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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1월 24일 (일)

한의사 ‘황지혜’의 인턴수련 일기15

한의사 ‘황지혜’의 인턴수련 일기15

[동국대 분당한방병원 수련의 황지혜]



양약이 세긴 센가 보다.

암 말기 전이암환자가 있었는데, 약 구하기기 힘들어 결국 기전이 좀 다른 마약성 진통제가 들어갔다. 환자가 약을 복용하자마자 조금씩 상태가 변하기 시작하더니 몇 시간 만에 호흡수가 10회 조금 넘는 상태가 됐다.

또 말수도 적어지고 기운이 가라앉는 듯 축 쳐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늘 헛소리를 해대던 환자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한순간에 눈도 제대로 못 뜰 정도로 정신을 못 차리고 호흡을 거칠게 내쉬는 것이었다. 이처럼 약물 부작용은 엄청나다. 양방에서는 과도한 약물남용인줄도 모르고 그저 주는대로 넙죽 받아먹는 환자들이 많은 것으로 안다.

이곳에서는(동국대분당한방병원) 양약의 과도한 남용으로 위장장애를 앓고 있는 환자들을 많이 보게 된다. 이곳의 장점은 양방가정의학과 consult를 통해서 꼭 필요한 약만 가짓수를 줄여 최소한의 양약만을 쓰고 한방치료가 가능한 부분은 한방으로 치료하도록 하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위장장애나 수면장애 등의 약들은 한방으로 치료할 수 있으니 그런 양약들은 제외하고 한방으로 치료하는 방식이다.

약물 오남용 문제는 환자 뿐 아니라 양방의사들도 책임감을 가지고 충분히 생각해봐야 할 거라고 생각한다. 증상 한가지에 약 하나씩 들어가게 하다보니 환자가 먹어야 할 약이 수십 가지가 되는 것이 현실이다.

반면 한방에서는 제대로 된 변증시치면 약 한·두가지만 되니 약의 오남용과는 거리가 멀다고 할 수 있다. 물론 고열을 가진 환자가 fluid를 맞는 순간에 열이 내리고, 염증이 순식간에 가라앉는 모습에서는 양약성분의 놀라움을 느끼곤 한다.

이처럼 이곳에서 볼 수 있는 양방적인 부분은 단면에 불과하지만 그래도 양방을 체험해보고 장단점을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어서 좋은 듯하다. 환자의 양약복용을 적절히 조화화면서 한방으로 치료점을 찾는 것이 한의사의 책임이며 매력인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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