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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1월 24일 (일)

제9기 M&L심리치료 프로스킬 트레이닝 베이직 코스를 마치며

제9기 M&L심리치료 프로스킬 트레이닝 베이직 코스를 마치며

“사랑(loving beingness), 공감, 자비의 치료 능력을 알게 된 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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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희 원장(대전 심온한의원)


몇 해 전 다방면으로 한의 정신과 진료에 대해 알아 보던 중 M&L심리치료를 알게 됐다. 존재를 알고 나서 언젠가는 한번 들어봐야지 하면서도 차일피일 미루던 중 우연히 들어간 하베스트에서 9기 M&L심리치료 프로스킬 트레이닝 코스가 곧 시작됨을 알게 됐고 지금인가 싶어 강의를 신청했다. 온라인 강의와 줌 미팅이 내용의 전부일 거라는 착각 덕분에 2일의 오프라인 실습이 개원의에게 주는 데미지를 잊은 채,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다.


온라인 강의는 5가지 큰 목차에 따라 총 14시간 분량의 강의였다. 약 4개월의 수강 기간과 중간중간 줌미팅에 맞춰 부담 없이 강의를 들을 수 있었다. 또한 무엇보다 강형원 교수님, 일본에 계신 유수양 선생님, 최보윤 원장님의 M&L심리치료에 대한 애정과 10여년간 트레이닝코스를 진행해 오신 덕분인지 시간가는 줄 모르고 듣게 되는 강의였다. 강의는 M&L 심리치료의 핵심 가치인 ‘안심의 장 구축’, ‘관계 중심’, ‘사랑 존중’, ‘자기 주도’가 잘 전달되도록 체계적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이렇게 짜임새 있는 강의 덕분에 온라인 강의임에도 불구하고 마음으로 와닿는 강의였다. 

- 의료인의 특성상 단점을 찾는 것에 재능을 키워왔던 나에게 ‘리소스’라는 환자 내면에 있는 장점이 중요한 치료 도구라는 것을 통해 부정거사(扶正祛邪)의 참 의미를 알게 된 것,

- 비판하지 않고 판단받지 않은 안심, 안전의 장에서만 진정한 라포(rapport)가 형성될 수 있다는 것. 

- 나의 외부에만 반응하던 감각신경을 알아차림(mindfulness)을 통해 내면을 바라보게 된 것.

- 침술, 한약처방 등 치료술기가 가지는 효과만 살피던 내게 사랑(loving beingness), 공감, 자비가 가진 치료의 능력을 알게 된 것.

 

이준희 기고2.jpg


이렇듯 M&L심리치료 강의는 임상에 있어 새로운 접근을 하게 해줬다. 또한 강의 수강 기간 중 진행된 4번의 줌미팅을 통해 여러 질문에 대한 강사님들의 답변과 다른 수강자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M&L심리치료에 대한 이해의 폭은 넓어져 갔다.


하지만 마음 한편에서 개원의로서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 과연 몇 번의 치료가 필요할까, 환자들과의 상담에 얼마만큼의 시간을 사용할 수 있을까? 현실과 동떨어진 이상적인 임상의 모습은 아닐까? 여러 가지 현실적인 고민들을 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고민을 가지고 어느덧 오프라인 실습시간이 다가왔다. 실습 장소에 가면서도 어떤 마음으로 임해야 될지 갈피를 잡지 못했다. 하지만 실습장소에 도착하면서 모여있는 강사님들과 선생님들을 보면서 마음이 정해졌다.


치료자가 아닌 온전한 내담자로


이유야 모르겠지만 내 마음 한편에서 치료받고 싶은 것이 있었던 것 같다. 또한 강의로만 뵙던 강사님들의 따뜻한 미소를 보았기 때문인 듯도 싶다. 치료자의 모습으로 어떻게 술기를 익힐까보다 온전히 모임의 깊이를 같이 공유하고 싶었다. 

먼저 오리엔테이션을 통해 자기소개와 2일간의 프로그램에 대해 살펴보고 실습을 시작했다. 강사님들의 짧은 정리와 함께 조별로 모여 실습을 시작했다. 


‘2일간의 실습은 감동이었다.’ 먼저 이렇게 말하지 않고는 실습을 표현하지 못하겠다. 어떠한 설명도 실습의 느낌을 명확히 느끼게 할 수 없어 다시 선언하겠다. ‘실습은 감동이었다.’ 

강의로 들었던 M&L이 나에게 준 것은 실습이 준 것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 어쩌면 나는 1박 2일간 다른 우주공간에 있었다고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 시작은 안전, 안심의 장에 있었다. 첫 번째 실습인 ‘리소스 찾기’ 실습을 유수양 선생님과 진행을 하면서 안전, 안심의 장을 구축해 주셨다. 안전한 장소에서만이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는 말이 실제로 이루어지고 있었다. 처음 보는 낯선 사람들이 나의 리소스에 사랑으로 답해주고 있었고 나는 존재만으로도 사랑받기 충분한 사람이 되어가고 있었다. 


그 뒤로 이어진 리소스마인드풀니스와 마음의 방 그리기는 최보윤 원장님과 하면서 새로운 경험들을 했다. 나도 몰랐던 내 마음의 소리를 보고 듣고 느끼면서 일상생활에서는 전혀 느껴보지 못했을 나를 느낄 수 있었다.


나도 모르는 나의 모습들, 그것이 좋든 나쁘든, 또 무언가를 잘하든 못하든 중요하지 않았다. 그저 알아차림으로 편안함을 주었다. 늘 나약해지면 안된다고 생각했고 나약한 모습에 무너지던 내가 본래 깨지기 쉬운 아름다운 존재임을 알게 되었고 함께한 다른 이들이 사랑이 위로가 되었다. 실습장소는 이제껏 지내보지 못한, 하지만 마음 한편에 지내고 싶었던 시공간이었다.

 

이준희 기고3.jpg


한의원과 삶의 색을 바꿔준 강의


M&L심리치료 프로스킬 트레이닝 코스를 마치고 진료실에 앉아 있는 나는 2일간의 실습이 준 육체적 피로감과 함께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살펴본다.


우리 한의원에 오는 모든 환자들이 문을 열고 들어오는 순간부터 어느 곳보다 안심되고 안전을 느끼는 한의원이 되도록 하고 싶다. 환자의 이야기를 들을 때 증거사진을 놓고 골몰하는 탐정의 자세로 듣는 것이 아니라 한편의 영화를 보듯 이해하고 공감하며 경청하고 싶다. 내가 치료의 주도권을 쥐고 파헤치는 것이 아니라 환자 안에 내재된 치유력을 돕고 그것을 같이 바라보고 싶다. 


M&L심리치료 강의를 듣고 임상의로서 어떠한 치료술기가 장착돼 새로운 무기를 가지게 되었냐고 묻는다면 나는 M&L심리치료는 기술을 더해 준 것이 아니라 한의원과 나의 삶의 색을 바꿔주었다고 답할 것이다. 나의 존재가치를 인정하게 되었고 주변 사람들을 더 사랑하게 되었고 한의사로서의 삶이 풍성해졌다. 이러한 좋은 변화를 나만 알고 있을 순 없다. 변화를 모색하는 모든 이에게 M&L을 권한다. 

 

 

한국M&L심리치료연구원은 2013년부터 꾸준히 “전문가를 위한 M&L심리치료 프로스킬 트레이닝 코스”를 진행해왔고, 지난 4월부터 제9기 베이직 코스가 하베스트를 통해 오픈되어 심리치료에 관심이 있거나, 신경정신과를 전공하고 있거나, 또는 자기 성장을 도모하는 42명의 참가자가 함께 했다. 참가자들은 하베스트 온라인강의를 먼저 수강하고, 지난 7월 20일~21일 이틀에 걸친 오프라인 실습을 통해 이론으로 배운 내용을 임상에 적용할 수 있도록 연습했다. 

베이직 코스에 이어 8월 20일부터 하베스트를 통해 오픈되는 어드밴스드 코스에서는 M&L심리치료 마스터 트레이너인 후쿠오카 유멘탈클리닉 유수양 선생님과 트레이너인 원광대학교 한방신경정신과 강형원 교수가 각각의 정신과 질환에 M&L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지와 정신과 치료의 중요한 개념인 경계선 감각, 인너차일드 워크, 에릭슨의 8단계 발달과제 등에 대해 강의할 예정이다. M&L에 관한 자세한 사항은 www.mnlkorea.com을 참고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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