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論으로 풀어보는 한국 한의학 (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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論으로 풀어보는 한국 한의학 (170)

盧正祐의 東醫寶鑑論
“동의보감은 實證醫學期의 개막을 연 의학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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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일 교수 
경희대 한의대 의사학교실

 

盧正祐 敎授(1918∼2008)는 황해도 松禾郡 豊川 출신으로 金永勳, 趙憲泳의 門下生으로서 한의학을 연구하여 한의계를 학술적으로 이끌어준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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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日本 東京의 拓植大學 漢方科를 수료하였고, 해방 후에 禾川溫泉 公醫로 진료에 종사하였다. 이후 귀국하여 한의사가 된 다음에 한의학의 역사에 남는 족적을 남겼다. 동양의약대학 부교수, 경희대 한의대 교수, 경희대 부속한방병원 원장 등을 역임하면서 수많은 학문적 업적을 쌓아갔다. 

 

盧正祐는 특별히 韓國醫學史에 남다른 관심을 가지고 연구에 매진하였다. 한국 한의학의 정체성에 대해 자부심을 가진 그에게 있어 이러한 노력은 당연한 일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는 1968년 고려대학교 민족문화연구소에서 간행된 『韓國文化史大系』의 ‘科學·技術史’ 분과에서 ‘韓國醫學史’ 부분을 집필하는 필력을 과시하였다. 140여쪽에 달하는 ‘韓國醫學史’라는 제목의 본 논문에서 盧正祐는 한국한의학의 정체성의 입장에서 한국의학사를 서술하였다. 그는 한국의학사를 △원시의료기 △고대 경험의료기 △고유의학 형성 및 대륙의학 섭취기(삼국시대부터 고려시대) △민족의학 수립기(조선 초기부터 구한말 이전) △구미의학의 전래기(구한말에서 일제시대) △전환기의 의학의 순으로 목차를 설정하여 기술하고 있다. 그가 『東醫寶鑑』, 舍岩道人鍼法, 四象醫學, 池錫永의 牛痘法 등에 대해 상세하게 서술한 것은 그의 한의학관을 드러내주는 대목이다.

盧正祐는 ‘민족의학의 수립기’(1171∼1894)에 만들어진 『東醫寶鑑』에 대해 “許浚의 東醫寶鑑을 이룩함으로써 學理에 立脚한 體系的인 記錄醫學으로 進展을 보게 된 것이다. 이것은 醫史學的으로 볼 때 經驗醫學期를 脫殼하고 實證醫學期에 접어든 것으로 보아 좋을 것이다”라고 평하였다. 

 

이러한 주장은 고려시대 말부터 시작된 자주적 의학의 흐름이 민족의학의 수립을 공고히 하면서 조선시대로 이어져 관념적 요소를 버리고 실증적 체계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東醫寶鑑』이라는 실증의학체계로 결실맺는다는 논리이다.

그는 이글에서 『東醫寶鑑』과 관련해서 ⑴『동의보감』 편찬의 동기 ⑵『동의보감』편찬의 내용 ⑶허준의 생애와 업적의 순서로 정리하였다. 아마 허준의 『동의보감』에 대한 초창기 논문 가운데 가장 완벽한 것이 아닌가 한다. 

『동의보감』 편찬의 동기에 대해서는 “未曾有의 苛酷한 戰亂이었던 壬辰亂을 치룬지 오년 만에 宣祖는 뜻한 바 있어, 國家 事業의 하나로 東方 最高의 醫學書의 編纂을 企劃하고, 內醫院의 內醫들을 불러 그 뜻을 下命하였다”고 하였다. 

 

『동의보감』 편찬의 내용에 대해서는 “그 編纂方法은 각 項目에는 病論과 處方을 빠짐없이 實證的인 것만을 選擇 收錄하였을 뿐만 아니라, 그 出典이 밝혀져 있어 각 病證에 관한 古今의 治方을 一目瞭然하게 把握할 수 있게끔 하고, 그 밖에 自己 經驗方 또는 俗方을 붙이기도 하였다”고 하였다. 편찬의 특징으로 꼽은 또 한 가지는 ‘症候學的인 分類에 따른 記述法’이다. 그는 그 예로 內景篇, 津液門의 항에서 汗症의 治方으로 身汗, 盜汗, 頭汗, 心汗, 手足汗, 陰汗, 血汗, 止汗法, 無汗法 등으로 나눈 것을 들고 있다. 

그가 들고 있는 편찬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첫째, 許浚이 신봉하는 道敎의 公利와 實用主義的인 思想을 적용하여 정확과 실용을 위주로 하는 동시에, 그의 獨創力과 民族的 才質로 볼 수 있는 예리한 批判意識과 總合的 技巧를 충분히 발휘하였다. 둘째, 의학사상의 중심인 精氣神論에 입각한 內臟器의 生理的 機能의 變調와 그 직접적 病證을 일괄하여 內景篇을 새로 넓힌 것이다. 셋째, 국산약물의 사용을 권장하는 뜻에서 湯液篇 약물학의 약품은 俗名을 일일이 한글로 부기하여 채약과 사용에 편하게 한 점이다. 넷째, 각 古方醫書를 考證하는 데 있어서는 引用한 學說이나 處方의 出處를 詳細히 기록하여, 자기의 臆斷이 아님을 明視하여 後學으로 하여금 硏究 追試의 餘裕를 남겼다.

한의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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