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medical의 이름으로 글로벌 기업과 경쟁해나갈 것”
[한의신문=주혜지 기자] 본란에서는 한국한의약진흥원이 주최한 제3회 한의약 신제품·신기술 경진대회에서 ‘가정용 이명치료기기’로 입상한 나상혁 두침한의원장을 만나 개발과정 및 이명치료의 한의약적 접근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나 원장은 평소 이명치료 외에도 국내에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쟈오슌파두침’에 관심을 갖고 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제공하고 있다. <편집자주>
나상혁
수원두침한의원장
Q. 수상 소감 부탁드린다.
A. 스타트업을 설립하자마자 최소기능의 이명치료기기 제품만 만들어서 경진대회에 출전했습니다. 아이디어를 높이 평가해주신 덕분에 보완해야할 점들이 많았지만 수상이 가능했습니다. 한의약의 파이를 늘리기 위해 더 노력하라고 한의약진흥원장님께서 엄중하게 채찍질하신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Q. 이번에 개발한 이명 치료기기란?
A. 제가 새롭게 창안해낸 기계로 훈청구(귓바퀴 상단 1.5cm 위)와 구강 내를 동시에 자극하는 디바이스입니다. 청각신경계와 구강 내부 신경계를 동시 자극하는 혁신적인 치료원리(bi-mode)를 기반으로 하는 기계입니다. 뇌의 시냅스를 변경시키는 데 초점이 맞춰진 기계로 ‘만성 주관적 이명환자’가 타깃입니다.
Q. 개발 계기 및 과정은?
A. 3년 전쯤 만성 이명 환자가 찾아왔었는데, 쟈오슌파두침의 훈청구를 자극한 이후 급격하게 좋아졌습니다. 그야말로 소가 뒷걸음치다가 쥐를 잡은 격인데, 그 우연한 기회가 저를 이명에 대해 연구하도록 만든 계기가 됐습니다. 이명치료에 자신감을 찾아나갈 수도 있겠다는 희망이 생겼기 때문입니다.
저는 탕약에는 관심이 없고, 주로 두침(scalp acupuncture)과 뇌자극술(brain stimulation)에만 관심이 있었습니다. 이 두 가지를 융합시켜서 최단기간에 최대효과를 낼 수 있는 방법을 끊임없이 시도해 해외이명치료현황과 해외의료기기에까지 시야를 넓혀가게 되었습니다.
저에게 가장 큰 충격으로 다가온 논문은 ‘LENIRE’ 이명치료기 관련 논문이었습니다. 혀에 전기자극을 주면서 이명을 치료하는 기계인데, 현재 FDA 승인받고 시판 중입니다. 동물실험에 기반해 출발한 기계이기는 하지만, 뇌질환치료에 있어서 바이모드(bi-mode)와 멀티모드(multi-mode)의 개념을 확실하게 정립시켰다는 점에서 제게 커다란 의미로 다가왔습니다.
기기개발과정 자체가 미지의 영역이다 보니 꿋꿋이 혼자 궁리하며 걸어 갈 수밖에 없었지만, 한 우물을 파다보면 언젠가는 ‘LENIRE’를 뛰어넘을 수 있는 기계를 만들 수도 있을 것 같은 욕심까지 생겼습니다. 결국 최소한의 기능만을 구현한 시제품을 만들었고, 본원에서 사용해 본 결과도 매우 긍정적입니다.
Q. 이명치료의 접근 방향은?
A. 양방 의료진들이 많은 혼란을 겪는 이유는 이명 병리가 명확하지 않다는 점입니다. 같은 중풍이라해도 뇌출혈, 뇌경색의 병리, 치료가 다르듯이 이명을 치료함에 있어서도 세부진단, 감별진단이 요구됩니다. 예를 들면 ‘체성이명’의 경우 이미 잘 알려져있는 용어임에도 불구하고 양방에서는 무시되기 일쑤입니다.
또한 이명은 종종 이석증, 어지럼증과 이관장애(이관개방, 이관폐색)를 동반하기도 합니다. 개개인의 편차가 상당하므로 이명치료는 초진뿐 아니라, 재진 시에도 의료진의 상당히 높은 주의력이 필요합니다. 아울러 적재적소의 치료수단이 요구돼 두침·뇌자극술·이관추나·설하액 투여·패치 등이 이용되기도 합니다.
사실 대부분의 이명은 귀가 아닌 뇌에 문제가 있는 것입니다. 전통적인 치료방법인 침과 한약이 효과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의료진이나 환자 모두에게 충분한 만족감을 안겨주지 못한다는 점에서 이명은 한의학 내에서도 여전히 ‘난치병’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새로운 치료법이 등장하기를 기다리는 수요가 많은 것도 사실입니다.
Q. 앞으로의 계획은?
A. 좀 조심스럽기는 하지만 앞으로 이명치료는 바이모드가 대세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두침이나 뇌자극술 어느 한 가지보다는, 두침과 뇌자극술을 함께 처방하는 것이 훨씬 효용성이 큽니다.
한의학 전침의 하위개념으로서 서양의 뇌자극술을 바라볼 수도 있습니다. 이명치료의 Best way는 한·양방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먼저 연구하고 먼저 점유한 자의 몫입니다. 치료효과를 더 증강시키도록 R&D를 결합시켜 K-medical의 이름으로 글로벌 기업과 경쟁해 보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