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신문] 정신질환자 가족 중 61.7%가 환자를 돌보는 부담이 크며, 정신질환자 60.1%는 차별을 경험했고, 폭력을 경험한 비율도 31.9%에 달했다.
이는 보건복지부(장관 조규홍)가 22일 정신질환자와 가족의 생활실태, 복지서비스 이용 경험, 필요한 서비스 수요 등을 조사한 ‘정신질환자 및 가족지원 서비스 확충을 위한 실태조사’ 결과에 따른 것이다.
실태조사는 지난해 9월부터 올 4월까지 약 8개월간 정신질환자 1087명과 그 가족들 995명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정신질환자 가족들의 돌봄 경험과 그들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조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조사에 따르면, 정신질환자 가족 중 61.7%는 환자를 돌보는 부담이 크다고 응답했으며, 환자에게 폭력을 당한 경험이 있는 이들도 57.5%로 절반이 넘었다.
또한 최근 1년간 심각하게 자살을 생각한 가족은 20.5%에 달했으며, 이 중 40%가 구체적으로 자살 계획을 세웠고, 28.4%는 실제로 시도한 것으로 조사됐다.
정신질환자의 경우 정신건강뿐 아니라 신체건강의 상태·관리도 미흡하며 차별·폭력에 노출된 것으로 드러났다.
정신과 입원 경험이 많음(76.7%)에도 정신 응급상황에서 도움을 요청하는 대상은 주로 가족이나 친척(64.3%)이며, 자살위험 시 대처방법으로 혼자 생각(77.1%)하는 경우가 많아 제도적 지원 강화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신응급 상황 시 도움요청 대상(복수응답)은 가족·친척이 64.3%로 가장 많았고, 다음이 정신건강복지센터·정신재활시설 등이 61.6%며, 평소 알고 지낸 의사가 22.3%로 나타났다.
신체 건강상태는 전체 국민 대비 취약하고 건강관리도 미흡한 것으로 드러났는데, 아파도 병원을 가지 못하는 경우는 18.1%였으며, 주요 이유로는 두려움·불안감이 32.8%, 병원비 없음이 30.3%를 차지했다.
건강에 대한 인식의 경우, 정신질환자 23.9%가 좋음 또는 매우 좋음이라고 답했는데, 이는 전체 국민 36.2%가 좋음 또는 매우 좋음이라고 답한 것에 비해 낮은 수치다.
만성질환 경험 없음에 대한 조사에서도 정신질환자는 44.4%, 전체 국민은 58.3%로 나타났고, 흡연율 또한 정신질환자는 26.5%, 전체 국민은 17.0%, 음주율은 정신질환자 22.1%, 전체 국민 13.4%로 나타났다.
정신질환자의 69.6%는 지역사회 거주가 가능하다고 생각하나, 60.1%가 차별을 경험했고, 가족 또는 주변사람으로부터 괴롭힘이나 폭력을 경험한 비율은 31.9%에 달해 지역사회 거주 저해요인으로 확인됐다.
정신질환자 가족의 경우 상당한 환자 돌봄 부담으로 인해 신체적·정신적 건강이 취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신질환자 가족 중 61.7%가 환자를 돌보는 부담이 크다고 응답했으며, 환자에게 폭력을 당한 경험도 57.5%로 나타났다.
정신질환자와 가족에게 수요가 높은 서비스를 분야별로 살펴보면, 정신건강 및 장애인 지원 서비스의 경우 정신건강복지센터(정신질환자51.1%, 가족 45.0%), 신체 건강 지원 서비스의 경우 치료비 지원(정신질환자74.6%), 정기적 건강검진(가족78.7%)을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지원 서비스는 직장 편의 제공(정신질환자67.4%), 정보제공 및 취업알선(가족76.4%), 자립지원 서비스는 기초생활보장급여나 장애수당 신청지원(정신질환자76.6%, 가족78.9%)을 원한다는 응답이 높게 나타났다.
이형훈 보건복지부 정신건강정책관은 “이번 실태조사 결과를 토대로 가족과 정신질환자의 신속한 조력을 위한 위기개입팀 운영 등 정신응급대응체계를 강화하고, 내년부터 정신질환자의 지역사회 자립 지원을 위한 주거지원 서비스를 시작하는 등 정신질환자와 가족의 삶과 환경이 개선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