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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랑구한의사회, 구립용마경로복지센터와 업무협약 체결중랑구한의사회(회장 오현승)가 지역사회 어르신 건강 증진을 위해 나선다. 지난 9일 중랑구한의사회는 구립용마경로복지센터(관장 김옥상)와 업무협약을 체결, 양 기관의 교류협력 활성화를 통해 지역사회 어르신의 건강한 노후를 위한 한의의료 서비스를 정기적으로 제공키로 했다. 이번 업무협약에 따라 앞으로 중랑구한의사회에서는 홀수달 셋째 주 수요일마다 용마경로복지센터를 방문해 센터를 이용하는 취약계층에게 한의진료와 더불어 건강정보 및 건강상담 서비스 등을 제공할 계획이며, 용마경로복지센터에서는 진료시 각종 시설과 인원, 진료에 필요한 물품 등을 지원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 오현승 회장은 “2년 넘게 지속되고 있는 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해 모든 국민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특히 면역력이 약한 어르신들의 경우에는 건강에 더욱 신경을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앞으로 중랑구한의사회 회원들의 재능기부를 통해 어르신들에게 양질의 한의의료서비스를 제공, 지속적으로 건강한 삶을 유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김옥상 관장은 “지역 어르신들의 건강한 노후생활을 위해 선뜻 재능기부를 해준 중랑구한의사회 회원 모두에게 감사드린다”며 “용마경로복지센터에서도 적극적인 지원을 통해 관련 사업들이 잘 진행될 수 있도록 돕겠다”고 전했다. -
보건소 코로나 대응 인력 73% “현 인력으로 장기화 대응 불가능”경기도내 보건소 코로나19 대응 인력 10명 중 7명은 현재 보건소 인력 규모로 국내 코로나19 장기화 대응은 어렵다고 인식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경기도와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유명순 교수 연구팀은 지난 1월18일부터 26일까지 도내 보건소 인력 51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경기도 코로나19 심리방역을 위한 인식조사’ 결과를 10일 공개했다. 해당 조사는 지난 2020년 5월, 2020년 8월에 이어 세 번째다. 우선 현재 보건소 인력 규모로 국내 코로나19 장기화 대응이 가능한지 묻는 말에 응답자 72.9%가 ‘어렵다’고 했다. ‘보통’은 18.2%, ‘가능하다’는 8.9%에 그쳤다. 업무 인식을 보면 △객관적인 업무량이 많다(86.8%) △시간 압박이 심하다(84.5%) △업무 내용의 잦은 변화로 불확실성이 크다(83.6%) △시간 외 요소로 인한 압박이 심하다(82.8%) 등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대응 인력의 ‘즉각 도움이 필요한 고도 스트레스 상태’는 전체의 약 49%로 절반에 가까웠으며 직종별로는 간호직이 58.7%, 경력별로는 1년 이상 3년 미만이 52.8%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또한 울분을 측정한 결과 즉각 도움이 필요한 ‘심각한 울분’ 상태는 37%로 조사됐는데, 유발 요인(개방형 질문)으로는 무리한 민원과 같은 ‘악성민원’의 키워드가 44%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러한 민원을 줄이기 위한 방안으로 ‘실무인력을 확대해야 한다’ 응답이 약 62%였다. 코로나19 대응 관련 안전과 건강관련 불충분한 요소를 조사한 결과 ‘스트레스에 대한 재난심리 대응·지지’가 불충분하다는 응답이 79.9%로 높게 나타났다. 이에 대한 개선 요구 사항을 업무·보상·기타 등 3개 부분으로 나눴을 때 △업무 분야는 순환근무 주기 등 체계 정립(28.4%), 신체․정신 건강 영향 대응안(24.6%) △보상 분야는 경제적 보상보다 적절한 휴식 시간 보장(34.4%), 추가근무에 대한 적정한 인센티브 체계 마련(32.1%) △기타 분야는 전담 인력 육성(40.2%), 법 개정으로 대응 인력 기준․보상 명시(29.4%) 등을 각각 꼽았다. 유명순 교수는 “이번 조사는 2020년도 조사의 연장선이란 점과 더불어 오미크론 변이 감염 확산이 본격화되는 시점에서 코로나19 대응 역할이 커진 보건소 인력을 중심으로 했다는 점이 새로운 의의”라고 말했다. 류영철 경기도 보건건강국장은 “이번 조사 결과로 보건소 코로나19 대응 요원이 장기간 격무에 시달리고 있으며, 정신건강상태가 상당히 나빠졌음을 확인했다”며 “최근 확진 환자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보건소 직원들의 격무가 더 심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전문가 자문과 관련 부서와 협의를 통해 가능한 해결 방법을 찾아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는 웹기반 설문으로 진행되었으며 신뢰수준은 95%, 표본오차는 ±4.3%p다. -
한의협-이재명 후보, ‘한의약 의료 접근성 제고’ 위해 정책협약대한한의사협회(회장 홍주의, 이하 한의협)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와 국민의 한의의료 접근성 제고를 위해 상호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한의협은 10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 4층 대회의실에서 대한민국 대전환 제20대 대통령선거 선거대책위원회와 정책협약을 체결했다. 이날 행사에는 이재명 대통령 후보를 비롯해 더불어민주당 윤후덕 선대위 정책본부장, 김병욱 직능본부장, 서영석 직능부본부장, 남인순 포용복지국가위원회 상임위원장 등이 참석했으며, 한의협에서는 홍주의 회장, 황병천 수석부회장, 황만기 부회장, 허영진 부회장, 김형석 부회장, 박성우 서울시한의사회장, 박태호 서울시한의사회 수석부회장 등을 비롯한 임직원 30여명이 참석했다. 이번 협약에 따라 한의협과 이재명 후보는 모든 국민이 수준 높은 의료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한의의료의 질적 향상을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또 국민의 한의의료 접근성 제고를 위한 한의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 상호 협력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한의사들이 현대적 진단과 치료를 위한 의료법 개정을 위해 상호 협력하는 방안을 찾아나가기로 했다. 이재명 후보는 인사말에서 “성남시장 재임 시절 성남시한의사회 회원 여러분들께 너무나 많은 도움을 받았던 기억이 있고, 한의에 대한 개인적인 선호도 있다”며 “그럼에도 우리 전통의학이 점점 사라지는 현실이 매우 안타깝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이 후보는 코로나19 감염관리에 있어 한의사들이 소외되고 있는 부분을 지적하며, 의료인으로서 코로나 대응에 한의사가 참여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경기도지사 시절 경기도한의사회장이 ‘한의사들은 왜 역학조사관 활동도 못하게 하냐’고 저한테 말씀한 부분이 있다. 제 생각엔 한의사도 의사인데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생각 한다”며 “그래서 제가 복지부한테 고집을 부리긴 했지만 경기도 차원에서 한의사들을 경기도 역학조사관과 생활치료센터 내 의료진으로 채용한 바 있다”고 말했다. 그런 만큼 이 후보는 직역 갈등보다 국민 이익을 우선시하고, 리더십을 가진 유능한 후보를 지지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 후보는 “우리 사회가 미래로 가야 하는 만큼, 국민들이 더 나은 세상을 꿈꿀 수 있도록 우리가 만들어가야 한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유능하고 실력 있고 역량 있는 리더십이 필요하다. 그런 측면에서 국민들이 합리적인 선택을 할 것이라 믿는다. 그 길에 한의협 여러분들이 함께해준다니 큰 힘이 된다. 여러분들과 함께 희망의 길을 만들어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홍주의 회장은 “한의사의 이익이 아닌 국민 건강 수호 차원에서 추후 정책에 반영해 주시길 간절히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
예비 한의사들이 갖는 가장 큰 고민은?대한한의사협회(회장 홍주의, 이하 한의협)가 10일 한의협 2층 소회의실에서 전국한의과대학 졸업준비위원회와 간담회를 개최, 협회 정책 추진 방향 및 한의학의 발전 방향을 공유하고, 예비 한의사들이 갖고 있는 고민을 청취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홍주의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이제는 곧 면허를 취득해 한의사로서 국민건강을 책임지는 위치에 편입돼 지금까지 배워왔던 인술을 발휘할 수 있는 자리까지 오게 됐다.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축하한다”며 “교육과정과는 달리 현장에는 여러분들이 인지하지 못하는 다양한 상황들과 마주하게 될 수 있기 때문에 도움을 주고자 이렇게 중앙회에서 자리를 마련한 것이다. 코로나19라는 특수한 상황으로 인해 이러한 만남이 쉽지 않기에 이번 기회에 해소하고픈 궁금증이 있으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해달라”고 당부했다. 또한 제44대 집행부는 소통하려는 의지가 가장 강한 집행부임을 밝힌 홍 회장은 △첩약건강보험 한의사 중심 재협상 △현대진단기기 사용권 확보 및 제도 개혁 △ICT, TENS, 약침 급여화 △의약분업(제제, 첩약) 저지 △한의계 폄훼 및 비방 척결을 위한 특별위원회 설치 △무면허 불법 의료업자 단속 전담부서 설치 등을 실현시키겠다고 말했다. 이어 한창연 보험이사가 한의협에서 추진하고 있는 한의약 발전 국민건강증진 정책들의 세부내용을 설명하는 한편 교육과정으로 느끼지 못하는 실제 보건의료 현장에서의 한계점이 무엇이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들을 소개했다. 이어진 질의응답 순서에서 졸업준비위원장들은 △제44대 집행부의 한의학 비전 △정보 접근의 한계로 인한 예비 한의사들의 불안 해소방법 △공공의료기관에서의 한의과 부재 해결방안 등에 대해 질문했다. 정보 접근의 한계와 관련해서 황건순 총무이사는 “중앙회에서 추진하고 있는 회무와 관련된 정보는 협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는 것이 가장 정확하기 때문에 면허가 발급되면 우선적으로 협회 회원으로 등록해 올바른 정보를 습득해야 한다”며 “특히 갓 졸업한 한의사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이 구직정보인데, 홈페이지에 구인·구직 게시판이 활성화 돼 있어 쉽게 정보를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공공의료기관에서의 한의과 부재 해결방안에 대해서 홍 회장은 “공공의료기관이 현재는 국가가 아닌 지자체에서 맡고 있는 경우가 점점 늘어나고 있는 실정을 반영해 각 시도지부와 중앙회가 협력해 지속적으로 표준 한의진료 모델, 한의의료 정책참고자료 등을 제시해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졸업준비위원회 권성준(대구한의대) 의장은 “졸업을 앞두고는 있지만 여전히 우리는 일반 학생의 입장이기에 현장에서는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고, 우리가 어떤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준비해야 하는지 많은 의문이 들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하지만 오늘 이 자리를 통해 협회의 정책방향, 그리고 직접 실무를 하고 계신 임원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해소되지 못했던 문제점들이 점점 이해가 되기 시작했다. 돌아가 동기들과 후배들에게 우리가 어떻게 준비하면 좋을지 모두 설명해주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는 홍주의 회장을 비롯해 황병천 수석부회장, 황만기 부회장, 김형석 부회장, 이승언 보험/국제이사, 한창연 보험이사, 주홍원 약무이사, 황건순 총무이사, 대구한의대 권성준·동신대 김성엽·부산대 장선경·우석대 석황우·원광대 박준용 졸업준비위원장이 참석했다. -
한의협, 이재명 후보와 정책협약식 개최 -
수족구병 (Hand, foot and mouth disease)[편집자 주] 본란에서는 한의정보협동조합의 제공으로 한의원의 다빈도 상병 질환의 정의와 원인, 증상, 진단, 예후, 한의치료방법, 생활관리 방법 등을 소개한다. ▶ 한의정보협동조합(www.komic.org)은 더 많은 한의사들의 참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관련 문의: ☎ 051-715-7322/ 010-7246-7321 -
두드러기 (Urticaria)[편집자 주] 본란에서는 한의정보협동조합의 제공으로 한의원의 다빈도 상병 질환의 정의와 원인, 증상, 진단, 예후, 한의치료방법, 생활관리 방법 등을 소개한다. ▶ 한의정보협동조합(www.komic.org)은 더 많은 한의사들의 참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관련 문의: ☎ 051-715-7322/ 010-7246-7321 -
論으로 풀어보는 한국 한의학 (221)김남일 교수 경희대 한의대 의사학교실 『이향견문록』은 조선후기 유재건(劉在建, 1793〜1880)이 인물들의 행적을 기록한 인명록이다. 저자 유재건은 가세가 몰락해 서리 계급으로 전락한 인물로서, 시문에 능하여 서리로 규장각에 봉직하면서 『열성어제』를 편찬했고, 개인적으로는 『법어』와 『풍요삼선』을 편술했다. 『이향견문록』의 구성을 보면 권1은 학행, 권2는 충효, 권3은 지모, 권4는 열녀, 권5·6·7은 문학, 권8은 서화, 권9는 잡예(의학·바둑·음악·주술), 권10은 승려·도류의 순으로 분류해 인물의 행적을 적고 있다. 이 내용 가운데 권9의 醫師를 담고 있는 부분에서 ‘同樞 李喜福’에 대한 기록이 나온다. 그 내용은 아래와 같다. “동추 이희복의 자는 자후이며, 유복자로 태어났다. 공은 어머니가 병이 많았기 때문에 『景岳全書』를 읽어 그 이치를 깊이 깨달아 큰 처방을 써서 효험을 보았고, 어머니는 장수를 누렸다. 내(저자 유재건)가 소시적에 의술에 뜻이 있어 때때로 공을 찾아가 의논하면, 공은 늘 이런 말을 하곤 하였다. ‘張景岳의 고견은 丹溪와 河間의 허물을 씻었으니, 명나라 제일의 良醫이다.’ 대개 공의 의술은 腎臟을 보호하는 것을 위주로 했는데, 인삼과 숙지황을 세상 잘 다스리는 어진 재상으로 大黃과 附子를 어지러운 세상에서의 유능한 장수로 여겼다. 공이 쓴 『傳忠錄』과 『求正錄』 등의 책은 모두 『素問』과 『靈樞』에 근본을 두었고, 동상에 관한 처방은 張仲景을 위주로 한 것이다. 근년에 장중경의 책을 사와 그 책의 처방을 쓰는 이들이 많은데 큰 효험이 있다고 한다.”(이상 번역문은 이상진 해역, 『이향견문록』하권, 자유문고, 1996을 전재함) 위의 글에서 우리는 『景岳全書』를 전문으로 연구해 환자를 진료한 조선후기의 의사인 이희복이란 인물을 만나게 된다. 이희복의 개인정보에 대한 기록이 전무하기에 더 이상의 내용을 알아내기에는 부족하지만 위의 내용만 가지고 볼 때 이희복은 『경악전서』를 바탕으로 의사를 한 인물로 파악해볼 수 있다. 특히 이 책의 저자 유재건은 장경악의 의술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서술하고 있다는 면에서 조선후기 장경악의 의술을 바탕으로 하는 의학이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잡은 것을 살펴볼 수 있다. 조선후기에 장경악의 학술적 영향은 이 시기 주도적 의서인 『제중신편』(1799년 어의 강명길 출판)과 『방약합편』(1885년 아들 황필수가 부친 황도연의 연구를 정리함) 등에 고르게 나타난다. 게다가 근현대 한의사인 洪鍾哲(1852〜1919)은 “『景岳全書』 연구를 통해 한의학의 현대화에 힘쓴 醫家”로 손꼽히고 있다. 장경악은 人蔘, 熟地黃, 附子, 大黃의 운용을 중시했다. 장경악은 “무릇 人蔘, 熟地黃, 附子, 大黃은 실로 약 중의 四維이니, 병이 위험한 형세에 이르러 庸醫가 능히 구할 만한 것이 아니라고 할 때 이 네 가지 약이 아니면 투여할 수 없는 것이다.”(『景岳全書.本草正』)라고 했다. 그는 人蔘, 熟地黃을 세상을 다스리는 훌륭한 재상에 비유했고, 附子, 大黃은 전란을 평정하는 훌륭한 장수에 비유했다. 일찍이 청강 김영훈 선생(1882〜1974)은 한국에서 『의학입문』, 『경악전서』, 『동의보감』의 세가지 서적을 모두 중요하게 다뤘는데, 이것은 『경악전서』를 한국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전통이 있었기 때문이다. -
인류세의 한의학 <5>김태우 교수 경희대 한의대 의사학교실 <한의원의 인류학 : 몸-마음-자연을 연결하는 사유와 치유> 저자 언어에는 생각의 방식이 녹아 있다. 단어 하나에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이 공명한다. 그러므로 우리가 어떤 언어를 사용하는가는 우리가 누구인지 말해준다. 언어적 인간이라는 말은, 단지 언어를 사용하는 동물이라는 의미를 넘어, 그 함의는 깊고, 넓다. 언어를 통해 지식과 기술을 전달하기도 하지만, 언어에 내재한 생각의 방식이 우리의 상상력과 행동을 제한하기도 한다. 어떤 생각의 방식이 규정되어 있는 언어를 사용하면서, 다른 방식으로 사고하는 것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가 언어를 굴려 문명을 발전시키기도 하지만, 우리가 언어에 굴림을 당하기도 한다.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가 우리를 말해주듯이, 어떤 시대에 주로 회자되는 말들은 그 시대가 어떤 시대인지 말해준다. 인류세가 하나의 시대라면 인류세에 주로 사용하는 말들은 그 시대에 대해 말해준다. 특히, 인간의 바깥을 지칭하는 말들과 그 말에 내재한 생각들을 돌아보는 것은 인류세에 대해 많은 것을 알려준다. ‘기후,’ ‘지구,’ ‘대기,’ ‘온실가스’ 등이 그러한 말들이다. ‘환경’도 그 중의 하나다. ‘환경’위기는 기후위기와 동의어로 사용되고 있다. 또한, 기후변화와 ‘환경’변화도 혼용되곤 한다. 말할 것도 없이 ‘환경’은 인류세의 키워드이다. 인류세의 문제를 지칭하기 위해 사용하는 ‘환경’에도 어떤 생각의 방식이 이미 규정되어 있다. 환경은, 글자 그대로 둘러싸여 있는[環] 지대[境]를 가리킨다. ‘국경’할 때 사용하는 경(境)자를 써서 그 지대가 나뉘어져 있다는 것을 표현한다. 그것에 의해 둘러싸여져 있는 것은, 물론 사람이다. ‘환경’에는 차별화되는 구역의 의미가 포함되어 있다. 여기에는 경계와 나눔이라는 생각의 방식이 내재해 있다. 환경이라는 말을 사용하며 우리는 이러한 생각의 방식을 따라하고, 반복한다. 환경(environment)은 번역어다. 19C 말 일본에서 번역되었다. 봉투(envelop)와 같이 내용물을 덮고 있거나, 싸고 있다는 의미를 통해, 안의 내용물과 주변을 나누어서 말하고 있다. “환경”이라고 말하며 우리는 우리 인간을 둘러싼 배경을 연상한다. 환경은 배경이고 인간은 주인공이다. 공부 환경, 사무 환경이 중요하지만, 공부 자체와 사무 자체를 위해 중요할 뿐이다. 환경은 조연이고, 무대의 중심에 있는 것은 따로 있다. “천인상응”이라는 말에는 다른 생각의 방식이 들어있다. 천은, 환경과 같이 인간의 바깥에 해당하는 말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천인상응에서 천은 인간과 떨어져 있지 않다. 상응으로 연결되어 있다. 여기서 응이라는 말이 중요하다. 응한다는 것은 응할 수 있는 조건이 이미 마련되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무 관계없는 것들이 “서로(相) 응할(應)” 수는 없다. 응한다는 것은 이미 연결되어 있는 관계를 의미한다. 천과 인이 관계 속에 이미 존재하고, 또한 그 관계가 어떤 힘들과 조건에 의해 다시 서로 응한다. 뜬금없이 “천인상응”을 끄집어내려고 하는 것은 아니다. “상응”과 같은 생각의 방식이 주목받고 있기 때문에 그 의미를 돌아보자는 것이다. 최근, 인간 대(對) 환경과 같은 경계가 있는 사유를 떠나기 위해 새로운 시선을 담지한 언어들이 제안되고 있다. 그중에 상응과 유사한 생각을 담고 있는 말이 인터라-액션(intra-action)이다. 이 용어는 미국 캘리포니아대(산타클루즈) 교수인 캐런 버라드(Karen Barad)가 제안한 말이다. 최근 가장 주목받는 학자의 한 사람인 버라드는, 양자역학을 연구한 물리학자이면서, 양자역학에 내재한 생각의 방식을 가져와 자연과학과 인문사회과학의 기저에 놓인 이슈들을 논한다. 그가 제안하는 인터라-액션(intra-action)에는, 상호작용으로 번역되는 인터액션(interaction)에 내재한 생각의 방식을 극복하려는 의지가 담겨 있다. 인터액션은 개별적으로 떨어져 있는 항들을 전제하는 말이다. 하지만 양자역학이 증명하는 세계의 현상은 결코 떨어져 있는 항들의 문제가 아니다. 지속적으로 서로 영향을 주고받고, 회절하는 관계 속에서 물(物)들은 존재한다. 인터라-액션은 단지 인터렉션이라는 단어 하나에 국한된 문제를 지적하기 위한 것은 아니며, 우리 시대 생각의 전제를 극복하기 위한 제안이다. 거리를 두고 나뉘어져 있는, 각각의 개별 물체를 상정하는 사고의 습관을 떠나고자 하는 노력이다. 익숙한 사고의 습관 속에서 그동안 우리는 인간과 자연, 인간과 환경을 분리해서 바라보았다. 인터라-액션은 그와 같은 사고 습관을 넘어서기 위한 제안이다. 또한, 기존의 생각을 넘어설 때 열리는 물들에(인간을 포함하여) 관한 새로운 논의 가능성을 위한 제안이다. 인터라-액션과 같이, 천인상응에는 인류세의 주된 언어들의 방식과는 다른 생각이 들어있다. 천인상응은 인류세의 실상을 직시하는데 도움이 된다. 천인상응은, 만물이 이미 관계되어 있고, 또한 세계의 현상이 응함의 문제라는 것을 말한다. 인류세의 문제도 응함으로 바라볼 수 있다. 화석연료 태우기 같은, 인간의 활동이 하늘에 응하는 것이 인류세다. 그 하늘이 다시 인간에 응하며 우리는 위기를 맡고 있다. 이미 연결되어 있는 “서로 응함”의 관계이므로, 인간의 태우기는 하늘뿐만 아니라, 인간 자신에도 바로 응한다. 이것이 기후위기의 정황이다. “환경”이라는 말을 사용하며 환경에 내재한 경계와, 나눔의 생각의 방식을 기각하기는 어려운 일이다. 환경과 인간 사이 떨어진 거리를 상정하지 않고 우리와 환경의 관계를 생각하는 것은 쉽지 않다. “환경”이라고 말할 때 이미 환경은 멀어진다. 그리고 이것은 단지 언어만의 문제가 아니고, 그 언어가 사용되는 시대의(인류세와 같은) 시선에 관한 문제다. 환경과는 달리 천인상응에는 주인공과 배경이 따로 없다. 서로 응하는 존재들로 가득 차 있는 것이 세계다. 천인상응에서, 천인보다는 상응에 방점이 있다. 천인은 하나의 예시이고, 그 자리에 다양한 만물이 들어갈 수 있다. 천인이 거창한 것도 아니다. 천과 인 사이 거리가 먼 것도 아니다. 기후변화가 일어나는 하늘, 즉 육기(六氣)가 흐르는 하늘은 지표로부터 20km 이내다. 지구반지름이 6400km라는 것을 고려할 때, 하늘과 사람은 접해있는 형국이다. “서로 응하는” 관계에 있다(이에 관해서는 “크리티컬 존과 천인상응”이라는 주제로 다음 연재글에서 본격적으로 다룰 것이다). 동아시아의 몸과 자연에 대한 이해에서, 하늘과 인간은 분리되기 힘들다. 생명의 하늘과 생명의 몸이 서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하늘에도 사시가 있고 몸 안에도 사시가 있다. 몸 밖에도 육기가 있고 몸 안에도 육기가 있다. 동아시아에서 천(天)은 단지 대기가 아니다. 생명이 가득 차 있는 장소다. 인간과 같은 생명들은 이 생명의 꽃밭을 떠날 수 없고, 그러한 분리된, 개별적 존재를 상상할 수 없다. “환경위기”는 인간이라는 개별자에 너무 강한 방점이 찍힌 인류세의 증상이다. 이 환경과 떨어진 개별자는 뿌리 없는 존재처럼 탄소 태우기를 해왔다. 얼음이 녹고, 해수면이 상승하고, 기온이 올라가는 그 장소가, 내가 뿌리 박고 있는 바로 그 땅임을 새삼 상기하는 시대가 인류세이다. 천인상응을 말하는 것은 철지난 유행어를 꺼집어 내는 것이 아니다. 인류세라는 문명사적 전환의 시기는, 그동안 인류의 지혜를 모아야 하는 시대이다. “상응”의 관점이 어느 때보다도 요구되는 시대가 인류세이다. 부름을 받는 말이다. 르네상스도 과거의 지혜를 다시 소환하여, 당시 인류가 봉착한 문제를 풀어보려는 노력이었다(르네상스는 문예부흥으로 번역되지만, 실제 의미는 다시 태어난다는 의미를 가진다). 르네상스가 다시 불러낸 것은, 신에 의해 인간들의 존재가 규정받고 있는 시대를 넘어서기 위한, 그리스·로마의 인본주의였다. 신들이 중심에 있는 중세의 언어로 그 시대를 극복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다른 언어가 필요했기에 중세 이전 시대의 말들과 생각을 가져왔다. 하지만 지금은 인본주의 시대의 끝에 봉착해 있고, 그 증상이 인류세의 문제로 드러나고 있다. 포스터휴먼 시대에 (버라드는 포스터휴머니즘의 대표적 논자 중 한 명이다) 우리는 동아시아의 생각의 방식을 소환할 수 있다. 인터라-액션과 일맥상통하는, 천인상응은 지금의 인류세에 부름을 받는 말이다. 그 말 속의 생각이 인류세에 필요하다. -
한의협, 전국한의과대학 졸업준비위원회 대상 간담회 개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