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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사 출신 독립운동가, 권리보다 의무 앞세워 감동 받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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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사 출신 독립운동가, 권리보다 의무 앞세워 감동 받았죠”

지상파 다큐 출연해 독립운동 가담한 한의사 소개
‘독립운동가’ 앱 개발, 정상규 포윅스 대표

[편집자주] 본란에서는 지난달 31일 KBS 1TV <다큐세상>의 ‘독립운동의 숨은 영웅, 한의사’ 편에 출연해 한의사의 독립운동을 추적한 사회공헌기업 포윅스의 정상규 대표를 만나 보았다.

정상규 (2).jpg

 

[한의신문=민보영 기자] 

 

“전문직이라고 할 수 있는 한의사가 나라를 위해 목숨을 걸고 독립투사가 됐다는 점은 의미가 큽니다. 배우고 깨달은 지식인으로서 권리보다 사회적 임무를 보다 중요시했다는 겁니다. 이런 한의사의 공적은 우리 사회에 큰 감동을 줬고, 역사의 큰 획을 긋는 일이기도 합니다.” 

지난달 31일, KBS 1TV <다큐세상>의 ‘독립운동의 숨은 영웅, 한의사’ 편에서 담담하고도 결연한 어조로 방송을 진행한 정상규 포윅스 대표는 일제강점기 시절 주권을 되찾기 위해 노력했던 한의사의 활약이 후손들에게 널리 알려져야 하는 이유에 대해 이 같이 답했다. 생업을 꾸리는 데 그치지 않고 조국 독립이라는 대의까지 실현하는 과정이 후손들에게 깊은 울림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독립운동에 대한 주변의 반응은 대체로 비슷합니다. 위인의 눈부신 업적은 기릴 만하지만, 말 그대로 대단한 분들의 행적이어서 공감하기 어려워하죠. ‘먹고 사는 문제’와 이어지지 못하는 한계 때문입니다. 하지만 최근 제가 진행을 맡았던 방송은 달랐습니다. 평소에 알려진 인물을 언급하며 ‘훌륭한 사람이 돼야 한다’는 식이 아닌, 생업에 종사하면서도 독립운동의 의지를 놓지 않았던 한의사 분들의 삶이 그려졌습니다. 이 점이 시청자들의 공감을 사지 않았을까 합니다.”

 

정 대표가 새롭게 알게 된 한의사의 행적은 이색적이다. 1907년 군대가 해산된 후 전국으로 뿔뿔이 흩어진 한의사들은 자신의 고향에서 한의업을 이어가면서 다른 한 편으로 독립운동에 참여했다. 약재를 채취하기 위해 방방곡곡을 다니며 지리를 꿰뚫고, 약재와 함께 독립군의 서신을 전달하는 등 자신의 신분을 독립운동에 십분 활용했다. 이런 사실만으로도 한의사들의 활약은 충분히 영화 같다고 정 대표는 말했다.

자료 찾는 일은 정 대표에게 가장 어려운 과제였다. 한국에는 자료가 없어 일본과 중국 현지 등에 가야 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일본 국회도서관과 외무성 외교사료관, 공문서 사료관, 방위성 등에서 수천 페이지가 넘는 고문서를 뒤졌다. 


국가유공자 예우 낮아… ‘독립운동가’ 앱 개발  

“꼬박 4일 동안 제가 원하는 성과는 거의 찾지 못해서 진이 다 빠졌죠. 그러다 중국에 가서야 일본에서 찾은 단서를 연결해줄 수 있는 실마리를 찾을 수 있었어요. 이계형 국민대 교수를 만나 같은 인물의 다른 이름을 알게 된 후 다시 원점에서 조사를 시작했어요. 지난 3년은 이런 시간의 반복이었고 쉽지 않은 선택이었지만, 다시 과거로 돌아간다고 해도 같은 선택을 했을 겁니다.”

정 대표가 걸어온 길이 곧 방송 출연의 계기였다. “독립전쟁으로 나라를 세운 미국에서 학창시절을 보냈어요. 미국은 참전 영웅에 대한 예우를 최고의 가치로 내세우는 국가죠. 백일 우월주의 집단이 탄생한 지역에서 직간접적인 인종차별을 당하면서 생각이 많아졌어요. 왜 한국인인 나는 이런 차별과 대우를 겪어야 하는가. 어떻게 하면 대한민국을 땅의 크기로만 평가하지 않을 수 있을까. 한국의 제 또래와 다른 고민을 하며 성장했습니다.”

 

미국 오리곤 대학을 졸업한 그는 부모의 병환 소식을 듣고 2013년 귀국해 공군 장교로 자원입대했다. 미국 영주권 취득 기회를 포기한 결정이었다. 군 복무를 하다 만난 의열단의 후손은 그가 자랐던 미국사회의 국가유공자 후손과 사뭇 달랐다. 자부심을 느껴야 할 후손이 자신의 내력에 대해 부끄럽게 느끼고 있었다는 것이다. 이 후손을 포함한 대부분이 좌익계열 독립운동가라는 낙인 때문에 집안이 풍비박산 났는데도, 국가는 그들을 외면했고 기초생활수급자 수준의 삶을 이어가고 있었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분노를 느꼈어요. 국가가 후손을 이렇게 대하면, 국가에 위기가 찾아왔을 때 누가 과거의 그들처럼 나설 수 있을까. 제게 독립운동가는 고결한 선조들이자 위대한 선배 군인입니다. 후손을 진심으로 돕고 싶었어요. 그래서 역사교육 애플리케이션을 만들자고 결심했습니다. 독립운동을 했던 인물은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요즘 모바일은 남녀노소 불문하고 누구나 쓰니까요.”

 

정 대표가 개발한 ‘독립운동가’ 앱은 독립운동가의 정보와 서거일을 알 수 있도록 구성됐다. 앱을 개발한 후 언론사 칼럼 연재, 독립운동 서적 간행 등으로 국가유공자를 꾸준히 알려온 그는 우연히 독립운동가로 활약하던 한의사의 공적을 접한 후 방송 출연까지 하게 됐다. 

“역사에 기록된 위인보다 그렇지 않은 위인이 더 많습니다. 공적을 드러내고 싶지 않을 수도 있고, 여성이거나 아이여서 주목받지 못한 분들도 있겠죠. 한의사 출신 독립운동가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잘 아는 인물조차 한의사라는 사실이 널리 알려져 있지 않은 경우가 있습니다. 이번 방송이 오늘을 살아가는 한의사에게 큰 자부심과 깊은 울림을 안겨줄 것이라고 믿습니다.”

 

정상규 (1).jpg

민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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