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주의 대한한의사협회장과 한홍구 부회장은 15일 서울행정법원을 방문해 한의사들의 코로나19 정보관리시스템 사용권한 승인신청 거부와 관련한 소송의 판결을 앞두고 재판부의 현명하고 올바른 판결을 요청하는 탄원서를 제출했다.
이 소송(사건번호: 2022구합63317)은 2022년 4월 김형석 대한한의사협회 부회장 외 12인이 질병관리청장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정보관리시스템 사용권한 승인신청 거부처분 취소의 소’를 제기한데 따른 것이다.
질병관리청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코로나19 정보관리시스템을 운영하면서 의료인이 감염병 환자 및 의심자에 대한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RAT)를 시행 후 검사 결과를 신고하도록 했으면서도 유독 한의사들만큼은 정당한 신고를 할 수 없도록 시스템 접속을 승인하지 않았다.
이에 한의사들은 질병관리청의 이 같은 행태는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이하 ‘감염병예방법’)에 따른 한의사들의 진료권을 박탈하는 것은 물론 한의사들에게 진료 받고 싶어 하는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것이라며, 관련 소송을 제기한 바 있으며 오는 23일 이에 대한 판결이 예정돼 있다.
탄원서를 제출한 홍주의 회장은 “한의사들이 감염병예방법에 따라 코로나19 정보관리시스템에 접속하는 것은 매우 당연한 일임에도, 한의사들의 시스템 사용권한 승인 신청을 거부한 것은 위법 부당한 행태가 아닐 수 없다”면서 “재판부가 국민의 건강을 보호하고 증진하는 방향으로 현명하게 판단해 줄 것을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홍 회장은 이어 “한의사들은 의사, 치과의사 등과 마찬가지로 대한민국의 의료인으로서 ‘감염병예방법’에 따라 감염병 환자들에 대한 진단 및 신고의무를 성실히 해왔으며, 실제 많은 한의사들은 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감염 여부 확인을 위한 검체 채취 및 역학조사관 업무를 훌륭히 수행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홍 회장은 또한 “정부는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가 빠르게 전파되고 확진자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자 그간의 방역지침을 변경해 의료기관 개설자들로 하여금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를 실시한 후 코로나19 정보관리시스템에 신고하도록 했으나, 한의사들의 신속항원검사는 의사들의 조직적인 반발이 있자 갑자기 태도를 바꿔 한의사의 코로나19 정보관리시스템 접근을 막았다”고 지적했다.
홍 회장은 특히 “정부의 갑작스런 태도 변화로 인해 한의사들은 하루아침에 면허 외 의료행위를 하는 처지로 전락하게 됐다”면서 “이는 그동안 한의사들이 코로나19 검체 채취 및 역학조사관 업무를 수행하도록 했고,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한의사의 검체 채취 등을 처벌하지 않겠다고 밝혀왔던 기존 정부의 태도와는 상반된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행정법원에 탄원서를 제출한 한홍구 부회장과 홍주의 회장(왼쪽부터)>
홍 회장은 이와 함께 “복지부에서 한의사가 한의학적으로 코로나19 등의 감염병을 치료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발표했으면서도 정작 치료의 보조수단으로 코로나19 검체 검사를 제한하는 것은 지극히 모순된 판단”이라면서 “위해도 부분에서도 이미 동일 인체 내 경로로 50cm 가량 삽입하는 비위관삽관술은 한의사들에게 허용된 술기로써 동일한 경로로 5~10cm를 넣는 검체 채취를 한의사가 행하는데 있어 안전도나 국민에게 끼치는 위해도는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고 밝혔다.
홍 회장은 또 “감염병예방법 제3조는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하여는 다른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이 법에 따른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감염병예방법에 따른 행위는 한의의료행위에 관한 정부의 유권해석에는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홍 회장은 이어 “코로나19 정보관리시스템 사용권한에 관한 사항은 정부의 유권해석이 아니라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의 판단기준 및 취지를 비롯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있어 의료법 보다 우선적으로 적용되는 감염병예방법에 따라 판단해야 하는 만큼 재판부의 현명한 판단을 당부드린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