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2.26 (금)
‘하얀 쥐의 해’로 일컬어지는 2020년 경자년(庚子年)은 ‘코로나19’의 해로 기록되며 저 멀리 사라져 버렸고, 2021년은 ‘흰 소띠 해’인 신축년(辛丑年)으로 다가와 열어보지 않은 새로운 선물을 건네주었다.
소의 대표적 이미지는 우보만리(牛步萬里)다. 걸음걸이는 비록 늦지만 결코 요령부리지 않고 우직하게 자신의 갈 길을 쉼 없이 걸어 더 멀리, 더 오래 갈 수 있다.
지난해는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큰 고통을 겪었다. 더욱이 그 고통의 끝이 새해가 시작된 현재에도 분명하게 보이지 않은 채 계속되고 있어 올해 또한 지난해 못지않게 힘겨운 가시밭길을 걸어야 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하지만 한의계가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를 분명히 하고, 그것을 향해 느릿느릿 더딘 걸음이라도 뚜벅뚜벅 지속적으로 나가다 보면 한의약의 발전과 더불어 국민으로부터 사랑받는 의학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으리란 기대를 갖게 하는 소띠의 해다.
새해가 시작되자마자 한의계는 각종 중요한 현안 앞에 섰다. 전 국민 첩약건강보험 시범사업과 관련한 전 회원 투표 결과에 따른 과제를 떠안았으며, 이달 말부터 시작 예정인 제44대 회장·수석부회장 선거에 따른 선거 국면도 한의계의 중차대한 사안이 아닐 수 없다.
이와 더불어 새롭게 임명된 권덕철 신임 보건복지부장관과는 국가 보건의료 정책의 수립과 이행에 효과적인 파트너십을 구축해야 하며, 한의약 연구개발(R&D)의 산실이라 할 수 있는 한국한의학연구원, 한국한의약진흥원의 수장도 새로 임명될 예정이어서 민간과 정부, 그리고 연구기관간의 최상위 협업을 이끌어 내기 위해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할 중요한 시기다.
최혁용 한의사협회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국민 여러분의 곁에서 건강과 생명, 일상을 지키기 위해 불철주야 노력할 것을 약속한다면서 첩약건강보험의 적용 범위 확대, 의료기기 사용 활성화, 커뮤니티케어, 지역사회 건강증진 사업, 만성질환 관리제도, 방문진료, 장애인주치의 제도 등을 통해 최상의 한의약 서비스를 제공할 것을 강조했다.
이 같은 사업들의 성공적인 운영은 국민의 의료선택권 확립과 의료비 지출 절감을 위해서도 필수적이다. 문제는 코로나19 여파가 지속되고 있고, 각종 선거(한의사협회장, 대의원총회 의장단, 감사단)가 예상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의사 회원들간의 원활한 소통과 함께 하나된 힘을 모아 한의계가 추구하고자 하는 목표 달성에 어떻게 효과적으로 나설 것이냐는 점이다.
제반 의료 환경이 빨리 빨리 나서서 모든 문제를 시급히 해결하라고 등을 떠미는 모양새지만 ‘우공이산 우보만리(愚公移山 牛步萬里)’의 마음가짐으로 문제점을 냉철하게 분석하고, 해결의 실마리를 차근차근 찾아 나서는 그런 신축년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