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東醫寶鑑』 가운데 鍼灸法이 나오지 않는 門들을 지난번 글에서 내경편의 경우를 살펴보았다. 아래에 外形篇과 雜病篇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外形篇
○ 面門 : 外形篇 권1의 面門에는 鍼灸法이 없다. 이 부분에는 鍼灸法이 없는 대신 按摩法과 얼굴을 씻어주는 각종 처방들이 있다. 얼굴에 나타나는 각종 증상들을 퇴치하는 방안을 강구하는 가운데 按摩法이나 얼굴을 씻어주는 각종 처방들이 더 효과적이라고 생각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얼굴에 나타나는 증상에 대해 鍼灸法을 포기했다는 의미는 아니다. 雜病篇 內傷門에서는 “飮食不多, 心腹膨脹, 面色痿黃, 世謂脾腎病, 宜灸中脘”라고 뜸법을 기록한 구절도 있다. ○ 臍門 : 外形篇 권3의 臍門에는 鍼灸法이 없는 대신에 ‘煉臍延壽’라는 題下에 長生延壽丹, 小接命熏臍秘方, 接命丹 등의 灸法, 貼法이 기록되어 있고, ‘臍宜溫煖’이라는 題下에 代灸塗臍膏, 溫臍種子方, 溫臍兜肚方, 封臍艾 등의 방법들을 써놓고 있다. 배꼽 혹은 그 주위를 따뜻하게 하는 방법은 배꼽 자체를 치료하기 위한 방법론이라기보다는 전신적 건강의 증진의 측면이 강하다. 오히려 臍腹痛, 臍中痛같은 질환은 腹門에 鍼灸法이 기록되어 있다. ○ 皮門 : 外形篇 권3의 皮門에는 灸法이라는 제목으로 鍼法은 없고 灸法만 써놓았다. 그 내용은 “瘕風及癧瘍風灸左右手中指節宛宛中灸三五壯凡贅疣諸痣皆效”이다. 피부계통의 질환에 대한 鍼灸法은 癰疽門에 나오니 癰疽鍼法, 蜞鍼法, 癰疽烙法, 癰疽灸法, 艾灸治驗, 灸石癰法, 灸發頤法, 灸疔疽法, 灸便毒法 등이 그것이다. ○ 肉門 : 外形篇 권3의 肉門에는 ‘鍼灸法’은 없고 ‘灸法’이라는 제목으로 “疣目支正灸之卽差<綱目>○凡贅疣諸痣當其上灸三五壯卽差<綱目>”라는 내용이 나온다. 肉門의 경우도 皮門과 마찬가지로 癰疽門에 나오는 각종 鍼灸法과 겹치는 부분이 있다. ○ 毛髮門 : 머리털에 鍼灸法을 사용하는 대신 ‘髮宜多櫛’에서 머리털을 자주 빗질하는 방법을 권하고 있다.
◎ 雜病篇
○ 天地運氣, 審病, 辨證, 診脈, 用藥 : 이 부분에 鍼灸法이 나오지 않는 것은 이 門들의 성격이 鍼灸法을 논할 성격이 아니기 때문이다. ○ 吐, 汗, 下 : 이들 세가지 치료방법을 운용함에 鍼灸法보다는 약물이나 여타의 다른 방법이 효과적이라고 보았기 때문이다. ○ 暑門 : 暑病은 鍼灸法을 운용하는 것보다 약물로 치료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판단하였기 때문이다. ○ 濕門 : ‘鍼灸法’이 없고 ‘鍼法’만 있다. 그 이유는 鍼法이라는 제목 아래에 잘 쓰여 있다. “濕病은 艾灸를 금하니 오직 濕痺와 濕熱脚氣, 痿證에는 鍼을 놓아서 經絡의 氣를 통하게 해주는 것이 좋다.” ○ 燥門 : 몸이 燥한 증상에 鍼灸를 사용하는 것이 문제를 발생시킬 수 있다고 보았기 때문일 것이다. 燥證은 消渴의 증상과 비슷한 맥락이 있기에 잘못 鍼灸를 시술하여 증상이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 ○ 霍亂門 : 霍亂門에는 ‘鍼灸法’이라는 제목의 글이 없는 대신에 ‘霍亂熨法’, ‘霍亂鍼法’, ‘霍亂灸法’의 제목의 치료법이 소개되어 있다. 내용적으로 보다 더 충실해진 셈이다. ○ 消渴門 : 消渴門에는 鍼灸法이 없는데, 이것은 消渴門에 ‘禁忌法’이라는 제목으로 “100일 이상이 되었으면 鍼灸를 해서는 안되니, 鍼灸를 하면 부스럼에서 膿水가 나와서 그치지 않아 죽게 된다”는 말로 설명된다. ○ 黃疸門 : 黃疸을 치료하는 방법상 鍼灸法보다는 약물에 의한 방법이 타당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 瘟疫門 : 瘟疫門에는 ‘鍼灸法’이라는 제목의 글은 없고 ‘鍼法’이라는 제목의 글만 있다. ○ 癰疽門 : ‘鍼灸法’이라는 제목의 글은 없지만 癰疽鍼法, 蜞鍼法, 癰疽烙法, 癰疽灸法, 艾灸治驗, 灸石癰法, 灸發頤法, 灸疔疽法, 灸便毒法 등의 방법들이 기록되어 있다. ○ 諸瘡門 : ‘鍼灸法’이라는 제목의 글은 없지만 질환별로 洗藥, 敷藥, 浴法, 鍼法 등이 기록되어 있다. ○ 解毒門 : ‘鍼灸法’이라는 제목의 글은 없지만 灸法을 蠱毒治療用으로 적고 있다. ○ 怪疾門 : 怪疾門은 어떤 치료방안을 제시했다기 보다는 신기한 질병들을 치료했던 역사적 기록을 적어놓은 것이기에 鍼灸法을 제시하여 치료방안을 강구하는 것이 목표가 아니다. ○ 雜方門 : 雜方門은 救荒 등을 목표로 만든 곳으로 그 중심이 산야에 널려 있는 각종 약초와 어떤 상황에 대한 대처의 방법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