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와의 연관성을 장기간 추적했다는 데 의미
항콜린 성분, 일반 감기부터 알레르기, 치매까지 광범위하게 사용
[caption id="attachment_419318" align="aligncenter" width="763"] [사진=게티이미지뱅크][/caption][한의신문=김대영 기자] 감기나 알레르기, 고혈압 등 다양한 질환에 흔히 사용되는 항콜린제를 장기 복용할 경우 치매 위험을 크게 증가시킨다는 연구결과가 미국 의사협회 저널 내과학(JAMA Internal Medicine) 최신호에 게재돼 주목된다.
지난 24일 미국 CNN 뉴스 인터넷판 보도에 따르면 영국 노팀엄대학의 캐롤 쿠플랑 의료통계학 교수 연구팀이 55세 이상 성인 28만4천343명을 대상으로 2004년부터 2016년까지 진행된 건강조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항우울제, 과민성 방광, 항무스카린약물, 항정신병약물, 항경련제 등에 들어가는 항콜린제를 매일 최소한 3년 이상 복용한 사람은 복용한 일이 없는 사람에 비해 치매 위험이 50% 가까이 높았다.
전체적으로 항콜린제 노출이 가장 많은 그룹은 치매 위험이 49%, 항콜린제 노출이 가장 적은 그룹은 6%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관찰연구 결과일 뿐 항콜린제와 치매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는 증거는 될 수 없지만 만약 인과관계가 확인된다면 치매 환자의 약 10%가 항콜린제 노출 때문에 발생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항콜린제가 착란, 기억력 저하와 연관이 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지만 이번 연구는 치매와의 연관성을 장기간 추적했다는 데 의미를 갖고 있다.
한편 항콜린제는 자율신경계 중 부교감신경 말단에서 분비되는 신경전달물질인 아세틸콜린 수용체를 차단하는 약물로 심박동 저하, 혈압강하, 방광근육 수축, 호흡근육 수축 등 부교감신경이 하는 일을 억제한다.
심장병, 우울증, 알레르기, 요실금, 불면증, 통증, 소화기질환, 만성 폐쇄성 폐질환(COPD), 치매는 물론 알레르기약이나 수면유도제 외에 일반 감기약에도 들어있을 만큼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는 항콜린 성분은 58개, 의약품으로는 800여 종류에 이른다.
근육을 이완시키고 콧물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6년 인디아나 의대 연구진은 항콜린제가 뇌의 인지저하 및 위축과 관련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JAMA 신경학을 통해 발표한 바 있다.
연구진은 알츠하이머나 치매 등 인지 문제로 진단받지 않았으며 평균연령이 73세인 451명에 대해 뇌 촬영 및 인지 검사를 실시했고 그 중 60명이 항콜린제를 사용하고 있었다.
항콜린제 사용자는 인지 기능과 관련된 뇌 부위의 부피 및 두께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즉시 기억 회상 및 실행성 기능 검사 점수 역시 비사용자에 비해 더욱 낮게 나왔다.
2018년 4월에는 항콜린제가 우울증과 파킨슨병, 요실금 등을 치료하는 데 사용되면 치매 발병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결과가 영국의학저널에 발표됐다.
영국 노인 35만 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1년 이상 항콜린제로 우울증과 파킨슨병, 요실금을 치료한 환자들의 치매 발병 위험이 30%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Nature 출판사의 Scientific Reports 저널에 발표된 국내 연구결과도 있다.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역학연구실 조성일 교수와 정경인 박사(약학정보원 학술정보센터장)는 2002년부터 2013년까지 국민건강보험 자료를 바탕으로 한 코호트연구다.
2003년에 강한 항콜린제를 처음으로 사용한 노인 19만1805명을 대상으로 해당약물의 누적사용량과 알츠하이머 치매의 발생 위험을 조사한 결과 장기간(9~12년) 사용을 관찰했을 때 복용량이 연 120일 이상인 그룹과 연 50일~119일인 그룹은 거의 사용하지 않은 그룹에 비해 알츠하이머의 발생위험이 각각 39%, 19% 높았다.
특히 비교적 젊은 노인(2002년에 60~65세)의 경우 복용량이 120일 이상인 그룹과 연 50일~119일인 그룹은 각각 83%, 43% 증가했다.
이는 인지기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알려져 있는 강한 항콜린성 약물이 알츠하이머 발생 위험까지 높일 수 있음을 제시한 것이다.
이처럼 항콜린제를 오래 복용하면 알츠하이머 치매 위험이 높아지는 이유는 캐나다 웨스턴 대학 의과대학 로바츠 연구소(Robarts Research Institute)의 마르코 프라도 박사가 동물실험으로 규명, 2016년 뇌과학 전문지 대뇌피질(Cerebral Cortex)에 게재했다.
유전자 조작 생쥐를 통해 신경전달물질인 아세틸콜린이 차단되게 해 항콜린제를 복용한 것과 같은 상태를 만들자 치매와 유사한 병리들이 나타났고 이 쥐들은 장기간의 아세틸콜린 억제로 노년기에 이르자 뇌세포가 죽으면서 기억력이 떨어졌다.
반면 다른 정상적인 쥐들은 늙어가면서도 젊었을 때의 기억력을 그대로 유지했다.
아세틸콜린이 결핍된 쥐들의 뇌를 살펴본 결과 뉴런(신경세포)에서 아세틸콜린이 중개하는 신호가 차단되면서 서술적 기억(declarative memory)을 담당하는 뇌 부위 세포들의 메신저RNA 중 약 10%에 변화가 발생했는데 이 변화들은 대부분 치매 환자의 뇌에서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진 병리들과 유사한 것으로 이는 뉴런이 건강을 유지하려면 아세틸콜린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항콜린 성분, 일반 감기부터 알레르기, 치매까지 광범위하게 사용
[caption id="attachment_419318" align="aligncenter" width="763"] [사진=게티이미지뱅크][/caption][한의신문=김대영 기자] 감기나 알레르기, 고혈압 등 다양한 질환에 흔히 사용되는 항콜린제를 장기 복용할 경우 치매 위험을 크게 증가시킨다는 연구결과가 미국 의사협회 저널 내과학(JAMA Internal Medicine) 최신호에 게재돼 주목된다.
지난 24일 미국 CNN 뉴스 인터넷판 보도에 따르면 영국 노팀엄대학의 캐롤 쿠플랑 의료통계학 교수 연구팀이 55세 이상 성인 28만4천343명을 대상으로 2004년부터 2016년까지 진행된 건강조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항우울제, 과민성 방광, 항무스카린약물, 항정신병약물, 항경련제 등에 들어가는 항콜린제를 매일 최소한 3년 이상 복용한 사람은 복용한 일이 없는 사람에 비해 치매 위험이 50% 가까이 높았다.
전체적으로 항콜린제 노출이 가장 많은 그룹은 치매 위험이 49%, 항콜린제 노출이 가장 적은 그룹은 6%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관찰연구 결과일 뿐 항콜린제와 치매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는 증거는 될 수 없지만 만약 인과관계가 확인된다면 치매 환자의 약 10%가 항콜린제 노출 때문에 발생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항콜린제가 착란, 기억력 저하와 연관이 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지만 이번 연구는 치매와의 연관성을 장기간 추적했다는 데 의미를 갖고 있다.
한편 항콜린제는 자율신경계 중 부교감신경 말단에서 분비되는 신경전달물질인 아세틸콜린 수용체를 차단하는 약물로 심박동 저하, 혈압강하, 방광근육 수축, 호흡근육 수축 등 부교감신경이 하는 일을 억제한다.
심장병, 우울증, 알레르기, 요실금, 불면증, 통증, 소화기질환, 만성 폐쇄성 폐질환(COPD), 치매는 물론 알레르기약이나 수면유도제 외에 일반 감기약에도 들어있을 만큼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는 항콜린 성분은 58개, 의약품으로는 800여 종류에 이른다.
근육을 이완시키고 콧물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6년 인디아나 의대 연구진은 항콜린제가 뇌의 인지저하 및 위축과 관련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JAMA 신경학을 통해 발표한 바 있다.
연구진은 알츠하이머나 치매 등 인지 문제로 진단받지 않았으며 평균연령이 73세인 451명에 대해 뇌 촬영 및 인지 검사를 실시했고 그 중 60명이 항콜린제를 사용하고 있었다.
항콜린제 사용자는 인지 기능과 관련된 뇌 부위의 부피 및 두께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즉시 기억 회상 및 실행성 기능 검사 점수 역시 비사용자에 비해 더욱 낮게 나왔다.
2018년 4월에는 항콜린제가 우울증과 파킨슨병, 요실금 등을 치료하는 데 사용되면 치매 발병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결과가 영국의학저널에 발표됐다.
영국 노인 35만 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1년 이상 항콜린제로 우울증과 파킨슨병, 요실금을 치료한 환자들의 치매 발병 위험이 30%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Nature 출판사의 Scientific Reports 저널에 발표된 국내 연구결과도 있다.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역학연구실 조성일 교수와 정경인 박사(약학정보원 학술정보센터장)는 2002년부터 2013년까지 국민건강보험 자료를 바탕으로 한 코호트연구다.
2003년에 강한 항콜린제를 처음으로 사용한 노인 19만1805명을 대상으로 해당약물의 누적사용량과 알츠하이머 치매의 발생 위험을 조사한 결과 장기간(9~12년) 사용을 관찰했을 때 복용량이 연 120일 이상인 그룹과 연 50일~119일인 그룹은 거의 사용하지 않은 그룹에 비해 알츠하이머의 발생위험이 각각 39%, 19% 높았다.
특히 비교적 젊은 노인(2002년에 60~65세)의 경우 복용량이 120일 이상인 그룹과 연 50일~119일인 그룹은 각각 83%, 43% 증가했다.
이는 인지기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알려져 있는 강한 항콜린성 약물이 알츠하이머 발생 위험까지 높일 수 있음을 제시한 것이다.
이처럼 항콜린제를 오래 복용하면 알츠하이머 치매 위험이 높아지는 이유는 캐나다 웨스턴 대학 의과대학 로바츠 연구소(Robarts Research Institute)의 마르코 프라도 박사가 동물실험으로 규명, 2016년 뇌과학 전문지 대뇌피질(Cerebral Cortex)에 게재했다.
유전자 조작 생쥐를 통해 신경전달물질인 아세틸콜린이 차단되게 해 항콜린제를 복용한 것과 같은 상태를 만들자 치매와 유사한 병리들이 나타났고 이 쥐들은 장기간의 아세틸콜린 억제로 노년기에 이르자 뇌세포가 죽으면서 기억력이 떨어졌다.
반면 다른 정상적인 쥐들은 늙어가면서도 젊었을 때의 기억력을 그대로 유지했다.
아세틸콜린이 결핍된 쥐들의 뇌를 살펴본 결과 뉴런(신경세포)에서 아세틸콜린이 중개하는 신호가 차단되면서 서술적 기억(declarative memory)을 담당하는 뇌 부위 세포들의 메신저RNA 중 약 10%에 변화가 발생했는데 이 변화들은 대부분 치매 환자의 뇌에서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진 병리들과 유사한 것으로 이는 뉴런이 건강을 유지하려면 아세틸콜린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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