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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술선택권 확대 위한 한의난임지원 확대 필요부산광역시의회 이종환 의원(복지환경위원회·강서구)이 24일 부산시 건강정책과장·가족건강팀장, 시의회 정책지원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부산시의 난임지원사업 확대방안을 논의하는 정책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정책간담회는 지난 23일 국민권익위원회가 발표한 제안사항을 살펴보고, 이에 즉각 대응하기 위해 마련됐다. 권익위는 발표를 통해 지난 3년여 동안 난임지원 관련 민원 1493건을 분석한 결과를 바탕으로 △난임지원정책의 국가 책임성 강화 및 대상자별 촘촘한 지원 △예비부모의 건강권 확보를 위한 적극적인 의료 지원 △예비부모의 심리적 어려움을 덜어줄 수 있는 환경 조성 등을 골자로 한 정책 제안사항을 발굴해 보건복지부 등 관계기관에 통보한 바 있다. 이날 이종환 의원은 “그동안 행정사무감사와 예산심의과정에서 지속적으로 지적해온 바와 같이 지난해부터 난임지원사업이 국가사업에서 지방이양사업으로 전환되면서, 기존에 국비 지원이 되던 것에서 2026년까지 지역상생발전기금 지원의 형태로 한시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것은 큰 문제”라며 “저출산 문제는 국가적 차원의 문제이기 때문에 난임지원사업에 국비 지원이 계속될 수 있도록 지방이양사업에서 국가사업으로 반드시 재전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 의원은 “민원 분석결과를 보면 난임치료를 위한 휴가 확대가 두 번째로 많은 민원사항으로 파악되는데, 이는 출산을 위한 난임치료를 바라보는 사회의 인식 및 문화와 직접적으로 닿아있는 것이기에 더욱 심각한 문제인 것 같다”면서 “공무원이나 공공기관과는 달리, 일반 사기업은 3일여의 난임휴가를 제외하면 추가적인 휴가나 휴직제도가 전혀 없어 임신 준비에 어려움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이어 “저출산 꼴찌도시인 부산에서 아이를 낳고자 하는 데도 휴가가 없어 낳지 못한다는 것은 있어서는 안되는 일”이라며 “이에 획기적인 인식 개선을 위해 부산시가 적극 나서야 하며, 난임휴가를 확대하는 사기업에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 부산시 차원의 정책 발굴이 시급하다”고 제언했다. 이와 함께 이종환 의원은 지금까지 해왔던 대로 정책을 펴서는 재앙에 가까울 정도인 초저출산 현실을 타개할 수 없다는 인식 아래 부산시의 난임지원사업을 대폭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 의원은 시술선택권 확대를 위한 한의난임지원사업의 확대와 더불어 난임시술 지원 횟수제한 폐지, 지역제한 폐지 및 지난 3월 제정된 ‘부산광역시 가임력 보존지원 조례’에 근거한 배아생성 및 보존이식, 동결비용 지원 등과 같은 정책을 제안하면서 내년도 부산시 추진사업에 반영될 수 있기를 촉구했다. 이에 부산시 건강정책과장은 적극 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편 이종환 의원은 지난 7월 부산지역 저출산 극복을 위해 ‘부산광역시 모자보건 조례’를 개정, 난임지원사업에 대한 부산시장의 책무, 지역내 난임현황에 대한 실태조사 실시, 관계기관과의 협력체계 구축 의무 등을 조례에 구체적으로 담은 바 있다. -
무더위 지친 잼버리대원들에게 전해진 제호탕 1000포Q. 본인 소개를 부탁드린다. A. 한의업계의 발전과 더불어 성장하길 희망하는 작은 사업체 대표로 활동 중인 전태석이라고 한다. 한·양방의약품 도소매업체인 메인팜과 환종류의 OEM생산 및 제조를 하는 기업 ㈜아이월드를 운영하 고 있다. Q. 이번 잼버리대회에서 한의진료센터를 후원했다 고 들었다. A. 후원이라기엔 부끄럽지만 ‘제호탕’1000포를 지 원했다. 전통적으로 무더위에 사용되어오던 동의보 감에 수록돼 있는 ‘제호탕’은 몸 안의 만성 염증에도 도움을 주고 무더위를 잘 이겨낼 수 있도록 더위를 풀어주고 갈증을 해소하게 하는 효능이 있는 건강음 료다. Q. 후원을 생각하게 된 이유는? A. 알다시피 우리나라는 무더위가 점점 심해지고 있는 실정으로, 특히 올해의 무더위는 유독 심한 것 같다. 오늘날 전통적으로 내려오던 한의 치료와 처방들이 국내를 넘어 세계 여러 나라에서 인정을 받고 있는데, 잼버리대회를 통해서도 외국인이 직접 전통차를 시음하고 체험함으로써 한의약에 대한 호감이나 신뢰를 높일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창덕궁원외탕전을 운영하고 있는 최주리 원장님(창덕궁한의원)의 도움으로 무더위 속에서 갈증해소에 효과적인 제호탕을 제조해 후원하면 지친 잼버리 대원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해 후원을 결심하게 됐다. Q. 잼버리 대회장의 한의진료센터에 대한 인상은? A. 세계에서 모이는 규모가 큰 야영대회로 알고는 있었지만 80여 개국이 참여해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행사였다. ‘의료행위’라는 건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만큼 철저해야 하며 귀중한 행위라고 생각한다. 여러 나라에서 온 사람들에게 공통적으로 행해질 수 있는 다양한 한의진료에 대해 멋지다는 마음과 동시에 한국인으로서 자부심도 느꼈다. Q. 한의약품 관련 사업체를 운영하게 된 계기는? A. 인류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직업은 셀 수 없이 많다. 누구나 그 중 자신이 할 수 있는 건 어떤 것일까 살아가면서 고민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난 선천적으로 자연스럽고 꾸밈없는 것에 많이 이끌리는 사람이다. 한약 또한 자연에서 자라고 구할 수 있으며 우리의 삶에 항상 존재한다. 그래서 사람들과의 교류에도 한약은 전부터 좋은 매개체가 되어 주었다. 한의약품에서도 마찬가지로 영업을 하며 자연스러운 어울림으로 성장하며 자리를 잡아갔다. 90년대의 한 의계는 물론 국민의 신뢰와 성원을 많이 얻고 있었지 만 함께 할 수 있는 사람과 약품을 생산할 수 있는 터를 잡는 데엔 어려움이 있었다. 사람을 고치는 약을 생산하는 데엔 많은 고뇌와 시행착오가 필요했던 것 같다. Q. 회사의 경영이념이나 비전, 목표가 있다면? A. 회사를 경영하는 것에는 여러가지 고려대상과 동시에 예상치 못한 변수들이 존재한다. 경영자가 되어보니 회사를 성장시키는 것 그 자체도 중요하지만, ‘함께하는 삶’이 중요한 이념이라고 말하고 싶다. 직원이 회사에 대한 믿음이 있어야 회사에 근무할 수 있고 발전하는 것 아니겠는가? 또 그런 직원들에게 그에 응당한 대우를 해주고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나의 역할이라 생각한다. 회사가 인력의 규모가 커지는 것과 동시에 ‘함께하는’ 그 사람들이 이 한의계에서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도록 직원들과 함께 노력하고 싶다. Q. 한의계와의 상생을 위해 고민하고 있는 것이 있다면? A. 한의약업계에 몸담으며 시간이 흐를수록 한약은 정말이지 무궁무진한 조합의 처방이 나올 수 있다는 걸 느끼게 된다. 내가 할 수 있는 한 한의계에서 쓰는 약들을 우선 기준에 맞게 잘 만들어 드리는 것이 한의계와 상생하는 기본적인 방법일 것이다. 또한 빈용되는 한약들과 자주 쓰이지만 안타깝게도 우리나라에 잘 알려지지 않은 것들을 발굴하고 소개하고 싶은 욕심도 있다. 현재 한의계는 현대의 질환에 발맞추어 나가고 있다. 육체질환과 더불어 증가하는 스트레스, 정신병에 맞춰 나오는 처방들과 치료법이 국민에게 더욱 널리 알려지면 좋겠다. Q. 한의약의 과학화에 대한 생각은? A. 일정 부분 필요하다고는 생각한다. 물론 현대의 우리나라에선 과학화가 이루어져 있다고 느낀다. 과학이란 우리의 편의와 생활을 향상시키기 위한 수치화와 논리가 접목된 학문이며, 정확한 진료 뒤에 이루 어지는 처방 또한 다음에 이뤄질 진료와 처방을 대비해 효과에 대한 연구와 수치화가 꾸준히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Q. 취미 생활이나 좌우명이 있는지? A. 취미 활동이라면 독서와 길가를 걸으며 자연을 음미하는 것이랄까. 앞에서 말했듯 ‘함께하는 삶’이 나의 행복이다. 교회를 다니는 사람으로서 하나님의 말씀을 전파하고 사람들과 조화를 이루는 것이 추구하는 삶의 모습일 것이다. Q. 남기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세상에 공짜는 없다고 한다. 맞기도 하고 의문이 들 때도 있다. 현 시대에 태어나 가족과 같은 분들과 함께하고 웃을 수 있으니 정말 큰 복을 공짜로 받은 것도 같다. 아마도 제게 이런 복을 주신 이유가 다가올 미래에도 이 큰 복을 나누라는 뜻이 아닐까 싶다. 문득 생각이 나는 말이 있다면 현재의 자신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남에게 불평을 향하도록 하지 말고 그렇다고 노력하지 않고 좌절에 묻혀있지 않고 스스로를 잘 다독여 성장하는 삶을 살면 좋겠다. -
제20회 ICOM서포터즈 발대식 개최(24일) -
“통합의학은 증상 개선 최우선으로 모든 치료법 접목하는 의학”[편집자주] 자생한방병원과 미국 미시건주립대학교가 최근 ‘2023 자생국제학술대회’를 개최, 세계적인 관심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통합의학의 현주소를 점검하고, 향후 발전방안을 모색했다. 본란에서는 이번 학술대회에 연자로 참여한 국제학술지 ‘Acupuncture in Medicine’의 데이비드 코긴카 편집장으로부터 통합의학의 발전 가능성 및 향후 개선방안 등에 대해 들어본다. Q. 앞으로 통합의학의 역할 및 발전 가능성에 대한 견해는? “통합의학은 전통과 비전통에 구애받지 않고 환자를 위해 모든 치료법을 종합적으로 접목하는 의학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탄탄한 의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환자 개개인의 요구와 필요에 맞게 맞춤형 치료를 제공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이러한 통합의학의 가치 중 하나는 어떠한 의학적 접근이든 외면하지 않고 오로지 환자의 증상 개선을 우선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의료진들이 현대 서양의학 중심적인 사고에서 벗어나 한의학과 같은 다양한 의료체계의 전문성을 적극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환자의 종합적인 건강과 회복을 위해 다양한 요법을 사용하며 진정한 의미의 통합의학을 실천하는 의료진은 아직까지는 드문 것 같다. 이런 상황에서 진행된 자생국제학술대회는 이처럼 중요한 통합의학적 접근법에 대해 매우 훌륭한 예시를 보여주고 있는 장인 것 같다. 그리고 현재 한국에서 연구 및 활용되고 있는 다양한 한의학 치료법의 검증과 발전에 대한 노력들을 비롯한 미래의 비전을 위한 시도들도 매우 흥미로웠다.” Q. 이번 학술대회에서 ‘임신 중 침 치료의 안전성’에 대해 강연했는데, 통합의학으로서 침 치료의 강점을 꼽는다면? “침 치료가 갖는 대표적인 강점은 ‘안전성’이다. 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가 바로 임신 중 치료다. 임신을 하게 되면 신체의 급격한 변화로 인해 각종 질환을 겪는 경우가 많음에도 불구, 임산부는 약물이 태아에게 해를 끼칠까 하는 두려움으로 인해 진통제와 같은 약물 사용을 꺼리게 된다. 특히나 산모의 나이가 많을수록 건강 문제에 대해 민감하며 더욱 엄격하게 자신의 상태에 대해 판단한다. 이러한 점에서 침 치료는 임신 중 발생할 수 있는 요통이나 소화불량 등 많은 부분에서 도움을 준다. 임신 중 침 치료의 이상반응으로는 대개 침 맞은 자리에 살짝 피가 나거나 멍이 드는 등 가벼우면서도 일시적인 증상 정도가 대부분인 만큼 상당히 안전한 의학치료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2015년 임산부들을 대상으로 진행했던 연구를 통해 침 치료가 진통이나 유산, 조기양막파수 등의 위험을 오히려 감소시키는 모습을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기존의 현대의학이 해결하지 못했던 문제의 실마리를 한의학에서 찾은 기분이었다.” Q. 한국에서도 비슷한 연구들이 진행된 바 있다. “제 연구와 비슷한 주제의 연구논문들이라서 관심을 갖고 읽었던 기억이 있다. 다양한 인구집단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침 치료를 받은 임산부 그룹과 그렇지 않은 그룹 간의 분만 결과에서 모두 유의미한 차이가 보이지 않았다. 임신 중 침 치료가 위험하다는 낭설에 대해 바로 잡을 수 있는 근거가 하나 더 마련됐다는 점에서 기쁘게 생각한다.” Q. 배워보고 싶은 한의 치료법이 있는지? “이번 국제학술대회에서 발표도 하고 끝까지 지켜보면서 ‘동작침법’이 가장 관심이 갔다. 대부분의 환자들은 침이 꽂혀 있으면 침이 주는 자극 때문에 몸을 움직이기 두려워한다. 하지만 동작침법의 경우 환자의 움직임을 허용할 뿐만 아니라 가동범위 개선과 통증 완화를 위해 한의사가 오히려 적극적으로 움직이도록 격려하는 것이 정말 흥미로웠다. 동작침법의 요통치료 효과가 진통제의 5배라는 결과의 논문이 통증 분야 세계적 권위 학술지 ‘PAIN’에 실린 바 있고, 이외에 추가적인 게재된 동작침법 관련 논문들도 연구해볼 계획이다. 더 나아가 실제 치료에 적용할 수 있을지에 대한 관심도 갖고 있다.” Q. 통합의학이 발전하기 위해 보완해야할 부분은? “통합의학에 있어 가장 큰 장벽은 한의학과 같은 다른 의학체계에 익숙치 않은 동료 의료진들을 설득하고 교육하는 것이다. 또한 지속가능한 치료모델을 표준화하고, 어떤 방식으로 환자들에게 합리적으로 제공할지 고민하는 것도 큰 도전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무엇보다 통합의학의 초석을 만들고 있는 우리가 집중해야 할 부분은 연구의 객관성과 질을 높여 다른 분야의 전문의들에게 통합의학이 갖는 이점을 널리 알리는 것이다. 저는 통합의학이 이미 상당 부분 발전을 이뤄냈다고 생각한다. 특히 질병 예방과 생활습관 개선 등 환자들을 종합적으로 치료하는 측면에서 통합의학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그 쓰임새와 수요도 점점 커질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통합의학이 더욱 발전하기 위해서는 타당한 연구와 협업을 비롯한 임상 환경에서 실제 적용할 수 있는지 직접 보여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며, 이 과정에서 보건·의료 정책 결정자들과 소통하는 과정도 매우 중요할 것이다.” -
“나는야, 병원선 타는 한의사~”하현석 공중보건한의사 (경남도청 보건행정과) 경상남도에는 보건진료소가 없어 의료 손길이 닿지 않는 섬마을을 찾아다니며 주민들에게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병원선 ‘경남511호’가 있다. 경남511호는 월 1회 찾아가는 순회진료를 통해 2500여 명의 도민들의 건강을 책임지고 있다. 태풍 같은 심한 악천후만 아니면 폭염 속에서도, 비바람 속에서도 병원선은 출항한다. 이처럼 지역사회에 의료 나눔을 실천하고 있는 경남511호에서는 한의진료도 이뤄지고 있다. 현재 경남511호에서 한의진료를 담당하는 의료진은 하현석 공중보건한의사다. 본란에서는 하현석 공보의에게 병원선에서의 일상과 앞으로의 각오에 대해 들어봤다. Q. 경남511호를 소개한다면? 병원선 경남511호는 남해안에 위치한 40여 개의 섬을 돌면서 공공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공중보건의 4명과 간호사 2명 및 도청 소속 선박직 공무원이 한 팀이 돼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Q. 병원선에 처음 타게 됐을 때의 마음은? 공중보건의 근무지역이 하루아침에 정해지기 때문에 예상 밖의 병원선 자리를 뽑고 나서 며칠 동안 실감이 안 나고 걱정이 많았다. 하지만 평소에 바다를 워낙 좋아해 병원선에 입선하기 며칠 전부터는 오히려 스트레스보다는 기대감이 컸던 것 같다. 병원선에서 다른 사람들은 평생 하기 힘든 특별한 경험을 하며 대체 복무를 할 수 있다는 부분에서 만족하며, 맡은 바 역할을 잘 해낼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Q. 병원선에서 평소 하는 일은? 제가 맡은 한의과 진료는 선내진료, 마을진료, 방문진료로 나뉜다. 선내진료는 말 그대로 배 안으로 환자들이 방문하면 침 치료 및 한약 처방을 진행하는 것이다. 마을진료는 작은 보트를 병원선에서 내려 마을회관까지 타고 간 뒤 마을회관에서 진료를 보는 것으로 가장 비중이 높다. 마지막으로 방문진료는 거동이 불편한 환자들의 자택을 직접 방문해 진료를 보는 것이다. Q. 진료했던 환자 중 기억에 남는 환자는? 어느 날 한 섬 마을회관에서 진료를 보고 있는데 이장이 조심스럽게 혹시 지적장애인도 침을 맞을 수 있냐고 물어봤다. 그래서 물론 치료할 수는 있지만 침이 들어간 상태로 환자가 움직이거나 놀라면 다칠 수 있다고 말했고, 이장은 사실 그 지적장애인이 자신의 딸이라고 밝히며 평소 병원에서 주사도 잘 맞고 잘 참는다고 했다. 그래서 진료를 해보겠다고 답변을 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따님이 왔다. 따님과의 소통은 거의 불가능했고, 이장을 통해 문진하며 아는 범위 내에서 최대한 열심히 치료했다. 다음 달에 그 섬을 방문했을 때 다행히 이장이 딸의 증상이 좋아졌다고 했고, 다른 증상들도 치료를 부탁하며 다시 데리고 왔다. 지적장애를 가진 환자를 진료한 것은 처음이라 개인적으로도 값진 경험이었고, 아픈 장애인 자녀를 돌보는 부모의 걱정을 조금이나마 덜어줄 수 있었다는 점에서 보람을 느꼈던 순간이었다. Q. 병원선 탑승을 희망하는 예비 공보의들에게 조언한다면? 병원선에서 생활하다 보면 궂은 날씨에도 배를 타야 하고, 마을을 돌아다녀야 해서 많은 땀을 흘리고 비를 맞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화창한 날에 배 위에 올라가 드넓은 바다와 아름다운 섬들을 보고 있으면 힘들었던 것들은 잠시 잊어버리게 된다. 개인적으로도 날씨가 좋으면 한참 동안 경치를 감상하곤 한다. 바다와 자연을 좋아하고 여럿이 같이 생활하는 것을 좋아하는 예비 공보의들에게는 병원선에서 근무하는 것도 꽤 괜찮다고 조언하고 싶다. Q. 앞으로의 목표나 각오는? 병원선에서의 남은 8개월 동안 주어진 일을 별탈 없이 마무리하고 환자들과 같이 일하는 공무원들에게 좋은 한의사, 좋은 사람으로 기억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Q. 전하고 싶은 말은? 무덥고 습한 날씨에 한의계를 위해 각지에서 고생하고 있는 전국의 한의사 회원 모두가 힘내고 항상 건강하시길 바란다. -
신미숙 여의도 책방-43신미숙 국회사무처 부속한의원 원장 (前 부산대 한의학전문대학원 교수) 신춘문예에 당선되면 당선수기에 내 이름 석자를 굵은 서체로 표기하여 특별한 감사 인사를 전할 것이라는 약속에 보험이라기보다는 선행의 느낌으로, 그저 응원하는 마음으로 꽤 많은 책들을 오랫동안 사 주었었다. 비록 작가로 등단하는 데에는 실패했으나 글이 아니라면 말로라도 먹고 살아야 하겠다며 대학원 공부를 이어가더니, 결국에는 언어치료사가 되었고 그 누구보다도 본인이 하는 일에 단단한 애정을 가지고 있다. 이제는 내가 더 이상 책을 사 주지 않아도 본인이 즐기는 책들은 맘껏 사볼 수 있게 되었다고 말해주니 그저 고마울 뿐이다. 특히나 친애하는 시인들의 신간이 나오면 만사를 제쳐두고 새 책 냄새에 도취되어 당일날 그 책들을 완독하고야 마는, 이름없는 시인으로 온라인에 자작시를 끊임없이 업로드를 하고 있는 매우 지적이면서도 부지런한 여인!! 그녀는 바로 우리집 넷째딸, 신모씨이다. 동생의 권유로 알게 된 ‘알래스카 한의원’ 늘 책을 가까이 하고 그래서 시집을 포함한 화제성 있는 신간들은 물론이고 대형서점 마케터들의 주목을 받지 못하고 구석에 소외되어 있는 진짜 좋은 책들도 기가 막히게 찾아내어 표지와 목록을 대충 살펴보곤 “요건 신박이 좋아할 책일세”라며 카톡으로 아주 자주 알람을 울려 준다. “『알래스카 한의원』이라는 소설이 있더라. 2023년 3월 초판인데, 왜 몰랐었을까? 당신이 좋아하는 장르는 아니지만 그래도 한의원이 제목에 박혀 있으니 안 읽고 넘어가기엔 아쉬우실 듯!!” “아, 그래그래.. 읽어야겠네. 마침 칼럼 마감일이 다가오고 있기도 하고 말이다.” “쥐어짜는 글은 딱 보면 알어. 언니도 이제 슬슬 한의신문에서 발 빼소. 글은 말이야... 그냥 좌라락 나와야 하는 거야. 일필휘지! 알지? 아무리 시가 응축미라고 해도 정말 좋은 시는 시간을 얼마 안 들이고 썼구나. 억지로 안 썼구나. 정말 잘 썼구나.. 바로 알아보거든. 언니 글 담당하는 분에게도 말해둬. 더 이상 글이 안 나온다고!! 누가 들으면 대단한 사설이라도 쓰는 줄 알겠다잉. 암튼 글이란 게 쉽진 않지. 이번달도 잘 넘겨봐. 파이팅!!” 동생의 권유로 그리고 8월의 칼럼을 핑계로 숙제처럼 받아든 소설 『알래스카 한의원』은 이러한 배경으로 말미암아 요 며칠간 내 손에 딱 달라붙어 있었다. - 갈 수 있는 병원은 다 가봤으니 한의원에 기대를 걸었다. 평소 동양의학은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식이라 신뢰가 없었지만, 서양의학에서 ‘네 병은 우리가 잘 몰라’라는 게 확실해진 시점에서 이지(소설의 여주인공 이름)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그렇게 전국구 한의원 투어가 시작되었다. - 대체로 몸의 균형이 깨져 있다는 것은 같았지만, 진단에 대해서는 한의사마다 의견이 달랐다. - 벌써 서른다섯 번째 한의원이었다. 음과 양의 조화에 대해서는 들을 만큼 들었다. - 이지는 여러 사이비 의사를 만나봤지만, 이 정도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었다. 마치 동양 야매 의학의 최전선에 있는 강적을 만난 거 같았다. - 고담(알래스카한의원 원장)이 한약팩 두 개를 꺼냈다. “빨간색을 먹으면 부글부글 구역질이 날 겁니다. 그럼 후련하게 토하세요. 전부 다. 있는 힘껏! 그 다음 미지근한 물을 마시고, 파란색을 드세요.” - 이제 이지는 고담이 무엇을 파고들고 있는지를 알았다. 지금까지 이지가 만났던 의사들은 통증의 원인을 ‘교통사고’라는 물리적 충돌로만 보았다. 하지만 고담은 다른 측면으로 접근했다. 자동차 사고라는 매개적 사건이 과거의 통증을 깨웠다. 이지의 통증에는 오래된 과거가 있다고. - 당신은 기억을 지웠지만, 과거는 당신을 잊지 않았다. 상처가 났던 몸 속 세포들은 기필코 그 때의 통증을 잊을 수가 없었다. 당신의 뇌가 아무리 잊으려고 해도 말이다. - “어쩌다 알래스카에 한의원을 차리셨어요?” “구구절절 설명하긴 어렵고, 치료해야 할 사람이 있었어요. 그래서 오게 됐죠.” “그래서, 그 사람은 치료 되었나요?” - 막 진료를 마친 흑인 손님이 100달러짜리 지폐를 여러 장 돈 통에 넣고 갔다. 보약이라도 지은 걸까. - 고담이 데운 사물탕을 이지에게 건넸다. “마셔요. 허열에 좋습니다.” 이지가 사물탕이 든 잔을 받아 들었다. 왼손에 따뜻한 기운이 감돌자 어수선한 마음이 조금은 가라앉는 것 같았다. - 다음 날, 알렉스 베런(소아성애자, 주인공 이지의 오른손의 복합통증증후군을 유발한 그리니치 영어유치원의 원어민 교사)이 알래스카 스워드에서 검거된 일이 미국 전역에 대서특필되었다. 호머 지역 신문에서는 알래스카한의원의 고담 한의사와 친구들이 범죄자를 잡았다는 소식을 보도했다. 그날 오후 한의원에는 돈 통에 돈을 넣고 간다거나 와인, 보드카, 그림, 편지, 마리화나, 꽃, 초콜릿 등을 선물하고 가는 사람들이 많았다. - 보드카 한 병이 금방 비워지자 고담이 한의원에서 약초로 담근 약술을 가져왔다. 모두 출처를 의심했지만, 아무튼 술이면 된다는 분위기였다. 『로봇, 소리』, 『여고괴담3』 등의 영화 각본을 쓴 이소영 작가의 첫 장편소설인 『알래스카 한의원』은 주인공 이지가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오른팔과 손의 통증이 낫질 않아 험난한 고생을 감내하다가 ‘복합통증증후군’이라는 병명을 알고난 후 치료방법을 찾던 과정에서 우연히 알래스카의 한인 한의원에 완치 사례가 있다는 논문을 발견하고 그 길로 알래스카로 떠나게 된다는 내용이다. 알래스카에서 결정적인 몇 사람들과 사건들을 만남으로써 본인이 가진 이 끔찍한 통증의 역사를 알게 되고 사진기 셔터도 누를 수 없었던 이지는 결국 손톱깎기로 손톱을 깎을 수 있을 정도로 회복을 맞이하는 해피 엔딩으로 소설은 끝이 난다. 소설 출간 전 영화 판권 계약이 이루어졌다고 하니 조만간 『알래스카 한의원』이라는 제목의 영화를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허준』, 『대장금』, 『마의』 같은 기존의 TV 드라마들처럼 한의계에 혹은 개원가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살짝 궁금해진다. 미래에 개원한다면 한의원 이름은? 소설을 다 읽은 어느 날, 자매들과 『알래스카 한의원』 이야기를 하다가 갑자기 미래의 내 한의원 이름짓기가 주제로 떠올랐다. “『신미숙한의원』이 젤 깔끔하지 않어?” “야, 신박이 오은영도 아니고, 누가 신미숙을 알어?! 이름이 특이한 것도 아니고, 이쁘지도 않잖아. 빼자. 빼. 신미숙한의원은 아니다.” “『그녀의 한의원』어때? 그녀의 한의원, 뭔가 여성들의 주치의, 워너비, 왕언니 이런 느낌도 있고 남자 환자들에게는 뭔가 묘한 환상적인...” “야, 위험해. 요즘같이 페미논쟁이 최고조에 달해있는데 저건 나 잡숴라.. 하는 거야. 그리고 뭔가 원장이 엄청 이쁠 것 같잖어. 문 열고 들어왔는데 신박이 앉아있다고 생각해봐. 니가 그녀냐? 하면서 항의 엄청 들어올거야” 점점 자매들의 대화는 코믹과 조롱의 콜라보로 위태로운 절정을 향해가고 있었다. “그냥 『신박 한의원』으로 해. “신박한+의원”로도 읽히고 “신박사+한의원”으로도 읽히고. 좋을 것 같은데” “안 돼, 의원인 줄 알고 코로나 검사하러 왔는데 한의원이면 욕 먹을 수도 있어. 요즘 진상이 어디 담백한 진상이던? 어디서 훅 치고 들어와서 시비걸지 모르니까 튀는 이름이면 위험해” “아.. 진짜 어렵다. 좀 없어보이기는 하지만 어차피 한의원들은 동네장사쟎아. 그냥 『우리 동네 한의원』으로 소박하게 가고 그 동네를 좀 있는 동네로 골라봐” “아님,『모스크바 한의원』으로 하고 러시아 여인을 직원으로 고용해. 글로벌하게 가는 거야. 그 여인이 무섭게 생겼다면 진상들도 미리 퇴치할 수 있어. 일석이조야. 『모스크바 한의원』입에 척척 붙는다.” “하하” “깔깔” “우헤헥” 자매들과의 수다는 언제나 삶의 활력소다. 내가 놀림감의 중심이 되어도 그저 즐거울 뿐이다. ‘『우리 동네 진짜 원조 왕언니 신박사 한의원』으로 확 질러버려?!’라는 상상을 하다보니 갑자기 신당동 떡볶이 거리의 그 무질서한 원조 논쟁 간판 전쟁이 떠오른다. “이토록 경쟁적인 분위기에서 다들 대단한 경력과 경쟁력으로, 거기에 놀라운 체력과 마인드는 기본이요. 상상 이상의, 실현 불가능한 최신식 마케팅 실력까지 얹은 채로 골목에서 동네에서 지하철 역세권에서 생존 중이신 모든 개원가 선후배님들에게 진심으로 심심한 존경과 응원의 박수를 보내는 바입니다.” 최근에는 한의사 버전의 ‘강남언니’앱에 해당되는 한의원-한의사 찾기, 숨은 명의 추천하기 등의 기능을 갖춘 신상 앱까지 출시되어 이런 트렌드에까지 발맞추어 달려가자니 날마다가 가슴 벅참의 연속일 것 같다. 로톡이 변협과의 갈등으로 법정 다툼에까지 이르렀듯이 한의사들을 대상으로 하는 이러한 한의사 추천앱의 결말은 과연 끝까지 순조로울까?! 현재 의료 영역에서 한의계의 위상은? 잼버리는 끝이 났지만 잼버리 관련 후폭풍은 이제 막 시작된 듯하다. 매년 가을은 단풍놀이의 시즌이라기보다는 국정감사의 과로가 국회의 거의 모든 직원들에게 하사품으로 내려지는 시기라서 덩달아 우리 진료실도 이유 있는 바쁨이 거의 확정적이다. 잼버리 관련 국정감사도 그 과정은 이슈 대 이슈, 논쟁 대 논쟁, 공수교대 혹은 공수교차로 복잡다단 화려해 보일 것이다. 그러나 지난 수십년간 우리 모두는 반복해서 그것도 분명히 확인했다. 모든 국감의 결과는 물에 물감 풀어지듯 결정적 한 방 없이 흐지부지했었다는 팩트 기술에 불과한 신문기사들만이 씁쓸하게 남을 것이다. 잼버리 영지 내에 한의진료센터를 두냐 마냐, 준비 단계부터 논란이 꽤 있었다. 그러나, 모든 어려움을 뒤로 하고 결국 진료실은 운영되었고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열악한 환경 속에서 많은 한의사들이 찐 고생을 한 모양이었다. 직접 봉사에 참석했었던 두세명의 후배들로부터 다양한 활동을 담은 사진과 생생한 후기글들을 접하고 나니, 잼버리가 처음부터 끝까지 성공적으로 잘 마무리되었다면 한의진료센터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이끌어낼 수 있었을텐데 행사 자체의 냉정한 평가 항목들이 산적해 있는 이 마당에 한의진료센터에까지 상이든 벌이든, 그 순서가 돌아올 지는 현재로서는 미지수이다. 늘 이랬었다. 고생은 하는데, 빛은 안 나고 쏟아지는 물줄기를 막아주는 결정적인 틈새의 요긴한 조약돌 같은 모습을 보여는 주면서도 물살에 묻혀 쉬이 드러나지 않는 바로 그러한 존재감 말이다. 있어도 없는 듯 혹은 없어도 되는데 있으면 도움은 되는 딱 그 정도가 한의계의 위치이다. 깨알이자 틈새. 잼버리에서의 한의진료센터의 존재와 기능을 생각하니 대한민국에서 한의학이 차지하는 비중도 딱 이 정도 아닐까 하는 생각에 갑자기 서운한 마음이 깊은 곳에서부터 일렁거린다. 전파를 탄 방문진료 한의사의 모습 어디에서든 ‘모모 한의사 잘 한단다’는 소문을 접하시면 잊지 않고 메모해 두셨다가 전화 혹은 문자를 주시는 울 친정 엄니께서 짧은 문자를 보내셨던 때는 7월 말이었다. “아침에 TV는 못 보시죠? 인간극장에 멋진 한의사가 주인공으로 나왔었어요” 울 엄니를 기쁘게 만드신 그 분의 정체는 부산시 개원의셨다가 거제도로 이전하시면서 당신 한의원에 찾아오는 일반 환자분들을 보시면서도 장기요양등급을 받은 어르신들을 위해 방문진료를 병행 중인 방호열 원장님이셨다. 지난 7월 17일(월)에서 21일(금)까지 KBS1TV 『인간극장』 열혈한의사 방호열편에 출연하신 방 원장님의 모습은 동네 주치의, 여러 가지 문제 해결사, 멋진 남편, 따뜻한 아버지 등의 여러 역할들을 너무나도 즐겁게 해내시는 멀티맨이었다. ‘한의사는 도시의 한방병원보다도 도농경계지의 방문진료에 최적화된 의료인 아닐까?’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그 많은 외롭고 아픈 어르신 환자분들에게 그토록 따뜻한 말과 세심한 치료로 심신을 모두 낫궈주는 의료인은 한의사들이 거의 원탑일 수도 있다고 감히 자부한다. 그리고 이러한 역할은 독거가구가 무려 40%를 향해 가는 현 시점에서 얼마나 필수적인 분야인가? 사회 안전망을 구축하는 의미에서라도 한의사들은 참으로 소중한 존재이다. 한의원의 성장…환자를 대하는 따뜻한 마음에서부터 지난주, 한의사도 의료기기인 뇌파계를 사용해 파킨슨병과 치매를 진단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소송이 제기된 지 10년만에 받아보는 최종 결론이다(『한의사도 뇌파계 사용해 치매 진단할 수 있다... 대법 10년만에 결론』조선일보 조백건 기자, 2023년 8월 19일). 초음파 사용에 이어 뇌파계도 한의사에게 법적 권한이 있다는 판결인 셈이다(『대법원, 초음파 이어 뇌파계도 한의사 사용 가능 판결』노컷뉴스, 송영훈 기자, 2023년 8월 18일). 한의사의 의료기기 사용권한의 지속적인 확대와 한의사의 업권 수호를 지지하는 의미있는 법적 판결로 평가된다. 의협은 항의를, 한의협은 환영의 논평을 내놓았다. 의료기기의 사용이 한의사들에게 얼마만큼의 합법적인 위치를 부과할 수 있는지? 최종적으로 임상가에 얼마나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지? 그래서 개별 한의원들의 성장에 얼마나 큰 기여를 할 수 있을지는 지금부터는 한의계에 내맡겨진 숙제이다. 의료기기의 사용도 중요하다. 그러나 그보다 더 본질적인 것은 한의사만이 할 수 있는 경청과 존중의 진료를 유지해가면서 기기 사용을 병행해야 한다는 말이다. 소설 『알래스카 한의원』에는 “고담은 이지의 말을 한마디도 놓치지 않고 진료 차트에 적었다. 이지는 단단한 얼굴로 묻는 고담을 마주 보았다. 만약 통증이 파도처럼 덮친다 해도 옆에 고담이란 한의사가 있다는 사실에 이지는 용기를 낼 수 있었다”라는 따뜻한 문장이 나온다. 알래스카든 우리동네 코앞이든 뭣이 중헌디?! 기대고 의지할 수 있는 선생님이 가까이 계셔서 너무 좋다고, 그래서 이렇게 자주 와서 치료받고 나았고 많이 좋아지고 있다고 표현해주는 환자분들을 더 따뜻하게 대해드리자. 그게 당장 우리가 지속해야할 가장 중요한 일인 것이다. -
수사와 재판 잘 받는 법-28박상융 대한한의사협회 고문변호사(법무법인 한결) 발 저림을 호소하는 환자가 한의원을 방문해 침 치료를 받았다. 내원 당시 발과 종아리에 저림 및 통증이 있다고 했으며, 문진과정에서 당뇨병이 있다고 말했다. 한의사는 혈액 순환이 양호하지 않다고 판단, 증상이 심한 종아리에 침을 놓아 피를 뽑는 사혈시술을 했다. 그 후에도 환자는 발가락 부위에 굳은 살이 심해져 갈라지는 상처와 발에 심한 통증이 있다고 했다. 한의사는 사혈로 인해 나쁜 피가 몸 밖으로 배출되는 현상으로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하면서 종전과 같은 시술과 함께 탕약을 처방하고 전기자극술을 추가했다. 이후에도 환자의 증상이 나아지지 않자 피부과 검진을 권유했고, 그 후 대학병원에서 당뇨로 인한 족부궤양으로 엄지발가락이 검은 색깔로 변해 괴사가 진행 중이라는 진단을 받고 좌족지 절제술 등을 받았다. 이런 경우 한의사에게 침 시술 상의 과실책임을 물어 업무상과실치상 혐의 적용이 가능할까? 의료사고에서 의사에게 과실이 있다고 하기 위해서는 의사가 결과 발생을 예견할 수 있고, 또 회피할 수 있었는 데도 이를 예견하지 못하거나 회피하지 못했음이 인정돼야 한다. 의사의 진료상 과실 관련 사고 당시의 일반적인 의학의 수준과 의료환경 및 조건, 의료행위의 특수성 등을 고려해야 하는데 이러한 법리는 한의사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돼야 한다. 위 사건의 경우 한의사는 당뇨병력이 있는 환자에게 침을 놓거나 사혈을 한 행위 자체만으로 어떠한 과실이 있다고 단정할 수 없다. 환자가 한의원 내원 당시 병원에서 당뇨병 치료를 받고 있다고 말했을 뿐 아니라 한의원에 다니던 중에도 병원에 가서 당뇨병에 대한 치료를 받고 그 사실을 환자에게 말했다면, 한의사로서는 환자가 당뇨병 관련 적절한 치료를 받을 것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괴사 후 절단된 환자의 족부에서 배양된 균들은 통상 족부에서 발견되는 것이어서 이러한 균이 한의사가 침 등을 시술하는 과정에 감염된 균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환자의 괴사 부위는 한의사가 침을 놓거나 사혈을 한 쪽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부위이고, 환자는 한의사로부터 피부과 전원권유를 받은지 13일이 지나서야 내원했다. 또한 입원권유에도 입원하지 않고 그대로 귀가했고, 그 다음날 다른 병원에 내원하여 피부괴사가 진행 중이라는 진단을 받고 난 후 입원했다. 그렇다면 해당 한의사에게 요구되는 정도의 업무상 주의의무를 다하지 아니했고, 그로 인하여 환자에게 발 괴사의 상해가 발생했다고 판단하기가 어렵다. 따라서 2심에서 업무상과실치상혐의로 기소된 한의사가 세균감염의 위험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거나 제때 환자를 피부과 등 전문병원으로 전원시키지 않은 잘못을 저질렀고 이러한 한의사의 잘못(과실)과 환자의 상해 사이에 형법상 상당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아 유죄로 판단한 판결은 형사상 의료과실 및 인과관계의 입증관련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대법원 2014. 7. 24. 선고 2013도1601판결). 위 판례와 관련 한의사로서는 내원 환자에 대한 진단 시 문진 과정 관련 진료기록지에 세심한 문진기록작성이 필요하다. 더불어 의료과실문제가 통상 진료단계별로 진단, 검사상 과실, 투약 상 과실 및 주사 상 과실, 수술(시술)상 과실, 경과관찰을 포함한 전원 상 과실, 사전설명 의무와 요양방법에 관한 지도설명 의무위반 외에 추가로 감염관리상 과실, 낙상 등의 안전관리상의 과실이 있다는 점을 감안해 한의사로서 요구되는 윤리와 의학지식 및 경험에 비추어 신중히 환자를 진찰하고 정확히 진단함으로써 위험한 결과 발생을 예견하고 그 결과 발생을 회피하는데 필요한 최선의 주의의무를 기울이고 그와 관련 진료기록에 반드시 남겨두는 습관이 필요하다. 특히 한의사는 해당 의료기관의 설비 및 지리적 요인 기타 여러 사정으로 인하여 진단에 필요한 검사를 실시할 수 없는 경우에는 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 해당 환자로 하여금 그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해당 전문의료기관에 전원을 권고할 의무가 있다(대법원 1998. 2. 27. 선고 97다38442판결). 적자 생존? 찰스다윈의 말이 아닌 적어야(기록해야) 산다(입증·면책 된다)는 필자의 생각이다. -
論으로 풀어보는 한국 한의학(256)김남일 교수 경희대 한의대 의사학교실 許溢 先生(1923〜?)은 1954년 만학의 나이로 경희대 한의대를 3기로 졸업한 후 1955년 대구광역시에서 영주한의원을 개원하여 활동했다. 1982년 『醫林』 제151호에는 허일 선생이 「인공유산 후유증에 관한 소고」라는 논문을 발표한다. 그는 이 논문을 통해 유산을 경험하는 임산부의 연령별 통계와 후유증별 통계, 유산으로 인한 병리적 변화, 유산 후유증 치료의 방향 등에 대해 논했다. 그는 유산 후유증을 肝臟, 心臟, 肺臟, 腎臟, 胃腸, 脾臟, 膵臟, 腰痛, 子宮, 각기, 사지골절통, 방광통, 불면증, 빈혈, 당뇨병, 고혈압, 저혈압, 동맥경화, 비대증 등과 연결시켜 논증하고 있다. 아래에 그의 주장을 요약한다. ①유산과 간장과 그 치료: 해독과 배설하는 작용과 영양을 공급하는 작용과 소화를 돕는 작용이 있다. 淸肝解鬱湯을 복용시킨다. ②유산과 심장과 그 치료: 평소에도 근심과 걱정과 수심과 울분이 있게 되면 상하는데 유산했을 경우의 여파가 크다. 유산으로 인하여 1분간 맥박수가 100회가 넘게 나오는 경우 瀉心湯을 복용시킨다. ③유산과 폐장과 그 치료: 유산으로 인해 체력이 쇠퇴해지고 지나치게 슬퍼한 나머지 호흡작용에까지 이상을 일으켜서 폐에 균이 스며들어 폐를 상하게 되는데 이럴 경우는 淸肺湯이 좋다. ④유산과 신장과 그 치료: 유산을 경험하고 또 다시 유산이 되지 않을까 하는 공포감이 앞서는 경우 신수, 요수에 은은한 통증을 느끼게 된다. 滋腎湯이 좋다. ⑤유산과 위장과 그 치료: 유산을 하게 되면 밥맛과 입맛을 잃게 되어 체력을 유지시킬 수 없게 된다. 平胃散이 좋다. ⑥유산과 비장과 그 치료: 출혈이 심하면 비장이 제구실을 못 다 하는 것으로서 이 때는 補中益氣湯을 복용하면 된다. ⑦유산과 췌장과 그 치료: 유산 후 당뇨병이 생기면 췌장에 흠집이 생긴 것이므로 十全大補湯을 복용해야 한다. ⑧유산과 요통과 그 치료: 유산 후유증으로 가장 많은 것이 요통이다. 노폐물이 근육 속에 남기 때문에 허리의 통증이 오는 것이다. 五積散으로 치료하면 좋다. ⑨유산과 자궁과 그 치료: 유산으로 인한 염증으로 끊임없는 출혈을 치료해야 한다. 八正散이 좋다. ⑩유산과 각기와 그 치료: 각기가 점차 심해지면 배와 입둘레까지 마비되는 경우도 있다. 유산으로 다리가 붓는 경우 檳蘇散이 좋다. ⑪유산과 사지골절통과 그 치료: 인공유산의 경우 자연유산보다 통증이 더한 경우가 많다. 活血湯이 좋다. ⑫유산과 방광통과 그 치료: 방광통은 세균이 외부로부터 침입해서 발생하는데 무엇보다 소변의 절도를 잃게 되는 것이 특색이다. 木通湯을 사용한다. ⑬유산과 신경통과 그 치료: 신경통에 좌골신경통, 늑간신경통, 안면신경통 등 여러 가지 종류가 나타난다. 烏藥順氣散이 좋다. ⑭유산과 불면증과 그 증세: 유산으로 인해 가장 고통스러운 것이 불면증이다. 물론 신체적으로 통증으로 인해서 잠이 오지 않는 수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정신으로 받은 쇼크가 너무나 크기 때문에 더욱 잠을 이룰 수 없는 것으로서 이로 인해 히스테리가 생기면서 몸만 더욱 쇠약해지는 것이다. 이 때는 歸脾湯을 복용하면 좋다. ⑮유산과 빈혈과 그 치료: 유산은 출혈 없이 성립될 수 없는 것이다. 출혈이 심하면 血不足 현상이 오게 마련이고 血이 弱하면 氣도 쇠약해진다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것으로서 이 때는 蔘歸茸湯이 좋은 것이다. ⑯기타 유산과 관계되는 잡병: 당뇨병, 고혈압, 저혈압, 동맥경화, 비대증 등이 관계가 많다. -
제167차 KOMSTA 우즈벡 타슈켄트 의료봉사에 다녀와서전준하 일반단원 (대전과학기술대학교) KOMSTA(한의약해외의료봉사단)의 WFK 한의약 봉사단은 KOICA-WFK 봉사단 중의 하나다. 세계 속에 의료의 손길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한의약을 통한 의료봉사 및 현지 의료진을 대상으로 한의약 임상교육 활동을 진행하는 등 대한민국의 나눔의 마음을 전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2023년 8월10일 목요일, 유난히도 뜨겁던 햇빛 가운데 제167차 봉사단은 한국과 약 7시간 떨어진 우즈베키스탄의 수도인 타슈켄트로 한의사 4명과 일반단원 7명, 총 11명이 파견됐다. Raxmat! 첫날부터 아주 많은 환자들이 의료봉사 현장을 찾아왔다. 한 분이라도 더 꼼꼼하게 치료할 수 있도록 진료 접수를 시작으로 환자들을 맞이했다. 환자의 성비는 7:3으로 여성이 훨씬 많았으며, 주된 호소 증상은 허리디스크, 무릎 통증 등이었다. 그 중 기억에 남는 환자가 있었는데, 고령의 할아버지였다. 서혜부 탈장을 가지고 있었는데 수술하지 않고 생활하고 있었던 경우였으며, 이외에도 편마비 환자, 뚜렛 증후군 등 치료가 잘되지 않는 여러 환자를 볼 수 있었다. 이를 보고 조금이나마 통증을 줄여드리고 싶어 시간이 걸리되 꼼꼼하게 진료 보조를 했다. 침 치료와 사혈을 한 뒤 시원하다는 말과 함께 오른손을 가슴에 얹고 “감사합니다”라는 우즈베키스탄어 “라흐맛”을 연달아 받으며 형용할 수 없는 뿌듯함과 감사함을 느꼈다. 진료 셋째 날이었다. 다음날은 오전 진료만 있고 오후에는 뒷정리하고 봉사를 마무리하는 날이었다. 원래 16시에 접수 마감을 해 17시에 진료가 끝나는 일정이지만, 다음날 오전 진료만 있기에 팀원들은 무리해서 환자들을 더 받았다. 모든 팀원들이 4개의 진료실에서 열심히 환자들을 치료하고 나니 배고픈지도 몰랐던 것 같다. 시간을 보니 어느새 시간은 많이 흘렀고, 총집계까지 해 진료 종료 시각은 19시 30분이었다. 몸은 고됐지만 행복했다. 정말 행복했다. 내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는 사실에 정말로 행복했다. 어떤 환자는 차로 300km 거리를 달려 병원에 왔다고 얘기하며, 치료 효과가 너무 좋아서 다음날 또 방문했다. 나는 먼 거리임에도 불구하고 방문해준 환자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며, 최선을 다해 진료와 진료 보조를 도와드리겠다고 했다. 이처럼 만나는 한분 한분마다 온 정성을 다해 도와드린 뒤 ‘건강하세요’라는 우즈베키스탄어 ‘소그 볼링’을 연달아 외쳤으며, 상대방으로부터 돌아오는 진심 어린 “라흐맛”은 내가 살아 숨 쉬는 것을 느끼게 해주었다. 무궁무진한 한의학의 힘을 느끼다 사실 나는 한의대생이 아닌 간호대생이다. 하지만 평소 앓고 있는 목디스크와 허리디스크로 인해 한의원에 많이 가 환자의 입장과 한의사의 입장을 둘 다 알 수 있어, 진료 보조 시 둘의 입장에 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했다. 한의학의 힘은 대단하며, 우즈베키스탄 봉사를 하면서 몸소 체감했다. 3.5일 동안 783명의 환자가 방문했는데, 3.5일 내내 방문해준 재진 환자들도 많이 볼 수 있었다. 짧은 3.5일 안에 많은 환자들을 다 치료하지 못한 점이 매우 안타까웠으며, ‘지속적인 치료 방법이 없을까?’라고 생각하며 우즈베키스탄의 한의원이 더욱 번성해 많은 사람이 누렸으면 한다. 마치 꿈만 같던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고 소중한 인연들과 소중한 순간들이었던 한의약 의료봉사가 끝났다. 인종, 언어가 달랐지만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고 봉사란 한 뜻을 향해 열심히 달렸다. 이번 우즈베키스탄 봉사는 ‘우물 안 개구리’인 나를 ‘우물 밖 개구리’로 성장시켜줬으며, 반년 뒤 의료인이 될 나에게 어떤 삶을 살아갈지에 대한 네비게이션의 역할을 톡톡히 해주었다고 생각한다. 봉사하면서 언어의 다름으로 인해 어려운 부분이 종종 있었다. 하지만 통역사 선생님들과 병원 관계자분들의 많은 도움으로 인해 웃으면서 봉사를 할 수 있었다. 마지막 만찬회 날과 공항에서 서로 부둥켜안고 뜨거운 눈물을 흘리며 다음 만남을 기약했다. 각자의 위치에서 모두 건강하고 행복하기를 다시 한번 기도한다. 정말로 감사드렸고 평생 행복했던 추억으로 남을 것 같다. 추후 나는 전 세계를 돌면서 의료봉사를 할 것이며, 여러 봉사를 도전할 것이다. 누군가를 위해 헌신하는 자체가 나에겐 너무 행복하고 정말로 감사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우즈베키스탄인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한의학을 적극적으로 누려 건강한 삶을 영위하기를 저 멀리 대한민국에서 간절히 기원한다. -
대구한의대, 영덕 영해면서 한의약 건강상담 실시대구한의대학교 세대통합지원센터(센터장 안창근‧이하 통합지원센터)는 영덕군 영해면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의의료봉사패키지 ‘영덕의 한방’ 건강상담 프로그램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봉효 한의학과 교수가 진행한 이번 프로그램은 영해면 지역주민들에게 한의학을 활용한 의료상담 및 주민 개인맞춤형 진단을 제공했다. 이번 프로그램에 참여한 류미정씨는 “영해면에 거주하면서 건강상담을 제공받을 기회가 없었다”며 “특히 한의의료 관련 정보는 얻기 어려웠는데,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나와 자녀에게 맞는 건강정보를 알게 돼 좋았다”고 밝혔다. 이봉효 교수는 “영해면에 직접 방문해서 주민들에게 건강상담을 제공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며 “건강상담 외에도 주기적인 건강 관련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며, 주민들에게 건강에 대한 많은 정보를 알려주고자 한다”고 말했다. 한편 통합지원센터는 한의학과와 연계해 주기적인 건강상담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