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신문]세계수기근골의학연합회(International Federation for Manual/Musculoskeletal Medicine‧이하 FIMM) 총회(General Assembly)가 지난달 20‧21일 스위스 취리히에서 개최됐다. FIMM은 26개의 개별 국가 학회로 구성된 국제 의학 연맹으로, 과학적, 교육적 채널을 통해 근거 기반 연구와 함께 전 세계적으로 수기의학 및 근골의학의 실행에서 지속적으로 높은 표준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는 비영리 단체다.
척추신경추나의학회(회장 양회천‧이하 추나학회)는 2016년도부터 대한민국을 대표해 FIMM 정회원학회로 활동 중이며, 지난 2019년 4월에는 서울에서 FIMM 국제컨퍼런스를 개최한 바 있다.
필자는 추나학회 양회천 회장님, 송경송 부회장님,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추나동아리 백용현 지도교수님과 함께 FIMM 총회에 대한민국을 대표해 참석하게 됐다. 지난 몇 년간 코로나19 팬데믹 이슈와 작년 총회 개최 예정지였던 이스라엘에서 개최 직전에 발생한 전쟁사태 등으로 몇 년간 오프라인 총회 개최가 쉽지 않았다. 몇 년 만에 오프라인으로 개최된 모임에 참석하게 되었기에 감회가 남달랐다.
국제 전략 컨센서스 회의…FIMM 목표와 비전 논의
총회 전날에는 국제 전략 컨센서스 회의(International Strategy Consensus Meeting)를 통해서 FIMM의 목표와 비전을 원활하게 실행하기 위한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했다.
회의에서는 2017년 FIMM에서 발표한 수기의학과 관련한 기본교육 및 안전지침서에 대한 가이드라인의 새로운 버전에 대한 초안(FIMM guidelines on training, safety, evidence and quality)이 공개됐는데, 이번 버전부터는 수기의학과 관련한 안전성, 근거 및 양질의 전문가 양성과 관련한 내용이 상당 부분 추가됐다.
실제 FIMM의 가이드라인은 2021년 발표된 유럽수기의과학학회(European Scientific Society of Manual Medicine, ESSOMM)의 유럽 내 수기의학과 관련된 핵심 커리큘럼 및 원칙에 대한 모티브가 됐는데, 이러한 가이드라인에 수기의학 전문의료인을 양성하는 방식과 관련해서 한국과 관련된 부분이 별도로 소개됐으며, 한의학적 수기와 관련된 기원 등에 대한 부분이 언급됐던 것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본 회의가 끝난 이후, 스위스 학회에서 준비한 근사한 선상 위에서의 저녁 식사 시간에는 몇 년간 못 봤던 세계 각국의 대표들과 담소를 나누며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2019년도 서울에서 개최됐던 국제컨퍼런스 당시 한국에서의 좋았던 시간을 추억하며 감사를 표하는 이들이 많았기에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던 감명 깊은 시간이었다.
인상깊었던 우크라이나 학회 수기의학 실황
다음날 총회는 아침 9시부터 오후 늦은 시간까지 지속됐으며, 주요 안건으로는 양질의 수기의학 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한 역량 기반 모델(competence based model) 도입의 필요성을 위한 회칙 개정 및 조직 개편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 이와 함께 돌아가면서 각 나라 학회의 현황에 대해서 언급하는 시간도 있었는데, 인상이 강하게 남았던 순간은 본 총회에 참석하기 위해서 어렵게 우크라이나에서 참석한 대표단이 수기의학 실황을 소개한 시간이었다.
이를 통해 우크라이나 학회의 수기의학 전문의료인들이 최전선에서부터 각지의 주요 요충지에서 군진의학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는 내용을 들을 수 있었다. 전쟁의 참혹함 속에서도 최전선에서 인류애와 연대감을 실천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의사들의 헌신에 깊은 존경심을 느끼는 순간, 모두가 같은 마음이었는지 평화와 전쟁의 조기 종식을 기원하는 말들과 함께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FIMM 교육위원회 멤버로 승인
또한 총회 내 조직개편 등과 관련해 새로운 인사구성이 있었는데, 이와 관련해 이번 총회에서 필자는 FIMM의 새로운 교육위원회 멤버(FIMM education board member)로 승인됐다.
실제 FIMM에서는 오세아니아, 아시아 등을 거점으로 하는 지역 거점을 활성화시키려는 목표가 있는데, 이와 관련해서 추나학회가 핵심적인 역할을 해주기를 바라는 연장선상의 인선이 아니었을까 한다. 막중한 임무를 맡은 것 같아서 마음이 무거워지는 순간이었지만, FIMM 내에서 추나학회의 위상을 동시에 느낄 수 있었던 자랑스러운 순간이기도 했다.
장시간 진행됐던 총회는 어느덧 마무리됐으며, 이후 내년에 다시 보기를 기약하며 맛있는 식사와 와인과 함께 짧았던 스위스에서의 여정은 많은 아쉬움을 뒤로 한 채 마무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