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일 교수
경희대 한의대 의사학교실
安貞珝는 1964년 10월1일 간행된 『대한한의학회지』 제13호에 「鍼治短見」이라는 제목의 논문을 발표한다. 보원국한의원 원장이었던 안정후는 황해도 봉산 출신으로 본래 고향에서 한의사로 활동하다가 해방 후 월남하여 서울에서 개원해 활동하였다.
安貞珝 先生이 1971년 지은 『(自律神經不調症의 調節과) 鍼響의 硏究』라는 책은 그의 鍼法을 정리한 것으로, 수많은 治療醫案들이 기록돼 있다. ‘鍼響’이란 용어는 그가 창작한 단어로서 사전적 의미로 ‘침의 울림’이라는 뜻이다.
「鍼治短見」에는 ‘한대(一本)鍼法’, 즉 침 한 개로 하나의 혈자리에 놓아 ‘鍼響’을 일으켜 질병을 치료해내는 방법을 정리하고 있다. 이 논문이 나온 시점이 1964년인 점을 고려할 때 안정후 선생의 ‘鍼響’의 논의를 담고 있는 초기 저작으로 보인다.
『대한한의학회지』 제13호에 게재한 그의 논문 「鍼治短見」은 아래와 같이 요약된다.
○한대(一本)鍼法이란: 단 1회의 刺鍼 즉 단 一穴의 鍼刺로 소기의 목적한 치료 효과를 얻도록 꾀하는 刺鍼法을 말한다. 시술자는 가급적 아프지 않게 施治함은 물론이요. 施鍼穴數를 최소한으로 적게 하고 최대한의 치료 효과를 거두도록 勞心硏究함이 필요하다.
○的確한 치료 효과를 얻으려면: 첫째, 자극의 適量을 加할 것, 둘째, 刺戟에 대한 快感 또는 疼痛時와 흡사한 鍼感을 일으키도록 刺戟을 加하여야 卽效 또는 速效가 있다.
○刺鍼과 鍼響(通氣 또는 運氣): 氣를 보내고 끌고하는 것이 治鍼術의 궁국적인 목적이다. 이 氣의 往來를 자유롭게 하는 手技法이 補法, 瀉法인 것이며, 治鍼術의 최고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手技法이다. 諸鍼書의 補瀉法을 보면 補瀉의 각종 手技法을 논하고 그 끝에 ‘朝病所’라는 말이 쓰여 있다. 이 ‘朝病所’라는 세글자 속에 鍼術의 목적이 내포되어 있는 것이다. ‘朝病所’라는 뜻은 治鍼으로 ‘氣’를 병이 있는 곳으로 ‘모으라’는 모집의 뜻이다.
○運氣法(通氣法): 氣를 자유자재로 운행시키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①刺鍼하면 반드시 刺鍼部位에서 어디든지 짜릿하든지 띰(鈍痛感)하든지 기타의 鍼刺感이 생겨서 通하는 것이다. 이것이 鍼響인데 運氣, 通氣라는 氣의 正體이다. ②이 鍼響은 동일부위에서도 병에 따라 일어나는 深度와 방향이 다르다. 일어나는 부위도 상하좌우로 때에 따라 이동한다. 병반응의 소재처를 정확하게 取穴하는 것이 절대 필요하다. 이 정확한 取穴이야말로 治病의 관건이 되는 것이다. ③鍼響을 일으키게 하는 手技가 補瀉法의 여러 가지 刺鍼法이다. 이 手技로 鍼響이 일어나며 이 鍼響을 病所在處로 通하도록 하면 所期의 목적을 달성하게 되는 것이다. 이 鍼響을 목적한 부위로 隨意로 보내는 手技의 秘法은 ‘鍼尖’이 생명이다. 鍼尖에서 鍼響이 나며 鍼尖의 방향에 따라 鍼尖의 鍼響이 이동된다. 鍼響은 鍼尖의 방향으로 진행한다. 鍼尖의 방향으로 鍼響이 如意하게 진행되지 않을 때는 刺鍼部位의 後側을 (즉 鍼響을 보내야 할 방향의 반대측) 손톱으로 眼壓하고 刺戟을 주면 鍼響이 전진하는 법이다. 침향의 감각은 아플 때 (병의 疼痛時)와 흡사한 감각을 일으킨다.
○鍼響과 刺戟의 適量調節: 먼저 환자에게 물어서 알면 된다. 刺鍼을 가하면 환자가 처음에는 기분좋은 快感에 흡사한 자극감을 느끼게 된다. 이것이 점차로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不快한 자극감으로 변하게 된다. 快感이 不快感으로 이동하는 이 순간이 곧 자극의 適量이 만족되는 때다. 이 때에 拔鍼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