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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미숙 여의도 책방-55신미숙 국회사무처 부속한의원 원장 (前 부산대 한의학전문대학원 교수) [편집자주] 『신미숙의 여의도 책방』은 각 회마다 1개의 키워드에 5권의 도서를 추천하는 형식으로 이어갑니다 * 지역에서 올라와 대치동 근처 호텔에 머물며 고3과 재수생 두 딸들 케어를 마무리하고 다시 내려간다는 친구의 연락을 받고보니 여름방학이 막바지인 모양이다. 휴가철도 끝나가는지 줄서서 들어간다던 유명 전시회도 막상 가보니 사람들 발길이 이미 뜸하다. 짧은 소나기가 멈춘 후 땡볕이 주춤해진 틈을 타 강변서재(국회 내 북카페) 쪽으로 점심 산책을 나서는 길, 유독 마스크를 쓴 사람들이 많아 보인다. 그러고보니, 이번주 월요일부터 코로나 뉴스가 쏟아진다(『개학 동시에 줄줄이 코로나 확진…고3들 “칸막이 쳐달라” 비상』 중앙일보, 『코로나 하루 확진자 15만명 때 수준…고위험군 주의』 연합뉴스TV). 작년 5월11일, 대통령 주재 중대본 회의에서는 사실상 코로나19 종식을 선언했고 이는 무려 3년4개월만의 일상 회복이었다. 비대면 중단과 마스크 해제, 그 자유로부터 딱 1년3개월만에 다시 코로나 재확산의 분위기를 접하니 답답한 마음에 식을 줄 모르는 폭염까지 더해져 뜨거워진 한숨이 절로 나온다. 행여 다시 마스크 의무착용과 사회적 거리두기를 권고받는다해도 우리 모두는 또 ‘하라면 해야지 뭐.. 별 수 있나?’라며 눈치를 챙길 것이다. “일단 이번 주부터는 우리부터 마스크 씁시다.” 진료실에서 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부터 시작해본다. 또 다시 고개 드는 ‘코로나19’ 코로나 발병률에 따른 단계별 사회적 거리두기는 강화에서 완화로의 수순을 밟다가 오늘같은 거의 완벽한 일상으로의 복귀에 이르렀다. 극장에서도 음료와 팝콘을 먹을 수 있다는 사실에 환호했었고, KTX 안에서도 간단한 식사가 가능하다는 안내문 덕분에 여행길의 낭만도 느낄 수 있었다. 별 이벤트 없는 평범한 날들의 반복은 자주 지겹고 또한 지루하지만 그 평화가 깨어졌을 때 그리고 부분적으로 제한받았을 때, 우리는 비로소 엄청난 불편함을 호소하고 동시에 별탈없는 일상의 잔잔한 지속을 간절히 희망하게 되는 법이다. 지난 7월 초 개봉한 영화 『퍼펙트 데이즈』는 그 포스터만으로도 영화에 대한 기대감이 솟구쳤다. 일본의 안성기+송강호라 불리우는 야쿠쇼 코지가 주연이기 때문이다. 한 칼럼니스트는 “늙은 남자는 무엇으로 사는가”라는 제목으로 이 영화의 감상기를 투고했고, 조선일보의 한 문화부 기자는 “야쿠쇼 코지의 얼굴로 쓴 인생이라는 하이쿠”라는 멋진 한 줄로 이 영화를 추천했다. 아침마다 창가 앞 올망졸망한 화초에 열심히 물을 준 후 작업복을 갖춰 입고 집을 나선다. 문앞에서 하늘을 응시하는 그의 입가에는 미소가 드리워져있다. 자판기 캔커피를 든 채 트럭에 시동을 걸면서는 반드시 카세트 테이프 하나를 골라 모두의 귀에 익숙한 올드팝을 듣는다. 도쿄 공중화장실 청소부인 그는 작은 손거울을 이용해 보이지 않는 구석진 곳까지 반짝반짝 광을 낼 정도로 화장실 청소에 진심이다. 가까운 신사의 돌의자에 앉아 샌드위치와 우유 하나로 점심을 때우는 사이에도 나뭇잎 사이로 흘러나오는 햇살을 오래된 카메라로 촬영도 한다. 업무가 끝나면 걸어서든 자전거로든 지하상가 입구의 간이 선술집에 들러 늘 마시던 보리소주 한 잔을 들이키고 가끔은 단골 이자카야에 가서 마담이 불러주는 노래도 듣는다. 주말에는 동네 목욕탕과 코인 세탁소, 촬영한 필름을 인화하기 위해 사진관에도 들른다. 그저그런 비슷한 사진이지만 남길 것과 버릴 것을 구분하고 새 필름을 넣은 카메라는 다음 촬영을 위해 늘 그의 주머니 어디에든 담겨져 있다. 하루의 끝, 잠들기 직전이면서도 소박한 조명 아래에서 문고판 책 몇 페이지 읽기를 멈추지 않는다. 그리고 그 다음 날이 밝으면, 오늘같은 이 일상을 또 다시 반복한다. 평범한 일상의 유지…우리 모두가 바라는 소박한 목표 빔 밴더스 감독의 『퍼펙트 데이즈』는 2017년 12월에 개봉한 짐 자무쉬 감독의 『패터슨(Paterson)』과 무척 닮아있다. 뉴저지 주의 소도시 패터슨에 사는 버스 운전사 패터슨의 잔잔한 일상이 영화의 전부이다. 주인공 패터슨은 버스 기사로 일하면서 틈틈이 자신의 비밀노트에 시를 쓴다. 아내는 남편을 존중하고 그의 시를 사랑한다.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뭐하나 특별할 것 없는 그들의 일상은 평화롭게 흘러간다. 버스가 고장 난다거나 펍에서의 난동 해프닝, 강아지 마빈이 패터슨의 시 노트를 찢어 놓는 일 등 약간의 균형이 깨지는 순간도 찾아오지만 우연히 만난 일본 시인이 “때론 텅 빈 페이지가 가장 많은 가능성을 선사하죠”라는 말과 함께 빈 노트를 선물하는 행운도 맞이한다. 월요일 아침, 패터슨은 평상시와 같은 평온한 하루를 다시 맞이한다. 특별하지 않지만 평범한 일상이 유지되는 삶. 어쩌면 우리 모두가 바라는 소박한 목표일 지도 모른다. 화장실 청소부인 히라야마는 생업 이외에 화초가꾸기, 음악듣기, 독서하기, 사진찍기 등에서 즐거움을 찾는 일도 열심히 수행한다. 버스기사 패터슨은 버스운전 이외에 반드시 틈을 내어 시를 쓴다. 예술적인 행위를 보태지 않는 생존만을 위한 삶을 살 때, 그 삶의 주인공은 심신표리 모든 부위가 메말라간다. 도를 닦는 심정으로 일상을 유지시키려는 노력은 생활을 넘어서 의식이 된다. 영화 『퍼펙트 데이즈』의 가장 마지막 장면에는 영화를 관통하는 주제어 하나가 제시된다. 그 단어는 일본어 코모레비(こもれび: 木漏れ日·木洩れ日)로 우리말로 번역하면 ‘나뭇잎 사이로 비치는 햇빛’이다. 일을 나서는 히라야마의 얼굴은 아침마다 말갛게 빛이 난다. 그 엷은 미소에는 평범한 하루하루가 유지될 수 있음에 대한 감사함이 묻어 있다. 빽빽한 일상을 살아내면서 우리는 짧은 틈을 만들어서라도 기어이 각자의 예술을 추구해야 한다. 그런 면에서 코모레비는 희망의 은유적 표현일 수도 있다. 출근길이 즐거우려면 건강한 루틴을 발굴하고 습관화하는 지독한 훈련 외에는 다른 방도가 없다. 『루틴의 힘』(조슬린 K. 글라이 엮음. 도서출판 부키, 2020년 1월) 다양한 분야에서 구루로 추앙받는 유명 인사들의 솔루션만 요약해놓은 소책자 형식으로 『루틴의 힘 2』(2021년 1월)까지 연이어 발간되었고 목차만 훑어봐도 키워드 몇 개는 자연스럽게 메모하게 된다. 통찰력이란 익숙한 일은 계속 뿌리치고, 현실에 안주하는 대신 한걸음 앞서 나가는 과정을 통해 준비되는 것이다(스콧 맥도웰), 돈 벌기와 일은 일종의 예술이기 때문에 결국 좋은 비즈니스는 최고의 예술이다(앤디 워홀), 정말 하고 싶은 프로젝트를 완수하고 싶다면 우선 그 일의 난이도부터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스테판 사그마이스터), 성공하고 싶다면 소통해야 한다. 그리고 좀 무감각해지고 뻔뻔해질 필요도 있다(마크 맥기니스), 좋아하는 일이라면 자주 실천하라. 자주 하면 시작이 수월해진다(그레첸 루빈). 『마음홈트』(마리안 로하스 에스타페, 레드스톤, 2021년 7월) 스페인의 우울증 전문 정신과 의사의 책으로 30여 가지의 임상사례를 통해 나만의 행복 루틴을 만드는 의학적 방법을 제시한다. - 2017년 <The Journal of Pain> 5월호 기사에 상담시 의사 태도의 중요성에 관한 내용이 실렸다. 의사의 태도가 고통을 덜어준다. 환자가 의사를 신뢰하면 통증 감각이 줄어든다. 신뢰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 친절은 건강한 뇌의 기초이다. 이는 신경심리학 박사인 리챠드 데이비슨의 좌우명이다. - 병에 걸리기 훨씬 전에 몸은 불편함과 약함 또는 통증의 형태로 우리에게 경고 신호를 보낸다. 불안은 ‘마음과 영혼의 열’이다. 우리의 환경이 적대적이거나 우리 몸이 감당할 수 없는 과도한 활동, 감정 또는 상황에 노출되어 있다는 경고이다. - 건전하고 적절한 태도는 우리가 이용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자연 치료제이다. 태도는 삶을 대하는 방법에 관한 결정이다. 태도는 기분을 움직이는 강력한 활성제이다. 『시간을 찾아드립니다』(애슐리 윌런스, 세계사, 2022년 1월) 사회심리학을 전공한 행동과학자 애슐리 윌런스의 책으로 루틴을 벗어나 각자의 속도를 찾아내어 타임푸어를 벗어나라고 조언한다. - 인생의 목표 달성과 꼭 해보고 싶은 일들은 ‘내년’으로 미룬다. 매년 미루기를 반복하다 시간을 다 써버리고, 결국 사용하지 못한 비행기표로 관을 장식하기에 이른다. - 시간 빈곤은 우리 모두가 겪고 있는 만성질환이다. 시간을 중시한다는 것은 친사회적인 행동이다. 친사회적이라는 용어는 남들을 이롭게 하는 행동을 설명할 때 사용된다. 더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비결은 간단하다. 돈보다 시간을 우선시하고, 결정은 한 번에 하나씩 하라. - 죽을 뻔한 적이 있는 사람들은 시간이 천천히 간다고 느낀다. 그들은 매일의 경험에 더 많이 감사했고, 직업적 성공보다 인간관계와 관련된 목표를 먼저 생각했다. - 미래의 시간은 약속과 위험으로 채워져 있다. 모든 희생을 감내하며 직업적 성공을 추구하는 것은 할 일은 너무 많은데 그 일들을 처리할 시간은 부족하다고 느끼는 원인이지 그 현상에 대한 해법이 아니다. 그리고 이런 식으로 살다 보면 부작용이 따른다. 『뛰는 사람』(베른트 하인리히, 도서출판 윌북, 2022년 7월) 달리기를 멈추지 않는 생물학자 베른트 하인리히의 80년에 걸친 러닝 일지로 연구자로서의 삶과 그 삶을 지탱하기 위해 러닝을 병행한 초인적인 실천력에 찬탄을 멈출 수 없다. - 환갑이라는 나이가 생각보다 너무 빨리 찾아와 충격을 받았다. - 우리는 자신이 안다고 생각하는 것에 의존하기 때문에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 과거의 타오르는 열정을 식히는 것 자체가 노화의 일반적인 과정 중 하나일지도 모르겠다. - 여든이 되어도 달릴 수는 있었지만 더 이상의 경주는 무리였다. 적어도 40세와는 말이다. - 그동안 나는 마법같은 순간들을 달려왔다. 이제는 가까이 갈 수 없기에 더없이 훌륭해 보이는 시간들이다. 과거는 지나갔다. 그러나 언제나 매일의 새로운 기회가 과거 위에 세워진다. - 이제 여든 번째 생일을 치른 나는 더는 과거처럼 달리기 선수도 과학자도 아니다. 허나 나는 내가 바라던 꿈의 대부분을 이루었다. 인생의 마지막 단락을 쓰며 이제 내가 달려야 할 새로운 경주는 더 깊이 사랑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임을 다시금 느낀다. 『나무』( 고다 아야, 달팽이출판, 2017년 10월) 영화 『퍼펙트 데이즈』에서 주인공 히라야마가 잠들기 전 집어들었던 단행본 중 한 권이 바로 이 책이다. 고다 아야 말년에 10년간 나무를 찾아다니며 기록한 15편의 에세이 모음집이다. 원시용과 근시용 두 종류의 안경을 바꿔 쓰는 번거로움, 발밑의 불안함, 이상해진 귀, 메모 능력 저하라는 생각이 들자 결론은 빠른 노화라는 한마디가 된다. 차곡차곡 쌓은 것은 세월과 나이 뿐인데 이것은 내 의지로 쌓아온 것이 아니라는 쓸쓸함이 있다. 몇 년 동안 생각만 하고 이루지 못한 일이 갑자기 일사천리로 끝날 때가 있다. 나무에게는 역시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힘이 있는 것일까? 나무란 겉모습을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이는 존재이며, 동시에 나무는 한번 상처를 입으면 평생 그 상처의 고통을 몸 속에 품은 채 살아간다. - 나무는 중심부가 아니라 항상 바깥쪽에서 바깥쪽으로 새로운 나이테를 만들어가며 성장한다. 그래서 어떠한 상처도 그 상처 때문에 생긴 변형도 세월과 함께 안쪽 깊숙이 감싸 안는다. 감싸 안는다란 따뜻한 정을 내포하는 표현이다. 영화 『퍼펙트 데이즈』 감상에서 시작된 이 글의 마지막 단락을 적어내려가는 지금 때마침 CBS 라디오에서 인터뷰 중이신 이재갑 교수님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전공의도 없는 각 대학병원 응급실에서는 밤새 코로나 환자를 받고 있으며 개학을 앞두고 코로나에 대한 준비가 전무한 상황에 확진이 되어도 병가가 불가능한 직장인들은 검사 자체를 건너뛰고 있는 이 총체적 난국에 엠폭스까지 국내 유입이 예고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의정 갈등 때문에 후배들을 붙잡을 힘도 더 이상 남아있지 않다는 절망적인 내용이었다. 신종 감염병 초기의 그 삼엄한 분위기 속에서 한의계는 또 얼마나 속 태웠던가? 질병청의 관리체계에서 배제됨을 서운해 하면서도 자체 의료봉사로 국민들에게 다가가려 했었던 그 처절함은? 무기력함을 강요받던 그 긴 시간, 그럼에도 끈질기게 그 날들을 버텨냈기에 지금은 그 때 만큼의 두려움은 아닌 상황에서 코로나 후유증으로 고생하는 환자분들을 지속적으로 만나고 있는 것이다. 삶은 늘 느닷없는 일들의 연속이고 나 혼자만의 잘못에 의해서가 아니라 많은 외부 환경에 의해서 갑자기 중단되고 침해받고 상처입는다. 루틴이니 낭만이니 예술이니 의식이니 숭고함이니 나불댈 수 있으려면 우리 모두의 평온한 일상 유지라는 기본값이 필요하다. 입추와 말복도 다 지나갔지만 “서울, 118년 관측 사상 최장 열대야”라는 8월 중순의 뉴스 제목처럼 올 여름은 유난히 징그러울 정도로 길고 더웠다. 2024년 6월24일자 경향신문에 실린 서울대 환경대학원 정수종 교수의 『올 여름이 제일 시원할 것입니다』라는 칼럼을 한줄한줄 다시 읽으며 올해가 오늘이 우리가 살아서 겪는 가장 시원한 여름이라는 사실을 그리고 신종 감염병의 출연이 끝없이 이어질 것이라는 것을 이제는 우리의 운명으로 받아들여야 할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퍼펙트 데이즈가 파이널 데이즈가 되는 그 날까지 코모레비 찾기는 계속되어야 한다. 지금은 지금이고 다음은 다음이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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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통증학회에 다녀와서…윤다은 경희대학교 기초한의과학과 박사과정 국제통증연구협회(International Association for the Study of Pain·IASP)에서 주관하는 국제통증학회(World Congress of Pain)가 5일부터 9일까지 5일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개최됐다. 이번 학회는 특별히 IASP 탄생 50주년을 기념해 진행, IASP의 탄생부터 50년에 이르기까지의 통증 연구의 발자취를 돌아볼 수 있도록 구성됐다. 지난 50년간의 통증 연구 역사는 ‘통증이라는 현상을 이해하고 궁극적으로는 통증을 조절하기 위한 노력의 과정’이라고 할 수 있겠다. 통증이 생기고 만성화되기까지 세포 수준에서부터 중추신경계에 이르는 다양한 관점의 기전들이 연구됐고, 이에 따라 통증의 분류도 nociceptive, neuropathic, 그리고 가장 최근에 분류된 nociplastic 통증으로 세분화되었다. 통증에 대한 이해가 깊어짐에 따라 치료법도 발전해 나갔는데, 초기의 아편류 진통제부터 이번 학회에서 소개된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AR)을 활용한 치료법까지 그 치료법도 다양화되고 있음을 실감할 수 있었다. 이번 학회에서 관심있게 살펴본 강연 중 하나는 권위있는 침 연구자이기도 한 미국 국립보건원의 헬렌 란제빈(Helene Langevin) 박사의 강연으로, 인간을 하나의 네트워크 단위로 통증을 이해하는 것의 중요성을 제시했다. 란제빈 박사에 따르면, 지난 수십 년 동안 통증 연구는 거시적으로 통증의 심리사회적 차원과 중추 통증 처리에서 뇌섬엽과 편도체와 같은 뇌 영역의 역할을 밝혀왔고, 미시적으로는 만성 통증에 관여하는 유전적이고 면역적 과정과 특성에 대해 밝혀왔다. 그러나 현재 이 두 극단을 연결하는 중간 단계를 설명하는 부분에 있어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통증을 더 잘 이해하고 치료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단일 장기, 시스템 연구에서 전일적 인간 연구로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학회 기간 동안 지금까지의 통증 연구를 아우르는 다양한 강연과 발표들을 보고 들으며, 현재 통증 연구가 향하고 있는 방향에 대해서도 고찰할 수 있었다. 이전의 통증 연구가 주로 유럽, 북미를 포함한 서방국가들 위주로 이뤄졌다면 이것이 점차 다양한 나라와 인종을 아우르는 다양성의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또한 지금까지의 통증 연구는 플라시보 연구를 제외하고는 주로 생물학적 바탕에서 새로운 신경전달물질이나 통증 신호가 전달되는 경로의 발견과 같은 접근을 해왔는데, 이번 학회에서는 주관적인 경험으로써 통증을 이해하고 다학제적이며 전일적으로 접근하는 통증 연구들이 많이 늘어나고 있음을 느꼈다. 예를 들어 긍정적 혹은 부정적인 기대감, 통증 환자들에게 사용하는 단어의 종류, 관찰을 통해 얻어지는 정보들, 그리고 사회적 요인에 따라 사람들의 통증 경험이 어떻게 왜곡되거나 조절될 수 있는지 등에 대한 연구들이 다양한 연자와 세션을 통해 다뤄졌다. 이는 통증 조절이 약이든, 수술이든, 침이든 흔히 치료라고 하는 특정한 절차를 통해서만 이뤄지는 것이 아님을 시사한다. 부분의 전체로서, 또 전체의 부분으로서 인간을 바라보았던 한의학의 관점을 떠올리며, 지금의 통증 환자들을 우리가 어떻게 이해하고 치료할 수 있는지 고민해볼 수 있는 뜻깊은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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論으로 풀어보는 한국 한의학(279)김남일 교수 경희대 한의대 의사학교실 1963년 박성수·염태환 두 한의사는 『現代漢方講座』(全四卷)를 간행한다. 박성수 선생(생몰년대 미상)은 李殷八 先生이 중심이 되어 염태환 선생과 함께 1962년에 大韓漢方醫學會를 만든다. 이 학회는 古方을 연구하는 한의사들이 중심이 되어 만든 학회다. 염태환 선생(1933〜2024)은 경희대 한의대에서 교수를 역임하고 미국으로 건너가서 미국 LA 사우스벨일러 한의대 학장, 뉴욕한의사협회장 등을 역임했다. 『現代漢方講座』는 제1권 현대한방총론, 제2권 한방처방해설, 제3권 한방임상치료법, 제4권 한방임상치록의 4개의 卷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1권의 總論篇은 서론, 한방의학의 변천, 한방의학의 병리사상, 한방진찰법, 通則篇, 藥物篇으로 구성되어 있다. 서론에서 한방의 의의, 동서의학의 구별, 한방의 연구, 한방의 특성, 한방은 病名對象이 아니다 등의 논설을 담고 있다. 제2권의 한방처방해설은 고방과 후세방의 경험방을 정리한 것이며, 제3권의 한방임상치료법은 병명별치료편, 증상별치료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4권 한방임상치록은 고방치험편, 후세방치험편으로 구성돼 있다. 이 가운데 ‘한방의학의 변천’의 제목 하에 중국편, 일본편, 한국편의 3개국의 의학사를 정리하고 있다. 중국편은 前期에 黃帝內經, 傷寒論, 神農本草經, 諸病源候論, 備急千金要方, 外台祕要, 後期에는 陰陽說과 五行說, 和劑局方, 金元의 四大家 明代, 淸代, 그 후의 中國의 제목 순서로 정리하고 있다. 일본편은 前期에 韓醫方의 전래, 醫心方, 後期에 後世派의 발단, 後世派와 後世別派, 古方派의 대두, 古方派의 전성, 折衷派와 考證學派, 한의학의 衰亡의 순서로 정리하고 있다. 한국편은 삼국시대의학, 고려시대의학, 조선시대의학, 조선의 삼대의서(醫方類聚, 鄕藥集成方, 東醫寶鑑), 기타 의서, 四象醫學의 발상, 한의학의 쇠퇴, 8.15 해방과 한의학, 體質鍼의 출현의 순서로 정리하고 있다. 序論의 ‘漢方의 意義’에서 다음과 같이 동양의학이라는 용어를 정의하고 있다. “서양의학과 대조적인 것을 동양의학이라 칭할 수 있으며 동양의학은 동양제국에서 발달하여 각자적 특색을 갖고 있는 의학을 말하는 것이다. 중국에 있어서는 漢時代에 각종 문화와 학술이 발달함에 따라서 의학 자체도 이 시대에 학적 체계가 정비되었다 할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개화시대에 들어와서 양방의학의 수입으로 인하여 국민의학으로 되어 있던 재래의학을 漢方이라고 하여 洋方과 구별하게 된 것으로 본다. 생각건대 중국의 처지로는 자국적 漢時代에 발달된 것이 되어 漢方이라고 하여도 무방하나 인도, 중국, 월남, 일본, 우리 한국 등 지역적으로 고찰하여 보아도 漢方醫學이라기보다는 동양의학이라고 부르는 것이 상식적으로 생각된다.” 이것은 한·중·일 삼국과 인도, 중국, 월남 등의 지역적 의학의 특색을 가지고 있는 의학을 단순하게 ‘漢方醫學’이라고 부르는 습관적 호칭을 ‘東洋醫學’이라는 호칭으로 하나로 묶어서 부르는 것을 제안하는 것이다. 박성수·염태환·이은팔은 이들 국가들이 품고 있는 공통분모인 동아시아전통의학 즉 동양의학이 포괄하는 공통 분모로서 古方醫學의 가치를 정리하겠다는 목표에서 대한한방의학회를 조직해서 학술적 활동을 전개한 것이었다. 올해 운명을 달리하신 염태환 교수님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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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과적인 임상실습을 위하여한상윤 대전대 한의과대학 교수 한의학교육학회 회장 [편집자주] 본란에서는 대전대 한의과대학 한상윤 교수(한의학교육학회 회장)로부터 한의학 교육의 질적 향상과 함께 우수한 인재 양성을 위해 ‘한의학 교육의 현재와 미래Ⅱ’ 코너를 통해 한의학 교육의 발전 방향을 소개하고자 한다. 의과대학에서 매우 중요한 교육과정인 임상실습은 이론 시간에 배웠던 의학 지식의 현장 적용을 체험하고 진료 기술을 익혀 학생들이 습득한 진료 역량을 완성시키는 과정이다. 현재 한국한의학교육평가원의 한의학 교육 인증 기준에는 각 한의과대학이 1200시간 이상의 임상실습을 시행하도록 하고 있다. 이전의 900시간 기준에서 늘어난 것인데, 임상실습의 중요성이 반영된 결과라 할 수 있다. 늘어난 실습 교육 시간도 중요하지만 그 시간 동안 ‘무엇을, 어떻게’ 교육할 것인가? 라는 임상실습의 콘텐츠 확보 문제가 시급한 실정이다. 최근 한의학교육학회에서는 이러한 각 한의대의 실습 교육에 대한 고민을 일정 부분 해결하기 위해 ‘효과적인 임상실습을 위한 실습교육 사례 공유’를 주제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현재 실습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교수의 발표와 함께 참여자들의 열띤 질의응답과 토론이 이어져 실습에 대한 여러 교수법과 평가, 피드백 등에 대한 공통적인 관심을 알 수 있었고, 각 학교의 교육 사례를 공유하며 임상실습에 대한 지평이 넓어졌다 생각하여 이를 소개하고자 한다. 학생들의 연구 역량 키우기 위한 사례 공유 먼저, 학생들의 연구 역량을 키우기 위한 노력의 사례가 공유됐는데, 대구한의대 노종성 교수는 한의사과학자 양성까지 염두에 두고 관련 교과를 운영하고 있었다. 대구한의대는 교육과정 개편 시 학생들의 연구 역량을 키우기 위한 과목을 추가 개설하거나 기존 교과를 변형하였고, 저학년부터 편성하여 근거중심한의학의 기반이 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의학연구입문, 의학논문강독 등의 교과를 담당하는 노종성 교수는 적절한 퀴즈와 과제물을 활용하여 학생들의 참여를 유도하고 있으며, 중간고사 이후부터는 PBL 방식을 도입하여 조별 결과물을 통해 학생들의 문제 해결력을 확인하고 있다. 이와 관련한 발표를 들으며 두 가지 인상적인 점이 있었다. 하나는 대부분의 의학연구 관련 교재가 임상 연구만을 수록하고 있어, 학생들에게 전임상연구를 따로 강의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연구에 대한 선입관을 방지하기 위한 세심한 교수자의 노력이 돋보이는 부분이다. 다른 하나는 학생들에게 의료봉사에 활용 가능하도록 논문에 기반한 진료매뉴얼을 작성하게 한다든가 연구계획서를 작성하도록 하는 학생 주도적 활동을 하도록 한다는 점이었다. 학생의 임상역량과 연구역량을 모두 강화할 수 있는 교육 방안을 함께 연구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다음으로는 상지대학교 사상체질과 임상실습 사례를 들었는데, 강연자 유준상 교수는 전체 한의과대학 커리큘럼에 대한 통찰을 바탕으로 사상의학 교육을 바라보고 있어 평소 교육에 대한 그의 애착과 관심을 알 수 있었다. 상지대학교는 사상체질 진단에 있어 다양한 설문지와 여러 부위의 체형 측정, 맥진 등을 모두 실습하도록 하는데, 특히 K-PRISM이라고 하는 한국한의학연구원의 시스템을 활용하여 체질 진단에 대한 다각도적 접근을 하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또한 임상실습 자습서를 제작하여 학생들이 체질 진단 결과 값과 해당 체질로 판정한 이유를 기입하도록 하여 교육적으로 많은 효과가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복통과 수족냉증에 대한 진료수행평가(CPX) 역시 잘 이뤄지고 있었는데, 역할극 형태의 실습과 표준화환자를 사용한 시험이 시행되고 있다. 발표를 들으며 진료수행평가(CPX)에 대한 학교 간 협력 방안을 생각하게 됐다. 실제 환자의 전자차트를 변형한 임상실습 시험문제 역시 학생의 체질 진단과 치법, 처방 선택을 확인할 수 있는 좋은 방식으로 활용되고 있었다. “학생 토론식 수업 진행은 매우 의미있어” 동의대학교 침구의학과 서종철 교수는 근골격계 질환의 영상진단을 토론식 수업으로 진행하여 굉장히 흥미로웠다. 한의사의 현대진단의료기기 사용이 확대되어야 하는 시의성 때문에 더 주의를 기울여 사례 공유 발표를 듣게 되었다. 서종철 교수는 현재 근골격계 질환 환자가 한의원에 많이 내원하고 있지만 대부분 양방에서 들은 진단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을 지적한 후 한의사들도 충분히 영상결과를 진단할 수 있어야 하며, 환자가 듣고 바로 납득할 수 있는 진단명의 사용이 필요하다는 설명을 했다. 그리고 기존 수업 방식의 한계를 언급하며, 침구의학 영상진단 수업의 경우 학생들을 조 편성하여 영상과 토의 주제를 제공하고 조별 보고서를 제출받는 방식으로 진행한다고 했다. 이러한 토론 수업의 경우 동료 학생과 의사소통을 하며 영상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감소시키는 효과는 있으나 현실적으로 수업 시수의 제약이 있어 정해진 시간 내 적극적인 토론을 진행하기가 어렵다는 한계점이 존재한다. 어느 토론 수업이나 학생 참여형 수업이 그렇듯 소극적 참여자가 발생한다는 점도 개선해야 할 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통적인 강의형 수업이 위주인 임상 교과에서 학생 토론식 수업을 진행한다는 점은 매우 의미가 있고 더군다나 근골격계 영상진단을 주제로 한다는 것은 주목할 부분이라는 생각이 든다. 현실적 어려움을 개선하여 이러한 수업 형태가 확대된다면 학생들의 임상 역량이 보다 더 강화될 것이라 확신한다. 끝으로 대구한의대의 사상의학 실습 TBL과 역할극 수업 사례 공유가 있었다. 전체 강의에서 4~5주 정도를 TBL로 진행했는데, 학생들이 사전에 제공된 영상 강의를 수강하고 나서 수업 시간에는 개인별, 팀별 퀴즈를 통해 이해도를 확인했고, 그 내용을 임상 case에 적용해보는 방식의 수업이었다. 케이스 적용은 CPX와 역할극을 활용했는데, 사전과 사후 학습이 어우러져 학생들에게 큰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양한 교수법의 교류가 활성화되길 희망” 이 교과를 담당한 김성태 교수는 100명이 넘는 대구한의대 학생들을 대상으로 TBL을 시행하기에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았다고 했다. 사상의학 실습에 새로운 교수법을 적용하기 위해 학습하고 노력한 흔적을 보며 개인적으로 감동을 받았던 시간이었다. 학생이 원하는 병증에 대해 CPX를 준비하여 역할극을 시행하고 실제 진료와 최대한 유사하도록 피드백을 주는 교수자의 노력이 돋보였다. 이번 한의학교육학회 심포지엄을 보면서 한의학 교육에 대한 사례를 공유하며 잘된 점이나 개선할 점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아이디어를 모으는 일이 매우 필요한 작업이라고 생각하게 됐다. 다른 참여자들도 만족감을 느끼고 돌아갔으리라 생각한다. 각 학교 교수들의 이러한 노력이 전체 한의학 교육의 질을 제고하는 결과로 이어질 것을 믿는다. 다양한 교수법의 활용과 평가, 피드백에 대해서도 각 교과마다 교류가 활성화되기를 희망하고 한의학교육학회가 중심에서 많은 역할을 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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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습관병 치료 전략 11제강우 원장 경북 구미시 구미수한의원 [편집자주] 본란에서는 경북 구미시 구미수한의원 제강우 원장으로부터 잘못된 생활습관으로 인해 발생되는 당뇨,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등 각종 질환의 치료 전략을 실제 임상 사례를 바탕으로 소개하고자 합니다. 척추신경추나의학회 중앙교육위원인 제강우 원장은 <모르면 나만 고생하는 교통사고 후유증>의 저자이자, 유튜브 채널 <한의사의 속마음>을 운영하며 올바른 한의약 정보를 전파하고 있습니다. 당뇨병을 앓은 지 20년이 넘으신 분이 한의원을 내원하였습니다. 만 61세의 여성 환자분으로 오래전부터 당뇨병을 앓고 있었는데 원래 자신의 체중이 48KG이었는데 계속해서 수개월마다 1KG씩 야금야금 빠져 지금은 44KG이라는 겁니다. 한여름에 힘들다고 보약을 지으러 오셨는데요. 동의보감 소갈문의 상소, 중소, 하소 중에 중소증이면서 식역증이죠? 처방은 생진감로탕 가미방을 했지만 그것으로 우리 역할이 다 끝나는 게 아닙니다. 조금 더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예상한 바와 같이 이분도 수면장애가 있었습니다. 마른 당뇨병 환자들은 기본적으로 신경, 스트레스 쪽의 문제가 있으면서 불면증이 있어 수면 시간이 충분치 못한 경우가 많습니다. 일생을 12시 이전에 잠들어 본적이 없다고 합니다. 이분이 20여 년 전부터 지금까지 당뇨병 치료, 관리를 어떻게 했는지 여쭤보았는데요. 한숨이 나왔습니다. 임상 현실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하고 많이 다릅니다. 우리는 당연하게 20여년 당뇨를 앓으면 기본적으로 하루 3회 혈당 체크를 해왔겠지 하는데 아닙니다. 이분은 아침에 일어나서 재는 공복혈당 조차 재지 않고 살았습니다. 그냥 3개월마다 당뇨약 타러 가서 잠시 10~20초도 안 되는 진료 후 처방받은 당뇨약 받아 복용하고, 중간에 홈쇼핑 보면서 모 한의사가 좋다고 하는 녹용 먹으면 되겠지 했습니다. 또한 유튜브에서 어디에 좋다고 하는 거 보고 몇 백만 원 하는 것 사 먹고, 그렇게 지내면서 왜 계속 살이 빠지지? 계속 힘이 없지 합니다. 실제 공복혈당은 130mg/dL이고 당화혈색소는 6.1%입니다. 당뇨병 관리가 잘 안 되는 거죠. 그러니 중소증까지 진행된 거죠. 이 분을 상담하면서 당뇨병에 대해 동료 한의사 분들과 환자 분들에게도 더 열심히 많이 알려드려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환자 분에게는 저의 처방도 잘 챙겨 드시는 것은 물론 주 3회 침·뜸 치료하러 오시라하고 이후 오실 때 마다 공복혈당 수치를 계속 물어 보겠다고 했습니다. 당뇨병에는 뭐가 좋다는 보약이 중요한 게 아니라 무엇 때문에 혈당이 올라가는지 자신의 몸을 관찰하고, 잘 관리해야 한다고 알려드렸습니다. 이분에게 생진감로탕 가미방을 쓰면 우선의 체중 감소 속도를 낮출 수는 있지만 더 나아가 적극적 혈당 관리도 함께 가야 하는 것입니다. 수면장애 매해 증가, 2022년 기준 약 65만 명 자, 다시 수면 이야기를 합니다. 건강보험 데이터에 따르면 매년 국내에서 수면장애를 겪는 분들이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고 합니다. 2022년 기준으로 약 65만 명의 사람이 수면장애로 진단을 받았는데 2011년에 비해 약 50% 이상 증가한 수치입니다. 진료를 받은 이들이 이 정도이면 실제 수면의 문제를 겪고 있는 이들은 더 많을 겁니다. 이 같은 증가 추세는 현대 사회의 스트레스, 불규칙한 생활 패턴, 과도한 업무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당뇨병은 생활습관병입니다. 이 정의대로 불규칙적인 수면패턴이 병을 만드는 것이니 당연히 수면 패턴도 규칙적으로 조절되도록 노력을 해야 하는 겁니다. 우리가 그 부분도 같이 가이드 해드려야 합니다. 한의학의 최고의 무기인 첩약을 쓰면서 환자의 체질, 상황에 따라 불면증 처방을 응용할 수도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 충분한 숙면을 취할 수 있도록 환자들을 이끌어가야 합니다. 그래야 잠자는 동안 당대사가 정상적으로 이뤄지면서 혈당이 하향 안정화됩니다. 하버드 의대 당뇨병 센터에서 발간한 <당뇨리셋>의 내용을 토대로 수면의 질을 높이는 방법에 대해 살펴봅니다. 수면제를 장기간 복용 중이신 분들은 치료가 단기간에 쉽지 않지만 아직 복용한지 얼마 안 된 분들은 우선 수면제를 복용하시되 한약 처방도 병행해서 잘 챙겨 드시게 하면서 숙면할 수 있도록 여러 노력을 하면 됩니다. 점차적으로 수면제 복용 없이 스스로 숙면을 취하도록 하는 게 목표입니다. 숙면하는 날이 늘어날수록 음식의 조절만으로 제어가 잘 안 되던 혈당 조절이 이뤄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햇빛 쬐기 등 낮부터 숙면 준비 시작해야” 우선 어떤 날은 잠을 못 잤다가 어떤 날은 밀린 잠을 주무신다고 늦게까지 주무시는 분들이 많지요. 계속 불규칙적으로 일어나기 보다는, 매일 같은 시간에 일어나는 습관부터 들이도록 합니다. 매일 같은 시간에 일어나면 수면 패턴이 체내 리듬과 점차 보조를 맞추게 되고 따라서 야간에 더 쉽게 수면을 취할 수 있습니다. 또한 낮부터 숙면에 대한 준비를 해야지요. 가능한 낮에 어느 정도 시간은 햇빛을 쬐어야 합니다. 햇빛에 눈을 노출시키면 뇌의 시상하부에 신호가 전달돼 수면, 각성 패턴이 강화됩니다. 대체로 낮에 햇빛을 쬐는 시간이 많을수록 밤에 더 푹 잘 수 있습니다. 낮에 어느 정도 바깥 생활을 하셔야 밤에 푹 주무실 수 있는 것입니다. 북반구의 겨울에 일조 시간이 짧은 경우 계절성 정서장애 치료에 쓰이는 라이트 박스를 이용해도 같은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합니다. 이렇듯 낮에 햇빛을 쬐는 시간이 있어야 합니다. 또 낮잠을 가능한 자지 않아야 합니다. 밤에 잠이 잘 안 오거나 도중에 깨는 일이 잦은 경우 낮잠은 오히려 문제를 악화시킵니다. 낮잠이 밤중에 졸음을 유발하는 수면압을 저하시키기 때문입니다. 카페인을 피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취침 8시간 전에는 커피나 홍차뿐 아니라 카페인이 함유된 탄산음료, 에너지 음료, 초콜릿 등의 카페인을 일체 섭취하지 말아야 수면에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점심 식사 후에도 카페인을 피해야 합니다. 그 다음 가정으로 가서 수면 전 준비를 해야 합니다. 수면에서 또 중요한 게 심부체온 저하 현상입니다. 취침 3시간 전에 온욕을 해서 체온이 상승하면 1~2시간 후에 그에 대한 반동으로 체온 저하가 촉진되어 쉽게 잠들 수 있습니다. 또한 취침 전에는 음주를 삼가야 합니다. 어찌 보면 당연한 이야기를 하는 것 같을 수 있지만 아닙니다. 앞에서도 진료 일선에 담당의가 볼 때는 당연하다고 하는 것을 환자는 하지 않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잠이 쉽게 들지 않는다고 매일 음주를 하시는 분도 상당히 많이 보았습니다. 이런 분들 그렇게 음주를 하고 잠이 든다고 숙면을 취하지는 못하시죠? 야간에 한두 잔 이상 술을 마실 경우 깊은 잠에 들지 못하고 피로도 풀리지 않을뿐더러 잘 깨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알코올을 많이 섭취할수록 알코올이 미치는 영향도 더 강력해집니다. 밤중에 잘 깨고 다시 잠드는 데 어려움을 느낀다면 저녁 식사 후에는 알코올 섭취를 제한하는 것이 좋습니다. “숙면 취하려면 멜라토닌이 충분히 분비돼야” 그 다음 침실 환경을 살펴보겠습니다. 침실을 최대한 어둡게 합니다. 숙면을 취하려면 멜라토닌이 충분히 분비되어야 합니다. 뇌는 어두울 때 멜라토닌을 분비하며 밝은 빛에 노출되면 분비를 멈춥니다. 따라서 취침시 블라인드 또는 차광 커튼으로 빛을 차단하고 발광 전자기기에는 덮개를 씌워 되도록 침실을 어둡게 하는 것이 좋습니다. 환자분들 잠이 안 온다고 휴대폰을 열어 유튜브나 인터넷 뉴스를 보는 경우 많죠? 잠들기 전에 휴대폰을 만지지 못하도록 해야 합니다. 여러분도 그렇지요? 잠이 안 온다고 누워서 핸드폰을 보다가 꼬박 날밤을 샌 적이 있으시죠? 추가로 침실 온도는 약간 선선하게 유지합니다. 침실이 너무 따뜻하면 수면을 취하는데 필수적인 체온 저하를 둔화시킬 수 있습니다. 침실 온도는 비교적 낮게 유지하되 담요 등을 덮어 몸이 식는 것을 막으면 심부 체온 저하를 촉진시킬 수 있습니다. 이렇게 당연한 듯 하지만 지키지 못하는 게 많습니다. 불면증 치료를 하면서 숙면을 취할 수 있는 생활습관을 동시에 교정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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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 한의약 육성 실효성 위해 ‘전문팀’ 있어야”박옥분 경기도의원(건설교통위원회, 더불어민주당) [한의신문=강현구 기자] 경기도의회 건설교통위원회 박옥분 의원(더불어민주당)이 대표발의한 ‘경기도 한의약 육성 조례 개정안’이 최근 본회의에서 통과됨에 따라 경기도에 한의약 전문가로 구성된 ‘경기도 한의약정책지원단’이 설치·운영된다. 그동안 도의회에서 경기도한의사회(회장 이용호)와 함께 한의약 정책 개선에 목소리를 내온 박옥분 의원으로부터 향후 정책 추진 방향을 들어봤다. [편집자주] Q. 경기도의회에서 활동하고 있다. 경기도 수원 출신으로, ‘도민을 위한 초심·진심·성심’으로 의정활동을 해오고 있다. 제11대 전반기까지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면서 도민의 복지 증진과 지역 발전을 위한 다양한 의정활동을 펼쳐 왔다. 대표적으로 안전한 석면 제거 공사를 위한 ‘경기도 학교석면 안전관리 및 지원 조례’를 개정하고, 연구단체 ‘경기도의회 ESG연구포럼’ 창설 및 도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확산을 위한 ‘경기도민 ESG 실천 방안 연구’ 수행과 ‘ESG경영활성화 조례’를 개정했다. 특히 지난해 9월 경기도한의사회(당시 윤성찬 회장)와 ‘한의약육성법 개정 후속조치, 경기도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를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해 한의약 육성의 사회적 공론화 계기를 마련한 바 있으며, 이에 필요한 사항을 정해 도민의 건강 증진과 경제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경기도 한의약 육성 조례’도 개정했다. Q. ‘경기도 한의약 육성 조례 개정안’이 통과됐다. 지난해 6월 국회에서 개정된 ‘한의약육성법’은 모든 지자체가 한의약 육성 관련 지역계획을 수립하고, 이를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제출하도록 했으나 그동안 경기도에서 구체적인 계획 수립은 이뤄지지 못하고 있었다. 또한 한의약 육성 및 활성화 정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한의약 전문가 팀으로 구성된 ‘경기도 한의약정책지원단’의 설치·운영이 필요했지만 기존 ‘경기도 한의약 육성 조례’에는 관련 법적 근거가 없었다. 이번 조례 개정에 따라 ‘경기도 한의약정책지원단’은 앞으로 한의약에 대한 △육성 정책 개발 △보건의료기관과의 협력체계 구축 △육성 조사·연구 △육성 교육 및 홍보 △관련 보건증진사업 수행 및 기술 지원 등의 주요 업무를 통해 도민의 건강한 삶을 증진하는데 기여할 수 있게 됐다. Q. 그동안 경기도 한의약 사업에 적극적으로 협력해왔다. 한의약은 인체의 자연치유력을 강조하고, 개인의 체질과 증상에 맞춰 치료 계획을 수립해 보다 효과적인 치료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훌륭한 의학이라고 생각한다. 분주한 의정활동 속에서 종종 침 치료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 생기며, 특히 배드민턴·탁구 등 생활체육을 즐기다 보니 몸이 아플 때면 꼭 한의원을 찾아간다. 직접 체험한 한의진료의 효과를 도민의 건강한 생활로 연계하고자 한의약 지원 방안을 지속적으로 고민해왔다. Q. 국회와 함께 추진할 한의약 정책이 있다면? 초고령사회에 따른 만성질환 증가로 한의약에 대한 도민의 관심과 수요가 증가하고 있음에도 불구, 여전히 우리나라 보건의료체계는 양방 중심으로 이뤄져 국민들의 의료 선택에 있어 한계가 큰 상황이다. 이에 국회와 도의회와의 협력은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최근 한의사가 초음파 진단기기와 뇌파계 등을 활용할 수 있다는 대법원의 전향적인 판결이 있었는데, 이는 학문적 원리와 과학기술의 발전, 시대 변화에 따른 사회적 흐름을 반영했다는 사법부의 판단을 의미한다. 이러한 시대 변화에 따라 앞으로도 경기도한의사회,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김승원 의원(더불어민주당 경기도당 위원장)과 함께 △한의사의 X-ray 안전관리 △의료 직능 간 비방·폄훼 금지 △한의약 육성 지역계획 수립 및 실행 △한의약 건강증진 사업 활성화 등 여러 한의약 관련 제도 개선을 위해 노력해 나갈 계획이다. Q. 초고령사회 돌봄에서 한의약의 역할은? 내년 초고령화사회로의 진입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만성질환으로 고통받는 노인 인구와 돌봄에 대한 수요 증가는 불가피한 상황이며, 근골격계 등 노년층에게 다빈도로 발생하는 질환에 대해서도 한의학적 관리와 돌봄의 역할이 중요하다. 특히 경기도 실정에 맞는 한의약 진흥시책 수립과 한의약 진흥기관을 설립해 청소년 월경곤란증, 어르신 치매 예방, 어르신 경로당주치의 등 실질적으로 도민이 체감할 수 있는 사업과 연구를 수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만성질환자가 증가하는 만큼 이에 대한 관리를 위해 한·양방 협진 및 방문진료를 통한 만성질환 관리 모델을 경기도에서 정립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한의약 사업이 활성화되기 위해선 한의약 전담 부서를 통해 실질적인 운영이 가능하도록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Q. 향후 의정 계획은? 제11대 후반기에 접어든 현재는 건설교통위원회 위원으로서 지속가능성과 성평등·인권·ESG 관점에서 소관 행정과 조례를 검토하고 있으며, 기존 건축물에 의한 건강·환경 문제, 하도급 불공정·불법 행위, 팔당상수원 수질 환경 개선 등 환경과 사람 중심의 의정활동으로 도민의 건강·인권을 위해 정진할 계획이다. 더불어 ‘경기도 한의약 육성조례’에 담은 내용들이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도의회 보건복지위원회와도 긴밀하게 소통을 이어가겠다. Q. 이외 강조하고 싶은 말은? 한의계도 현대 의료기기 활용에 이어 AI 첨단 기술 등 사회 전반적인 변화에 따른 준비와 주도가 필요할 것이다. 이에 윤성찬 회장님을 비롯한 대한한의사협회는 앞으로도 건강하고, 희망찬 미래를 위해 협회 내부 총의를 현명하게 모으고, 국민의 건강과 행복을 위해 최선을 다해주시길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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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시, 의료 사각지역 '농촌 왕진버스' 달린다[한의신문=주혜지 기자] 경북 문경시는 23일 마성면 이끌림문화복지센터에서 농촌 지역의 고령층 및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농촌 왕진버스’를 운영했다고 밝혔다. 농촌 왕진버스는 농림축산식품부 주관 공모사업으로 지자체와 지역농협이 협력하여 의료시설이 부족한 농촌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들에게 종합 의료서비스를 무상으로 제공하는 사업이다. 문경시는 지난달 문경읍 주민 200여 명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의료서비스 제공을 통해 농촌 왕진버스 사업을 추진하여 주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서문경농협에서 주최한 이번 행사에는 대구한의대, 아이오바이오, 더스토리 안경원에서 20여 명의 전문 인력들이 참여해 마성면에 거주하는 지역 어르신 및 취약계층 200여 명을 대상으로 한의 진료, 검안을 통한 돋보기 지원, 구강검진, 치매검사 등 전문적인 의료검진과 다양한 복지서비스를 지원했다. 신현국 문경시장은 “앞으로도 다양한 의료·복지 서비스 지원을 통해 주민들이 건강하고 활력이 넘치는 문경시가 되도록 의료 사각지대 해소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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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생 해결에 국가가 동행…한의난임치료 지원 필요”[한의신문=강현구 기자] 대한한의사협회 윤성찬 회장·김지호 기획/학술이사는 2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백종헌 의원(국민의힘)과 간담회를 갖고, 우리나라 저출생 문제 대응 및 난임환자의 의료선택권 보장을 위해 한의난임치료에 대한 정부 지원 제도 도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윤성찬 회장에 따르면 우리나라가 ‘초저출산국’에 직면, 13개 광역자치단체와 56개 기초자치단체에서 한의약을 활용한 난임치료에 대해 별도의 조례 제·개정을 통해 지원하고 있으며, 이러한 ‘한의난임치료 조례’가 지난 ‘22년 국정과제 정책을 담은 우수조례(법제처, 인수위 110대 국정과제)로 선정되기도 했다. 또한 보건복지부가 수행한 ‘한의약 생식건강증진과 난임치료제도 마련을 위한 정책연구(‘12년)’에서도 국민들이 △전신 건강 개선(62.5%) △치료의 안전성(60.7%) △양방치료과정의 정신적·육체적·경제적 부담 해소(33.9%) △양방치료의 효과 미비(22.3%)를 이유로 한의난임치료를 선호하고 있으며, ‘지자체 한의약 난임부부 지원사업 대상자 실태조사(‘16년)’에서는 △3개월 내 21.2% △6개월 내 27.6%의 임신율을 달성하기도 했다. 윤 회장은 “문제는 정부의 난임치료 지원은 양방의 체외·인공 수정으로 한정돼 대상 및 지원 범위만 확대 시행할 뿐 새로운 저출생 정책 대안은 부재라는데 있다”면서 “반면 한의난임치료에 대해선 지자체 별도 지원으로 지역 재정에 따른 혜택 불균형 및 의료선택권이 제한이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윤 회장은 “최근 개정·시행된 ‘모자보건법’에서 국가와 지자체의 ‘한의약을 통한 난임치료 지원방안, 한의학적 기준 고시’를 명시한 만큼 한의난임치료 지원을 정부의 ‘바우처 지원’ 방법으로 시행한다면 △난임환자의 의료선택권 강화 △국가 지원 확대·강화를 통한 초저출생 위기 상황에서의 새로운 정책적 대안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회장은 이어 ‘일차의료 한의방문진료 수가 시범사업’의 진료 횟수와 수가 또한 의과와 동일하게 개선돼야 한다고 밝혔다. 윤 회장은 “거동이 불편해 의료기관을 방문하기 어려운 환자를 위해 시행하고 있는 현 시범사업의 참여 기관수는 의원(892개소)에 비해 한의원(2676개소)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음에도 불구, 의료종별에 따른 산정기준 차이로 진료 횟수 및 수가가 의과와 동일하게 적용되지 못하고 있으며, 의료서비스에서도 한의과의 특성이 충분히 고려되지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에 윤 회장은 접근성·참여율이 필수적인 시범사업의 성공을 위해 △방문진료 횟수를 현행 월 60회를 100회로 인정 △수가 인상과 함께 △한의사 외 동반 인력 수가 신설 △소아 및 의료접근성 취약지 가산을 적용할 것을 제안했다. 윤 회장은 이와 함께 국민의 의료선택권을 위해 한방물리·추나요법, 약침 등 치료 목적 및 그 효과가 명확한 한의 비급여를 실손의료보험에서 보장해야 할 것을 강조했다. 윤 회장은 지난 2009년 표준약관 제정과 함께 실손의료보험에서 보장되던 한의 비급여 의료비가 갑자기 보장에서 제외됐는데 2021년 도입된 제4세대 실손보험에 따라 △도수치료 등 고가의 비급여의 치료 특약사항으로 전환 △보상액에 따른 할인 할증제 도입 등으로 손해보험사의 손해율도 감소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실손보험의 ‘보험업감독업무시행세칙 표준약관’을 개정해 한의 비급여를 실손보험 보장 대상에 포함할 것을 강조했다. 이밖에도 △진단용 방사선 발생장치 안전관리를 위한 ‘의료법’ 개정 △한의사 의료기기 활용 행위의 급여화 △국립 한의약임상연구센터 및 연구특화 한방병원 건립 △(가칭) 국립한의임상술기교육센터 건립 △한의사 장애인·치매 주치의 참여 등 한의사의 일차의료 역량 강화를 위한 정책 개선을 건의했다. 이에 백종헌 의원은 “부산시의원 재임 당시 복지환경위원장을 3번 역임하며, 지역에서 활성화된 한의난임치료의 그 효과와 호응도를 실감한 바 있다”며 “저출생 문제만큼은 국가가 동행해야 하기에 사안들을 살펴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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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 임상을 꿰뚫는 논리의 맥을 짚다”[한의신문=강환웅 기자]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에서 21, 22일 이틀간 전국 한의대생을 대상으로 ‘2024년 제2회 한의대생 인문임상캠프’가 개최됐다. 이번 인문임상캠프를 기획한 김태우 경희대 한의대 교수는 “한의학 임상에 녹아있는 논리의 맥을 짚는 작업은 지식의 폭탄 속에 놓인 의료인과 예비 의료인에게 필수적”이라며, 캠프 개최 의미를 설명했다. ‘인문학적 논리로 한의임상 관통하기’라는 주제로 2회째 열린 이번 인문임상캠프에는 전국 각지에서 모인 70여 명의 한의대생이 참여한 가운데 김태우 교수의 입문/인문 강의와 더불어 △진맥과 임상(김윤아 현동한의원 진료원장) △임상의 원칙(김홍균 내경한의원장·한국전통의학史연구소장) △사암침법(이채봉 사암침법학회) △내경소문(김진호 소문경희한의원장) 등의 임상강의가 진행됐다. 김태우 교수는 강연을 통해 “자연, 몸에 대한 이해의 방식은 하나가 아니며, 그 방식들에는 이미 복수의 논리가 전제되어 있다”며 “그 전제된 논리를 알기 위해 인문학적 이해 방식과 시선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김 교수는 “동일한 병을 치료하는 서양의학과 다양한, 개별적인, 병 앓는 사람을 치료하는 한의학 간의 차이를 아는 것은 중요하다”면서 “인문학적 시각으로 한의학의 논리를 알고, 맞춤의학으로서의 가능성을 고민해 보자는 의미에서 자리를 마련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이번 인문임상캠프는 진료현장에서 임상을 하는 한의사들이 먼저 임상 강의를 하면, 이어지는 인문 강의를 통해 임상강의 내용과 제시된 진료 케이스들에 관통되어 있는 논리(인문)를 짚어보고, 그 논리를 통해 한의학의 진단과 치료를 꿰어보는 방식으로 강의가 진행됐다. 김태우 교수의 입문 강의에 이어서 강의를 진행한 김윤아 원장은 ‘동의보감’에 근거한 진맥과 임상을 논의하면서, 맥이 어떻게 질병의 진단뿐만 아니라 침 치료, 약 치료와 연결되어 있는가를 강조하면서 논의를 진행하는 한편 ‘임상의 원칙’이라는 큰 주제 아래에서 강의를 한 김홍균 원장은 바람[風]과 한기[寒]의 예시를 통해 임상의 근간이 되는 원리에 대해 설명했다. 다음날 ‘사암침법’을 주제로 강의를 한 이채봉 원장은 한국 한의학 고유의 침법인 사암침의 구성원리 및 사암침법의 실제와 임상례를 통해 침 치료에 대해 학생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논의를 진행했으며, 마지막 임상강의에서 김진호 원장은 음양과 오행이 실제 임상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 예시를 통해 논의를 하며 “이들 개념들은 버려야 할 과거의 것이 아니라, 임상에서 질병 현상을 바라보는 기제”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인문임상캠프에 참여한 한의대생들은 한의학을 꿰뚫는 인문학적 논리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는 데 많은 도움이 된 시간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제1회에 이어 제2회 인문임상캠프에 참여한 계자영 경희대 한의대 학생은 “인문임상캠프를 통해 어두웠던 지식의 길에 불이 켜진 듯한 해답을 얻을 수 있었다”면서 “임상 강의들과 인문 강의를 통해 한의학 속 논리와 이해 방식을 되새길 수 있었던 소중한 경험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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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주시, ‘찾아가는 치매 어르신 한의진료’ 사업 시행[한의신문=기강서 기자] 충주시보건소 치매안심센터(보건소장 김명자)가 오는 9월부터 거동이 불편해 통원치료가 어려운 치매 어르신을 직접 방문해 진료하는 ‘찾아가는 치매 어르신 한의진료’ 사업을 진행한다. 이번 사업은 치매환자 맞춤형 사례 관리의 일환으로, 침 치료 및 한약제제 처방을 비롯해 뇌졸중 및 만성질환자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보건소 관계자는 “이번 사업을 통해 어르신들의 치매 중증화 진행을 늦추고, 체계적인 건강 관리를 제공할 예정”이라며 “치매 돌봄 사각지대를 해소하는 데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치매안심센터는 치매 맞춤형 사례 관리로 △건강관리 △일상생활관리 △가족지원 △치매안심센터 내 지원서비스 등 치매 환자의 일상생활 능력 향상을 위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