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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4월 28일 (월)

내과 진료 톺아보기⑲

내과 진료 톺아보기⑲

“8개월이 넘도록 기침이 떨어지지 않아요”
질병의 보이는 부분뿐 아니라, 보이지 않는 내면과 ‘사람’을 함께 보는 것, 이것이 한의학의 본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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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원 원장

대구광역시 비엠한방내과한의원


 

[편집자주] 

본란에서는 한방내과(순환신경내과) 전문의 이제원 원장으로부터 한의사의 내과 진료에 대해 들어본다. 이 원장은 내과학이란 질환의 내면을 탐구하는 분야이며, 한의학은 내과 진료에 큰 강점을 가지고 있다면서, 한의사의 내과 진료실에서 이뤄지는 임상추론과 치료 과정을 공유해 나갈 예정이다. 


현대 의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William Osler는 “The good physician treats the disease; the great physician treats the patient who has the disease(좋은 의사는 병을 치료하고, 위대한 의사는 병을 가진 환자를 치료한다).”라는 명언을 통해 의사의 인문학적 소양과 환자에 대한 공감을 강조했다. 


“원장님, 약 8개월 전 감기 증상으로 시작된 기침이 지금까지 떨어지지 않아요.” 

40대 여성 환자가 내원했다. 환자는 약 2년 6개월 전 양측 팔과 다리 정강이, 가슴 부위에 대칭성으로 발생한 피부 발진, 가려움증을 주 증상으로 본원을 내원했었다. 나는 당시 증상을 건선(Psoriasis)으로 진단했다. 그리고 3.5개월 동안 첩약을 기반으로 치료하여 증상은 완화되었다. 그랬던 환자가 오래간만에 다시 내원한 것이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 병력을 자세히 청취했다. 기침 증상은 약 8개월 전 감기 증상으로 시작이 되었다. 당시 양방 내과에서 아목시실린, 클로르페니라민, 덱시부프로펜, 에르도스테인 등의 화학합성약물을 열흘 동안 처방받아 복용했고, 증상은 일시적으로 호전되었다. 


하지만 2주 후 건강 검진으로 금식하는 과정에서 다시 기침 증상이 나타났다. 이후 양방 내과 여러 곳과 이비인후과, 대학병원 등 많은 의료기관에서 검사를 시행하고 치료를 받았지만 증상이 지속되었다. 플루티카손푸로에이트와 빌란테롤 복합제를 흡입하기도 했으나, 처음 일주일만 기침이 진정되었고 이후 다시 증상이 나타났다고 했다. 지금은 자기 전에 한 번씩 사용하고 있었다.


환자가 가지고 온 의무기록사본을 살폈다. Chest CT를 포함한 영상의학검사, 폐기능 검사를 시행했음을 알 수 있었다(그림 1,2,3). 하지만 이들 검사 결과에서 만성 기침의 원인이 될 수 있는 단서를 찾을 수는 없었다. 

 

1.jpg


환자는 본원 내원 직전 또 다른 대학병원에서 혈액 검사, 객담 배양 검사를 시행했다. 의무기록사본을 발급하여 확인해 본 결과 혈액 검사, 객담 배양 검사와 함께 Chest CT, 폐기능 검사를 다시 시행했음을 알 수 있었고, 특별한 이상 소견은 관찰되지 않았다(그림 4). 

 

2.jpg

 

 

본원에서 정맥천자를 통한 채혈로 진단의학적 검사를  시행했다. 역시 이상 소견은 관찰되지 않았다. 결국 환자는 만성 기침이라는 증상은 있으나, 이를 설명할 수 있는 명확한 원인은 확인되지 않은 상태라 할 수 있었다. 


이에 눈에 보이지 않는 질병의 내면과 환자라는 ‘사람’ 그 자체에 더욱 초점을 맞춰 살펴보았다.   

환자의 내원 시 체중은 68.5kg, BMI는 28.4kg/㎡로 마지막 내원의 60.3kg, BMI 25.1kg/㎡에 비해 많이 증가한 모습이었다. 약 2년 6개월 전 환자가 처음 본원에 내원했을 때의 기록을 살폈다. 그때 환자의 체중은 67.4kg, BMI는 28.0kg/㎡였다. 


환자에게 체중 변화 과정과 함께 예전 건선 치료를 하면서 교육한 식습관이 그동안 잘 지켜졌는지 물었다. 체중은 내원 약 4개월 전까지 60~61kg 정도를 유지했고, 식습관은 다소 흐트러진 부분이 있지만 체중이 증가하기 전까지는 어느 정도 지켜졌다고 이야기했다. 


환자의 약물 사용 내용을 의약품안전사용서비스(DUR)로 조회해 보았다. 펜터민, 티아넵틴, 오르리스타트 등 약물을 수시로 처방받아 복용하였음을 알 수 있었다. 환자는 50kg대 중반을 목표로 체중 감량하기 위해 이들 합성화학약물을 처방받았고, 처방받은 약물을 다 복용하지는 않았다고 했다. 


환자는 주로 얼굴과 손이 저녁에 붓기 시작해서 아침까지 지속되며, 오후가 되면 조금 덜 해진다고 했다. 이 외에도 기침 증상으로 잠에서 깬다고 했다. 


이러한 포괄적인 병력 청취와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나는 과거 건선과 현재의 기침, 체중 증가 등 증상이 서로 연관되어 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치료 계획을 수립했다. 눈에 보이는 뚜렷한 근거는 발견되지 않았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질병의 내면이 분명히 연결되어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이러한 판단하에 약 2년 6개월 전 건선 치료를 위해 사용했던 처방에 麥門冬, 生地黃, 荊芥, 防風 등의 약재를 加하여 처방을 구성했다. 


첩약 복용을 시작하면서 화학합성약물은 모두 중단했다. 치료 25일 후 환자의 증상은 많이 호전되었고, 기침 증상은 더 이상 발생하지 않았다. 하지만 밀가루가 들어간 음식이나, 가공된 식품, 정제된 당분이 든 음식을 섭취하면 처음 기침 증상이 발생했을 때처럼 목이 건조하고 불편한 느낌이 발생한다고 했다.  


결과적으로 환자는 치료 88일 후 체중 57.8kg, BMI 23.7kg/㎡에 이를 수 있었고, 얼굴과 손이 붓는 증상도 크게 개선되었다. 무엇보다 그 이후로 약 3년이 지난 지금까지 기침 증상이 재발하지 않고 있다. 


7세기 당나라 손사막은 『備急千金要方 · 論診候第四』에서 이렇게 말했다. “고대의 뛰어난 의사는 나라를 치료하고, 중간의 의사는 사람을 치료하며, 하위의 의사는 병을 치료한다(古之善爲醫者, 上醫醫國, 中醫醫人, 下醫醫病).”


이 구절은 의사의 역할이 단순히 질병을 치료하는 것을 넘어, 환자의 삶 전체를 바라보는 시선과 사회에 대한 책임감까지 포함해야 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이는 곧 한의학의 철학이자 방향성이기도 하다. 


놀랍게도 이는 William Osler가 말한 현대 내과학의 ‘환자 중심적 철학’과도 매우 닮아 있다. 시대와 문화는 달라도, 좋은 의사가 갖추어야 할 본질은 같다. 


질병의 보이는 부분뿐 아니라, 보이지 않는 내면과 ‘사람’을 함께 보는 것. 이것이 바로 한의학, 그리고 한의사의 내과학이 추구하는 진정한 치유의 길이자, 한의학의 본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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