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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약이 국민건강에 유용하다는 인식 확대됐으면”

기사입력 2023.01.12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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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예산 2배로 확대 편성…보다 효율적인 한의약적 사업모델 구축 ‘최선’
    김성민 중랑구회 수석부회장, 한의약적 고독사 예방 및 관리 시범사업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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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성민 중랑구회 수석부회장

     

    [편집자 주] 

    본란에서는 보건복지부가 진행하고 있는 ‘고독사 예방 및 관리 시범사업’에서 중랑구 사업에 참여한 김성민 중랑구한의사회 수석부회장(학술이사 겸임)으로부터 사업에 참여하게 된 계기, 시범사업에서의 한의약의 강점, 향후 계획 등을 들어봤다. 


    Q. 시범사업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지난해 보건복지부에서 중화2동 주민센터에 ‘고독사 예방 및 관리 시범사업’을 해보라고 예산이 배정됐는데, 주민센터에서는 보건소에 근무 중인 한의사에게, 그 회원이 중랑구한의사회로 문의를 해왔다. 

     

    중화2동은 제가 한의원을 운영하는 곳이기도 했지만, 평소 개인적으로 방문진료사업·치매예방사업·자살예방사업 등에 참여하면서 각종 교육사업을 해오면서 이 부분에 관심을 가져왔다. 그러한 사업들의 연장선이면서, 무엇인가 새로운 한의약적 사업모델을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시범사업을 주도적으로 진행하게 됐다. 구나 시 예산이 아닌 보건복지부 예산이 들어가고 관심을 갖고 진행하는 사업인 만큼 잘 해내고 싶었던 마음이 컸다.” 


    Q. 시범사업이라 구체적인 모델이 없는데, 어떤 부분에 초점을 맞춰 프로그램을 마련했는지?

     

    “처음에 사업 대상이 60대 이상, 홀로 거주하는 취약계층이라고 들었다. 경험상 우울증이나 알코올중독에 빠져 있는 분도 있을 것이고, 삶에 대한 희망이나 의미를 잃어버린 분도 많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선 이 분들이 서로서로 도움을 주고 받으면서 삶의 의미를 되찾으면 하는 마음에 지역에서 커뮤니티를 만들어 보고 싶었다. 그래서 편하게 만나고 연락하면서 사회에서 소외되지 않고 계속 연결될 수 있는 모임 만들기에 초점을 두고 고민하면서 프로그램을 마련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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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Q. 주요한 프로그램들을 소개한다면?

     

    “총 4회의 프로그램을 마련했는데, 첫 교육에서는 서로의 어색함을 풀어주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스킨십을 활용한 교육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즉 스킨십 유도를 위해 ‘경혈 마사지’를 주제로 기억력 증진, 활력 증진, 소화 안될 때 등 혼자 할 수 있는 경혈 마사지를 교육했고, 실습을 통해 서로서로 해보는 시간도 가졌다.  

     

    2회차 교육에서는 서로 사적모임을 가질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에 중점을 뒀다. ‘약이 되는 음식’을 주제로 감기, 부종, 소화불량, 냉증 등 일상생활에서 느낄 수 있는 불편에 도움이 되는 음식 및 한의약 상식들을 교육했다. 또한 사전 조 편성을 통해 강의 후 퀴즈를 통해 조원끼리의 유대감을 형성토록 하는 한편 상금을 걸어 교육 후에는 사적인 시간을 갖도록 유도하기도 했다. 토의시간에 강의내용을 토대로 한 약선음식을 주제로 한 논의가 이뤄지기를 기대했지만, 사적모임을 유도하고 상호간 서먹함이 없어지는 것 자체만으로도 성공적인 교육이었던 것 같다.

     

    3·4회차 교육에서는 본격적으로 서로를 챙겨주는 그룹을 만들어 보고자 했다. 강의 내용은 평소 건강관리와 응급상황시 대처요령 등의 주제였고, 이를 통해 외상의 종류와 처치법, 만성통증 관리, 치매와 우울증, 대사질환 관리 등 한의약적 개념을 섞어 소개했다. 더불어 돌연사의 원인이 되는 질환들의 감별법과 응급처치법를 통해 서로 체크해 보면 좋은 것들을 알려드렸고, 4회차 교육 이후에는 각자의 소감과 졸업식을 진행했다.”


    Q. 사업 진행시 어려운 점과 개선할 부분은?

     

    “일방적인 전달 위주의 강의는 좀 줄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실제 프로그램을 진행해 보니 대상자들 중에는 귀가 안들리거나 집중력을 유지하기 어려운 분들이 예상 외로 많았다. 또한 지적 수준의 차이도 있었고, 거동이 불편하거나 장애가 있어 실습에 애를 먹기도 했다.

     

    처음 시행하는 사업이다 보니 참여자들이 각 차수마다 변경되는 등 지역에서의 커뮤니티를 만들어 보고자 했던 처음의 목표를 달성하는 데도 어려움이 있었다. 더불어 사업기간이 연말까지라 시간이 촉박해 프로그램을 4회로 구성할 수밖에 없었는데, 서로 얼굴을 익히고 보다 끈끈함을 만드는 데는 부족했던 시간이었던 것 같다.” 

      

    Q. 고독사 예방 및 관리에 한의약의 장점은?

     

    “한의약의 강점은 특별히 거창한 도구가 없어도 된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실제 의료봉사를 다닐 때마다 느끼지만, 양의사들에 비해 한의사는 봉사 현장에서 환자들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이 많다고 생각한다. 침 하나만 있어도 거의 모든 질환을 다룰 수 있으며, 침이 없더라도 자극을 줄 수 있는 도구들을 활용한다든지, 일상에서 먹는 음식으로도 충분히 생활관리법을 알려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한의약적 지식들을 설명해주면, 일반인들은 상당히 흥미로워 한다. 더욱이 홀로 지내는 계층들이 이런 지식을 통해 조금이라도 건강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데 도움이 됐으면 한다.”  


    Q. 이번 시범사업에 한의약이 참여한 의미는?

     

    “중랑구 3개 동에서 동시에 사업이 진행됐다. 그 중 중화2동만 한의사회에 자문요청을 해서 맡게 됐는데, 중화2동의 호응이 가장 좋았다고 한다. 특히 구청에서 3개 동 담당자가 모인 회의에서 향후 중화2동의 프로그램을 벤치마킹해서 관련 사업을 진행할 것 같다는 소식을 중화2동 담당자로부터 들었을 때 사업에 참여하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허준·이제마 선현들도 백성들이 기근과 질병에 시달리는 것을 안타깝게 여겨 한의약을 일반인들에게 널리 보급하고 싶어했다. 한의학이란 학문의 밑바탕에는 그러한 정신이 이미 깔려 있는 것이다. 이번 시범사업을 통해 정부에서도 국민보건 향상에 한의약이 매우 유용하다는 것을 재인식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Q. 향후 계획은?

     

    “보건복지부에서 이번 시범사업 내용이 괜찮았다면서 2023년도 예산을 편성해줬다고 한다. 예산도 지난해보다 2배로 늘어났다고 한다. 올해는 시간도, 예산도 지난해보다는 넉넉한 만큼 지난 첫 프로그램에서 아쉬었던 부분을 개선해 좀 더 공을 들여 볼 생각이다. 우선 교육 횟수도 4회에서 10회로 늘리고, 같은 기수들끼리의 커뮤니티가 강화될 수 있도록 조직화해볼 계획이다.” 


    Q. 기타 하고 싶은 말은? 

     

    “20년 임상을 하면서 한의사라는 것에 자부심을 많이 느끼곤 한다. 그런데 지금 후배들 중에는 그렇지 않은 경우들도 있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다.

     

    한의원들은 한의계라는 생태계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나무다. 나무가 홀로 자라기 위해 생태계를 파괴한다면, 500년을 가는 큰 나무가 되지 못할 것이다. 큰 나무들이 자라려면 한의계 자체가 더 성장해야 한다. 이를 위해 정책적인 지원을 확대나가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각자의 나무들이 생태계를 비옥하게 만들려는 노력도 함께 해나가야 할 것이다. 지금도 다양한 새로운 사업들이 시도되고 있는데, 많은 한의사 회원들이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로 이러한 사업들이 활성화되도록 다함께 노력해 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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