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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계에 필요한 공익적 임상연구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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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계에 필요한 공익적 임상연구 추진”

규제기관 움직이려면 근거에 기반한 합리적 설득 필요
한의약 제도권 진입 막힌 숨통 틔워주는 역할 기대
공적보험 의사결정에 필요한 근거합성연구기관도 필요
근거창출 전문인력 안정적 연구인프라 구축 풀어야할 과제
한의약혁신기술개발사업단 박민정 단장

지난해 한의약선도기술개발사업이 일몰됨에 따라 후속사업으로 ‘한의약혁신기술개발사업’이 올해부터 10년 간 추진된다. 1576억 원이 투입되는 이 사업을 관리, 운영하게 될 한의약혁신기술개발사업단(이하 사업단)이 지난 5월26일 출범됐으며 박민정 한의사가 사업단장을 맡았다. 한의계에 필요한 공익적 임상연구를 통해 한의약의 제도권 진입을 위한 막힌 숨통을 틔워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박민정 사업단장으로부터 사업단의 역할과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편집자 주-

박민정 단장 인터뷰1.JPG
박 민 정 한의약혁신기술개발사업단 단장

 

 

1. 한의약혁신기술개발사업단에 대해 소개해 달라.

사업단은 한의약혁신기술개발사업이라는 한의계에 필요한 공익적 임상연구를 추진, 성과를 내는 것이 미션이다.

다만 한의약혁신기술개발사업은 한의약선도기술개발사업의 근거창출연구부분으로 영역이 좁아졌다.

한의약선도기술개발사업 처럼 연구영역을 굉장히 넓게 기획한 것이 예비타당성평가에서는 마이너스로 작용해 영역을 좁혀 다시 기획해 예비타당성평가를 통과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비록 연구영역은 좁아졌지만 예산은 비슷한 수준으로 확보됐다.

따라서 한의약선도기술개발사업에서 지원했던 산업화 부분이나 처음 한의약혁신기술개발사업을 기획했을 때 포함됐던 빅데이터 연구개발 부분 등은 한의계에서 추가로 기획해 추진하는 것도 필요해 보인다.

 

2. 한의약혁신기술개발사업단은 어떻게 구성, 운영되는가?

사업단장과 사무국장 그리고 그 안에 연구자체를 지원하는 팀과 연구결과의 제도화를 지원하는 팀, 이렇게 두 팀 체제로 구성될 예정이다.

이와함께 연구가 제도화되고 확산되기 위해서는 연구디자인이나 설계를 굉장히 꼼꼼하고 신중하게 하는 것이 필요한데 이를 지원하기 위한 기술자문위원회도 운영할 계획이다. 전문가들로 구성된 기술자문위원회는 연구자들과의 멘토제를 통해 연구가 성공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자문해주는 역할을 하게 된다.

보장성검토협의체도 운영하고자 한다.

공익적 임상연구를 계속 진행해온 양의계가 그간의 성과를 평가하면서 부족했던 점으로 정책연계를 꼽은 바 있다.

시작단계에 있는 한의계로서는 이러한 점을 빨리 받아들여 정책연계 프로세스를 기획단계에서부터 도입, 전략적으로 접근하고자 한다. 보장성검토협의체는 관련 유관단체와 공공기관이 참여해 연구결과를 신의료기술로 어떻게 반영시킬 것인지, 건강보험에 어떻게 등재시킬 것인지 제도화를 위한 프로세스를 보완해 주는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으로 가장 신경을 써서 강화하고 잘 이끌어 가야 할 부분이 바로 이 협의체라고 생각한다.

 

3. 사업단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중점을 두고자 하는 것은?

많은 난관이 예상된다.

연구인력이 부족한 한의계로서는 원활한 운영을 위해 우수 인력이 많이 들어와 주는 구조가 필요한데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개발사업에 한의사의 참여와 관심이 부족했던 아쉬움이 있었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이번 한의약혁신기술개발사업에는 지원한 한의사들이 많아졌다. 이를 잘 활용해 협업해 나가면 사업단의 역량이 높아져 사업도 성공할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의 보장성 및 영역 확대에 기여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연구주제를 잡느냐도 중요하다.

그래서 일단 역점을 두고자 하는 부분은 비급여 항목이나 미등재 의료기술에 대한 임상시험이다.

약침의 경우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개발사업단에서 임상시험을 수행하고 있지만 자하거에만 너무 국한돼 있다.

이에 자하거 이외 다른 약침에 대한 임상시험을 수행해 약침의 안전성과 유효성 근거를 만들고 필요하면 약침의 제도화까지 지원하고자 한다.

또 기성한의서 처방만이 아니라 3년 200례 이상 사용됐던 신조성한약처방에 대해서도 안전성과 유효성 자료를 만들어 첩약에 대한 보장성을 확대하고 질환 범위가 확대되도록 할 생각이다.

한의계에서 많이 활용하고 있는 기술 중 도침은 신의료기술로 등재하고 매선은 약침요법과 분리해 별도로 건강보험 등재를 추진하는 전략도 고민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건강보험용 56종 한약제제 외에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 품목허가를 받은 혼합엑스제가 있는데 이들은 건강보험 등재에 법적 제약이 없다.

그러나 안전성, 유효성 자료와 경제성 관련 자료가 부족해 현재 건강보험 등재가 추진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따라서 건강보험 등재를 위한 혼합엑스제의 임상시험을 추진해 자료를 만들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함께 보장성에 대한 협의를 해나가고자 한다.

한의계가 사용할 수 있는 의료기기들도 속속 개발되고 있다.

맥진기, 설진기는 물론 한의사용 초음파기기도 새롭게 품목허가를 받은 것이 있는데 신의료기술로 등재하기 위한 연구지원은 별로 없는 상황이다.

신규의료기기들이 한의의료기술과 매칭돼 신의료기술로 들어가 한의계에서도 수가를 받으면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연구가 필요다.

이처럼 제도화가 가능하고 보장성을 확대하는데 필요한 연구들이 수행된다면 장기적 관점에서 반드시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장기적으로 한의계를 위해 이러한 연구를 안정적으로 할 수 있는 조직이나 인력이 매우 부족하다.

현재 훌륭한 인력들이 지원해주고 있는데 10년 과제다 보니 과제가 끝난 후 양성된 전문인력이 안정적으로 계속 연구하고 일을 할 수 있는 조직이나 기관을 만들어내는 것이 필요하다. 이는 사업단과 한의계가 함께 풀어가야 할 숙제이기도 하다.

 

4. 한의약혁신기술개발사업에 대해 설명바란다.

5가지 사업으로 구성돼 있다.

먼저 가이드라인 개발 사업은 질환별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CPG)을 개발하는 사업으로 기존 CPG사업과 달라진 점이 있다면 임상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는 한의표준임상경로(CP)를 개발, 보급하는 것이다.

한의의료기술 최적화 임상연구는 보장성 강화가 목표다.

국가 정책에 활용 가능한 수준의 안전성, 유효성, 비용효과성 자료를 만들어내는 연구를 진행하게 된다.

약물상호작용연구는 양약과 한약제제의 상호작용을 연구해 병용지침을 개발하고 장기적으로는 의약품안전사용서비스(DUR) 구축을 위한 근거자료를 생성하는 것이다.

이 세가지 연구가 사업단에서 중점 관리하는 연구다. 질환별 중점연구센터와 한의 중개개인연구는 한국한의약진흥원에서 공식적으로 관리하고 사업단에서는 성과창출이나 성과의 제도화를 지원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5. 한의약혁신기술개발사업 중 특히 관심이 가는 과제는?

가이드라인개발연구는 굉장히 안정적이다. CPG개발 경험이 6년간 이미 쌓여 경로를 따라 잘 지원하면 될 것 같다. 다만 양방의 경우 개발된 CP를 보급하고 CP로 인해 발생하는 효과를 계속 모니터링하는 국립중앙의료원 산하에 공공보건의료지원센터가 있다.

처음에는 공공보건의료지원센터와 연계해 시작하되 인프라가 갖춰지면 사업단에서 한의계 독자적으로 CP를 보급할 수 있는 역할을 하도록 업무를 추진해 나가고자 한다.

한의계에서는 약물상호작용연구가 새로운 도전이기도 하다.

그동안 해왔던 연구와 너무나 다르기 때문에 지원이 적을 것이라고 예상했으나 생각보다 많이 지원했고 연구 계획서들의 퀄리티 또한 굉장히 좋아 이 연구도 많이 기대하고 있다.

한약의 안전성 정보에 관한 과학적 근거들이 DUR로 쌓이면서 시스템이 갖춰지면 협진에 한약 활용의 타당성이 마련될 것이다.

한의계는 제도적으로 굉장히 불완전하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임상은 이원화돼 있는데 제도는 이원화돼 있지 못하다 보니 제도적으로 순환이 이뤄지지 않는다.

개선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협상만으로 제도를 개선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근거에 기반해 필요성을 합리적으로 이해시킨다면 규제기관들도 움직이게 될 것이다.

한의약혁신기술개발사업을 통해 필요한 근거들이 쏟아져 나오면 이를 바탕으로 한의계에 필요한 제도들의 막힌 숨통을 틔워줄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장기적으로 이 사업이 그러한 역할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

 

6. 한의약혁신기술개발사업이 성공적으로 추진되기 위해 요구되는 것은?

공보험은 근거창출 주체와 근거합성 주체의 지원을 받아 의사결정을 하게 된다.

한의계의 경우 이제 근거를 창출할 수 있는 한의약혁신기술개발사업단이 발족돼 향후 10년간 진행하게 됐지만 이러한 근거를 합성하고 종합할 수 있는 연구조직은 비어있는 상태다.

문제는 사업단에서 그러한 역할도 하도록 돼 있지만 임시조직이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이를 위한 조직이 생겨나 안정적인 근거 생산과 제도화의 순환이 이뤄지도록 해야할 것이다.

 

7. 한의계에 당부하고 싶은 말

근거를 만드는 사업들이 오히려 한의계의 전통적인 고도화된 좋은 진료를 사장시키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계속 됐던 것 같다.

당연한 우려라고 본다. 그러나 일선 한의사들이 지나친 거부감을 갖거나 너무 걱정을 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의료기술이 고도로 발달한 미국의 경우 의료가 표준화되고 가이드라인이 계속 나오지만 의사들이 전문성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다.

환자마다 개별진료를 허용하되 법적 테두리 내에 큰 표준진료가 있고 그 안에서 전문성을 갖고 계속 진료한다.

우리의 과제는 전체적인 근거 지도에서 비어있는 부분을 계속 채워 외부에 유효성에 대한 근거를 제시하고 정말 좋은 치료기술들을 잘 발굴해 논문이나 공식화 작업으로 공유하는 선순환구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그래서 개별적 치료기술과 표준화된 지침은 병행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의사의 개별 전문성을 제한하기 위한 연구가 아니라는 것을 다시한번 강조하며 이 부분에 오해가 없기를 바란다.

박민정 단장 인터뷰2.JPG

김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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