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일 교수
경희대 한의대 의사학교실
1962년 10월 동양의약대학(경희대 한의대의 전신) 학생한의학회에서는 『東醫會誌』 제5호를 간행한다. 당시 학생장 朴成春은 卷頭言에서 다음과 같이 감회를 적고 있다.
“學會 創立 以來 五個年을 거쳐오는 동안 지난해 1년간이 최대의 苦難의 時期였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것은 國民醫療法 改惡反對運動과 本校의 整備에 대한 再生의 길을 찾는데 心血을 기울였던 것입니다. 外部的 刺戟에 의해 漸次的으로 自家批判의 機會가 날로 많아지고 있다는 事實만은 斯學의 發展을 위해 多幸之事라 아니할 수 없습니다.…(下略)”
아마도 1962년 3월6일 정부에 의해 발표된 교육에 관한 임시특례법 제3조 2항의 학교정비령에 의해 학생 모집을 중지당한 사건을 지칭하는 것으로 보인다.
『東醫會誌』 제5호는 각종 논문들로 가득하다.
당시 한의학과 4학년 康秉琇는 「한방의학과 한민족」에서 “오직 한민족 자신의 감정 위에 순결과 사랑을 견지한 현대적인 한방적 학술관 밑에 특징적인 발견과 정밀주도한 현대의학 내지는 자연과학의 새 사실들을 타산지석으로 삼으면서 현대 한방의학으로 전향시키지 않으면 안된다”라고 주장했다.
한의학과 4학년 安眞淑은 「氣의 現象과 補瀉鍼法」이라는 논문을 통해 먼저 氣의 現象에 대해 氣의 定義, 氣의 生成, 氣의 作用, 氣의 失調, 氣와 經絡의 순서로 논의했고, 鍼의 補瀉에 대해 氣의 虛實과 補瀉, 刺鍼時 氣의 至와 未至의 現象, 補瀉法, 補瀉法時 주의할 점, 補瀉鍼法의 종류의 순서로 정리했으며, 마지막으로 南豊李氏迎隨補瀉法을 소개했다.
이어 한의학과 4학년 辛奉憲은 「한의학의 맥리와 진맥의 임상적 고찰」이라는 논문을 통해 脈理의 기초이론부터 맥학이론, 병맥, 질병과 맥진 등의 내용을 정리하고 있다.
全晟桂는 「의료법규에 나타난 한의사에 관한 제문제 고찰」이라는 논문을 통해 한의사의 법적 지위에 대한 문제 제기와 함께 그 해결책까지 제시하고 있다.
한의학과 4학년 申鉉守는 「『甘草의 약리작용이 인체장기에 미치는 영향』을 소개함」을 통해 甘草의 약리작용이 인체 장기에 미치는 영향을 고찰했으며, 한의학과 3학년 李尙明은 「문헌적으로 고찰한 鍼灸로 인하는 인체 내의 변화」라는 논문을 통해 침과 뜸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다각도로 고찰했다.
특히 그는 經絡에 대해서 “生體內에서 일어나는 放射線의 一定한 流還路”라고 정의하고, 經穴을 “放射線의 分離, 集合한 集散所”라고 말했다.
한의학과 3학년 趙世衡은 일본 한방의학자 龍野一雄이 지은 「腎의 作用」이라는 논문을 번역했다. 이 논문은 일본의 한의학잡지인 『漢方의 臨床』 제9권 제2호에 기제된 글이었다.
한의학과 3학년 柳基遠은 「津液에 關한 文獻的 考察」에서 진액의 개념, 진액의 종류, 진액의 생리적 기능, 진액의 병리적 상태, 진단상의 진액, 치료상의 진액 등의 순서로 고찰하고 있다.
한의학과 3년 金雨植은 「침술의 과학성에 대한 문헌적 고찰과 서구의 동향」이라는 글을 통해 침구학의 역사, 침 시술이 혈액, 교감신경, 혈관의 확장, 약리적 작용, 순환계 기능 등에 미치는 영향을 고찰하고 있다. 한의학과 2년 崔善熙는 「禁鍼禁灸穴에 대한 東洋醫學的 考察」을 통해 禁鍼穴, 禁灸穴 각각에 대해 상세하게 정리하고 있다.
이어서 <特別寄稿>의 제목으로 김장헌 교수의 「동양의학의 구축에 대하여」, 채인식 교수의 「상한론에 대한 고찰」, 윤길영 교수의 「한방생리학의 방법론 연구」, 안병국 교수의 「삼초의 유형무형설에 대하여」, 김준영 조교선생의 「사물탕에 대한 나의 소고」 등의 논문이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