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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1월 23일 (토)

한의대에 안부를 묻다-39

한의대에 안부를 묻다-39

“전한련 회장의 1년, 변화를 향한 걸음들”
한의학 교육 개편과 병원 실습 개선 위해 고군분투한 한 해

전한련 정채윤 (3).jpg

 

정채윤

가천대학교 한의과대학 학생회장(본2)

 

가천대학교 한의과대학 학생회장, 그리고 전국 한의과대학·한의학전문대학원 학생회 연합 회장의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이 시점에서, 지나온 시간들을 글로 남기고자 한다.

 

2024년도 1월 1일, 가천대학교 한의과대학 학생회장의 임기가 시작되며 다양한 업무가 차근차근 이어졌다. 학생회장으로서 회의를 주재하고 행사 기획에 나서며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한 활동들을 추진하기 위해 노력했다. 처음에는 내가 기대했던 만큼 큰 변화를 이끌어 내기 어려울 것 같아 두려움도 있었지만, 작은 성과 하나하나가 쌓이며 나름대로 보람을 느낄 수 있었다. 물론, 지치고 울고 싶었던 순간도 많았지만, 내가 꿈꾸던 변화를 만들어 나갈 수 있다는 점에서 하루하루가 행복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2024년 1월 18일, 전국 한의과대학·한의학전문대학원 학생회 연합(이하 전한련) 회장으로 선출되며 전한련 회장의 업무가 시작되었다. 학교 학생회장으로서의 업무와 전한련 회장으로서의 업무가 겹치며 예상보다 내가 강인하지 않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이 점점 많아졌다. 가천대학교 한의과대학을 이끌며 동시에 전국의 한의과대학을 대표해야 한다는 책임감은 그야말로 마음속의 무거운 돌덩이와도 같았다. 그러나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라는 말처럼, 시간이 지나며 차츰 업무에 익숙해졌고, 나름대로 스무스하게 일을 진행하는 나 자신이 조금씩 기특하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학기가 시작되고, 행사들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며, 자연스럽게 예민해지는 나의 감정을 다스리기란 쉽지 않았다. 매일 쌓여 가는 카톡과 연락은 생각보다 큰 스트레스로 다가왔고, 행사 당일에는 학생회 국장의 작은 실수에도 화를 내곤 했다. 예상대로 흘러가는 일은 거의 없었고, 주중에는 학교 학생회 업무를, 주말에는 전한련 업무를 처리하면서 힘든 날들이 이어졌다.

 


전한련 정채윤.jpg

 

그중 가장 큰 스트레스를 준 것은 바로 교육과정 개편과 실습 병원 개선 업무였다.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지,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방향을 잡기 어려웠다. 행사 준비는 주로 체력 소모가 큰 반면, 교육과 병원 관련 업무는 정서적 소모와 끝없는 머리싸움이 필요했다. 시간을 쏟아부으면서도 쉽게 답이 나오지 않는 회의를 수십 번 진행하며, 몸과 마음이 모두 지쳐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생회장으로서 결코 포기할 수 없는 과제가 바로 교육과 병원 문제였다. 학생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교육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병원 실습의 개선 방향을 논의하는 과정은 필수적이라고 느꼈다. 이를 위해 학생회 국장들과 심도 있는 논의를 거듭했고, 교수님들과의 의견 교환을 통해 전문가의 시각을 배우기도 했다. 또한, 다른 학교의 사례를 조사하여 참조하고, 학생들의 목소리를 직접 듣기 위해 설문조사를 실시하는 등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시도해 보았다. 지금에 와서 돌아보면, 의미가 적었던 시도들도 있었고, 결과적으로 큰 변화를 이끌어내지 못한 부분도 있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무언가를 바꾸려는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는 점에 대해서는 보람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한편, 전한련 회장으로서의 역할 역시 쉽지 않았다. 학교 학생회 업무에 집중하다 보니 전한련 업무가 종종 뒤로 밀리곤 했고, 밀린 업무를 주말에 처리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제대로 쉬지 못한 날들도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한련 회장으로서 느낄 수 있었던 성취감과 보람은 그만큼 컸다. 


전국한의대 화합, 의미 있는 첫걸음


전한련은 전국 12개 한의과대학 학생들을 대상으로 행사를 기획하고 참여자를 모집한다. 그 첫 번째 행사로 열린 것이 ‘한의미래토론회’였다. 박병진 중앙집행위원장의 노력 덕분에 ‘한의미래보고서’를 바탕으로 기획된 이 토론회는 12개 학교 학생들의 의견을 듣고 공유하는 자리였다. 약 50명이 참여한 소규모 행사였지만, 그만큼 의미 있는 첫걸음이었다. 

 

40기 전한련을 시작하며 가장 큰 고민은 코로나로 인해 축소되었던 전한련의 행사와 업무를 어떻게 다시 활성화할 것인가였다. 전한련에서 주최하는 가장 큰 행사인 ‘행림제’를 개최하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예산 등의 문제로 현실적 어려움이 있었다. 결국 여러 논의 끝에, 할 수 있는 일부터 차근차근 시작헤보자는 결론에 도달하였고, 작은 행사부터 점진적으로 정상화를 이루어 나가기로 했다. 그 첫 시도로 ‘한의미래토론회’가 열리게 된 것이라, 나에게는 의미가 더욱 크게 다가왔다. 또한, 감사하게도 한의미래토론회에 한의사협회 김지호 이사님이 참석해 주셔서 좋은 강연을 들을 수 있었다. 그리고 김지호 이사님과의 인연을 계기로 전한련 간부들이 한의사협회를 방문하게 되었고, 협회 회장님과의 교육 간담회 자리도 마련되었다. 학생회와 전한련을 이끌며 겪어온 여러 고민과 답답함을 나누고, 앞으로의 방향성에 대한 조언을 들을 수 있어 개인적으로도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전한련 정채윤 (1).jpg

 

한의미래토론회와 교육 간담회가 마무리된 후에는 전한련의 대표 시그니처 행사인 ‘전한련컵’이 시작되었다. 2024년 전한련컵은 농구, 축구, 야구 세 종목으로 진행되었으며, 전국 12개 한의과대학이 하나로 뭉쳐 스포츠의 열정을 함께 나누는 축제의 장이 되었다. 전한련컵을 준비하며, 각 학교 학생들이 서로를 응원하고 경기를 통해 우정을 나누는 모습을 보며, 큰 보람을 느꼈다. 전한련 회장으로서 이 행사를 주관하며 느낀 성취감은 그 어느 때보다 컸다. 물론, 더운 여름날, 전한련 기획국 간부들과 함께 구슬땀을 흘리며 전한련컵을 준비하고 진행하다 보니 고생스러운 순간들도 많았다. 하지만 모두가 힘을 합쳐 서로를 도왔기에 행사를 치르는 과정이 오히려 즐겁고 뜻깊게 다가왔다. 특히나 3박 4일 동안 함께하며 덥고 지칠 법도 했지만, 서로 예민해지지 않고 끝까지 협력하며 큰 행사를 무사히 마무리할 수 있었다는 사실에 감사함과 자부심이 느껴졌다. 전한련컵이라는 이름 아래, 학생들과 간부들이 하나가 되어 만들어 낸 열정과 노력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다. 그리고 전한련컵이 마무리되며, 40기 전한련의 주요 활동들이 하나씩 마침표를 찍었다. 

 

임기 초, 회장직을 맡으며 가졌던 기대와 두려움이 어느덧 한 해 동안의 경험과 성과로 쌓여 일 년이라는 시간을 돌아보게 되는 시점이 되었다. 다양한 행사와 활동 속에서 어려움이 많았지만, 학생들을 위한 진정성 있는 고민과 노력이 있었기에 지난 시간은 그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경험이었다. 특히 가천대학교 한의과대학 학생회 ‘多:ON’이라는 이름 아래에서 열심히 함께해준 부회장과 각 국장들에게 깊이 고마움을 느낀다. 이들의 헌신과 열정이 없었다면 지금까지의 성과를 이룰 수 없었을 것으로 생각한다. 항상 최선을 다해 맡은 바를 해내며 학생회를 위해 애써준 그들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또한 전한련의 상임위원, 대의원, 중앙집행위원, 교육협의회 위원들 역시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주었다. 이들이 보여준 책임감과 헌신 덕분에 전국 한의과대학을 대표하는 전한련의 활동이 차질 없이 이어질 수 있었다. 전한련이라는 큰 조직 속에서 함께 목표를 이루기 위해 서로 소통하고, 격려하며 이끌어준 동료들에게도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이 여정에서 소중한 동료들과 함께 할 수 있었음에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이들이 걸어갈 길에 응원의 마음을 보내고 싶다.

 

전한련 정채윤 (2).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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