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치료 후 인지기능, 우울 및 치매척도 향상 나타나
장건 회장 “치매 및 우울증에 대한 한의학적 우수성·안전성 확인돼”
[한의신문=김태호 기자] 강서구한의사회가 어르신들의 치매 및 우울증에 한의치료가 통증 감소, 수면 호전 등 긍정적 효과를 미친다는 근거를 마련했다.
강서구한의사회(회장 장건)는 지난해 9월1일부터 12월31일까지 서울시 어르신 한의약 건강증진사업에 참여한 총 9개의 한의원에서 치매 및 우울증 고위험군 선정기준에 포함된 만 60세 이상인 116명을 대상으로 노인 치매 및 우울증 고위험군에 대한 한의치료 진료 현황 및 안전성과 유효성에 대한 논문을 발표했다.
이번에 발표된 ‘치매 및 우울증 고위험군 116례의 한의 치료에 대한 관찰 연구’ 논문에 따르면 연구대상자의 치료 전후 삶의 질이 향상됐으며, 치료반응으로(복수선택 가능) △통증 감소 53명(44.17%) △시원·개운한 느낌 38명(31.67%) △머리·생각이 맑아짐 27명(22.50%) △속이 편안해짐 23명(19.17%) △수면 호전 23명(19.17%) △기력 회복 6명(5%) 순으로 나타났고, 26명(28.33%)은 치료를 완료했으나 별다른 특이사항이 없다고 응답했다.
이와 관련 장건 회장은 “사업에 참여한 환자들의 경우 삶의 질 향상 및 기억력 증대, 우울감 감소 등에서 한의치료의 뛰어난 효과를 확인할 수 있었고, 논문 발간을 통해 치매 및 우울증에 대한 한의학적 우수성 및 안전성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며 “초고령화사회로 진입을 앞두고 있는 이 시점에 이번 논문을 계기로 많은 어르신들이 치매 및 우울증과 관련한 한의치료 혜택을 볼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2050년에는 치매환자 300만명 예상…예방과 조기발견 '중요'
강서구한의사회는 치매와 우울증에 대한 연구를 하게 된 배경에 대해 노령인구 증가로 인한 노인의 신체적 기능 저하, 일상생활 수행능력 감소, 사회적 역할 상실, 고독 및 소외, 의료비 급증 등을 포함한 많은 사회적 문제들이 부각되고 있음을 꼽았다.
중앙치매센터에서 2020년 발간한 ‘대한민국 치매현황 2019’에 따르면 65세 이상 추정 치매 환자 수는 2018년 기준 약 75만명이며, 2024년에는 100만명, 2039년에는 200만명, 2050년에는 3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했다.
특히 치매 치료와 관리에 소요되는 국가 총 치매비용은 치매 중증도가 높아질수록 증가하는데, 치매 고위험군을 조기에 발견해 지속적으로 치료, 관리함과 동시에 예방 노력을 통해 치매 발병을 5년 늦추게 되면 50년 뒤 발병률이 44% 감소한다는 보고도 있다.
이에 OECD는 치매 유병률과 더불어 개인자원 및 사회자원의 부담이 매우 빠르게 증가하고 있고, 치매 관리에 있어서 예방과 조기발견, 지역사회 돌봄 통합돌봄의 발전, 치료가 필요한 대상자에 대한 적극적 치료와 관리, 삶의 주체성 유지를 위한 인간 중심의 돌봄 등을 원칙으로 제안한 바 있다.
이에 강서구한의사회는 2016년부터 만 60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어르신 한의약 건강증진사업의 일환으로 치매 치료 지원사업을 실시하고 있음을 확인하고, 경도 인지장애에 대한 한의치료와 관련 보건소 시범사업의 보고, 다기관 한방병원의 결과 보고를 분석해 실제 임상에서의 치매 및 우울증 고위험군 노인 환자에 대한 한의치료의 근거를 축적하기 시작했다.
강서구한의사회 안영성 부회장은 “치매 및 우울증에 대한 한의치료 효과가 훌륭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객관적으로 증명할 수 있는 방법들이 많지 않았다”며 “특히 한정된 예산으로 인해 치료를 받고 싶어 하는 환자들이 발길을 돌리는 모습을 지나칠 수 없어 서울시한의사회와 강서구한의사회가 협업을 하게 됐고, 많은 원장님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통해 논문이 만들어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총명침 시술, 한약 처방, 치매·우울증 예방관리 교육 실시
지난해 9월1일부터 12월31일까지 강서구의 총 9개의 한의원에서 선정기준에 해당되고 동의서를 제출한 환자 130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총 130명의 환자 중 사전검사만 실시한 4명, 치료기간 중간에 치료를 중단한 6명, 혈액검사 결과가 치료 전이나 치료 후만 기록이 남아있는 환자 4명을 제외한 116명에 대한 차트를 분석했다.
어르신 한의약 건강증진사업 기준에 맞게 대상을 선별했고, 대상자로 선정된 어르신들은 거주지와 가까운 지정 한의원에서 총명침 시술(12~16회), 한약 처방(15일*1회 또는 과립제 20일*3회) 등의 한의진료를 받았다. 이와 함께 강서구한의사회는 치매와 우울증 예방의 중요성을 이해하고 건강관리를 실천할 수 있도록 개별 건강 상담 및 교육도 진행했다.
사업에 참여한 대상자의 성별 분포는 여성이 89명(76.72%), 남성이 37명(23.28%)이었고, 평균 치료기간은 61.47±10.30일, 평균 치료횟수는 15.38±1.06회였다. 이들은 모두 침 치료와 한약 복용을 병행했으며, 한약의 경우 가미귀비탕이 80명(68.97%)으로 가장 많이 처방됐고, 귀비탕 34명(29.31%), 천왕보심단이 2명(1.72%)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선별에 있어서 MMSE-DS 절단점 미만 또는 MoCA 점수가 22점 이하, GDSSF-K 5점 이상을 A군(치매 및 우울증 중복 위험군), MMSE-DS 절단점 미만 또는 MoCA 점수가 22점 이하, GDSSF-K 5점 미만을 B군(치매 단독 위험군), MMSE-DS 절단점 이상 또는 MoCA 점수가 23점 이상, GDSSF-K 5점 이상을 C군(우울증 단독 위험군)으로 구분했다.
A, B, C 세 개의 군으로 나누어 인지기능, 우울 및 치매 관련 척도를 비교한 결과, MMSE-DS, MoCA-K와 같은 인지능력평가 점수, 우울 관련 GDSSF-K 점수, 치매에 대한 지식, 태도, 치매예방 행위의 실천, 혈쇠척도 점수가 한의 치료 전보다 치료 후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으며, 세부적으로 A, B, C군 모두 치료 전보다 치료 후 향상된 양상이었다.
이상반응은 9명의 환자가 침치료에 대한 뻐근함 및 불편감을 호소했고, 합곡혈에 멍 1회가 있었으며, 한약 관련 복용 초기 설사 호소 1명, 일시적 당수치 증가 1명, 오심감 발생 1명이 있었으나, 별다른 추가 처치 없이 치매치료를 계속해 제반증상 호전과 함께 전체 치료과정을 완료했다.
안전성 관련 혈액 검사의 경우 간기능검사 수치 및 신기능 수치 모두 치료 전·후에 차이가 크게 없었고, 평균값이 모두 정상기준 범위내였다. 다만, 음주 및 양약 복용 중인 1명이 AST, ALT 수치가 높아진 경우가 있었으며, 이와 관련해 장거리 외출 및 검사전날 음주가 확인됐고, 이후 거의 정상수치로 회복된 것을 볼 수 있었다.
안 부회장은 “치매 및 우울증에 대한 한의치료의 유의미한 효과를 확인할 수 있었던 이번 연구를 위해 물심양면 지원해준 동료 여러분에게 감사한 마음”이라며 “올해는 서울시 25개 구에서 어르신 한의약 건강증진사업이 정규사업으로 시행될 예정인 만큼 많은 원장님들이 관심을 갖고 참여해 한의치료의 효과성과 안전성에 대해 널리 알릴 수 있는 한해가 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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