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신문] 한의계 인급동(인기 급상승 동아리)란에서는 각양각색의 다양한 동아리를 소개합니다. 이 기사를 통해 동아리 활동의 추억을 되새기고, 그 열정을 다시 한 번 느껴보면 어떠실까요? 소개하고 싶은 동아리가 있다면 아래 이메일로 연락 부탁드립니다.<편집자 주>
원광대 한의과대학의 대표 그룹사운드 동아리, 허브닥터가 올해로 44주년을 맞이했다. 락 밴드를 기반으로 출발해, 이제는 다양한 음악 장르를 아우르는 허브닥터는 동아리 활동을 통해 끈끈한 선후배 관계와 깊은 음악적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본란에서는 허브닥터의 권민혁 회장(41기, 일렉기타)과 OB모임 고강훈 회장(13기, 드럼)을 만나 허브닥터의 전통과 현재를 들어봤다.
허브닥터 41기 회장 권민혁
Q. '허브닥터'는 어떤 동아리인가요?
A. 허브닥터는 원광대학교 한의과대학의 대표 그룹사운드 동아리입니다. 올해 44주년이 되는 해로 유구한 전통과 역사가 있는 동아리입니다. 현재 재학생 허브닥터 인원은 예과 1학년 신입생부터 본과 4학년까지 31명의 인원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모집 시에 지원할 수 있는 파트가 다섯 가지인데, 보컬(V), 일렉기타(G), 드럼(D), 베이스(B), 키보드(K)입니다. 기타와 보컬을 제외한 파트는 모두 한 명, 기타는 두 명, 보컬은 1~2명만 모집하기에 규모가 엄청나게 크지는 않지만, 소수 정예의 느낌으로 개개인의 연습량과 역량이 뛰어난 동아리입니다. 또, 인원이 많지 않다 보니 예과 1학년부터 본과 4학년까지 두루두루 모두 친하고, 동기 중에서도 가장 친한 사람들이 동아리 사람일 정도로 끈끈한 관계가 허브닥터의 자랑 중 하나입니다.
허브닥터의 초창기 정체성은 락 밴드였지만, 시간이 흐르고 음악의 유행이나 방향이 다양해지면서 현재는 락 뿐만 아니라 인디밴드나 여러 음악을 포괄하여 하고 싶은 노래를 하고 있습니다. 허브닥터 공연에 방문하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하는 말이 있는데요. “아 역시 허브닥터네...”라는 말입니다. 제 입으로 하기는 뭐하지만 자타공인 공연을 정말 멋지게 하는 동아리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이는 차별화된 연습량과 선배들의 도움과 지원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 허브닥터의 가장 큰 자랑거리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Q. 연 1회 선배와의 만남을 가진다고 들었습니다.
A. 코로나 전에는 주로 학부생들이 서울로 올라가 공연장을 빌려 오비선배님들과 함께 즐기며 공연을 했다고 알고 있습니다. 코로나 이후 작년 처음 오비와의 만남을 가졌는데요. 오비 회장님께서 학부생의 일정 부담과 공연의 편리성을 위해 오비 선배님들께서 익산에 방문해 주시는 형태로 오비와의 만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저희 콘텐츠는 공연 동아리답게 일단 학부생들의 공연을 먼저 선보입니다. 그동안의 동아리 활동을 보여드리고, 방문해 주신 선배님들께 감사한 마음을 담아 열심히 준비합니다.
허브닥터 오비 선배님들 중 졸업 후에도 꾸준한 악기 연습으로 사회인 밴드나 지속적인 악기 활동을 하시는 분들이 꽤 계십니다. 그래서 학부생 공연이 끝나면, 오비 밴드의 공연, 악기 독주 무대, 그리고 무려 ‘학부생과 오비의 합동 무대’ 또한 공연장에 올라갑니다. 지속적인 관심과 허브닥터에 대한 사랑으로 이루어지는 오비 모임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Q. 평소 연습활동은 얼마나 자주 하나요?
A. 제가 신입생 시절 밥 약속 때마다 많이들은 말은 바로 “허브닥터 연습 힘들다. 많다”였습니다. 실제로 타 동아리에 비해 꽤 많은 연습량을 자랑합니다. 학기 중 연습은 주 2회 화‧목 18:00~22:00 일정이 고정이고, 방학 중 연습은 5주 6일, 즉 30일 동안 9:00~17:00연습이 고정입니다. 예과 1학년과 2학년은 연습 기수라서 연습이 필수이고, 본과 1학년부터는 고정연습에서는 자유로워집니다.
그러나 공연을 하고 싶다는 본과 학생들이 많아 밤늦게 모여 연습하는 사람들이 꽤 많습니다. 처음엔 저도 이 연습량을 보고 학업과 병행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한 선배님께서 해주신 말씀이 있었는데, “이 정도 연습 안 하고 어떻게 공연 올릴 거야? 편하게 창피한 공연하지 말고 힘들게 멋진 공연하자”였습니다.
허브닥터가 추구하는 공연은 반드시 연습량이 뒷받침되어야 하는 공연이었고, 선배들의 공연과 저 말에 감동을 받은 허브닥터 후배들은 열심히 연습해야만 했습니다. 처음 입부한 뒤 예과 2학년 선배들의 합주에 받은 느낌을 아직 잊을 수 없네요
Q. ‘허브닥터’가 어떤 동아리로 기억되길 바라나요?
A. 정말 어려운 질문이네요. 향후 허브닥터는 자부심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대학생 시절에 어떤 한 분야에 진심과 노력을 쏟는 경험이 흔치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악기와 밴드에 자신의 시간과 노력을 투자한 경험이 매우 귀하고, 자부심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그러한 동아리에 속해있다는 것, 공연을 선보일 때 자부심이 있다는 것이 매우 뿌듯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허브닥터에 자부심이 있고, 향후 후배들이 허브닥터에 입부하였을 때, 모두 자부심을 가지고 살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선후배 모두 열심히 허브닥터에 대한 관심과 노력이 지금처럼 유지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잘해봐야죠.
Q. '허브닥터'의 전통이 있다면?
A. 허브닥터에는 대부분 초심자들이 들어와 활동을 시작합니다. 한 학기 동안은 연습곡인 샌드페블즈의 ‘나 어떡해’라는 노래를 계속하여 진행하고, 힘든 검사를 거친 후에야 여름방학부터 자신이 원하는 노래를 할 수 있습니다. 신기한 점은 악보가 없다는 것인데요. 각 파트별로 구전으로 ‘나 어떡해’를 전수합니다.
물론 허브닥터 유튜브에 업로드돼 있는 영상도 참고하지만 악보 없이 전해주고, 또 초창기부터의 연습곡이기에 모든 허브닥터 일원이 이 노래를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비와의 만남이나, 연습실에 방문하신 선배님들이 무대에 서서 학부생들과 함께 나 어떡해를 연주하기도 하고, 그러면서 추억을 많이 떠올리시는 것 같습니다.
허브닥터 13기 OB회장 고강훈(송파 고강한의원)
Q.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무엇인가요?
A. 장마철에 합주실에 물이 차서, 소개팅하다가 달려가 악기 옮기고, 밤새 지키며 그 빗물에 스티로폼 띄워서 타고 놀던 게 가장 생각납니다.
Q. 졸업 후에도 동아리와의 인연을 유지한 이유는?
A. 학교때 강제로라도(?) 열심히 했었고, 동기들과의 추억이 너무 많아서 그런 것 같아요.
Q. 후배들과의 합주나 교류를 통해 느끼는 감정은?
A. 아~ 세월은 흐르고 문화는 변하는구나~~!! 예전에는 Rock 위주의 강한 곡을 위주로 했는데, 요즘 후배들은 소프트한 것도 하고, 다양한 시도를 하더라구요. 또한 선후배 사이의 강력했던 위계질서도 많이 소프트해졌구요.
Q. 동아리 활동이 주는 긍정적인 영향은?
A. 선후배 관계가 비교적 더 끈끈하기 때문에, 어려운 문제가 있을 때 서로 많이 도와줍니다. 개원을 할 때도 사실 막막한데, 여러분이 도와주셔서 수월하게 하게 되죠.
Q.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당부의 말은?
A. 유급 좀 당하지 말고 제때 졸업들 하거라~
Q. 이 밖에도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작년부터 재학생들이 학교에서 공연을 할 때 유튜브로 생중계를 해서, 미처 가보지 못하는 선배들이 볼 수 있도록 했어요. 그때 지원을 조금씩 해달라고 계좌번호도 옆에 적어두고요. 반응들이 좋아서 꽤 많은 돈이 모였는데, 후배들이 그걸 쓰지 않고 잘 모아뒀더라구요. 앞으로도 시대에 맞는 새로운 시도를 계속해 나갔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