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신문=주혜지 기자] 대한여한의사회(회장 박소연)가 12일 한의사회관 대강당에서 개최한 춘계학술세미나에 100여 명의 회원들이 참여, 레이저기기와 매선을 활용해 미용분야의 새로운 지평을 개척하기 위한 열정을 보탰다.
이날 세미나는 레이저기기와 매선을 이용한 한방피부미용을 주제한 강의와 함께 의료기기 핸즈온 실습까지 더해져 체계적이고 실질적인 교육 기회를 제공했는데, 이 가운데 핸즈온 실습은 조기에 선착순 마감됐을 뿐만 아니라, 세미나 당일 현장등록도 줄을 이어 높은 관심을 나타내 보였다.
박소연 회장은 인사말에서 “최근 가장 뜨거운 이슈인 피부 레이저와 관련한 교수님들을 모셨는데, 먼 길 오신 만큼 의미 있는 시간이 됐으면 한다”면서 “대한여한의사회는 앞으로도 한의계의 발전을 위해서 한층 더 노력할 테니 회원 여러분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성원을 당부드린다”고 밝혔다.
김지희 총무이사가 사회를 맡아 진행된 학술세미나 1부에서는 ‘레이저 및 피부 하이푸, 고주파 치료’를 주제로 장인수 우석대학교 교수, 서형식 부산대학교 한의학전문대학원 교수, 이마음 일산바로한의원 원장의 발표가 이어졌다.
“모든 혁신은 외곽에서 시작돼 중심으로 이동”
장인수 대한통합레이저의학회장(우석대 교수)은 “주변에서 많은 분들이 한의사가 레이저기기를 사용해도 되는지 물어보는데, 그럴 필요 없다”고 운을 뗀 뒤 레이저 사용의 법적 근거를 △초음파 진단기기 대법원 판결 △한의약육성법 △CO2레이저기기 법적 근거 등을 예로 들며 상세히 설명했다.
2022년 12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을 기점으로 ‘한의사의 진단용 의료기기 사용에 관한 새로운 판단기준’이 재구성됐고, 그에 따라 한의학적 의료행위 원리 위반 및 위해성이 명백한 이외의 진단기기는 사용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또한 이산화탄소 레이저는 이미 오래전부터 세계적으로 진통 목적으로 사용돼 왔고, 많은 논문과 전문 서적에서도 다뤄져 왔다. 중국에서는 1976년 문헌을 통해 CO2레이저침뜸이 사용됐음을 알 수 있고, 일본에서는 1988년, 국내에서는 1986년 CO2레이저의 레이저침 활용방법이 제기됐다.
또한 한의과대학에서도 ‘레이저치료학’이라는 과목이 신설된 지 10년이 됐으며 침구과, 재활의학과, 피부과 등의 교과서에서도 관련 내용을 찾아볼 수 있다.
장 회장은 “이외에도 RIFU, RF고주파는 모두 경근초음파, 경근고주파로서 한방물리요법의 범주”라며 “보건복지부의 유권해석에 따르면 한의사는 레이저, 고주파, 초음파 및 단순 자동진단 의료기기 사용이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장 회장은 이어 “저는 88학번인데, 학교에서 약침이나 추나를 배운 적이 없는데, 그러나 현 시점에서 약침과 추나를 빼고 한의학을 이야기할 수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장 회장은 또 “모든 혁신은 외곽에서 시작돼 중심으로 이동해 필수적인 도구가 된다”며 “레이저가 반드시 그런 역할을 하리라 생각하고, 대한통합레이저의학회는 한의계의 프로메테우스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서형식 교수는 “피부과 영역이 한의학에도 있다”며 의료법 제24조의 법리적인 해석과 함께 고출력 관련 전통적 의료행위를 설명했다.
서 교수는 “시체해부 및 보존에 관한 법률에 근거해 한의과대학에서 습득한 해부학적 지식을 통해 목표로 하는 피부의 구성성분을 target으로 해 투과성 및 선택성을 설정하고, 보건위생상 출력과 시술 깊이에서 위험성이 내재돼 있는 전통적 술기를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는 현대적 방법으로 변화가 필요하다”면서 미용 의료기기 시술 시 필요한 안전 지식을 설명하는 등 한의 임상 전략에 대한 새로운 방향성을 모색했다.
이마음 원장은 ‘피부질환에 대한 이해와 레이저 치료’를 강의하며, “피부 레이저 치료는 이론적인 공부가 많이 필요한 만큼 피부의 구조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공부를 게을리 하지 마시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이 원장은 “최소한의 침습, 최소한의 손상으로 원하는 목표를 이루는 게 핸들링 손기술”이라며 시술 시 고려 사항을 상세히 설명했다.
이후 런천세미나 시간에는 김한미 세무사가 ‘한의사를 위한 핵심 세무강의’를 진행했으며, 김윤나 학술이사가 사회를 맡은 가운데 진행된 2부 세미나에서는 신정민 얼핏한의원 대표원장의 매선강의가 이어졌다.
“매선, 한의사들이 활용하기 좋은 도구”
신정민 원장은 “매선은 한의사들이 가장 활용하기 좋은 치료 도구”라며 “한의사가 피부미용 쪽에서 힘을 낼 수 있는 의료 환경이 만들어졌고, 앞서 1부 세미나를 강의해 주셨던 교수님들께서 그런 환경을 만들어주시고 있는 만큼 많은 한의사분들이 피부 미용 진료에 관심을 가지셨으면 좋겠다”고 운을 뗐다.
매선은 ‘실을 묶는다’라는 뜻으로, 고문헌을 살펴보면 대나무실이나 목화실을 몸속에 주입해 치료했다는 기록이 있다. 의학이 발전하며 체내에서 완전히 가수분해되는 생분해 흡수사(PDO 혹은 PLLA)를 활용하고 있고, 인체의 면역반응 및 재생을 유도하는 한편 손상된 조직을 복구하는 한의학의 치료 방법 중 하나다.
신 원장은 “매선 단일 치료보다 2~3가지 복합적인 치료가 더 효과적”이라며 “저 역시 도침이나 산삼비만 약침, 마황천오 약침 등을 병행해 치료에 활용하고 있다”고 전하면서 주름 리프팅과 비대칭교정 임상사진을 공유해 매선의 치료 효과를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