論으로 풀어보는 한국 한의학 (172)

기사입력 2019.12.19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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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東醫寶鑑』의 傷寒雜病論
    “傷寒과 雜病의 관계를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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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남일 교수 경희대 한의대 
    의사학교실


    傷寒과 雜病의 구분은 후한시대 張仲景의 『傷寒雜病論』에서부터 기원하지만 그 용어들은 이미 『黃帝內經』부터 등장한다. 『靈樞』에는 ‘雜病’이라는 제목의 篇名이 존재하는데, 여기에서는 喉痺, 瘧疾, 膝痛, 呃逆, 大小便不通 등의 병증을 논술하고 있다. 그러므로 『內經』的 맥락에서 雜病이란 단순히 “다양한 병증들”을 의미하는 용어였다. 그러나 張仲景의 『傷寒雜病論』이라는 책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張仲景의 맥락에서 ‘傷寒’과 ‘雜病’의 구분은 서로 대대적인 의미를 띠고 있다. 이러한 정황에서 볼 때 『東醫寶鑑』의 5대편 가운데 하나인 雜病篇은 독특하다. 전체적인 편들의 구성으로 볼 때 內景篇과 外形篇은 각각 인체 내부와 외부의 상황을 알려주는 맥락으로 이어져 있고 구체적인 질병은 雜病篇에 힘이 실려 있다. 그러므로 雜病篇은 內景, 外形의 상황에 의해 형성된 질병을 포괄하는 것으로서 『東醫寶鑑』에서는 모든 질병을 총칭하는 것이 된다.

    傷寒과 雜病을 대대관계로 설명을 한다면 傷寒이란 일체의 外感性 질환을 총칭하는 것이고, 雜病이란 傷寒을 제외한 일체의 內科的 질환을 통칭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傷寒이 침입하는 부위는 대체로 피부체표이며, 雜病이 발생하는 원천은 五臟六腑이다. 

    傷寒과 雜病 관련하여 『東醫寶鑑』에서는 다음과 같은 이론을 제시한다. 『東醫寶鑑·雜病』 寒門에 나오는 【傷寒變熱】의 글은 다음과 같다.

    “內經에서 寒은 形을 傷하게 한다고 하였는데, 註釋에서 寒하게 되면 衛氣가 不利하게 되므로 形이 損傷되게 된다고 하였다. 사람이 寒에 傷하고 傳하여 熱이 나는 것은 무슨 까닭인가? 이에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무릇 寒이 융성하면 熱이 생겨나기 때문이다. 寒氣가 밖에서 凝結되고 陽氣가 안에서 鬱滯되어 腠理가 굳고 치밀해지고 六府는 閉封된 것이니, 치밀해지면 氣가 宣通되지 못하고 閉封되면 濕氣가 안에서 맺혀서 中外가 서로 다투어 寒盛熱生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사람이 寒에 傷하여 열로 바뀌게 되는 것이다. 땀을 내면 낫게 되니 즉 外凝內鬱의 이치를 가히 할 수 있다. 이것은 이에 雜病이 數日된 것이다. (內經曰寒傷形註曰寒則衛氣不利故傷形也○人傷於寒而傳爲熱何也曰夫寒盛則生熱也寒氣外凝陽氣內鬱腠理堅緻六府閉封緻則氣不宣通封則濕氣內結中外相薄寒盛熱生故人傷於寒轉而爲熱也汗之而愈則外凝內鬱之理可知矣斯乃雜病數日者也)”

    이 문장 가운데 두 번째 문장은 『素問·水熱穴論』에 나오는 문장과 그에 대한 王冰의 주석을 근간으로 논리를 구성한 것이다. 특히, 본래 黃帝와 岐伯의 대화체로 되어 있는 문체를 바꾸어 자문자답의 형태로 바꾸었고 王氷注의 내용을 뒤에 첨가하여 문답의 일부인 것처럼 문장을 재구성하고 있다. 원문 중심으로 말을 하면 “人傷於寒而傳爲熱何也曰夫寒盛則生熱也”은 『素問·水熱穴論』의 黃帝와 岐伯의 대화를 자문자답의 형식으로 바꾼 것이고 그 이하 나머지 부분은 이에 대한 王冰의 주석을 대화의 일부인 것처럼 바꾼 것이다.

    그런데 이 부분에 나오는 문장에서 王冰의 注釋과 차이가 나는 부분이 발견된다.  두 부분에서 차이가 나니 하나는 본래 ‘玄府’라고 되어 있었던 것이 ‘六府’로 바뀐 것과 ‘新病’이라고 되어 있었던 것이 ‘雜病’이라고 바뀐 것이 그것이다. 그런데, 이 두 부분의 변화는 중대한 사안이 내포되어 있기에 단순히 “傳寫之誤”로 판단하기 어렵다.

    玄府는 땀구멍을 말하니 만약 이것이 玄府라면 앞에 나오는 ‘腠理’라는 말과 겹치게 되고 전체적인 맥락에서 六府로 고치는 것이 맞다고 보았기 때문에 고친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뒤의 “封則濕氣內結中外相薄”이 玄府라고 보는 것보다 六府로 본다면 더 문맥에 맞다. 

    “新病數日者”를 “雜病數日者”로 고친 것도 의미가 크다. 단순히 “금방 생긴 병이 몇일 지난 것”이라고 하는 것보다 “雜病이 몇일 된 것”이라고 하는 것이 문맥상 더 맞기 때문이다. 傷寒의 邪氣가 五臟六腑에 영향을 미쳐 雜病으로 연결되는 것은 時日이 필요하며 그 時日은 그 환자의 精氣의 상태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그러므로 傷寒의 사기가 침범한 후로 熱로 바뀌면서 臟腑에 영향을 미치는 과정은 傷寒과 雜病의 관계로 설명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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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한과 잡병의 관계를 설명하고 있는 동의보감의 상한변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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