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醫史學으로 읽는 近現代 韓醫學 (533)김남일 교수 경희대 한의대 의사학교실 1994년 7월 노정우 교수는 『과학과 기술』(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논문집) 7월호에 「한국민족의학연구소 설립을 제의한다」라는 제목의 특별기고를 한다. 盧正祐 교수(1918∼2008)는 황해도 松禾郡 豊川 출신으로 金永勳, 趙憲泳의 門下生으로서 한의학을 연구해 한의계를 학술적으로 이끌어준 인물이다. 그는 동양의약대학 부교수, 경희대 한의대 교수, 경희대 부속한방병원 원장 등을 역임하면서 수많은 학문적 업적을 쌓아갔다. 이후 홀연히 미국으로 이민을 떠나 한국한의학의 세계화를 위해 활동을 시작했다. 노정우 교수의 따님 노효신 선생과 사위 윤동원 선생이 경희대 한의대 의사학교실에 기증한 자료를 살펴보면 노정우 교수가 한국민족의학연구소를 설립하고자 마음을 먹고 실행을 위해 동분서주하기 시작한 것은 1976년 이전부터였던 것으로 판단된다. 이것은 1976년 이전에 작성된 것으로 판단되는 그가 자필로 작성한 ‘건의서’라는 제목의 메모를 통해 알 수 있다. 1976년 이전이라고 판단하는 근거는 자신을 ‘경희대학교 의과대학 동의학부장겸부속병원장 노정우’라고 호칭한 것에 근거한다. 또한 의과대학에서 한의과대학으로 독립해서 한의과대학이 설립된 것이 1977년부터이므로 그 이전인 것으로 판단된다. 1976년 3월1일에 제2대 한방병원장 강효신 교수가 취임했고 이전까지 그가 초대 한방병원장으로 활동했다. 이 건의서에는 본 연구소의 설립 취지와 목적, 동의학의 현황, 우방과의 관계, 사업계획 등을 명시하고 있다. 또 다른 기증 자료로 ‘재단법인 한국 민족의학 연구소 정관’이라고 적힌 9쪽짜리 자료도 눈에 띤다. 이 자료는 노정우 교수가 개인적으로 연구소가 설립된 후에 정리되어야 할 정관을 미리 마련해 놓은 것이다. 이 자료는 마지막 부칙에 “이 정관은 보건복지부장관의 허가를 받은 날부터 시행한다”라는 문장을 근거로 1994년 이후에 쓰인 것으로 판단된다. 보건사회부가 보건복지부로 호칭이 변경된 것이 1994년 이후이기 때문이다. 1994년 7월 노정우 교수가 『과학과 기술』에 특별기고한 「한국민족의학연구소 설립을 제의한다」는 글에서 그는 이와 같은 연구소가 필요한 이유로, 첫째 사상(체질)의학의 체질감별에 대한 과학적 연구의 지원책이 요청됨, 둘째 국민의 체력이 곧 국력이란 개념 하에 서양의학과는 다른 각도에서 국민의 보건 및 의식주와 생활습성 등을 비롯한 체력 관리상의 연구와 거시적인 정책의 확립이 시급, 셋째 동서의학의 두 제도가 병존한 가운데 우리 실정에 알맞고 미래지향적인 의료 정책 및 생업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의료산업을 국가기간산업으로 육성 발전시키기 위한 정책 개발이 요청됨 등을 꼽았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의학의 국부적이며 미시적인 생명관을 기반으로 하는 학문적 속성으로 全人으로 총합성과 통일성이 결여되는 폐단과 위험성을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국가적 시책면에서 그는 ①국가적 연구기관으로 한국민족의학연구소의 건립 ②동서의학이 융합된 제3의학을 창출 ③암, 중풍, 성인병, 정신병 등의 치료와 예방을 목적으로 한 연구병원 개설 ④우수한 한의사 및 학자를 육성하여 외국에 문화사절로 파견 ⑤국민 전체의 체력 관리를 위한 연구계몽지도 및 기관지 발간 ⑥현대의학을 전공한 의사 또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단기대학원의 개설 ⑦해외 의료기술자의 보수교육을 위한 단기강좌 개설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와 같은 연구소 설립을 위한 노정우 교수의 노력들은 현재 한의계에서 이어지고 각종 연구와 교육, 정책 등을 통해서 일부 실현되고 있다는 점에서 그의 깊은 역사적 안목을 엿볼 수 있게 해주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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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리금 세금신고 방법은?김조겸 세무사/공인중개사(세무법인 엑스퍼트 본점) 최근 몇 년간 자영업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면서 많은 원장님들이 운영하던 한의원을 양도하거나, 양수해 운영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권리금과 관련된 세금 문제에 대해 많은 분들이 궁금해 하곤 한다. 이번호에서는 권리금에 대한 세금 문제(종합소득세)와 권리금 세무 처리 방법을 2024년 최신 기준에 맞게 설명하고자 한다. 1. 양도인의 사업자 유형에 따른 세금 처리 한의원을 양도하는 경우 개인사업자 간의 거래에서는 두 가지 주요 세금을 고려해야 한다. 첫 번째는 부가가치세다. 영업권의 양도는 원칙적으로 부가가치세 10%가 발생하는 재화의 거래로 간주되며, 이때 세금계산서를 발행해야 한다. 하지만 한의원은 면세사업자에 해당하기 때문에 세금계산서를 발급하지 않고, 계산서로 발급한다. 또한 포괄양수도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계산서 발급 의무가 면제될 수 있다. 포괄양수도는 동일한 업종에서 사업에 관련된 자산과 부채를 모두 양도하는 경우를 말한다. 하지만 포괄양수도에 해당하지 않거나, 발급 대상 거래임에도 계산서를 발행하지 않은 경우에는 권리금 금액에 대한 계산서 미발급 가산세와 과소신고 가산세 등이 추가로 부과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두 번째는 소득세다. 권리금의 양도는 세법상 기타소득으로 분류된다. 양도인은 권리금으로 받은 금액을 사업 종료 후 다음해 5월에 종합소득세 신고시 기존 사업 소득과 합산하여 기타소득으로 신고해야 한다. 양수인이 양도인에게 권리금을 지급할 때는 8.8%를 원천징수한 후 세후 금액을 지급해야 하며, 양도인은 종합소득세 신고시 이 금액을 합산하여 신고하게 된다. 2024년 기준으로, 권리금의 양도에 대한 기타소득은 60%의 경비를 인정받고, 40%만 과세 소득으로 신고된다. 이때 미리 원천징수된 지방세 포함 8.8%는 최종 납부할 세액에서 차감하거나 환급받을 수 있다. 2. 양수인의 세금 처리 양수인은 권리금 지급금액을 무형자산으로 계상하여 이를 경비로 반영할 수 있다. 예를 들어 5억원을 권리금으로 지급했다고 하였을 때 매년 20%씩 (1/5) 1년에 1억원씩 무형자산상각비로 반영한다. 종합소득세 신고시 적용되는 소득세율이 35% 구간(과세표준 8800만원∼1억5000만원)이라고 할 때, 연간 약 3500만원씩 절세효과가 발생한다. 3. 권리금과 세무서의 검증 강화 최근 들어 세무서에서는 권리금에 대한 세금 검증이 더욱 엄격해지고 있다. 양수인이 세금신고를 하면서 양도자에게 추가 가산세가 부과되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따라서 상가 권리금을 다룰 때는 반드시 적법하게 세금 신고를 진행해야 한다. 4. 마무리 및 문의 안내 지금까지 권리금의 세금 문제(종합소득세)와 세무 처리 방법에 대해 알아봤다. 권리금 거래를 준비하시는 분들은 이 점들을 꼭 유의하시기 바란다. 설명한 내용 이외에도 더 궁금한 사항이 있다면 ‘카카오톡 채널 세무법인 엑스퍼트 본점’을 통해 언제든지 문의할 수 있다. 스마트한 세무 관리와 맞춤형 컨설팅으로 한의사 회원들의 사업을 더욱 성공적으로 이끌어 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세무법인 엑스퍼트 김조겸 세무사 카카오톡 채널] http://pf.kakao.com/_bxngtxl, E-mail: startax@taxexpert.kr, 연락처: 010-9851-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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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과 진료 톺아보기⑭이제원 원장 대구광역시 비엠한방내과한의원 [편집자주] 본란에서는 한방내과(순환신경내과) 전문의 이제원 원장으로부터 한의사의 내과 진료에 대해 들어본다. 이 원장은 내과학이란 질환의 내면을 탐구하는 분야이며, 한의학은 내과 진료에 큰 강점을 가지고 있다면서, 한의사의 내과 진료실에서 이뤄지는 임상추론과 치료 과정을 공유해 나갈 예정이다. 우리 몸의 발생과정 중 가장 먼저 형성되는 기관은 순환계이다. 즉, 생명 활동은 심장이 박동하면서부터 시작되고, 그 박동이 멈춤으로써 마감하게 된다. 『素問』에서는 이를 ‘心者, 生之本, 其充在血脈’이라는 내용으로 설명하고 있다. 맥박은 심장의 박동으로 인해 발생하는 주기적인 파동을 일컫는다. 한의학에서는 맥박을 살피는 脈診을 통해 “以常衡變, 以變識病”의 원리로써 辨證施治를 위한 객관적인 정보를 얻게 된다. 脈診은 한의학적 진단과 치료 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임상적 의의가 있다. “손가락 마디와 발바닥을 포함해 온몸의 관절이 아프고, 몸에 염증이 심합니다.” 60대 여성 환자가 내원했다. 환자는 거의 온몸에 걸쳐 반복되는 관절 통증과 염증으로 양방 정형외과 등에서 주사 또는 약물치료를 받아 왔다고 했다. 환자가 호소하는 통증과 염증의 원인을 찾기 위한 임상 추론을 시작했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수양명경 경락기능검사상 부정맥 의심 소견이 관찰되었다(그림1). 환자는 병력 청취 과정에서 부정맥에 관한 내용을 서술하지 않았다. 환자에게 부정맥이 있는 것을 알고 있었느냐 다시 물었고, 환자는 전혀 몰랐다고 했다. 手指를 사용하여 氣口脈에 대한 切診을 시행했다. 맥박이 遲緩하면서 때때로 止하는 結脈이 관찰됐다. 이와 함께 沈 • 滑한 脈象도 관찰됐다. 초음파 영상 진단장치를 이용하여 氣口脈에 대한 脈診을 시행하는 요골동맥 부위의 혈류를 분석했다(그림2). 結脈에 해당하는 파형이 명확하게 시각화되었다. 모니터에 나타난 파형을 통해 환자 역시 자신의 부정맥 상태에 대해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었다. 부정맥의 종류를 진단하기 위해 심전계를 이용하여 12채널 심전도를 측정했다. 10초의 기본 검사로는 부정맥 소견이 관찰되지 않았다. 60초 이상 검사를 시행했고, 그 결과 3단맥 심실조기수축(Trigeminy premature ventricular contraction)이 확인됐다(그림3). 부정맥에 대한 더 정확한 평가를 위해 홀터심전계를 이용한 추가 정보 수집이 필요하다고 환자에게 설명했다. 약 나흘 동안 심전도 자료를 수집한 결과, 하루 중 심실조기수축으로 있는 시간인 ‘심실조기수축 부담(Burden)’이 약 4.26 %임을 알 수 있었다(그림4). 우연히 발견된 심실조기수축으로 인한 부정맥 외에도 진단의학적 검사에서 γ-GTP 47 IU/L, Triglyceride 183 mg/dL, hs-CRP 4.71 mg/L 등의 이상 소견이 관찰됐다. 이후 시행한 경흉부 심초음파 검사에서 좌심실 박출률(Ejection fraction)이 57 %로 정상 범위에 있었으나, E/A값이 0.63, 최고 E값이 0.47 m/s로 관찰되어 1단계 좌심실 이완기능 장애(Grade I diastolic dysfunction)로 진단할 수 있었다(그림5). 환자는 체질량지수(BMI) 28.6 ㎏/㎡ 로 전비만단계에 속했고, 舌質은 榮 • 淡紅, 舌苔는 白 • 厚했다. 이러한 소견들을 바탕으로 濕痰證 및 濕熱證으로 진단했다. 주 증상인 관절 통증과 염증에 초점을 맞추되, 환자의 체질도 고려하여 치료 계획을 수립했다. 심실조기수축과 관련한 증상을 크게 호소하지는 않았지만, 부정맥에 대한 부분도 치료 과정에서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荊防導赤散을 바탕으로 茯苓, 澤瀉 그리고 石膏를 크게 加味하고, 간기능 검사의 γ-GTP 수치를 고려하여 茵蔯蒿도 사용했다. 치료 4주 후, γ-GTP 10 IU/L, Triglyceride 54 mg/dL, hs-CRP 0.42 mg/L 로 감소하여 정상 범위로 회복했다. 이렇게 회복된 수치는 첩약을 기반으로 한 치료 기간 내내 잘 유지됐다. 결과적으로 치료 7개월 후, 환자의 BMI는 24.2 ㎏/㎡ 로 회복됐고 주 증상이었던 관절 통증 역시 크게 개선됐다. 환자는 “몸이 많이 건강해졌어요. 나의 건강을 지켜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치료 결과를 요약했다. 치료 후 다시 시행한 홀터심전도 검사에서 환자의 심실조기수축 부담은 약 4%로 관찰됐다. 그리고 지금까지도 환자는 심실조기수축과 관련한 증상을 크게 호소하지 않고 있다. 환자가 한의사의 내과진료실을 주기적으로 내원할 때마다 나는 손가락을 이용한 氣口脈 切診에 더해 맥파계, 초음파 영상 진단장치 및 심전계 등 다양한 의료기기를 활용하여 환자의 건강 상태를 살핀다. 辨證施治라는 한의학적 진단과 치료를 하기 위해서는 脈診을 통한 객관적인 정보 수집이 필요하다. 맥파계, 초음파 영상 진단장치, 심전계, 홀터심전계 등과 같은 의료기기는 脈診으로 더 정확하고, 더 많은 정보를 수집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도구이다. 다양한 의료기기를 활용한 脈診은 한의사의 진단을 더욱 정확하게 만든다. 이를 통해 더 효과적이고 안전한 치료가 가능함으로써 국민의 건강을 보호하고 증진하는데 크게 이바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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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 우울증 약물치료와 유사한 완화효과 있어[편집자 주] 본란에서는 한의약융합연구정보센터(KMCRIC)의 ‘근거중심한의약 데이터베이스’ 논문 중 주목할 만한 임상논문을 소개한다. 김윤나 경희대학교한방병원 한방신경정신과 KMCRIC 제목 운동이 우울증 치료에서 약물을 대체할 수 있을 것인가? 서지사항 Recchia F, Leung CK, Chin EC, Fong DY, Montero D, Cheng CP, Yau SY, Siu PM. Comparative effectiveness of exercise, antidepressants and their combination in treating non-severe depression: a systematic review and network meta-analysis of randomised controlled trials. Br J Sports Med. 2022 Dec;56(23):1375-80. doi: 10.1136/bjsports-2022-105964(2021 IF 18.479). 연구 설계 비중증 우울증 치료를 위한 운동, 항우울제 및 그들의 병용 효과를 비교한 무작위 대조 임상시험의 체계적 문헌고찰 및 네트워크 메타분석. 연구 목적 비중증 우울증 환자에서 운동, 항우울제 그리고 그들의 병용 치료의 효과를 비교 평가하기 위함. 질환 및 연구대상 비중증 우울증을 가진 성인 환자. 시험군 중재 △운동 △항우울제 △운동+항우울제 병용 치료 대조군 중재 △무치료군 △플라시보군 평가지표 1. 우울증 증상 감소 2. 중재 중도 탈락률로 판단한 치료 수용성 주요 결과 1. 세 가지 주요 중재 간에는 치료 효과에 차이가 없었음(운동 vs 항우울제: 표준화된 평균차(standardised mean differences, SMD), -0.12; 95% CI -0.33 to 0.10, 병용 vs 운동: SMD, 0.00; 95% CI -0.33 to 0.33, 병용 vs 항우울제: SMD, -0.12; 95% CI -0.40 to 0.16). 하지만 모든 치료 방법이 대조군보다 더 효과가 있었음. 2. 운동은 항우울제보다 중도 탈락률이 높았음(risk ratio 1.31; 95% CI 1.09 to 1.57). 저자 결론 운동은 항우울제 치료 단독이나 운동-항우울제 병용 치료와 비교해 우울증 증상을 비슷한 정도로 완화시킴. 운동 중재의 중도 탈락률은 항우울제 연구보다 높았음. 이러한 결과는 운동이 비중증 우울증을 다루는 대안적인 치료 방법으로 사용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함. 이 연구는 우울증 관리에 운동의 이점에 대한 근거를 더하며, 비중증 우울증에 대한 운동의 보호적 역할에 관한 향후 정신 건강 치료 지침에 영향을 줄 것임. KMCRIC 비평 이 연구는 비중증 우울증이 있는 성인들의 우울증 증상 완화를 위해 운동, 항우울제 그리고 이들의 조합 효과를 비교하기 위한 체계적 문헌고찰 및 네트워크 메타분석이다. 본 연구에서는 유럽·캐나다·호주·영국의 가이드라인(우울증에 약물 치료 외에도 운동을 권고)과 미국 가이드라인(약물 치료만을 권고)의 권고가 다르다는 점에 착안하여 연구를 진행했다. 가이드라인 작성자들의 분석 방법이나 작성 기준에 따라 권고가 달라질 수 있는데 운동에 대한 권고가 차이가 있게 된 것이다. 운동이 약물과 비교하여 우울 증상은 비슷하게 줄이더라도 중도 탈락률이 높은 점에 착안하여 환자에 대한 접근법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우울 증상에 대해서는 운동, 항우울제 그리고 두 가지의 병용 치료 중 어느 하나의 치료가 다른 치료와 비교하여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단, 운동 중재는 항우울제에 비해 중도 탈락률이 위험비 1.31로 높은 것이 주목할 만한 결과였다. 우울증이라는 환자 특성상 주요 증상인 무기력으로 인하여 운동을 루틴으로 스스로 유지하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이다. 치료 대상이 곧 치료의 가장 큰 장애물이 되는 것이다. 비록 운동이 메타분석에서 항우울제만큼 효과를 보였더라도 단독으로 사용하기에는 주치의의 관리 전략에 따라 순응도 차이가 클 수 있으므로 임상에서는 적용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유럽·캐나다·호주·영국의 가이드라인에서 운동을 우울증 치료에 권고하고 있지만 실제 기술에서는 전문적인 임상가에 의해 그룹으로 9∼12주간 주 2∼3회, 30∼60분 세션을 중등도의 강도로 수행하도록 했다. 환자가 스스로 수행하도록 한 것이 아닌 임상가에 의해 관리하도록 하는 것은 우울 증상의 특성을 고려할 때 목표를 얻기에 상당히 타당한 기술로 보인다. 즉, 특정 중재의 효능 자체도 중요하지만, 실제 현장에서 환자의 특성에 따라 어떻게 적용하느냐가 효과의 발현 여부에 큰 영향을 미친다. 메타분석 결과에 따르면, 운동-대조군의 비교에서 우울 증상에 대한 effect size는 항우울제-대조군의 비교에 비하여 작았다. 포함된 연구 수나 임상연구의 규모가 작은 이유가 있으나 해석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그러나 논문에서 기술하고 있듯이 항우울제 역시 부작용, 비용, 사회적 낙인 때문에 순응도가 높지 않으므로 두 치료법 또는 이외의 다른 치료법이 환자가 우울증 치료 과정에 있어 안전하면서도 잘 순응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필요할 것이다. KMCRIC 링크 https://www.kmcric.com/database/ebm_result_detail?cat=SR&access=S20221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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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나누기-38] 꽃씨 뿌리다문저온 보리한의원장 [편집자주] 본란에서는 공연 현장에서 느낀 바를 에세이 형태로 쓴 ‘시선나누기’ 연재를 싣습니다. 문저온 보리한의원장은 자신의 시집 ‘치병소요록’ (治病逍遙錄)을 연극으로 표현한 ‘생존신고요’, ‘모든 사람은 아프다’ 등의 공연에서 한의사가 자침하는 역할로 무대에 올랐습니다. “소는 죽음이 닥치모 인간의 말을 알아듣는다. 그래서 두려움을 없애줄라고 은어를 쓴다. 소 잡기 사흘 전부터 천도를 위해 관음기도를 하는데 이거를 ‘관음찜질’이라 부른다. 적어라.” 그 연극이 아니면 들을 수 없는 말이 있다. ‘To be or not to be’는 <햄릿>을 대표하는 말이 되었다. ‘죽느냐 사느냐’로 간단하게 번역되었지만, 존재에 대한 깊고 근원적인 물음을 지닌 대사라고들 한다. 백정 이야기와 설화를 맛깔나게 버무린 연극 <강목발이>에는 대대로 소 잡는 일을 해온 노인의 낯선 대사가 등장한다. 대물림이 싫어 반항하는 아들과, 발골을 배우겠다고 찾아온 젊은이를 모두 품어야 하는 노인의 입장이 서글픔과 비애를 몰고 오는 연극이다. 그런데도 소 잡는 일을 설명하는 저 장면에는 신명나기까지 하는 생동감이 있다. 소 몸 주위에 정화수 뿌리는 건…, 하노인 : 산영감. 지 환 : 산영감. 하노인 : 소가 도살장에 들어올 때 ‘산영감, 어서 오시오’ 아니면 ‘어사님, 어서 오시오’, ‘신령님, 어서 오시오’ 한다. 소가 영물이니까 높이는 기다. 경상도 사투리와 함께 난생처음 듣는 말들이 무대에 퍼진다. 하노인 : 백정이 도살장에 들어오는 건 ‘날감투’, 도살장 문에 휘장을 내리는 건 ‘쪽바가지’. 지 환 : 날감투, 쪽바가지. 하노인 : 소 눈을 가리는 건 ‘귀신 감투’, 소 몸 주위에 정화수 뿌리는 건 ‘꽃씨 뿌린다’. 꽃씨 뿌린다... 저렇게 아름다운 말을 대체 어떻게 만들었을까. 소를 위해 소가 못 알아듣는 말을 약속해서 쓰고, 두려움을 막기 위해서인지 소의 눈을 가리고, 그리고 정화수를 뿌린단다. 그 정화수를 꽃씨라고 부른단다. 이런 꽃씨는 듣도 보도 못했다. 그리고 인간이 소에게 말하는 것이다. “산영감님! 그간 잘 지내셨소? 좋으시겠소. 인자 이승에 맺힌 한(恨) 다 풀고 저승만 가시모 되겄네. 내 잘 가시라고 꽃씨 뿌려드릴 테니 마음 준비 단단히 하소. 먼 길 가니까.” 대사를 듣자 하니 가슴에서 울컥하고 올라오는 게 있다. 하노인 : 소 잡을 때 쓰는 칼을 ‘신팽이’, ‘족보’, ‘무당꽃’이라고 한다. 지 환 : 신팽이요? 하노인 : 신의 지팽이. 지 환 : 아- 하노인 : 백정이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칼은 ‘족보씨’라 했는데, 백정이 죽으면 쓰던 칼을 관에 넣는다. 그거를 ‘족보캐다’라고 했다. 그라고 소 잡을 때 쓰는 도끼를 ‘촛대’, 심줄을 끊을 때 쓰는 칼을 ‘김정승’이라고 했다. 지 환 : 김정승. 하노인 : 소의 발을 묶는 건 ‘기둥 다듬는다’. 소를 죽이는 건 ‘게딱지’. 죽은 소에 붉은 보를 씌우는 건 ‘해골탕’. 그라고 붉은 보를 벗기는 건 ‘널짜다’. 목을 자르는 건 ‘돌맞춘다’. 지 환 : 뭐가 많네요. 하노인 : 그라모 대충하는 줄 알았나? 요즘에는 안 하지만 옛날에는 신성하게 했다. 망자 염하드끼...장례식하고 비슷하다. 내 그 한 푸시면 평생 잊지 않고…, 나는 노인이 말할 때마다 입술을 움직여 따라 해 본다. 칼을 물에 씻는 거는 ‘깃발 날리다’. 모든 수고가 다 끝나모 ‘꺼졌다’. 촟불처럼 생명이 꺼졌다. 영혼은 저승으로 가고 정육만 남았다. 동네 꼭대기에 사는 이유를 묻자 노인은 껄껄 웃는다. “소심한 복수다. 세상 사람들한테 대대로 손가락질받고 안 살았나. 내 최고의 정육을 만들끼다. 세상 최고로 맛있는 고기를 만들어서 이 높은 곳까지 힘들게 사러 오게 만들끼다. 그래서 평생 받은 수모 갚아 줄끼다.” 노인은 웃지만, 신분해방운동이 일어난 뒤에도 골은 깊어 노인은 파혼당했고, 아들은 어미 없이 자라느라 병들고, 산동네는 재개발로 스러져간다. 극의 한 축은 강목발이 이야기인데, 절름발이였으나 차별받는 세상에 의적으로 살다가 죽임당한 영혼이 하늘로 올라가지 않고 인간의 몸에 깃들었다는 설화다. 노인의 아들은 강목발이의 영혼으로 때때로 발작한다. 극의 마지막, 장엄한 의례가 펼쳐진다. 백정의 임무로 강목발이를 처형했던 조상을 대신해 노인은 예를 갖추어 절한다. 늙고 구부정한 몸이 두 팔을 치켜들었다가 바닥에 엎드릴 때 뼛속까지 서린 한이 우렁우렁 흘러나온다. “우리 할배도 백정이어서 어쩔 수 없었던 거 아입니꺼? 그래도 목 벨 때 원한 갖지 말라고 제사 지내고 안 했습니꺼. 내 그 한 푸시면 평생 잊지 않고 모시고 살겠습니더.” 꽃씨 뿌리자아-. 그리고 한판 굿을 연다. 객석에 앉은 내 눈에서 눈물이 볼을 타고 흐른다. 관음찜질한다- 날감투 열어라- 쪽바가지 내려라- “강목발이님 오시오. 그간 잘 지내셨소? 좋으시겠소. 부잣집 털어 가난한 사람 도와주니 의적이라면서요? 이제 이승에 맺힌 한 다 풀고 저승만 가시믄 되것네. 내 잘~ 가시라고 귀신 감투 씌우고 꽃씨 뿌려드릴 테니 맴 준비 단단히 하소. 먼 길 가니까.” 하노인 : (정화수를 뿌리며) 꽃씨 뿌리자아-. (도깨비들, 붉은 꽃잎을 날린다.) 하노인 : (크게) 신팽이 들어라. 기둥 다듬자아-. 하노인 : (크게) 널짜자아- (도깨비들, 저승길을 만든다.) 하노인 : 깃발 날리자! 도깨비들 : 깃발 날리자! 하노인 : 꺼졌다-. (붉은 꽃잎이 계속 날리며, 암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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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대에 안부를 묻다-39정채윤 가천대학교 한의과대학 학생회장(본2) 가천대학교 한의과대학 학생회장, 그리고 전국 한의과대학·한의학전문대학원 학생회 연합 회장의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이 시점에서, 지나온 시간들을 글로 남기고자 한다. 2024년도 1월 1일, 가천대학교 한의과대학 학생회장의 임기가 시작되며 다양한 업무가 차근차근 이어졌다. 학생회장으로서 회의를 주재하고 행사 기획에 나서며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한 활동들을 추진하기 위해 노력했다. 처음에는 내가 기대했던 만큼 큰 변화를 이끌어 내기 어려울 것 같아 두려움도 있었지만, 작은 성과 하나하나가 쌓이며 나름대로 보람을 느낄 수 있었다. 물론, 지치고 울고 싶었던 순간도 많았지만, 내가 꿈꾸던 변화를 만들어 나갈 수 있다는 점에서 하루하루가 행복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2024년 1월 18일, 전국 한의과대학·한의학전문대학원 학생회 연합(이하 전한련) 회장으로 선출되며 전한련 회장의 업무가 시작되었다. 학교 학생회장으로서의 업무와 전한련 회장으로서의 업무가 겹치며 예상보다 내가 강인하지 않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이 점점 많아졌다. 가천대학교 한의과대학을 이끌며 동시에 전국의 한의과대학을 대표해야 한다는 책임감은 그야말로 마음속의 무거운 돌덩이와도 같았다. 그러나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라는 말처럼, 시간이 지나며 차츰 업무에 익숙해졌고, 나름대로 스무스하게 일을 진행하는 나 자신이 조금씩 기특하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학기가 시작되고, 행사들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며, 자연스럽게 예민해지는 나의 감정을 다스리기란 쉽지 않았다. 매일 쌓여 가는 카톡과 연락은 생각보다 큰 스트레스로 다가왔고, 행사 당일에는 학생회 국장의 작은 실수에도 화를 내곤 했다. 예상대로 흘러가는 일은 거의 없었고, 주중에는 학교 학생회 업무를, 주말에는 전한련 업무를 처리하면서 힘든 날들이 이어졌다. 그중 가장 큰 스트레스를 준 것은 바로 교육과정 개편과 실습 병원 개선 업무였다.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지,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방향을 잡기 어려웠다. 행사 준비는 주로 체력 소모가 큰 반면, 교육과 병원 관련 업무는 정서적 소모와 끝없는 머리싸움이 필요했다. 시간을 쏟아부으면서도 쉽게 답이 나오지 않는 회의를 수십 번 진행하며, 몸과 마음이 모두 지쳐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생회장으로서 결코 포기할 수 없는 과제가 바로 교육과 병원 문제였다. 학생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교육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병원 실습의 개선 방향을 논의하는 과정은 필수적이라고 느꼈다. 이를 위해 학생회 국장들과 심도 있는 논의를 거듭했고, 교수님들과의 의견 교환을 통해 전문가의 시각을 배우기도 했다. 또한, 다른 학교의 사례를 조사하여 참조하고, 학생들의 목소리를 직접 듣기 위해 설문조사를 실시하는 등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시도해 보았다. 지금에 와서 돌아보면, 의미가 적었던 시도들도 있었고, 결과적으로 큰 변화를 이끌어내지 못한 부분도 있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무언가를 바꾸려는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는 점에 대해서는 보람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한편, 전한련 회장으로서의 역할 역시 쉽지 않았다. 학교 학생회 업무에 집중하다 보니 전한련 업무가 종종 뒤로 밀리곤 했고, 밀린 업무를 주말에 처리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제대로 쉬지 못한 날들도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한련 회장으로서 느낄 수 있었던 성취감과 보람은 그만큼 컸다. 전국한의대 화합, 의미 있는 첫걸음 전한련은 전국 12개 한의과대학 학생들을 대상으로 행사를 기획하고 참여자를 모집한다. 그 첫 번째 행사로 열린 것이 ‘한의미래토론회’였다. 박병진 중앙집행위원장의 노력 덕분에 ‘한의미래보고서’를 바탕으로 기획된 이 토론회는 12개 학교 학생들의 의견을 듣고 공유하는 자리였다. 약 50명이 참여한 소규모 행사였지만, 그만큼 의미 있는 첫걸음이었다. 40기 전한련을 시작하며 가장 큰 고민은 코로나로 인해 축소되었던 전한련의 행사와 업무를 어떻게 다시 활성화할 것인가였다. 전한련에서 주최하는 가장 큰 행사인 ‘행림제’를 개최하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예산 등의 문제로 현실적 어려움이 있었다. 결국 여러 논의 끝에, 할 수 있는 일부터 차근차근 시작헤보자는 결론에 도달하였고, 작은 행사부터 점진적으로 정상화를 이루어 나가기로 했다. 그 첫 시도로 ‘한의미래토론회’가 열리게 된 것이라, 나에게는 의미가 더욱 크게 다가왔다. 또한, 감사하게도 한의미래토론회에 한의사협회 김지호 이사님이 참석해 주셔서 좋은 강연을 들을 수 있었다. 그리고 김지호 이사님과의 인연을 계기로 전한련 간부들이 한의사협회를 방문하게 되었고, 협회 회장님과의 교육 간담회 자리도 마련되었다. 학생회와 전한련을 이끌며 겪어온 여러 고민과 답답함을 나누고, 앞으로의 방향성에 대한 조언을 들을 수 있어 개인적으로도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한의미래토론회와 교육 간담회가 마무리된 후에는 전한련의 대표 시그니처 행사인 ‘전한련컵’이 시작되었다. 2024년 전한련컵은 농구, 축구, 야구 세 종목으로 진행되었으며, 전국 12개 한의과대학이 하나로 뭉쳐 스포츠의 열정을 함께 나누는 축제의 장이 되었다. 전한련컵을 준비하며, 각 학교 학생들이 서로를 응원하고 경기를 통해 우정을 나누는 모습을 보며, 큰 보람을 느꼈다. 전한련 회장으로서 이 행사를 주관하며 느낀 성취감은 그 어느 때보다 컸다. 물론, 더운 여름날, 전한련 기획국 간부들과 함께 구슬땀을 흘리며 전한련컵을 준비하고 진행하다 보니 고생스러운 순간들도 많았다. 하지만 모두가 힘을 합쳐 서로를 도왔기에 행사를 치르는 과정이 오히려 즐겁고 뜻깊게 다가왔다. 특히나 3박 4일 동안 함께하며 덥고 지칠 법도 했지만, 서로 예민해지지 않고 끝까지 협력하며 큰 행사를 무사히 마무리할 수 있었다는 사실에 감사함과 자부심이 느껴졌다. 전한련컵이라는 이름 아래, 학생들과 간부들이 하나가 되어 만들어 낸 열정과 노력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다. 그리고 전한련컵이 마무리되며, 40기 전한련의 주요 활동들이 하나씩 마침표를 찍었다. 임기 초, 회장직을 맡으며 가졌던 기대와 두려움이 어느덧 한 해 동안의 경험과 성과로 쌓여 일 년이라는 시간을 돌아보게 되는 시점이 되었다. 다양한 행사와 활동 속에서 어려움이 많았지만, 학생들을 위한 진정성 있는 고민과 노력이 있었기에 지난 시간은 그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경험이었다. 특히 가천대학교 한의과대학 학생회 ‘多:ON’이라는 이름 아래에서 열심히 함께해준 부회장과 각 국장들에게 깊이 고마움을 느낀다. 이들의 헌신과 열정이 없었다면 지금까지의 성과를 이룰 수 없었을 것으로 생각한다. 항상 최선을 다해 맡은 바를 해내며 학생회를 위해 애써준 그들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또한 전한련의 상임위원, 대의원, 중앙집행위원, 교육협의회 위원들 역시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주었다. 이들이 보여준 책임감과 헌신 덕분에 전국 한의과대학을 대표하는 전한련의 활동이 차질 없이 이어질 수 있었다. 전한련이라는 큰 조직 속에서 함께 목표를 이루기 위해 서로 소통하고, 격려하며 이끌어준 동료들에게도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이 여정에서 소중한 동료들과 함께 할 수 있었음에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이들이 걸어갈 길에 응원의 마음을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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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졸중의 전 세계적 경향성과 변화 모색”세계뇌졸중학회(World Stroke Congress, WSC)는 세계뇌졸중기구(World Stroke Organization, WSO)에서 매년 주최하는 뇌졸중 분야에서 가장 권위 있는 국제 학술대회이다. 지난달 23일부터 26일까지 경희대학교한방병원 중풍뇌질환센터 이한결 임상조교수, 정성훈 전공의로 구성된 연구팀은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서 개최된 2024 WSC에 포스터 발표자로서 참여했다. 이 기고문을 통해 연구팀은 현재 뇌졸중의 전 세계적 경향성과 변화, 그리고 현장에서 선보인 대체의학의 뇌졸중 치료에 대해 직접 경험한 바를 나누고자 한다. ◇ 초급성기 뇌졸중 등 26개 주제 다뤄 이번 WSC는 초급성기 뇌졸중, 뇌졸중 재활, 뇌졸중 예방 등 총 26개 주제에 대해 4일간 7개의 강연장에서 강연이 진행됐다. 강연자(Faculty)들은 모두 뇌졸중 분야의 최고 권위자거나 혹은 주목받는 신진 뇌졸중 의사 및 의학자들이었다. 참여자들은 각 주제에 대해 본인의 관심사에 따라 자유롭게 원하는 주제의 강연을 선택해 참석할 수 있었다. 각 강연 후에는 15분간의 Q&A시간이 이어졌는데, 참석자들의 통찰력 있는 질문과 반론, 연자들의 심도 있는 답변이 오가며 지식의 교류가 활발히 이루어졌고, 활발한 토론의 장이 끝나면 다시 새로운 강연을 듣고자 분주히 움직이는 참석자들을 보며 학회의 열기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이번 WSC에서 주목을 끈 주제 중 하나는 역시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AI)이었다. 최근 몇 년간 과학계의 최대 화두는 단연코 AI이며, 금년도 노벨 물리학상 및 화학상이 AI연구자에게 돌아간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닌 것이다. 의학 분야에서도 이는 예외가 아니며, WSC에서 특별히 세션을 AI에 할애한 것도 그 연장선에 있었다. 이 세션에서는 머신 러닝 및 빅 데이터를 활용한 뇌졸중 예측 시스템, 뇌혈관 영상에서의 머신 러닝, 질적 모니터링을 위한 인공지능 등 강연이 있었다. 뇌졸중의 발생 예측, 진단, 치료 및 예방에 이르기까지 모든 부분에 AI는 이미 깊숙이 들어와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 있었다. 이 세션에서 우리 연구팀은 비구조화 상태의 한의학을 어떻게 AI로 구축할 수 있는가, 또 거기에서 한의뇌졸중치료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느냐는 질문을 만들 수 있었다. ◇ 한약처방의 급성뇌출형 연구 발표도 이번 WSC에서 우리 연구팀이 주목했던 강연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Jianwen Guo 광저우 중의약대학 제2부속병원 신경과 교수의 한약처방의 급성뇌출혈에 대한 대규모다기관 무작위대조군 연구(RCT)였다. 비록 일부 이차평가지표의 서브그룹분석 결과 외에는 그들의 한약처방의 유의한 효과를 발견하지는 못했다는 것이 연구의 결과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자는 현재 기존 의학의 급성뇌졸중 치료의 한계를 일부 보완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고 이는 WSC의 가장 큰 메인 강연장을 가득 메운 청중과 좌장을 매료시켰으며, 강연 종료 후 큰 박수와 함께 가장 많은 질문이 플로어와 좌장으로부터 쏟아졌다. 어느 의학 분야와 마찬가지로, 뇌졸중에서도 한의학을 포함한 동아시아 전통의학은 미래 의학의 새로운 가능성 중 하나로 인식되고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으며, 우리 연구팀도 보다 박차를 가해 전세계뇌졸중 학자들에게 우리 한약과 한의학에 대해 이곳에서 이야기할 수 있는 미래를 만들겠다는 굳은 다짐을 갖게 됐다. 우리 연구팀은 이번 WSC에 국내 뇌졸중 환자들의 양의와 한의 협진 진료 체계인 통합의료에 대한 인식을 조사한 'A survey study on patients’ perception for integrated medical service in stroke treatment’라는 제목의 연구를 포스터로 발표했다. 설문 연구 결과 국내 뇌졸중 환자들은 통합의료에 대해 긍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으며 통합의료를 받기를 원하는 비율이 높았지만, 통합의료에 따른 비용 및 의사의 협력 부족이 그 이용을 제한하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음을 알 수 있던 연구이다. 이러한 결과는 뇌졸중 치료에 있어 통합의료의 가능성을 시사하며, 보험 시스템 개선 및 의료진 간 협력 증진을 통해 환자 만족도를 향상시킬 수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통합의료라는 다소 생소할 수 있는 주제를 다룬 본 연구팀의 포스터 발표에 많은 청중들이 관심을 보여, 서양의학과 동양의학의 협력과 상호 보완의 중요성과 미래 가능성에 대해 세계에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됐다. ◇ 한의학 접목한 뇌졸중 치료, 세계적 관심 높아 이번 WSC를 통해 한의학을 접목한 뇌졸중 치료 연구에 대한 세계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음을 실감했지만, 아직 연구 성과가 충분치 않고 기존 의학과의 협력도 부족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앞으로 한의학적 접근법의 과학적 근거를 강화하고 기존 의학과의 협력 연구를 확대하며, 보다 질적 수준이 높은 연구를 수행해 결과를 발표하고, 또 수행할 수 있도록 국가적 지원이 뒷받침돼야 하는 등 다각도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제안하고 싶다. 또한, 글로벌 의료 커뮤니티와의 지속적인 교류를 통해 한의학의 가치를 알리고, 동서양 의학의 장점을 결합한 치료 모델을 개발하는 데 주력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노력들이 모여 궁극적으로는 뇌졸중 환자들에게 더 나은 치료 옵션을 제공하고, 한의학이 세계 의료계에서 인정받는 의학 체계로 자리매김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WSC 2024 참석은 단순히 뇌졸중에 대한 최신 의학 지식과 연구동향을 파악할 수 있는 것에 그치지 않고, 향후 전문의가 돼 더 많은 연구와 임상현장에서 활동할 의료인으로서 시야를 넓히고 세계 각국의 연구자들과 교류해 보며 역량을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는 귀중한 밑거름이 됐다. 또 한 가지 바람이 있다면, 앞으로 국내 한의사 및 한의학자들이 이런 세계적인 학술대회에 적극적으로 참석하고, 초청되며, 그들의 연구 성과가 발표돼 세계적인 학술대회에 한의학의 가치를 세계에 알리고 의학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마지막으로, 이번 학회 참석을 지원해 주신 경희대학교 한방병원 순환신경내과학교실 교수님들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리며 이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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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韓方) 미소로, 탈모환자 고민을 한방에”김민서 원장 (부산 대연뜰한의원) [한의신문] PDRN(PolyDeoxyRiboNucleotide)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이탈리아에서 처음으로 인공 눈물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해 연어에서 추출한 PDRN이 그 시작으로, 인체와 유사한 연어의 DNA 구조는 안전성 보장과 더불어 조직 재생 능력과 항염증 효과에서 뛰어난 효능을 보여 이후 피부 및 관절 치료에서도 의미있는 결과를 나타냈다. 이탈리아에서 보유한 특허권을 바탕으로 우리나라에서는 ‘DNA 주사’ 또는 ‘연어 주사’로 널리 알려지며 피부 미용과 통증 치료 영역에서 활용됐다가 최근 특허권이 만료되면서 잘 알려진 상품명인 ‘리쥬란(REJURAN)’의 유사 제품들이 등장해 더욱 대중화됐다. 지난 2016년 동서비교한의학회(회장 김용수) 중앙연구소에서 연어 정소를 이용, 이온교환수지 방식과 효소 분해 방식을 결합해 PDRN 미소약침을 개발해 지난달까지 시술했다. 그동안 피부·탈모와 관절 치료 효과는 입증해왔으나 노화 억제, 즉 전신 만성염증에 대한 치료 효과는 생각보다 강하지 않았다. 이에 동서비교한의학회는 PDRN 성분의 한계를 극복하고, ‘老化’와 ‘寒濕’에 대한 효능을 증대시키기 위한 연구를 진행, 한 단계 더 나아간 ‘PDRN-PL 미소약침’을 개발하게 됐다. PDRN-PL 미소약침 연구의 핵심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본초에서 설명하는 약물의 칠정(七情) 중 상수(相須)·상사(相使) 작용을 유발하는, 즉 약물과 약물이 결합해 효과를 증대시키는 후보 물질로, 화분(花粉)과 락토페린 펩타이드의 선택이다. 둘째는 제형의 변화를 통해 약물의 효능을 극대화하는 ‘표적 나노 리포솜 균질화 공법’을 개발해 기존의 PDRN보다 안전성·속효성·지속성을 증대시킨 PDRN-PL의 완성이다. ◆ “한방(韓方)의 힘으로 피부·통증·내과 질환을 한방(一方)에” 신체적 문제뿐만 아니라 심리적·환경적 요인을 고려한 전체론적 접근으로서 ‘기미론(氣味論)’의 의미에 부합해 개발된 PDRN-PL 미소약침은 근골격계 통증 질환에서의 강력한 효과뿐만 아니라 뇌 신경의 퇴행성 병변·피부·모발·생식기·당뇨 등 다양한 문제를 동시에 치료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는 만큼 환자와 한의사 모두 만족하는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것이다. 피부 관리와 통증 치료를 별개로 여기지 않고, 하나의 방법으로 몸 전체를 다스린다는 한의학적 치료 관점을 환자들에게 제시할 수 있는 또 하나의 무기가 마련된 셈이다. 이러한 접근은 비용 측면에서도 환자들의 부담을 덜어주며, 한의학의 독자적 기술로 개발됐기에 한의사의 자부심도 고취시킬 수 있다. 이는 결국 한의학 치료 영역 저변 확대를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PDRN-PL 미소 약침을 통한 여러 치료 효과는 한의 임상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 이에 동서비교한의학회에서는 여러 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 인류의 고민인 ‘탈모 치료의 전환점’ 마련 환자에게 심리적·경제적 부담을 주는 질환 중 하나인 탈모는 모발이식이나 경구용 탈모치료제 복용 등으로 해결하고 있지만 이들 방법은 일시적인 결과에 그치거나 약물의 장기 복용으로 인한 여러 부작용이 동반되기도 하며, 특히 그 치료 비용은 상당한 경제적 부담을 초래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PDRN-PL 미소약침이 임상에서 빠른 효과와 더불어 시간·비용 측면에서 모두 의미 있는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어 탈모 치료에 있어 새로운 전환점을 마련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사례 ① 주사 치료에 민감한 여성 환자의 성공적 케이스 주사와 침 등의 자극에 알레르기와 같은 예민한 반응을 보이는 이 여성 환자의 경우 처음 PDRN 약침 시술 당시 호흡이 가빠지는 증상이 나타났다. 환자에 따르면 과거 폐결핵 병력이 있으며, 몇 년 전 부친의 작고 이후 심리적 스트레스로 인해 가끔 증상이 나타나곤 한다. 하지만 원형탈모 치료에 대한 의지가 강해 다른 환자들에 비해 저용량으로 접근했다. 우황건장환을 복용하면서 매회 PDRN-PL 0.5cc를 환부에 시술한 결과 알레르기 반응 없이 안전한 치료가 진행됐다. 1달여의 치료 기간 후 전후 사진을 비교하자 상당한 개선을 보였으며, 침·약침 시술에 대한 신뢰를 쌓을 수 있었다. 사례 ② 중년 남성의 정수리 탈모 50대 중후반의 당뇨가 있는 남성 환자에게 지난 추석 연휴 전후로 PDRN-PL 미소약침 2cc씩 총 3회 시술했다. 최근 모근의 힘이 좋아지고, 정수리 부근의 모량이 증가했는데 이는 상당히 짧은 시간 내에 보인 극적인 결과였다. 전체 모양의 변화는 더 지켜봐야 하지만 전체적으로 풍성한 머리로 보이게 해 환자의 일상생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사례 ③ 심리적 스트레스와 탈모의 악순환 정수리 및 앞머리 탈모로 고통받고 있는 또 다른 50대 남성 환자는 지난인해 부친의 작고로 인한 불면과 불규칙한 생활로 탈모가 가속화됐다. 두피는 유분 과다 상태였고, 소양감을 호소하는 동시에 상열감과 안면홍조로 인해 스트레스가 가중됐다. 또 하복만, 복냉, 설사, 변비가 교대로 일어났으며, 불규칙한 식사와 수면은 악순환을 반복하게 했다. 올해 1월부터 치료를 시작, 7월경부터 PDRN-PL 미소약침 시술로 변경하고, 회복 속도가 매우 빨라졌다. 사례 ④ 젊은 남성 환자 탈모의 빠른 회복 앞머리 탈모로 고민하고 있는 23세 남성 환자는 최근 2개월 동안 탈모량이 평소보다 30~40% 증가했는데 발병 시기는 이직에 따른 모자 착용 이후다. 피지 분비가 과다한 상태에서 주 2회씩 총 10회 시술을 받았다. 남성의 앞머리 탈모는 회복에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경우가 많은데 이 환자는 2개월 만에 매우 빠른 회복 속도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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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의 온기로 채운 사마르칸트에서의 일주일동의대학교 한의학과 본과 2학년 김예지 한의학은 한국의 전통 의학이지만 그 의미는 단지 한국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이런 한의학의 가치를 한국을 넘어 전 세계에 알리고, 한의학을 통해 희망과 치유를 전달하고자 하는 목표를 가지고 있던 차에, KOMSTA를 통해 좋은 기회를 얻어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로 의료 봉사에 참여하게 되었다. 조금은 낯선 사마르칸트와의 첫 만남 인천공항에서 타슈켄트까지 비행기로 7시간, 타슈켄트에서 또 기차로 2시간을 넘게 달려 도착한 사마르칸트는 많은 것들이 한국과 달랐다. 사막이 있는 나라답게 기후가 건조했고, 음식들은 전체적으로 간이 세고 기름졌다. 가장 크게 다가온 것은 언어와 표현의 차이였다. 등허리 부위가 아픈 것을 ‘신장이 아프다’라고 표현하는 환자분들의 말에 버벅대기도 하고, 어설프게 손짓발짓으로 소통하다가 몇 번이고 통역 선생님들을 부르기도 했다. 낯섦을 넘어 다가간 마음의 거리 ‘Rah mat! (감사합니다)’, 4일간 봉사를 하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치료를 받고 나서면서 환자분들은 환한 표정으로 엄지척을 날리기도 하고, 나를 덥석 끌어안고 볼에 뽀뽀를 해주기도 하셨다. 처음에는 쪽지에 적어둔 현지어의 한국식 발음을 보고 겨우 따라 읽던 나도, 어느덧 통역의 도움 없이도 현지 분들과 간단한 의사소통도 할 수 있게 되었다. 10살짜리 여자아이는 서툰 글씨로 쓴 ‘THANK YOU’ 쪽지와 함께 포장한 머리핀을 고사리손으로 내밀었다. 그럼 나도 챙겨두었던 사탕을 꺼내어 주며 밝은 얼굴로 고마운 마음을 전하는 것이다. 서로의 의술을 공유한 특별한 순간 봉사 장소였던 사마르칸트 의과대학에는 전통 의학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학과가 따로 마련되어 있었다. 그래서인지, 진료 현장에는 환자들뿐만 아니라 우즈베키스탄 현지의 전통 의학을 배우는 학생들, 그 외에도 병원에서 근무하는 각과 의료진들이 관심을 가지고 방문하여 진료하는 모습을 지켜보기도 하고, 직접 진료와 침 치료를 받기도 했다. 그들이 이런저런 질문도 하고, 치료받는 모습을 찍으며 신기해하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의 의학이 타국에서 새로운 시각으로 받아들여진다는 것이 보람 있게 다가왔다. 4일간의 봉사가 끝난 후에는 사마르칸트에서 열린 ‘이븐시나 학술대회’에 참석했다. 우즈베키스탄뿐만 아니라 세계 각지의 전통 의학 전문가들이 참여한 큰 규모의 행사였다. KOMSTA의 이승언 단장님께서 사마르칸트 주립 의과대학과 MOU를 체결하기 위해 직접 참석하셨고, 파견팀에서는 변혁 원장님과 김정길 원장님이 현지 의료진 앞에서 발표를 진행했다. 그리고, 이븐시나 학술대회를 끝으로 174차 우즈베키스탄 한의약 해외 의료봉사팀의 모든 일정이 마무리되었다. 더 큰 힘을 얻어 떠나는 우즈베키스탄에서의 시간 처음에는 환자분들께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도착한 우즈베키스탄이었지만, 오히려 현지 분들의 따뜻한 미소와 진심 어린 눈빛을 마주할 때마다 내 마음이 치유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사마르칸트에서 보낸 시간은 앞으로도 살아가면서 평생 잊지 못할 소중한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그리고 다양한 질문에도 막힘없이 설명해 주시는 한의사 원장님들의 모습을 보며, 언젠가는 한의사가 되어 그분들처럼 다시 이곳에 와서 봉사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으로 이번 봉사가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다방면에서 신경 써주신 KOMSTA 이승언 단장님, 권수연 대리님, 그리고 현장에서 함께 고생해 주신 174차 파견팀 변혁 팀장님, 김정길 진료부장님, 이진이, 윤희영, 서현철 원장님, 박내춘 선생님, 현우, 예진, 기영, 승빈, 연주 그리고 현지 통역팀원들께 지면으로나마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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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MART 국제학술대회 성공의 핵심은 ‘사람’전민정 피플앤밸류 대표 [한의신문] 제37회 ICMART 국제학술대회가 역대 최다 참가자 수를 기록하며 성공적으로 막을 내렸다. 본란에서는 이번 학술대회를 성공적으로 운영한 PCO 업체 피플앤밸류의 전민정 대표를 만나 행사 준비 과정과 성공 요인을 들어본다. <편집자 주> Q. 피플앤밸류 소개를 부탁드린다. ㈜피플앤밸류는 국제회의, 학술행사를 유치 단계부터 기획, 사전 준비, 현장 운영에 이르기까지 주최자와 함께 전 과정을 함께 하는 PCO 기업입니다. 정부, 공기관 주최의 국제행사 운영 및 학회 사무국 운영(AMC)도 사업분야로 하고 있지만 프로젝트의 50% 이상이 국제학술대회 유치와 운영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Q. ICMART를 마무리 한 소감은? 처음에 대한한의학회 이사님들을 만나 뵈었을 때 행사에 대한 포부가 매우 커서 ‘과연 이게 가능할까?’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저희는 행사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서 현실적인 조언을 드릴 필요도 있으니까요. 하지만 결국 해냈습니다. 어느 한 사람의 힘으로는 절대 가능하지 않았을 일입니다. 모두의 마음과 힘으로 한의학계에 이정표를 남길 ICMART 국제학술대회에 함께 할 수 있게 되어 영광이고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Q. 성공요소를 하나 꼽아본다면? 15년 전, 제가 PM으로 진행했던 국제학술대회 조직위원장님께서 외부 여러 여건으로 인해 행사를 석달 앞두고 예산이 적자가 예상되어 모두가 일을 할 동력을 잃었을 때 이런 말씀을 하셨어요. “내가 죽기 전에 마지막으로 해야 할 일이고 내 평생 이런 행사의 조직위원장은 다시 할 수 없을 것이다. 내 사비를 내서라도 적자를 면하게 해 줄테니 여기 계신 조직위원회 여러분들은 행사를 성공적으로 개최하는데에만 힘을 써 달라.” 그 행사는 결국 조직위원장님의 사비 없이도 적자를 보지 않고 매우 성공적으로 잘 개최되었습니다. 이번 ICMART 국제학술대회에는 이런 열정을 가지신 분들이 여러분 계셨던 것 같습니다. 밤낮을 가리지 않고 모두가 정말 열심히 했습니다. 결국 행사의 성공에 큰 기여를 한 요소를 하나만 꼽으라고 하신다면 그것은 ‘사람들’이었다고 생각합니다. Q. 국내외 참가자들의 반응은? 참가자들의 표정이 많은 것을 말해줍니다. 이번 ICMART 국제학술대회에 참가한 외국인들은 표정에 부러움과 경이로움이, 국내 참가자들의 표정에는 보람과 뿌듯함이 느껴졌습니다. 모두가 즐기고 배우고 소통하며 하나가 되었던 이번 학술대회는 마치 한의학계의 정상회의나 올림픽 같았습니다. Q. 다음 학술대회 때 발전시키고 싶은 부분은? 이번에 세션 내용이 너무 좋은데 다 들을 수 없어 아쉽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거든요. 스트리밍을 하며 강의 녹화를 해서 E-learning 프로그램을 만들어 보급하고 싶습니다.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한 대중강연도 학술대회와 함께 열어 더 넓은 참여를 유도하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Diversity, Equity, Inclusion을 아우르는 다양한 국가와 의료계의 연자들이 고르게 참여하는 프로그램으로 더욱 발전시키고 싶습니다. Q. 한의계와 인연이 있다면? 한의계와의 인연은 2015년 ICCMR(International Congress on Complementary Medicine Research, 국제보완의학연구학술대회)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첫 아이 출산 후 육아휴직을 끝내고 복귀한 이후 처음 맡았던 프로젝트였고,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면서 좋은 인연을 맺게 되었습니다. 이번 ICMART를 통해 또 다른 역사를 썼다고 생각합니다. Q. 앞으로 피플앤밸류의 비전과 계획은? 피플앤밸류라는 회사 이름에는 사람들이 만나는 시간의 가치에 대한 철학이 담겨 있습니다. 단순히 이윤을 추구하기보다, 사회에 기여하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되는 국제회의를 기획하고 운영하며 다양한 분야에 기여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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