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병 직
리드교육연구원장
동네 식당들의 경쟁이 매우 심하다. 같은 위치 바로 옆에 붙어있는 집들도 손님이 적어 어려움에 처해 있는가 하면 길 건너편의 식당은 손님이 북적이는데, 그 요인들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결국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진다.
저렴한 가격으로 식사를 제공하거나 독특한 맛으로 승부를 거는 경우인데 전자는 경쟁전략으로 가격을, 후자는 차별화를 선택한 것이다. 차별화 전략이란 이와 같이 경쟁 기업에서 제공하지 못하는 가치를 고객에게 제공함으로써 우위를 점하는 것인데 기업에 있어서 차별화 전략을 세우는 과정은 그리 단순치 않다. 아무리 차별화 하였다고 해도 고객이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은 아무런 효과를 보지 못하게 되기 때문이다.
차별화 전략은 먼저 고객을 세분화하고 목표 고객을 정한 후 고객들의 인식 속에 자사의 이미지를 위치화(Positioning)하는 단계를 거쳐 최종적으로 결정되는 상위 개념 전략이다.
며칠 후면 국회의원 선거가 있다. 선거도 날이 갈수록 마케팅 개념을 전략적으로 활용하고 있는데 과거와 같이 일반 대중을 무차별적으로 상대하는 것이 아니라 유권자를 세분화하고 목표고객을 정한 후 당의 전략을 세우는 것을 볼 수 있다. 세분화 전략에는 두 가지가 있는데 첫째는 개인적 특성에 의한 분류이고 둘째는 제품이 제공할 수 있는 이점에 의한 분류이다.
며칠 전 열린우리당 정동영 대표가 60대와 70대는 선거를 안 해도 된다는 말을 한 것은 유권자를 나이로 세분화하여 젊은 층을 타겟으로 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으며, 한나라당은 고 박정희 대통령의 딸 박근혜 대표를 앞세워 1960년과 70년대의 경제 발전에 대한 향수를 가지고 있는 사람과 경제 발전이라는 실리를 추구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경제를 살리겠다는 이점으로 세분화했다고 볼 수 있다.
또 자민련은 충청도를 기반으로 민주당은 전라도를 기반으로 하는 것도 개인적 특성 중 지리적 요인으로 유권자를 세분화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세분화를 통한 타겟 고객이 확정되면 이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에 초점을 맞추어 차별화를 하여야 하는데 먼저 선거에 대한 인식을 조사한 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탐색하여 이것을 그래프로 나타낸다. 즉 하나는 횡축으로 다른 요인은 종축으로 하여 당의 전략목표를 위치화 하는 것이다.
만약 이번 선거에서 유권자들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탄핵과 경제라면 횡축은 경제를, 종축은 탄핵으로 그래프화하여 그림에서 보듯이 열린우리당은 경제보다는 탄핵 쪽으로 한나라당은 탄핵보다는 경제 쪽에 위치화 한 것으로 보여진다.
차이가 있는 것만으로 가치가 될 수 없다. 차별화가 고객에게 중요한 가치를 제공하지 못한다면 결국 실패하게 된다. 이번 선거에서 두 당의 싸움은 결국 유권자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가 무엇이냐에 따른 결과라 볼 수 있다. (본 내용은 한나라당와 열린우리당의 전략과는 무관하며 필자가 예로서 활용한 것에 불과합니다)
△리드교육연구원
(549-09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