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지현 동의대학교 본3
방학 중간에 한 교수님께서 “자신은 어떤 한의사가 될지 고민해 봐라”라는 과제를 남기셨다. 이 과제에 대한 답을 고민하던 중 다녀온 KOMSTA 베트남 해외 의료봉사는 나에게 하나의 이정표가 되었다.
함께 봉사하는 사람들의 소중함
매일 의료봉사를 시작하기 전, KOMSTA 단장님과 단원 모두가 하던 일을 잠시 멈추고 KOMSTA 선서를 위해 한자리에 모였다. 베트남 현지 주민들이 진료를 받기 위해 대기하며 우리를 바라보고 있었고, KOMSTA 단원들의 목소리가 공간에 크게 울렸다. 선서의 “나는 인도주의 실천을 위해 의료봉사에 나의 생애를 바친다”라는 문장을 읽으며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야겠다’라는 다짐을 했다.
하지만 바쁘게 움직이다 보면 지친다는 생각이 들 때가 종종 있었다. 그때마다 눈이 마주치면 함께 조용히 파이팅을 외치는 학생 단원들이 있었다. 또한 진료와 현장 지휘로 바쁜 와중에도 한의사 선생님들과 단장님께서 한의학에 대해 조금이라도 더 알려주려고 하셨다. 통역을 위해 종이에 ‘소화불량’, ‘역류성 식도염’ 등의 한국어와 베트남어를 써놓고 시간이 날 때마다 외우는 현지 봉사자 친구들의 모습도 볼 수 있었다. 봉사를 함께 하는 사람들의 모습은 나에게 다시 힘을 낼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다.
단원들끼리 매일의 봉사가 끝나고 자신의 어떤 점이 부족해서 아쉬웠고, 앞으로 어떻게 해야겠다고 생각했는지 소감을 나눴다. 또한 한의사로서 어떤 진로를 생각하고 있는지 함께 고민을 나눌 수 있었다. 이러한 시간들은 나에게 왜 사람 인(人)이 혼자 서 있는 사람의 모습이 아닌 누군가 함께 받치고 서있는 모습인지를 알게 해주었다.
베트남 환자의 환한 웃음을 보며 꿈꾼 나의 미래
진료 보조 역할을 하던 중, 치료가 끝나고 집으로 돌아가려던 환자들이 종종 진료실을 나가려다 말고 다시 진료실로 들어왔다. 무슨 문제라도 있는지 확인하려던 순간, 한의사 선생님과 현지 봉사자, 그리고 나에게까지 다시 한번 베트남어로 감사합니다를 뜻하는 “깜언”을 말하며 손을 마주 잡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었다.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여자아이는 진료 첫날부터 마지막 날까지 가족들을 환자로 데려오며 학생 단원들을 볼 때마다 고맙다고 스티커를 나누어주었다. 학생 단원들끼리는 그 아이에게 어떤 스티커를 받았는지 자랑하며 뿌듯함을 나누었다. 내가 하는 작은 일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는 점에서 웃음이 나오던 순간이기도 했다.
‘나는 과연 한의사로 일하면서 봉사를 실천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 또한 가지고 이번 베트남 해외 의료봉사에 참여했다. 그리고 이번 봉사를 통해 ‘할 수 있도록 노력하자’라는 답을 내렸다. 학생 단원으로 함께했던 이번 의료 봉사는 내가 한 것보다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던 값진 경험이었다.
앞으로 어떠한 한의사가 될지에 대한 고민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이 고민과 함께 지금은 한의학적 공부의 깊이를 더해나가며 환자에게 최선의 진료뿐 아니라 진심을 다하며 따뜻함을 건네는 한의사가 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함께 했던 순간들이 마음속 깊숙이 빛날 수 있도록 도와주신 이승언 KOMSTA 단장님과 한의사 선생님들, 학생 단원들과 KOMSTA 사무국에 감사하다는 말씀 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