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 | 수사와 재판 잘 받는 법-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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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의신문 작성일22-03-24 16:19 조회2,109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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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심할 필요가 있는 환자
박상융 대한한의사협회 고문변호사
(법무법인 한결)
[편집자주] 본란에서는 박상융 대한한의사협회 고문변호사(법무법인 한결)로부터 한의원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의료분쟁을 대비해 원인과 대응책을 살펴본다.
필자의 현재 직업은 변호사다. 변호사 이전에는 경찰에 봉직했다. 물론 일선 파출소, 지구대에서 순찰, 출동하는 경찰관이나 고소·고발사건을 직접 조사하는 수사관, 형사로 근무한 것은 아니다. 주로 그들을 관리·감독하는 경찰서 과장, 지방청 수사, 형사과장, 경찰서장, 경찰청 수사과장으로 근무했다.
그런데 경찰생활을 하면서 조심해야 할 사람들이 있었다. 서장, 과장의 이름을 팔면서 접근하는 사람, 정치인 또는 윗사람의 친분을 과시하는 사람, 유흥업소를 운영하는 사람들이 접근할 때 조심해야 한다.
악성 민원인, 수사과정을 몰래 휴대폰으로 녹음·녹취하는 사람, 일부러 수사관의 약점(과격한언어사용, 물리력 사용)을 포착하는 사람은 늘 조심해야 한다.
아울러 돈, 유흥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결제하러 왔다면서 돈을 몰래 놓고 도망가는 사람, 만취한 상태에서 유흥업소로 유혹하는 사람, 몰래 자신의 카드로 결제를 하는 사람들은 늘 조심해야 한다.
속칭 김영란법, 갑질방지 관련 법령, 더욱이 미투 관련 성희롱처벌이 강화되면서 말조심, 행동조심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계급이 높을수록 사무실 크기는 커져 가는데 회의와 결재 외에는 외로워진다. 그럴수록 외부(기자 등 언론)에서 또는 내부(직원)에서 지휘관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게 된다.
◇의료인을 잡아먹는 환자들
의료기관의 경우는 어떨까.
의료인을 잡아먹는 환자도 있다. 문진, 촉진과정에서 의료인으로 하여금 자신의 은밀한 부분에 접촉을 하도록 해놓고 성추행으로 몰고 가는 사람, 요즘 경기도 어려운데 국민건강보험공단에 허위로 보험료를 청구하도록 유혹하는 사람, 침, 한약 처방 관련 부작용을 호소하면서 치료비 등 손해배상을 해달라고 떼를 쓰는 사람, 간호조무사가 아닌 일반 직원에게 진료보조를 맡겼다고 고발하려는 사람, 물리치료 관련 무자격자 또는 과잉 허위물리치료를 하도록 유혹하는 사람, 많은 환자를 유치해 주겠다고 하면서 돈을 요구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필자가 최근 상담을 한 한의사 중에는 문진, 촉진과정에서 환자 신체의 은밀한 부분과 접촉이 있어 성추행 고소를 제기당해 이와 관련 결백을 호소했으나 잘 받아들여지지 않다가 대한한의사협회 사실조회요청 등을 통해 무혐의 불기소결정을 받았다. 이러한 사건의 경우 사건을 접수한 경찰, 검사는 고소장에 기재된 내용을 보고 사건에 대한 선입견을 갖게 마련이다.
아울러 성추행 사건의 경우 고소를 취하에도 처벌될 뿐 아니라 자칫 기소 후 취업제한명령으로 이어져 한의원을 운영하지 못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진상규명은 철저히
따라서 이러한 사건의 경우 수사관의 선입견을 차단하기 위해 당시 사건현장관련 재현, 현장상황, 관련 직원들의 자술서 확보(필요시 공증), 촉진 관련 필요성에 대한 문헌정보조사와 입수, 나아가 관련 한의사협회 사실조회요청 등을 통해 진상규명을 철저히 해야 한다.
변호사에게 위임해도 변호사가 실체관계 규명을 위한 증거조사 분석보다는 오히려 사실을 인정하고 양형 관련 위주로 변론을 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변호사에게 너무 맡기지 말고 내 사건은 내가 잘 안다는 생각으로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하기 위한 조사도 필요하다.
필자가 아는 허위처방 관련 건보공단 사기사건 한의사의 경우 유혹에 의해 청구하고 적발되어 피해금액을 모두 배상하고도 기소되어 집행유예선고확정이 되어 면허취소가 된 안타까운 경우가 있었다.
이러한 사건의 경우 변호사가 좀 더 적극적으로 피해가 배상됐고 한의원을 오랫동안 경영했고 틈틈이 봉사활동을 한 점, 면허취소 시 생계가 어려워지고 신용불량자가 될 소지가 많다는 점 등을 부각시켰으면 벌금형이나 기소유예처분을 받을 수도 있었을 텐데 말이다. 아쉬움이 크다.
필자도 변호사지만 너무 변호사만 믿고 사건을 팽개쳐서는 안 된다. 변호사의 경우 다 그렇지는 않지만 고액의 선임료만 받고 쉽게 사건을 마치려고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특히 고액 전관 변호사의 경우 말로만 글로만 변론할 뿐 사건현장분석과 증거조사는커녕 야간, 주말에 당사자인 의뢰인의 의견도 제대로 들으려고 하지도 않는다.
이러한 현실에 비추어 볼 때 변호사를 움직이게 하는 것은 당사자인 의뢰인들이다.
필자는 그러한 경우 의뢰인 자신의 억울한 점 등을 변호사 또는 변호사가 제출하지 않으면 수사관, 검사, 판사에게 자꾸 제출하라고 한다.
경찰, 검찰조사과정, 법정의 변론과정에서 억울한 사항을 제대로 말할 기회가 적다는 점은 우리나라 경찰, 검찰, 법정의 안타까운 현실이다. 현실적으로 사건이 많아서 그렇다고 하지만 경찰, 검찰, 판사, 변호사의 역할은 잘 들어주는 역할이 아닐까. 자신의 주장만 내세우거나 강요하지 말고 열심히 들어주고 청취하는 그러한 자세가 선행돼야 한다.
한의사도 마찬가지 아닐까. 환자가 많은 한의사, 의뢰인이 많은 변호사보다는 잘 들어주고 맞장구 쳐주는 배려있는 인간미 넘치는 한의사, 변호사, 경찰, 검사, 판사가 많아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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