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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경색…보건의료 용어 통일로 물꼬 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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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한약

남북 경색…보건의료 용어 통일로 물꼬 튼다

2019 통일보건의료학회 추계학술대회
“한자 기반 한의학 용어, 남북 86% 일치”
한의협, 웹상 업데이트 하는 형식의 남북 의료 용어 공유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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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의료단체에서 각각 진행해 오던 남북한 의학용어 정리에 대한 성과물을 상호 공유하고 공동협력을 위한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지난달 29일 고려대학교 백주년기념관에서 열린 ‘2019 통일보건의료학회 추계학술대회: 생명을 살리는 소통, 남북 보건의료 용어 통일을 위한 준비’ 세미나에서 김신곤 통일보건의료학회 이사장은 개회사를 통해 “보건의료인의 소통은 생명을 살리는 과정으로 서로 간 정확히 이해가 안 되면 큰 사고가 날 수도 있다”며 “남북 통일 이전 우리 내부의 소통을 위해 5개 분야의 전문가를 모시게 된 가치있는 자리”라고 밝혔다.

 

김영훈 의협 남북의학용어사전편찬위원장은 ‘남북보건의료용어 통일을 위한 준비’라는 기조강연에서 그동안 의협이 진행해 온 사전편찬 사업의 단계별 추진 계획 및 전략을 구체적으로 발표했다.

 

◇직능별 추진상황은?

 

이어 진행된 발제에서는 김신곤 이사장이 좌장을 맡아 각 보건의료 단체 대표 패널들이 참석해 해당 분야의 남북한 용어의 차이점 비교, 현재까지 연구된 내용, 용어 차이를 극복하기위한 미래 대응방안에 대해 발표했다.

 

김신곤 이사장은 “올해 5월 북한에 다녀왔는데 최근 방북 결과, 북한에는 의대 15개로 평양에도 외과 대학이 만들어진 것으로 확인됐다”며 “평양 의대는 라틴어 외에 영어와 독일어를 공용으로 쓴다”고 소개했다.

 

치과 분야 발제를 맡은 진보형 서울치대 교수는 북한의 주요 교육 체계와 관련해 “김일성 종합대학 평양의학대학 치과의학부는 군진의학을 추가로 배우고 실습 기간이 6개월 더 길다”며 “용어 외에 교육 내용에도 차이가 있다. 예컨대 북에서는 아말감이 충치를 메우는데 가장 좋다고 배우지만 우리는 아말감을 잘 안 쓰고 레진을 쓴다는 것에 혼란을 느끼더라”라고 설명했다.

 

진 교수는 이어 분야별로 △구강 상병/구강 조직 명칭 △치아보존학 △치과 보철학 △구강악안면외과 △예방치악 △치주학과 관련해 남북 용어를 비교해 설명했다.

 

약학 분야 발표를 맡은 주승재 서울대약대 교수는 ‘남북 약학용어 통합을 위한 준비: 남북한 의약품 공정서를 중심으로’ 주제발표에서 “DB를 매칭하다 보니 일반 용어와 약전 용어의 구별이 모호했다. 북한 약전 용어가 대한 약전보다 두 배 이상 많아 매칭이 안 되는 부분들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남북한 약전용어집은 2020년 2월 발간 예정”이라고 전했다.

 

간호학 분야 발표를 맡은 김건희 이화여대 간호대 교수는 북한 이탈 간호대학생의 체험과 관련해 △영어로 된 교과서, 의학용어에 대한 두려움 △생소한 수업방식과 평가방법 △주변사람들의 편견과 자격지심 △대인관계와 의사소통의 어려움 △북한식 말투로 인한 위축감 등을 꼽았다.

 

이어 남북한 간호학 용어집 사업과 관련해 “통일간호포럼 창립 사업계획의 일환으로 지난 2016년부터 현재까지 진행되고 있으며 남북 간호학 분야 용어 통합, 남북한 간호인력 간 소통, 교육과정 및 교육내용의 통합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향후 과제로는 △간호학 세부정공별 용어 정리: 내외과간호학, 모성간호학, 아동간호학, 정신간호학 등 △문화 차이를 반영한 용어 및 어휘의 정리 필요: 우울 장애 vs 신경 쇠약증, 공황장애vs 심장신경증 등 △남북한 통합 간호학 용어 사전 제작 등을 제안했다.

 

한의학 분야 발제를 맡은 최문석 대한한의사협회 부회장은 “한의학 용어는 한자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남북 간의 큰 차이는 없으나 순화 과정에서 약간의 차이가 있을 뿐”이라며 “80년대 학번은 북한 서적으로 공부를 한 적이 있어서 북 용어를 많이 알지만 최근 한의사들은 남한에서 새롭게 번역한 책을 보니 이해가 떨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남북 한의학과 고려의학의 용어 통합을 위한 제언으로 △지식 공유 용어 DB화:웹상에 올리고 전문가가 참여해 보완하는 형태 △남북 용어집 출간 △각 용어집 통합안 마련 △통합 사전 출간 등의 4단계 통합방안을 제안했다.

 

이외에도 국역 향약집성방을 중심으로 남북 한의학, 고려의학 간 전문용어 비교 연구 소개 및 남북 민족의학 학술토론회 개최, 고려의학과학원 방문, 유라시아의학센터 설립, 최근 정성제약공장, 옥류 아동병원 평양 교원대학 방문 등 대한한의사협회의 주요 남북 교류 활동을 소개했다.

 

영양학 분야 발제를 맡은 윤지현 서울대 식품영양학과 교수는 남북 식품영양학 용어의 차이에 대해 소개하며 “북한에는 식품영양학 분야가 독립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데다 식문화의 차이가 커짐에 따라 일상적 식생활 용어의 차이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농수축산 분야, 생활과학분야 등 근접 분야 용어와의 종합적 접근과 협회나 학회 차원에서의 장기적 관심과 노력이 절실하다”고 조언했다.

 

◇“의료계 내 통합도 중요”

 

이어진 토론에서 허윤정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연구소장은 남남 통합, 보건의료계 내부 통합을 강조하며 “발표자마다 분야별로 북에 대한 감수성이 차이가 있었다”며 “국제적으로 공동의 목표를 두고 교류, 협력을 하면 좀 더 수월해지지 않을까”라고 언급했다.

 

한용운 겨레말큰사전남북공동편찬사업회 실장은 “일치율이 제일 높은 쪽은 한의학으로 한의학은 북쪽에서 전문의학이라기보다 일반에 한의학이 많아 86%가 남한과 일치하는 것으로 확인됐으나 의학이나 약학 용어는 37%만 일치한다”며 “의학용어가 남에는 8500여개 정도 있는데 북 조선말 사전에는 5500여개로 3000개 정도 차이가 나 우리와 비교할 만한 비슷한 수의 북한 자료를 확보하는 게 시급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고려대 간호대에 재학중인 이유나 前북한간호사는 북한 의학 전문학교를 졸업하고 병원에서 3년간 간호사로 일한 경험을 떠올리며 “가장 큰 차이는 교과목이며 북은 기초간호과학인 해부학, 생리, 약리, 병태생리 등만 배워서 3년제 과정이지만 한국은 기초 간호학을 배운 다음에 간호정치, 아동간호학 등 수많은 과목을 배워야 한다”며 “또 북에서는 쇄골이라고 하면 클레비클(clavicle) 하나로 배웠는데 한국에서는 쇄골, 빗장뼈, 클레비클 세 단어로 쓰다 보니 헷갈렸고 시험에서 교수들이 클레비클이라고 하는 것을 보고 영어로 공부하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다”고 전했다.

 

이진한 동아일보 기자는 “치과 쪽 용어가 어려운데 반면 북한 치과 용어는 참신하고 즉흥적, 직관적이란 생각이 든다. 언어는 살아있어야 한다”며 “한의협이 웹에 올려 소통하자는 제안을 했는데 업로드한 뒤 수정하고 업데이트되는 위키피디아 방식을 본떠 남북 용어도 공유해 수정하고 보완해 나가는 방식을 활용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김신곤 이사장은 “6개 관련 기관이 한 자리에 모이는데 학회가 플랫폼이 된 것 같다”며 “향후 함께할 국제 파트너로 북 보건성이나 조선병원협회 등 카운터파트너를 조율해 향후 준비위원회 같은 추진체를 만드는데 오늘 학술대회가 첫 출발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2부 통일보건의료 관련 학술 업데이트 세션에서는 신현영 홍보이사(한양대 명지병원)가 2018-2019 최근 통일보건의료 학술연구에 대한 국내외 최신경향 흐름에 대해 발표했다.

 

이어 통일보건의료학회-남북보건의료교육재단 연구비 수여식에는 이주은 임상강사(아주대 예방의학)가 ‘사회주의 국가 건강보험 도입 전후 건강지표 비교를 통한 통일 후 의료보장체계 통합에 대한 시사점 발굴’이라는 주제로 500만원의 연구지원을 받았다.

 

윤영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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