가지 않으려 한다’는 접근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지방 중소병원과 농어촌 의료기관은 당직·업무강도·의료사고 부담·낮은 수가·지원인력 부족·경력 단절 위험 등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어 지방 근무 자체가 경력 리스크로 인식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김 조사관은 △한국형 의사 편재 지수(K-PUD) 도입 △의료취약지 법정 지정 △전공의·의대 정원의 체계적 지역 배분 △지역의사 장기배치 트랙 구축 △환자·의사 동시 배분체계 구축 등을 정책 과제로 제시했다. 그는 “시·군·구 단위 K-PUD를 기반으로 의사 부족 정도를 데이터화하고 이를 토대로 의대·전공의 정원과 수가·주거·교육 지원을 연계 배분하는 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지역 필수·만성질환 진료 수행기관에는 ‘지역의사 패키지 인센티브(인건비·필수과 수가)’ △상급병원은 중증·고난도 진료 중심으로 기능을 재조정하는 ‘환자·의사 동시 배분 시스템’을 병행하는 방안도 제안한 데 이어 이를 ‘지역의사의 양성법’, ‘공공보건의료법’, ‘보건의료인력지원법’ 등 국가 보건의료인력 계획과 연계한 중장기 전략으로 제도화할 것을 강조했다. 한편 대한한의사협회도 의료취약지 문제의 핵심을 단순 인력 부족이 아닌 현장에서 즉시 진료 가능한 일차의료 인력의 부재에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의과 공보의 감소로 무의(無醫) 지역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지역주민 진료 경험과 공공보건 현장 이해도를 갖춘 공중보건한의사를 즉시 활용 가능한 의료자원으로 제시했다. 한의협은 “일정 교육과 제도 보완을 통해 한의과 공보의에게 일정 범위의 일차의료 역할을 부여해 별도의 대규모 추경 예산이나 신규 채용 없이도 의료취약지 공백을 빠르게 메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정부의 시니어의사 확대 등 단기 대책만으로는 한계가 분명한 만큼 현장에 이미 배치돼 있는 한의과 공보의를 적극 활용하는 방향으로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