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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0월 06일 (일)

우리의 한의학 ④ 미래의 한약, 계속 맛볼 것인가? 분석할 것인가?

우리의 한의학 ④ 미래의 한약, 계속 맛볼 것인가? 분석할 것인가?

우리는 2000년 전 고대 한약 지식을 어제 배운 것 같이, 오늘 이 시간에도 한의과대학에서 교육하고 이 이론으로 환자에게 효능을 설명하고 있다. 향후 2000년은 어떻게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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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의 과학화를 목적으로 하는 직업에 종사하면서, 한의학 이론 혹은 한의학적 방법에 대해 많은 고민을 갖고 있다. 많은 논리적 오류가 숨어있는 것은 접어두고라도, 먼저 한의학에는 형이상학의 신학과 철학이 들어있기 때문에, 형이하학으로의 과학화가 쉽지 않다고 생각한다. 

한의과대학 시절 한의학은 이미 신이 혹은 대리인인 성현이 만든 의학이라고 교육받았다. 한약에 대한 모든 한의학적 이론을 설명하는 기미론(氣味論), 이 속에 음양오행론 철학인 오기오미(五氣五味)와 신(神)이 결부되어 있다. 기록에 의하면 중국 삼황(三皇) 신화속의 신농씨(神農氏)가 수많은 약초 맛을 보고 백성들로 하여금 피해야할 것과 먹어야할 것을 밝혀주었다고 한다. 

 

진한(秦漢) 때 한약의 원전 『신농본초경(神農本草經)』이 발간되었다. 물론 신농씨가 말씀하시고 『성경』, 『불경』 같이 사후에 제자들이 기억을 더듬어 기록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당연히 고대 중국인들이 수백 년간 잡초들을 맛보고 냄새 맡아보고 환자에게 투약하면서 얻은 한약 지식을 그 당시 절대 세계관인 음양오행론 체계에 맞춰 기미, 귀경(歸經), 효능이론이 탄생되었다고 본다. 


한약재 50종의 이름, 기미, 귀경, 효능 알아맞히기 


인간이 주체가 되어 인삼을 맛보고 냄새 맡아보고 나서, 약성이 약간 따뜻하고, 독이 없으며 맛이 달면서 약간 쓰다고 했다. 만약 전지전능한 신이나 초월자가 말씀하였으면 일관되고 절대적이고 모순이 없어야하는데, 인삼 성질이 따뜻하다, 약간 따뜻하다, 서늘하다, 약간 차다 등 여러 의견과 맛 또한 달다, 약간 쓰다, 쓰다, 달고 쓰다 등으로 맛보는 이에 따라 차이가 있다. 귀경도 비장, 위장, 폐로 책마다 다르다. 

따라서 성현이 아니라 많은 평범한 사람들의 오감과 경험이 누적되어 완성된 것이다. 만약 성현이 아니고, 고대 중국인들이 이러한 방법으로 한약 지식 체계를 구축하였다면, 현대 한국인들이 못할게 무엇이 있겠는가? 우리도 할 수 있고, 지금부터 하면 된다. 상상의 나래를 펼쳐보자!

 

오늘도 한의과대학 실험실에서 땡시험(학생들이 2미터 간격으로 거리두기를 하면서, 관찰 대상을 보고 답안지를 작성하고, 1분마다 조교가 종을 치면, 옆으로 이동하는 시험 방식)이 있다. 지난 주 땡시험은 실험대에 놓여있는 한약재 50종을 보면서 한약재 이름과 기미, 귀경, 효능을 알아맞히는 것이었다. 

이번 주는 50종 한약재를 끓인 전탕액을 담은 큰 비커와 일회용 숟가락들이 실험대 위에 놓여있다. 학생들은 맛본 한약을 뱉을 플라스틱 통과 입을 헹구기 위한 생수를 들고 시험을 친다. “5증 숙지황”,  “2년 근 감초.”, “제조인가? 아니 수질인가?” 단 독성이 있는 반하 부자 등은 숟가락 대신 면봉을 갖다놓는다. 시험이 끝나자 왁자지껄하다. “24번 석고였어?”, “황기 몇 년 근이야?”, “숙지황 3증이야? 5증이야?”, “43번은 석결명인지 자연동인지 헷갈렸어?”


색깔, 냄새, 맛 보면서 50종 한약처방 전탕액 구별


또 이달 말에는 50종 한약처방 전탕액을 맛보고 ‘육미지황탕’, ‘팔미지황탕’, ‘금수육군전’, ‘계지가용골모려탕’ 등을 맞추고, 기미와 귀경, 조제 년도까지 알아내어 약효기한 여부까지 판단하는 고난이도 시험이 있다. 그래서 조교가 한약 맛과 냄새를 잘 살리기 위해 비싼 디켄터 대신에 실험용 삼각플라스크에 한번 씩 휘저어 일일이 나누어 준다. 모든 정신을 집중하여 색깔, 냄새, 맛을 보면서 ‘팔물탕과 사물탕, 사군자탕’을 구별해야한다. 

 

학생회는 사전 연습으로 출제 예상되는 50종 한약처방을 각각 100팩씩 5000팩을 주문하여 모두에게 나누어 준다. 학생들은 새벽 2시까지 도서관에서 냄새와 맛을 보면서 시험공부를 한다. 술이나 담배도 잠시 끊고, 공복 시에 오감이 최고조에 이른다고 하여 식사도 거르고 시험을 친다. 

이렇게 교육 훈련받은 후 한의사가 되면, 전탕한 한약처방의 안정성 유무를 판단하고, 원외탕전실에 주문한 전탕액 샘플을 받아 육미지황탕에 6종 한약이 다 들어갔는지, 맛과 냄새로 확인한다. 또 취미나 부업으로 와인소믈리에, 차소믈리에 사업 등에 진출해 고도로 훈련된 최고 기술력으로 이들 업계의 협회와 학회 내에서 중요 위치를 점하고 있다.


인류에게 한약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한편 같은 약용식물이면서 서양인들은 고대 중국인들 같이 서양 허브의 기미와 귀경에 따른 효능을 몰랐을까? 허브의 음양오행을 모르면서, 단지 경험으로 얻어진 단편적인 효과만으로 몇 천 년 동안 효과는 있었고 부작용은 없었는가? 미스터리다. 

그래서 현재까지 허브에 대한 기미와 귀경에 따른 효능 자료가 없어 소비자들의 혼란과 부작용이 발생되어 식약처가 국민 건강과 보건을 위하여 연구 사업을 발주했다. 

그리고 3개 한의과대학은 기미를 감별하는 전문 인력을 확보해 식약처로부터 ‘서양허브 300종에 대한 기미 귀경 효능에 대한 연구’ 사업을 8천1백만 원에 수주 받았다. 내용을 살펴보면, 한 대학 당 300개 허브 하나하나마다 이중맹검법(시험자나 피험자 모두 어떤 허브인지 모르는 상태에서 판정하는 시험법)으로 3명의 한의사가 각 3번 반복 실험하여 총 27개 기미와 귀경 판단 결과를 밀봉해서, 임상시험수탁기관에 제출하면 된다. 

 

한의사들은 수도자와 같은 정신과 육체로 허브티를 마시면서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아마 80% 이상 신뢰도 검증이 되면 식약처가 서양 허브에 대한 기미와 귀경, 효능 고시를 할 것 같다. 

지금까지 한약은 신과 음양오행설을 바탕으로 한 기미론으로 지난 2000년 동안 아무 문제없이 설명되어 왔다. 오늘날과 같은 과학 문명사회에서 한약을 과학화한다는 것은 의약품으로서 물질의 안정성 안전성 유효성을 규명하는 것이다. 인삼이 인체를 따뜻하게 하는 것도, 독이 없는 것도, 맛이 달면서 약간 쓰게 하는 것도 다 화학물질 작용이다. 

그러면 미래 2000년 후에는 한의계가 인류에게 한약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2000년을 너무 멀다고 느껴서는 안 된다. 우리는 2000년 전 고대 한약 지식을 어제 배운 것 같이, 오늘 이 시간에도 한의과대학에서 교육하고 이 이론으로 환자에게 효능을 설명하고 있다. 향후 2000년은 어떻게 할 것인가? 결국 이는 오늘을 사는 한의계 집단 지성들이 스스로 결정할 문제이다.


 (본 글은 저자의 소속기관이나 한의신문 공식 견해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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