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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약재 시장현황과 한의사 진로설계 위한 실무 역량 강화”[한의신문] 세명대학교 RISE사업단은 2일 한의학관 105호에서 ‘2025 명사초청특강: 천연물 기원 한약재의 시장 현황과 향후 활용 방향’을 개최했다. 이번 특강은 빠르게 성장하는 글로벌 천연물·한약재 시장의 구조를 이해하고, 이를 기반으로 한 실질적 산업 전략과 한의사의 진로 설계를 함께 다루기 위해 마련됐다. 이번 강연에는 큰나무한의원 최윤용 대표원장이 연자로 나서 진행했다. 개원 31년차의 임상의인 최 원장은 원외탕전실 운영과 GMP 제약회사 경영 경험을 바탕으로 천연물 산업과 한약재 정책, 임상 경영을 폭넓게 연결하는 관점을 제시했다. 최 원장은 농림축산식품부, 농촌진흥청, 식품의약품안전처, 보건복지부 등 여러 부처가 각기 다른 역할을 수행하는 정책 구조를 설명하며 한약재 규제 및 품질관리 체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최 원장은 국내 한약재 수입국 및 품목 변화, 한약재·한약제제 생산 규모의 지속적 증가 추세 등 시장 동향을 제시하며 천연물 산업의 성장 가능성을 설명했다. 또 한약재 H-GMP 제도의 도입과 운영 방식, 품질관리 기준, 제도 시행 이후의 산업 환경 변화를 소개하며 정책의 전반을 상세히 소개했다. 강연 후반부에서는 임상 현장에서 쌓아 온 경험을 기반으로 한의사의 진로 설계, 병원 경영 시스템, 환자 소통 방식 등을 구체적으로 다뤘다. 특히 환자 유형별 대응, 진료 매뉴얼 구축, 직원 관리, 병원 운영의 기준 설정 등 실무 중심의 내용은 학생들에게 특히 높은 관심을 받았다. 최 원장은 “한약재·한약제제뿐만 아니라 화장품, 기능성식품, 건강기능식품 등 다양한 분야에서 천연물 활용이 확대되고 있다”며 “미래의 한의사는 한약 전문가를 넘어 천연물 전반을 이해하는 인재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충북 RISE 사업은 지역자원 기반 인재양성을 목표로 지산학연 협력 생태계 구축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번 특강은 그중 지역정주형 인재양성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프로그램을 총괄한 세명대학교 한의과대학 최수지 교수는 “정책, 산업, 임상 현장이 어떻게 연결되는지 폭넓게 이해할 수 있는 강연이었다”며 “학생들이 미래 산업에서 요구되는 실무 역량을 갖춘 현장형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명사초청특강을 지속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
대한형상의학회에서 전하는 임상치험례 <46>전창훈 본디올혜화당한의원장 여자 61세. 2025년 9월25일 재진 시. 【形】 체격대. 비인. 관골, 부정교합, 눈 발달. 【色】 면백, 관골홍조. 【腹診】 전중 희안. 중완 압통. 【生活歷】 간호사. 강한 아버지 밑에서 성장. 남편 심장마비 死. 출산 2회. 【症】 ① 주소) 명치가 걸린 느낌이 들고 안 좋다. ② 어지러움이 약간 있다. ③ 기운이 없고 입이 쓰고 마른다. ④ 땀이 많이 난다. ⑤ 손떨림이 있다. 모친이 파킨슨 환자인데 본인도 파킨슨이 될까 두렵다. ⑥ 기침할 때 소변이 샐 때가 있다. ⑦ 변이 무르고 안 좋다. ⑧ 우측 어깨의 통증으로 양약 진통제를 반복적으로 복용한다. 【治療 및 經過】 ① 2021년 9월13일. (주소) 열이 오르고 식은땀이 나면서 뱃속, 몸속에서 떨리는 느낌이 든다. 눕고 싶고, 눈이 침침하다. 기운이 없고 어지러움이 있다. 신경 쓰면 갑자기 중완 부위의 배가 아프다. 가스가 차고 소화가 안 된다. 편안해지면 소화도 잘 되는 것 같다. 입맛이 없고, 입이 마르고, 시원한 것만 당긴다. 소변이 시원하지 않다. 대변은 무른데 시원하지 않고 매일 못 본다. 음부가 후끈하면서 열감이 있다. 밑이 가려운 것은 아닌데, 소복 음부가 속에서 후끈거리는 느낌이다. 머리에서 물이 떨어지는 것처럼 땀이 난다. 갑자기 추워진다. 치질이 있어 항문에 피가 비치고 가려움도 가끔 느낀다. ⇒ 가미소요산(부인문) 1제. ② 2021년 10월5일, 11월19일, 12월28일, 2022년 2월3일 ⇒ 가미소요산(부인문) 4회. 조열 한출과 음부(소복)의 불인 호전. ③ 2023년 8월25일. (63/59) 어지럼증이 있다. 주초 에어컨 바람에 이마가 차가워지면서 식은땀이 나고 멀미처럼 어지러웠다. 양약을 먹고 있으나, 두통과 식은땀이 개선되지 않는다. 소화가 안 되어 가스가 차고 배가 빵빵해진다. 음식을 먹으면 위완에서 걸리는 느낌이다. 감기 증상인지 상열감이 있다. 밑이 가려운 증상이 있다. 먹는 양이 적어서 인지 변비 기운이 있다. 변은 무른데 시원하지 않다 ⇒ 인삼양위탕 가 시호 2전 황금 1전 / 우) 해계 양곡 + 함곡 족임읍 + / 좌) 중충 대돈 + 곡택 음곡 + ④ 2023년 10월5일. (66/58) ∼25년 4월30일(67/66) 가미소요산 2제. 인삼양위탕 10제. ⑤ 2025년 9월25일. 상기문진 ⇒ 인삼양위탕 가 시호 1전 황금 5분. 우) 해계 양곡 + 함곡 족임읍 + / 좌) 중충 대돈 + 곡택 음곡 + ⑥2 025년 11월25일 ⇒ 약 복용 후 컨디션이 회복되어 잘 생활한다. 【考察】 ① 상기 환자는 形色으로 볼 때, 長·大·肥·白의 形色을 다 갖추고 있어 虛·寒·泄한 膀胱體로 볼 수 있다. 입은 津液을 담는 곳인데, 부정교합이 있으면 진액이 새는 것이다. 즉, 부정교합이 있으면 虛할 가능성이 큰 사람으로 볼 수 있다. ② 2021년 초진 시, 갱년기 증상이 주가 되어 婦人虛勞로 진단하였다. 이에 形色脈症을 합일하여 加味逍遙散(東醫寶鑑·婦人門)을 처방하여 유효한 효과를 보았다. 形象醫學에서 加味逍遙散은 顴骨 부위가 붉거나 기미가 있는 경우, 陰部搔痒症, 女性 癎疾, 血虛로 인한 皮膚搔痒症의 형증이나 얼굴에 틀이 있고, 뼈대가 발달하고 顴骨이 발달한 사람이나 頭小身大의 형상에 활용한다. 芝山 先生은 加味逍遙散을 머리[陽頭]와 아랫배[陰頭]의 관계에 기인한 병증에도 활용하셨다. 즉, 加味逍遙散은 生化之原인 胞에 血虛로 인한 寒熱이 조성되어 十二經脈의 운행이 조화롭지 못할 때 활용하는 것이다. 아래로는 陰部瘙痒부터 위로는 신경증[癲癎]에도 쓰며, 十二經脈에 의해 길러지는 皮肉筋骨의 이상, 즉 피부소양, 탈모, 근골통증 등의 병증에도 활용할 수 있는 처방이다. ③ 2023년 재진 시, 8월 말의 시기에 어지럼증으로 내원하였다. 증상은 暑病의 病症이었으나, 얼굴에 때가 없고 身痛이 있어 배제하고, 기간의 치료 병력을 고려하여 瘧疾로 진단하였다. 이에 形色脈症을 합일하여 人蔘養胃湯을 처방하여 유효한 효과를 보았다. 상기 환자는 여름이 지나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수년째 瘧疾의 증상이 재발되고 있었다. 2025년 9월25일 내원[上記문진]에 人蔘養胃湯 가 시호1전 황금 5분을 가미하여 처방하였다. ④ 人蔘養胃湯은 형상의학에서는 ‘濕體, 精科, 內傷과 外感이 겹친 경우’의 形證에 활용한다. 형상적으로는 얼굴이 좌우기혈로 넓적한 둥근 형, 濕體로 입과 눈이 발달한 사람, 몸통이 발달하고 뱃구레가 큰 형 또는 河圖에 해당하여 둥글고 얼굴이 누렇고 푸석푸석한 형상에 활용한다. 人蔘養胃湯 가 시호·황금은 人蔘養胃湯과 小柴胡湯을 합한 처방으로 諸瘧에 쓰는 加減淸脾飮의 구성이다. 人蔘養胃湯 가 시호·황금은 人蔘養胃湯 形과 小柴胡湯 形 모두에게 內傷과 外感을 동반한 食瘧이나 寒瘧이 있을 때 활용할 수 있는 처방이다. 또한 瘧疾은 雜病으므로 形에 무관하게 症狀과 脈만으로도 활용할 수 있는 처방이다. 【參考文獻】 ①『東醫寶鑑』「身形臟腑圖」 “사람의 形은 긴 것이 짧은 것만 못하고, 큰 것이 작은 것만 못하며, 살찐 것이 마른 것만 못하다. 사람의 色은 흰 것이 검은 것만 못하고...” ②『東醫寶鑑』「口舌門·口曰玉池」 “玉池의 淸水가 靈根을 적신다. 玉池는 입이다. 淸水는 津液이다.” ③『東醫寶鑑』「神門·癲癎」「胞門·崩漏治法」「前陰門·陰腫陰痒陰瘡陰冷交接出血」「婦人門·婦人雜病」 加味逍遙散. 治血虛, 煩熱, 潮熱, 盜汗, 痰嗽, 似勞, 白芍藥 白朮各一錢二分 知母 地骨皮 當歸各一錢 白茯苓 麥門冬 生地黃各八分 梔子 黃柏各五分 桔梗 甘草各三分 ④『東醫寶鑑』「辨證門·四時生病」 “여름에 暑邪에 상하면 가을에 瘧疾이 있다.” ⑤『東醫寶鑑』「瘧疾門·瘧疾之源」 “대체로 風이나 暑에 상하면 땀을 내야 한다. 여름철에 바람 불고 시원한 곳에서 쉬었기 때문에 마침내 땀이 막혀 나가지 못하여 瘧疾이 생긴다.” ⑥『東醫寶鑑』「寒門·傷寒陰證」 人蔘養胃湯. 治傷寒陰證, 及外傷風寒, 內傷生冷, 憎寒壯熱, 頭痛身疼, 蒼朮一錢半 陳皮 厚朴 半夏製各一錢二分半 茯苓 藿香各一錢 人蔘 草果 甘草灸各五分 右剉作一貼 入薑三片 棗二枚 烏梅一箇 -
의료계 리베이트에 관한 수사 내지 조사 동향박진호 변호사 -한의사 -법무법인 율촌, 조세그룹 경찰청은 새 정부 출범으로부터 채 한 달도 되지 않은 지난 2025. 7. 1, “사회적 신뢰 회복 및 국민 통합을 위한 부패비리 특별단속 추진”이라는 보도자료를 내고, 공직 비리, 불공정 비리 및 안전 비리를 3대 근절과제로 제시하면서 적극인 단속과 수사에 나섰다. 위 ‘불공정 비리’ 항목 중 하나로 포함된 것이 계약, 거래유지, 납품 등 대가로 부당한 경제적 이익을 제공하거나 받는 행위, 즉 ‘리베이트’이다. 경찰청이 리베이트 근절을 위한 집중적인 수사와 단속을 하겠다는 이는 국세청이 2024년 9월 “부당이득을 누려온 리베이트 탈세자, 끝까지 추적하여 불공정의 고리를 끊겠습니다!”라는 보도자료를 낸 이래 세정당국 차원에서도 의욕적으로 조사 및 과세를 한 것과 맥락을 같이 한다. 아울러, 경찰청은 의료·의약 분야에서 리베이트 수사를 함에 있어서 관계기관의 협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고 했고, 보건복지부는 ‘요청에 따라 공개 가능한 범위에서 지출보고서를 제공하거나 유기적으로 수사에 협조하겠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리베이트는 조성·지급 과정에서 다수 법률 위반을 수반하므로, 여러 국가기관이 들여다 볼 수밖에 없어 위에서 보듯, 최근 리베이트에 대한 조사는 국세청 세무조사 또는 수사기관의 단속· 수사로부터 시작되고, 보건복지부 등 관계기관이 적극 협조하는 양상을 보인다. 국세청이 조사 도중 범죄 혐의를 발견하여 수사기관에 관련 사실을 통보하거나, 역으로 수사기관이 단속을 통해 얻은 정보를 국세청 측에 통보하여 과세에 활용하도록 하는 경우도 있다. 내부 제보로부터 출발하는 경우에는 제보를 받은 기관이 먼저 조사에 나서고, 그 다음 관련 사실관계를 통보받은 기관이 움직이게 되기도 한다. 예컨대, 법인이 누군가에게 리베이트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법인 회계장부에 드러나지 않는 자금, 즉 현금이나 상품권 등을 마련하곤 한다. 즉, 리베이트 자금 조성 과정이 존재한다. 이 과정에서 현금매출을 숨기거나, 매입을 부풀리거나, 가공 경비처리를 함으로써 장부 외 자금, 즉 부외자금을 만든다. 이처럼 부외자금을 만들기 위해 법인의 자금을 빼내는 것 자체가 일단 횡령 등 형사범죄를 구성하게 될 가능성이 높고, 그 과정에서 주고받은 세금계산서가 조세법에 반하는 ‘사실과 다른 세금계산서’가 되어 부가가치세법상 매입세액 불공제, 가산세 부과와 같은 제재를 당하게 된다. 만약 사실과 다른 세금계산서 발급·수수 합계액이 일정 금액 이상이 되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에 따라 무겁게 처벌되는 형사범죄가 되기도 한다. 이와 같은 방법으로 형성된 자금으로 리베이트로 지급하는 단계를 다시 살펴보자. 리베이트 지급 및 수령은 그 자체로 약사법 위반(의료기기 회사라면 의료기기법 위반)이 된다. 리베이트를 주거나 받는 행위를 시장의 공정경쟁을 훼손하는 ‘불공정거래행위’의 일환으로 보아,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대상이 되기도 한다. 세무상으로는 어떨까? 회사가 종국적으로 리베이트로 지출하는 돈은, 그 돈 자체든 그 돈을 형성하기 위한 과정이든 회사 입장에서 경제적으로 보면 매출을 일으키기 위한 비용이다. 이는 세무상 ‘순소득’을 감소시키는 경비가 된다(조세법에서는 이를 ‘손금’이라 표현한다). 그런데 과세관청은 리베이트나 리베이트를 위한 지출 자체를 ‘사회질서에 반하는 지출’로 보아 손금성을 부인한다. 결국 그와 같이 부인된 경비만큼 법인의 순소득이 증가하게 되고, 그 증가분에 해당하는 법인세와 그에 관한 가산세를 추가로 납부하라는 취지의 과세처분이 이뤄지게 된다. 리베이트를 지급받은 자는 소득금액변동통지에 따라 추가로 세금을 납부하게 되는 불이익을 받아 여기서 끝이 아니다. 세무서는 리베이트 등을 통해 ‘사외로 유출된 돈’이 어디로 갔는지를 쫓는다. 그 돈이 임직원에게 귀속되면 상여로 보고, 주주에게 귀속되면 배당으로 보며, 그 외의 자에게 귀속되면 기타 사외유출로 본다. 돈을 받는 자 기준으로는 각각 근로소득, 배당소득, 기타소득이 되어, 돈을 받은 자에게 추가로 과세가 이뤄진다는 뜻이다. 의료인이 리베이트를 받으면 통상 기타소득이 되므로, 이에 따른 세금을 추가 납부하라는 내용의 통지가 이뤄진다. 만약 돈이 어디로 귀속되었는지를 끝내 밝혀내지 못하면 어떻게 될까? 이 경우에는 회사의 대표자에게 해당 유출금액이 귀속된 것으로 간주하여 대표자에게 상여처분을 한다. 이를 인정상여 처분이라 한다. 회사의 대표자라면 유출된 금원의 향방을 알고 있을 것이므로, 이를 아는 대로 밝히지 못하면 대표자에게 무거운 세금을 매길 테니, 대표자가 그와 같은 세금을 피하고 싶다면 자발적으로 돈의 향방을 밝히라는 취지이다. 종전에는 리베이트를 받은 이들을 일일이 밝혀내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기 때문에, 대표자에게 일단 밝히라고 한 다음 이를 명확히 밝히지 못하면 대표자에게 인정상여 처분을 하고 조사를 종결하는 경우가 많았다. 리베이트를 준 쪽에서도, 고객을 보호하기 위해 함구하는 경우가 많았다는 뜻도 된다. 그러나 2024년 하반기 부터는 사정이 달라졌다. 국세청이 ‘리베이트 탈세자 끝까지 추적하여 불공정의 고리를 끊겠습니다’란 보도자료를 낼 정도로, 리베이트를 수수한 이를 끝까지 찾는 쪽으로 조사 방침을 정했기 때문이다. 리베이트 쌍벌제를 도입한 것과 마찬가지로, 돈을 받는 사람들까지 제재하지 않으면 리베이트 관행이 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고, 번거롭더라도 끝까지 조사하여 과세 등 처분을 관철하겠다는 취지이다. 제약회사 등은 의료인에게 경제적 이익을 제공할 때 ‘지출보고서’ 등 근거를 남겨 그렇다면 세무조사를 담당하는 조사공무원을 포함하여, 각종 제재를 염두에 두고 의료·제약업계를 조사하는 공무원은 무엇을 단서로 리베이트를 포착할까?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탈세제보이다. 아울러, 우리 사회는 의약품·의료기기 거래의 투명성을 높이고자 2018년 경 ‘지출보고서’ 제도를 도입하였다. 이 지출보고서 제도는 ‘의약품공급자, 의료기기 제조·수입·판매·임대업자 및 그 판촉영업자’로 하여금, 의료인·약사에게 제공하는 ‘법령이 허용하는 범위 내의 경제적 이익’을 기록하도록 강제한다. 보건복지부는 제약회사 등이 작성하여 보관 중인 지출보고서를 ‘실태조사’ 등을 이유로 정기적으로 제출받는다. 이와 같이 보건복지부는 ‘의료인에 대하여 법령이 허용하는 범위 내의 이익제공으로써, 제약회사 등이 안심하고 자발적으로 기록하고 제출한 자료’를 확보하게 된 것이다. 수사기관 혹은 세무공무원은 이것만 보더라도 해당 제약회사 등이 누구를 상대로 영업을 하는지, 그 영업에 법령이 허용하는 한도 내의 지출은 얼마나 했는지를 손쉽게 파악할 수 있다. 게다가, 소위 ‘배달사고’를 막기 위한 목적으로, 법인이 리베이트 지급이 제대로 이뤄졌는지를 검증하기 위한 단서를 남겨놓는 경우가 있기도 하므로, 이를 포착하게 되면 위법한 리베이트 지급의 전말이 밝혀지게 되는 것이다. 의약품 리베이트 수수는 언젠가는 발각된다는 경각심 가져야 이처럼 여러 행정기관들은 의약품 리베이트에 관하여 의욕적이고 체계적으로 조사를 진행한다. 리베이트 조성 및 수수를 입체적으로 조사·처분 경향은 대법원이 2015년 의약품 리베이트에 관하여 세무상 손금 처리를 할 수 없다고 판결한 이래, 기관 간 공조체제가 강화되면서 점점 강화되고 있다. 세무관서는 점점 많은 데이터를 확보하고, 이를 AI의 도움까지 받아가며 체계적으로 분석하게 되었다. 게다가, 세무조사관이 의료·제약업종 사업장에 대하여 세무조사를 하였는데, 리베이트 의심경비에 대한 확인 내지 과세검토가 없다면, 그 조사는 성공한 조사가 아니라고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결국 종전에는 미처 다 파악하기 어려웠던 우리 사회 속 경제활동의 단면을, 국가기관이 체계적으로 포착해 낼 수 있는 인적·물적 역량을 차츰 갖춰가고 있는 셈이다. 그러니 어제까지는 괜찮았던 행동이, 오늘부터는 아닐 수 있다. -
"낮아지는 문턱, 이어지는 마음"김진경 단원(서울대 중어중문학과 대학원) [한의신문] 한의약에 대한 관심을 계기로 지난해 6월부터 ㈔약침학회 굿닥터스나눔단 활동에 참여하게 됐다. 처음 봉사를 신청했을 때만 해도 ‘내가 과연 도움이 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있었지만 접수실에서 지역주민을 가장 먼저 맞이하는 일은 단순한 안내를 넘어서는 의미가 있었다. 이름을 호명하고 눈을 맞추는 짧은 순간, 긴장했던 표정이 한순간 미소로 바뀌는 어르신들의 모습에서 그 의미를 실감할 수 있었다. 굿닥터스나눔단에서 접수와 약제실 보조를 맡으며 “목소리가 또렷해 좋다”, “덕분에 마음 편히 치료받고 간다”는 말을 자주 들었다. 이 과정에서 접수라는 업무가 행정적인 절차가 아니라, 환자와 의료진 사이의 ‘마음의 문턱’을 낮추는 첫 관문임을 자연스럽게 깨달았다. 굿닥터스나눔단은 의료취약지역을 직접 찾아가 약침을 중심으로 한의 의료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환자의 건강 상태에 맞춘 한방 과립제를 현장에서 처방해 전달하고, 생활습관 관리 지도와 건강 상담까지 이어가는 활동도 꾸준히 진행 중이다. 정서적 안정을 돕는 프로그램도 함께 운영하며, 단순한 ‘진료 제공’을 넘어 몸과 마음의 건강을 함께 살피는 통합적 돌봄을 실천하고 있다. 특히 지자체, 지역 한의원, 자원봉사센터가 협력해 지속 가능한 구조를 만들어가며, 한의 의료의 접근성을 넓히는 지역사회 중심의 나눔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 그간의 활동 중에서도 특히 기억에 남는 모자가 있다. 지체 장애를 가진 아들과 함께 방문한 어머니는 자신의 건강보다 “아들이 아프게 태어난 것이 다 내 탓 같다”며 오랜 죄책감에 시달리고 계셨다. 그 모습을 지켜본 한의사 선생님은 어머니의 손을 조용히 잡고 “어머님, 아드님의 장애는 어머님의 잘못이 아니에요. 그 누구의 탓도 아닙니다”라고 따뜻히 말하며 마음을 어루만졌다. 이후 조금은 가벼워진 표정으로 아들의 손을 꼭 잡고 돌아가는 어머니의 뒷모습에서, 진심 어린 경청과 위로가 때로는 약보다 깊은 치유가 될 수 있음을 다시금 느꼈다. 봉사 현장에서 가장 큰 배움을 준 이들도 바로 한의사 선생님들이었다. 약제실 보조를 하던 어느 날, 한 선생님이 내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봉사는 베푼다는 마음을 내려놓아야 해요. 환자를 동등한 관계에서 봐야 합니다. 우리도 이 안에서 함께 배우고 얻어가는 존재니까요.” 이 말은 그동안 ‘베푸는 사람’이라는 마음 한구석의 오만을 돌아보게 했다. 그 순간부터 나는 봉사를 ‘누군가를 도와주는 일’이 아닌, ‘함께 배우는 일’로 받아들이게 됐다. 이 겸손한 태도야말로 굿닥터스나눔단을 지탱하는 가장 큰 철학이라 생각한다. 굿닥터스나눔단은 의료진뿐 아니라 모든 봉사자가 각자의 역할을 성실히 수행하며 상호 협력하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역할은 다르지만 한 방향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 속에서, 한의약이 추구해온 유기적 치료 철학과 돌봄의 가치를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었다. 봉사를 마치고 돌아올 때마다 마음이 맑아지는 듯한 기분을 느꼈고, '오늘도 나눔의 현장에서 누군가 나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는 책임감은 언제나 나를 다시 현장으로 이끌었다. 굿닥터스나눔단은 나에게 한의약의 따뜻한 얼굴을 보여준 소중한 배움의 공간이었다. 이 모든 경험이 가능했던 것은 함께해주신 한의사 선생님들, 봉사자분들, 그리고 믿고 찾아와주신 지역 주민분들 덕분이다. 매 순간 따뜻한 마음을 나눠주신 나눔단 선생님들께 깊이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누군가의 삶에서 작은 문턱을 낮추는 사람이 되고 싶다. -
어? 이건 뭐지?- 사진으로 보는 이비인후 질환 <51>정현아 교수 대전대 한의과대학 한방안이비인후피부과 11월17일 후각이 저하되고 이로 인해 미각도 평소보다 풍미가 적어진 39세 여자환자가 내원했다. 9월 말 코로나19에 감염된 이후 귤이나 레몬 같은 아주 신 냄새는 맡을 수 있지만, 그 외 음식을 먹거나 화장실에서 또는 메이크업을 하면서 느껴지던 기존 생활의 냄새가 거의 맡을 수 없는 상태라고 했다. 감염 초기부터 증상이 있는 것을 알았지만 코로나로 인한 후각장애는 2∼3주 정도면 자연히 좋아질 것이라는 주위의 말을 듣고 기다리다 호전이 없어 11월 초 로컬 이비인후과에 갔고, 당시 스테로이드 성분의 복용약과 스프레이 제품을 처방받아 약 2주간 사용했지만 전혀 효과가 없는 상태라고 했다. 냄새를 맡지 못하니 단 맛, 신 맛, 짠 맛 등 맛은 알겠지만 풍미는 떨어져 식욕이 저하되고 무엇보다 치료가 되지 않을까 걱정이 가장 크다고 했다. 후각장애는 부비동염이나 비용으로 냄새가 들어가는 통로가 막혀서 발생하는 ‘전도성 후각장애’, 상기도 감염처럼 바이러스 등에 의해 후각상피 세포의 직접적인 손상이나 후각 신경로의 변성에 의한 ‘감각신경성 후각장애’ 그리고 만성 비부비동염처럼 비강 흐름의 차단과 후각 신경 점막 염증이 장기화 되는 ‘복합적 원인에 의한 후각장애’가 있을 수 있다. 코로나19에 의한 경우에는 후각신경 상피 중 지지세포에만 손상을 일으켜 발병 초기부터 후각장애가 나타나지만, 대체적으로 2주 후에 회복이 되어 예후가 좋은 편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재생을 주도하는 기저세포의 기능이 원활해야 하고 후각세포의 점막에 충분한 점액이 공급돼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있을 수 있다. 여기에 더해 코로나19로 인한 후각장애에서 약 5%는 장기적 후각장애가 지속된다는 보고가 있어, 이 환자의 경우 발생 50일 차로 빠른 치료가 필요한 것으로 생각됐다. 진찰을 통해 비강 내에 여전한 염증뿐 아니라 코로나19 발생 이후 회사일로 피곤한 상태가 지속되었고, 식사도 점심 외에는 잘 챙겨먹지 않아 진액이 부족해지는 상태를 보완하고 후각세포의 재생을 도와주는 치료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한약으로는 생진양혈탕을 처방하고 침 치료, 비강 내 약침 점적, 한약재 증기 치료, 전기 뜸을 치료실에서 시행했다. 특히 침 치료로 백회, 상성, 영향 혈자리의 취혈은 상기도 감염에 의한 후각장애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돼 있다. 비강 내 약침 점적은 비강을 통해 비인두·구인두를 적셔 점막의 재생과 건조함을 치료하는 효과와 더불어 비강 점막의 풍부한 혈관망을 통해 피하 투여보다 빠른 약효 발현이 가능하다는 연구결과도 있어, 내원시 1cc의 소염약침액을 좌측 비강과 우측 비강 번갈아 나누어 점적했다. 후각재활훈련은 4가지의 강한 냄새(전형적으로 장미, 유칼립투스, 레몬, 정향)를 하루 2회 각 냄새를 10∼20초간 천천히 번갈아 맡는 것으로, 일정 기간 특정 냄새에 반복적으로 노출시켜 후각 신경 및 중추신경계의 가소성을 자극함으로써 후각을 회복시키는 비침습적인 치료법이다. 특히 염증 치료만으로는 효과가 적은 감각신경성 후각장애에 적극 도입되는 방법으로, 코로나19에 의한 후각장애에서 기존보다 더 다양한 향과 장기간의 노출 훈련을 통해 효과가 입증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이유로 가정에서는 후각재활훈련을 하도록 설명했더니, 환자는 이미 그동안 후각재활훈련을 하고 있으나 별 효과가 없다고 했다. 이에 방법을 조금 바꾸어 후각훈련 전 0.9% 생리식염수를 이용한 세척을 먼저 한 후 훈련에 이용되는 향은 그동안의 레몬, 귤, 유칼립투스로 일정하게 이용하던 것에서 로즈, 라벤다, 섬유 유연제, 참기름 등 다양한 향으로 바꾸고 커피나 핸드크림, 바디로션처럼 좋아하는 향을 더 추가해 하루 1회에서 2회로 늘리는 것으로 다시 설명했다. 즉 기존 방법에서 식염수 세척, 다양한 향, 반복적인 훈련을 통해 효과를 더욱 높이도록 했다. 더불어 미각의 호전을 위해 나물음식이나 밥 종류처럼 밋밋한 맛을 먹을 때에도 가급적 코에 가까이 대고 깊이 들여마시는 방법으로 냄새자극을 충분히 해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11월22일 2회차 진료를 받으러 온 환자는 한약 복용과 치료 그리고 가정에서의 훈련으로 11월20일 식당에서 라면냄새를 강하게 맡은 뒤로 식사시나 활동시에 냄새를 조금씩 맡기 시작했다. 22일 외래에서는 치료시 지난번에 전혀 맡지 못했던 한약재 증기의 한약향과 재검시 시행한 여러 아로마 향을 조금 구별하기도 하고, 강도가 높아진 상태로 좋아지는 중이였다. 맛에 대한 느낌도 기존에 밥을 먹을 때의 맛이 없다라고 느끼던 밋밋한 맛의 밥 냄새, 나물 냄새가 나면서 풍미가 훨씬 좋아지는 중이라고 했다. 후각장애 환자의 치료시 중요한 것 중 하나는 호전반응이 있기 시작하면 단계적으로 좋아지는 편으로, 이 시기에 치료를 더욱 적극적으로 서둘러야 한다는 것이다. 초기 호전시에는 냄새가 금방 사라져 좋아지는 것인지 모르는 경우도 있어 이 또한 미리 알려주면 환자의 치료 의지를 올려줄 수 있다. 29일 전화통화를 통해 블루베리나 누룽지 같이 향이 약한 정도도 맡을 수는 있을 정도로 호전 중이라고 전해왔다. 코로나19에 의한 후각장애는 자연회복이 높긴 하지만 치료를 미루거나 잘 반응하지 않는 스테로이드 처방에 의존하다 장기화 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후각신경 재생을 도와주고 점액의 분비를 늘리는 당귀작약산, 가미귀비탕, 청조구폐탕 등의 처방을 활용하고 침 치료, 후각재활훈련 등 반복적인 자극을 통해 후각 회복을 도와주는 한의치료를 적극적으로 하는 것이 필요하다. -
- '트렌드가 모이는 곳' 편 - -
“침 치료, 허혈성 심질환 노인 환자 사망률 5년 낮춰”▲(왼쪽부터) 전형선 교수, 이예슬 원장, 임정태 교수 [한의신문] 원광대 한의대 한의임상중개연구실 임정태 교수 연구팀이 대규모 코호트 연구를 통해 65세 이상 허혈성 심질환 환자에서 진단 후 초기 침치료 노출이 5년 사망률을 낮추는 것과 연관성이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침 치료가 고령 심장질환 환자의 장기 생존 예후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국내 최초의 분석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제1저자인 전형선 동신대 한의대 진단학교실 교수와 공동 교신저자 이예슬 자생척추관절연구소 원장·임정태 원광대 한의대 교수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Early acupuncture exposure and mortality in older adults with ischemic heart disease: A nationwide cohort study in Korea’라는 제하의 논문을 SCI(E)급 국제학술지 ‘Integrative Medicine Research(IF 3.0, Q2)’에 발표했다. ■ 건보 표본코호트 활용, 침 치료군 대 대조군 5년 생존율 정밀 분석 논문에 따르면 허혈성 심질환은 국내 노인 인구의 주요 사망 원인 중 하나로, 다약제 복용에 따른 부작용 위험이 높고, 표준 치료만으로는 통증·호흡 곤란·불안·피로 등 다양한 임상적 요구를 충족시키기 어렵다. 이에 따라 보완적 치료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으며, 이러한 배경에서 침 치료를 포함한 통합의학적 접근이 예후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에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NHIS) 표본 코호트에 기반한 대규모 분석을 실시해 침 치료가 노인 허혈성 심질환 환자의 생존율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규명하고자 했다. 연구에는 2007년 1월부터 2014년 6월까지 새롭게 허혈성 심질환 진단을 받은 65세 이상 환자 9865명이 포함됐다. 이 중 진단 후 6개월 이내 6회 이상 침 치료를 받은 667명을 침 치료군으로, 침 치료 경험이 없는 9198명을 대조군으로 분류했다. 연구의 지표일(Index date)은 최초 진단 후 6개월 시점으로 설정했으며, 이 시점부터 연구 종료일까지 최대 5년간 전체 사망률과 순환기계 질환 사망률(ICD I00–I99)을 추적했다. ■ 건강행태·동반질환·재관류술 보정, 침 치료군의 전체·순환기 사망률 낮춰 분석 결과, 침 치료군의 5년 전체 사망률은 대조군보다 유의하게 낮았다(aHR 0.71, 95% CI 0.58–0.88). 순환기계 질환 특이 사망률 역시 침 치료군에서 더 낮게(aHR 0.54, 95% CI 0.34–0.89) 나타났는데, 이는 침 치료가 고령 허혈성 심질환 환자의 예후 개선에 기여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연구팀은 이러한 차이가 기저 특성의 영향이 아님을 확인하기 위해 건강행태, 사회경제적 요인, 질병 중증도 등을 폭넓게 보정했다. 보정 항목에는 △흡연 상태(비흡연·과거흡연·현재흡연) △알코올 섭취 여부 △BMI 범주 △건강검진 기록 유무 등이 포함됐으며, NHIS 연구에서 흔히 발생하는 ‘건강 습관 편향(healthy user bias)’을 통제하기 위해 지표일 기준 1년 전 서양의학 외래 방문 횟수를 반영했다. 질병 중증도 보정에는 CHA₂DS₂-VASc 점수와 Charlson Comorbidity Index(CCI)가 포함됐으며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COPD, 암, 만성 신장·간질환, 심방세동, 심부전 등 주요 동반질환 여부도 면밀히 확인했다. 사회인구학적 요인은 연령대, 성별, 거주 지역, 소득 수준, 장애 등급 등을 모두 고려했으며, 지표일 이전 6개월간 받은 재관류술(무치료·혈전용해술·PCI·CABG) 여부도 분석해 치료 접근성과 임상 경과 차이를 통제했다. ■ 전문가들 “초기·규칙적 침 치료 중요”…향후 RCT 필요성 제기 특히 연구팀은 침 치료의 규칙성에 따른 차이도 살펴봤다. 그 결과 규칙적으로 침 치료를 받은 환자가 불규칙적 치료군이나 미치료군에 비해 생존율이 더 높았다. 이는 허혈성 심질환 진단 초기의 규칙적 침 치료가 예후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예슬 원장은 “침 치료군 환자들이 평균적으로 더 젊고, 여성 비율이 높았으며, 중증 장애 비율과 동반질환 지수가 높았다”며 “이러한 특성을 보정한 후에도 침 치료 노출과 사망률 감소 간의 연관성이 유지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연구팀은 이번 연구의 한계점을 명확히 밝혔는데, “관찰 연구로서 침치료와 사망률 감소 간 연관성을 확인했으나 인과관계에 대해서는 추가적 연구가 필요하며, 침 치료의 구체적인 혈위나 기법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고, 흡연, 음주, 체질량지수 등 건강 습관에 대한 보정이 충분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전형선 교수는 “이번 연구는 실제 임상 환경에서 다양한 침 치료 방식이 평균적으로 미치는 영향을 반영한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며 “다만 후속 침 치료 변화를 반영하지 못한 점 등 잔여 교란 가능성이 있어 해석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임정태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허혈성 심질환 진단 초기 단계에서 침 치료 노출이 생존 예후와 연관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며 “향후 무작위 대조 임상시험 등 전향적 연구를 통해 인과관계를 규명하고, 최적의 침 치료 빈도와 기간을 확립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세종펠로우십 과제와 한국한의약진흥원의 근거합성연구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
심평원 경기남부본부, ‘지역사회공헌인정제’ 복지부 장관상 수상[한의신문]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경기남부본부(본부장 김태성·이하 경기남부본부)는 4일 보건복지부와 한국사회복지협의회가 공동 주관하는 ‘2025년 지역사회공헌인정제’에서 5년 연속 인정패를 획득하고 보건복지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이번 수상은 경기남부본부가 보건의료 공공기관으로서 보유한 전문성을 기반으로 지역사회 문제 해결과 공동체 상생 발전을 위해 추진한 사업의 성과를 높게 평가받은 결과다. 특히 이번 심사 결과에서는 경기도 지역과 동일유형 전국 평가대상 중 상위 1.8% 수준의 높은 지역사회 기여도를 입증했다. 그동안 경기남부본부는 △지역 소비자단체의 협력을 통한 의료정보 제공 강화 △의료 취약계층 건강증진 프로그램 운영 △지역사회 일자리 창출 및 사랑나눔 활동 △가족참여 활동, 플로깅 등 ESG(환경·사회·투명 경영) 실천 문화 확산 등을 통해 지역사회와의 동반성장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왔다. 김태성 본부장은 “지역사회와 전 직원이 한 마음으로 동참한 ESG 경영 실천을 인정받게 되어 뜻깊다”며 “앞으로도 지역사회와 지속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도록 다양한 활동을 활발히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
“지역 일차의료 붕괴…보건지소·보건진료소 통합관리 시급”[한의신문] 국회입법조사처가 지방소멸 심화와 의료 인프라 붕괴 속에서 지역보건의료기관이 제대로 기능하기 위한 해법으로 △보건복지부 내 ‘공공 일차의료’ 전담부서 신설 △보건의료원 역할 강화 △지역 의료인력 안정체계 구축을 제시했다. 한진옥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최근 ‘법·제도의 공백으로 사각지대에 놓인 지역보건의료기관-공공 일차의료 전담부서 설치와 보건의료원 역할 강화를 위한 법 기반 정비’를 주제로 보고서를 발간한 가운데 “보건지소·보건진료소가 지역주민의 건강을 떠받치는 마지막 공공안전망임에도 불구, 부처 내 전담 기능 부재와 지원체계 미비로 체계적 관리·개편 논의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서는 지방소멸이 단순한 인구감소 문제가 아니라 삶의 질·건강 격차로 이어지는 구조적 불평등 문제라고 진단했다. 즉 의료·교육·산업 기반의 약화는 주민 유출을 가속화하며 이는 다시 의료 인프라 붕괴로 이어지는 ‘악순환 고리’를 형성한다는 것. ■ 전담부서 없는 공공 일차의료…가장 취약한 지역이 더 취약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228개 시·군·구 가운데 소멸위험지역은 2022년 4곳(1.7%)에서 2024년 130곳(57%)으로 폭증했으며, 시·도 단위에서도 부산광역시가 2023년 최초로 소멸위험권에 들어서며 위기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보고서는 “지역의료 붕괴는 지방소멸의 원인이자 결과로, 취약한 지역일수록 의료서비스 공급 주기가 길어져 인력 확보가 더욱 어려워진다”고 지적했다. 지역보건의료기관은 보건소·보건지소·보건진료소·건강생활지원센터 등을 모두 포괄하는 개념이지만, 법적 설치근거와 운영체계가 서로 다른 이원화 구조가 문제로 제기돼오고 있다. 보건진료소는 ‘지역보건법’이 아닌 별도의 ‘농어촌의료법’ 체계에 있는 독립 구조로, 보건지소·보건소와의 연계가 체계화되지 못해 공공 일차의료 전달체계의 일원화가 어려운 상황이다. 보고서는 △보건지소·보건진료소 운영에 대한 전담관리·평가체계 미흡 △공공 일차의료의 전략적 기능 조정 및 기능 개편 논의 부재 △건강증진사업 시달·평가가 광역지자체 단위에만 편중 등을 문제로 꼽으며 “가장 취약한 지역의 필수·공공 의료 기능을 담당하고 있음에도 부처 내 전담부서조차 없는 것은 심각한 구조적 한계”라고 지적했다. ■ 보건진료소, 지역보건법 체계로 편입…전달체계 일원화 필요 특히 지역보건의료기관의 큰 축인 공중보건의사(의과)는 최근 급감하고 있는데 △처우 개선 부재 △긴 복무기간(3년) △근무환경 악화 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히며, 일부 지역은 공중보건의사 배치가 어려워 보건지소나 보건진료소 운영 자체가 불안정해지는 사례도 늘고 있다. 보고서는 “지역보건의료기관은 여전히 공중보건의사에 대한 의존도가 높지만 감소 추세가 지속되는 만큼 제도의 지속가능성 자체가 흔들리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입법조사처는 지역보건의료기관이 제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보건복지부 내 ‘공공 일차의료’ 전담부서 설치 △‘보건의료원’ 기능 강화 및 법적 기반 재정비 △지역 의료인력 확보를 위한 구조적 대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지역보건의료체계 개편의 첫 단계로 보건지소·보건진료소 관리 기능을 전담하는 부서 신설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특히 보건진료소를 ‘지역보건법’ 체계 안에 편입해 일원화된 전달체계 구축하고, ‘농어촌의료법’을 유지하되 농촌특수성을 살린 별도 체계로 유지할 것을 제시했다. 보고서에서는 “보건소가 지역보건계획에 편입돼 보건지소와 보건진료소가 통합 운영된다면 보건진료소의 보건의료 직급 공무원 및 간호사 등에게 ‘경미한 의료행위’를 어디까지 허용할 것인지가 주요 쟁점이 된다”면서 “전담부서 신설을 계기로 보건진료소 구성과 운영, 공중보건의사·전담공무원의 역할에 대한 제도적 보완 논의를 본격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간의료기관이 부족한 지역에서는 보건소를 보건의료원(소규모 지방의료원 형태)으로 전환하려는 시도가 증가하고 있으나 △‘의료법’ 요건 미충족 △시설·장비·인력 기준의 법적 경직성 등으로 실제 전환 사례는 극히 제한적이다. 이에 △전문기능을 갖춘 보건의료원을 ‘지방의료원’ 유사 형태로 법제화 △시설·장비·인력 기준에 대한 국가의 기술지원 확대 △지역 특성을 고려한 운영 유연성 확보 △건강보험 재정과 연계한 안정적 운영 구조 마련을 제시했다. ■ ‘지역의사제’·‘공공의료 사관학교’…“컨트롤타워 없이는 실패” 정부가 추진하는 ‘지역의사제’, ‘공공의료 사관학교’ 설립 계획과 관련해서도 향후 지역·공공의료체계의 인력 배치·연계를 담당할 정확한 부처 내 컨트롤타워 설정을 요구했다. 보고서에선 지역보건의료기관이야말로 지방소멸 시대 주민 건강권을 지탱하는 최전선이라며 정책의 우선순위를 ‘공공 일차의료 기능 회복’에 둘 것을 제안한 데 이어 보건지소·보건진료소·보건의료원 간 기능 중복과 법체계 이원화를 해소하고, 전담부서→통합 전달체계→인력 전략→법 기반 정비로 이어지는 단계적 개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무너진 지역의료 회복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국가적 과제로, 지역보건의료기관의 체계적 관리·지원과 공공 일차의료 기능 강화가 지방소멸을 막을 마지막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
대구한의대 영덕군실버복지관, ‘추계 한의의료봉사’ 실시[한의신문] 대구한의대학교 산학협력단 영덕군실버복지관(관장 박미숙)이 지난달 14일부터 16일까지 영덕읍행정복지센터 2층과 구미리, 화수2리 마을회관에서 지역 어르신을 대상으로 ‘추계 한의의료봉사’를 실시했다. 이번 봉사에는 대구한의대학교 한의학과 이봉효 지도교수와 포항한방병원 김상호·김성태 교수를 비롯해 한의학과 학생 32명이 참여해 한의 상담 및 진료, 생활 건강 자문 등을 제공했다. 영덕읍 일대는 고령인구 비율이 높아 만성질환과 관절·근골격계 질환을 겪는 어르신들이 많은 지역으로, 이번 의료봉사는 이동이 어렵고 의료기관 방문이 힘든 취약계층 어르신들에게 큰 도움이 된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현장에서는 맞춤형 진단과 함께 생활 관리 방법을 안내해 실질적인 건강 지원도 이뤄졌다. 봉사에 참여한 한의학과 학생들은 교수진의 지도 아래 현장 실습을 병행하며 지역사회에 재능을 나누는 뜻깊은 시간을 가졌다. 박미숙 관장은 “이번 의료봉사는 지역 어르신들의 건강을 살피고, 복지관과 지역사회 신뢰를 높이는 계기가 됐다”며 “앞으로도 지역 맞춤형 건강복지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봉효 교수는 “어르신들의 통증과 만성질환을 현장에서 직접 살피며 도움을 드릴 수 있어 뜻깊었다”면서 “학생들 또한 배움을 실천하며 전문성과 책임감을 함께 키우는 소중한 경험이 됐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