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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님 전화 받고 바로 우한 교민께 향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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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사람

“교수님 전화 받고 바로 우한 교민께 향했죠”

이천서 3차 우한 교민 건강 돌본 덕우한의원 전준모 원장
중국 국적 가족 의료통역·중국어 안내방송 등으로 2주간 봉사
교민들 일상 컨디션 위해 한약제제(곽향정기산 등)도 처방
어린아이들이 방문에 붙인 그림편지 보며 피로 씻기도

전준모(편집).png

 

[편집자주] 지난달 27일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우려로 중국 우한에서 3차 귀국했던 교민 147명이 지난 2주간 격리 생활을 마치고 이천 국방어학원을 떠났다. 이에 우한 교민들과 함께 생활하며 봉사에 나선 전준모 한의사를 만나 당시 상황을 들어봤다.

 

다음은 전준모 한의사와의 일문일답이다.

 

Q. 본인 소개를 부탁한다.

대구 대건고, 북경중의약대학교 중의내과와 우석대학교 한의학과를 졸업한 대구 덕우(德佑)한의원 원장 전준모라고 한다.

 

Q. 우한 교민이 생활하는 이천 국방어학원에 의료진으로 투입됐다.

처음엔 생각지도 못한 일이었다. 오는 4월에 맞춰 개원준비가 한창이던 2월 11일 저녁 무렵이었다.

 

제 은사이자 우석대한방병원 병원장이신 장인수 교수께 전화를 받았다. 먼저 서로 간단한 안부 인사를 주고받았는데, 장 교수님이 3차로 입국한 우한 교민 임시수용소에서 중국어 의료통역이 필요하다는 내용을 설명해 주며, 저보고 가능하겠냐고 물어봤다. 가능하다고 답했더니 다음날 아침 최문석 대한한의사협회 부회장과 통화 연결이 됐다. 그래서 당일 오전 11시에 이천으로 향하게 됐다.

 

Q. 2주간 교민들과 같이 생활하면서 어떤 업무를 했는지?

소속은 의료지원단이었다. 이번 교민들 중에서는 한국어가 능숙하지 않은 중국현지 분들이 많았다. 그래서 의료 지원실에서 이들에 대한 의료 상담을 할 때 증상이나 민원상황들을 파견된 군의관과 간호장교에게 통역해주는 역할을 담당했다.

 

대부분 비대면 상담으로 진행됐지만, 질병관리본부에서 파견된 역학조사관의 요청이나 복지부의 민원해결이 필요할 때는 이들과 같이 동행해 대면상담 및 설문조사 시 통역 보조를 했다. 그 외에 번역 및 중국어 안내방송도 도왔다.

 

전준모2.jpg

 

Q. 중국 국적 가족이 65명이나 됐다. 통역 하면서 어려움은 없었나?

왜 없었겠나. 중국 국적인 분들이 평소에는 가족과 함께 있어 통역이 필요 없었겠지만, 임시수용소에서는 개인 격리가 된 상황이었다. 한국어에 능숙하지 못한 분들이 많이 있어서 그런 분들이 민원을 요청할 때마다 통역을 맡느라 바빴다. 근데 몇몇 분들은 한국어가 너무 유창해서 저의 도움이 필요 없는 경우도 있더라.(웃음) 그나마 다행인 점은 격리기간동안 모두들 소소한 증상들을 제외하고, 너무 건강히 잘 지내줘서 다들 무사히 퇴소할 수 있게 됐다.

 

Q. 우한 교민들이 전하는 우한시 상황은 어땠나?

파견자 모두가 최대한 교민들과의 접촉을 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어서 교민들과 개인적으로 대화를 나눌 기회는 거의 없었다. 상담 시에도 증상이나 민원에 대한 선별된 질문만 오고가는 형태여서 개인적인 얘기들을 나눌 기회가 없었다.

 

그래도 한 번은 유증상을 호소하는 중국 국적 교민에 대한 심층 조사가 이뤄져 대면상담을 진행 한 적이 있었다. 그때 당시 교민 분에게 역학조사를 위해 우한에 계셨을 당시의 상황을 들을 수 있었다.

두 달 정도 외부의 출입을 거의 못하고, 집에만 계셨다는 얘기를 하더라. 그 얘기를 통해 우한 현지의 상황이 심각하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나마 느낄 수 있었다.

 

Q. 폐렴 유증상 외에도 이들의 건강 상태를 걱정하는 분들도 많았다. 이를 위한 한의약적 치료도 이루어졌나?

우선 유증상 환자들은 책임 군의관의 판단 하에 지정병원으로 이송해서 진단이 이뤄졌다. 의료지원단에서는 일상생활에서 일어날 수 있는 기본적인 증상들을 위한 상비약을 구비해두고 처방을 했다. 그래서 저는 한의협에서 준비해준 한약제제(곽향정기산, 가미귀비음, 청상견통탕, 청심원)를 이용해 교민들을 돌봤다.

 

이들이 증상을 호소하면 군의관 및 간호장교들과 상의 후 환자에게 양약과 한약제제 중 원하는 처방을 선택하게 한 뒤 선택한 처방을 제공하는 형식으로 지원했다.

 

전준모3.jpg

 

Q. 우한 교민들과 생활하면서 기억나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일부 신문에 보도 되었던 걸로 기억한다. 교민들이 방문에 붙여 둔 포스트-잇이다. 내용들 중에는 어린아이들이 그린 예쁜 그림이 많았다. 그림과 함께 감사편지나 먹고 싶은 것, 가지고 싶은 것들을 편지로 우리에게 전달했다. 그게 너무 귀엽고 예뻤다. 절로 미소가 지어지면서 지루하고 힘든 일정이 한 순간 녹아내리더라. 특히 바나나 나무에 열린 바나나를 그리며 “바나나 먹고싶다. 바나나 주세요”란 편지가 있었다. 지원단 모두를 박장대소시킨 명작이었다.

 

Q. 이번 봉사를 통해 느낀 점이 있다면?

먼저 국가 방역업무의 일선에서 일할 기회를 준 협회 관계자분들과 장인수 교수께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이러한 재난사태에서는 보건의료인 뿐만 아니라 정부에서 파견 나온 모든 이들의 수고가 얼마나 값진 것인지 현장에서 느꼈다. 아주 사소한 일부터 촌각을 다퉈 결정을 내려야 하는 상황까지 모든 이들이 마음을 하나로 모아서 처리하지 않으면 되지 않는 다는 것을 경험한 좋은 기회였다.

 

앞으로 보건의료인으로 일차의료의 업무를 담당하게 될 저로서는 이번 기회가 감염병에 대한 실무적 이해의 폭을 넓히는 좋은 기회가 됐다. 또 이러한 감염병이 발생했을 때 일차의료기관으로서 환자들이나 지역사회를 위해 어떠한 역할을 해나가야 할지를 깊이 성찰해 볼 수 있었던 소중한 기회였다. 부디 코로나19로 인한 국가적인 위기상황을 보건의료인을 포함한 모든 정부부처와 국민들이 슬기롭게 헤쳐 나가서 성숙의 기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전준모4.jpg

최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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