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신문] 우석대학교 한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김경한 교수 연구팀이 대한공중보건한의사협의회(회장 심수보)와 함께 한의과 공중보건의 역할 관련 인식 조사 연구를 진행하고, 연구 결과를 1일 발간된 ‘대한한의학회지’ 9월호에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연구팀이 2024년 7월 15일부터 19일까지 전국 한의과 공중보건의 951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총 264명의 응답을 분석한 결과를 담고 있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근무기관 중 32.2%에서 의과 공중보건의사가 배치돼 있지 않았다. 의과 공중보건의사가 배치되지 않은 보건지소의 경우에는 다른 보건지소에서 순회진료를 주 1회(37.7%)나 주 2회(24.7%)하고 있었으며, 순회진료도 하지 않는 지역이 다수(15.3%)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의과 공중보건의사가 배치되지 않은 보건지소의 경우 54.1%에서 의사 부재에 따른 민원이 발생했다. 주요 민원 내용으로는 △고혈압, 당뇨와 같은 노인·만성질환 상담 및 관리(72.4%) △의약품 투여(44.0%) △소화기, 호흡기 등 내과 치료(39.7%) △예방접종(22.4%) 등의 순이었다.
특히 한의과 공중보건의가 배치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만성질환 상담관리, 의약품 투여, 예방접종 등에 활용하고 있지 않아 지역주민에게 충분한 의료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한의과 공중보건의는 적절한 역할 수행을 위해 제도적인 보완이 필요한 부분으로는 응급상황 대처, 단순 처치, 염증성 처치, 노인 만성질환의 상담 및 관리, 의약품의 투여, 예방접종 등의 순으로 답했다. 한의과 공중보건의가 추가로 교육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분야의 경우 응급상황 대처가 가장 높게 나타났다.
김경한 교수는 “의과 공중보건의사 감소로 인한 지역 의료공백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한의과 공중보건의사의 역할 확대가 이를 해소할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다”면서 “2024년 기준 신규 의과 공중보건의사의 수가 255명, 한의과 공중보건의사 수가 276명으로 한의과 공중보건의사의 인원이 의과 공중보건의사 인원을 추월했다”고 밝혔다.
특히 김 교수는 “2024년 4월 기준 전체 의과 공중보건의사 또한 1213명 대비 한의과 공중보건의는 1012명으로 양적인 측면에서는 비슷한 수준으로 볼 수 있으며, 다만 기본적 의약품 처방, 예방접종, 응급상황 대처 등 일부 영역에서 한의사 공중보건의 역할에 제한이 있어 그 규모에 맞는 충분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지 못하다”면서 “지역 의료공백이 심각한 상황에서 한의과 공중보건의사 역할에 대한 재조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심수보 회장은 “이번 연구에서 보건진료전담공무원이 맡고 있는 ‘경미한 의료행위’의 한의과 공중보건의 수행에 대한 긍정적인 태도와 높은 교육 이수 의지가 나타난 것은 매우 고무적”이라며 “이는 한의과 공중보건의들이 지역 의료공백 해소를 위해 자신들의 역할을 적극적으로 확대할 준비가 되어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심 회장은 이어 “10월에서 11월에 곧 찾아올 독감 예방접종 철에 의과가 배치되지 않은 보건지소에서는 예방접종이 불가해 지역주민에게 불편을 초래할 수 있는 만큼, 한의과 공중보건의의 역할 확대가 국민건강 증진에 크게 이바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는 대한한의학회에서 연구 지원을 받아서 수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