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본란에서는 한의약융합연구정보센터(KMCRIC)의 ‘근거중심한의약 데이터베이스’ 논문 중 주목할 만한 임상논문을 소개한다.
권찬영 동의대학교한방병원 한방신경정신과
KMCRIC 제목
우울증, 침 치료 얼마나 받아야 치료 효과 얻을 수 있나?
서지사항
Xu G, Lei H, Huang L, Xiao Q, Huang B, Zhou Z, Tian H, Huang F, Liu Y, Zhao L, Li X, Liang F. The dose-effect association between acupuncture sessions and its effects on major depressive disorder: A meta-regression of randomized controlled trials. J Affect Disord. 2022 Aug 1;310:318-27. doi: 10.1016/j.jad.2022.04.155(2021 IF 6.533).
연구 설계
주요 우울 장애(Major depressive disorder)로 진단된 환자에 대하여 침 치료를 다른 치료(제한 없음)와 비교한 무작위 대조군 임상시험을 대상으로 수행한 체계적 문헌고찰 및 메타회귀분석 연구.
연구 목적
주요 우울 장애 환자의 치료에 있어서 침 치료 세션 횟수와 주요 우울 장애에 대한 치료 효과 간의 용량 효과 관계를 조사하기 위함.
질환 및 연구 대상
주요 우울 장애.
시험군 중재
침 치료.
대조군 중재
제한 없음.
평가지표
HAMD-17 또는 HAMD-24 점수.
주요결과
1. 메타회귀분석 결과, 침 치료 세션의 횟수와 HAMD 점수 간의 V자형(V-shaped) 관련성이 관찰됐고, 침 치료 세션 횟수와 HAMD 개선율 간의 역V자형(inverted V-shaped) 관련성이 관찰되었다.
2. HAMD의 개선율에 대하여, 침 치료 세션 8∼18회에서는 유의한 개선이 관찰되지 않았고, 18회(0.41, 95% CI: 0.36 to 0.47)에서 28회(0.59, 95% CI: 0.53 to 0.65)로 증가함에 따라 36회(0.66, 95% CI: 0.59 to 0.72)에서 가장 높은 개선율을 보였으나, 침 치료 세션 36회 이후부터는 개선율이 약간 감소했다.
3. 저품질 연구 20편을 제외한 민감도 분석 결과에도 침 치료 세션과 HAMD 개선율 간의 유사한 모양의 용량, 효과, 관련성이 관찰됐으나 침 치료 세션 28회 이후로 개선율이 약간 감소했다는 차이가 있었다.
저자 결론
침 치료 세션 횟수와 HAMD 점수 간의 용량 효과 관련성이 관찰됐으며, 36회의 침 치료 세션이 최적의 임상적 반응과 관련이 있었다.
KMCRIC 비평
주요 우울 장애(Major depressive disorder)는 대표적인 우울 장애 유형으로, 성인 인구에서 평생 유병률은 20.4%로 알려졌을 정도로 흔한 정신 장애다. 오늘날 주요 우울 장애의 치료를 위해 항우울제가 흔히 사용되고 있지만, 위약과 비교한 이득은 미미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또한 주로 사용되는 항우울제인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SSRI)를 복용한 성인 우울증 환자의 경우, 유의한 치료 효과를 얻기 위해 최소 2주 이상 복용해야 한다는 효과의 지연 역시 항우울제의 한계점으로 간주한다.
이에 따라 기존 우울증 치료를 보완하거나 대체할 수 있는 치료에 관한 관심이 증가했고, 침 치료 역시 관심받는 비약물 요법으로, 최근 네트워크 메타분석에서는 침 치료가 SSRI나 SNRI와 병용될 경우, 항우울제 단독 투여에 비해 우울증 증상 개선에 있어 유의하게 더 효과적이라는 것을 발견하기도 했다. 여러 전임상 및 임상 연구에서 침 치료가 우울증 치료에 효과적일 수 있다는 결과를 발표해 왔지만, SSRI의 경우처럼 치료 효과를 얻는 데 필요한 용량이나 치료 일수, 최적의 침 치료 용량(즉, 횟수) 등에 대해서는 조사되지 않았다. 따라서 이 연구의 저자들은 용량 효과 관련성(dose-response association)을 분석할 수 있는 메타회귀분석을 사용해 침 치료 세션 횟수와 주요 우울 장애에 대한 치료 효과 간의 관련성을 분석한 것이다.
연구 결과, 우울 증상을 평가하는 HAMD의 개선율(치료 전에 비해 치료 후 HAMD 점수가 개선된 비율)로 미루어 보아, 주요 우울 장애 환자에게서 침 치료가 약 18세션까지는 미미하나, 이후 18세션부터 28세션까지는 치료 반응이 빠르게 상승하고, 36세션에 가장 높은 개선율을 보인 뒤, 그 이후로는 개선율이 약간씩 점차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우울증을 치료하는 데 있어서 침 치료 역시 최적의 효과를 볼 수 있는 치료 세션이 존재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이 연구는 우울증을 치료하면서 침 치료 세션과의 용량 반응 관련성을 메타회귀분석으로 조사한 첫 연구라는 의미가 있지만, 비평적으로 이 연구를 평가했을 때 아직은 한계점이 많은 시도라고 할 수 있겠다. 저자들도 고찰에 기술한 것처럼, 포함된 연구들에서 사용된 침 치료 프로토콜이 모두 다르고, 그 기대 효과가 다를 수 있지만, 이 연구에서는 편의상 그 치료들이 모두 같은 효과가 있다고 전제하고 분석한 점이다. 또 저자들은 침 치료 세션과 우울증 치료 효과 간의 관련성을 분석했지만, 침 치료당 사용된 침 개수, 침 치료 빈도, 침 치료 기간 등, 침 치료 세션 횟수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침 치료 절차의 요소가 고려되지 않았다는 한계점도 존재한다.
중요한 것은, 이 연구를 시행한 저자들의 분석 방법을 보면, 대조군의 치료나 치료 결과는 고려하지 않고, 침 치료군의 결과만을 분석 대상으로 했다는 점이다. 즉, 침 치료군에서의 치료 전후 결과만을 분석 대상으로 할 것이었다면, 대조군과의 동질성을 확보하기 위한 설계인 무작위 대조군 임상시험만을 대상으로 이 체계적 문헌고찰을 시행한 것의 당위성이 제한되며, 오히려 우울증 환자들에게서 침 치료의 효과를 관찰한 대규모 관찰연구에서 더 유의미한 결과를 제시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이 체계적 문헌고찰에 포함된 연구 중 표본 크기가 50명을 넘는 경우는 7편(12.28%), 100명을 넘는 경우는 2편(3.51%)에 불과했다).
참고로, 같은 방법론을 사용해 만성 전립선염/만성 골반 동통 증후군(chronic prostatitis/chronic pelvic pain syndrome)에 대한 침 치료 세션의 용량 반응 관련성을 조사한 연구에서는 무작위 대조군 임상시험뿐 아니라 케이스 시리즈까지 모두 연구 대상으로 했다. 또 같은 이유로 침 치료군의 결과만을 분석했기 때문에, 향후 연구에서 대조군과의 치료 효과를 비교분석할 경우 현재 연구와는 다른 결과가 얻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KMCRIC 링크
https://www.kmcric.com/database/ebm_result_detail?cat=SR&access=S202208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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